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래에서 온 연애편지-159화 (159/649)

〈 159화 〉 3. 용의 눈, 인간의 마음(23)

* * *

최근 시엔의 기분은 영 좋지 못했다.

제국의 제5황녀로 태어나 남부럽지 않은 권세를 누리고 살았던 그녀였다. 수십의 시종들이 그녀를 보필하고 있었고, 금전은 넘치도록 많았다.

딱히 기분이 상할 일이 많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요즘 시엔의 심정은 우울증에 준하는 수준까지 떨어져 있었다.

어느 사내와 갈등을 빚은 이후부터였다. 그때부터 그녀의 기분은 늘 하락세를 그리고 있었다.

마치 그 모든 결과가 사내를 깔본 것이 실책이었다고 말하는 듯했다.

얻은 것은 딱히 없었고, 잃은 것은 많았다.

우선 호위기사들의 명예가 실추되었다.

아카데미 3학년 학생을 상대로 넷이나 되는 호위기사가 전멸했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당했으니, 변명의 여지조차 없었다.

아무리 아카데미 재학생이 뛰어나더라도 황실의 근위기사단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런데 협공을 했는데도 한두 번의 공방만으로 승부가 나버리다니.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부하의 명예는 곧 그들이 모시는 주군의 위신과 직결된다.

나름대로 고르고 고른 인재들인데, 단 한 번의 패배로 시엔을 향한 대중의 평가는 급격히 나빠졌다.

사람 보는 눈이 없다는 평은 물론이고, 인망이 없어서 좋은 인재들이 모이지 않는다는 소리까지 심심찮게 들려왔다.

그동안 긍정적인 인식을 형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시엔이었다. 당장이라도 미치고 팔짝 뛰더라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인망도 당연히 부족하지 않았다.

그 속마음까지는 몰라도, 겉으로 보기에 시엔은 이상적인 황녀 그 자체였다. 그녀가 꾀어내려 한다면 얼마든지 고개 숙일 이들은 많았다.

그럼에도 그녀의 신임을 받는 기사들이 모조리 패배한 것은, 단지 상대가 규격 외의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이안 페르쿠스, 느닷없이 두각을 드러낸 사내.

염가로 그녀의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 줄만 알았다. 시엔은 사람의 심리에 능통했고 욕망에 민감했다.

사람 보는 눈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그 자신감은 이내 처참히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금전욕도, 권력욕도, 심지어는 명예욕조차 없어 보이던 그 무심한 눈동자.

그러한 존재를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차라리 인간의 껍데기를 쓴 괴물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몰랐다.

아니, 괴물이 아니라 악마였다.

아니, 아니. 나쁜 놈이었다. 그리고 쓰레기, 황실을 존중할 줄 모르는 불충한 신하, 게다가 여성을 배려할 줄도 모르는 못난 사내.

감히 하급 귀족 주제에, 하급 귀족 주제에…….

시엔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이안을 속으로 욕해댔다. 분한 마음에 그녀는 절로 발을 동동 굴렀다.

“이안 페르쿠스……!”

그날의 일만 생각하면 시엔은 열불이 뻗쳤다.

패배한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었지만, 물을 끼얹은 것도 잠시 이성을 잃었다면 납득이 가능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견딜 수 없었던 건, 그날 시엔의 가슴속에 새겨진 감정이었다.

공포라니?

대륙을 오시하는 제국 황실의 일원에게 어울리는 감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시엔은 그날 분명히 두려움을 느꼈다.

감히 이안의 눈을 마주볼 수조차 없었다.

그것이 지워지지 않는 상처처럼 시엔의 뇌리에 새겨졌다. 그 치욕을 되갚아 주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누구도 그녀를 무시해서는 안 됐다.

시엔은 한동안 여유를 두고 기다렸다. 이안이 찾아와 용서를 빌고, 그녀의 발에 입 맞춘다면 그날의 도를 넘은 무례조차 불문으로 부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너무 지나가 버렸다.

되돌릴 수 없는 선택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 시엔은 결국 끝끝내 가장 잔혹한 방식을 선택했다.

인간이 어떤 순간에 가장 강렬한 고통과 고독을 느끼는지, 이미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시엔은 곧바로 이안의 주변 인물부터 공격하기 시작했다.

감히 황실을 모욕한 결과였다.

어린 시절, 시엔은 다시는 무시당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날 이후 그녀의 세계는 일변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터였다.

고작 20년 남짓의 짧은 인생이었지만, 처음으로 마주한 적이었다.

철저히 짓밟아 본보기를 보여주리라.

가문과 주변 인물들을 공격하고, 인식을 나락까지 끌어내려 세상이 그를 적대한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려줄 작정이었다.

물론 아직까지도 망설임은 남아있었다. 시엔이라고 해서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파멸시키는 일이 즐거울 리가 없었다.

하지만 상대가 굽히지 않는다면, 부러트리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러한 결론을 내려졌다면 남은 것은 행동뿐이었다.

시엔은 신문부로 위장한 제국 첩보부의 아카데미 지부를 움직였다.

곧바로 헛소문이 퍼졌고, 이안과 그 주위를 괴롭히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며, 제국의 5대 명문가가 움직이면서 페르쿠스 영지에도 위기가 닥칠 예정이었다.

완벽했다.

이쯤 되면 이안이 울고불며 그녀에게 매달리러 올 줄만 알았다.

그로부터 얼마 후, 느닷없이 아카데미의 신분부가 논조를 바꾸지만 않았더라면 말이다.

[아카데미 재학생 중 98%가 몰랐던 그날의 진실! 사실 이안 페르쿠스에게는 아무런 약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유르디나 가문도 놀라고 황실도 놀랐다! “작은 이안 페르쿠스를 건드리면 아주 좆되는 거야.”]

“……뭐야, 이 쓰레기 같은 제목은.”

그날의 1면 헤드라인을 본 시엔의 담백한 감상이었다.

어디 저잣거리에서 파는 신문쪼가리도 이따위 제목을 쓰지는 않을 터였다. 시엔은 잠시 고민에 잠겼다.

아바마마께 제국 첩보부의 질적 향상에 대한 건의를 드려야 하나?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이를 두고 보이는 주변인들의 반응이었다.

흘깃 시엔이 들고 있던 신문을 훔쳐본 여인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단아한 흑색 머리카락이 어울리는 기품 있는 하녀였다.

시엔을 어린 시절부터 돌봐왔던 시녀장이었다.

아이린과 함께 시엔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었는데, 얼마 전의 패배로 낙담에 빠진 아이린을 대신해서 한동안 시엔을 시중 드는 중이었다.

시녀장은 일신의 무력 또한 뛰어난 편이었으니까.

물론 아이린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래도 만약의 상황에서 시엔이 대피할 시간을 벌어줄 정도는 될 터였다.

그녀는 한때 제국 첩보부에 몸담은 적도 있었다. 그래서 시녀장의 평가는 믿을 만하다고, 시엔은 내심 생각하고 있었다.

그 뒤에 이어질 말을 듣기 전까지는.

“나름 최선을 다한 제목이네요.”

“……이게?”

시엔은 불신이 가득한 눈빛으로 시녀장을 바라보았다.

그 외양이 아름다우니 행동마저 귀여워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물며 시녀장은 어린 시절부터 그녀를 보필하던 인물이 아닌가.

시녀장은 황녀가 귀엽다는 듯 쿡쿡, 하고 웃었다. 시엔은 그녀에게서 전해지는 따스한 감정에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적의에 예민한 만큼 호의에도 약한 황녀였다.

시녀장 같이 일관적으로 호의를 표하는 상대에게는 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요, 요즘 유행을 잘 반영했네요.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을 써야 더 많은 사람들이 보거든요. 그리고 그 내용의 수준과는 무관하게, 일단 읽는 것만으로 정보는 영향력을 발휘하죠.”

“……신문부가, 그 하급귀족의 편으로 돌아섰다?”

하, 하고 시엔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헛웃음을 머금었다.

그러나 시녀장의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그 사실은 너무나 명백해 보였다.

신문부를 구워삶았다. 이는 곧 제국 첩보부의 아카데미 지부를 그 하급귀족이 장악했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그 까닭을 알 수가 없어서, 시엔은 신문부와의 접촉을 시도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냉랭했다.

신문부는 언제나 취재 대상의 반론권을 존중한다나 뭐라나.

우스운 소리였다. 그들은 집단 선동과 정보 조작의 달인이었다.

수십에 이르는 이들이 시엔의 호위기사를 참살하는 이안을 목격했음에도, 그들의 증언과 기억을 교묘하게 왜곡시킨 당사자들이 그들 아닌가.

애초에 거짓을 진실로 만드는 것을 업으로 삼는 이들이 ‘반론권’을 운운하다니 어이가 없었다.

그보다 더 믿을 수 없는 일은, 시녀장의 예언대로 되었다는 점이었다.

신문부가 본격적으로 여론 선동에 나서자 이안에 대한 인식은 단숨에 악화되었다.

문제는, 그 악화된 인식이 ‘건드리면 퇴학이든 뭐든 신경 쓰지 않고 팔다리를 절단해 버리는 미친놈’으로 되어버렸다는 점이었다.

그 전까지 황녀를 뒷배로 하고 ‘퇴학’이라는 약점을 공격하려 들었던 재학생들은 주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그들이라고 해도, 아무나 물어뜯는 미친개를 상대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이는 상식적인 판단이 가능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내릴 수 있는 결론이었다.

황녀의 총애를 사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목숨이 더 귀중하지 않겠는가.

이안과 그 주변 인물을 향한 괴롭힘이 단숨에 일소되는 순간이었다.

그 무렵 시엔은 슬픈 표정으로 어느 문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이내 각오를 다진 듯, 그녀는 조심스레 방문을 똑똑 두드렸다.

안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시엔은 한숨을 푹 내쉬며, 한 마디를 덧붙여야 했다.

“나야, 시엔.”

그러자 안에서 흠칫 놀라는 기색이 느껴졌다.

그 이후로 한참, 시간이 지나자 굳건히 닫혀있던 문이 살짝 열렸다.

신비로운 푸른 머리카락을 가진 여인이었다. 그토록 한 떨기 꽃과 같은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여기사였는데, 지금은 다소 힘이 없어 보였다.

종일 방에 틀어박혀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오랜 시간 외부활동을 하지 않다보니, 그 탄탄하던 근육마저 말랑해지고 있는 듯했다.

총애하는 기사의 몰락을 바라보는 시엔의 눈빛이 암울해졌다.

“……황녀 전하.”

그녀는 면목이 없다는 듯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시엔의 낯빛에 걱정스러운 기색이 가득 차올랐다.

“아이린, 이제 그만 나와… 응? 그날 일은 네 잘못이 아니잖아.”

그렇게 말하는 시엔의 어조는 간절했다. 제 사람만큼은 소중히 여기는 그녀였다. 방구석 외톨이가 돼버린 아이린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

하물며 아이린은 단지 시엔을 지키려 했을 뿐이 아닌가.

하지만 제 주군의 간청에도 아이린은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죄송합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그, 그 말 이틀 전에도 했잖아, 응? 좀 밖에 나가서 산책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휴, 휴가 줄까? 얼마든지 줄 테니까 제발 좀 외출이라도 해봐! 그, 금일봉! 그래, 금일봉도 줄게! 지난번에 팔이 잘린 제로스는 지금 고향 내려가서 치료 중…….”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오늘도 여지없이 문은 닫히고 말았다.

그 너머로 가까스로 들릴 정도의 자그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죄송합니다.”

그 고귀한 루페미온 가문의 여식이자, 충직스러운 기사 아이린이 단 한 번의 패배로 꺾여버리다니.

하기야 길만 나서면 아이린을 비롯한 호위기사를 비웃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는 마당이었다. 이는 루페미온 가문에서도, 황실 근위기사단에서도 마찬가지겠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비웃고 조롱한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시엔은 잘 알고 있었기에 차마 더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단지 풀이 죽은 채 발걸음을 옮겼을 뿐.

터덜터덜 층계를 내려와 로비에 도착한 그녀는, 고풍스러운 편지 봉투를 두 장 발견했다.

그 봉인에는 용처럼 생긴 문장이 엿보이고 있었다. 황실의 문양이었다.

시엔은 의아한 눈으로 두 개의 편지 봉투를 하나씩 뜯어보았다.

[시엔, 요즘 많이 힘들다고 들었다. 이 오라비가 호위기사라도 빌려줄까?]

[동생아, 네가 무얼 하든 상관은 없지만 부디 황실의 명예만은 실추시키지 말아다오. 수백 년의 역사가 우리 어깨 위에 있단다. 어차피 네가 권좌에 오를 일은 없겠지만, 명심하거라. 늘 조심하고 행동하기.]

그 짤막한 글귀들을 읽은 시엔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구깃구깃 편지를 구긴 시엔의 어깨가 바르르 떨렸다. 누가 보냈는지는 굳이 발신인을 살펴볼 필요도 없었다.

제1황자 빌테온과 제2황녀 아이리스가 보낸 편지일 것이 뻔했다. 권력에 미쳐 제 혈육까지 죽이는 시엔의 징그러운 언니오빠들.

그들이 황궁에서 조소를 머금고 있을 생각만 하면 시엔은 더더욱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아니, 이미 미쳐 버렸다.

시엔은 후우, 후우, 하고 거친 숨을 내쉬면서 제 이마 손을 얹었다.

그리고 앞머리를 뒤로 넘기다가, 도무지 참을 수 없어서 머리를 헤집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은 점점 더 속력을 더해가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아름다운 암청빛 머리카락이 마구잡이로 흐트러졌다.

그럼에도 시엔은 분한 마음을 참을 수 없어서, 비명과도 같은 발악을 내지르고 말았다.

“이, 안… 페르쿠스으으으으으으으!”

더는 견딜 수 없었다. 아니, 이렇게는 살 수 없었다.

분노로 가득 찬 시엔의 연회색 눈동자가 서늘하게 내려앉았다. 그러나 그 눈빛에서는 은은한 열기가 느껴지고 있어서, 지금 시엔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었다.

신문부를 장악하고, 아끼는 호위기사를 방구석 외톨이로 만든데다, 주위와 황가의 평가는 급전직하해서 조롱까지 듣는 판이었다.

이토록 일이 풀리지 않은 척은 어린 시절 이후 난생 처음이었다. 시엔의 눈동자에 광증과도 같은 적의가 깃들었다.

그래, 이 모든 것은 이안 페르쿠스의 탓이었다.

그러니까 그만 없애버리면 그만이었다. 당장 가서 사과를 받아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시엔은 그녀답지 않게 분노로 절여진 목소리로 외쳤다.

“……시녀장! 아이린 데려와!”

그 노기등등한 명령에 시녀장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만큼 흥분한 시엔을 본 것은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되짚어 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도의 정신적 피로를 느낀 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지금껏 고생하며 쌓아올린 평판들이 하나둘씩 무너져 내리고 있었고, 총애하는 기사들마저 망가지거나 낙향한 지 오래였다.

그러한 와중에 짓밟아 버리겠다고 공언한 상대는 도리어 시엔 휘하의 조직을 장악해 버렸다. 그 탓에 그에게는 실질적으로 아무런 타격이 가지 않았다.

심지어 사이도 좋지 않은 언니오빠에게 나란히 조롱을 들은 차였으니, 오히려 눈이 돌아가지 않으면 이상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시녀장은 충심을 발휘해 시엔을 만류하려 들었다.

“황녀 전하, 아무리 그래도 아이린 경께서는 다소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됐으니까, 당장 내려오라고 해! 그 핑계 벌써 수십 번도 넘게 들었어! 난 먼저 갈 테니까, 아이린 경은 알아서 따라오라고 하고!”

시녀장은 시엔의 말을 듣고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먼저 가시다니요, 어디로?”

시엔은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차가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말 하나가 내 판에서 빠져나갔으면, 새로운 말을 데려오면 그만이잖아?”

그녀가 또 다시 후회할 일을 쌓기 얼마 전의 일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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