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화 〉 1. 첫 번째 편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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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신한 잔디가 깔린 검술 훈련장에는 벌써 백여 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이 삼삼오오 모여 떠드는 소리가 웅성거림으로 번졌다.
대륙의 젊음을 상징하는 아카데미다운 활력이었다. 그러나 그 웅성거리는 소리조차도, 내가 발걸음을 내딛자마자 순식간에 잦아들기 시작했다.
마치 시골 마을에 고위 귀족이 방문하기라도 한 느낌이었다. 고작해야 자작가의 차남이 누릴 만한 호사는 아니었다. 내 인기척만으로도 주위에 내려앉는, 싸늘한 침묵.
세 자리 수에 달하는 눈동자가 단번에 주목한다는 것은 꽤 커다란 심적 부담으로 다가왔다. 아침으로 먹은 스프를 토해내고 싶을 정도로.
물론 이 싸늘한 침묵의 원인은 나 하나뿐이 아니었다.
벌써부터, 어디선가 나를 노려보는 시선이 느껴지고 있었다.
흘깃 내 시선이 그 경계 어린 눈초리의 근원을 향했다. 예상대로였다.
흑백의 가장 아름다운 빛만을 취한 듯 윤기 있는 회색의 머리카락이 눈에 띄었다. 허리 부근까지 내려오는 그 머리카락은 검사로서는 거슬릴지 몰라도, 여인으로서는 그 아름다움을 배가시켜 주었다.
그리고 아쿠아마린을 연상시키는 그 새파란 눈동자와, 티 없이 맑은 피부. 활동성을 강조한 검술학부의 제복은 몸에 착 달라붙어 아직 풋풋한 느낌이 가시지 않은 굴곡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어여쁜 여인이었다. 때때로 그 보석과 같은 푸른 눈동자를 응시할 때면, 종종 나는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차라리 장인이 공들여 정형한 유리 공예품이라면 모를까.
유르디나 가문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금발과 적안을 타고나지는 못했으나, 달과 같은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이었다. 소녀에서 갓 여인이 된 그녀는 늘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꽃처럼 수많은 사내들을 홀리곤 했다.
그렇게 홀린 사내들의 결말은, 대체적으로 처참했지만.
한때 세리아 유르디나에게 구애하던 몇몇 친구들이 떠올랐다. 모두를 철저히 무시하는 그 태도에 곧 눈물을 삼켰더랬지, 나는 그러한 옛 추억을 떠올리면서 말없이 그녀의 시선을 마주했다.
서늘한 눈동자였다. 그에 반해, 그녀를 대하는 내 시선은 곤혹스러움을 담고 있을 뿐이었다.
큰일 났다. 저 눈빛은 누가 봐도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박살난 자존심을 되찾고 싶다는, 그러한 의지.
레토의 말을 듣고 진지하게 결석을 고민했던 나였으나, 결국 그럴 수는 없었다.
그러지 않아도 중하위권에서 간당간당 버티는 나였다. 검술학부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검술 강의의 출석은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이성적으로 내린 판단이더라도 약간의 후회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만큼 지금 내가 마주한 세리아의 눈동자는 시린 적의를 품고 있었다.
듣기로는 지난주에 내가 그녀를 반쯤 죽여놨다는데, 지금으로서는 도무지 그녀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중하위권에 불과한 내가, 아무리 1년 후배라도 수석을 다투는 그녀에게서 승리를 따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물며 단 한 번의 유효타도 허용하지 않고 반쯤 죽여놔?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차라리 그 반대가 더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속으로 식은땀을 흘리든 말든,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들은 약간의 긴장과 흥미를 담아 우리 둘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지난주의 전말을 알고 있는 이들이었다. 오늘 세리아의 복수혈전이 어떤 결말을 낳을지 궁금할 터였다.
내가 세리아에게 깨져도 그것대로 재미있을 테고, 세리아가 한 번 더 깨져도 꼴좋다며 비웃을 녀석들이었다. 모든 사건은 그 중심으로부터 얼마쯤 빗겨나가 있어야 가장 흥미진진하게 구경할 수 있는 법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들이 기대하던 장면은 곧바로 연출되지 않았다. 나와 얼마간 시선을 마주치고 있던 세리아가, 슬쩍 눈을 내리깔았기 때문이었다.
일주일 전의 내가 무섭긴 무서웠던 모양이었다. 저 싸가지 없는 후배가 먼저 시선을 피할 줄이야.
당장의 충돌을 피한 내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어깨를 팔꿈치로 툭, 하고 쳤다. 시비를 거는 것이 아니라 남부 열왕국의 사내들이 나누는 인사였다.
그리고 그것은 남부 열왕국에서 상대를 사내로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내 시선이 슬쩍 들렸다. 그곳에는, 구릿빛 피부를 가진 근육질의 남성이 서 있었다.
금빛 머리카락까지 합쳐져 양아치 같은 느낌을 주는 사내였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실제로 아카데미에서 유명한 양아치이기도 했다.
남부 열왕국 출신, 에이트리 백작가의 테안. 그가 낄낄거리는 경박한 웃음을 흘리며 제 패거리를 이끌고 내 앞에 선 것이다.
“이야, 이게 누구야? 지난주의 영웅 아니야!”
“저번 대련은 인상 깊었어, 그러니까… 이안?”
골목대장 노릇을 하는 테안이 내게 칭찬의 말을 건네자, 그 외의 떨거지들이 몇 마디를 덧붙였다. 대부분 내게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그러고 보면, 세리아를 은근히 따돌리는 것도 이들이 주도한다고 들었다.
정작 유르디나 가문의 보복이 두려워 제대로 나서지도 못하면서, 음험하게도 슬쩍 발을 걸거나 속삭이듯 욕을 하는 꼴이라니.
불쌍한 녀석들이었다. 내가 한숨을 푹 내쉬는데, 테안은 그럼에도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내 어깨에 팔을 걸치려 들었다.
“크, 그 싸가지 없는 년이 눈을 먼저 내리깔 때도 있네… 역시 선후배 관계를 알려주는 데는 몽둥이찜질이 최고야. 안 그래?”
“그 몽둥이 말고 다른 몽둥이도 효과가 좋을 것 같은데?”
그리고 이어지는 킥킥거리는 소리.
그때쯤 탁, 하고 내 손이 테안의 팔을 쳐냈다. 테안은 조금 당황한 눈치였다.
그야 친한 척을 했는데 이러면 무안하겠지. 나도 누군가를 적대할 만큼 대단한 인물은 아니라, 그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한 마디를 덧붙였다.
“아무래도 이따 한 판 할 것 같은데, 슬슬 몸을 풀어야 할 것 같아서.”
내 말에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고 있던 테안은 곧 씨익, 하고 음험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내 어깨를 다시 한 번 팔꿈치로 툭, 하고 건드렸다.
“……기대하고 있을게. 아주 박살을 내버려.”
내가 그녀에게 박살나지 않는다면 말이지.
그러나 테안과 그 패거리는 내가 세리아를 다시 한 번 박살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은 듯했다. 그리고 아마도 대부분은 반신반의하면서도 그러한 장면을 기대하고 있을 테지.
별이 하늘에 있을 때는 동경하면서도, 대지에 떨어지면 그것을 부수어 가지지 못해 안달인 것이 사람들의 본성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별’을 떨어트리는 역할을 맡은 내게 쏟아지는 기대란 양날의 칼이기도 했다. 만약 내가 실패한다면, 떨어진 별이 당해야 할 조롱 중 일부는 나를 향할 터였다.
꼴이 우습게 됐다. 기억하지도 못하는 일 때문에 이처럼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되다니.
지끈거리는 머리를 관자놀이를 눌러 가라앉히려던 그 순간, 내 눈에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흑단 같은 머리카락이 단정히 묶여 등 뒤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검을 휘두를 때마다 찰랑이는 머리카락 사이로 비치는 새하얀 목덜미가 인상 깊은 소녀였다.
아니, 소녀라고 해야 할까. 연령으로 따지면 성인이긴 한데.
나는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녀가 검을 휘두르다 말고 숨을 몰아쉬는 사이, 그녀의 목덜미를 손가락으로 쿡, 하고 찔렀다.
“히, 히야앗!”
검을 휘두르고 있던 소녀가 묘한 소리와 함께 펄쩍 뛰었다. 그리고 당황한 눈초리가 나를 향했다.
황갈빛 눈동자가 인상적인 소녀였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균형 잡힌 몸매까지.
솔직히 말해 예쁘기는 더럽게 예뻤다. 내겐 아직 여동생 정도의 느낌밖에 없지만.
검술학부의 1년 후배이자, 어린 시절부터 레토와 함께 줄곧 어울려 온 또 다른 소꿉친구.
‘셀린 하스터’였다. 나는 깜짝 놀라 나를 바라보는 셀린을 보고 키득거리며 웃었다.
“안녕, 셀린.”
그러나 반가움을 담아 인사한 나와는 달리, 셀린은 나를 보자마자 인상을 구겼다. 그리고 곧 내 목에 팔을 두르더니, 끌어당기듯 내 허리를 굽게 만들었다.
순식간에 그녀와 내 머리가 맞닿으며 자그마한 비밀 회담장이 만들어졌다. 셀린은 나를 타박하듯 속삭였다.
“미쳤어?! 왜 아는 척 하고 난리야! 일부러 모른 척 하고 있었는데……!”
“아니, 우리 사이에 왜 그래? 10년이 넘은 우정을 그렇게 헌신짝처럼 버려?”
내 태연자약한 목소리에 셀린은 답답하다는 듯 제 가슴을 팍팍 두드렸다. 그러나 봉긋이 솟아오른 가슴이 그 충격을 완화시켜 레토 때처럼 극적인 소리가 나지는 않았다.
셀린과 레토는 사촌지간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워낙 함께한 시간이 길어 친남매나 다름없는 사이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답답할 때 보이는 반응도 비슷했다.
“그러게 누가 유르디나를 건드리래? 아무리 서녀라도 유르디나는 유르디나야… 천출한테 성까지 준 것만 봐도 몰라? 그 재능을 봐서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겠단 뜻이잖아! 코딱지만한 시골 영지를 다스리는 하스터 가문의 셀린이는 그 생각만 해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서 죽을 것 같거든요, 응?”
“그러니까 더더욱 모른 척 하면 안 되지.”
나는 셀린의 구구절절한 설명에도 담백한 말로 응수했다. 내 얼굴에 뻔뻔스러운 표정이 떠올랐다.
“죽을 때는 함께 죽기로 했잖아? 나만 나락으로 갈 순 없지.”
“꺼져.”
그녀는 팍, 하고 나를 밀치며 벗어나려고 했지만 이미 내 팔이 그녀의 목을 감싼 지 오래였다. 나는 힘을 주어 그녀가 떠나가지 못하게 막았다.
“그러지 말고, 진짜로 모른 척 할 생각은 아니잖아?”
“모른 척 할 생각인데? 이안 오빠랑 엮이면 테안, 그 양아치 새끼들이랑도 엮일지도 모른다고……! 나 그렇게 건들거리는 놈들 제일 싫어하는 거 몰라?”
셀린의 저항이 생각보다 극심했다. 나는 쯧쯧, 하고 혀를 차면서 우선 그녀의 목에 두른 팔을 더욱 강하게 끌어당겼다.
그녀와 내 숨결이 지근거리에서 맞부딪혔다. 셀린의 숨결은 검을 휘두른 직후였음에도 달큰한 향이 났다. 어떻게 그녀에게서는 이토록 좋은 향만 나는 걸까.
수수께끼였지만, 나는 그 의문을 일부러 입에 담지는 않았다. 단지 셀린은 나와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살짝 얼굴을 붉히며 바둥거렸다.
“뭐, 뭐하는 거야… 다른 사람들 다 보는데……!”
“그럼,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으면 괜찮고?”
퍽, 하고 아직 자유로운 셀린의 손이 내 복부를 가격했다. 나는 커헉, 하고 신음을 토해내며 콜록였다.
“……죽는다?”
셀린의 싸늘히 가라앉은 목소리에 나는 곧바로 본론을 꺼내기로 했다. 더 농을 던졌다간 세리아와 싸우기 전에 셀린과 한 판 해야 할 판이었다.
셀린의 실력은 나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마력량이 월등히 많아 근력이 나보다 훨씬 강했다. 대신 그 마력을 제어하는 데는 익숙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아무튼 간에 내가 만만히 볼 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그러지 말고, 지난번에 세리아와 대련했을 때 내가 어땠는지 좀 말해줘.”
“……?”
셀린의 의아하다는 시선이 나를 향했다. 그도 그럴 만도 했다.
그거야 싸운 당사자가 제일 잘 알지 않겠는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시에 싸웠던 기억은 내게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답답했다. 어떻게 싸웠는지 알기라도 하면 대응책이라도 세워 보겠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 유르디나의 싸가지 앞에 서야 할 상황이었다.
10대 중반부터 마수들의 목을 과수원의 사과처럼 따댔다는 그 소녀 검수와 말이다. 최소한의 대비도 없이 그녀와 맞붙는 건 자살 행위나 다름이 없었다.
그렇다고 오늘 싸움을 피해 봐야 그녀가 포기할 것 같지도 않고. 내게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는 셈이었다.
하나, 세리아에게 박살이 나서 모두의 웃음거리가 된다.
둘, 어떻게든 세리아에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세리아의 흥미가 식기를 기다린다.
당연히 전자보다 후자가 매혹적인 선택지였다. 할 수 있다면 말이지만.
여전히 설명을 요구하듯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셀린에게, 나는 나지막이 사정을 설명했다.
“그, 사실 말이야… 지금 나한텐 지난 일주일간의 기억이 없거든?”
“이안 오빠, 혹시 병신이야?”
나는 그녀의 뾰족한 말에 쓰읍, 하고 위협적인 소리를 냈지만 셀린의 한심하다는 눈빛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결국 나는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말을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 병신이다. 그러니까 그러지 말고 이야기 좀 해봐, 응? 내가 도대체 어떻게 세리아 유르디나를 이긴 거냐?”
“그렇게 말해 봐야…….”
이제는 셀린이 곤혹스러워 할 차례였다. 그야 ‘어떻게 이겼냐’라고 물어봐야 그녀가 내놓을 수 있는 대답은 한정적이었다.
그녀가 본 것은 세리아를 시종일관 압도하던 내 모습이었을 테고, 그 움직임을 어떻게 재현하는가는 전적으로 내게 달려 있는 문제였으니까.
그러나 셀린은 곧 한숨과 함께 자신 없다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떻게든 노력은 해보겠다는 듯이.
“내가 본 것만 말해줄게. 나도 그때 직접 목격했던 사람 중 하나니까… 뭐 도움이 안 된다고 해서 원망하기 없기다?”
“당연하지! 그러지 말고 기탄없이 말해 봐.”
그녀는 내 확신이 담긴 목소리에 망설이는 듯하면서도, 이내 그날 보았던 광경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도 얼떨떨하다는 듯,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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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아는 눈을 감았다 떴다. 풍경이 포말처럼 부상했다. 명상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이랬다.
마음을 가다듬는다. 평정은 언제나 날카로운 칼처럼 유지해야 한다.
천하다는 이유로 그녀의 어머니를 쫓아낸, 아버지가 남긴 몇 안 되는 가르침이었다.
잠깐의 명상을 끝마친 그녀의 짙푸른 눈동자가 누군가를 향했다. 얼마 전 그녀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안긴 사내였다.
손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어째서, 라는 의문만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나 명확했다. 땅바닥을 구르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몸조차 가누지 못했던 그녀와, 숨소리마저 평온하던 그의 모습.
그토록 무시무시했던 그는, 지금 이름을 알 수 없는 여인과 수군거리며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그녀와 달리 여유가 넘치는 모양이었다.
잠시 그를 바라보고 있던 그녀는, 곧 떨리는 눈으로 시선을 내리깔았다. 몇 번이고 복기했던 일주일 전의 싸움을 다시금 떠올렸다.
그래, 그날이었다. 그날의 싸움을 이겨내지 못하면, 더는 나아갈 수 없다.
그것이 그녀를 필사적으로 만들었다. 그날의 기억이 파도처럼 그녀의 심상을 휩쓸고 지나갔다.
그날의 사내는, 무언가 피로한 기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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