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 (114)
12월 31일, 한 해의 끝에서도 황궁은 조용했다.
황제와 함께 차를 마시던 재상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폐하, 니콜라우스 경에게 카타콤의 동향을 알아보라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요.”
재상이 불안한 눈으로 황제를 바라봤다.
반면 황제는 아무런 감정 없이 창밖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재상이 자신의 말을 기다리는 걸 알고 입을 열었다.
“우리는 카타콤이 어딘지조차 감을 잡지 못하지요. 이미 그들이 오랜 시간 제국에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카타콤에 진입하는 경로를 알아내시기 위해 니콜라우스 경께 명령하신 겁니까?”
재상의 입장에서 이 일은 단순히 넘길 사안이 아니었다.
황제가 니콜라우스를 좋게 볼 사람은 아니지만, 엘리아스 공작과의 문제가 얽혀 있으니 언제 그를 제 편으로 끌어들일지 모른다.
“명령이 아니라 협력을 요청했지요. 니콜라우스 경이라면 분명 카타콤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폐하, 폐하의 뜻을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니나….”
황제가 그의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자, 재상이 말을 이었다.
“니콜라우스 경과 엘리아스 저하께 카타콤과 손을 잡을 기회를 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두 분께서는 아직 정치적으로 입지가 굳건하지 못하신 데다 표방하는 사상이 주류 정치와는 다르니, 비슷한 성질을 공유하는 카타콤과 손을 잡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렇죠. 분명 문제는 있습니다. 이를테면 니콜라우스 경이 카타콤에 접근하고 나서도 우리에게 보고하지 않을 수 있다는 변수 말입니다.”
재상이 동의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황제의 얼굴에서는 어떠한 동요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니콜라우스 경은 아마도 이 상황을 물 흐르듯 넘길 겁니다. 귀족이지만 낮은 자의 편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지지도를 높인 자이니 개인적인 사상과 별개로 카타콤을 쉽게 건드릴 수 없을 테고,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카타콤이 플레로마와 연관되어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하겠지요.”
“그렇다면 폐하께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니콜라우스 경이 폐하의 명을 빌미 삼아 영향력을 확대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조급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황제가 인자하게 웃으며 창밖을 바라봤다.
“카타콤이 내 관심사 안에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니콜라우스 경도 그렇지요.”
“…….”
“니콜라우스 경이 카타콤에 대해 조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음 기회를 기약하면 되는 일입니다. 시간이야 많으니까요. 하지만 만약 카타콤에 대해 쓸 만한 정보를 가져온다면 그저 그에게 감사를 표하면 됩니다.”
“…그건 그렇겠지요, 폐하.”
당초 계획대로 카타콤을 플레로마로 몰아붙여 제거한다면 평민층과 귀족층 모두의 만족을 꾀할 수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카타콤에 있을 평민들의 마력도, 그들이 개발한 마법 주문도 모조리 손에 넣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게 뻔하니 이리 묻는 것 아닌가.
“그런 동시에 우리는 법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할 수 있겠지요. 니콜라우스 에른스트를 반역죄로 처형해야 할 겁니다.”
“…….”
섬뜩한 말임에도, 순식간에 재상의 얼굴에서 긴장이 풀려나갔다.
“만약 그가 어떠한 것이든 카타콤에 관련된 정보를 가져온다면, 단순히 정보만 보고할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알게 된 평민 마법사를 전부 내게 알려야 마땅할 겁니다. 평민 마법사는 존재 자체로 불법이니까요.”
“…잘하면 카타콤에 진입하는 방법까지도 알 수 있겠군요.”
“그렇지요.”
‘허허, 이건… 니콜라우스가 폐하의 명령을 따른답시고 보고를 올리면 오히려 자충수가 되는군.’
애초부터 황제는 니콜라우스를 반역죄로 몰아붙일 생각이었다.
황제의 말대로, 니콜라우스가 교묘하게 중요한 정보를 지워서 미꾸라지처럼 상황을 빠져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 정보를 얻은 원천이 있을 것은 마찬가지다.
낮은 자들의 곁에 선다는 점을 내세워 인기를 끈 니콜라우스가 카타콤 마법사를 함부로 팔아넘길 수 있을 리가 없다.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이제 재상은 황제의 의중을 완벽히 파악했다.
니콜라우스가 어느 선택지를 택하든, 우리에게 이득만 있고 손해는 없는 상황.
미래가 분명해지자 재상의 마음이 편안해졌다.
* * *
생존 가능성.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25.3%였지.
여명777
— 최종 결말 ‘Chapter X. 사망’까지 651일 19시간 00분 15초
— 변경 가능성: 30.3% (+5%p)
5%p가 한 번에 올랐다.
10%대에서 느릿느릿하게 오를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대에 올랐다.
마이너스 스탯을 처리한 후에는 솔직히 숫자 변동에 큰 감흥이 없었다.
생존 가능성이 얼마가 되었건 순순히 죽는다는 선택지는 내게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처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던 적이 없다.
단순히 생존 가능성이 올라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비록 겉보기에는 별다른 반응을 느낄 수 없었다 해도, 카타콤의 마음이 움직인 것을 숫자로 확인받았기에 그런 듯했다.
하지만, 마음에 남은 게 하나 있었다.
아직 마리안 바움을 만나지 못했다.
‘…사과는 직접 하려고 했는데.’
극단에 찾아가 볼까 했지만, 그의 생각을 모르는 상황에서는 예의가 아닌 듯했다.
그가 대의를 위해 우리를 도와준 것과 별개로, 우리가 그를 속였다는 점은 변하지 않으니까.
그때, 곁에 선 황가의 시종이 입을 열었다.
“들어가십시오.”
나는 고개를 들었다.
‘…생각은 나중에 하자.’
나는 황제에게 카타콤에 대한 정보를 주기 위해 황실에 왔다.
그리고 오늘 이후로, 황제는 카타콤에서 손을 떼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
나는 방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폐하.”
* * *
니콜라우스의 인사에, 황제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새해 첫날부터 경을 보니 기쁘군요. 사고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이제는 좀 괜찮습니까?”
“예, 심각하지 않은 상처였습니다. 염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니콜라우스는 별 것 아니라는 듯 가볍게 답했다.
“나야말로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부탁을 잊지 않은 경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폐하께서 주신 말씀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하하,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했는데, 그렇게 여겨졌군요.”
“그렇지 않습니다. 폐하께서 말씀해 주신 관점으로 보니 일이 새로운 방향으로 풀리더군요. 덕분에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카타콤에 다녀온 게 뜻깊은 시간이었다는 말인가.
‘거참.’
황제는 미소지으며 차를 마셨다.
일이 어떻게 될 줄도 모르고 그렇게 말하다니.
내가 니콜라우스라면 진작에 상황을 파악하고 ‘카타콤에 진입할 방법을 알아낼 수가 없다’고 보고할 텐데, 이자는 내게 기어코 쓸 만한 정보를 주겠다고 나를 직접 만나러 왔다.
‘내가 피할 길도 마련해 주지 않았던가.’
‘황실에서 평민 마법사를 다섯 명이나 잡아들였지만 소득이 없었다’는 좋은 빌미가 있었는데 왜 그걸 이용하지 않느냔 말이다.
‘충직한 건지, 우둔한 건지….’
물론 니콜라우스에 대한 유감은 없다. 이제 안타까운 쪽은 내 사랑스러운 조카다.
“경이 그렇게 여겼다면 다행입니다. 그래서, 카타콤에 다녀오는 건 힘들지 않았습니까?”
“…카타콤에 말입니까?”
진심으로 질문하는 듯한 말투에, 황제가 멈칫하고 그를 바라봤다.
니콜라우스의 가면 너머로도 의문이 느껴졌다.
‘…음?’
직접 간 건 아니고, 카타콤 마법사를 만나서 정보를 얻은 것인가.
황제가 그렇게 생각하며 니콜라우스를 바라봤다.
니콜라우스는 살짝 눈짓해 답을 대신하고, 황제에게 종이를 밀었다.
“이것부터 확인하시지요, 폐하. 이번에 찾은 자료입니다.”
“그래요, 어디….”
[프로이센 정부-작센 정부 플레로마 12월 유의사항]
황제의 얼굴이 굳었다.
“…이건….”
“두 국가에 플레로마가 있습니다. 이름은 적혀 있지 않지만… 이만한 일이라면 폐하께서 반드시 아셔야 할 것 같아 가져왔습니다.”
“…….”
프로이센 정부에 플레로마가 있다고?
이전, 베르너 스트라우치 의원은 프로이센 정부가 아니라 타국 정부 출신이었다.
그러는 중에도 그의 머리는 니콜라우스에 대한 생각으로 빠르게 굴러갔다.
그가 이 정보를 내민 건 순수한 걱정에서 비롯된 것인가?
‘제국에 정신 계열 마법을 쓸 수 있는 마법사는 몇 되지 않지.’
신력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마법사가 적으니 필연적으로 니콜라우스가 프로이센 정부의 사상 검증을 맡게 된다.
‘내 표면적인 목표는 니콜라우스 경과의 협력이니, 확실히 그 목표는 벌써 이룬 셈이군.’
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있다.
황제 자신이 끼어들 자리가 희미하다.
다른 국가도 아니고 프로이센 왕국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린다면, 자신이 여론으로 이득을 볼 가능성은 적다.
‘지금까지 어떻게 모를 수가 있었냐고 몰릴 수도 있겠어.’
게다가 프로이센에서 아무도 몰랐던 정보를 바이에른 마법사가 캐내서, 바이에른 마법사에게 해결해 달라고 부탁하는 꼴이 아닌가.
황제가 미묘한 두통을 느끼며 글을 찬찬히 읽어 나갔다.
플레로마도 플레로마지만, 타격을 줄일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그나마 작센 왕국도 같은 처지이기는 하군.’
프로이센 외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작센에게 큰소리칠 체면 정도는 생길 터다.
하지만, ‘왕국’은 기본적으로 완전히 프로이센의 편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전 세대의 역사 문제가 얽혀 있기에, 작센 왕국에서는 황제 대신 바이에른 마법사인 니콜라우스의 공적을 더 높이 살 것이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니콜라우스만 한 번 더 지지도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아니, 그렇게 된다.
50년의 정치 경력이 그에게 말하고 있었다.
황제가 니콜라우스의 푸른 눈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스트라우치 의원 때에도 생각했지만, 플레로마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손을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폐하.”
“…그래야지요. 이런 문제가 있었다니, 경이 알아내지 못했다면 크게 문제가 될 뻔했군요.”
처리하지 않고 가볍게 넘길 수도 없는 일이다.
이대로면 나를 찾는 정부 요인들이 하는 말은 당분간 경계해야 한다.
하루빨리 누군지 색출해서 끊어 내는 수밖에.
‘골치 아프게 되었군.’
그럼에도 분명 주도권을 잡을 방법은 있다. 그게 뭔지 떠올려 내야 한다.
생각에 잠겨 있던 황제가 천천히 눈을 떴다.
‘전국 대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되겠어.’
플레로마 측에서 ‘굳이’ 국명을 언급한 걸 보면 이 두 국가에만 플레로마가 있을 리는 없다.
정보를 얻었기에 검문을 하는 게 아니라, 정보를 숨기고 검문을 먼저 한 뒤 플레로마를 발견한다면, 니콜라우스가 얻을 이득을 황제 자신의 철저함으로 포장할 수 있다.
정보 제공자인 니콜라우스가 입을 열지 않게 해야겠지만 그 정도야 우리 선에서 잘 대화하면 끝나는 일이다.
황제는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생각에 잠겼다. 니콜라우스가 그의 생각을 뚝 끊었다.
“폐하, 프로이센과 작센 왕국에 대해서 검문을 진행하실 겁니까?”
“조금 더 생각할 것이 있지만, 그 둘에 대해서는 당연히 그리해야 할 겁니다.”
황제가 미소를 유지하며 차분히 답했다.
그러자 니콜라우스가 말을 이었다.
“그렇군요. 폐하의 뜻이 어떠실지는 모르겠으나, 안전을 위해 다른 국가의 정부도 살피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허가만 해 주신다면, 제국 전역의 검문을 돕겠습니다.”
“…….”
주인보다 뛰어나지 않게 입을 닫는 것이 시종의 미덕이라는 풍자는, 따지고 보면 괜한 소리가 아니다. 눈치도 없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공적을 가져가는 자가 있으니 말이다.
‘나이가 그리 많지는 않을 거라고 들었는데, 역시나 처세를 모르는군.’
다행히 둘만 있는 사적인 자리이니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황제가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리해야겠지요. 플레로마가 작센과 프로이센에만 있을 리는 없으니 말입니다. 그나저나, 경이 돕겠다니 기쁘군요.”
“플레로마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자, 그러면….”
니콜라우스가 황제의 앞에 종이 하나를 밀었다.
평온한 얼굴로 내용을 읽던 황제의 얼굴에서 순간 웃음이 사라졌다.
[…프로이센 왕국과 작센 왕국 정부에 플레로마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안전을 위해 프리드리히 황제 폐하께 제국 전역의 정치인을 검문할 것을 요청드릴 예정입니다.
1월 한 달간 바이에른 외부에서의 신력 사용을 허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바이에른 국왕에게 보낸 제안서.
사건 경위와 제안 내용 아래에 바이에른 국왕의 서명이 적혀 있었다.
“폐하께서 서명만 해 주신다면 곧바로 움직이겠습니다.”
“…….”
“아시다시피 바이에른 왕국군 소속이기에 국왕 전하의 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 먼저 폐하의 뜻을 여쭐 수 없었던 것을 이해해 주십시오. 폐하께서 제국 전체를 검문하기를 원하지 않으신다면, 이 제안서는 지금 바로 없애겠습니다.”
황제는 웃음을 참아야 했다.
상대를 무시하는 의미에서 웃음이 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어이가 없어 나는 웃음이었다.
의도된 행동인가? 그럴 것이다.
전국 어디서나, 마력 사용에 대해 허가를 받는 건 그저 형식뿐인 제도다.
‘힘을 허가 받으려는 건 진의가 아니지.’
제안 내용을 증거로 남기고자 했을 것이다.
지금이야 티 나지 않지만, 이런 증거물은 내가 그를 공격하려 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황제의 성과로 광고되었던 것이 사실은 공동의 성과였음을 입증할 자료가 될 테니.
‘그래 봤자 언론을 쥐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는데, 안타깝군.’
그래도, 따지고 보면 문제는 없다.
이것 하나로 내가 얻을 이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니까.
그저 자료를 남겨 놓았으니, 각자 이득은 양심껏 챙기자는 이야기다.
“당연히 해야지요.”
황제는 웃는 낯으로 두 장의 종이에 서명하고, 한 장은 곁에 서 있던 하인에게 넘겼다.
의도대로 흘러가는 것이 없어 그런지, 이제 슬슬 피로가 몰려왔다.
이런 잡다한 이야기 대신 본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차례였다.
“자, 그래서, 경.”
“말씀하십시오, 폐하.”
황제는 양손을 맞잡고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분명 경은 카타콤에 대해 조사가 끝났으니 긴히 할 말이 있다고 연락하지 않았던가요?”
“그렇습니다.”
“그래요. 이제 카타콤으로부터 얻은 정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군요.”
“알겠습니다. 이 이야기부터 드릴 걸 그랬군요.”
니콜라우스는 황제의 앞에 마지막 종이를 내밀었다.
황제의 입꼬리가 매끄럽게 올라갔다.
뭐가 어떻든, 황제에게는 니콜라우스가 카타콤에 접촉했다는 증거 하나만 잡으면 되었다. 그것이 카타콤에 진입하는 방법이나 정계에 플레로마가 있다는 사실보다도 더 요긴하게 쓰일 정보였다.
황제가 이제는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천천히 글을 읽었다.
[카타콤 활용 방안 의결안 — 기대효과]
* 카타콤의 공간 마법 기술을 통해 안정성 확보
* 카타콤의 20만 신민을 그대로 흡수할 경우 5년 후 플레로마의 성도 수는 40만으로 예측
** 20만 인구 전원이 마법사인 카타콤의 특성상, 예상되는 연간 마력 수입은 당해 수입의 3배 이상이 될 것으로 사료됨.
** 5년 후 제국의 마력성장률이 현재의 성장률과 동일할 경우 제국 전역을 플레로마의 영토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됨.
“…….”
황제의 얼굴이 굳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세 가지 있었다.
먼저, 플레로마가 전쟁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그건 당장에는 됐다. 누구나 계획은 파란만장하게 세우는 법이지.
지금 진짜 문제는….
“폐하께서 보시다시피 카타콤은 플레로마의 도구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폐하께서 먼저 문제를 짚어 주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황제가 손을 내저었다.
니콜라우스가 무슨 일이냐는 듯 말을 멈추었다.
황제가 지끈거려 오는 머리를 붙잡고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플레로마의 공문이군요.”
“예, 폐하.”
니콜라우스의 말끝에서 미묘하게 웃음기가 묻어나는 것 같기도 했다.
“경은 카타콤에 대해 조사한 것이 아니었습니까?”
“물론 그렇습니다. 폐하께서는 카타콤과 플레로마 사이에 관계가 있다면, 굉장히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 말씀하셨죠.”
“…….”
“저도 동의하는 바였습니다. 하지만… 폐하께서도 말씀하셨다시피 황실에서도 잡지 못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은 어렵더군요. 카타콤 마법사가 지상에 돌아다니긴 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설마….
황제의 입꼬리가 굳었다.
니콜라우스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둘 사이에 관계가 있다면 플레로마에게도 분명 자료가 남아 있겠지요. 그래서 플레로마 측에 진입했습니다, 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