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28화 (28/220)

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 (28)

내내 종이만 들여다보던 멜빈이 나지막이 물었다.

“마수?”

“그래, 올해 들어 오염된 동물이 제국 전역에서 출몰하고 있어. 전에 내… 아니, 레오가 직접 나가서 확인하고 왔지. 뭘 봤다고 했지?”

“다 곪아 터진 쥐들이 서로 갉아먹고 있던데.”

“죽은 쥐를 모아다 부활 의식을 치른 결과물일 거야. 그게 어떻게 밖으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에서 플레로마는 키메라를 만든 적도, 외래종 이리를 풀어놓은 적도 없었다.

하지만 마수가 대거 출몰하는 문제만 따져 본다면, 이 부분은 플레로마의 짓이 맞다.

아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말에는 플레로마의 범죄로 공인된다.

그때 학생 하나가 내 말을 곱씹었다.

“동물로도 부활 실험을 하는구나. 그런데 왜 진작 안 하고 이제 와서 동물로 이러냐.”

레오가 자료를 책상에 내려놓고 나직이 말했다.

“인간을 다 썼겠지. 아니면 고갈될 게 눈에 보이거나.”

“아.”

“…으음.”

“슬슬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신도와 실험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거야.”

저 말이 맞다.

하지만 소설에서 알게 된 일을 얘기할 수는 없으니 통계를 동원해야지.

나는 플레로마의 범죄를 정리한 표를 꺼내 칠판에 붙였다.

“작년에 납치로 결론 난 플레로마의 범죄만 22건이야. 재작년에는 7건, 그전에는 3건.”

“엄청 늘었다, 진짜.”

“확실히 사람이 궁하긴 하나 보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인체 실험에 사용할 인간을 고르라면, 어느 쪽을 고르겠어? 연고 없이 돌아다니는 아이와 부모가 있거나 기관에 소속된 아이 중에서.”

학생들이 내키지 않는 듯 눈을 구기며 답했다.

“연고 없는 쪽?”

“나도.”

“그래, 그쪽은 신고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을 테니까. 건수가 늘었다는 건 정부의 보호 아래 있는 사람까지 잡아가야 할 만큼 기존의 인력 수급량으로는 충족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야.”

언뜻 보면 앞뒤 가리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것 같지만, 플레로마 내부에도 엄격한 규칙이 있다.

진짜 앞뒤 안 가렸으면 진작 제국의 모든 무덤이 털렸겠지.

여태까지 보호망 밖에 있는 아이들을 잡아갔으면서 이제는 대놓고 국가의 보호 아래 있는 아이들까지 건드린다는 건, 이미 놈들이 몰릴 만큼 몰렸다는 말이다.

학생들이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신문에 있는 실종자 칸도 엄청 길어졌던데. 이게 플레로마 때문이라는 거야? 예상보다 문제가 심각하네….”

“그래. 이쯤에서 정리해 보자.”

나는 칠판에 내용을 요약해 적었다.

“첫째, 플레로마는 계절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기본이니까 앞으로 예측할 때 염두에 둬야 해. 둘째, 교단 12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에 부딪혔고, 앞으로 활로를 찾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계획할 가능성이 커.”

아니면, 이미 해냈을지도 모르지.

올해 들어 마수가 급증한 걸 보면 말이다.

학생 몇이 노트에 요약문을 받아 적었다.

“이렇게 분석해 본 적은 없는데 새롭네.”

“그러게. 황실에서나 알고 있을 내용인데.”

내 편을 모아 두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보니, 분석 면에서는 기대하는 바가 없어 원맨쇼하고 있었는데 알아서 그렇게 생각해 주니 고맙다.

하던 대로 밀고 나가야지.

“지금까지는 현황을 말한 거야.”

“또 있어?”

“범죄별 분석도 해야지.”

나는 새 지도를 붙이고 분필을 손에 쥐었다.

* * *

다음 회의까지 무덤 훼손 범죄가 일어날 만한 곳을 생각해 보라고 제안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우리만 남았네.”

“지금부터 뭐 할 거야?”

나르케가 자료를 뒤적이며 물었다.

“마수에 대해서 생각 좀 해 보려고.”

“오, 더 본격적으로 들어가려는가 보네~?”

“그래.”

전국적인 지지도를 얻기 위해서는 플레로마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고다.

물론 나는 내 얼굴을 까고 활동할 수 없겠지만, 그거야 또다시 가면이라도 쓰고 나가면 될 일이다.

아직 모두가 플레로마의 범죄임을 확신하지 못하는 지금 이 타이밍에 마수 건을 파고들어야 한다.

나는 거대한 지도를 벽에 붙이고 펜을 뽑았다.

“지역부터 해 보자. 작년 제국 내 오염 동물 출몰 건수는… 25건.”

“양호했네.”

레오가 지도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럴 만하다. 25건이면 이제는 다른 세상 얘기처럼 들릴 수치다.

올해는 벌써 1,000건에 가까워지고 있으니까.

“올해 출몰된 건수를 합하면 세 자리에 달해. 황실에서 제한 구역을 설정해 두고 못 나오게 막았는데도 이 상황이지.”

나는 마수 출몰 지역에 테두리를 그렸다.

유심히 보던 나르케가 외진 곳에 있는 숲들을 가리켰다.

“마수로 실험했다면 애초에 실험 장소가 그 주변에 있을 가능성도 무시 못 하겠네.”

“그럴 수 있겠지만… 그건 생각 좀 해 봐야겠다.”

나라면 그렇게 티 나는 방법은 쓰지 않는다.

실험은 실험대로 하고 외진 곳에 내다 버리거나, 아니면 워프시키겠지.

‘또 그렇게 생각할 것까지 고려해서 뻔뻔하게 자기 근거지 주위로 나가도록 해 놨을 수도 있겠는데.’

그때 나르케가 웃으며 손가락을 튕겨 내 주의를 끌어왔다.

“직접 가서 조사하면 뭐라도 잡히겠지~”

“음, 그래.”

성격 다른 놈이 있어서 이럴 땐 좋네.

나는 생각을 관두고 눈에 닿는 글자를 읽어 내려갔다.

“제한 구역을 설정한 시기가 올해 2월 1일이면… 황실치고 대응이 빠르네.”

내 조소에 레오가 조심스레 물었다.

“…밖에 나가서 이런 말 하면 안 되는 거 알지?”

“알아.”

황제 갈아치우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놈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다니?

아무튼, 1월 마수 출몰 건수는 271건.

그럼 제한 구역이 설치된 2월은?

‘37건.’

대폭 줄었다. 하지만, 그 후로는 다시 8~90건으로 올랐다.

‘결계로 막아 놨는데도 이 모양인 거 봐라.’

이 말은 결계가 말도 못 할 만큼 후지다는 뜻이거나, 2월에만 눈치를 봤다는 뜻이거나, 아니면 오히려 결계를 믿고 마구 움직였다는 말이다.

“…….”

결계를 믿어?

나는 턱을 쓸던 손을 뗐다.

“…플레로마와 황실의 누군가가 유착되어 있을 가능성은?”

“뭐?”

칠판에 성큼 다가가 분필로 글자를 갈겨 적었다.

“지난달인 9월에는 87건 신고됐지.”

1월의 271건은 큰 수가 아니다. 오히려 9월의 87건을 경계해야 한다.

평균적으로 100개체 중 1개체가 하급 결계 탈출에 성공한다.

‘결계 자체가 없었던’ 1월과 비교하면 지금은 8,700개체가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거 꽤 일이 커지겠는데.’

하지만 이걸 지금 입 밖에 낼 필요는 없다.

가설을 검증할 단서부터 잡아야 한다. 소설에서 플레로마와 황실의 유착 정황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도 걸리고, 황실의 일차원적 결정으로 인해 이 사달이 났을 가능성도 지울 수 없으니까.

물론 나는 루카의 챕터까지만 읽었지만, 그 뒤로 마지막 장을 덮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었다.

나는 칠판에서 시선을 떼고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됐다. 조사하고 생각해 보자.”

“음? 뭔데, 궁금하게.”

“답사 나갈 지역부터 찾자. 나르케 말대로 직접 가서 확인해 봐야지. 오늘이 토요일이니까 모레 새벽까지 활동할 수 있겠어.”

“밤새우고 등교하는 거야? 멋진데. 나도 나중에 신분 숨기고 갈까?”

나르케가 또다시 의자를 뒤로 젖히며 유들유들하게 웃었다.

나르케는 원래 다니던 학교의 허가를 받아야 해서, 지금 당장 대놓고 움직일 수 없다.

그의 말에 레오가 헛웃음 쳤다.

“…도둑놈 같은 행색으로 다니는 인간을 둘이나 데리고 다니라고? 그냥 너희 둘이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하하, 레오 너는 꼭 있어야지~ 잘 갔다 와.”

나르케가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두고 가기에 아쉬운 능력이긴 하다.

허가만 받는다면 바로 데리고 가야지.

그 사이 레오가 칠판을 두드렸다.

“오늘 출발할 거면 빨리 골라 보자. 키메라 이리가 나왔던 구역 이외에 제대로 조사가 된 구역은 없어. 사건 이후 낮에 한 시간씩 시찰 나온 게 전부야.”

“역시 황실이네.”

“…크흠… 정확히는 그 안에 있는 치안본부지. 아무튼, 안전 면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니 하급 구역부터 조사하자.”

레오가 수도와 가장 가까운 제한 구역을 가리켰다.

“여기로 갈래?”

* * *

세 시간 뒤, 나는 답사 장소로 워프했다.

어둠에 적응하고 나니 너른 평원 끝에 펼쳐진 숲이 보였다.

뒤따라 워프한 레오가 눈을 찡그리며 내 어깨를 붙잡았다.

“야, 너 되게….”

“뭐.”

“…아니다. 굳이 이런 곳에 가자고 하는 게 내가 아는 사람이랑 닮아서.”

“장소 하나 고른 건데 그런 걸 느꼈어?”

레오가 어깨를 으쓱였다.

“널리고 널린 풀밭 내버려 두고 늪지대에 있는 제한 구역에 가겠다는 사람이 둘이나 있을 줄은 몰랐거든.”

“좋네. 네가 아는 사람도 왔다 갔나 봐?”

나는 시치미를 떼고 물었다.

누굴 말하는지 알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변화를 찾아보려는데 듣지도 보지도 못한 곳에 가는 건 비효율적이다.

주인공이 왔다 간 곳에 도장 깨기를 하는 게 훨씬 괜찮은 방법이지.

“얼마 전에. 그런데 엊그제도 이곳에 같이 가자고 조르는 편지를 받았거든. 거절했는데 너랑 가게 될 줄은… 몰랐네.”

“그래? 아쉽네. 레오 네가 먼저 갔다 왔으면 어떤지 들어볼 수 있었을 텐데.”

“이제 보니 둘이 태도도 비슷하네….”

평원을 가로질러 간 우리는 전나무 숲이 시작되는 곳에서 걸음을 멈췄다.

이미 한번 겪어 봤기에 주저는 없었다. 나는 을씨년스러운 판자 건물에 다가가 문을 두드렸다.

“계세….”

쾅―!

누군가 문을 발로 찼는지, 문이 벽에 거세게 부딪혔다. 충격음에 반사적으로 걸음을 물렸다. 레오도 놀랐는지 저도 모르게 손을 완드 쪽으로 가져다 대고 있었다.

기껏해야 십 대 초반이나 될까 싶은 아이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우리를 번갈아 바라봤다.

“진짜로…!”

“안녕하세요.”

레오가 아이의 이상한 반응에 고개를 슬쩍 틀며 말을 건넸다.

“마수 처리를 하러 왔습니다. 지금 결계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관리하시는 분은 어디 계신지….”

“저예요! 제가 지금 잘못 보고 있는 건 아니죠?! 정말 외진 곳인데 왕세자 저하께서 여기까지 와 주실 줄은 몰랐어요…!”

레오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나를 돌아보더니 얼이 빠진 채 물었다.

“예?”

“아, 죄송합니다. 저는 휴베르트 쿤스트예요.”

“아뇨, 성함 말고요.”

“네? 그럼 뭘….”

숨 막히는 침묵이 이어졌다.

본의 아니게 아이와 눈싸움을 하던 레오가 침착하게 물었다.

“제 호칭이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죠?”

“…어쩌다가라뇨? 어른들께서 귀족을 만나면 가장 높은 칭호로 부르라고 하셨는데….”

레오의 얼굴이 암흑 속에서도 검게 변해 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걸 직관하네.’

제국은 여러 제후국의 연합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 레오의 가문은 제국에서 두 번째로 강성한 왕국을 이루고 있다.

소설에서도 레오는 늘 신분 질서에 좋은 의식을 가지지 않았기에 이런 호칭을 들을 때마다 부담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행히 레오가 금방 정신을 차렸는지 멀쩡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냥 이름 부르세요.”

“말이 되냐?”

나는 레오의 어깨를 붙잡고 진지하게 속삭였다.

신분제가 살아 있는 곳에서 생판 초면인 왕족의 이름을 잘도 부르겠다.

관리인이 눈을 끔뻑이며 말을 더듬었다.

“그, 그건 좀…. 그리고 옆에 계신 분께서는 수행원이라고 들었는데….”

할 수 있는 한 작게 전했는데도 주위가 조용하니 답이 없군.

“수행원이 맞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아, 아니에요. 제가 잘못 들었나 봐요. 사실 밤을 새웠더니 지금 꿈을 꾸는 건지 헷갈려요.”

“그렇군요. 대신 대답해 드리자면 비텔스바흐의 통치 지역이 아닌 곳에서 국명을 빼고 호칭을 사용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바이에른의 공작으로 칭하시면 되겠습니다.”

나는 이 정도에서 만족하라는 뜻을 담아 레오에게 눈짓했다. 소설의 레오는 이것 역시 그다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지금도 모호한 미소만 짓고 있다.

다행히 우리가 뭔 말을 하든 관리인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는 듯했다.

“저 지금 너무 신나요! 제한 구역 주위에 사는 사람들은 다들 속으로 두 분께서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을걸요? 수도 쪽에서는 더 그렇다고 하던데요.”

“그렇군요.”

“마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서요. 어제는 오염된 쥐가 저기 아래에서 삼촌 다리를 물어뜯었어요.”

가만히 듣던 레오가 입을 열었다.

“여전히 아무도 처리하러 오지 않나요?”

“마법사는 지난달에 한 분 오신 것 말고는 없어요.”

레오가 입술을 꾹 다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뒤 우리는 관리인에게서 마력이 깃든 석영을 건네받고 숲 초입의 결계로 다가갔다.

나는 착잡한 얼굴로 내 뒤를 따르는 레오에게 물었다.

“무슨 생각 해?”

“…전국 순회 가야겠다는 생각.”

“으음.”

그럴 줄 알았다.

겸사겸사 조사도 될 테니 나야 말릴 것 없지.

레오가 한숨 섞인 말을 내뱉었다.

“문제가 많네. 전이랑 다를 게 없다니. 매일 신문을 확인하는데 이런 이야기까지는 못 읽었어.”

언론에서는 이런 곳에 사는 평민들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으니 모를 수밖에 없다.

나는 돌을 움켜쥔 채 허공에 손을 뻗었다.

아무것도 없어 보였던 허공에서 번쩍 빛이 났다. 손을 대는 대로 공기가 일렁였다.

결계 안으로 들어왔지만, 밖과 크게 다른 것은 없었다.

레오가 완드로 빛을 비추며 주변을 살폈다.

“여기까지 마수들이 드나든 흔적이 많지는 않네.”

“그러게. 바로 늪으로 가 보자.”

“윽!”

그때 레오가 눈앞을 손으로 저었다.

몸집 큰 나방이 주위로 날아들었다가 레오의 손길에 떨어져 나가더니, 몇 번을 다시 달려들었다.

나방의 움직임은 왜인지 모르게 필사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불 꺼 봐, 루카스.”

불길한 기색을 느꼈는지 레오가 침체된 얼굴로 말했다.

이미 레오는 완드의 빛을 없애고 목덜미를 짚은 채 서 있었다.

“…….”

저놈이 왜 저런 반응을 보이는지 감이 잡힌다.

여기서 이 불마저 없으면 아무것도 분간이 되지 않는 암흑이 오겠지만, 일단 완드를 거두어 내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가설을 검증하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우우웅― 파드드득―!

수많은 나방의 날갯짓 소리가 중첩되어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길 반복했다.

당장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충동을 누르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염됐네.”

빛이 없는데도 달려든다.

나방에 둘러싸인 상태로는 입도 열기 싫은지, 레오가 말없이 완드로 허공을 갈랐다.

죽기 직전 발악을 하듯 날개 부딪히는 소리가 급박해졌다. 나방들이 바닥에 떨어진 걸 확인하고서 레오가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

“나방으로 실험을 한 거야? 징하네. 동물로 모자라서 이제는 곤충이야.”

“…….”

나는 대답하는 대신 멈추어 서서 숲을 둘러봤다.

‘…이거 예상 밖인데.’

소설에서 플레로마가 곤충을 이용해 실험했다는 이야기는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다.

들어오자마자 수확이 있을 줄이야.

확인 좀 해 봐야겠네.

나는 나무 밑을 찾아 한쪽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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