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래에서 온 연애편지-28화 (28/649)

〈 28화 〉 1. 첫 번째 편지(28)

* * *

무력의 행사는 언제나 신중해야 했다.

권력은 본질적으로 무력을 사유화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권력의 시선에서 통제할 수 없는 힘이란 악이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해야 할 대상에 불과했다.

그래야만 질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제국의 질서는 황제로부터, 남부 열왕국의 질서는 각 왕국의 맹주로부터, 성국의 질서는 천신 아루스로부터 발원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각 국가 권력의 정점이라는 데 있었다.

그러므로 모든 ‘정당한 폭력’은 오직 권력에 귀속된다. 이는 각국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을 양성하는 아카데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아카데미야말로 권력 암투의 축소판이라 해도 좋았다.

대개의 경우 폭력은 허가되지 않는다. 그러나 암암리에 아카데미 내에서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문제가 불거지지 않는 건, 그러한 폭력은 일반적으로 권력의 규율을 따르는 까닭이었다.

귀족은 평민에게 일정 수준의 폭력을 행사해도 용인 받는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행해진다면 모르겠지만, 그 외의 경우 대다수 평민들은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

아카데미 재학생으로 지낼 수 있는 기간은 고작해야 4년뿐이다. 그 이후 세상으로 나오면 귀족과 평민의 격차는 다시 여실해진다. 참는 수밖에 없었다.

그 대신 귀족들도 아카데미에서 있었던 어지간한 일들은 모두 덮고 넘어가는 것이 관례였다. 그럴수록 선을 넘는 상대에 대한 징벌은 더욱 가혹해지니까.

귀족들 나름대로 아카데미 내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처럼 아카데미는 겉으로 평등을 표방하는 듯 보이지만, 그 내부를 깊숙이 들여다볼수록 권력에 의한 서열화를 부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테안 패거리들은 내가 귀티 나는 사내의 얼굴을 후려쳤을 때도, 내가 검집채 허리춤에 매달린 검을 들었을 때도 제대로 된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

그들의 이성이 지금 닥친 현실을 이해할 수 없었던 탓이다. 그럴 만도 했다.

나 또한 귀족이긴 하지만, 고작해야 시골 자작가의 차남에 불과했다.

반면 남부 열왕국 출신이라 해도 테안 패거리는 나름 고위 귀족의 자제들이 모인 패거리였다. 심지어 내가 처음으로 후려친 사내는 아예 제국 출신으로 보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선공을 가할 줄은 상상도 못했겠지, 그 안일한 판단이 내게 강력한 이점을 부여했다.

나는 눈앞의 테안을 지나쳐, 엉거주춤 몸을 일으키려던 패거리 중 하나의 얼굴을 후려쳤다.

팍, 하고 멋진 소리와 함께 사내 하나가 허공을 날았다. 검집으로 맞았으니 죽지는 않았을 테지만, 금속으로 얼굴을 가격당한 상황이었다. 최소한 의식을 잃을 정도는 될 터였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여섯, 내 눈이 다음 희생자를 찾아 스산하게 가라앉았다.

테안 패거리들이 정신을 차린 것은 그때였다.

내게 막 얻어맞은 사내의 입에서 새하얀 치아 두어 개가 하늘로 튀었다. 이를 본 패거리 중 하나가 비명과 같은 외침을 터트렸다.

“미, 미친 새끼! 조… 카흑, 어억?!”

그것이 그의 마지막 대사가 되었다. 검조차 제대로 뽑지 않고 나를 삿대질 하는 그의 모습이 유독 내 눈길을 끈 탓이었다.

이어지는 동작은 간결했다. 테안의 패거리들은 한 곳에 몰려 있었고, 그러므로 내 다음 목표 또한 지근거리에 서 있었다.

내딛은 발을 비틀어 콱, 하고 검 손잡이를 사내의 명치에 박아 넣었다. 그러자 그는 숨넘어갈 듯한 소리를 냈는데, 그 억눌린 신음을 채 내뱉기도 전에 내 검집이 그의 목에 작렬했다.

퍽, 하고 단단하게 뭉친 근육 덩어리를 후려치는 소리가 들렸다. 압축된 공기가 터져 나가는, 둔탁한 울림.

사내의 눈동자에 초점이 사라진다.

쿵, 하고 거구의 사내가 쓰러졌다. 이제 남은 인원은 다섯, 해볼 만한 숫자였다.

나는 후우, 하고 깊은 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시시각각 제 무장을 뽑아드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마법사는 처음에 쓰러트린 그 귀티 나는 사내뿐이었던 듯했다.

나머지는 검을 뽑아들고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이야기는 간단했다.

주춤거리며 내게 검을 겨누는 패거리들을 상대로, 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덤벼, 이 새끼들아. 혹시 쫄았냐?”

내 도발에 더는 버틸 재간이 없었는지, 패거리 중 하나가 목에 핏대를 올리며 바락바락 울부짖었다.

“죽여! 저 새끼는 혼자야!”

그러나 그렇게 외치는 사내의 눈동자에는, 숨길 수 없는 두려움과 긴장의 빛이 머무르고 있었다.

순식간에 여덟 명 중 셋이 쓰러졌다. 그마저도 가장 강한 전력이라 할 수 있는 테안은 일부러 습격하지 않은 결과였다.

사실, 테안을 습격해 봐야 나만 곤란해졌을 공산이 컸다. 테안은 이 어중이떠중이들과 달리 검술학부에서도 상위권의 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기습을 하더라도 일격에 해치울 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의외로 신중하면서 무리에서는 나름대로 존경을 받는 사내이기도 했고.

그런 사내는 편법으로 꺾어서는 안 됐다. 정정당당히 붙어 쓰러트려야 진정한 의미에서 패거리의 승복을 받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서 내 의도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의 눈에 비치는 나는, 테안이라는 먹음직스러운 사냥감을 무시하고 그들 중 셋을 순식간에 정리한 무시무시한 강적이었다.

긴장과 두려움은 몸이 뻣뻣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그리고 그럴수록 ‘낌새’는 더욱 명확해진다.

내 가라앉은 숨소리가 고막을 웅웅 울렸다. 시간이 점차 느리게 흐른다. 둔하고, 무거운 흐름이 피부의 압점을 짓누르는 듯했다.

지난 마수와의 싸움 이후, 내 예민해진 감각은 이처럼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새로운 차원을 열어주었다. 그야말로 찰나와 찰나가 다투는 시간 감각.

내 눈앞에 가상의 궤적이 그려졌다. 테안을 제외한 네 명이 한 번에 달려오고 있었다. 그 궤적은 복잡하고, 또 피해 내기도 까다로워 보였다.

그래서 나는 차선책을 택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달려든 사내의 검로가 그려졌다. 우상단에서 좌하단으로 이어지는, 모범적인 내려베기. 나는 이를 악물고 그 검로가 실선을 그리는 순간 검신을 때렸다.

퉁, 하는 소리와 함께 불시의 일격에 검로가 뒤틀렸다. 그리고 그렇게 퉁겨져 나간 자리는, 또 다른 사내가 검을 들고 짓쳐 드는 장소.

어어, 하는 순간 두 사람의 검로가 뒤엉켰다. 두 사람 분의 힘을 받은 검이 동시에 땅바닥에 처박혔다. 남은 검은 두 개.

어느새 검을 치켜든 또 다른 사내의 품에, 몸을 비틀 듯이 집어넣었다. 당혹감으로 물든 사내의 눈이 얼핏 비쳤다.

당연하다는 듯 검극이 명치를 강타한다. 커억, 하는 소리와 함께 사내의 몸이 수그러졌다. 나머지 하나의 검이 휘둘러진 것은 그때였다.

내 몸이 휙 돌아 명치를 후려 맞은 사내의 등 뒤로 이동했다. 그러자 상반신을 살짝 수그린 사내의 몸이 검로 한복판에 놓이게 되었다.

“크악!”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등판을 얻어맞은 사내가 고꾸라진다. 졸지에 제 동료를 쓰러트리게 된, 검을 휘두른 사내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때를 놓칠 내가 아니었다.

도약과 함께 내 몸이 멍하니 서 있던 사내의 앞으로 엄습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내는 허겁지겁 검을 들어 내리치려고 했지만, 내 검이 더 빨랐다.

텅, 하고 내 검이 사내의 검집을 후려쳤다. 갑작스러운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 사내의 자세가 무너졌다. 나는 덮치듯이 몸을 날려 그를 깔고 앉았다.

교과서적인 마운팅 포지션. 그러나 주먹으로 팰 생각은 없었다. 그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내 검집이 사내의 얼굴을 몇 번 후려 갈겼다.

팍, 팍, 팍. 단 세 번이었다. 그것만으로 사내는 혼절한 듯 까무룩 눈을 까뒤집었다. 그러나 그를 마무리하기 위해 내가 지불해야 할 대가 또한 컸다.

쿵, 하고 등판을 강한 충격이 두들겼다. 내가 두드릴 땐 몰랐는데, 정작 맞고 보니 내부에서 울리는 소리는 외부에서 울리는 소리와 차원이 달랐다.

내장이 짓눌리고, 숨이 턱 막혔다. 근육이 저절로 긴장해서 움직임이 뻣뻣해졌다.

처음에 검로가 얽혔던 두 사내가 내게 달려든 것이다. 이를 예상하고 몸을 비틀며 충격을 최소화하긴 했으나, 그럼에도 여전히 아팠다.

고통으로 구부러진 몸을 던지듯 땅바닥을 굴렀다. 그러자 내가 엎어질 뻔한 자리로 두어 번의 검격이 더 내리꽂혔다.

제때 피하지 않았다면, 저 자리가 내가 머물 마지막 자리가 되었을 터였다. 최소한 이 전투에서는 말이다.

연달아 격한 동작을 소화해 내다 보니 숨이 살짝 가빠왔다. 허억, 허억, 하고 거친 숨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적은 아직 둘이 남아 있었다.

테안은 아직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나 언제 참전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니 저 둘을 최대한 빨리 정리해야 했다.

두 사내는 한층 경계심 어린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섣불리 달려든다면 당하는 쪽이 어느 쪽일지 깨달은 모양이었다.

내 예민해진 감각은 주로 반격에 유용했다. 게다가 내가 가진 최고의 재주는 발재간과 승마였다. 그 두 분야만큼은 아카데미에서도 상위권이라 자부할 수 있었다.

보법이 근접전에서 중요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었다. 심지어 예민한 감각이 합쳐지니, 동급의 실력자로는 나를 막을 수 없었다. 그들이 선공을 한다는 가정 하에.

하지만 지금 급한 쪽은 나였다. 두 사내는 애절한 눈빛으로 테안의 가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럴 수는 없었다.

내 검이 파공성을 내며 내쏘아졌다. 투척이었다. 회전하는 검집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들었다.

설마 무기를 던진다는 예상은 하지 못했던지, 두 사내의 눈이 부릅떠졌다. 어찌나 당황했는지 둘은 동시에 검을 내리 그었다.

그 덕에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던 내 검은 그대로 땅바닥에 처박혀 버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웅크린 자세 그대로 땅을 박찼다. 그들이 제대로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내 몸이 그들의 지근거리까지 파고들어 있었다. 두 사내는 조금 놀란 기색이었으나, 곧 침착함을 되찾았다.

내게 무기가 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맨손 박투로 훈련된 검사를 제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무장이 있고 없고의 차이였다.

최소한 일격을 버틸 수 있겠다는, 안도한 눈빛. 그러나 내 손이 허리춤을 더듬는 순간, 그들의 눈에 다시 경악이 깃들었다.

내겐 무장이 하나 더 남아있었으니까.

콱, 하고 도끼가 나무에 틀어박히는 소리가 났다. 그 감상대로 손도끼가 누군가의 목덜미를 강타하는 소리였다.

단지 목덜미를 찍은 부위가 날이 서 있는 부분이 아니었을 뿐이지. 역방향으로 들린 손도끼는 살갗을 파고 들지는 못했지만, 둔기로서도 훌륭한 무장이었다.

또 하나가 쓰러진다. 남은 사내는 발악처럼 검을 휘둘렀다. 나는 역방향으로 들었던 도끼를 그대로 바깥쪽으로 당기며 손잡이와 도끼날 사이의 모서리에 검극을 가두었다.

카각, 하는 소리와 함께 단단한 두 물체가 맞물리는 느낌이 팔 근육을 울렸다. 상대가 내려찍는 힘이 강해 일순 손잡이를 놓칠 뻔했으나, 나는 이를 악물고 힘을 주어 검을 쳐냈다.

그리고 아직도 얼떨떨한 눈을 한 마지막 사내의 턱을 머리로 들이박았다. 살짝 굽혀졌던 내 몸이 펴지며 강한 탄력이 일었다.

쿵, 하고 머리에 통증이 일었다. 하지만 턱을 직격당한 사내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턱을 강타당한 사내는 비틀거리다가, 그대로 쓰러졌다. 이제 땅바닥에는 신음하는 사내만 일곱이었다.

물론 나도 무사하지는 못했다. 일격을 허용한 등 근육은 계속 통증을 호소했다. 턱을 들이박은 머리도 어질어질한 것이 정상은 아니었다.

그렇게 휘청이던 나는, 더듬거리며 던졌던 검을 다시 주웠다. 그리고 다시 땅을 딛고 바로 섰다.

아직 적이 하나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테안 에이트리. 구릿빛 피부와 금빛 머리카락, 그리고 단련된 전사의 상징과도 같은 근육질의 몸.

그는 인상을 팍 구긴 채로, 나와 그의 패거리가 다투는 양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너는 조금 더 영리할 줄 알았는데.”

“그러게 왜 조용하던 사람을 건드려서 난리야?”

그는 한숨과 함께 등에 매고 있던 대검을 뽑아들었다. 이쯤 되면 싸움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도, 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테안은 쯧, 하고 혀를 차면서 영 내키지 않는 기색이었다. 그의 눈동자가 깊이 가라앉았다.

“이안, 순발력이 많이 늘었어. 그리고 보법도… 그 사이에 어떻게 그렇게 실력이 금방 는 거지? 유르디나의 싸가지가 영약이라도 주던가?”

그 말을 듣고 나는 하아, 하아, 하고 거친 숨을 가다듬으며 그를 노려보았다. 내 입에서 흐, 하고 되다 만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 음습한 새끼… 검술학부 학생이라면 성적을 불문하고 모든 정보를 꿰고 있다더니.”

“내 경쟁자니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런데도 세리아의 어머니를 건드리셨다?”

내 으르렁거리는 목소리에 테안은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 그의 눈동자에 잔혹한 빛이 얼핏 비쳤다.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그리고 그 다음 순간.

훅, 하고 내 앞에 열풍이 끼쳤다. 테안이 땅을 박차고 쇄도한 것이다. 그 거구의 몸이 마치 탄환처럼 쏘아졌다.

눈으로 보아도 믿을 수 없는 속도였다. 그의 시야에는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사라져 있는 듯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그 정도의 직선적인 돌진은 불가능했다.

그 외의 변수조차 고려하지 않는, 막무가내. 그래서 더더욱 위력적으로 느껴졌다.

예민해진 감각은 이미 이전부터 테안이 기습을 준비하고 있단 사실을 경고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 대응도 늦지는 않았다.

검이 테안의 검로를 가로막는다. 그러나 그것뿐.

쿵, 하는 충격파와 함께 내장이 뒤틀리는 감각이 느껴졌다. 입에서 억눌린 신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차라리 피라도 토하고 싶은 느낌.

테안의 팔 근육이 꿈틀거렸다. 내 자리에 발자국이 움푹 패였다.

“크으, 아……!”

“내가 정보를 수집하는 건, 상대의 약점을 알기 위해서야. 앙? 너도 그래, 이안.”

그리고 다시 한 번 쿵, 하고 대검이 내리찍힌다. 방금 전보다 더욱 강한 힘을 담은 일격, 검을 가로막은 내 몸이 뒤로 주르륵 밀렸다.

벌써부터 팔이 덜덜 떨렸다. 단 두 번을 맞섰을 뿐인데.

내 살벌한 눈빛이 테안을 향했지만, 테안은 그저 내게 씨익 웃어 보일 뿐이었다.

“마력량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평균 이하야. 그러니까 나한테 안 되는 거지.”

테안 에이트리, 남부 열왕국의 명문인 에이트리 백작가의 장남.

그의 검사로서의 재능을 꼽으라면 수많은 장점을 들 수 있었다. 타고난 포악성과 잔학성, 그럼에도 사태를 얼마간 관망하는 신중한 태도, 그리고 에이트리 백작가 특유의 강건한 육체.

그러나 그중 단 하나만을 꼽으라고 한다면, 십중팔구는 동일한 대답을 내놓을 터였다.

마력량.

그의 마력량은, 천부적이었다. 나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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