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 비어 있는 마트들 (2)
불빛 하나 없이 어두운 공간.
그 안에서.
“우웁.”
앳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쉿. 수혁아. 조용히.”
“으, 으응. 누나. 미안.”
또 다른 목소리가 나와 주의를 준다.
주의를 준 목소리의 주인.
수연은, 자신의 동생 수혁을 보며 생각했다.
‘얘는 정말…… 대답하는 소리를 내는 것도 위험한데.’
무심코 올라오는 짜증.
하지만 다시 소리를 죽이고 있는 동생의 모습을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짜증에서 자괴감으로.
‘동생한테 짜증이나 내고 있고. 뭐 하는 짓이야 이게.’
스트레스가 쌓였다고 해도 그러면 안 됐는데.
후회되지만 사과의 말도 꺼낼 수 없었다.
목소리를 내는 일은 위험하니까.
사소한 대화가 무슨 문제일까 싶기도 하겠지만.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다가 죽어 간 사람들을 실제로 보았다.
어느 날 나타나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한 괴물들.
그중에는 소리에 민감한 괴물도 많았다.
.
.
.
다시 적막만이 흐르는 어둠 속.
슥-
그녀는 자신의 앞에 무언가를 내미는 기척을 느꼈다.
‘다 먹었구나.’
동생이 식사를 끝냈다는 신호.
남은 식량을 그녀에게 넘겨준 것.
그녀는 손을 뻗어 동생이 넘긴 캔을 받았다.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내용물을 꺼낸 뒤.
입으로 옮겼다.
‘우읍.’
순간적으로 치밀어오르는 역함.
동생이 잘 참은 게 새삼 대견하게 느껴질 정도.
꿀꺽.
어떻게든 침을 삼켜 목구멍으로 넘겼다.
눈에는 작은 눈물이 고였다.
‘맛없어…….’
남매가 먹고 있는 음식은 일반적인 음식이 아니었다.
펫푸드.
가격이야 인간용보다 비싼 것도 있다고 하나.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맞춰 만들어지지는 않은 요리들.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던 시절이라면 입에도 대지 않았을 것이다.
맛은 그렇다 치더라도 문제는 건강.
인간을 위한 음식이 아닌 만큼, 어떤 병을 유발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다만.
‘지금은 펫푸드라도 있어서 다행이지.’
어떻게든 식사를 계속해나가며.
그녀는 과거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녀와 동생이 속해 있던 그룹.
그 그룹이 마트를 털었을 때의 기억을.
‘가방이 꽉 찼어요. 더 이상 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힘겹게 마트 내의 좀비들을 모두 처리한 뒤.
그녀와 그룹원들은 가능한 한 많은 물자를 챙기기로 했다.
‘이것들은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까운걸.’
‘응? 아재. 이 펫푸드 말하는 거요?’
‘펫푸드가 뭐 어때서? 요즘은 사람도 먹을 수 있게 나온다던데.’
‘아니. 그게 말이 그렇단 거지…….’
문제는 더 이상 챙기기 힘들 정도의 상황이 되었을 때.
이미 더 챙기기는 힘든 상황이었지만 한 남자가 펫푸드에 꽂힌 것.
잠깐의 실랑이를 거친 일행.
‘그만! 그만! 여기서 계속 머무르는 게 더 위험해요.’
그룹의 리더였던 여성이 나섰다.
‘그래도. 나무껍질이라도 씹어먹어야 할 판인데. 이것들을 다 두고 가는 건 너무 아깝잖소.’
‘그러면 이렇게 하죠. 어차피 당장 들고 가기는 불가능하니까. 근처에 숨겨 두는 걸로.’
‘그런 거라면 뭐…… 찬성입니다.’
‘나중에 이 근처에 다시 오게 됐을 때 챙기면 된다는 건가. 으음. 나쁘지 않구만.’
그렇게.
이 창고의 구석진 곳에 보이지 않게 숨겨 두었던 펫푸드들.
그녀와 동생이 굶어 죽지 않을 수 있던 이유였다.
하지만 과거를 떠올리니.
기분은 괜히 더 울적해졌다.
‘순이 아줌마…… 철이 오빠…….’
그녀와 동생을 지켜 주던 사람들.
모두가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살아남은 것은 그녀와 동생뿐이었다.
-도망쳐라, 수연아.
-아, 아저씨! 하지만…….
-잔말 말고 어서!
훌쩍…….
‘아차.’
무심코 흘러나온 울음소리에 당황한 그녀.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숨을 참아야만 했다.
‘지난 일이야. 지난 일에 연연하다가 지금이 위험해지면 안 되는 거니까.’
슬쩍 눈물을 닦은 수연은 마음을 다잡았다.
죽은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든.
중요한 것은 그녀와 동생이 살아남았다는 사실.
거기에 집중해야지.
다만 문제가 있다면.
이 상황도 오래가지는 못할 것 같다는 것.
‘이 식량들도 얼마 안 남았어. 이것들도 다 떨어지면…….’
짧은 상상.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다.
남매가 이 창고 안에 틀어박히기로 한 뒤.
그녀가 가장 두려웠던 것은 불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어둠이나, 구석에서 썩어 가는 좀비의 시체 따위가 아니었다.
‘숨을 참고 있을 때 들려오는 작은 소리들.’
밖에서 작게 들려오는 소리들.
그 대부분은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묘하게 질질 끄는 듯한 소리.
인간의 성대에서 나올 수 없는 무거운 괴음성.
코끼리라도 지나가는 건가 싶을 정도로 무거운 발소리까지.
‘괴물들.’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녀는 언젠가 이 은신처를 떠나야 할 날을 상상했다.
그리고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
‘지켜 주던 사람들도 이제는 없어.’
식사를 마치고 잠든 듯한 동생의 온기를 느끼며 생각한다.
'나랑 수혁이랑. 둘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생존자 그룹에 속해 있을 때는 그래도 달랐다.
힘든 생각은 그룹을 이끌던 어른들이 판단해 주었다.
힘든 일은 그녀와 동생도 같이 해야만 했지만.
그래도 어른들이 함께라는 건 꽤 든든했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죽어 나가는 것을 눈앞에서 본 지금.
남은 것은 아직 어린 남동생.
그리고 차가운 감촉의 소방 도끼 하나뿐.
그녀는 도저히 이 세상을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다.
남은 식량마저 모두 떨어지고 나면.
좋든 싫든 그녀와 동생은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할 터.
괴물들에게 잡혀 고통스럽게 죽을 일밖에 남지 않겠지.
‘……그렇게 고통스럽게 죽을 바에야. 차라리.’
그녀는 도끼의 손잡이를 슬며시 매만졌다.
아파트를 탈출할 때 쥐고 나왔던 소방용 도끼.
마트를 탈환할 때 쪼갠 좀비의 피가 아직도 묻어있다.
그 도끼의 날을 슬며시 손목 쪽으로 들이댔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게 느껴진다.
내려치기만 한다면.
마땅한 의료도구도 없는 지금.
확실하게 죽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하자.’
약간의 고민을 거친 그녀는 도끼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녀 혼자였다면 고통스럽지 않은 길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혁이도 같이 있으니까.’
동생이 함께 있었다.
같이 죽는 선택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동생의 목을 직접 벤다는 것은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대신에 그녀는 각오를 다졌다.
‘수혁이만큼은 지키자.’
다른 어른들이 자신들을 지키다 죽은 것처럼.
그렇게 다짐하며 마음을 정리하던 그때.
……끼이이익.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뭔가가 마트에 들어왔어……?’
터벅터벅.
‘…….’
‘…….’
많은 발소리.
작게 들려오는 소리들.
‘뭔가 목소리 같은 것도 들리는데……’
그 소리도 너무 작아서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평범한 인간들이었다면 저렇게 작은 소리로 대화할 리는 없을 테지.
그녀는 소리를 최대한 죽였다.
어느새 눈을 뜬 동생 역시 숨을 죽이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경우가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모두가 별문제 없이 떠나갔다.
‘이번에도 조용히 버틴다면.’
그때.
자세가 살짝 불편했던 것일까.
동생이 아주 살짝 몸을 뒤척였다.
스륵.
수군거리는 목소리보다도 작은 소리.
그녀도 이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뚝.
‘……어?’
마트에서 들려오던 작은 소리들.
발소리, 작은 목소리들까지.
동생이 약간 몸을 뒤척인 직후.
순식간에 모두 사라졌다.
그녀는 직감했다.
‘소리에 예민한 괴물……!’
그토록 경계한다고 경계해 왔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고작 옷자락 스치는 소리에 반응하다니.
뚜벅.
뚜벅.
일시에 멈췄던 소리가 다시 나기 시작했다.
발걸음 소리.
규칙 없이 떠돌던 직전까지와는 달리.
이번에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는 규칙성이 있었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마음을 다잡은 게 얼마 되지 않은 참.
‘그 최악의 상황이…… 너무 빨리 왔잖아.’
속으로 한탄한 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소방도끼를 양손으로 쥐었다.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동생만은 지킨다.
오래되지 않은 결심.
그렇기에 지키고자 하는 의지도 크게 남아 있었다.
결심을 실행할 때가 빠르게 왔다.
그녀는 문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문이 열리는 순간 도끼를 내려칠 생각이었다.
그러나.
콰아아앙!
열리기는커녕.
산산이 조각나 버린 문.
문을 부술 정도라면 그녀가 이기기에는 무리가 있는 괴물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할 여유는 없었다.
눈앞에 보이는 형체를 향해 반사적으로 도끼를 내리친다.
그리고.
서걱-
손잡이 채로 잘려 나가는 도끼.
절망에 빠지려던 찰나.
눈앞의 형체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은 익숙한 모습.
‘구, 군인?’
하지만 그 입에서 나온 말을 듣자 생각이 바뀌었다.
“영장류…… 인간종?”
군인같이 생긴 존재.
하지만 인간종이라니.
영장류라니?
사람이라는 단어라면 모를까.
같은 사람한테 쓸 만한 단어는 아니다.
‘애초에. 수혁이가 낸 작은 소리만 듣고 이쪽으로 왔잖아. 그런 청력을 가진 인간이 있을 리가 없어.’
생각해 보면 수상한 부분이 더 보였다.
예를 들면, 손에 쥔 식칼이라든가.
정말로 군인이라면 총을 들면 들었지, 저런 식칼을 들고 있을 이유는 없으니까.
그렇다는 건.
‘인간의 형태를 한 괴물.’
강함을 보면 그쪽이 납득이 간다.
그녀는 급하게 말했다.
“도, 동생만은 잡아먹지 말아 주세요.”
인간형 괴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들.
어차피 이길 수 없는 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확실하니.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정도였다.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상대의 표정이 급격하게 일그러졌다.
* * *
먹지 말라니.
평소라면 무슨 헛소린가 싶었을 말이지만.
‘하필이면 찔리는 게 있단 말이지.’
내 머릿속에는 영장류의 손질법.
그리고 조리법이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먹는다라.’
실제로 시도하려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아마 앞으로도 없겠지.
그럼에도 먹지 말아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흠칫했다.
내 머릿속에 존재하는 손질법이 떠오를 수밖에 없으니.
하지만, 보아하니.
내 머릿속을 알고 한 말인 것 같지는 않은데.
“그. 뭔가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은데.”
“네?”
“안 잡아먹습니다.”
평범하게 말을 걸자 오히려 놀란 듯 움찔하는 소녀.
나는 침착하게 그 모습을 관찰했다.
식재료 감별에는 인간으로 나왔으니.
일단 괴물일 리는 없고.
‘중학생인가? 아니면 고등학생?’
나이가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딱 봐도 학생으로 보이는 앳된 얼굴.
교복을 입고 있지는 않다만.
괴물이 나타난 날은 주말이기도 했으니 그게 당연한 거겠지.
‘얘는 그렇다 쳐도. 뒤에 남자애는 아예 초등학생 정도로밖에 안 보이는데.’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괴물과 좀비가 넘쳐 나는 세상.
그런 세상을 돌아다니기엔 너무나도 취약해 보이는 두 사람이 아닌가.
“신 병장님?”
“무슨 일입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내 뒤를 이어 다른 병사들 역시 무기를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설마 생존자들입니까.”
“어.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우리가 들었던 소리. 괴물이 아니었나 보군요.”
다른 병사들의 모습을 본 두 아이가 흠칫하는 것이 보였다.
아차 싶어진 나는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최대한 부드러운 말투로 말하려고 노력했으나.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됩니-.”
움찔움찔.
“우리는 평범한 군인이니까-.”
흠칫흠칫.
“…….”
이거.
잘못하면 내 마음이 상처받겠는데.
“신 병장님.”
그때.
누군가 뒤에서 나를 불렀다.
전광일 상병이었다.
“아직 어린애들 같습니다.”
“어어. 그래 보이네.”
“애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십쇼. 평범한 군인이라고 해 봐야, 그게 어디 편하게 대할 만한 존재는 아니지 않겠습니까.”
“아.”
그 생각을 못 했네.
‘하긴. 현역 군바리인 우리 입장에서나 군인이 평범한 거지.’
군인이란 게 편한 존재는 아닌 게 보통이지.
어른들이야 주위 사람이나 본인이 군대를 다녀온 경우가 많으니 그렇지도 않다만.
저 둘은 아직 어린 나이로 보인다.
살벌한 무기를 들고 군복을 입은 험악한 아저씨들.
편안하게 느껴지기는 힘든 조합인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상아 조장.”
“네. 여기 있어요.”
소리를 듣고 문밖에 모여 있던 부대원들.
그 사이에서 이상아 조장이 몸을 드러냈다.
“일단은 여기서 가장 부드러운 인상일 테니까. 잘 좀 달래 줘.”
“네. 원래 제 업무도 생존자 관리였으니까요. 맡겨만 주세요.”
아직 여유가 없어 다른 생존자들의 각성은 미뤄진 상황.
그녀는 여기서 유일하게 생존자 출신의 각성자였다.
같은 입장이었던 데다가 그나마 인상이 부드러운 편이니까.
우리보다는 좀 더 다가가기 쉽겠지.
“얘들아, 이리 오렴.”
“…….”
“괜찮아. 해치지 않으니까.”
나와 다른 병사들이 멀찍이 떨어져 있는 사이.
그녀는 어떻게든 남매로 보이는 두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오는 데 성공했다.
그녀가 애들을 잘 진정시켜 주길 기대해야겠지.
“휴…….”
“저는 애들 상대가 껄끄러워서.”
이상아가 아이들을 데리고 이동하자.
남아 있던 병사들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나도 애들 상대를 잘하는 편이 아니긴 하다만.
“뭔가, 평범한 애들 같은 느낌은 아니었지.”
“예?”
의아해하는 병사들.
그러고 보니 다른 녀석들은 못 봤으려나?
부서진 방문 너머로 들어가자마자 나에게 내리쳐진 도끼.
‘사람 하나 죽이기엔 충분한 무게와 위력이었지.’
장작 같은 걸 패 본 경험도 없을 평범한 아이가 휘두를 만한 도끼질은 아니었다.
모르긴 몰라도…….
“죽일 기세로 내리치는 도끼질에 익숙한 것 같더라. 모르긴 몰라도 좀비 몇 마리는 잡아 본 게 아닐까.”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민재 형이 내 말을 거들고 나섰다.
“아까 광일이는 군인을 무서워하는 걸 수도 있다고 말했지?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라. 그냥 모르는 사람이라 무서워한다기보다는.”
슬쩍 아이들이 있는 쪽을 바라보는 민재 형.
“정체 모를 적을 경계하는 눈치였어.”
“그쪽이 맞을지도. 아니면 둘 다거나.”
적을 경계한다라.
이제야 초, 중학생쯤 돼 보이는 녀석들한테 어울리는 말은 아니긴 하다만.
‘이런 세상이니까.’
애들도 마냥 애처럼 남아 있기는 힘들다.
뭐 그런 거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통.
데구르르…….
별생각 없이 옮긴 발걸음에 무언가가 걸렸다.
슬쩍 바닥에 시선을 옮기자.
“이건?”
아이들이 자리 잡고 있던 창고.
그 바닥에 굴러다니는 뚜껑 따진 캔들이 보였다.
내용물이 깨끗하게 비워져 있는 작은 캔들.
나는 발을 뻗어 그중 하나를 살짝 기울였다.
그러자.
캔에 적힌 로고가 보였다.
‘…….’
강아지 세 마리가 해맑게 웃는 그림이 그려진 로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