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계의 취사병-223화 (223/227)

223화 사기 계약 (2)

“아예 다른 종족 수준으로 개조당하는 건…… 괜찮은 거냐?”

“그게, 무슨!”

내 손에 들린 정령의 핵과 멀쩡한 정령의 중심부에 있는 핵.

거기에 내 말을 듣자.

계약자들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는 게 보인다.

‘어둠의 정령이라.’

일단 이름은 정령이 붙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내가 [요리사의 눈]으로 본 바에 따르면…….

“평범한 정령사들은 이 녀석하고 교감을 하지 않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어둠의 정령과 나누는 것은 교감이 아닌.

계약.

“하지 못하는 거지.”

정령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음에도.

어둠의 정령은 정령사들과 교감할 수 없는 존재다.

그 이유 역시 무척이나 간단했다.

“이 녀석은…… 아슬아슬하게 정령으로 불릴 정도의 형체만 남아 있을 뿐. 사실상 정령이라 부르면 안 될 정도로 달라진 존재니까.”

“하고 싶은 말이 뭐냐……!”

“인사하라고.”

볼 건 다 봤으니 이제는 필요 없다.

요리 재료로도 쓰지 못할 일그러진 정령핵.

툭.

그걸.

계약자들의 눈앞에 던져 주며 말했다.

“너희 선배님이시다.”

“……!”

“인류를 거두고, 보존시켜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뭐, 말은 좋다 이거야.

그런데.

“그 대단하신 악마라는 녀석이, 왜?”

자원봉사자도 아니고.

몰락이 예정된 인류를 굳이 왜 보듬어 주겠다는 건가.

“자랑은 아니지만, 인류가 딱히 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거든. 뭔가 쓸모가 있는 것도 아닐 텐데…… 그런 대단하신 놈이 인류를 거둬 봤자 뭐가 좋다고 그런 약속을 해 주냐, 이거야.”

“그, 그건. 그분은 언젠가 이 땅에도 내려오겠다고 하셨다. 그때 그분에게 도움이 될 일을 미리 해 두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너희가 미리 협력한다고 해서 뭐 그리 큰 도움이 된다고?”

한 종족을 거두고 보호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우리 역시 마찬가지지.’

내게 이득이 된다는 확신이 없었다면.

나는 뱀파이어도 녹색갈기 부족도 거두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종족을 굳이 거두겠다는 이유가 있다면.

그 종족이 쓸모가 있거나, 혹은…….

“쓸모 있게 만들 예정이거나.”

둘 중 하나겠지.

“어차피 거둘 거라면 조금 개조를 거쳐서 쓸 만하게 만든 다음에 부하로 삼는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게 더 효율적이거든. 솔직히 내가 그 악마란 녀석의 입장이었어도 그렇게 했을 거다.”

“…….”

“그게 거기 있는 그 정령핵이고.”

나와 싸울 때.

이 녀석이 갑자기 도망쳤던 일도.

이제는 이해가 간다.

‘당시에는 그렇게 흉측하게 생긴 녀석이 뭐 저리 겁이 많냐 의아했었다만.’

정수아가 사역하는 물의 정령.

[방울이] 역시.

겁이 많은 건 마찬가지니까.

‘자신을 인식할 수 있는 존재가 있는 곳에는 절대 접근하지 않으려 하는…… 겁 많은 물의 정령.’

내게서 도망친 어둠의 정령의 성격은.

그것과 많이 닮아 있었다.

‘둘은 한때 비슷한 존재였던 거다.’

온갖 개조를 다 당한 끝에.

정령으로서의 본질 대부분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슬아슬하게 ‘정령’이라는 이름만은 유지된 존재가 바로.

어둠의 정령.

그렇다면.

‘인간도……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겠지.’

인류를 거두고 보호해 주겠다.

말은 좋지만.

“인류라는 이름만 남아 있다면, 딱히 상관없다는 얘기거든.”

인간이라는 흔적조차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 개조된다고 한들.

아슬아슬하게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잔재만 남긴다면.

그건 어찌 됐든 인류라는 영역에 속하는 존재일 것이고.

악마의 약속도 거짓은 아니게 될 것이다.

글쎄…….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마인(魔人)…… 정도일까.’

보르진의 말에 따르면.

녹색갈기 부족은 악마의 힘을 받아들일수록 덩치가 커지고 흉포해졌다고 했다.

피부색이 바뀌고.

이빨이 튀어나오는 등.

많은 변화를 겪었지.

인류 또한.

악마에게 본격적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같은 일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마, 말도 안 돼…!”

“그분이 그럴 리가 없어!”

저 녀석들은 신의 대용품으로 악마를 섬기기로 한 놈들.

악마에게 의지하기로 한 만큼.

그 의지할 대상이 자신들에게 하려고 한 짓에 경악하는 모습.

“네 말을 어떻게 믿지? 저 동그란 물건 하나를 제외하면 아무런 증거도 없는 얘기 아닌가.”

“꼭 믿으라고 한 말은 아닌데, 흠.”

그들의 수장.

원준 역시 내 말을 의심하는 눈초리였다.

“뭐, 다음 녀석들도 보자고. 그럼.”

부대원들이 가져온.

다양한 하수인들의 사체들.

나는 식칼 한 자루를 든 채.

그 식재료들을 꼼꼼히 손질하고, 분해하고, 분류했다.

[식재료 감별(강화)]

[요리사의 눈]

손질을 하다 보면.

고기, 뼈, 가죽, 장기 등.

한 개체에 불과했던 존재가 여러 부위로 나뉘고.

나는 그 부위 하나하나를 상세하게 살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고 나면.

알 수 있는 정보가 조금은 늘어나거든.

[추하게 일그러지고 왜곡된 바르가스트의 위장]

[한때는 온순한 초식 동물의 위장이었으나, 지금은 마기의 영향을 받아 자체적인 탁기를 생성하는 역할로 바뀌고 만 위장입니다.]

“이 녀석은…… 원래는 초식 동물이었군.”

“예?”

“이 흉포한 녀석이 말입니까?”

“봐라.”

바르가스트.

[영혼을 녹이는 독]을 얻기 전에는 내 지독한 상성이었던 엄청난 덩치의 괴물.

무척이나 흉포한 것은 물론.

부대원들을 산 채로 씹어 먹으려 하거나, 대검 같은 발톱을 휘두르는 괴물이었다만.

원래 이 녀석이 어떤 존재였을지.

손질한 부위 중 하나를 보니 대충은 짐작이 갔다.

“잘 봐. 위장이 길고 복잡하잖아?”

“그렇군요.”

“이런 위장은 초식 동물의 특징이거든. 이 긴 위를 지나가는 동안 먹은 식물들을 발효시키는 거지. 반대로 단백질을 위주로 섭취하는 육식 동물은 위장이 짧고 단순하고.”

이건 딱히 요리사의 눈이 알려 준 정보는 아니고.

오랫동안 여러 괴물의 고기를 손질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이다만.

“그럼 이 녀석은 초식 동물이라는 건데…….”

위장을 한 곳에 내려둔 뒤.

거대한 이빨 하나를 들어 올린다.

마치 톱날처럼 날카롭고, 흉흉한 이빨.

“지금은 이렇게 날카로운 이빨이 자리 잡고 있지.”

“…….”

“큭큭. 저 대검 같은 발톱도 그렇고. 초식 동물이 가질 만한 건 아닌 것 같지?”

초식 동물보다는, 육식 동물.

아니, 육식 동물이라기보다는.

‘적을 사냥하는 데만 모든 것이 집중되도록, [개조]된 생물.’

그런 존재에게나 어울릴 법한.

날카롭고 흉흉한 신체 부위들.

“그, 그게 어쨌단 거에요!”

“애초에 괴물들 아닌가. 일반적인 상식하고는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상할 거 없지!”

“아, 예.”

다만, 아직 저 계약자들은 내 말을 믿지 못하는 듯하니.

몇 마리의 괴물들을 계속해서 손질한다.

[헬나이트의 갑옷 파편]

[긍지 높은 기사 종족, 아란티아의 양식이 흐릿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 갑옷 무늬, 보이나?”

“……꽤나 고풍스러운 무늬로군.”

“그러게. 건틀릿이나 견갑은 꼭 지옥에서 돌아다닐 법한 날카롭고 흉물스러운 모습이었는데 이 무늬만 이렇게 고풍스러운 거…… 조금 안 어울리지 않나?”

“그건…….”

“아. 갑옷을 디자인한 놈 취향이었을 수도 있지? 다음으로 갑시다.”

[헬하운드의 으깨진 눈알]

[지금은 멸종하여 찾을 수 없게 된 식재료 중에는 해태르라는 생명체가 있습니다.]

[해태르는 성스러운 불길을 다루며 뛰어난 감각으로 위기를 감지하고 주변에 알림으로써 신비로운 전령으로 여겨졌던 존재였습니다.]

[특히 그 눈에는 성스러운 힘과 지혜가 담겨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눈알을 보면 느껴지는 건 없고?”

“그건…… 처참하게 으깨지긴 했지만, 뭐라고 해야 하나.”

“신성력이 조금 느껴지지?”

“…….”

[모종의 이유로 인해, 해태르라는 종족에게는 큰 변이가 일어났습니다.]

[본래는 신성했을 눈알이 모종의 이유로 거칠게 으깨지고 불타올랐습니다.]

[본래 담겨 있었을 신성과 지혜가 모두 상실된 상태입니다.]

[식재료로써의 가치는 높지 않으나, 괴식을 즐기는 이에게는 그럭저럭 선호될지도 모르는 재료로써-]

“그 사악한 기운만 내뿜던 괴물의 눈에 왜 뜬금없이 이런 신성력이 담긴 안구가 들어 있고…… 그게 왜 이렇게 으깨져 있는지, 난 좀 궁금한데. 그쪽 분들은 어떠신가?”

그 후로도.

괴물들의 시체를 손질할 때마다.

이 추악하고.

불길하고.

일그러진 채 타락한 하수인들.

“…….”

“세상에.”

그들이 본래 어떤 존재였을지.

추측할 수 있을 만한 흔적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저, 정말이란 말인가.”

그런 손질 작업이 반복되자.

내 말을 믿지 않던 계약자들.

그들 사이에서 조금씩 변화가 생겨 난다.

“저 남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로 우리도.”

악마의 하수인들.

이 추악한 괴물들의 정체를 파악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았다.

‘저 계약자들보다 먼저 악마에게 의탁한 이들.’

즉.

“우리도…… 저렇게 됐을 거라는 건가.”

저 녀석들의.

선배님들이란 거다.

* * *

“…….”

“……뭐야, 이게.”

내 손질쇼가 마무리되자.

제압당해 있던 계약자들.

그들이 뭐라 말을 잇지 못한 채, 멍하니 입을 벌린다.

약간의 정적이 스쳐 지나가고.

잠시 뒤.

“……이런, 개…… X발!”

충격에 빠져 있던 이들.

그중 한 명이, 욕지거리를 하며 몸을 일으켰다.

“내가 목숨까지 바쳐 가면서 그 악마라는 녀석한테 충성한 건……! 인류를 위해서였다!”

언젠가 분명히 다가올 멸망.

그 멸망에서 조금이나마 많은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스스로를 희생하고자 다짐한 이들.

“저딴 꼴이 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고!”

그들은.

인류를 괴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마, 맞아. 난 적어도, 우리 아이들 세대라도 살아남길 바라서……!”

“이미 희생한 사람들도 인류를 저딴 꼴로 만들고 싶어서 희생한 게 아니었을 텐데.”

“……흐윽!”

첫 남성을 시작으로.

계약자들 사이에 분노가 확산되어 나간다.

“이, 이딴 계약은 사기잖아!”

“분명 시스템이 악마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흥분한 채 떠드는 이들의 얘기에.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진짜 거짓말은 하지 않았지.’

그들의 계약에 명시된 것은 어디까지나 인류를 ‘보존’해 준다는 것뿐.

그 인류가 어떤 형태로 남게 될지는 명시되어 있지 않았으니까.

‘사기 계약이란 게 대부분 이런 식이거든.’

적혀져 있는 부분에 거짓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일부러 적지 않은 부분에 진정한 노림수가 있는 것.

‘인류를 개조해서 강력한 병력을 손에 넣는다.’

그 악마란 녀석이 인류와 계약하려 한 진정한 목적은.

바로 이거였겠지.

“신 병장님?”

“분위기가 너무 과열되는 것 같습니다만…….”

진실을 깨달은 계약자들의 분위기가 심각하게 변하자.

몇몇 병사들이 걱정되는 듯 다가와 말을 걸어왔다.

그 얘기에 나는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수상한 기색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들만 제압해. 나머지는 그대로 두고.”

“충성.”

분개한 계약자들.

“흐윽…… 흐으윽…….”

“이, 이러면 영태 씨의 희생은 뭐가 되는 건데……!”

누군가는 충격에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분을 참지 못하고 욕설이 섞인 괴성을 내질렀다.

그 모습을 보며.

“이, 이봐.”

내 앞에 있던 사내.

원준이 몸을 일으키려 하며 말했다.

파악!

“어딜.”

“함부로 움직이지 마십쇼.”

그 수상한 움직임에.

병사들이 제지하러 나섰지만.

“그, 그런 게 아니다.”

“……?”

“너희들이 하는 말, 잘 이해했다. 나도 내가 어떤 짓을 당한 건지…… 잘 알겠어.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원준은 나나 병사들이 아닌.

“내 동포들…… 저 사람들을 진정시켜야만 해!”

자신의 동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이 양반. 이 계약자들의 수장 같은 거였다는데…… 일이 이렇게 됐으니 자기한테 피해가 올까 봐 이러는 거 아닙니까?”

“결단코 아니다!”

나와 병사들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계속해서 내뱉는 원준.

“계약 조건 중에는…… 저런 것도 포함되어 있단 말이다!”

“뭐?”

그게 무슨 소린가 싶어 의아해진 내가.

그에게 다가가려던 찰나.

“제기랄…… 군인 양반들!”

처음에 몸을 일으키면서 큰 소리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던 사내.

그가 우리를 보며 소리쳤다.

“지난번에 군부대의 괴물들이 풀려난 적 있겠지. 그거, 우리가 한 짓이오! 솔직히 말하면, 그 외에 몹쓸 짓도 많이 했소! 이 모든 게 인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저벅…….

소리치던 그가.

나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맹세할 수 있소. 나도, 이곳에 있는 모두도! 사적인 이익을 위해서 악행을 저지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여기 있는 모두는 그 악마란 녀석에게 속았을 뿐이오!”

“그래서요? 자기들은 무죄다…… 뭐 그런 얘기라도 하시려는 겁니까?”

“설마. 우리가 한 짓들이 용서받을 수 있는 일들은 아니야. 용서 따위는 바라지도 않고……. 하지만, 괜찮다면.”

그 사내가 내 앞에 서고.

무릎을 꿇으려고 할 때.

“아, 안 돼……!”

그 모습을 본 원준이.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른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내는 내 앞에 무릎을 꿇으며.

하려던 말을 계속했다.

“난 더 이상 악마를 섬기지 않을 테니…… 우리를 노예로라도 받아주면 안 되겠ㅅ…….”

퍼어어어어어어억!!!

그러나.

그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내 앞에 무릎 꿇으며 머리까지 숙이려던 사내.

그 머리가 갑작스러운 소리와 함께 터져 나가고.

철푸덕…….

터덕……

“…….”

매캐한 화약 냄새 같은 것과 함께.

얼마 전까지 사람이었던 것의 파편이…….

내 얼굴을 덮었다.

얼굴을 뒤덮은 육편이 떨어져 나가고.

가까스로 눈을 뜨자.

그 앞에 있는 존재를 향해, 특성이 발동했다.

[식재료 감별(강화)]

[영장류 - 인간종]

[신선도 - 최하]

신선도 최하.

저게 의미하는 바는.

너무나도 간단했다.

‘죽음.’

사람이 죽었다.

그것도.

바로 내 눈앞에서.

“아, 아아…… 종완 씨……!”

갑작스러운 폭발과 죽음.

나는 물론 모든 병사들이 경직되고.

심지어는 악마 계약자들마저 눈을 크게 뜬 채, 할 말을 잃어버린 상황 속에서.

원준은.

눈물을 흘리며 터져 버린 인간의 시체를 향해 다가갔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머리가 사라진 채.

내 앞에 고개를 숙이려던 몸만이 그 자세 그대로 남아 있는 시체.

거기에 대고.

원준은 피눈물을 흘리며 사과를 하기 시작했다.

‘……하.’

이게 무슨 상황인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만큼은.

확실했다.

눈앞에서.

멀쩡했던 인간이 시체가 되어 버리는 모습은…….

내게 있어서.

까드득…….

“야.”

굉장히.

불쾌했다는 것.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많이 화가 난 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얼굴에 묻은 살점과 핏자국을 닦아 내며.

원준을 노려보고 말했다.

“자세히 설명해야 할 거다.”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내가 네 놈에게 무슨 짓을 저지르게 될지…….

나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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