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화 암살 (1)
병문안을 끝마치고 난 뒤.
난 이번 지하행에서 얻은 마지막 보상을 정리하고 있었다.
아니, 정리라고 하기보단.
[혼재된 마력의 블랙 푸딩]
[혼재된 마력의 선지국]
요리하고 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지.
“……꿀꺽. 주인님? 언제쯤 먹으면 될까요?”
“아직 안 끝났으니까. 조금만 참아.”
“하아…….”
요리를 앞두고 달뜬 숨을 내쉬고 있는 것은 내 권속.
[밤의 귀족]이라는 종족인 아리엘라였다.
한때는 우리 부대를 전멸시키고도 남았을 세력을 일궜으나.
우리 부대에게 토벌당한 뒤 쌓아 올린 힘과 권속을 모조리 잃어버린 녀석.
지금까지는 그 상태로도 그럭저럭 쓸만했다만.
조금은 더 쓸 만해져야 하지 않겠냐.
[이상식욕자의 혼재된 마력의 피]
이 녀석들은 흡혈을 통해 힘을 키운다.
지금 내가 요리하고 있는 것은, 저 [이상식욕자]의 피.
그 엄청난 덩치만큼이나, 그림자 속에 담아 뒀던 피의 양 역시 상당했다.
여러 괴물의 마력이 뒤죽박죽으로 섞인 탓에, 질이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맛있겠다.”
마력의 절대량만큼은, 굉장히 농후했다.
사실 아리엘라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지는 꽤 되었다.
실제로 [교황]을 쓰러트렸을 때.
그 피를 요리해서 먹여 볼까 생각도 했지.
‘교황의 피는 지나치게 고급 재료니까, 실패할 가능성이 있어서 건드리지 못했지만.’
이 피는 요리하는 데 무리가 없는 수준.
내 ‘흡혈’로 인해 능력을 크게 상실한 아리엘라였다만.
그 후로도 꽤 시간이 지났다.
내 명령에 의해 전투를 벌이면서 적들의 피를 꽤 많이 먹었을 것인 데다가.
내가 직접 하루 3끼 몬스터의 피로 만든 요리를 먹었으니까.
[뱀파이어 나이트]들의 숫자와 질은 과거에 비해 모자랄 수 있다.
하지만 아리엘라 본연의 능력치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된 상태.
그리고.
이 녀석은 자기가 [남작]으로 승작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지.
그렇다면.
[코스 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테마 - 짙은 혈향]
“완성이다. 하나도 남기지 않고 먹도록.”
“잘 먹겠습니다~!”
밀도 높은 마력을 품은 이상식욕자의 피.
그 엄청난 양을, 내가 ‘전력을 다해’ 요리했다.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쌓인 피로 만든 요리들.
그 피를 국물 하나 남기지 않고 모조리 먹어 치운 결과.
[권속이 진화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진화시키겠습니까?]
“큭큭. 역시나.”
눈앞에 나타나는 문구.
내가 의도한 대로였다.
‘경험치 바가 거의 다 찼으니. 막타만 치면 될 거라고 생각했지.’
그나저나.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
“뭔가 포X몬 같네.”
“네?”
“그런 게 있어.”
문구가 조금 우습긴 하다만.
포X몬에서 진화를 하지 않는 경우는…….
귀여운 모습을 유지하고 싶은 게 대부분이었다던가?
슬쩍 시선을 돌려 내 권속을 바라봤다.
신나게 먹고는 배가 부른 듯 늘어져 있는 여자가 보였다.
‘……딱히 지금도 귀엽진 않군.’
진화를 막을 이유는 없어 보이니.
시스템 창을 클릭해 곧바로 진화를 승인했다.
그러자.
[당신의 권속이 다음 단계로 나아갑니다.]
그 순간.
파악!!!
배부른 식사를 마치고 나른하게 늘어져 있던 뱀파이어.
그 몸에서, 검은 그림자가 폭발하듯 퍼져 나왔다.
* * *
고오오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세상 나른하게 누워있던 아리엘라.
그녀의 몸을 중심으로 검은 그림자가 퍼져 나간다.
끊임없이 넓어지며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그림자.
그 그림자들이 방 전체를 뒤덮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뭐야, 이건.”
불과 몇 초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상가 건물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어둠으로 뒤덮인 정체 모를 공간이었다.
‘[그림자 장막]이랑 비슷한가……?’
마치 우주에 내던져진 것 같은 기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속.
스륵…….
그 공간의 중심부.
붉은색으로 불길하게 빛나는 보석 같은 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니.
‘보석이 아니군.’
내 권속.
아리엘라의 핏빛 눈동자.
그것만이 이 어두운 공간의 한 가운데서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권속으로 삼게 된 뒤.
내게 저항할 수 없다는 시스템 메시지도 있었기에 꽤 편하게 다뤘다.
꽤 쓸 만하기도 했다.
본래 성격이 그런 것인지, 요즘은 본인도 꽤 편해 보였지.
그런 모습을 보다 보면…….
무심코 까먹어 버리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저 모습을 보고 나서야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는 것.
‘이계의 괴물이라…….’
[전투력 측정기]에 따르면, 이 녀석의 잠재력은 ‘파란색’
내가 지금껏 만나본 괴물들 중에서도 최고위에 해당한다.
배부르게 늘어져 있던 푼수 같은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어두운 공간의 한 가운데 선 채.
타오르는 눈동자로 멍하니 나를 응시할 뿐.
‘이 모습도, 괴물들이 가진 잠재력의 편린에 불과하겠지.’
이윽고.
사방으로 퍼져나간 검은 그림자가, 핏빛으로 물든다.
공간 전체가 검붉은 색의 끈적한 피로 채워지고.
다시금.
그녀의 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권속의 잠재력이 한 단계 해방됩니다.]
[카르슈타인 혈족의 준남작 -> 카르슈타인 혈족의 남작]
[소유중인 권속 (1)]
[아리엘라 카르슈타인]
[종족 - 뱀파이어]
[카르슈타인 혈족의 남작]
[강철 군단의 친위대장]
[혈족으로서의 서열은 여전히 낮으나, 그 잠재력이 일부 해방되었습니다.]
[여전히 말석에 불과하다고는 하나, 같은 귀족이 면전에 대고 욕하는 일은 없을 것 같네요!]
[권속을 소중하게 대하고, 키워 보세요!]
[당신의 보조에 따라 더욱 높은 경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방을 가득 메웠던 핏빛 그림자가 모두 사라진 뒤.
방은 다시금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 방 한가운데.
“후후…… 후후훗!”
기분 좋게 웃고 있는 녀석.
겉모습에 큰 변화는 없었다.
“정말이지, 최고의 만찬이었나이다. 나의 주인이시여.”
“그러냐.”
하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는 변화는 있었다.
각성자로서의 감각이 말한다.
‘권속 관계가 아니었다면…….’
나 따위는 순식간에 죽일 수 있을 괴물.
“그만 웃어라. 정들라.”
“후후…… 네?”
“밥 다 먹었으면 일하자.”
하지만, 뭐…….
딱히 상관없겠지.
“응? 언제까지 쉬려고 그러고 있어.”
“아, 넵. 죄송합니다.”
권속이 아니었다면, 나 따위는 순식간에 죽였을 괴물이라고?
그럼 뭐 어쩔 건데.
‘지금 권속이잖아?’
XX였다면~ 따위의 가정 섞인 변명 따위.
군대에서는 씨알도 안 통한다.
“큼! 그럼 그…… 잃어버린 권속들도 채울 겸, 재활용할 쓰레기들을 찾으러 가볼게요.”
“오냐. 보는 눈 없다고 중간에 놀지 말고.”
“넵.”
이번 전투에서 안 그래도 줄어든 권속을 더 잃었다.
살아남은 권속들은 이전보다 강해졌겠지만.
“아. 그러고 보니.”
“응?”
“이번에 남작이 되면서 권속의 능력도 좀 더 다양해질 것 같아요.”
“오?”
쓰레기들을 잡아다가 뱀파이어로 만들 수 있는 건 좋은데.
문제는 그 뱀파이어들의 직업이 [뱀파이어 나이트] 하나로 고정되는 것.
“일족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권속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래 봐야 미약한 수준이지만.”
“오?”
이제는 아니란 거다.
과거에 싸웠던 괴물이라는 이유로 대놓고 쓰기는 힘들지만.
그녀의 뱀파이어들은 조건만 충족되면 매우 강력한 전력.
거기서 조합까지 갖춰진다는 것.
“그리고. 권속으로 삼을 수 있는 종족의 범위도 넓어졌어요.”
그뿐만이 아니라.
자신과 닮은 종족.
예를 들면 인간 정도만 권속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었던 이전과는 달리.
권속으로 삼을 수 있는 종족의 범위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
“앞으로는 쓸 만한 괴물을 목격하면 그 녀석도 권속으로 삼을까 하는데. 괜찮으실지?”
“나쁘지 않네.”
권속을 키워 보라고, 시스템 창이 그랬던가.
확실히.
키우는 맛이 쏠쏠하기는 했다.
* * *
그렇게.
성장을 마친 아리엘라가 권속을 늘리기 위해 바깥으로 나서고.
나는 부대의 업무에 복귀했다.
“기지라. 역시 가장 괜찮은 건 저 섬 아닐까 싶다만.”
“그 망한 유원지가 있다는 거기 말입니까.”
“어. 유원지 시설을 활용하면 방어시설 짓기도 용이할 것 같다고 공병들이-”
“그 부분은 좀 더 얘기해 보기로 하고…… 다음 안건은 이겁니다. 그 상인 각성자라는 사람이 제시한 거래인데-.”
부대 업무라고 해 봐야 별거 없다.
아니, 별거 있긴 한데.
‘머리 좋은 놈들이 알아서 정해 주니까.’
큰 틀을 정하는 일에는 나도 어느 정도 의견을 내는 편이다만.
이런 세세한 일로 들어가면 아무래도 복잡한 얘기가 많다.
내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될 정도로.
“크흠. 그럼 잘들 얘기해 보고. 나중에 보고해 줘.”
“들어가십니까?”
“난 밥 하러 가야지.”
그래서 내린 결정이 이거다.
잘난 놈들한테 맡기기.
부대원들이 복잡한 얘기를 하면 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다가, 밥 시간이 되면 밥하러 가면 그만이란 거다.
평범한 군생활이었으면 욕 좀 먹었을 짓이다만.
“오늘 저녁 기대하겠습니다.”
“오냐~”
다행히도 부대원들이 내 요리의 가장 큰 지지자였다.
애초에 내 직업은 요리사.
회의에 끼어서 머리 아픈 짓 하기보단, 밥하는 게 본업이다 이거지.
상가 건물에는 식당도 하나 있었다.
그곳의 시설들을 사용해 저녁 식사 준비를 마친 뒤.
“흠.”
나는 의자에 걸터앉아 잠시 멍하니 생각에 빠졌다.
슬쩍 옆을 보니.
지금은 전기가 없어 사용하지 못하는 업소용 냉장고들이 보였다.
내용물은 비어 있다고 하나, 상당한 크기와 무게를 자랑하는 대형 냉장고.
약간의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그 앞에 다가간 뒤.
그 아래에 손가락 두 개를 집어넣었다.
쿠웅…….
거대한 냉장고가 가벼운 스티로폼처럼 떠오른다.
“뭐…… 될 것 같긴 했지.”
예전이었다면 살짝 옆으로 옮기는 데에도 부대원 두셋은 붙어야 했을 대형 냉장고.
하지만 지금은 두 손가락이면 멀리 던져 버릴 수도 있을 정도였다.
‘예전이면 상상도 못 했을 힘.’
나뿐만이 아니다.
423대대 시절부터 함께 해 온 부대원들이라면 누구나 이 정도 짓은 할 수 있을 테지.
피식.
‘강해지긴 했네.’
부대를 내려온 지도 꽤 시간이 지났다.
여러 일이 많긴 했지만, 운도 따라 줬고.
……사실 실력이 없지도 않았던지라.
용케도 여기까지 강해질 수 있었구나 싶다.
내 성장은 물론.
권속이었던 아리엘라까지 성장을 마쳤으니까.
슬쩍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팝니다~.”
군단의 거점 근처에 모여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
저 멀리에는 괴물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각성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던전이 해방된 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아직도 물때가 채 빠지지 않은 도시.
그중에는 각성자들이 다가가지도 못할 정도로 위험한 장소들도 즐비하다.
하지만 지금.
꽤 많은 각성자들이 활기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잘 풀리고 있네.”
철저하게 박살 나 버린 인간들의 문명.
그게 조금씩이나마 복구되어 가고 있는 모습.
저기에 우리 영향이 적다고는 하기 힘들겠지.
조금은 뿌듯함을 느껴도 되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그걸 긍정하는 듯.
띠링.
익숙한 알림음이 귓가에 울렸다.
[ROK.17 지역의 영토, ‘대도시 (2)’의 지배권을 손에 넣었습니다.]
[영토의 지배권이 유지되는 동안, 추가적인 ‘점령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길드의 점령지가 확장되었습니다!]
[선정 가능한 간부의 인원이 ‘1’ 늘어납니다.]
기대하지도 않고 있던 문구.
“……벌써?”
인제군 때와는 경우가 달랐다.
머무른 시간도 훨씬 모자라다.
우리는 아직 춘천시의 이곳저곳에 들른 것도 아니다.
춘천시의 도심 근처에 생긴 던전.
그 던전을 토벌하고, 반쯤 무너진 도시에 자리를 잡았을 뿐.
‘왜 벌써 점령에 성공한 거지?’
어째서 벌써 점령에 성공한 것일까.
이유를 잠깐 생각해본 결과.
추측할 수 있는 결론은 하나였다.
“……다른 사람들 때문이구나.”
[산맥]을 점령했을 때도, 사실 우리가 산맥 전체를 지배할 정도의 세력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그곳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이번에도 마찬가지.
점령전의 기준이 영향력이라고 한다면.
‘식량은 물론, 거래에 필요한 재화까지…… 모두 우리 길드의 영향 아래 들어와 버렸지.’
던전에서 풀려나온 수많은 각성자들.
그중에 우리 부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기대도 안 했는데. 개꿀이잖아?”
[길드 – 강철 군단]
[지배 영토 목록]
[ROK.17]
[산맥 - 3%]
[소도시 (3) - 3%]
[대도시 (2) - 6%]
춘천시의 점령전 비중은 6%.
다른 두 점령지를 합한 것과 같은 수치였다.
“우여곡절이 많긴 했다만. ……잘하고 있다는 거겠지.”
전역하고 뭐 할까 고민이나 하던 말년 병장 주제에.
여기까지 잘도 왔구나 싶다.
그리고 일단 여기까지 온 이상.
멈출 생각은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잘 헤쳐 나가다 보면…… 언젠가.
‘과거의 문명을 완벽하게 재건할 수 있을지도 몰라.’
뭐.
거기까지 가려면 아직 한참은 더 고생을 해야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던 찰나.
띠링.
“응?”
익숙한 알림음이 울린다.
무슨 일인가 싶어 정면을 바라보자.
[무당 : 영준아.]
길드 메시지.
거기서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단어가 하나 보였다.
‘무당.’
지금은 423대대를 지키고 있는 [천문관]이자.
나와 함께 우리 부대의 단 둘뿐인 최고참 병사.
박태준 병장이었다.
[셰프 : 무슨 일이야?]
사실.
녀석과 연락이 뜸해진 지 꽤 시간이 지났다.
조금 걱정되기도 했다만…….
군 생활 당시.
우리 기수에서 가장 에이스로 손꼽히던 건, 내가 아닌 저 태준이 녀석이었다.
어떤 문제가 생긴 건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태준이는 내가 굳이 끼어들지 않아도 어지간한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을 가진 녀석.
그렇기에 그저 믿고 기다리기로 했었다.
‘이제야 그 문제가 해결된 건가?’
메시지를 보내온 것을 보면.
그 문제란 걸 해결한 게 아닐까 싶었으나…….
[무당 : 미안하다.]
……어?
[셰프 : 뭐야. 불안하게.]
[무당 : 나름 막아 보려고 고군분투 해 봤다만 결국 시간 끌기가 한계였다. 뚫렸어.]
아무래도 그건 아닌 모양.
[셰프 : 뚫리다니.]
[무당 : 방어를 굳혀라.]
[셰프 : 그러니까. 아까부터 무슨 말…….]
[무당 :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갑작스러운 연락과 메시지.
그 내용에 당황하며 답장을 하던 중.
어디선가.
인기척 같은 것이 느껴졌다.
‘……?’
눈앞은 아니었고.
등 뒤도 아니다.
[무당 : 몬스터 웨이브가 올 거다.]
박태준 병장의 메시지가 시야를 가렸으나.
그 내용을 확인할 틈 따위는 없었다.
‘머리 위……!’
정체 모를 인기척의 정체.
날카로운 칼날이, 내 정수리를 노리고 쇄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