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계의 취사병-173화 (173/227)

173화 겨울나기 (2)

“김 중위…….”

“군단의 지배자.”

이쪽에는 들리지 않을 거라 생각한 것일까.

식은땀을 흘리면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이들.

꿀꺽.

김 중위의 등장에 어지간히 긴장한 듯.

마른 침을 삼키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김 중위의 뒤에 서 있던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김 중위 저 양반도…… 시간 갈수록 허우대가 더 그럴싸해진단 말이지.’

어찌 됐든 간에, 우리 길드는 적어도 이 인근에서는 가장 강한 세력을 자랑한다.

각성자의 숫자로만 따지면 오히려 저들이 더 많을 수도 있지만.

여러 군부대에서 노획한 뒤, 공병들의 개조까지 거친 군용 물품들.

거대한 요새와, 그 요새에 귀속된 강력한 용아병들.

그리고, 한 명 한 명이 초월적인 강함을 자랑하는 부대.

“저를 보자고 한 이유를 듣고 싶군요. 아시다시피 지금 좀 바쁜 시점인지라.”

김현석 중위는, 적어도 외부에서 봤을 때.

그런 강력한 세력의 유일한 지배자였다.

‘실제로는 내 명령이나 듣는 바지사장이지만.’

시간이 꽤나 지난 지금.

김 중위도 바지사장 역할에 상당히 적응이 된 듯.

최근에는 조금씩 하는 짓에 위엄 같은 게 서리기 시작한 느낌이 들었다.

레벨이 올라 [중급 지휘관]으로 전직한 것도 그 이유 중에 하나겠지.

“누, 누가 좀 나서 보쇼.”

“아, 크흠.”

그 존재감에 압도되어 있던 사람들.

그중 한 명이 앞으로 나와 긴장이 역력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우리는, 군단에 가입을 요청드리고자-”

그가 꺼낸 말은.

나와 다른 병사들이 예상하고 있던 것과 100% 일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 역시 마련되어 있는 상태.

“미안하지만, 그건 좀 힘들 것 같군요.”

“……!”

상대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말을 끊는 김 중위.

“그, 그게 무슨.”

“앞으로 한동안은 병사를 쉽게 늘릴 생각이 없습니다.”

최근.

거듭된 전투를 통해 성장한 부대원들을 보면서, 확신하게 된 사실이 하나 있었다.

‘무턱대고 숫자만 늘리는 건, 군단에 득이 되지 않는다.’

각성자들의 수준은 숫자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한 명 한 명의 강함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

고 레벨에, 강력한 특성과 직업.

제대로 된 무장을 걸친 각성자는 평범한 각성자들의 몇 배의 일을 해낼 수도 있다.

‘광일이 같은 녀석이 그 예시겠지.’

지금까지는 무턱대고 숫자를 늘려 왔지만.

그 방식을 유지하다 보면, 언젠가.

지나치게 숫자가 많아져 버리는 순간이 온다.

‘그때가 된다면. 병사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완벽하게 지원하는 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

그렇기에.

겨울을 맞이한 지금, 우리는 한 가지 결정을 내렸다.

‘부대의 정예화.’

이제부터는 어중이떠중이들은 군단에 발을 들이밀지 못한다.

충분한 자격을 증명한 이들만이, 우리 길드에 가입할 수 있게 되겠지.

사실 정예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그걸 가능하게 할 만한 계기가 없었다.

‘그 계기가 되어 준 것이, 길드원들이 익히고 있는 무예.’

그 강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걸 나눠 줄 수 있는 것은 [묘양사]가 아니면 우리 군단뿐.

게다가, 열화된 무예만을 전수하는 묘양사와 달리.

우리 군단은 개개인에게 적합한 고급 무예를 전수해 준다.

‘이건, 충분히 특권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힘이야.’

정예화를 하기 위해서는.

남들이 군단에 꼭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도록 만들어야 하니까.

군단원들에게만 주어지는 특혜는 그전에도 많았지만.

이 무예가 그 대표가 되겠지.

어차피 영역의 방어는 용아병이 담당한다.

숫자를 늘리기보단.

능력과 인성이 검증된 이들만을 수용하는 게 낫다는 판단.

“그, 그럴 수가. 예전엔 안 그랬잖소.”

“그때 들어오신 분들은 지금도 든든한 병사로서 저희와 함께하고 있지요. 하지만 시간이 많이 지났지 않습니까? 저희 사정도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정 가입을 원하신다면 면접을 볼 수는 있겠습니다만…… 제 생각에, 통과할 수 있을 만한 분은 많지 않을 것 같군요.”

김 중위의 말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 절망하는 기색이 서렸다.

‘줄을 타려면 빨리 탔어야지.’

가입을 받던 시기가 짧았던 것도 아니고.

버스는 이미 지나가 버린 셈이다.

“그전에 저희와 함께 싸웠던 분들이라면 고민이라도 해 보겠습니다만…… 보아하니 그런 것 같지도 않군요. 일단 묻겠습니다만.”

김 중위의 시선이 사람들의 얼굴을 둘러보았다.

우리와 어떠한 우호 관계도 없는 이들.

우리를 도와 전투에서 활약해 준 이들이었다면 고민했겠지만, 이들은 아니다.

“갑자기 왜 부대에 합류하고 싶어 하시는 겁니까.”

“……그게.”

그 말에.

뒤에 있던 남자 하나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저희 그룹들은, 그룹 내에 빙결 계열의 마법사가 한 명씩은 있습니다.”

“흐음?”

“아마 군단의 안에도 비슷한 마법사들이 있겠죠. 장담하건대, 그들도 아마 전부 같은 것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뭘 말입니까.”

“빙결 계열의 직업을 각성한 이들이 가지는 특성, 냉기 친화……. 이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 알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다더군요.”

남자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이번 겨울은…… 엄청나게 추울 거라고.”

확실히.

부대의 냉기 계열 마법사들이, 비슷한 말을 한 것 같기도 하다.

‘못해도 100년 이내에 이만한 추위는 없었을 정도가 아닐까, 라고 했지.’

엄청난 한파라.

우리 부대야 어지간한 한파라도 버텨 낼 준비가 되어 있다만.

“그 정도 추위에서, 저희는 살아남기 힘듭니다.”

“특히 여기는요. 아시잖습니까. 한참 저 물의 벽에 갇혀 있었던 거. 그때 괴물 놈들이 나무들도 전부 먹어 치운 건지, 땔감 하나 찾기 힘듭니다.”

“화염 계열의 마법사가 있는 그룹은 그나마 사정이 나을 테지만, 그것도 땔감 없이 24시간 불길을 유지하긴 힘들고요.”

김 중위는 대충 상황을 파악했다는 듯.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그래서 우리 부대에 합류하고자 했다는 거군요.”

다만.

별다른 감흥은 없다는 듯한 태도의 김 중위.

그 모습을 본 상대 중 한 명이 화를 참지 못한 듯 입을 열었다.

“군인이라는 사람들이…… 민간인들을 죽게 내버려 둘 생각입니까?”

“과, 곽 씨!”

그 말에.

“……허.”

김 중위는 옅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추위가 걱정이라고 하셨습니다만.”

“……예.”

“이거 좀 이상한 얘기 아닙니까? 원래라면 겨울이 찾아올 때 가장 먼저 걱정해야 할 건, 추위가 아니라 식량일 텐데.”

“…….”

“지금 당신들이 먹을 것 걱정은 안 해도 되는 이유. 뭡니까.”

우리 부대…….

정확히 말하면, 내 덕분이다.

저들로서는 처리 불가능인 괴물의 시체들.

그걸 내가 가공해서 훌륭한 한 끼 식사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

“대답이 없는 걸 보니, 말하기 싫으신가 보군요.”

“…….”

“뭐, 그건 넘어갑시다. 그래. 추위가 문제시라고? 그럼 다른 지역으로 떠나십시오.”

“다른 지역이라니.”

“땔감이 없어서 문제인 건 이 도시만의 문제 아닙니까. 저기 홍천군이라든가. 그런 쪽에 정착하면 땔감 삼을 나무는 많을 테지. 실제로 양구군에 있는 대형 길드 하나는 거기에 자리 잡아서 잘 먹고 삽니다. 유일한 걱정이 식량이었는데, 그건 우리가 해결해 줬고.”

그 말에.

위축되어 있던 상대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거긴 몬스터가 너무…….”

“확실히 이 인근에는 몬스터가 없지. 한때는 넘쳐 났던 그 몬스터들. 누가 정리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도 주변을 돌아다니는 용아병들.

용아병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영역을 토벌한 덕분에 만들어진 안전 지역이다.

“우리는 전력을 다해 군인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불만이 있을 수는 있으나. 그 사실 자체를 무시하지는 마십시오. 혹시 압니까? 그 말에 기분이 상한 우리가 그 의무를 저버리기를 선택할지.”

“의, 의무를 저버리겠다는 말입니까!?”

“만약에 그럴 경우, 입니다.”

그 말에 조금은 안도하는 이들.

하지만 김 중위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금은 저희의 행동을 강제하는 존재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군인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하는 건, 정말 우리가 군인이었기 때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의무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그 의무를 포기할 수도 있는 입장이라는 것.

“그, 그런.”

“그러니…… 저희의 영역에서 안전을 누리고 싶다면, 그냥 얌전히 지내십시오..”

“……아, 알겠소.”

그가 뒤로 빠지자.

뒤에 있던 다른 이들이 ‘그러게 나대지 좀 말라니까……!’라며 그를 질타했다.

“할 얘기는 그게 끝입니까?”

김 중위가 분노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자.

모여 있던 각성자들의 리더 사이에 긴장감이 돌았다.

잠시 뒤.

“그…….”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다른 한 명의 각성자가 앞으로 나섰다.

“사실, 부대에 합류시켜 주실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라고는 생각했소만.”

“음?”

“혹시 거절당할 경우에는 다른 제안을 드리려고 했소. 곽 씨가 갑자기 끼어들어서, 말할 타이밍을 놓쳐 버렸지만.”

“과연. 차선책이 있으시다는 거군요.”

“그렇소. 앞으로 몰려올 추위…… 해결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서.”

“……?”

그 말에는 김 중위도 놀라 눈을 크게 떴다.

“해결법이라니? 진심입니까?”

“다만. 우리로서는 불가능하오. 그래서…… 군단의 도움을 좀 받고 싶은데.”

“일단 어떤 일인지 들어 보고 싶습니다만.”

그 남자가 꺼낸 말은.

뒤에서 듣고 있던 내게도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전기를 복구하는 겁니다.”

“…….”

그 말에.

김 중위는 물론, 듣고 있던 모든 병사들.

심지어 저쪽의 다른 각성자들조차 어이가 없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

‘그게 되겠냐?’

멸망의 날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끊어져 버린 전기.

그나마 전기를 얻으려면 발전기를 돌려야 하는데.

발전기를 돌리기 위한 기름은 지금 세상에서 식량 다음으로 귀한 자원이다.

우리 부대조차 아끼고 아껴야 할 정도로 귀한 것이라.

부대 주변의 조명을 켜는 역할조차 마법사들에게 맡길 정도.

기름은 오로지 전차를 동원해야만 하는 전투에서만 사용한다.

그런데, 전기를 복구해서 겨울을 나자니.

말도 안 되는 소리-

“자, 잠깐.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 잘 알고 있소. 하지만 일단 들어 보시오.”

“뭡니까? 미리 말씀드립니다만. 어디 주유소 하나 털어서 나오는 기름 정도로는 턱도 없을 텐데요.”

“그건, 이쪽이 자세히 설명할 겁니다. 전 씨!”

그 뒤에서, 다른 한 남자가 앞으로 나섰다.

“우리 그룹의 몇 안 되는 마법사요.”

“전기혁이라고 합니다. 직업은 마법사…… 정확히 말하면.”

그가 손을 내밀자.

파지직.

그 위에 작은 스파크가 일었다.

‘전기 마법사?’

민재 형과 같은 직업이다.

“보다시피, 전기 계열의 마법사입니다.”

“그게 뭐 어쨌단 겁니까?”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각성자들의 직업은 그 사람의 적성이나, 이전의 직업 같은 것과 연관이 있죠. 중요한 건 제가 전기 마법사라는 직업을 얻게 된 경위입니다만.”

무슨 얘기를 하려고 저렇게 빌드업을 까는 건지.

심드렁한 태도로 보고 있었으나.

“제가 발전소 직원이었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

다음에 나온 말은.

우리를 조금 놀라게 하기 충분한 것이었다.

발전소 직원이었다니.

그건 설마.

“이 근처에 원자력 발전소라도-”

“원자력은 아닙니다. 애초에 원자력 발전소였다면 도움을 요청한다고 해도 저 혼자 재가동하는 건 불가능할 거고요.”

“그럼?”

“태양입니다. 혹시 지도 있으십니까?”

부대에서 사용하는 군사 지도를 가져다주자.

그가 춘천시의 한가운데를 가리켰다.

“여기가 춘천시고. 여기 보면 강이 있죠. 군단의 저 거대한 요새가 자리 잡은 곳도 저 강이고…….”

“우리 요새가 있는 곳이니, 그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얘기가 빠르겠군요. 아시겠지만, 여기에는 세 개의 섬이 더 존재합니다.”

섬이 있다는 것 자체는 알고 있었다.

그중 하나는 꽤나 유명한 테마파크가 지어져 있었던 거로 기억한다.

언젠가 공병들을 통해 다리를 연결.

그곳까지 우리 부대의 영역으로 삼을 생각이었다만.

“우리도 아직 건드리지 못한 곳이로군.”

지난번 던전 시절.

던전의 영역 외곽에는, 강철조차 순식간에 두 동강 내는 강력한 폭포가 흘렀다.

그 폭포로 인해, 섬으로 이어지던 다리들은 모두 박살이 나 버린 상태.

그쪽으로 넘어가려면 필연적으로 배를 만들든가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럴 만한 여유가 없어서, 그쪽으로 진출하는 일은 꽤나 뒤로 미뤄진 상태였다.

당장 급하게 그 섬들을 건드릴 이유도 없었기에 무시하고 있었다만.

“여기 이 섬이 태양광 발전소입니다.”

관심도 없던 그곳이.

전기를 만들어 내는 발전소였다는 것.

“우리더러 그 발전소를 탈환해 달라는 겁니까.”

“분명 저곳에도 괴물들이 있을 텐데. 배 같은 것도 없는 저희로서는 저 섬에 충분한 사람들을 보내기가 힘들거든요.”

“탈환이라.”

김 중위가 고민에 빠지자.

기혁이 다급하게 말했다.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 섬들은 그 물의 영역에도 들어가 있지 않았습니다. 저 안에 있는 괴물들이 어떤 깽판을 쳐 놨을지는 모르지만…… 시설은 멀쩡할 확률이 높아요. 무려 2,000여 가구에 전력을 담당할 수 있을 정도였던 발전소의 시설이!”

“흐음.”

“시설의 태양광 패널 중 절반 정도만 제대로 작동해도, 이 근처에 정착한 사람들 대다수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하루 종일은 물론 불가능하겠지만. 가장 추위가 극대화되는 밤만 넘길 수 있게 되도 큰 의미가……!”

많은 사람이 죽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숫자는 과거에 비하면 결코 많지 않은 상태.

만약 그 발전소가 정말 온전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면.

그곳의 전력을 재가동시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겠지.

‘전기를 얻을 수 있게 된다면…… 우리에게도 나쁜 일은 아니지.’

우리야 [비마나]도 있고, 어지간한 일들은 마법사들이 대체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있어서 나쁠 건 없으니까.

마침 부대도 외부 활동을 줄이고 있는지라, 병력의 여유는 넘쳐나는 참.

‘이거. 합시다.’

끄덕.

나는 김 중위를 바라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OK 사인을 분명히 봤음에도 불구.

“으음.”

김 중위는.

탐탁지 않다는 듯 침음성을 흘렸다.

“뭐,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라도.”

“아니. 그냥 별거 아닌 이유입니다. 우리에게 부탁한다는 건, 생존자 여러분들만으로는 토벌하기 힘들 정도의 괴물들이 저 안에 있다는 거겠죠.”

“그건, 저희도 아직 섬으로 들어가진 못해서 알 수는 없습니다만.”

“그럼 더 최악이로군요. 정체조차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적이라.”

턱을 쓰다듬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투로 입을 여는 김 중위.

“우리 병사들이 토벌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모를까. 위험한 전장에 병사들을 내몰고 싶지는 않아서 말입니다.”

……이 양반.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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