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4화 〉 2. 주께서 함께 하신다(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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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라도 제 부모를 욕하면 분노할 줄 안다.
이는 친애와도 무관하지 않겠으나, 스스로를 의탁하고 있는 대상을 보호하려는 본능에 의한 것이기도 했다.
제자는 제 스승을 욕할 때, 신하는 제 군주를 욕할 때, 하물며 평민조차 이방인이 제 영주를 욕하면 은근히 마음이 상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아직 하급자의 무조건적인 복종이 요구되는 시대인 탓도 있었다.
무조건적인 복종은 정신적인 맹종을 수반한다. 그러한 사고방식이 당연한 세상이었으니, 하급자들이 유독 상급자들의 욕에 민감한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나쁜 상급자는 욕을 먹기 마련이겠지만, 이 또한 동일한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끼리 하는 말이었다.
외부인이 이러니저러니 해봐야 좋은 말을 들을 턱이 없었다.
그러니 지금 엘시의 분노는 정당했다.
최소한 그녀가 생각하기로는 그랬다. 아무도 모르는 제 연약한 알맹이를 긍정해 주고, 목숨을 던져 그녀를 지켜준 사람이었다.
그 강인함을 동경해 온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데 델핀이 한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신경을 긁으니 엘시는 폭발할 수밖에 없었다.
뇌리가 차가워졌다. 오랜 실전 경험은 적의를 인지하자마자 심장의 박동을 줄였다.
델핀은 아직 어안이 벙벙한 눈빛이었다. 그녀가 이토록 당황하는 일은 드물었다. 그만큼이나 물을 끼얹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결례에 속했다.
아무리 그래도 유르디나 가문의 후계자한테, 이러한 모욕을 주리라곤 상상하지 못했겠지.
이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아이들 몇 명이 어른들을 부르러 떠났고, 그 결과 지금 엘시와 델핀이 머무르고 있는 곳에는 두 사내가 도착한 뒤였다.
레토와 길포드, 두 사람은 들어서자마자 목격한 충격적인 광경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그러나 쏟아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었다. 지금은 그야말로 ‘말 그대로’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었다.
엘시의 손에 파직거리며 새파란 전하가 맺혔다. 살의를 감지한 델핀의 손이 본능적으로 허리춤을 더듬었다.
그러나 벼락같이 검을 뽑아들던 그 순간, 얇은 뇌전의 채찍이 후려치듯 델핀의 상반신을 휘감았다.
고작해야 1서클 마법에 불과했다. 이 짧은 시간 내에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마법을 영창해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무리 5서클에 이르른 고위 마법사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델핀은 코웃음을 치며 마력을 둘러 감전을 막으려 했다.
그 전하의 채찍이, 느닷없이 흩어지며 사방으로 전류를 퍼트리지 않았다면.
델핀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기 시작했다. 응집력을 잃은 전하들이 새파란 빛을 뿌리며 급속도로 흩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흐릿한 빛이 아슬아슬하게 닿는 지점은, 그녀의 상반신.
물벼락을 맞은 곳이었다.
새파란 전하가 빗줄기처럼 델핀의 상반신을 난타했다.
타닥거리는 불꽃이 마치 잔불처럼 타올랐다. 델핀은 이를 악물었지만, 물을 타고 흐른 전하는 곧 전신으로 퍼져 나가고 말았다.
근육이 수축한다. 이는 거부할 수 없는 생체 작용이었다. 델핀의 균형이 저절로 무너졌다.
엘시가 달려든 것은 그때였다.
그녀의 손에는 또 하나의 물컵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력을 다해 정수리를 후려갈기는, 깔끔한 일격.
유리가 박살나는 호쾌한 파열음이 울려 퍼졌다.
아무리 마력으로 신체를 강화했다고 해도, 마법사는 마법사였다. 델핀 수준에 이른 검사에게 물리적으로 유효한 타격을 주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균형을 잃고 있던 와중에 결정타를 먹이는 정도는 가능했다. 그러지 않아도 휘청이던 델핀의 몸이 미끄러지듯 쓰러졌다.
쿵, 하는 알싸한 충격과 함께 찰박이는 소리가 델핀의 귓가를 스쳤다.
물이 후두둑 떨어지고 있었다. 고작해야 컵 두 개 분량, 많은 양도 아니었지만 지면을 적시기엔 충분했다.
엘시는 치켜들었던 손을 그대로 땅바닥으로 내리쳤다.
떨궈지듯 새파란 전하의 구체가 지면에 터져 나갔다. 파지지직, 하는 소음이 주위를 태우는 매캐한 향이 올라왔다.
“끄흐, 흐, 으으으윽……!”
델핀은 이를 악물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전투 스타일이었다.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이용해서, 임기응변으로 어떻게든 적을 쓰러트리는 그 느낌.
이안을 닮았다. 본래 엘시는 델핀과 함께 고전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정통파에 속했는데.
좋아하면 닮는다더니, 그 말대로였다. 델핀은 감전되어 근육이 과도한 수축을 보이는 와중에도, 끝끝내 검을 놓치지 않았다.
그 대신 오러를 불어넣었다.
후욱, 하고 열풍이 주위를 감싼다. 찬란한 금빛으로 타는 오러는 무시무시한 열기를 품고 있었다.
돌바닥에 단숨에 달구어졌다. 물기가 재빠르게 증발하며 점차 델핀은 신체의 자유를 되찾았다.
엘시가 마무리를 하려 뇌전의 단창을 쥔 채 달려들던 그 찰나.
델핀은 가까스로 몸을 일으키고, 마력을 때려박아 신체를 가속시켰다. 그리고 뇌전의 단창을 내리꽂으려던 엘시의 팔을 쥐고, 잡아당기듯 그녀를 땅바닥에 처박았다.
쿵, 하는 충격파가 퍼져 나갔다. 자그마한 체구였지만 잡아당긴 힘이 워낙 강한 탓에 일어난 현상이었다. 델핀은 하늘을 등진 엘시의 몸을 그대로 뒤집어, 주먹을 갈겼다.
가죽을 때리는 소리와 함께 엘시의 고개가 단번에 돌아갔다. 콱, 하고 틀어박히는 주먹의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다. 엘시의 고깔모자는 이미 땅바닥을 구르고 있는 지 오래였다.
엘시는 갑작스레 턱을 얻어맞자 뇌가 흔들리는 듯했다. 이안을 어설프게 흉내 낸다고 실드조차 포기한 것이 실책이었다.
델핀은 그제야 적의를 담아 낮게 으르렁거렸다.
“몇 대만 더 맞자, 라이넬라.”
그 위협에도 엘시는 푸흐흐, 하고 웃음을 터트릴 뿐이었다. 반항적인 블루사파이어빛 눈동자가, 델핀을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울면서 사과할 준비나 해, 썅년아.”
델핀은 망설임 없이 주먹을 엘시의 자그마한 얼굴에 꽂아 넣었다.
골절이 일어나지 않을 만큼 섬세하게 조정해서, 엘시의 얼굴이 엉망진창이 될 때까지는 때려줄 생각이었다. 델핀이 받은 모욕이 있으니 그 정도쯤은 라이넬라 가문에서도 문제 삼지 않으리라.
그러나 그 다음 순간.
으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델핀의 다리 근육이 뼈에 밀착했다. 감전을 당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델핀의 눈이 멍청히 측면을 향했다. 그곳에는 충격파로 뒤흔들리며 쓰러진 물컵들이, 식탁 위에서 그 내용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지면을 데구르르 구르고 있던 뇌전의 단창이 델핀의 핏빛 시선에 스쳤다. 그 단창은, 식탁에서 흘러내린 물을 향하고 있었다.
델핀이 무심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은 직후의 일이었다.
다시 한 번 날카로운 감전음이 일었다. 전하가 서로를 태우는 소리는 단조롭고 강렬한 리듬을 지니고 있었다.
델핀은 다시 한 번 비명을 내지르며 옆으로 쓰러지는 수밖에 없었다. 그 위에 다시 올라탄 것은 엘시였다.
그녀의 손에는 어느새 다시 새파란 전하가 맺혀 있었다.
“이안 님이, 뭐? 손도끼 살인마? 네가 먼저 좆같이 굴었잖아……! 그, 그리고 아직 사람은 안 죽였어! 아마! 그러니까 얼른 사과해, 개년아!”
그렇게 이를 악문 엘시가 파직거리는 전하의 응집체를 델핀에게 직접 때려 박기 직전.
쿡, 하고 무언가가 전하의 응집체를 찌르고 들어왔다.
그리고 단숨에 흩어지는 마력, 더 밀도 높은 마력를 마주쳤을 때 발생하는 현상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그럴 만한 실력자가 있었던가?
당혹감을 담은 엘시의 눈이 옆을 향했다. 그곳에는 새하얀 머리를 가진, 나이 지긋한 노인이 고개를 내젓고 있었다.
그의 허리춤에 걸려 있던 칼집은 어느새 텅 비어 있었다. 은은한 백색의 광채가 노인의 손에 쥐어진 칼날에서 흘러내렸다.
오러였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이름을 날리던 용병이었다고 했나.
엘시가 그렇게 무심코 과거의 기억을 더듬고 있자, 길포드는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두시지요, 두 분 다.”
“하지만, 이 씨발년이 감히 이안 님을……!”
“이 모습을 보면, 이안 도련님께서 기뻐하시겠습니까?”
그러자 흥분한 기색이던 엘시의 몸이 흠칫 굳었다. 그녀의 눈동자에 강렬한 망설임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엘시는 결국, 한숨을 내쉬면서 비틀비틀 몸을 일으켰다.
한 대지만 델핀 수준의 검사에게 정타를 허용했다. 엘시라고 타격이 없을 리가 없었다.
잠시 눈치를 살피던 엘시는, 곧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제야 흥분이 가라앉았는지 ‘이안 님’이라는 호칭은 어느새 ‘이안’이 되어 있었다.
“그, 이안한테는 비밀로…….”
“……아직, 안 끝났어.”
지친 목소리가 쓰러진 여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길포드와 엘시의 시선이 단숨에 그곳을 향했다. 델핀은, 이를 악문 채로 땅바닥을 짚고 몸을 반쯤 일으켰다.
핏빛 눈동자에 이글거리는 승부욕이 머물러 있었다.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 안 그래?”
후우, 하고 엘시는 짜증난다는 듯 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이내 울컥해서 외쳤다.
“봐주려니까, 이 썅년이 진짜……!”
“……둘 다 그쯤 하시죠.”
다음으로 끼어든 것은, 레토였다. 엘시와 델핀의 짜증스러운 시선이 찌르기라도 할 듯 레토를 향했다.
그러나 레토는 태연한 미소를 지으며, 반항할 뜻이 없다는 듯 두 손을 들 뿐이었다.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건 둘째 치고, 수수께끼의 마수한테 이안까지 습격당한 상태입니다. 만일을 대비해서라도 전력을 유지해야 해요. 그리고 또,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엘시와 델핀의 눈에 의아함이 맺히자, 레토는 은근한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다.
“……끝을 보려면, 가문 간의 문제로 비화될 텐데요.”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한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있던 엘시와 델핀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혀를 차며 무장을 거두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고위 귀족 간의 알력 다툼이란 상상 이상으로 무시무시했다. 일단 한 번 갈등이 촉발되면 멈출 수 없었다.
제국 귀족에게 있어 자존심이란 그런 것이었다. 만금을 쓰더라도 자존심만큼은 지켜야 했다.
대신 엘시와 델핀은 임시 휴전을 대가로 길포드와 레토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했다.
이안에게 오늘의 일은 비밀로 할 것.
그렇게 합의를 끝마친 뒤, 엘시와 델핀은 저마다 챙겨두었던 힐링 포션을 꿀꺽꿀꺽 마시며 숙소로 떠나갔다.
남은 것은 박살난 물컵과 구석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아이들뿐이었다.
**
레토의 기나긴 목격담을 전해들은 뒤, 내가 내뱉은 감상은 하나였다.
“……비밀로 하기로 했다며, 그런데 나한테 말해도 되는 거야?”
“그럼 그대로 두라고? 임시휴전이라고 해봐야 시한폭탄을 남겨두었을 뿐이야… 터지기 전에 뇌관을 제거해야지, 기술자가 말이야.”
그러면서 레토는 믿는다는 듯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허, 하고 나는 헛웃음을 머금었다.
“내가 그 기술자다?”
“응, 네가 모은 여자들이니까 네가 해결해. 나랑 길포드 씨는 이제 모르겠어.”
딴이야 맞는 말이었다. 레토와 길포드 씨는 내가 모은 조와 무관했다. 델핀 선배와 엘시 선배는 모두 내 조에 속했으므로, 조장인 내가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맞았다.
다만 그 방법을 알 수 없었을 뿐이지.
내가 이마를 짚고 끙끙대자, 레토는 늘 그렇듯이 내게 조언을 건넸다.
“단순히 생각해, 단순히. 너무 복잡하게 풀려고 해봐야 검술학부 머리로는 안 돼.”
조언인지, 조롱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니 알 수 없는 말이긴 했지만 말이다.
나는 일단 그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 발걸음이 향한 곳은, 델핀 선배의 방이었다.
*
똑똑, 하고 문을 두드려도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고아원에는 개인실이 몇 개 존재하지 않았다.
고작해야 원장실과 함께 봉사자들이 머무르던 방이 있을 뿐이었는데, 델핀 선배와 엘시 선배는 고위 귀족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개인실을 차지할 수 있었다.
물론 성녀도 개인실을 썼다. 이를 제외하면 개인실은 존재하지 않아서, 길포드 씨는 원장실을 비우고 나나 유렌에게 숙소를 제공하려고까지 했다.
나야 굳이 개인실에 욕심이 없으니 거절했고, 유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금 보니 개인실이 있으면 좋을 것 같기는 했다.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좋았다. 나는 흠흠, 하고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들어갑니다.”
“……무슨 일인데.”
경계심 어린 목소리가 즉각 되돌아왔다. 델핀 선배가 분명했다.
이를 확인한 나는,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설마 내가 곧장 들어올 줄은 몰랐는지, 침대 위에 걸터앉아 있던 델핀 선배는 화들짝 놀란 눈치였다.
“수, 수, 숙녀의 방에 허락도 없이 들어와? 손도끼 공자, 아무래도 귀족의 예절을 다시 배워야 할 듯 싶은데…….”
“반라로 저를 맞이한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델핀 선배의 입이 다물어졌다. 반론하려면 할 수야 있겠지만, 내 분위기가 진중하다는 사실을 눈치 챈 듯했다.
그녀는 우물쭈물하며 내 시선을 피했다. 핏빛 눈동자가 떨리기 시작했다.
“델핀 선배, 단 둘이 산책이라도 갑시다.”
“……시, 싫어.”
내 태연한 목소리에 따라붙는 여인의 목소리는, 애처로울 만큼 흔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평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숲이 요즘 공기가 좋다네요. 특히 밤공기가 그렇게 시원하다고.”
“시, 싫어…….”
“단 둘이 가면 아무도 모를 겁니다. 그러니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조금…….”
“……싫다고!”
발작하듯이, 델핀 선배는 그렇게 외쳤다. 그녀의 표정은 질색 그 이상이었다. 절대로 함께 가고 싶지 않다는, 공포가 송글송글 맺힌 얼굴.
이대로 가다간 시간 낭비가 너무 심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혀를 쯧, 하고 차면서 손도끼를 뽑아들었다.
델핀 선배의 호흡이 정지했다. 멍하니 내 손도끼를 응시하는 눈동자.
나는 망설임 없이 손도끼를 치켜들었다.
“꺄, 꺄아아아악! 가, 갈게요! 가면 되잖아! 그, 그러니까…제, 제발!그, 그만해…….”
진작 그래야지, 나는 그제야 흡족한 눈빛을 하고 치켜들었던 손도끼를 땅바닥에 내리찍었다.
콱, 하고 석재 바닥에 흠집을 만들며 틀어박히는 손도끼.
흐으으, 흐으. 델핀 선배는 공포와 긴장을 숨길 수 없는지 그러한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두려움에 젖은 핏빛 눈동자가 땅바닥에 박힌 손도끼를 응시했다.
그러고 보니, 이러면 바닥 보수해야 하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문제는 나중에 돈 많은 델핀 선배한테 맡기든 어쩌든 하기로 하고, 나는 싱긋 웃었다.
“잘 생각했어요.”
웅크린 델핀 선배의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그녀는 울고 싶은 얼굴이었다.
오랜만에 델핀 선배와 단 둘이 대화를 나누어야 할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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