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52화 (52/220)

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 (52)

나는 놈의 멱살을 잡아 들어 올렸다.

“컥….”

“아니, 네가 겪을 일은 환각이 아니라 실제라는 점에서 그대로는 아니겠어. 메클렌부르크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 했지?”

나는 반대쪽 귀에 걸쳐 있던 아티팩트를 뽑았다. 피부에서 떨어지자 아티팩트에 걸려 있던 스텔스 특성이 해제되었다.

이미 핏기 없이 질려 있던 스트라우치의 얼굴이 싸늘히 굳었다.

나는 아티팩트를 시야에 들이밀며 미소지었다.

“무슨 말이겠냐?”

스트라우치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설마….”

“네가 상상하는 게 맞을 거다.”

나는 그의 옷깃을 잡아 난간에 머리를 가져다 댔다.

쾅―!

“윽!”

여전히 스트라우치가 만든 환상은 멀쩡히 작동해, 수많은 사람들이 신경을 곤두세운 채 긴장한 눈빛으로 우리를 보고 있었다.

나는 스트라우치의 차가운 목을 누르며 중얼거렸다.

“메클렌부르크의 젊은 연방의원이 플레로마라는 걸 알면 다들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한데.”

“아, 아니…. 안….”

“모두 너에게 시간을 쏟아부을 용의가 있어. 이제 모든 집의 식탁에서 네 이야기가 나오겠지. 안부를 묻는 편지에는 꼭 플레로마 정치인 이야기가 나올 테고, 학교나 황실이나, 연방정부도 물론 몇십 년간 네 사례를 들며 후배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겠지.”

스트라우치가 고개를 빠르게 저으며 뒤로 물러났다. 이제 그에게 말할 힘은 남지 않은 듯했다.

그가 어떤 마법도 쓰지 못하도록 한순간에 가능한 최대의 마력을 끌어 공격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그의 생명력이 꺼져가는 것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돌이켜 봐. 네가 뿌듯하게 여겼을 성과가 뭐가 있을까. 제국1교육원 마법학과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것? 졸업하자마자 연방정부에서 일하게 된 것, 10년도 지나기 전에 슈베린의 의원으로 발탁된 것…. 정치 경력이 짧은 것치고는 지지도 많이 받았지.”

나는 그의 초점 없는 눈을 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멋진데. 모두가 바라 마지않는 빛나는 인생이었어. 그치?”

“…….”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플레로마에 발을 들인 걸 후회는 할는지 모르겠다. 물론 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큰 의미는 없겠지만.

스트라우치의 숨이 불규칙적으로 변해, 서서히 느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슬슬 정리해야 할 때다. 나는 장갑을 벗고 그의 이마를 눌렀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이전에는 늘 여기서 끊었지.

하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 없다.

나는 수식을 이으며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손이 잔뜩 떨려 마법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말을 하는 도중 또다시 무언가가 끊어지는 느낌이 났다. 그의 창백한 얼굴에 핏방울이 뚝 떨어졌다.

‘…여기서 끊기면 안 되지.’

조금만 더.

플레로마의 시스템이 어떤지 모른다. 어떤 방식으로 그의 기억을 긁어 낼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그러니, 나는 원본을 훼손해야만 안심할 수 있다.

주문이 끝나자, 잔뜩 떨리던 스트라우치의 눈동자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의 손과 다리가 축 늘어졌다.

죽은 것은 아니었다.

뇌로 통하는 마력에 강한 충격이 가면 일시적으로 이런 반응을 보인다. 놈의 격이 나보다 낮았다는 얘기고, 나의 기억 조작 마법이 성공했다는 얘기다.

플레로마인 것을 입증했어도, 내가 당장 숨통을 끊어 놓는 것보다는 황실이 그를 마지막으로 처리하도록 두는 게 낫다. 혹시 모를 음의 이미지와 불필요한 소요의 여지는 조금이라도 남기지 않는 게 좋으니까.

‘그보다….’

네댓 번 쓸 마력을 한 번에 사용한 대가가 밀려오고 있다.

필사적으로 무시하고 있었지만 일이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 때문인지,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툭―

등이 차례로 꺼지는 것처럼 일정한 속도로 시야가 좁혀지고 있다. 뱃속 어딘가부터 한기가 훅 퍼졌다.

쿠웅―

왜인지 아까와 같은 굉음이 다시 들려왔다.

분명 더 길었을 텐데, 받아들일 수 없었는지 귀는 곧바로 소리를 차단했다. 물속에 들어온 것만 같은 멍한 상태가 이어졌다.

손을 들어 귀를 만져 보았다. 끈적한 액체가 손에 묻어났다.

‘…….’

이게 뭐였지. 분명 모를 수가 없는 이름인데.

회로가 끊긴 기분이다. 인상이 절로 구겨졌다.

이제는 눈도 절로 감기고 있다. 이대로 기다리면 곧 지원이 올 텐데, 조금 쉬어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아니, 아니지.’

지금 나는 내가 내지 않은 저 굉음이 무엇인지 알아봐야 한다. 다음 행동을 생각하기에도 모자랄 시간에 무슨….

콰아앙―

무언가 추락하며 바람이 일었다. 저 멀리서 일어난 분진 속 인영이 보였다.

“…들려? 피투성이가 됐네. 괜찮아?”

익숙한 목소리였다.

나는 손을 말아쥐고 입을 벌렸다.

미약하게나마 머릿속의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 났다. 그제야 내 손에 묻은 게 무엇인지 떠올릴 수 있었다.

“네 마법 다 봤어. 거의 죽인 거 알아?”

나는 막이 낀 듯 흐려진 시야에서 초점을 잡으려 눈을 찡그렸다. 사제복 위에 새까만 로브를 입은 자가 소리 내어 웃으며 스태프를 휘둘렀다.

“역시, 네 가능성은… 내 안목이 틀리지 않았네. 그래도 죽이진 말자고. 어떻게 죽는지 봐야 하니까.”

―당신의 손을 펴시어, 당신의 거룩한 이름으로 치유와 표징과 기적을 이루어 주소서.

새하얀 신력이 눈앞에 펼쳐졌다.

정신이 깨어났다. 조금 더 여유가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제야 상대방의 행색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로브 안 사제복 허리에 묶인 진분홍색 파시아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알기로 저만한 색을 쓸 수 있는 성직자는 몇 없다.

스태프 역시 내 상식의 것을 벗어나 있었는데, 교황청의 성직자에게 주어지는 스태프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머리카락 색도 평소의 흑갈색이 아니라 교황청이 신력 사용자의 표준으로 정한 색에 가까웠다.

물어볼 것이 정말 많은 행색이지만 그럴 정신은 없었다.

나는 난간에 기대앉으며 중얼거렸다.

“이제 오냐….”

“그러게, 미안해. 스트라우치가 좌표계를 두 번이나 틀어 버린 바람에.”

나르케가 가면을 살짝 들어 얼굴을 보였다. 그가 내 앞에 앉아 상태를 보더니, 미묘한 얼굴로 미소지었다.

“내상이 심각하네. 독이 아니라서 정화도 안 되고… 문제가 많은데. 돌아가면 비텔스바흐 등골 좀 뽑아야겠어.”

“뽑아 준대?”

“하하, 겸손하네. 이따 치료받고 깨어나면 신문이라도 가져다줄게.”

이해할 수 없는 말에 눈을 찡그리자 나르케가 웃음을 터트렸다.

“지금 제국 전체가 널 위해 뭐라도 뽑아 줄 것처럼 나서고 있는데, 네 소속인 그곳에서 안 해 줄 리가. 이제 질문에 대답해 줘. 자….”

나르케가 내 고개를 돌리고 아래를 가리켰다.

“아직 여기가 어딘지 알아?”

“수도 광장… 시계탑 맨 위층.”

“좋아. 그럼, 저 사람들이 네 환각인 건 알지?”

“알아.”

“지금 여기가 지상 100m 위라는 것도 알지?”

“그것까진 모르지.”

나는 울리는 머리를 붙잡고 답했다.

“대충 그래. 아무튼, 지금 우리 좌표계에서도 이 밑에 사람들이 저만큼 몰려 있는 건 말하고 가야겠다.”

“뭐…!”

“그 상태로 열 내지 말고. 가면은 시간이 없어서 못 챙겨 왔는데, 어쩌지. 머리카락이라도 늘여 줄까? 아니다, 일단 로브로 가리자.”

“그냥 워프하면 되잖아. 아, 젠장… 좌표계….”

“그래, 좌표계를 이동할 방법이 없더라고. 나도 이런 건 처음 해 봐서. 아까 내가 어디서 왔는지 기억해?”

나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네 기준으로 하늘에서 떨어졌어. 충격을 가해서 균열을 내야 했거든. 복제된 파트가 두어 개 있었는데, 다행히 첫 번째 뽑기에서 네가 있는 세계가 걸렸네.”

“…뭔 말을 하려는 거야….”

나는 머리를 붙잡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나열되고 있다.

평소였으면 맥락으로 이해했겠지만, 그럴 정신이 아니었다.

그때 시야가 기울었다. 나르케가 나를 들쳐 안고 자세를 잡았다.

“갈 때도 올 때랑 같은 방식으로 한다는 말이지. 지금부터 뛰어야 해, 루카스.”

“뭐?!”

“하하, 방법이 없어. 미안해. 하지만 이게 최선이니 별로 미안한 일은 아니긴 하다.”

나르케가 단숨에 난간 위로 뛰어 올라갔다. 이 자리에 서자 바람이 더욱 세게 닥쳐왔다.

콰아아아―

“인지 교란 마법을 걸게. 얼굴 들킬 걱정은 안 해도 돼.”

“아니, 지금 그걸 말이라고…!”

“내 실력은 믿어도 될걸. 더 지체하면 형님이고 뭐고 지금 죽어. 자, 셋, 둘…. 하나.”

나르케가 발을 가볍게 뗐다.

바람 소리가 멎더니, 고막이 먹먹하게 갇히는 느낌이 났다. 곧이어 여태 들어 본 적도 없는 크기의 바람 소리가 청각을 가득 채웠다.

콰아아아앙―!

“으아아아아악!”

“와, 너 이렇게 과격하게 반응하는 거 처음 봐.”

나르케가 지상을 향해 스태프를 내려 마법을 쏘며 웃었다.

내 생각에 100m 상공에서 맨몸으로 떨어지면서 소리 안 지르는 놈은 찾기 힘들 거다. 나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연달아 내뱉으며 생각했다.

눈을 감고 이를 악물자, 어느 순간부터 나르케가 내 머리를 안쪽으로 돌려냈다.

“어! 저기!”

“온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올 즈음, 기억이 끊겼다.

* * *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다.

시야가 뿌옇다. 나는 눈살을 찌푸려 초점을 잡아가며 주위를 훑었다.

“정신이 좀 듭니까?”

나는 말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 손을 잡고 마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치료를 거쳤는지, 내 몸은 이제 어느 정도 움직일 만한 체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보다… 지금 나를 치료하고 있는 자는 비텔스바흐에서 제일가는 마법의학 권위자였다.

“…….”

바이에른의 국왕이라는 말이다.

왜 이 사람이?

나는 충격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그의 단호한 손짓에 도로 드러누웠다.

“…처음 뵙겠습니다, 국왕 전하.”

“니콜라우스 경으로? 아니면 루카스 아스카니엔으로?”

“…….”

부드러운 웃음으로 포장한 질문 속에 뼈가 있었다.

그래… 이분이 내 옆에 있는 순간부터 내 정체는 이미 들킨 일이지.

내가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있자, 그가 꼭 레오처럼 미소 지었다. 얼굴은 크게 닮지 않았지만 분위기만큼은 누가 보아도 가족임을 알 수 있었다.

“후자를 말하는 거라면 어릴 때부터 이미 봤었죠? 경은 기억이 안 나나 본데, 나는 아직 눈에 선하군요.”

“그렇습니까.”

“몸은 좀 괜찮나요?”

“예, 덕분에 많이 돌아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그가 알았다는 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그동안 나는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할 여력이 없어 레오를 대리인으로 해 신원 문제를 해결해 왔다.

하지만, 도리만 따지자면 국왕에게 직접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하고 새 신원을 부탁하는 것이 맞다. 성공은 당연히 보장할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

예의가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그러지 않은 것은 레오의 가족마저 내게는 큰 위험 요소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자가 믿을 만한 자인지부터 확인해 봐야겠다.’

나는 곧바로 변경 가능성이 있는 창을 불러냈다.

여명777

― 최종 결말 ‘Chapter X. 사망’까지 696일 21시간 41분 18초

― 변경 가능성: 17.4% (+2.0%p)

2%p 올랐다.

국왕이 알아도 문제는 없다는 말이다.

저게 3%p 오르고 1%p 떨어진 결과물일 수도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니콜라우스의 정체에 관한 문제는 두 가지 경로만을 가지고 있다.

현상 유지와 회생 불가능한 실패.

정체를 건드리는 문제는 다스로테의 장난질처럼 인상 점수를 일정 범위에서 오르내리게 하지 않고, 형을 즉시 행동하게끔 하므로 나를 완전히 죽음으로 이끈다.

만약 그가 내 이득과 반대로 움직이는 자라면 변경 가능성이 0.1%p, 1%p처럼 소폭 떨어질 게 아니라, 순식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쳐야 한다.

그러니 저 수치에는 스트라우치를 처단해 얻은 증가분만이 남아 있는 셈이다.

한참 무거운 정적이 이어졌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가 흘려보내는 깨끗한 마력이 몸을 도는 게 느껴졌다.

“니콜라우스 에른스트 경께서 아스카니엔의 둘째였다니, 다시 생각해도 놀랍군요.”

뭐라 대답해도 답이 없다.

놀라우실 만합니다? 놀리냐….

알릴 생각은 없었는데? 왕 앞에서 대놓고 속이려 했다고 이야기하는 셈이다.

나중에 찾아뵙고 말씀드리려 했는데? 솔직히 이제 와서는 알 바 아니다.

죄송…. 그래, 그나마 이게 낫다. 내 사정이 어쨌든 사죄할 것은 하고 가야지.

내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을 때, 국왕이 고개를 저었다.

“이 얘기는 나중에 하죠. 모레면 학교로 돌아가야 할 테니 내일 잠시 대화나 합시다.”

“…….”

차라리 그냥 지금 하시죠….

하지만 여러 부분에서 용서를 구해도 모자랄 판에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예, 전하.”

국왕이 만족한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내일 보죠.”

나는 그의 뒤에 인사하고, 문이 닫히자 몸을 일으켜보려 했다가 아직 무리가 있다는 걸 깨닫고 다시 드러누웠다.

일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모르니 신문이라도 좀 읽어 봐야겠는데.

분명 짚고 가야 할 것들이 있었다.

‘마지막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더라.’

몸은 많이 치료됐어도 아직 뇌 기능까지 돌아오지는 않은 듯했다.

천천히 하나씩 떠올려 보자.

시간을 돌렸고, 스트라우치가 또다시 나를 플레로마로 만들려 해서 놈을 죽기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그리고 나는 내상 탓에 잠시 정신이 흐려졌던 것 같다. 다행히 지원이 왔고….

‘떨어졌지.’

나르케와 수도 광장의 시계탑 위에서 추락했다. 다행히 살아는 있는데….

‘…!’

분명 나르케는 ‘현실의 광장에도 저만큼 인파가 몰려 있다’고 했다.

다들 나를 알아보지 못한 건가?

인지 교란 마법을 사용한다고는 했지만, 나르케보다 강한 마법사에게는 그 마법이 통하지 않을 텐데.

‘…빨리. 상태창.’

루카스 르네 아스카니엔

칭호: 니콜라우스 경

체력: +1.3 (+0.2) [+4.3]

정신력: -1.6 (+1.0)

마력: ?

기술: +2.7 (+0.25) [+5.7]

인상: -9.9 [+6.50098951]

행운: +0.95 (+0.9)

특성: 여명777, 신력, 매력 (Lv.2), 재시도 (Lv.1)

-9.9.

이 숫자를 보고 안도하기는 처음이다.

나르케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 누구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잠깐 생각해 보자.

분명 대중에는 마법사도 있었을 텐데 나르케가 그만한 인지 교란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물론 나르케가 내 얼굴을 가린 채 우리 세계의 공중에서 곧바로 워프했다면, 그리고 거기에 보조 장치로 교란 마법을 사용했다면… 딱히 말이 안 되는 상황은 아니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어딘가 이상했던 나르케의 행색이 떠올랐다.

그건 분명히 교황청 마법사의 스태프였고, 사제복의 색깔 역시 전혀 일반적이지 않았다. 내가 알기로 그 파시아 색은 주교 정도나 되어야 할 수 있는 색이었다.

그만한 고위 성직자가 보기에는 제국2교육원도 시시해 빠진 학교일 텐데, 굳이 교환을 와?

“…….”

분명 신학교에 다니는 중이라고 했지. 학생 신분과 주교직은 양립 가능한가? 아니면 한쪽이 거짓인가?

한번 의구심이 드니 다른 기억까지 떠오른다.

전에, 바이에른의 제한 구역에서 만 제곱미터짜리 신력을 쉽게 사용했지.

나르케에 관해서는 생존 가능성이 떨어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이것도 짚고 가야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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