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239화 (239/250)

239. 마지막 기회?

서둘러 지하 벙커로 내려가자, 전면의 대형 스크린에는 대만 지역의 지도가 표시되어 있었다.

“상황 보고해 주세요.”

“타이베이 시각 03시 50분, 한국 시각 04시 50분에 중국이 대만을 각종 대구경 로켓과 미사일로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상하던 대로군요.”

“네, 맞습니다.

미사일과 대구경 로켓을 동원 및 포격하여 대만의 공군과 지상 기지들을 철저하게 파괴할 것이고, 그다음으로는 공군을 동원하여 살아남은 대만의 전투기 세력과 함대를 무력화하려 할 것이다.

그 후에는 상륙을 시도하겠지.

“대륙과 가까운 진먼다오와 마쭈 열도는 이미 초토화되었습니다.”

“이미 주민들은 대만 정부에 본섬으로 소개했잖습니까?”

“그나마 다행이지요.”

“얼마 못 버티겠군요. 지금은 1950년대의 중공군이 아니니까요.”

“네, 그렇습니다. 오래전부터 워낙 요새화가 잘 되어 있기는 하지만, 현대 인민해방군의 포격을 견딜 정도는 아닙니다.”

“…….”

대만의 최전선은 진먼다오(금문도)와 마쭈 열도다.

진먼다오는 대륙과 고작 10km 남짓 정도 떨어져 있어서 웬만한 야포 사정거리에 전부 들어갈 정도고, 마쭈 열도는 진먼다오보다는 멀지만 그래봤자 대륙으로부터 30km 정도밖에 안 되어서 155mm 자주포 사거리 안에 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러니 오랫동안 대만의 최전선을 지켜온 이 두 섬의 함락은 누가 봐도 시간문제였다.

“대만에서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올려 보게.”

“네!”

중국이 공격을 시작한 지가 불과 30분도 안 지났는데, 대만의 언론이나 일반 시민들이 올리는 영상이 속속 유튜브에 뜨는 모양이었다.

세상이 참 빨라진 것이다.

하여간 조회 수가 많은 영상 순으로 조작 요원이 스크린에 띄웠다.

- 슈우우욱! 쾅! 쾅!

- $@!

중국 말로 뭐라 떠드는 것과 함께 대만 상공의 상황이 생생하게 유튜브 영상을 통하여 전해졌다.

수도 없이 쇄도하는 미사일들, 그리고 그동안 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이 요격을 위해 치솟는 방공 미사일들.

제법 선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간간이 놓치는 것이 나오며 굉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는 것이 보였다.

“엄청난 미사일 세례군요. 이 장관님, 얼마나 버틸까요?”

“대만도 그간 열심히 준비했지만, 그리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겁니다. 중국 놈들은 지금 제대로 된 미사일로 공격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대로 된 미사일이 아니라니요?”

“대부분 구형 미사일들이라는 말이지요. 방금 미군의 정보에 따르면, 중간에 궤도를 벗어나거나 그냥 바다로 떨어지는 미사일도 꽤 된다고 합니다.”

“아….”

“그게 뜻하는 것은 단 한 가지입니다. 놈들은 대만의 방공력을 소모하는 중입니다. 구형 미사일이나 사실상 폐기 직전에 있던 것들까지 모조리 꺼내서 말이지요. 솔직히 저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고요.”

“그렇다고 방어하지 않을 수도 없잖습니까?”

“물론입니다. 구형 미사일이라고 해서 파괴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람이 생각하는 것이 다 비슷비슷한 모양입니다.”

“그렇지요. 그나저나 미국이 빨리 개입해야 할 텐데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민주주의는 지키기가 참 힘든 제도예요. 번거롭기도 하고 말이지요.”

“허허! 이럴 때는 좀 그렇지요.”

미국은 반드시 참전한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이 대만을 때린다고 바로 참전할 수는 없다는 거다.

미국과 대만은 상호 간에 자동 참전을 보장하는 조약이 있을 리가 없으니까.

이러니 직접 미국이 참전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대통령은 전쟁수행권만 가지고 있을 뿐이고, 전쟁선포권은 미국 의회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전에 대만과 미국이 나토나 한국, 일본과 같이 자동 참전을 보장하는 조약을 맺을 수도 없었다.

사정이 이러니 미군이 본격적으로 참전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것이고, 중국은 최대한 이 시간 내에 대만을 점령하려고 노력할 것이 뻔하다만, 대만도 이런 점에 대비하여 꽤 철저히 준비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거였다.

아니 이번에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중국이 성공한다면 염주가 알려준 것이 틀렸다는 말이고, 우리나라가 중국과 붙을 일도 없을 테니까.

“이러나저러나 대만의 피해가 막심합니다.”

“이게 전쟁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할 때 많이 보셨듯이 말입니다.”

“…….”

유엔에서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상임이사국을 상대로 씨알이 먹힐 리가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과도 종종 이야기하는 주제인데, 대체 유엔이 왜 있는지를 모르겠다.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도 없으면서 예산만 축내는 것들 같으니라고.

유엔에는 애초에 기대도 한 적이 없기에 실망도 없었다.

답답한 와중에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화상으로 연결했다.

“조,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아요?”

“의회에 최대한 빨리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으니, 3일 내로는 될 거야. 너무 조급하게 생각지 말아라. 대만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아.”

“저도 알고 있지만 그게 마음처럼 됩니까?”

“하여간 더 서둘러 보마. 넌 그 사이라도 최대한 한국군을 점검해.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알겠어요.”

전쟁 이틀째가 되자 대만과 중국의 대규모 공중전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대만 공군이 중국군의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대만의 공군 조종사들이 F-16V 전투기와 미라지 전투기를 몰고서 출격했지만, 처음에 잠시 선전하다가 중국 공군의 전투기 숫자에 밀려서 거의 전멸했다.

안타까워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저 묵묵히 우리 국군의 준비 태세를 점검하는 수밖에.

그런데 전쟁 이틀째 저녁에 뜻밖의 연락이 왔다.

“대통령님, 중국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응? 중국이요? 누가 말입니까? 왕이? 친강?”

“아닙니다. 습근평 주석이 대통령님과 화상으로 회담을 갖자고 합니다.”

“예? 습근평 주석이요?”

뭐지?

굳이 지금 이 시기에 왜 습근평이 나를 보자고 하는 거지?

“흐음, 회유하려는 것이 아닐까요?”

이상철 장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회유요? 이 판국에 무슨 회유를 한다고 하는 겁니까?”

“습근평이는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부담스러운 모양입니다. 그리고 카르마의 오너인 대통령님도 그럴 것이고요.”

“흐음….”

“첨단 무기로 무장한 국군이 80만입니다. 거기에 5만의 구르카들이 가세했고, 이젠 동원령까지 발령이 되어서 25만의 예비군까지 합세하게 되었지요. 합하면 110만이나 되는 대병력입니다. 아무리 중국이라도 부담스러울 수밖에요.”

“그럴까요?”

“아마 제 추측이 맞을 겁니다. 통일이 되어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여 지금은 북한이라는 완충 지역도 없어요.”

“그럼 일단 뭐라고 하는지 들어나 볼까요?”

“그렇게 하시지요.”

30분 후, 나는 화상으로 습근평 주석과 대면하게 되었다.

“강철식 대통령, 나 중국의 주석 습근평입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빈말로도 반갑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솔직히 구원도 있고요.”

“어흠! 과거의 일은 나도 보고 받았습니다만,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관련자들은 전부 엄중하게 처벌했으니, 그 일의 언급은 그만했으면 합니다. 어쨌든 유감입니다.”

전혀 상관없기는 개뿔.

일단은 내가 참기로 했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 말이다.

“하여간 그건 그렇다 치고, 왜 보자고 하신 겁니까? 지금 우리가 좋게 볼 사이는 아닌 것으로 압니다만?”

“귀국에 마지막으로 기회를 드리고자 연락했습니다.”

“마지막 기회?”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중국은 중화의 통일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기 일보 직전에 있다는 것을 잘 알 것입니다.”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저 귀국에서 대만이라는 나라를 침공한 것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 식으로 내게 말하지 마세요. 대통령이 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라면 국익을 생각해야지요?”

“국익이라면 충분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습 주석에게 충고받을 사이도 아니고요. 그래서 용건이 뭡니까?”

“이건 정말 마지막으로 기회를 드리는 겁니다. 우리 일에 관여하지 말고 한국은 중립을 지키세요.”

“친강 외교부장에게 몇 번이나 말한 것 같은데, 못 들었습니까?”

“들었습니다. 나는 한국의 입장을 이해합니다.”

“호오? 무슨 말인지요?”

이건 또 무슨 소리지?

습근평이가 우리 한국을 이해한다니?

이게 미쳤나?

“한국과 미국 관계의 특수성을 이해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내가 넓은 마음으로 양보하기로 했습니다.”

“양보를 해요? 중국이?”

“네, 그렇습니다. 한국이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여 의견 표명하는 것을 우리가 양해하겠습니다. 물론 선은 지켜야겠지만요.”

“그래서요?”

“대신에 주한미군에게 어떠한 편익도 제공해서는 안 되고, 이번 전쟁 동안 미군이 한국 내의 기지를 사용해서도 안 됩니다, 이 조건만 지킨다면 우리는 한국의 입장을 이해할 것입니다.”

“…….”

아, 할 말이 없다.

무슨 개소리를 저리도 진지하게 한단 말인가?

저 인간 말은, 미군이 군산이나 오산 등의 미 공군기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라는 말인데, 그게 말이 되냐고?

우리가 그렇게 하는 순간 사실상 중립이 아니라 중국 편을 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동맹이 그런 짓을 하고서 동맹으로서 계속 있을 수 있냔 말이다.

게다가 경제 생태계 자체가 지난 몇 년 동안 철저하게 중국을 배제하고 서방 중심으로 새로 판을 다시 짰는데, 인제 와서 그게 말이 되냐고?

“어떻습니까? 강 대통령? 이만하면 우리 중국으로서는 정말 많이 양보한 겁니다만? 그 조건만 지킨다면 우리는 다시 예전처럼….”

“이보세요, 습 주석.”

“음?”

“양보는 안 해줘도 되니까, 이만 끊읍시다.”

“어허! 젊은 사람이 이렇게 사리판단을 못 해서야! 정말 한국이 불바다가 되어야 정신을 차리겠소?”

“헛소리는 그만하고 끊으라니까요? 불바다? 어디 봅시다. 어디가 불바다가 될 것인지 말이요. 베이징이라고 무사할 줄 아나?”

“아니 이 사람이 정말! 대국이….”

그냥 끊어버렸다.

그 망할 대국이 소국을 어쩌고 하는 말일 것이 뻔했으니까.

“흐음, 어떻습니까? 제 말이 맞지 않습니까?”

옆에 있던 이 장관이 그거 보라는 듯이 말했다.

“네, 확실히 우리 국군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저놈들도 다는 모르겠지만, 지난 몇 년간 우리 국군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 좀 제대로 된 제안을 내놓든가요. 중립을 지키라면서 자신들 편을 들라는 말과 같잖아요?”

“그냥 미친놈입니다.”

“그러게요.”

습근평이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우리 국군은 강해졌다.

그런데 습근평이 모르는 것이 있었다.

그놈이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지.

내가 우리나라 국방에 투입한 돈은 국회나 정부의 관여를 받지 않기에 제대로 전체 규모를 아는 이는 몇 되지 않는다.

아마도 습근평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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