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 (59)
“루카스, 잠깐만…!”
레오가 내 팔을 붙잡았다.
“뭐 하려고! 정말 가게?”
“어.”
“화나는 건 이해하는데, 조금만 참자. 3학년이랑 트러블 생겨서 좋을 거 없잖아.”
“뭘 참아! 가서 발라 버려, 루카!”
엘리아스가 눈을 부릅뜨며 다른 테이블을 바라봤다.
트러블이라기보다는….
도발에 한두 번쯤은 재미로 응해 줄 수 있지.
“그냥 놀러 가는 거야. 걱정 마.”
레오는 내가 엘리아스처럼 깽판을 놓을 거라 생각한 것 같은데, 나는 화가 난 건 아니다.
대놓고 무시를 당한 건 확실히 탐탁지 않지만, 저렇게 사람을 깔보는 놈들의 실력은 어떤지 궁금한 마음이 더 크다.
‘오히려, 걸리는 걸 꼽으라면 3학년이 문제가 아니라 형이 문제지.’
하지만 남의 테이블에 동석한 정도로 형이 달려오지는 않는다. 또 앞으로 루카의 이미지를 다른 방향으로 바꿀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 나서는 것은 큰 문제도 아니다.
‘애초에 루카도 기본적인 포커 룰 정도는 알고 있었지.’
상대가 형뿐이었기 때문에 형이 이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그래도 이 부분은 제대로 확인하고 가야겠네.’
변경 가능성 창을 열어 봤다. 일단, 여기서 0.1%p라도 떨어지면 그냥 잠자코 있어야지.
여명777
― 최종 결말 ‘Chapter X. 사망’까지 694일 1시간 43분 47초
― 변경 가능성: 18.4%
‘음.’
변한 건 없다.
루카의 인상 점수를 올리겠다는 각오를 하고 나서 1%p가 올랐는데, 그 이후로 상승도 하락도 없다.
축제와 포커 게임은 미래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건은 아닌 듯했다.
‘아니면 내가 지는 거냐….’
피식 웃음이 났다.
내가 졌거나, 내가 이겼지만 형에게 소식이 들어가지 않았거나, 들어갔어도 이 정도는 크게 중요치 않거나.
셋 중 하나지, 뭐.
그리고, 그중 하나라고 해도 나는 질 자신은 없다.
나는 그대로 그들이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하죠.”
“오~”
“진짜 와 주셨네!”
3학년 몇이 나를 구경하며 손뼉을 쳤다.
확실히, 사람을 훑는 눈빛이나 건들거리는 말투나, 태도가 그리 예의 있진 못하다. 나를 대놓고 전당에 이름 올릴 수단으로 여기고 불러낸 마당에 뭔 예의를 바라겠냐마는.
“자리부터 옮기죠.”
“아, 자리?”
“사람들 때문에 그래요? 그냥 여기서 해요~”
“야, 와 줬는데 그냥 하자는 대로 하자.”
한 학생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옷에 달린 배지를 보니, 셋 중 유일한 마법학과 학생이었다. 나머지 둘은 행정학과 놈이었다.
“2층으로 가요. 2층도 사람은 많긴 한데, 다들 자기 게임 하느라 다른 테이블 신경 안 쓰더라고요.”
나는 엘리아스와 레오에게 눈짓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엘리아스가 직원에게 워프 좌표를 받는 소리가 들렸다.
“저기면 되겠죠?”
3학년 학생 하나가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테이블 하나를 가리켰다. 조명도 반밖에 들어오지 않는 구석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 앉았다. 모두 자리에 앉자, 딜러를 맡은 학생도 다가와 테이블 앞에 앉았다.
언제 왔는지 엘리아스도 우리 옆 테이블에 와서 게임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턱을 괴고 우리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냥 노는 거라니까….’
승리욕은 엘리아스에게 붙었네.
헛웃음이 났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들 앞에 놓인 칩 하나를 테이블로 밀었다.
‘칩은 각자 40개.’
참 대책 없는 숫자다.
들어오는 길에 본 바로, 이름을 올리려면 최소 4명부터, 각자 칩 40개를 들고 시작해야 하며, 한 사람이 칩 120개를 얻어간 후부터 게임을 이어갈지 끝낼지 결정할 수 있다.
‘심지어 베팅액 제한도 있었지.’
라운드 첫 베팅은 최대 칩 2개, 레이즈 상한은 칩 10개. 이때 아예 올인을 하는 것은 허용된다.
결국 게임이 길어지고 재미가 없어질 것 같으니, 놈들은 인원수를 채워 주면서도 간단히 져 줄 사람을 찾은 것이다.
‘그렇게 간단히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덕분에 목표는 명확해졌다.
최대한 지쳐 나가떨어지게 만들면 된다.
“카드 나눠 드리겠습니다.”
딜러 학생이 서투른 솜씨로 카드를 날렸다.
두 장은 뒷면이 보이게, 마지막 한 장은 앞면이 보이게 도착했다.
내 액면 카드는 다이아 7.
반대편에서 2짜리 카드를 앞에 두고 있는 3학년이 까불거렸다.
“업 카드 제일 낮은 거 나냐? 나 먼저 베팅 한다~”
“말하는 시간 아깝다. 그냥 해!”
“아니, 여기 손님 있으니까.”
‘…흠.’
룰도 모르는 놈으로 보고 있네.
첫 라운드만큼은 공개된 카드가 제일 낮은 사람이 베팅을 시작한다.
현실에서 했던 게임은 제일 높은 사람이 베팅을 시작했는데, 이곳은 달랐다.
내가 다른 부스에 있다 붙잡혀 온 거면 몰라도 같은 게임장 안에서 포커를 하고 있었는데도 규칙을 모른다고 생각하다니, 놀랍다.
나는 반응하지 않고 감춰진 패를 열었다.
내가 지금 가진 패는 K, 2, 7.
A부터 K, Q, J, 10―2 순서로 작아진다.
이 게임에서는 비공개 3장, 공개 4장으로 최종까지 7장의 카드를 받고, 그중 5장으로 결과물을 만든다.
성과를 내려면 숫자가 같은 카드―예를 들어 하트 5, 다이아 5 혹은 스페이드 A, 다이아 A―가 나오거나, 패가 8, 9, 10, J, Q와 같이 순서대로 이어져야 한다.
혹은 하트만 5장 가지는 경우처럼, 무늬가 모두 같아야 한다.
더 있지만, 축약하자면 그렇다.
그렇게 따졌을 때 내 패는 아직 모양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버릴 생각은 없다. 모든 라운드가 기회다.
나는 내 차례가 되어 입을 열었다.
“콜.”
앞서 걸린 판돈을 그대로 걸었다.
라운드가 끝나자 다른 공개 카드가 한 장 더 날아왔다.
스페이드 7이다. 이걸로 7이 2장 만들어졌다.
‘이걸로 원페어 생겼네.’
다음 라운드에서, 나는 A를 받았다.
이걸로 딱히 만들 수 있는 것은 없다. 물론, 그것마저 환영이다.
그때, 턴이 돌아온 마법학과 학생이 입을 열었다.
“레이즈.”
표면에 하트 7과 하트 8, 그리고 스페이드 8을 가지고 있다. 놈이 칩 세 개를 추가해 판돈을 올렸다.
저쪽이 하트 7을 가진 이상 이제 내가 7로 가질 수 있는 최대 연속 패는 트리플이다. 같은 숫자는 한 벌의 트럼프에 4장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른 학생은….’
“아, 완전 개패야. 폴드~”
한 학생이 포기 선언을 하고 흐느적거리며 등받이에 기댔다. 둘째 라운드에서 다른 학생이 폴드했기 때문에, 이제 남은 건 나를 포함해 둘뿐이다.
‘이제 볼 필요도 없네.’
남은 한 놈이 내 공개된 원페어를 보고도 판돈을 올린 것은 자신이 더 좋은 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8카드 원페어가 7카드 원페어보다 높으니까.
내 히든에 뭐가 있을지는 고려하지 않은 건가.
‘뭐, 노는 정도에 거기까지 생각하는 건 많이 가긴 했네.’
고려했다면, 놈이 가진 비공개 카드 중 승리를 확신할 만한 카드가 있거나, 내가 트리플을 이룰 때 필요한 카드인 클로버 7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자신이 곧 그 이상의 것을 뽑아낼 수 있다고 여겼거나.
애초에 7카드 스터드 포커―상당히 달라 보이긴 하지만―에서 원페어는 상당히 흔하니, 다들 패가 괜찮게 나왔다면 판돈을 올려 볼 만하다.
물론, 나는 패가 좋지 않다. 하지만….
길게 봐야지. 일반적인 게임이 아닌 만큼.
다시 내 턴이 돌아와, 나는 입을 열었다.
“레이즈.”
* * *
‘이야.’
3학년 학생 하나가 루카스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뭐지? 굳이… 싶은데.’
몇 판 더 해 봐야 제대로 알겠지만, 이 상황에서 계속 레이즈를 때려?
지금 나와 다른 친구는 이미 폴드를 선언하고 빠진 상태다.
지금 상대는 8카드 원페어를 가졌다. 7카드 원페어와 비교하면 당연히 상대의 승리다.
그사이 벌써 마지막 턴이 되었는데, 세 번째 라운드에서 내 패에 클로버 7이 들어왔다.
아스카니엔 놈에게 트리플은 없었다는 말이다. 지금 원페어 빼고는 별 볼일도 없는 패를 가지고 지금까지 콜과 레이즈를 반복하고 있다.
‘이 자신감은 히든카드에 페어 되는 패가 또 있다는 말인데.’
하여튼, 확실히 무언가 있다.
그걸 느꼈는지 친구도 간만 보고 있을 뿐, 칩을 팍팍 걸지 못하고 있다.
‘아냐, 그러고 보니 왜 이렇게 진지하게 보고 있지.’
그냥 우리끼리 마음 편하게 경쟁하려고 일부러 저놈을 데려온 건데, 왜 우리가 놈을 관찰하고 있냐.
저 아스카니엔 놈이 생각보다 진중한 얼굴로 임해서 그런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었다.
한참 그의 의중을 파악해 보려는 중에, 아스카니엔 놈이 입을 열었다.
“폴드.”
“…?!”
이제 와서 버린다고?
안 될 건 없지만, 내내 비장했던 분위기에 비하면 결말이 허망한데?
설마… 별것도 없으면서 마지막 패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고 버틴 건가? 그러면서 콜도 아니고 레이즈를 때려?
다들 같은 생각인지 친구 하나가 물었다.
“…혹시 패 뭐 나왔어요?”
그 물음에 아스카니엔은 말없이 히든 패를 보여 주었다.
친구가 눈을 찡그려가며 패를 읽었다.
“K, 2, 7, 5, 7, A, 3… 무늬도 다 다르네.”
“…….”
완전히 답이 없는데?
설마 마지막 카드까지 받아 보니 후져서 이제 버린 거냐?
“아이고, 우리 초짜가 이런~”
옆 테이블에서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에 아스카니엔이 머쓱한 듯 희미하게 웃음을 지었다.
‘…허….’
진짜 사람 제대로 본 것 같은데?
‘한번 다시 짚어 보자.’
놈은 지금 총 10개의 칩을 잃었다.
넷 중 둘은 중간에 빠져나왔고, 남은 건 친구 놈과 아스카니엔밖에 없었지.
친구는 조금씩 판돈을 올렸고, 아스카니엔도 마찬가지였는데….
마지막 라운드에서야 포기를 선언했다.
‘이거 보니까 패 구분도 못 하고 희망 품는 놈이네.’
친구들도 같은 생각인지, 다시 처음부터 카드를 나누어 받는 중에도 서로 시선이 닿았다.
오래가지는 않았으나, 모두에게서 웃음을 참는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 * *
“아, 나 30개만 더 모으면 이기는데?”
마법학과 3학년 학생이 웃으며 양손을 매만졌다.
한번 승세가 다른 학생에게 넘어갔다가, 다시 그에게로 돌아왔다.
그에 반해 내 칩은 얻고 잃기를 반복해 이제 27개가 남아 있다.
운이 올 때 펼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되, 만일을 대비해 아주 바닥을 치지는 않게 했다.
행정학과 놈들에 비하면 아주 적지는 않으나, 중간에 엘리아스가 천연덕스럽게 건넨 말이 놈들의 경계를 누그러뜨리는 데에 한몫한 것 같다. 내가 중박은 치고 있음에도 처음 깔린 분위기가 바뀌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카드 나누겠습니다.”
비공개 두 장이 하트 Q, 하트 2.
공개는 클로버 J.
‘앞으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갈리겠네.’
다행히 마법학과 놈이 칩 90개를 독식한 덕에 행정학과 놈이 맥을 못 추고 체크했다. 베팅하지 않고 턴을 넘겼다는 말이다. 마법학과 놈도 친구들의 눈총에 웃으며 그대로 넘어갔다. 이미 가진 칩이 많아 그런지 자신이 있어 보였다.
그렇게 이번 라운드가 끝나고, 새 카드가 도착했다.
‘으음.’
다이아 Q.
지금까지 카드는 Q, 2, J, Q가 되어, 이걸로 Q 원페어가 만들어졌다.
에이스와 킹 다음으로 높게 쳐주는 원페어다.
그때, 마법학과 놈이 제 패를 보고 탄식했다.
“아….”
액면에 다이아 J와 하트 8이 나와 있었다.
잠깐, 이놈이 폴드하면 시간을 더 질질 끌게 되는데. 90짜리 판돈이 순식간에 다음 게임까지 사라지는 셈이다.
이미 서른 번 넘게 라운드를 반복한 탓에, 행정학과 놈들도 지쳤는지 초점이 사라진 눈으로 중얼거렸다.
“혹시 뒤질래?”
“어?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하하, 그럼 그냥 빨리 끝내자. 자, 이번 라운드 베팅 얼마나 됐더라?”
“3.”
“흠, 레이즈.”
놈이 칩 10개를 들이밀었다.
‘이거 봐라.’
나는 웃음을 참고 무표정을 유지했다.
자, 짚어 보자.
각자 가진 칩은 마법학과 90개, 행정학과 각각 30개, 13개.
그리고, 나 27개.
여기서 내가 콜을 하면 14개가 남는다.
‘이쯤에서 폴드 가고 다음 판을 노릴까.’
나는 잠시 다른 학생들의 패를 보다, 생각을 정리했다.
아니, 여기서 끝내자.
* * *
‘흐음.’
나는 턱을 괴고 테이블을 둘러봤다.
친구들은 이미 지쳐 있고, 티는 크게 나지 않지만 루카스 아스카니엔도 살짝 지친 것 같다.
‘슬슬 끝낼 때가 왔어.’
벌써 40분 넘게 이 자리에 있었는데, 이 정도면 여기서 뽑을 건 다 뽑은 것 같다.
벌써 이번 판도 네 번째 라운드에 들어섰다.
이미 두 친구는 내 레이즈를 듣고 폴드했다. 표정을 보니 굉장히 불만족스러워 보이지만, 내가 다 쓸어 버리고 이기면 빨리 갈 수 있는 셈이니 적당히 만족하라고 해야지.
‘그나저나 얘는 진짜 안 나가네.’
나는 아스카니엔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고 보니 오래 버티네요~”
“그런가요.”
흠, 아무리 봐도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
처음에 그런 약패를 가지고도 폴드하지 않고 밀고 나간 것도 그렇고. 그것도 콜도 아니고 레이즈? 웃음만 난다.
그것 때문에 고집 좀 있는 놈인 줄 알았더니만, 아스카니엔은 그 이후부터 폴드만 네 번을 연속해서 했다.
그러다 언젠가 간만에 그의 입에서 레이즈가 나왔는데, 폴드만 계속 때리다 갑자기 레이즈를 부르면 좋은 패를 가졌다는 걸 상대가 모를 수가 없다.
‘그런데….’
일단 폴드하고 확인해 보니 높은 원페어였지.
이미 내 액면에 투페어가 보이는 상황이었는데도 그걸 밀다니, 놀라웠다.
의도적으로 블러핑을 한 건가 싶었지만, 얼굴을 보니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언제나 생각이 있었겠지만, 그렇게 기대되지는 않네….’
갈피를 잡을 수가 없게 움직이고 있지만, 그게 제대로 된 계산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미숙함에서 나오고 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칩 27개를 유지한 것도 운일 테고.
그때, 딜러가 카드를 날렸다.
나는 카드를 나란히 늘어놓았다.
히든 J, K.
액면 J, 8, J, 3.
이미 액면상으로도 원페어가 나왔다.
그리고 아스카니엔의 패는 J, Q, 2, 4.
일단 액면상으로는 답이 없다. 한번만 봐줄까.
나는 적당히 미소지으며 판돈을 걸지 않고 체크했다.
아스카니엔도 패가 별로 좋지 못한 건지, 따로 베팅하지 않고 다음 라운드로 넘어갔다.
‘일단, 지금까지 판돈으로 올라온 칩은 총 31개.’
마지막 라운드에서 최대 베팅액인 2를 걸고 놈이 콜하면, 판돈은 총 35개가 된다.
‘애매해.’
내가 이겨도 내 칩은 110개가 된다.
10개가 모자라 게임을 끝낼 수 없다.
‘4라운드에서 체크하지 말았어야 했나.’
아니, 체크하지 않았어도 총 판돈은 39개가 되므로, 체크를 하건 말건 이번 라운드에서 끝내지 못하는 것은 똑같다.
이제 많이 지치기도 했고, 이왕이면 카드 좋게 나온 이번 판에서 끝내고 싶은데 방법이 없나.
‘…아니지, 있어.’
아스카니엔의 칩까지 전부 가져오는 방법이 있다.
아스카니엔의 남은 칩은 12개.
이 방법을 쓰면 내 칩은 122개로, 최종 우승이다.
해 볼 만한데.
* * *
이후로, 나는 다이아 2와 스페이드 4를 받았다.
나는 마지막 라운드의 히든 카드를 받고 고개를 기울였다.
또 Q.
히든카드에서만 벌써 Q 원페어가 나왔다.
일단, 남아 있는 3학년 마법학과 놈은 확실히 괜찮은 상황이다.
첫 번째 라운드에서, 마치 패가 나쁜 것처럼 탄식해 놓고 10을 올린 것부터 그 탄식을 곧이곧대로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물론 놈이 혼자 독보적인 수를 가지고 있으니 그 정도 레이즈를 거는 것쯤이야 재미 삼아 했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보다는 진짜로 믿는 구석이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실제로 놈의 액면에 J 원페어가 있지. 그래봤자 Q 원페어보다는 낮게 쳐준다. 애초에, 나는 원페어도 아니고.
그러니까….
‘이제 오길 기다리면 되겠네.’
4라운드의 체크에 응해 줬으니, 슬슬 올 때가 됐지.
3학년 마법학과 학생이 한참 턱을 쓸더니, 칩을 밀며 입을 열었다.
“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