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화 절름발이를 걷게 하시고.
이 녀석이 나를 이곳에 부른 이유.
이제야 알 것 같다.
적들의 수작질은 어차피 막지 못한다.
하지만.
그 수작로 인한 결과를 가장 효율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박태준 병장의 능력을 키움으로써.
주변에 풀려난 괴물들을 파악하는 것.
‘내 요리를 먹기 위해 이곳으로 날 부른 거다.’
내 요리가 가져다줄.
막강한 버프를 노리고서.
* * *
한시가 급한 상황.
나는 곧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여기도 꽤 오랜만이네.”
식당 문을 열면서.
솔직히 조금은 걱정했다.
‘부대를 떠난 지 몇 달이 지났으니까.’
이곳에 남아 있던 녀석들은 비축 식량만을 먹으며 버텨 왔을 터.
취사장 역시 사용하지 않은 지 오래겠지.
당연히 상태가 좋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뭐야. 왜 멀쩡하냐 이거?”
의외로.
식당의 상태는 매우 온전했다.
한바탕 청소를 해야 할 거라 생각했던 나다.
그 모습에 조금 의아했으나.
“말했잖냐. 네가 올 건 알고 있었다고.”
“아아.”
휠체어를 타고 온 남자.
박태준 병장이 식당 안을 보며 말했다.
“취사병이 온다는데 식당은 미리 치워 놔야겠지.”
과연.
내 방문을 예상하고, 식당을 관리해 둔 상태였다는 것.
그나저나.
식당의 요리 도구들을 체크하면서 생각했다.
‘쓰읍. 조금 괘씸한데.’
일단은 이 녀석의 노림수대로.
요리를 하러 오긴 했다만.
‘어느 정도는 미리 알려 줄 수는 있는 거 아니었나?’
간만에 친구 얼굴이나 보러 왔는데.
갑자기 우리 부대가 위험한 상황이라니.
‘솔직히 조금 당황스러웠지.’
식당을 굳이 관리했다는 것을 보면.
적어도 태준이 녀석은 며칠 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터.
그런데도 굳이 지금까지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다.
그야 뭐.
숨긴 이유가 없지는 않겠지.
‘천기누설이라고 하나?’
그런 내용은 미리 알려 주면 안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던가.
무당들이 묘하게 에둘러 말하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하니까.
태준이 녀석은 생각이 깊은 놈인 만큼.
이유가 있기는 할 거다.
있기는 할 텐데…….
‘그렇다고 괘씸한 게 사라지는 건 아니란 말이지?’
씨익.
“이번 요리는…… 전력을 다해서 만들어 주지.”
이 부분은 좀 갚아 줘야겠다.
“그건 기대되는걸. 네 요리를 먹게 되는 건 오랜만이니까.”
“충분히 기대해도 될 거야. 내가 전력을 다한 요리를 먹어 본 사람은…… 얼마 없거든.”
내가 하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른 채.
기대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박태준 병장.
“전력을 다해서……?”
함께 식당에 와 있던 병사들.
그중 한 명이 흠칫하며 중얼거렸다.
“응? 왜 그래?”
“아니, 그게. 어.”
그 병사의 얼굴을 보자.
어딘가 익숙했다.
내 호위를 겸해서 나와 함께 온 병사이자, 마법사.
그중에서도 분명.
‘전기 계열 마법사.’
앞서 말했듯.
내가 전력을 다해 만든 요리를 먹어 본 녀석은 많지 않다만.
‘이 녀석 분명…… [다스무르]에서 내 전력을 다한 요리를 먹어 본 적이 있는 애잖아?’
다스무르.
그 던전을 클리어하기 위해.
전투에 참여하기 애매해진 마법사들을 한자리에 모아 ‘전력을 다한 요리’를 먹인 적이 있었다.
마법사들의 마력을 엄청나게 증폭시키고.
그 마력을 이민재 병장에게 몰빵한 뒤.
엄청난 위력의 번개를 던전 중앙에 꽂아 버렸지.
덕분에 보스 몬스터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준 것은 물론.
던전 공략까지 성공시킬 수 있었다.
즉.
이 녀석은…….
“전력을 다한 요리라니. 그, 그런 요리를 박태준 병장님한테 줘도 되는 건지…….”
“뭐야, 내가 식사 대접받는다니까 부러워하는 거냐?”
“아뇨, 그게, 하.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내 전력을 다한 요리를 먹어 본 사람이라는 것.
그게 어떤 의미인지.
대충이나마 알고 있다는 거다.
“그러니까…… 어.”
뭐라고 설명하려는 녀석.
나는 녀석을 보고.
‘쉬잇.’
‘아.’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자 내 눈치를 본 듯.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뭐야? 싱거운 녀석이네.”
조용히 뒤로 물러나는 녀석.
어차피 위급 상황이니까.
전력을 다한 요리를 먹여야 하는 건 변함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자기가 어떤 꼴이 될지.
미리 알려 주는 것도 재미없을 것 같거든.
‘자 그럼…….’
요리를 시작해 볼까.
안 그래도 요리를 해 줄 생각이긴 했으니까.
나름대로 엄선한 재료들을 그림자 속에 넣어 온 상태.
틱틱틱틱틱…….
화구에 불을 켜고.
그 위에 물을 얹힌 냄비를 올리며.
슬쩍.
내 손님이 될 태준이 녀석을 바라보았다.
‘저 녀석…… 휠체어 타는 거. 엄청나게 익숙해져 버렸구만.’
부대의 도로는 관리가 잘되지 않아 꽤나 험한 편.
그런 곳에서 저렇게 자연스럽게 휠체어를 놀린다는 것.
평범한 부대원이었을 시절이라면 꿈도 꾸지 못했겠지.
대대치고는 꽤나 규모가 작은 우리 부대.
그 부대에서 우리 기수는 나와 저 녀석뿐이었다.
내 유일한 동기.
군부대의 문화상, 각 기수에는 가장 군생활을 잘한 병사.
일명, 에이스가 한 명씩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부대원들 사이에서 우리 기수의 에이스 취급을 받던 것은.
‘내가 아닌 바로 저 녀석.’
박태준 병장이었다.
‘일 잘하는 것도 잘하는 거지만, 뭐. 전반적인 능력이 뛰어났으니.’
단순히 일만 잘한 게 아니다.
축구니 농구니 하는 운동도 잘하고.
성격도 원만해서 선후임 간의 관계도 좋았지.
나도 나름대로 군 생활을 못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기수의 에이스는 저 녀석이었다고 겸허하게 인정할 정도.
‘그랬던 녀석이 이제는 휠체어가 더 익숙한 신세라.’
살아남기 위해.
부대가 각성을 진행해야 한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때, 가장 큰 위험을 감수해야 했던 것이 바로
이민재 병장과 박태준 병장이었다.
‘가장 먼저 각성을 위해 나서 준 두 사람.’
그 중, 민재 형은 운이 좋았지만.
태준이 녀석은…… 운이 나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좀 더 신경 쓰지 못했지.’
글쎄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에는 나도 많이 무서웠던 거지.’
후임들을 살해해 버린 괴물이잖냐.
아무리 각성을 한 상태라고 한들.
그 녀석에게 접근하는 게 마냥 쉽지는 않았다는 거다.
‘그때, 내가 태준이 녀석 근처에 있었더라면…….’
쫄아서 뒤로 빠져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에서 각성 작업을 도왔더라면.
녀석의 다리가 저렇게 됐을 가능성도.
조금은 줄어들 수 있었겠지.
나는 당시에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느라 바빴지만.
겉모습만 그랬을 뿐.
냉정한 판단이 되는 상태는 아니었다는 것.
‘괜히 우리 기수에서 태준이 녀석이 에이스였던 게 아니지.’
나는 이렇게나 모자란 부분이 많은 녀석이니까.
하지만.
내가 비록 모자란 점이 많은 녀석일지언정.
군 생활을 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실수가 없지도 않았지만…….’
그렇게 실수를 할 때마다.
‘수습은 또 잘한 편이었거든.’
내가 저지른 실수는 꼭 내 손으로 해결했다.
지금까지 그래 왔고.
‘이번 일 역시 마찬가지.’
그렇게.
달궈진 팬 위로 재료를 쏟아부었다.
* * *
“……이거 원래 이렇게 양이 많은 거냐?”
“지극히 정상이다.”
요리의 양이 늘어 가기 시작하자.
이게 맞나 싶은 시선으로 보는 녀석.
그러거나 말거나.
“그동안 이 부대에 틀어박혀서 고생했잖냐.”
그동안 못 먹인 거.
한 번에 먹인다는 생각으로 요리를 하다 보니, 양이 꽤나 많아져 버렸다.
다리를 다친 상태임에도 불구.
이 척박한 산맥 구석에 처박힌 채.
우리 부대를 위해 헌신해 온 녀석이다.
‘이 녀석만이 아니라, 다른 레이더반의 병사들 역시 마찬가지.’
이번 기회에.
아주 제대로 챙겨 줄 생각이거든.
이번 요리에 사용한 재료들은 간단했다.
[녹색갈기 대주술사의 오른 다리]
나를 공격했던 어둠의 정령.
그 정령을 이루고 있던 파편.
‘녹색갈기 대주술사.’
녹색갈기 부족의 주술사들만 해도 상당한 강적들이었다.
그런데 대주술사라니.
그런 녀석들의 정점에 서 있던 괴물이라는 뜻 아니겠냐.
‘태준이 녀석은 주술사들과 영적인 영역에서 다퉜다고 했으니.’
이 녀석의 고기라면.
박태준 병장의 영적 능력을 크게 키워 줄 수 있겠지.
다만 아쉽게도.
영적인 능력을 가진 괴물은 그렇게 흔하지 않았다.
[작은뿌리 고블린 주술사의 왼 다리]
기껏해야 인제군청에 자리 잡고 있던 이 녀석.
고블린 주술사 정도.
그렇기에.
그 외의 요리는…….
‘조금 다른 종류의 것들로 채우기로 했지.’
[가벼운 발 슬레이파의 3번째 다리]
[강각의 기오르그의 딱딱한 왼 다리]
사실 원래는.
이쪽 재료가 메인이 될 예정이었다.
내 직업은 요리사다.
어쩌다 보니 요리로 이런저런 효과를 내고 있기는 하고.
덕분에…….
[치유의 요리사].
영양실조로 고생하던 사람들을 치료해 준 결과.
이런 칭호도 생겨 버렸다는 것.
‘그래 봐야 요리사긴 하지만, 뭐.’
사제나 치료사에 비하면.
치료 능력이 강하다고 하기에는 조금 문제가 많겠지.
하지만.
‘이미 시력을 잃은 사람을…… 눈 뜨게 한 적이 있단 말이지.’
정수아가 바로 그 사례.
물론, 그녀의 경우는 내 요리로 인해 눈을 떴다고 하기에는…… 글쎄.
조금 애매할 수도 있다.
‘아마도 원래부터 완전한 맹인은 아니었을 테니.’
민재 형의 추측대로라면.
정령과의 계약에서 눈에 담긴 마력을 내놓은 결과.
일시적으로 맹인이 되었을 뿐.
그렇게 잃은 마력을 내 요리로 되찾자.
눈을 뜨게 되었던 것일 확률이 높겠지.
하지만.
정수아의 눈을 치료한 뒤, 이젠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내 레벨도, 요리 실력도…… 그때와는 비교도 하기 힘들 정도로 올라와 버렸단 말이지.’
[치유의 요리사]라는 칭호도 생겼겠다.
예전부터 시도해 보고 싶었으나.
이래저래 바빠서 시도해 보지 못한 일이 하나 있었다.
슬슬.
시도해 볼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단 거지.
‘저 녀석의 다리를…… 치료한다.’
아무리 내가 대단한 요리사라고 한들.
치료사와 사제도 힘들었던 일이다.
요리를 먹었다고 박살이 난 다리를 회복시킨다니.
-띠링!
가능할 리가 없다.
아마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봐야겠지.
[주의!].
[요리사의 요리만으로는 치명적인 상처를 치유하기 어렵습니다.]
“역시나.”
시스템 역시 내가 하려는 의도를 깨달은 듯.
이렇게 경고를 보내오기 시작했잖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요리를 무를 생각은 없다.
그도 그럴게.
[그럼에도 도전하시겠습니까?]
지금의 내게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꽤나 기합 찬 힘.
“도전한다.”
[‘2’의 신력만큼 불가능을 가능케 합니다.]
치트가 있거든.
* * *
[코스 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렇게.
요리가 완성되었다.
“……상다리 부러지겠군, 그래.”
“한창 젊은 군인이잖냐. 이 정도는 먹어 줘야지 않겠어?”
“참나. 무슨 할머니도 아니고.”
한 명이 먹기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상차림.
그 모습을 본 태준이 녀석은 헛웃음을 지으면서도.
그 요리에 젓가락을 가져다 대려 했으나…….
멈칫.
그 손이.
순간 정지했다.
“……뭔가.”
“응? 왜 그래.”
“이걸 먹으면 엄청난 고생을 하게 될 것 같다는 직감이 드는데.”
“……푸흡.”
과연.
괜히 무당이 아니란 건가.
‘감이 좋네.’
하지만.
우리 부대의 취사병은 나다.
부대원의 편식, 결식은 용서할 수 없거든.
“너도 알잖아? 어차피 먹어야 한다는 거.”
“무슨 이상한 짓을 해 놓은 건 아니겠지?”
“설마. 맛도, 효과도 최고 수준일 거라고 보장하지.”
“……그래. 요리로 장난칠 녀석은 아니니까. 믿어도 되겠지.”
[전쟁 요리사가 정성을 다해 만든 코스 요리입니다.]
[특정인을 위해 만들어진 요리로 해당 인물이 요리를 섭취할 경우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특정인을 대상으로 만든.
정성을 다한.
코스 요리.
‘내 요리에 붙을 수 있는 효과 향상과 관련된 문구는…… 죄다 붙였다.’
말 그대로.
내가 전력을 다해 만든 요리라는 것.
[테마 - ‘별에 가까이’]
그렇게.
녀석의 입에 식사가 들어가고…….
“……이 맛은, 대체!”
[무당]이라는 직업 탓일까.
묘하게 신기한 분위기를 풍기게 됐던 녀석이.
쩝쩝…….
후루룩…….
게걸스럽게 식사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걸로 충분했다.
“커허……!”
맛있는 식사를 마친 박태준 병장.
녀석이 고통에 몸을 비틀기 시작한다.
“박태준 병장님!”
“이, 이게 무슨!”
그 모습을 본 병사들이 당황하며 태준이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잘 먹던 녀석이 갑자기 온몸을 비트는 모습.
그야 당황스러울 만도 하지.
“……이렇게 될 줄 알았지 말입니다.”
단 한 명.
내가 전력을 다한 요리를 겪어 본 번개 마법사만이.
그때의 고통을 떠올리는 듯 이마를 매만지고 있었다.
‘내가 전력을 다한 요리를 먹으면…… 다들 되게 고통스러워하더라고.’
하지만…….
그 고통의 이유를 생각하면 그게 썩 나쁜 것도 아니거든.
‘지나치게 효과가 좋아서 몸이 감당하지 못해 생기는 고통.’
그렇다면.
태준이 녀석이 고통스러워하는 저 모습은.
상처가 낫는 과정에서의 고통이라도 봐도 되겠지.
내가 만든 코스 요리.
‘별에 가까이.’
그 효과는…….
지독히 간단한 것이었으니까.
[특정 인물, ‘박태준 병장’이 시식 시, 영적 능력이 크게 향상됩니다.]
[특정 인물, ‘박태준 병장’이 시식 시, 특정 신체 부위에 재생력 증가 효과가 적용됩니다.]
녀석의 능력의 강화.
그리고 다리의 회복.
‘이긴 한데…….’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이 요리 한 번으로 녀석의 다리가 치료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한다.
‘나도 양심은 있거든.’
그래서.
데려온 병사가 한 명 있었다.
지금 박태준 병장에게 달려가 용태를 살피고 있는 병사.
‘얼마 전에 새로 들어온 의무병.’
우리 부대도 새로운 인원들이 많이 늘어난 바.
의무병도 사의준 일병뿐만은 아니게 됐거든.
‘내 요리로 회복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고…… 의무병이 지속적으로 치료한다.’
이게 내 계획이었다.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할 테지만.
이렇게 치료의 계기를 주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조금씩 걷는 것도 가능해질 터.
……라고.
생각한 거였는데.
“영준이, 너 이 자식……!”
고통스러워하며 휠체어에서 굴러떨어진 박태준 병장.
식은땀을 흘리는 녀석은 부축하기 위해 달려온 병사들을 밀어내는가 싶더니.
“그동안 대체 무슨 일을 겪었길래.”
“……엉?”
바닥에 손을 짚었다.
여기까진 그럴 수 있다.
그래.
그럴 수 있는데…….
덜덜 떨리는 발이 바닥을 짚고.
무릎이 펴지며.
……두 발로 일어서는 박태준 병장.
“이딴, 말도 안 되는 짓이 가능해진 거냐……!”
자신의 몸에 일어난 일임에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는 태준이 녀석.
‘…….’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 신 병장님?”
내가 데려온 의무병 녀석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내 요리를 통해 치료의 단초를 만들 테니.
그 후 박태준 병장의 치료를 부탁한다며 데리고 온 의무병.
그 녀석이.
“이러면 저, 올 필요도 없던 거 아닙니까?”
어이가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다리를 치료하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왜 바로 일어서 버리냐……?’
이렇게 효과가 직빵일 줄은.
나도 몰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