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 우리가 먼저 칩시다.
슈우우웅! 콰쾅! 쾅!
콰쾅! 쾅! 쾅!
“공습이다!”
에에에엥!
미 해군과 공군 350여 대로 이루어진 대 편대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동해함대 소속 기지인 저장성 저우산시 딩하이구, 장쑤성 롄윈강시 롄다오, 상하이 바오산구 우쑹군항, 푸젠성 닝더시 자오청구 산두아오 항구 등은 물론이고, 북해함대 사령부가 있는 산둥성 칭다오시 호아다오구 구진커우 군항까지 2,000파운드짜리 JDAM으로 맹폭했다.
폭격 과정 중에서 중국의 이지스함이라 불리는 055급의 대공 미사일에 F-35 전폭기 10여 대를 잃었으나, 폭격은 대성공으로 판명되어 중국의 북해함대와 동해함대에 큰 타격을 주었다.
7월 24일 10시 30분.
청와대 지하 벙커.
나는 전시작전권이 한국으로 이관되면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된 미군의 제임스 베이커 장군으로부터 오늘 새벽의 폭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중국 동해와 남해에 인접한 중국 해군항의 절반 정도가 적어도 당분간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그렇군요.”
“네, 그렇습니다.”
“그럼 이젠 중국의 반격이 있을 것 같습니다만….”
“원래 전쟁이라는 것이 치고박고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
이 양반아, 그걸 누가 몰라서 하는 말인가?
중국도 바보가 아닌 이상 미군이 우리 군산과 오산 기지를 이용 했다는 것을 알 것이고, 이제부터는 우리도 딸려 들어가게 생겼으니 하는 말이지.
“알았어요. 나가보세요, 베이커 장군.”
“네, 대통령님.”
베이커 장군이 나가자 나는 합참과 이성철 장관과 함께 회의를 했다.
“보복이 오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벌써 북부전구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언제쯤일까요?”
“빠르면 2일에서 3일 안으로 공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미 전진 배치는 끝난 상태라서 특별히 시간이 걸릴 이유는 없으니까요.”
“전 군에 오늘 밤을 특별히 조심하라고 하세요. 아무래도 이삼일도 가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공격을 받는 즉시 반격합니다. 우리가 국군이 가용할 수 있는 자산을 총동원해서 말입니다.”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의가 끝난 후, 이상철 장관과 잠시 차를 마시며 쉬었다.
“대통령님 예감으로는 오늘 밤 중으로 중국의 공격이 시작될 것 같습니까?”
“그냥 제 예감입니다, 예감….”
“그 예감이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면 거의 예언이라고 봐야지요.”
“…….”
“오늘 밤은 무척이나 길 것 같습니다.”
“아마도요.”
역시 내 예감은 예언이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7월 25일 03시.
중국 동부와 북동부 전역에서 화염이 치솟았다.
쿠우우우웅!
쿠쿠쿵!
중국군이 보유한 지대지 미사일들이 일제히 발사된 것이다.
DF-10, DF-11, DF-15, DF-16, DF-17, DF-26 등의 미사일로, 몇몇 탄도미사일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까지도 사정거리가 닿았다.
“중국이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청와대 지하 벙커 대형 스크린에 미군 위성들이 포착한 지대지 미사일들이 속속 표시되었다.
“500기! 800기! 2,000기! 3,000기! 3,500기!”
“…….”
“…….”
이런 미친놈들 같으니라고.
3,000기가 넘는 미사일을 한 방에 퍼붓는다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발사된 3,500여 기의 미사일들이 모두 우리 한반도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 쪽을 향하는 것은 1,500여 기! 나머지는 일본과 괌으로 향합니다!”
“미친 새끼들….”
저절로 욕이 튀어나왔지만,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다.
다들 같은 심정이었을 테니까.
“요격 고도에 도달했습니다!”
“전 방공 미사일을 동원하여 요격하라!”
“해상에서 SM-6 미사일이 요격 시작합니다!”
“THAAD 요격 시작합니다!”
“L-SAM 요격 시작합니다!”
각 방공 미사일의 요격 고도에 따라서 요격이 시작되었다.
“150기 격추! 300기 격추! 650기 격추!”
다행이도 미친 듯이 방공 역량을 강화한 것이 큰 효과를 발휘하여 중국의 발사한 미사일을 속속 격추했다.
해상에서, 그리고 육지에서.
“800기 격추! 천궁3 미사일 요격 시작합니다!”
“900기 격추! 1,100기 격추!”
“천궁2 미사일 요격 시작합니다!”
“패트리어트 요격 시작합니다!”
중국이 발사한 미사일 1,500여 기 중, 1,100여 기를 격추했으나 아직도 남은 미사일이 400여 기나 되었다.
이젠 남은 수단은 천궁2와 패트리어트, 그리고 최후의 보루인 LAMD 철벽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빌어먹을! 조금만 더!”
“1,200기 격추! 1,300기 격추! 철벽이 요격 시작합니다!”
“청와대로 향하는 미사일 3발이 살아남았습니다!”
“끄아아아!”
청와대 내에 임시로 배치했던 철벽 미사일이 미친 듯이 하늘로 치솟았다.
슈아아악! 슈아아아악!
콰앙!
멀지 않은 상공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한 발이 격추된 모양이다.
“남은 것은 2발!”
슈아아아악! 슈아아아악!
쾅!
한 발이 추가로 격추되었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앙!
“큭!”
상당한 충격이 청와대 지하 벙커까지 전달되었다.
“상황 보고하라!”
“다행히 철벽 미사일이 남은 한 발을 건드려서 청와대 뒤쪽 경계에 떨어졌습니다!”
“후우….”
“하아….”
“죽을 뻔했네….”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청와대 뒤쪽 경계에 떨어졌는데도 이정도 충격이 전달되었다.
만약에 직격했다면 아무리 지하 벙커에 있다고 하더라도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철벽에 애매하게나마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넣은 것이 신의 한 수 같습니다.”
“그러네요. 다행입니다.”
LAMD(Low Altitude Missile Defense) 철벽 대공 미사일은 원래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 유사한 개념이었으나, 싸구려 까삼 로켓이나 저속의 박격포 따위나 요격하면 되는 이스라엘과 우리의 요구 성능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는 북한의 수많은 장사정 방사포들을 요격해야만 했으니까.
게다가 북한이 사실상 지대지 미사일이나 다름없는 600mm 방사포 등을 개발하고 실전 배치 하는 것이 알려지자 요구 성능은 더 높아졌다.
사실상 단거리 지대지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능력까지 요구된 것이다.
결국, 과거 북한 놈들의 방사포에 대응하고자 죽어라 하고 노력한 것이 오늘 나와 내 가족의 목숨을 살린 것이다.
역시 국방에 관해서는 과해서 나쁠 것은 없는 법이다.
“피해 상황 보고하라!”
“16기가 격추되지 않고 오산과 상주, 그리고 수도권에 7발이 떨어졌습니다. 현재 피해 집계 중입니다. 나머지 9발은 모두 북한 지역의 평양과 군부대 이전 주둔지역에 떨어졌습니다.”
“제길!”
“개새끼들! 군부대가 없는 수도를 공격하다니!”
서울에만 무려 200여 발이 집중되었다.
경기권까지 합치면 무려 400여 발.
이 망할 새끼들이 모두 북으로 이동하여 군부대도 없는 수도권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이다.
대부분 막아내서 다행이었지, 아니면 대규모 참사가 발생할 뻔했다.
가만? 평양?
“아, 아버지….”
엄마와 아버지가 생각나서 얼른 휴대폰을 들었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뚜르르르!
“제발….”
신호는 가는데 왜 이렇게 안 받으시는거야?
심장이 한참 벌렁거리고 피가 머리로 몰렸다.
설마, 설마….
- 어, 철식아.
“하아아…….”
아버지 목소리에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괘, 괜찮으세요?”
- 어, 괜찮다. 네 엄마도 무사하고.
“아이! 근데 왜 이렇게 전화를 늦게 받았어요? 십 년 감수했잖아요?”
- 이 녀석아! 명색이 북한 지역을 책임지는 사람이 이 판국에 놀고 있냐? 아빠하고 엄마는 괜찮으니까, 너도 일 봐. 그쪽은 괜찮지?
“네, 무사해요.”
- 그래 알았다. 너나 나나 바쁘니 나중에 이야기하자.
“네, 아버지.”
다행이다, 다행이야.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아요. 두 분 다 무사하시다네요.”
“다행입니다.”
“미안합니다. 우리 가족만 챙겨서….”
“괜찮습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그보다 피해 상황은 어때요?”
“생각보다 철벽이 큰일을 해주었습니다. 떨어진 미사일들 대부분이 철벽에 손상을 받아서 그런지 완전 명중탄은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빗나가도 워낙 위력이 큰 놈들이라….”
“후우….”
수도권 자체가 워낙 인구가 밀집한 지역이다.
인명 희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중간에 요격된 미사일이 떨어져서, 민가에 피해가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군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오산 기지에 떨어진 놈은 활주로 큰 구멍을 냈으나 인명 피해는 크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상주의 사드 포대는 전멸했습니다.”
“…….”
전쟁을 각오하면서 어느 정도는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그래도 충격이 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우리는 엄청난 선방을 한 것입니다. 일본은 그야말로 불바다가 된 모양입니다. 거기, 화면 띄워보게.”
“알겠습니다.”
이 장관이 지시하자 대형 스크린에는 일본발 외신이 일본의 참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불바다다, 불바다.
“미군 기지가 있는 곳은 중간에 해상에서 대부분 격추했습니다만, 중국이 예상 밖으로 대도시를 많이 목표로 했습니다. 대규모 민간인 희생이 나올 것 같습니다.”
“습근평, 이 개새끼가 정말….”
이 정도면 2차대전식 총력전을 하자는 소리잖아?
정말 해볼까?
“장관님.”
“네, 대통령님.”
“우리 반격 작전 목표를 수정하세요. 2안으로 수정합니다.”
“알겠습니다.”
원래는 군부대와 군항, 그리고 비행장과 일부 방위산업 관련 산업단지 위주로 보복하는 것이었는데, 중국이 이렇게 나오는데 우리라고 신사적으로 나갈 필요는 전혀 없었다.
이제 총력전이다.
2안으로 수정하면 먼저 목표 이외에 통신과 교통, 전력 등 기간 시설과 우리와 경쟁 중이 전 산업시설을 목표로 하게 된다.
어디, 네놈들도 우리만큼 잘 막는지 한번 보자고.
“북쪽의 군대는 어떻습니까?”
“곧 대규모 포격과 함께 압록강 도강이 시도될 것 같습니다.”
압록강 북쪽으로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육군이 새카맣게 진을 치고 있었다.
북부전구에서는 헤이룽장과 랴오닝에 주둔하던 78 집단군과 79 집단군뿐만이 아니라 산둥성에 주둔하던 80 집단군까지 모두 몰려왔다.
거기에 허베이성에 주둔하던 중부집단군 소속 81 집단군과 82 집단군까지 합세했고. 이런저런 병력까지 가세했다.
무려 60만에 이르는 대병력으로 압록강 너머는 발 디딜 틈이 없어 보일 정도였다.
“장관님.”
“네, 대통령님.”
“이젠 중국이 먼저 쳤잖아요?”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중국이 도강하길 기다릴 이유가 있나요?”
“예?”
“이렇게 되었으니 지상 작전에서는 우리가 먼저 칩시다.”
“우리가 먼저요?”
“네, 안 될 이유가 있습니까? 먼저 공격당하고 반격하느니, 차라리 선빵을 날리는 것이 낫잖아요?”
“호오? 그럴까요?”
“그렇게 하시지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이 장관이 합참의장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더니 내가 다시 왔다.
“준비는 언제든 되어있습니다. 명령하시지요.”
“북진!”
쾅! 쾅! 콰쾅!
압록강 남쪽에 있던 우리 포병들이 불을 뿜어 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