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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세계의 취사병-71화 (71/227)

71화 뱀파이어 (1)

철곤의 그룹이 떠나고 몇 시간 뒤.

밤이 깊어지자 우리는 보초를 정하고 취침에 들 준비를 시작했다.

그때.

똑똑똑.

누군가가.

우리가 있는 건물을 찾아왔다.

“……이 시간에 누구지?”

과거에도 깊은 밤에 방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그다지 좋은 용건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

하물며 요즘 같은 세상에서야.

취침 준비를 하던 병사들과 함께 조심스럽게 건물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안녕하십니까.”

문 앞에는 창백한 피부의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뒤에는 부하로 보이는 이들이 두 명.

“……누구신지.”

“박철곤 씨가 소개해 줘서 왔습니다만.”

박철곤.

아까 그 생존자 그룹의 리더였던 아재의 이름이다.

분명 자기가 가서 소개해 주면 빠르게 저쪽의 사람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하긴 했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철곤이 떠나고 몇 시간도 안 됐는데.

설마 저쪽의 인물이 이렇게 빨리.

그것도 이런 시간에 올 줄이야.

조금 당황했네.

나는 뒤의 병사들을 향해 말했다.

“일단 아까 로테이션 짠 대로. 불침번하고 취침 돌아가면서 하도록 해.”

“예.”

“광일이랑 수혁이는 같이 좀 가자.”

나와 두 조장은 방문객들을 데리고 건물 구석의 방으로 이동했다.

창문 밖에 빛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주의하며 촛불을 켰다.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강원도 생존자 연합]이라는 길드에서 나왔습니다.”

“길드……?”

“아. 모르실 수 있겠군요. 각성자가 일정 숫자 이상 모이면 시스템이 인정하는 단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소규모 단체는 클랜. 대규모 단체는 길드라고 부르죠. 각성자가 그리 많이 모인 경우가 드물어서, 클랜의 존재도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요.”

클랜.

길드.

당연히 우리도 알고 있기는 하다.

[길드명 : 강철 군단]

우리도 길드 규모의 단체니까.

‘내 기억으로는. 길드에 도달하려면 필요한 건 백 명 이상의 각성자.’

꽤 규모가 큰 단체일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각성자만 백 명 이상이라는 건가.

“저는 그 길드에서도 스카우트 담당을 맡은 권완태라고 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악수를 권하는 남자.

갑자기 공식 직함으로 나오기냐.

일단 우리 쪽의 직함으로는 나는 길드장이긴 한데.

‘대외적으로는 김 중위가 대표의 역할을 맡고 있으니.’

내 직함이라 봐야.

“취사병 신영준입니다.”

“취사병?”

푸흡, 하는 소리.

“아아. 죄송합니다. 그러면 저는 누구랑 대화하면 될지.”

“일단 여기 최고참 병사가 저라서요. 저랑 얘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취사병이랑……? 일단 알겠습니다.”

음.

좀 맘에 안 드네.

“크흠. 일단 늦은 밤에 방문한 점은 사과드리겠습니다.”

자리에 앉은 남자가 말했다.

“하지만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군요. 저희로서는 최대한 빨리 만나 뵙고 싶었던 분들인지라.”

“저희를 말입니까?”

“철곤 씨에게 들은 말로는 특수부대원들이라고 들었습니다만.”

“……비슷합니다.”

“오오, 역시!”

남자가 감탄하며 말을 이었다.

“소문으로 들으셨겠지만. 저희는 운이 좋게 많은 무기와 식량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소문으로 들었을 땐 영 믿기 힘들었지만…… 보아하니 사실인 것 같더군요.”

“예. 하지만 모자란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죠.”

무기와 식량이 풍족하다고 해서 전부가 아니다.

결국 믿을 수 있는 인간들이 있어야 그것도 의미가 있는 셈이니까.

“특수부대 출신이라고 한다면 저희가 가진 무기들도 잘 다룰 수 있겠죠. 게다가 여러분들은 철곤 씨의 보증을 받은 믿을 만한 인간들이기도 하니. 가급적 빠르게 함께 하고 싶은 인재들이라서요.”

“그렇군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연합에 합류하시죠.”

“아, 그거 말인데…….”

우리는 합류가 아니라 동맹을 제의하러 온 거다.

그런 말을 하려고 했으나.

내 말을 끊고 입을 여는 녀석.

“물론! 여러분들은 총기나 군용 차량 등 군부대의 장비들도 가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특수부대 출신이시고 하니 전투력에도 자신이 있으시겠죠. 하지만 믿어 주십쇼. 저희한테 합류한다면 여러분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

“그건, 각성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알고 계시는군요. 어쩌면 여러분들 중에도 각성자가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그 숫자가 많지는 않을 겁니다.”

음.

거의 90% 이상이 각성자이긴 한데.

“하지만 저희에게 합류하신다면, 저희는 여러분들을 곧바로 각성시켜 줄 수 있습니다. 평범한 인간이던 시절과 비교도 안 되는 힘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괴물에게 죽을 걱정도 사라질 겁니다.”

곧바로 각성자로 만들어 줄 수 있다니.

[길드]의 존재를 언급하는 것을 보면 이쪽에 각성자가 백 명 이상이라는 건 알겠다.

이만한 세력이니까 각성법에 대해 아는 건 이상하지 않지.

‘하지만…… 그거랑 별개로 각성이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니지 않나?’

살아있는 괴물을 직접 죽여야 하는 작업.

위험한 일인 만큼 각성 작업은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인재들을 영입하려고 약간 허풍을 섞은 건가?’

아니.

혹시 모르는 일이긴 하다.

이 녀석들이 엄청나게 강력해서 각성용으로 생포해 둔 괴물이 넘쳐난다든가,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든 나는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식재료 감별(강화)]

그런데.

눈 앞에 펼쳐진 정보가.

조금 이상했다.

[영장류 - 인간종(뱀파이어)]

[신선도 - 최상]

[각성자 : 권완태]

[직업 : 하급 뱀파이어 나이트 Lv. 14]

[특성 : 하급 흡혈, 하급 안개화, 하급 어둠 친화 ……]

‘……음.’

뭐라고 해야 하나.

봐선 안 될 걸 봐 버린 듯한 느낌인데.

슬쩍 그 뒤에 서 있는 두 명의 남자에게도 시선을 주었더니.

[직업 : 최하급 뱀파이어 나이트 Lv. 7]

[직업 : 최하급 뱀파이어 나이트 Lv. 8]

이건…….

내가 잘못 본 건 아닌 거 같네.

나는 표정 변화를 숨긴 채 녀석에게 물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면 당신도 각성자인 것 같은데.”

“예. 맞습니다.”

“어떤 직업으로 각성했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그러자 남자의 얼굴이 살짝 찡그려졌다.

“음. 각성자들 사이에서는 남의 정보를 물어보는 건 실례라는 거, 알아 두셔야 할 겁니다.”

“그렇습니까? 제가 잘 몰라서.”

“……말씀드리지 못할 건 없죠. 전 전사입니다. 칼을 쓰죠.”

허리춤의 세검을 툭툭 건드리는 권완태.

전사.

전사라.

[직업 : 하급 뱀파이어 나이트]

[귀족에게 선택받아 권속이 된 이들에게 주어지는 직업입니다.]

‘지랄.’

전사는 무슨.

뱀파이어 기사?

아무리 봐도 불길한 이름이잖냐.

이름만 저럴 뿐 인간에게 우호적인 뱀파이어라든가.

그럴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었으나.

[하급 흡혈]

[흡혈을 통해 생명력을 회복합니다.]

[인간종의 생명을 완전히 흡수함으로써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 흡수한 인간종의 생명 - 37]

그런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흡수한 생명이 37이라.

악인들만 처치했을 가능성을 쳐주기에는 지나치게 높은 수치.

이 녀석들.

인간의 적이다.

“하나만 더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예. 뭐든지.”

“박철곤 씨.”

박철곤이라는 남자.

처음에는 우리를 탈영병이라 오해하기도 했지만.

오해였다는 걸 깨달은 뒤로는 우리에게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 노력했다.

“그 사람은 어떻게 됐습니까?”

“아, 그 소식을 전해 드리지 않았군요. 박철곤 씨와 그 그룹 역시 저희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기뻐하시더군요.”

“……그렇군요.”

이런 시대에 그런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겠지.

‘좋은 사람이었는데.’

약간의 씁쓸함을 느끼며.

남자에게 마지막 질문을 건넸다.

“박철곤 씨를 길드에 데려간 것도 당신이었겠죠?”

“예. 저희 연합의 스카웃 업무는 제가 전담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잘됐네.”

“예?”

그래도.

복수는 해 줄 수 있게 됐으니.

나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광일아. 수혁아.”

“예.”

[스킬 - 요리사의 눈이 발동합니다.]

[‘중급 요리 비결 - 영장류 인간종(뱀파이어) 손질법의 깨달음’을 획득합니다.]

“약점은 심장이다. 안개화라는 기술을 쓰면 물리 공격이 통하진 않을 테지만, 기껏해야 하급이야. 유지 시간이 길지는 않을 거다. 꽤 강한 편이지만, 너희 정도면 쉽게 처리할 수 있겠지.”

“……대화 내용이 뭔가 이상하다 싶더라니. 그런 거였군요. 이해했습니다.”

“어? 나만 이해 못 한 거냐? 신 병장님, 무슨 얘기를 하시는 겁니까?”

“너는 나만 따라 하면 된다.”

내 말을 들은 서수혁 상병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광일이 녀석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었지만.

“예? 무슨 말씀을……. 잠깐. 지금 안개화라고 한 겁니까?”

아직 이변을 눈치채지 못한 듯.

무슨 얘기를 하는 거냐고 묻는 남자를 무시하고.

전투식량을 꺼내 입 안에 털어 넣었다.

[모든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절대 미각’의 효과로 인해, 요리의 효과가 50% 상승합니다.]

“가자.”

“안개화라니……. 설마 네놈들. 어떻게 눈치챈-.”

그제서야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남자.

그를 향해.

타앙-!

빠르게 총을 꺼내든 서수혁의 총알이 쇄도했다.

“커허……!”

우리와 대화하던 스카우터.

하급 뱀파이어 기사, 권완태의 심장에 구멍이 뚫렸다.

[식재료 감별(강화)]

[신선도 최상 → 중]

녀석의 신선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무슨 짓이냐!”

“열등종 녀석들이, 감히 완태 형님을……!”

그의 뒤에 서 있던 남자들이 무기를 꺼내 들었다.

난 녀석들을 향해 식칼을 휘둘렀다.

머릿속에 들어온 ‘손질법’에 따라 숨통부터 끊어 놓을 작정이었으나.

후우웅-

녀석들의 몸이 붉은 안개처럼 변했다.

기껏 휘두른 칼은 안개 속을 휘저을 뿐

‘쯧.’

생각보다 반응이 좋네.

“제기랄. 특성을 쓰게 만들다니. 정체를 들켜 버렸잖아.”

“그딴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어서 여왕님에게 지원을 요청해야……!”

안개로 변한 녀석들이 건물 밖으로 도망치려 들었다.

하지만.

“어딜!”

전광일 상병이 ‘쿵’ 소리를 내며 바닥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레벨이 10이 넘는 ‘하급 뱀파이어 기사’였던 권완태와 달리.

저 녀석들은 ‘최하급 뱀파이어 기사.’

안개화 특성 역시 최하급인 만큼 유지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카하하!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구나!”

“컥…….”

콰직.

전광일 상병의 주먹이 한 명의 가슴을 뚫고 들어갔다.

뱀파이어의 몸을 관통한 녀석의 손에는 심장이 쥐어져 있었다.

“히, 히이익.”

“크르륵…… 친구를 잃어서 슬퍼 보이는군. 같은 곳에서 만나게 해 주지!”

광일이 녀석이 헛소리를 지껄이며 나머지 한 놈의 목을 쥐었다.

나머지 한 손이 뱀파이어의 가슴을 찌르려던 순간.

“전광일. 잠깐 정지.”

“충성!”

광기에 뒤덮여 있던 녀석이 내 명령에 즉각 행동을 멈췄다.

그 모습을 본 서수혁이 나를 보며 물었다.

“처치하지 않으십니까? 다시 안개화하면 그때는 놓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만.”

“잠깐 기다려 봐.”

난 허리춤의 전투식량 주머니에서 육포 하나를 꺼내 들었다.

이럴 때도 있을까 싶어서 만들어 놓은 게 하나 있거든.

[중급 요리사의 무기력함의 육포]

“그 녀석. 입 벌려.”

“옙.”

“머, 멈춰라. 내게 뭘 먹일 셈이냐……!”

“맛있는 거.”

광일이 녀석이 뱀파이어의 입을 벌렸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피해 안쪽에 육포를 쑤셔 넣으려 했으나.

‘잠깐. 이 녀석들. 뱀파이어라고 했지.’

철물창고를 점거하고 있던 ‘맥’은 철물밖에 먹지 않았다.

‘내가 아는 뱀파이어와 이름만 같을 뿐 다른 종족이라든가 그런 게 아니라면, 이 녀석들에게도 아마 걸맞은 요리가 필요할 텐데.’

흠.

그렇다면.

‘급조한 요리는 질이 좀 떨어지겠지만. 뭐 상관없겠지.’

나는 꺼내든 육포 위에 손목을 가져다 댄 뒤.

[독고구식]으로 그 위를 살짝 그었다.

“신 병장님!?”

“진정해, 임마.”

갑자기 삶에 미련이 없어진 건 아니고.

육포 위에 내 피가 떨어지자.

요리의 이름이 바뀌었다.

[중급 요리사의 피를 머금은 무기력함의 육포]

바로 이거지.

핏물을 흡수해 다소 촉촉해진 육포.

난 그것을 뱀파이어 녀석의 입 안에 쑤셔 넣었다.

“큭큭, 내게 피를 먹이다니. 무슨 생각을 한 건지는 몰라도 후회하게 될 것 드르렁…….”

뭐라뭐라 헛소리를 지껄이는가 싶더니.

이내 축 늘어지는 녀석.

“……신 병장님 디버프 요리. 날이 갈수록 효과가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레벨이 20이 넘으며 안 그래도 강하던 요리의 효과가 더 강해진지라.

지독한 무기력함에 지배당해 아예 잠에 빠져버린 것 같았다.

“일단 시키시는 대로 했습니다만…… 이거, 무슨 일입니까?”

늘어진 뱀파이어를 업어 든 광일이 녀석이 의아한 듯 물었다.

이 녀석은 이 녀석대로 대단하네.

내 명령에 뱀파이어 하나의 심장을 터트려 놓고도 무슨 일인지 모르다니.

“이 녀석들이 안개로 변한 것도 그렇고, 굳이 피를 섞어서 먹인 것도 그렇고.”

반면.

서수혁 상병은 냉정하게 상황을 둘러보고 말했다.

“이거 혹시. 제가 생각하는 그거 맞습니까.”

“아마도.”

“……그렇군요.”

“아니, 무슨 일이냐니까.”

답답해하는 전광일 상병에게 서수혁 상병이 말했다.

“여긴 낙원 같은 게 아니란 뜻이다. 적합한 동맹 세력은 더더욱 아니고.”

“그게 무슨…….”

“사육장이야.”

인간의 피를 통해 힘을 키우는 뱀파이어들.

녀석들이 먹이를 끌어들이고 있는 장소.

그게 바로.

이 [대규모 생존자 그룹]의 정체란 거다.

“병사들 깨우고, 차에 시동 걸어.”

“바로 복귀하는 겁니까?”

“네가 쏴죽인 녀석. 레벨도 그렇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나름 위치가 있는 놈 같거든. 이 녀석이 죽었단 게 알려지면 몇 마리가 더 덤벼들지 몰라.”

병사들을 급하게 깨운 우리는 곧바로 탄약대대로 복귀했다.

어둠 속에서 전투차량을 타고 이동하며 생각했다.

‘이 근처에서 가장 많이 생존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곳이 아마 저기겠지.’

그러나 그들은 믿을 수 있는 동맹 따위가 아니었다.

모여들고 있는 생존자들은 아마도 뱀파이어의 먹이가 되거나.

아니면 또 다른 뱀파이어가 되고 있겠지.

탄약대대라는 거점에 정착하고.

주변에 생존자들이 정착하며 사회가 만들어지고.

농부까지 합류하며 드디어 좀 살 만해졌나 싶었는데.

‘살 만해지긴 개뿔.’

우리의 머리 위에.

인간을 잡아먹을 생각으로 가득 찬 박쥐 새끼들이 있을 줄은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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