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227화 (227/250)

227. 역시나 기승전돈이었다.

내가 그깟 SNS는 뭐하러 인수하나?

그것도 머스크가 망쳐 놓은 물건을 말이다.

“일론.”

“응.”

“넌 내가 미친 것으로 보이냐? 아니면 자선사업가로 보이냐?”

“자선사업가는 맞잖아?”

“야! 자선사업하고 트위터 인수하고 무슨 상관이야? 네가 불우이웃이냐? 불우이웃이야? 이게 또 어디서 헛소릴 하고 있어?”

머스크가 아무리 망가졌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테슬라의 대주주이자 오너이며 무엇보다 장차 황금알을 낳는 오리가 될 것이 분명한 스페이스 X의 최대주주이다.

이런 놈에게 자선사업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지 말고 다시 생각해 보지? 트위터가 내가 인수한 이후로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트위터는 트위터야.”

“웃기고 있네. 됐어, 인마!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그렇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일단 내가 트위터에서 손을 떼면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거란 생각은 안 하냐?”

“…….”

이 미친놈이 그래도 완전히 미치지는 않은 모양이다.

자기 때문에 트위터가 내리막길인 것은 아는 것 같으니 말이다.

“게다가 카르마가 인수한다고 알려지면? 예전의 위상을 되찾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닐까?”

“네가 날 그렇게 올려쳐도 소용없으니 그만하시지?”

“알렉스, 또 있다.”

“뭐가?”

“내가 이걸 사우디나 이상한 놈에게 넘기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지.”

“이젠 협박이냐?”

“협박이 아니라 사실은 말하는 거야, 친구.”

“…….”

트위터가 사우디 손에 들어가면?

하아, 이 자식 진짜 고단수네.

“협박이 아니라 반대로 생각해 봐. 어쨌든 간에 트위터의 주인이 되면 대놓고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세계 여론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라고. 막말로 보편적인 가치에서 벗어나는 놈들은 차단을 먹일 수 있으니까. 너, 앞으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너희 나라도 딸려 들어갈 것 같다고 걱정 많이 했잖아? 그런 세상이 오면 트위터가 더 위력을 발휘할 거다.”

“…….”

일론, 이놈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었다.

듣다 보면 점점 말리게 되니까.

그래, 항상 그랬듯이 네놈이 이겼다.

“하아, 그래서 얼마에 팔려고?”

“흐흐흐! 단돈 250억 달러에 줄게.”

“뭐? 250억 달러?”

“내가 450억 달러에 샀으니까 그 정도면 엄청난 할인 아니냐?”

“나가 주실래요? 이게 어디서 약을 팔려고 하고 있어? 누가 너보고 450억 달러에 사라고 했냐? 자기가 비싸게 샀으면서 헛소릴 하고 있어?”

“그럼 200억 달러!”

“꺼져 주실래요? 지금 트위터를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치가 얼마인데? 잘해야 60억 달러에서 80억 달러 아니야? 내가 요즘 비즈니스에 별로 신경 안 쓴다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는 바보인 줄 아나?”

“150억 달러!”

“안 산다니까?”

“150억 달러에 스페이스X 지분 5%도 추가로 판매하지….”

“뭐? 스페이스X 지분을?”

“그래, 어떻게 생각하냐?”

“…….”

스페이스X 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페이스X는 여전히 모두가 투자하지 못하여 안달이 난 종목이고, 머스크는 내게서 투자를 받은 이후로는 완전히 문을 닫은 상태이다.

“그럼 스페이스 X 5% 지분은 얼마를 달라는 거야?”

“150억 달러만 줘. 너니까는 특별히 저렴하게 준다.”

“흐음….”

스페이스X의 현재 시장평가 가치는 3,000억 달러 정도인데, 솔직히 돈을 싸 들고 와도 안 받아주기 때문에 그보다는 높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나니까 특별히 저렴하게 판다는 머스크의 말은 크게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머스크 놈이 정말 내 생각을 해서 싸게 파는 것이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카르마의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그 종목을 엄청나게 띄우는 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에, 아마 내가 추가로 투자한다는 것이 알려지면 스페이스X의 시장가치는 폭등할 것이다.

테슬라는 망가지고 있어도 스페이스 X는 카르마에서 여전히 높게 평가한다는 증거가 될 테니까.

머스크 놈도 아마 그걸 노리고 제안하는 것일 테고.

“어떻게 생각하냐?”

“후우! 그럼 트위터 150억 달러에 스페이스 X의 지분 5% 인수는 150억 달러, 총 300억 달러냐?”

“그런 셈이지. 너에게 빌린 돈은 100억 달러만 남는 것이고.”

“알았다, 그렇게 하지.”

“고맙다. 하하하!”

머스크는 정말 후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트위터 인수하고 나서 얼마나 속을 썩였으면 저럴까?

이래서 사람은 잘나갈 때 조심해야 하는 거다.

“그나저나 중국 테슬라는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하기는? 조만간 손을 뗄 생각이야.”

“정말?”

“응, 매출도 많이 떨어졌고 중국 정부 간섭도 솔직히 지긋지긋하다. 그나마 매출이라도 많이 올려줘서 어떻게든 참았는데, 나도 이젠 한계야. 게다가 전쟁도 벌어질 거라면서?”

“이변이 있지 않은 이상은 벌어질 거다.”

“네가 하는 말이니까 틀림없겠지. 지금 중국 회사 몇 곳과 협상 중이야.”

“팔아버리게?”

“그래야지. 중국 시장에서 그 정도 팔아먹었으면 뽑아먹을 만큼 뽑은 상태고, 가지고 있어봤자 전쟁이 나면 똥이 될 텐데 뭐하러 끌어안고 있어?”

“잘 생각했다. 그래, 어디다 팔려고?”

“현재로서는 비야디(BYD)가 가장 유력해. 그쪽에서도 적극적이고 말이야.”

“생산 공장만 정리할 것이 아니라 배터리 등 중국산 부품도 정리해. 나중에 부품이 없어서 생산 못 한다는 소리 하지 말고.”

“그래야지. 하여간 난 당분간 테슬라 정상화와 스페이스X 두 군데에만 신경 쓸 거다.”

“그래, 다시는 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마.”

“걱정하지 마라. 나도 이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예전과 같지 않아.”

“미친놈! 얼마나 먹었다고….”

“하하하!”

머스크가 홀가분한 표정으로 지으면서 돌아간 다음에 존을 불러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좀 뜬금없기는 하지만,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요?”

“네, 머스크 말처럼 우리가 트위터를 인수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시장가치는 훨씬 올라갈 겁니다. 나름대로 남는 장사입니다. 게다가 스페이스 X 지분 5%에 150억 달러면 좋네요. 그런데 트위터는 어떻게 운영하실 생각입니까?”

“적당한 전문 경영인이 있으면 알아서 앉히세요. 되도록 정치적으로 어느 쪽으로도 치우침이 없는 사람이면 좋겠고요.”

“네, 알겠습니다.”

“아, 하나 더요.”

“네, 말씀하세요.”

“계약하자마자 트럼프놈 계정부터 없애버리세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다시는 발도 못 들여놓게 하겠습니다.”

트럼프 계정은 2022년 말에 머스크가 인수한 후에 복구되었는데, 이 영감이 개소릴 계속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그가 죽을 때까지 다시는 트위터 계정에 얼씬도 못 하게 만들어야지.

***

2025년 크리스마스가 연휴가 시작하자 카르마 직원들은 늘 그랬듯이 두둑한 보너스를 받고서 1월 초까지 장기 휴가를 떠났다.

그리고 나도 미국 집에서 쉬기로 했고.

“아빠! 아빠!”

“으하하하! 그래그래! 우리 유진이 최고!”

유진이가 태어나고 난 후로는 휴가라도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냥 우리 유진이만 보고 있어도 행복한데 어디에 있든 무슨 상관일까?

우리 유진이는 자기 엄마의 미모를 닮아서 굉장히 이쁘다.

이건 내 새끼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보고 있자면 천사가 따로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이놈, 대물이다.

아직 어린 녀석이 어찌나 큰지, 병원에서 혹시 이상이 있는지 검사를 따로 했을 정도다.

잘 생겼지, 소중이도 크지, 게다가 아빠는 세계 최고 부자지….

정말 모든 것을 다 가지고 태어난 것 같았다.

크면은 여자 여럿을 울리게 하고 다닐 것 같은데, 그러지 않도록 교육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았다.

2026년 3월.

해가 바뀌고 어느덧 두 달이 지났는데, 연초부터 심화되기 시작한 중국과 미국의 대립은 이젠 언제 전쟁이 터져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끝난 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다시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 거였다.

3월 16일.

나는 한국에 입국하여 남정원 부회장과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나라 분위기는 어때요?”

“좋지 않습니다. 벌써 내년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우리나라도 말려들어 갈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니까요.”

“휴우….”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영주권을 얻으려고 난리라고 하더군요. 해외부동산 취득 건수도 역대 최고라고 하고요.”

“미친놈들….”

돈 있고 힘 있는 놈들은 벌써 빠져나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아마 전쟁이 시작될 거 같으면 공항이 미어터질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게다가 달러 유출도 심각한 수준이에요. 만약에 회장님 돈이 정기적으로 유입되지 않았다면 외환 사정도 급격히 나빠졌을 겁니다.”

“정부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어요?”

“2월부터는 우리와 정부와 핫라인을 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실시간으로 공동 대응 중입니다. 이거, 솔직히 회장님이 대한민국을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상황이나 다름없는 겁니다.”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존에게 연락해요. 바로바로 달러를 입금할 겁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중국 경제 의존도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14%인데, 거의 한 달에 1% 정도씩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거 다행이네요.”

“당분간 이런 식으로 떨어지다가 10%대에서 정체가 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는 품목의 교류는 지속할 것이니까요.”

“올해와 내년은 바짝 긴장해야 합니다. 수고 좀 해주세요.”

“하하하! 제가 뭐 수고할 것이나 있나요? 회장님이 넣어 주시는 달러로 정부에 큰소리만 치면 되는걸요.”

“하하! 그래요? 그래도 늘 조심해요. 우리라도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합니다. 아! 그리고 우리 회사에서 외국으로 튀려거나 튀는 놈들이 있으면 모두 체크하세요. 나중에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해줘야지요.”

“물론입니다, 회장님. 우리 카르마뿐만이 아니라 계열사나 투자사에 이미 공문을 돌렸습니다. 불필요한 행동을 해서 의심을 사지 말라고요.”

“잘하셨어요.”

남 부회장과 대화를 마치고 곧장 헬기를 타고 평양으로 날아갔다.

“아버지!”

“오! 철식아!”

평양 공관으로 아버지를 찾아갔더니 덥수룩한 수염을 한 채로 맞아 주셨다.

“웬 수염이세요?”

“응? 이거? 하하하! 정신없이 바쁘기도 하고, 예전에 젤롄스키가 전쟁 중에 수염을 기른 모습을 보니까 그럴듯해서 나도 기르는 중이야.”

“에이, 별걸 다 따라 하시네….”

“왜? 별로냐?”

“아뇨. 뭔가 분위기가 있어 보이기는 합니다.”

“하하하!”

“하하하!”

저녁에는 아버지와 오랜만에 술을 마셨다.

“크! 좋구나!”

“흐흐! 술은 자주 못 마시나 봐요?”

“술 마실 틈이 어딨어? 진짜로 정신없다, 정신없어.”

“북한 지역 상황은 어때요? 오다가 보니 아주 모든 지역이 공사판이던데요?”

“응, 적어도 몇 년은 그런 상태가 계속될 거다. 뭐, 이놈의 나라가 말이 나라였지, 제대로 갖춰진 것이 하나도 없으니까. 상하수도에 교통, 통신, 전력 등등…. 정말 제대로 된 것이 없었어.”

“고생이 많으시네요.”

“그래도 일은 재밌다. 마치 백지에다가 그림을 그리는 느낌이야. 대형 토목 공사도 얼마나 빨리 진행되는지 몰라. 일단 전 국토가 국유지로 시작하니까, 땅 주인과 보상이니 뭐니 협상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하하하! 그렇겠네요.”

“조금만 기다려봐라. 북한 지역은 전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성장을 기록할 거다. 아니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하하하! 믿습니다!”

“그래, 그래서 말인데 돈 좀….”

“…….”

역시나 기승전돈이었다.

어떻게 하냐?

아버지인데 드려야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