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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228화 (228/250)

228. 충남함이다!

2026년 5월 20일 오후 2시.

백령도 북서쪽 35km 해상.

“으함! 피곤하다.”

2함대 소속 신형 참수리 PKMR(Patrol Killer Medium Rocket) 227정 정장 한철호 대위는 함교에서 기지개 켜며 하품을 했다.

“피곤하신가 봅니다?”

옆에 있던 부장 조민식 중위가 말을 걸었다.

“응, 통 쉬지를 못하니까 피곤이 엄청 쌓인 것 같아.”

“에효, 나도 죽을 것 같습니다.”

“빌어먹을! 어떻게 통일이 되어도 이놈의 서해는 똑같냐? 꽃게잡이 철만 되면 저 망할 중국어선들 때문에 실틈이 없으니 말이다.”

“누가 아니랍니까? 아니 더 심해진 것 아닙니까? 편대장님 말씀 들어보면 통일 전에도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하던데요?”

“편대장님 말씀이 맞아. 남북이 대치할 때도 이정도는 아니었어.”

“그럼 저놈들은 대체 왜 저러는 겁니까? 남북이 대치할 때야 우리가 단속하면 NLL 북쪽으로 도망쳤다지만, 지금이야 그럴 수도 없는데요?”

“뭐, 이유는 두 가지지. 기본적으로 서해 어장 씨가 말랐어. 특히 중국쪽 수역은 워낙 남획으로 황폐화 되어 버려서 요즘은 아예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고 하더라.”

“우리 어정도 예전만 못한 것은 마찬가지잖습니까?”

“그게 우리 어장은 저쪽에 비하면 선녀라고 하던데? 우린 그래도 관리를 했잖아.”

“그럼 두 번째는 뭡니까?”

“절박감이지.”

“무슨 절박감 말입니까?”

“저놈들도 해군을 그야말로 찍어내는 수준이지만, 우리도 최근에는 만만치 않잖아? 특히 통일이 되고 나서는 해경과 해군 함정이 거의 매월 찍어내고 있으니까.”

“그렇기는 합니다만, 그게 어쨌다는 말입니까?”

“점점 저 망할 중국 어선들이 우리 해역에서 불법조업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다. 일단 해경 함정들이 많아지고 대형화 되면서 단속 역량이 엄청나게 좋아졌고, 그것도 부복하면 우리 해군이 달려들잖아?”

“흐흐흐! 예전의 우리 해경과 해군이 아니지요.”

“바로 그래서야. 저놈들도 아는 거지. 이대로 가다가는 몇 년 후에는 아예 우리 해역에 얼씬도 못할 것이라는 것을. 그러니 그나마 잡을 수 있을 때 최대한 싹쓸이 해가자는 풍조가 만연했다고 하더라.”

“망할 놈들이네요. 자기네 바다 놔두고서 왜 남의 나라 바다에 와서 저 지랄들인지….”

“인구가 너무 많아. 중국은 말이다. 우리 서해와 맞닿은 중국 5개 성에 등록된 어선만 9만 척이다, 9만 척. 그러니 자기들 바다가 남아나겠냐? 남획으로 진작에 황폐화 되었지.”

“정말 중국 놈들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나도 마찬가지다.”

자기네들 바다를 황폐와 시킨 것도 모자라, 남의 나라 해역까지 수백 척씩 몰려다니면서 어장을 도독질 해가는 중국어선을 보다보면 없었던 혐오감이 생길 정도였다.

그런데 그때였다.

“정장님!”

“왜? 무슨 일이야?”

“해경에서 협조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뭐?”

“여기서 북쪽 32km 해상에서 중국 불법조어선을 단속하고 있었는데, 중국 해군의 초계함이 나타나서 위협한다고 하는데요?”

“설마? 거기까지 중국 해군이 들어온 적은 없었는데?”

“해경에서 확실하다고 합니다. 056형 초계함 2척이 몰려 왔다고 합니다.”

“이 빌어먹을 새끼들이 이젠 막 나가네? 우리가 간다고 지통실에 보고해! 총원 전투배치!”

“전투배치!”

“실전! 총원 전투배치!”

“실전! 총원 전투배치!”

“전속력이다!”

참수리 227정이 가속을 하자 함미에서는 워터제트의 물길이 거세게 뿜어지면서 순식간에 속도를 40노트까지 올렸다.

이윽고, 얼마 후 참수리 227의 전방에 거대한 중국 어선단이 보이고, 그 사이에서 태극급 해경 경비함 2척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라면 해마다 5월 꽃게잡이 철이 되면 늘상 보이는 장면이었지만, 문제는 대한민국 해경 함정을 충돌할 듯이 돌진하며 위협하는 회색의 함정 2척이었다.

한철호는 멀리서 봐도 한눈에 놈들의 정체를 식별할 수 있었다.

만배수량 1,440톤의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주력 초계함인 056형 초계함이다.

“함정 식별합니다! 502 황석! 593 삼문협! 모두 인민해방군 소속의 056A형입니다!”

“뭐야? 저새끼들이 미친 건가? 056형 해경함도 아니고 해군을 끌고 와?”

정장 한철호가 당혹스러워 하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처음에 해경으로부터 056형 초계함으로부터 위협을 당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하여도 중국 해경의 함정을 잘못 식별할 줄 알았다.

왜냐하면 중국 해군의 056형 초계함 22척은 원래 해군 소속이었다가 나중에 중국 해경 소속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056A형이라니?

틀림없는 인민해방군 소속의 함정들이 맞았다.

“지통실에 보고해! 놈들의 정체는 정확히 056A형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함정이라고!”

“알겠습니다!”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같은 쪽배로는 저놈을 감당할 수가 없어!”

“지원요청합니다! 참수리 219, 참수리 231이 달려오고 있습니다. 아! 왕참수리 717 박동혁도 최대한 빨리 지원하겠답니다!”

“에이, 씨! 참수리나 왕참수리나 그게 그거잖아! 더 큰 놈이 필요하다고!”

“전달하겠습니다!”

그때였다.

텅! 텅! 텅! 텅!

“으아아아! 저 씨발놈들이 쐈다!”

“드아악! 쐈습니다! 518함 태극18호 피격! 피격당했습니다.!”

한철호와 조민식은 혼이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중국이 76mm 함포를 쐈고, 거기에 우리 해경 함정이 맞아서 불을 뿜고 있었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통실에 보고! 적이 쐈다! 쐈다고! 우리 행경 함선 피격! 이제부터 본정은 교전에 돌입한다!”

“저, 정장님! 일단 지시를 받고!”

“닥쳐 새끼야! 모든 책임는 내가 진다! 우리 바다에서 우리 배가 공격당하는 꼴을 보고 있으란 말이야! 난 죽어도 그꼴 보지 못한다!”

“에이, 씨!나도 모르겠다!”

“71포 준비! 우선 71포로 쏜다!”

“조준합니까?”

“정조준해! 위협아니다!”

“알겠습니다!”

“발사!”

텅! 텅! 텅! 텅! 텅! 텅!

참수리 227 함수의 주포 76mm 함포가 분당 100발의 속도로 불을 뿜었다.

“함수 명중! 함교 명중!”

“계속 쏴아!”

중국의 초계함들은 참수리 227의 반격에 잠시 당황하는 듯 하다가 함수를 참수리 227쪽으로 돌렸다.

“됐어! 어그로 제대로 끌었다!”

“어그로 끌은 것이 아니라 502함 함교는 박살이 났습니다!”

“이제 알게 뭐야!”

“악! 놈들이 우리 향하여 쏩니다!”

“회피기동하라! 회피기동!”

쾅! 쾅!

지근탄이 발생했지만, 함포로 시속 40노트로 회피기동하는 250톤짜리 고속정을 맞추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요리조리 회피하는 참수리 227은 제대로 맞지 않고 용하게 잘 버텼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푸슉! 푸슉!

“끄아아아! 대함미사일까지! 대함 경보! 대함 경보!”

중국놈들이 미쳤다.

함포로 우발적으로 교전하는 선을 넘어서 YJ-83 (C-803) 대함 미사일 4발을 발사한 것이다.

그것도 두 발을 먼저 쏘고 약간의 간격을 두어 다시 두 발을 말이다.

“저 미친 새끼들!”

가까워서 제대로 대응하기도 힘들었지만, 한철호는 함을 살리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다.

“71포로 요격!”

텅! 텅! 텅! 텅!

함수의 76mm포가 미친 듯이 불을 뿜었지만 역시나 중국의 미사일을 막을 수는 없었다.

아니, 그런데 한 발을 막았다.

그야말로 신기에 가까운 포술로.

“한 발 요격! 한 발 요격! 나머지 3발!”

“매스! 매스!”

먼저 발사된 2발의 대함 미사일 중 한 발은 요격했으나, 나머지 한 발을 계속 참수리 227을 향하여 돌입했고, 이제 최후의 보루인  MASS(Multi Ammunition Softkill System)를 작동시켰다.

퐁! 퐁! 퐁! 퐁! 퐁!

부채꼴 모양의 매스 발사기에서 길죽한 것들이 발사되더니 이내 참수리 227 전면을 연막과 화염을 부리 가려 주었다.

콰앙!

“그아아아! 매스로 요격 성공! 이제 남은 것은 2발!”

“시발 미안하다! 정장이 꼴통이라서 너희들까지 죽는 구나! 그런데 갈땐 가더라도 쏠 건 쏘고 가자!”

“아흑!”

이젠 남은 대함미사일 2발을 요격할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270톤짜리 고속정이 대함미사일에 맞으면?

아마도 가루가 될 것이다.

“지옥에 가서 도게자를 박으마! 비룡 발사! 비룡 전탄 발사!”

“비룡 전탄 발사!”

푸슝! 푸슝! 푸슝! 푸슝!.

참수리 227의 함미에 있는 발사기에서 비룡 130mm 유도로켓 12발이 연속으로 발사되었다.

이 정도면 침몰시키지는 못하더라도 고물로는 만들 수 있을 것이었다.

“대함 미사일 접근! 5km! 3km! 꼴통 정장님! 덕분에 화끈하게 갑니다!”

“뭐 이 자식아?”

“하하하!”

“하하하!”

이제 죽는다.

죽음은 어떻게 다가오는 것일까?

한철호 대위는 지나온 삶이 주마간산처럼 눈 앞으로 지나갔다.

어릴 적에 여자를 쫓아다니다가 여자애 아버지에게 걸려서 뒤지게 처맞은 일, 해군사관학교에 입대하여 조뺑이를 친 일, 임관하고….

“어? 왜 안 죽지?”

“그러게요?”

쾅! 쾅!

엄청난 폭발이 그들 앞 100여 미터 상공에 터졌고, 그 폭풍이 참수리 227을 덮쳤다.

하지만 참수리 PKMR은 북한 해군과 드잡이질을 하기 위하여 방탄판과 케불라를 도배한 함정으로 그 정도 폭풍에는 끄떡도 없었다.

“이, 이게 무슨 일이냐?”

“그, 그러게 말입니다?”

분위기로 봐서 중국 놈들이 자신들을 살려주려고 대함미사일을 자폭시켰을 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이건?

- 여기는 충남함! 여기는 충남함! 그동안 고생했다! 지금부터는 우리가 맡을 테니까 너희들 뒤로 빠져라!

“추, 충남함? 충남이다! 충남함이다!”

“끄아아아! 살았다! 우린 살았다!”

“우와아아아아! 만세! 충남함 만세!”

멀리서 거대함 함선의 실루엣이 보이기 사작했다.

FFX 배치3 네임쉽 충남함이다.

만재 배수량 5,000톤에 수직발사기 32셀, AESA 사면 고정 레이더, 신형 골키퍼 CIWS2까지.

중국의 056함 따위로는 감히 올려 볼수도 없는 고성능의 호위함이다.

참수리 227이 위기에 처한 것을 보고 멀리서 대공 미사일을 발사하여 그들을 구원한 장본인이고.

“흑흑! 감격이구나! 충남함!”

“흑흑흑! 정말 감동입니다!”

“큭흑! 그런데 부장아.”

“네, 정장님.”

“아까 뭐라고 했지?”

“예?”

“아까 꼴통 어쩌고 하지 않았냐?”

“아, 아니 그건….”

“이놈의 자식이 빠져가지고!”

“으헉! 사람 살려!”

부장의 얼굴이 썩어들어갔다.

당분간 엄청나게 괴로울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살았기에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죽었으면 고통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니까.

그렇게 참수리 227은 살아남았다.

지옥에 한 발을 걸친 상태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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