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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세계의 취사병-227화 (227/227)

227화 악에서 구하시고 (1)

콰아아앙!

지난번 녹색갈기 부족과의 전투.

그곳에서 아리엘라는 많은 병력을 잃었다.

하지만.

잃은 병력을 수복하는 건,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녹색갈기 부족이 개판 났다는 얘기를 보르진에게 들었으니까.’

본래라면 한 번 당한 뱀파이어의 습격에는 다시 당하지 않았어야 할 이들.

그런 녀석들이 내전으로 바쁜 나머지.

뱀파이어는커녕 창수의 길드에게도 무방비하게 털릴 정도였으니까.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리엘라는 상당히 많은 병력을 보충할 수 있었고.

그중에는.

-피의 정령이여!

계약의 대상을 조금 달리하게 된.

강력한 주술사나.

-재밌는 사냥감이로구나!

-한 입만 뜯어먹고, 나머지는 주인님의 주인님께 진상한다!

-크뤄어어어어어억!

긍지 높은 전사들 역시.

다수 포진되어 있었다.

‘막상 본인들끼리는 싸우느라 바빴던 녀석들이지만.’

아리엘라의 권속이 됨으로써.

내전을 멈추고 하나로 단결된 모습을 보이는 괴물들.

이렇게 보니.

두 집단의 시너지는 꽤나 훌륭한 것이었다.

한 가지 목표를 두고 같이 싸우는 것을 보니 연계도 좋고.

‘저게 단합이고, 저게 연대 아니겠어!’

그리고.

그 외에도.

[뱀파이어 혼마르]

[뱀파이어…….]

인간종에 가까운 모습을 한 괴물들.

그런 녀석들은 아리엘라에 의해 권속화가 가능해진 상태.

이게 의미하는 바는 꽤 컸다.

‘각성자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강한 건 여러 직업 간에 시너지가 발생했기 때문이지.’

하지만 아리엘라의 병사들은 조금 달랐다.

뱀파이어 자체가 페널티가 있는 만큼 강력한 종족이긴 하지만 그뿐.

특성이나 스킬 등은 아무래도 단조롭다 보니.

다양성으로 인한 시너지를 보기는 힘들었던 것.

이제는 아니다.

‘괴물들은 각자 가진 특징이 다르니까.’

덩치부터.

전투 방식.

각자에게 전해져 내려오던 기술들까지.

평범한 각성자들만큼의 다양성은 없지만.

그럼에도.

여러 괴물들이 가지는 다양한 특성이 시너지를 이루었고.

“머, 머글 거……!”

“쯧. 하찮은 돼지가 가까이 오려 하다니.”

푸슉!

아리엘라의 손톱이 길어지며 그 혈관을 베어 내자.

아무리 급조된 이상식욕자라고 한들, 분명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을 거대한 살덩어리가.

쿠웅…….

허무할 정도로 쉽게.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후후…… 후후후후!”

한 마리의 괴물을 제압하는 데 성공하자.

금발의 흡혈귀가 신나서 소리쳤다.

“이것이야말로 귀족이 가진 진정한 힘……!”

“맞습니다, 주인님!”

“위대한 주인님에게 영광을……!”

그 모습을 보며.

난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주 그냥 신났네, 저것들.’

지난번에 고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꽤나 수월하게 이상식욕자의 토벌에 성공했으니까.

기분이 좋은 건 이해한다만.

“신난 건 알겠는데.”

“이런 하찮은 돼지들 따위는, 영광스러운 밤의 귀족의 상대가…… 네?”

“아직 안 끝났어, 인마.”

좋아하는 녀석들에게 딴지를 거는 건 좀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잖냐.

그도 그럴게.

콰아아아아아아앙!!!

“봐라. 또 온다.”

아직.

전투는 끝나지 않았으니까.

또 어디선가 벽이 파괴되어 나가며.

그곳에서 튀어나오는 괴물.

즉.

“2번 타자 등장이다.”

“……뭐, 저 정도야 가볍게 해치울 수 있겠…….”

두 번째 괴물이 나타났음에도.

아리엘라의 얼굴에는 여전히 여유가 묻어 나왔다.

하지만.

콰앙……!

퍼버벙……!

“3번, 4번 타자도 같이 나오네.”

“……지루할 틈은 없어서 좋네요.”

그 표정이.

조금은 진지해지고.

쿠우우웅!

퍼엉…….

…….

…….

“5, 6, 7, 8. 음, 미안하다.”

“…….”

“몇 마리인지 다 세기도 힘드네, 저거.”

조금 더 지나자.

안 그래도 창백했던 뱀파이어의 얼굴이 새하얗게 물들어 간다.

“그나저나.”

계속해서 건물을 부수고 나타나는 이상식욕자들.

그 숫자는 못 해도 수십 마리.

“저 정도야 가볍게 해치울 수 있겠다고 했었지?”

“…….”

“믿는다?”

“………….”

뭐라 할 말을 잃은 듯.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이상식욕자들을 바라보는 아리엘라.

이게 병사들을 뒤로 물린 이유 중 하나다.

아무리 강력한 괴물이라고 한들.

한 마리 한 마리라면 쉽게 해결할 수 있겠지만.

-그륵…….

-먹을, 거……!

총 숫자가 백여 마리에 해당하는 괴물이란 말이지.

군단의 전차나 자주포 등.

모든 화력을 동원한다면 토벌이 어렵진 않겠지.

문제는.

‘지금은 제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제압과 토벌은 그 난이도가 차원이 다른바.

피해가 얼마나 생길지 모른단 말이지.

저 이상 식욕자들은 일단은 인간이었다 보니.

[전투력 측정기]로 능력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만.

체감상 한 마리 한 마리가 대충 초록색 등급의 괴물에 해당하는 강함을 가지고 있었다.

얼마 전.

내가 상성이 영 따라주지 않아, 꽤나 고전했어야 하는 괴물.

바르가스트와 비슷한 수준의 강함이라는 것.

“……주인님?”

“응?”

그 강함을 깨달은 아리엘라가.

내 눈치를 보며 말을 걸어온다.

“그…… 아무리 그래도 저희만으로는 조금.”

“아까는 자신 있어 보이던데, 갑자기 왜.”

“…….”

“큭큭…… 농담이다.”

상성에 따라.

나 역시 고전할 수밖에 없는 수준의 강함.

“너한테 다 맡길 리가 있나.”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저 녀석들을 처리하는 건…….”

상성이 좋을 경우에는.

길가를 돌아다니는 평범한 괴물들보다도 쉬울 수도 있는 법.

[대적자 퀘스트가 발동합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대적자를 상대하는데 한해 전투 능력이 배가됩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대적자들입니다. 악용에 대비해 퀘스트 보상은 주어지지 않습니다.]

“내 전문이거든.”

양손에 늘어 쥔 단검에, 강한 힘이 담기고.

허공에, [보조셰프]들이 쥔 가지각색의 요리 도구들이 떠오른다.

[요리를 섭취하였습니다!]

[절대 미각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적용 중인 요리 효과 - 4]

‘아무리 그래도 100명은 조금 빡세긴 하려나?’

뭐 어쩌겠냐.

내 직업이 요리사기는 하다만.

원래 요리라는 게.

꽤나 힘든 작업인 법이거든……!

[소리식도]

[머드혼의 돌진]

콰아아아아아앙!!!

작은 식칼이 적을 향해 폭발하듯 날아가면서, 본격적인 전투의 시작을 알리고.

[무예 - 식(食)이 요리의 효과에 반응합니다.]

나 역시.

그 식칼을 따라 몸을 던졌다.

* * *

그렇게.

얼마나 긴 시간이 지났을까.

“커헉…….”

속에서 무언가가 차오르는 느낌이 든 나는.

급하게 차오른 그것을 내뱉었다.

퉤엣!

“…….”

검붉은 피가 바닥을 뒤덮었다.

군단제의 군복은 이곳저곳 찢겨 나가, 흔적만 아슬아슬하게 남아 있었으며.

전신에는 파란 피멍과 붉은 핏자국이 가득했다.

“죽겠네, 제기랄…….”

겨우겨우 서 있기는 했지만.

솔직히 말해.

차라리 죽어서 편해지고 싶을 정도.

털썩……!

지친 몸을 이끌고 구석의 벽으로 향한 뒤.

그곳에 주저앉아 심호흡 한다.

“후욱, 후욱.”

호흡을 통해 들어온 공기가 심장을 펌프질하고.

혈관의 피가 온몸을 돌기 시작한다.

스르륵…….

내 몸을 내달리고 있는 흡혈귀의 피가.

신체를 강제로 회복시키기 시작했다.

“후우우우우우우…….”

더럽게 아프긴 하지만.

상처는 뭐,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이 피의 성능은 꽤나 훌륭한 편이니까.’

죽어 버린다면 말짱 도루묵이겠지만.

일단 살아만 있다면.

이 괴물의 피는 어지간한 상처는 1시간 내로 회복시켜 주니까.

사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끼기긱…….

마치 관절 사이에 녹이라도 낀 듯.

몸이 무겁고,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과도한 요리의 부작용.’

전력을 다해야 했던 전투다 보니 어쩔 수 없다만.

요리를 4개나 먹은 상태에서 엄청나게 몸을 혹사시킨 거다.

‘지독한 몸살감기라도 걸린 느낌…….’

몸이 너무 무거웠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그래도 저 녀석들보단 내가 낫지.”

한숨을 돌리며.

주변을 돌아보자.

-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

-사, 사려 조…….

-아파, 아파, 그마내, 머글 거…….

아슬아슬하게 죽기 직전의 상태로 제압된 채.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고 있는 녀석들.

쟤네보단 내가 조금 더 낫지 않겠냐.

‘……자 그럼 잘 됐는지 확인을.’

나는 숨을 고르며, 그 녀석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혹시 내 생각이 틀린 건 아닐까.

약간의 걱정도 있었으나.

[특성 - ‘요리사의 눈’이 발동합니다.]

[인간종 - 이상식욕자]

역시!

내 의도대로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직업이 사라졌다.’

인간종이기는 하지만.

인간이 아니란 걸까.

‘이상식욕자는…… 각성자가 아닌 괴물로 판정된다.’

덕분에.

직업 자체가 사라져 있었다.

과거에 보았던 이현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큭큭…… 아오, 뒤지게 힘드네.”

직업이 없어졌고.

특성과 스킬이 사라졌다.

즉.

‘악마와의 계약도 사라졌겠지.’

[신력이 외부의 존재를 인식합니다.]

[외부의 존재가 당신을 눈여겨봅니다.]

그런 내 생각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허공에서 느껴지던 그 존재감이…….

[외부의 존재가, 흐릿하게 사라져 갑니다.]

서서히 사라져 가는 게 느껴진다.

세상에 간섭하기 위해서 계약자니 뭐니 복잡한 방법을 동원해야만 했던 녀석.

그 계약자들이 모두 직업을 잃고 사라졌으니까.

[그는 이 일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곳을 내려다보는 것도 하지 못한 채.

물러날 수밖에 없다는 거겠지.

‘지가 안 잊으면 어쩔 거야.’

조금 꺼림칙한 시스템 메시지가 신경 쓰이긴 했지만.

뭐, 가볍게 무시해 주기로 했다.

두고 보자는 놈들만큼 만만한 게 없다잖냐.

-아, 아파아…….

아무튼.

악마한테 머리가 터져 죽을 일은 없어졌다지만.

이 녀석들의 지금 모습이 전보다 나아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끄응…….”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겠지.

힘겨운 몸을 일으키고.

식칼을 쥔다.

“일어나, 이것들아.”

“주, 주인님의 주인님…….”

“이 명령, 하셨다!”

죽은 듯 쓰러져 있던 뱀파이어들을 발로 차서 깨우며.

다음 작업에 들어가기로 한다.

-무, 무슨 지슬…….

-할라고…….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직 괴물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이현진처럼 정신력이 강한 사례는 드물 텐데도, 어느 정도는 이성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 점은.

오히려…….

이성이 없는 게 나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만.

“사실 마취용 요리 같은 걸 먹여 줄까 생각도 했는데…….”

-머……?

제압된 녀석들에게 다가간 뒤.

그 몸 위에 식칼을 가져다 댄다.

“하지만, 너네 선배는 그런 혜택이 없었거든.”

-그륵……?

“게다가 난 아직 너희를 잘 모르니까.”

어느 정도 공포를 각인시켜 두는 게.

오히려 더 유용할지도 모르는 일.

이게 바로.

내가 병사들에게 최대한 물러나라고 한.

두 번째 이유.

“억울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악행을 저지른 것도 사실이니…….”

그야…….

이런 장면을 다른 병사들한테 보여 주긴.

좀 그렇잖냐.

“벌이라 생각하고.”

-머, 멈처……!

“달게 받아라.”

서걱-!

괴물의 것이 뒤섞인 탓에.

인간보다 괴물에 가까워진 살점.

그 살점이.

매끄럽게 베어져 나갔다.

* * *

“여기는 끝났어요.”

“나도 일단은.”

한창 괴물들의 피를 빼고 있던 아리엘라가 보고해 오고.

나 역시 이마의 땀을 닦아 내며 말한다.

-ㄲ……헉…….

100여 마리…….

아니, 100여 명의 이상식욕자들.

그 손질이 모두 끝났다.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흘리고 있는 놈들.

그러면 다음은.

‘이 녀석들을 먹일 차례.’

요리를 하는 건 어렵지 않다.

문제가 있다면 이 숫자일까.

‘이현진을 인간으로 돌릴 때도 상당한 식량이 소모됐으니까.’

무려 100여 명.

과연 그림자 속에 쌓아 둔 재료만으로 될까 싶다만.

뭐…….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다행히도.

몸은 많이 힘들지언정, 마력은 남아 있으니.

그림자 속에 있는 재료들은 물론.

마침 이 근처에 널브러져 있는.

방금 전 갓 손질된 싱싱한 재료들까지 모두 요리한 뒤.

그 위에 손을 올려놓고 중얼거린다.

“오병이어.”

전투로 인해 파괴된 건물.

그 건물 일대조차 부족할 정도로 압도적인 양의 요리가…….

주변을 가득 채운다.

“주, 주인님의 주인님의 명을 따라라!”

-먹여라, 먹여!

완성된 요리를.

뱀파이어들이 허겁지겁 계약자들의 입 안에 욱여넣는다.

‘……뒤지겠네.’

고통스럽고.

힘든 작업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대규모 조리]의 재능이 있음에도.

계속된 오병이어 사용으로 인해 몸 안의 마력이 동나 가는 게 느껴졌다.

애초에 몸 상태는 전투가 끝난 직후부터 최악이었고.

기절할 거 같은 피로감.

금방이라도 요리를 때려 치고, 쓰러져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이쿠…… 이럼 안 되지.’

이를 악물고.

어떻게든 버텨 냈다.

그렇게 한참을 요리를 하고 있자니.

-왜…… 왜지?

정신없이 요리를 집어삼키던 괴물 중 하나가.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번에 제압한 이상식욕자들.

그중에서도 유독 강했던 녀석이었다.

-그냥 죽여도 될 것을 어째서. 그렇게 고생해 가면서……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거냐.

“엉?”

-우리가 그렇게 큰 잘못을 저질렀는가? 인류를 조금이라도 살려 보겠다는 게 그렇게도 큰 잘못이었단 말이냐……!

부풀어 오른 살덩어리.

인간이었을 시절의 형체는 짐작도 가지 않지만.

대충 짐작은 간다.

“그 대장 녀석인가 보네.”

내 요리의 효과도 정신력으로 견뎌 낸 녀석.

이 고통 속에서도 이성은 남아 있단 거겠지.

“딱히 너희들이 잘못해서 이러는 건 아니야.”

-머, 라고……?

“잘못을 벌하려고 한 거였으면, 네 말대로 죽이고 끝냈겠지. 내가 무슨 가학증 변태도 아니고.”

꽤 대단하긴 하지만.

이 녀석.

뭔가를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단 말이지.

“내가 이 짓거리를 하는 이유는…… 사실 간단해.”

-……?

“짜증 나서다.”

-끄륵…… 짜, 증?

그 악마란 녀석.

하는 짓이 좀 열 받는단 말이지.

계속해서 고기를 손질하고 볶으면서.

녀석을 곁눈질로 흘겨보며, 대충 대답을 건네준다.

“그러니까…… 한 방 먹여 주고는 싶은데.”

건방지게도.

인류를 가지고 논 녀석.

그런 녀석에게 한 방 먹여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그 녀석의 먹잇감이었던 인간들을 돌려 놓는다?’

나쁘진 않지만.

좀 모자라다.

‘언젠가 지상에 내려올 예정이라 했으니. 그때 전력을 다해 토벌한다?’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지만.

역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단 말이지.

“그래서 생각한 거다.”

인간들을 가지고 논 존재.

그 녀석에게 먹일 수 있는 가장 큰 한 방은.

내가 지금 하려는.

이 짓일 것이라고.

[주의!!!]

[인간의 길을 벗어난 이를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눈앞에 나타나는 문구.

이제는 꽤나 익숙해진 문구가 뒤이어 나타난다.

[그럼에도 도전하시겠습니까?]

그 문구를 보자마자.

직감할 수 있었다.

‘이거…… 예전이었다면 절대 불가능했겠는데.’

이현진을 인간으로 돌린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때는 어디까지나 한 명이었다.

‘이쪽은 백 명이 넘으니까 말이지.’

그걸 다 인간으로 되돌린다는 거다.

아무리 내 요리가 대단하다고 한들.

불가능에 가까운 일.

그래.

예전의 나였으면 불가능했을 거다.

[신력 : 5]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2에 불과했던 신력.

그 수치는 이제.

2배를 넘어서, 5라는 숫자에 도달해 있었다.

이만큼 오른 게 언제였더라…….

아마.

‘태준이 녀석의 업적을 가로챘을 때였나.’

과거와 달리.

어마어마하게 폭등해 버린 신력.

5라는 수치는 내 다른 스탯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지만.

확신할 수 있었다.

“도전한다.”

[‘5’의 신력만큼 불가능을 가능케 합니다.]

그 효과만큼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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