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115화 (115/220)

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 (115)

황제는 말없이 니콜라우스를 바라봤다.

“카타콤에 진입하지 않았다?”

“그렇습니다. 송구스럽습니다만 카타콤에 진입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

‘나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대로 빠져나가는군.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심했다.’

솔직히 지금까지 들은 것은 카타콤에 관련된 정보도 아니었고, 골치 아픈 일이 생긴 정도지 아주 문제될 것까지는 없었다.

검문해서 플레로마가 나오면 제국 전역에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이득이다.

또, 본인이 피해 입을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는 것 정도는 많은 이들이 그렇게 한다. 니콜라우스가 했다고 특별할 것은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건….’

카타콤의 동향을 파악하랬다고 플레로마에 쳐들어가는 경우가 대체 어디에 있나?

‘…머리가 아파지는군…. 내가 진짜로 동향을 파악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괜찮았겠지만, 그게 아니지 않은가?’

내가 말한 대로 알아보았을 뿐이니, 허를 찌를 수 있는 부분이 여기에 없다.

그렇게 해서 알아낸 게 플레로마가 카타콤을 일방적으로 흡수하려는 문서라니. 내가 바랐던 것과 완전히 배치되는 결과가 나왔다.

황제는 이제 미소지으며 니콜라우스를 바라봤다.

의도한 바인가?

물론, 알 수 없다.

‘하지만 이쯤 되면 의도이건 아니건 관계없지.’

황실이 취해야 할 입장은 확실해졌다.

먼저, 아직 카타콤에 대한 배척보다는 플레로마에 대한 배척이 훨씬 크므로 이 상태로 카타콤을 건드린다면 패배하는 쪽은 우리 황실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니콜라우스 에른스트는 아직 적으로 돌리기엔 아쉬운 상대다.

‘선만 잘 지키면 이득이 되겠어.’

지금 그가 내게 선을 지킨 것처럼 말이다.

경계할 부류지만, 그런 만큼 완벽히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인물이 없을 것이다.

* * *

거짓인데 상당히 당황하시네.

플레로마에 진입하는 문은 어디 대놓고 열려 있나?

여태 그 방법을 못 찾아서 플레로마가 커진 것 아닌가. 둘 다 품이 많이 든다면 당연히 카타콤으로 가야지.

하지만 주의해야 했다.

황제처럼 쓸데없이 머리를 굴려대는 인간들에게 있어 제일 조심해야 할 부분은 속내처럼 보이는 무언가다.

단순히 나와 함께 공적을 쌓으려는 것, 그 외에 황제가 진정으로 얻어 내려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야 했다.

‘이용할 때 이용하면서 약점까지 잡을 수 있다면 최고의 결과겠지.’

황제에게 있어 카타콤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최적의 도구다.

존재 자체로 범죄인 자들과 접촉하라 요구한 순간부터 그가 나를 지뢰밭에 내몰려 했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반대로 움직여 줄 수밖에.

황제가 부드러운 표정을 유지하며 내게 말했다.

“플레로마 측에 직접 다녀왔다니, 경의 결단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군요. 그래, 다녀오면서 피해를 보지는 않았습니까?”

“멀쩡합니다. 다만, 적은 인원으로 진입했다 보니 시간 관계상 더 많은 정보를 모을 수가 없었습니다.”

“급박한 상황이었을 텐데 그런 이유로 무어라 할 수는 없지요. 지금 경이 가져온 정보만으로도 내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황제는 초반의 호의적인 태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플레로마에 다녀왔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할 인물이 제국에 없으니, 앞으로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도 관계를 저버릴 생각은 없겠지.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다행입니다. 그러면, 폐하께서는 이번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이십니까? 비록 카타콤과 플레로마가 합의해 손을 잡은 게 아니라고 해도, 말씀하신 대로 두 조직의 힘이 합쳐진다면 큰 문제가 생길 겁니다.”

황제가 잠시 생각에 잠겨 차를 마시다, 입을 열었다.

“지금 경도 카타콤에 진입하는 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지요. 카타콤의 인구를 제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한 일이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선 접어 두고, 지금 당장은 경이 그랬던 것처럼 플레로마 측으로 자주 진입해 즉각적으로 계획을 저지해야 할 겁니다.”

도울 생각이 없었다는 말을 이렇게 하는군.

역시 정치인들의 돌려 말하기 실력은 알아줄 만하다.

“어쩌면 플레로마를 이중 첩자로 사용해 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끼리만 대화할 사안은 아닙니다. 경이 내게 준 자료를 황립 플레로마 연구원에 보내 봅시다. 플레로마가 세력을 확장해 전쟁까지 유도하려는 이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은 독이 될 겁니다.”

바라던 바다.

이제 카타콤에 대한 문제는 유야무야 넘어갈 것이다. 또다른 건수를 잡기 전까지 그가 카타콤을 건드릴 일은 없다.

그러니, 나도 이쯤에서 적당히 그의 회피를 받아 줘야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럽게 대답했다.

“폐하의 뜻이 그러시다면, 따르겠습니다.”

* * *

방학이 끝나서 그런지, 학교의 분위기는 묘하게 어색했다.

물론 잠시였다.

수업 시간이 가까워지자 학교는 평소대로 시끄러워졌다.

출석을 부르러 온 교수가 손뼉을 치고서야 교실이 조용해졌다.

“다들 보도를 확인했을 테니 알겠지만, 우리 마법학과 2학년 대표팀이 바이에른 마법약 실험 대회에서 준우승했습니다.”

‘거의 뭐 한 달은 된 것 같네.’

이제 일주일 좀 넘었는데 말이다.

교수가 대회에 나간 학생들과 눈을 마주하며 말을 이었다.

“우리 반에서는 세 명이 나갔지요? 루카스 아스카니엔, 레오나르드 비텔스바흐, 그리고 나르케 파르네세 학생. 축하합니다.”

학생들의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별생각 없이 미소지으며 인사를 듣고, 그 뒤로는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수업 시간에 신력 공부를 했다.

석식 시간이 되자, 엘리아스가 친구들을 떨치고 내 옆에 앉아 차음 마법을 걸었다. 그러고는 팔을 내게 뻗었다.

“…여기서 말하는 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어깨동무는 하지 마라.”

“아~! 이거 완전 습관인데. 근데 네가 가면 안 쓰고 교복 입고 있으니까 되게 낯서네.”

“너도 머리 다시 하얀색 되니까 새롭다.”

“하하, 완전 흰색은 아닌데~”

그래, 따지자면 백금발이기는 하지.

뭐가 됐든 비슷비슷하니 상관없지 않나 싶다.

“그래서, 경계를 산 건 아니지? 새벽에 다녀왔잖아.”

“샀을걸.”

“오~”

엘리아스가 재미있다는 듯 키득댔다.

엘리아스와 함께하는 이상 그에게는 필연적으로 경계를 살 수밖에 없다. 그저 언제 사느냐의 문제일 뿐.

“애초에 내 목표는 카타콤을 황제 폐하의 손에서 빼앗는 동시에 그분을 만족시키는 거였어. 이뤘으니 문제없지.”

“만족은 했고?”

“기대하시던 방향은 아니겠지만, 만족하지 않을 수는 없지.”

프로이센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플레로마가 나왔다는 정보를 주었다면, 그는 그대로 그 문건을 보도한 뒤에 선심 쓰듯 전국을 털었을 것이다. 지금보다 더 어깨 펴고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다.

프로이센이 먼저 언급된 것은 그에게 신경 좀 쓰이는 사안이겠지만, 결국 큰 문제는 아니다.

‘뭐, 본인은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모르겠지만.’

말의 미세한 차이가 인식을 바꾸는 법이니 그저 내가 가져온 플레로마의 공문을 보도하지 않으면 된다. 결과는 이러나저러나 비슷하다.

“폐하도 딱히 기분 나빠하시지는 않았어.”

“어떻게 알았어? 그놈은 웃는 얼굴로 뒤통수치는 놈인데.”

“내가 내민 서류에 서명했거든.”

황실에 가기 전 함께 준비했기에, 어떤 서류를 말하는지 잘 알 것이다.

“…신력 사용 허가서 말이야? 흠… 뭐, 루카 넌 순진한 사람은 아니니까 사인해 준 거 하나로 호의적으로 본다 생각하지는 않을 테고.”

“황실에도 신력 쓰는 마법사는 있어. 아무리 정보를 가져왔다고 해도 폐하는 나를 일선에서 배제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데, 왜 굳이 나와 함께 움직이길 택했을까.”

“음, 여전히 대놓고 너와 손을 잡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하나 보네.”

그래.

그의 두 가지 목표, 니콜라우스 에른스트와 대외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겠다는 목표와, 나를 카타콤과 엮어서 보내겠다는 목표 중 하나는 제대로 달성할 수 있으니까.

“이제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가 관건이겠어. 그놈은 앞으로도 널 활용하려 들 텐데.”

“그래. 그러니까 집에서 듣는 이야기 있으면 나한테도 알려 줘, 엘리.”

“아, 당연히 그래야지~”

그때 레오가 우리 쪽을 흘끔 돌아봤다. 엘리아스에게 미간을 구기는 걸 보니 적당히 대화하고 비키라는 뜻인 듯하다.

“레오는 걱정이 너무 많아~”

“하하… 네가 플레로마 상대로 너무 태평한 거겠지.”

나는 턱을 괴고 반을 휙 둘러보며 말했다.

몇몇 학생들이 내 옆에 편히 앉은 엘리아스를 흘끔댔다.

물론 아예 관심도 없는 학생들이 더 많았다. 1학기에 비하면 굉장한 발전이었다.

“나는 이제 기숙사로 가야겠다. 너도 저녁 먹으러 가.”

“아, 맞다. 루카 너 방에서 밥 먹지. 이제 밥 정도는 같이 먹어도 되지 않아~?”

엘리아스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큰아버지 이야기를 더 하고 싶은 게 분명했다.

뭐, 확실히 이제 와서는 따로 노는 의미가 없기는 하다. 형도 마법약 대회 중계 때 내 변화를 두 눈으로 봤을 테니.

“갑자기 그래도 이상하니까.”

내가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뒷문에서 익숙한 사람이 보였다.

나와 눈이 마주친 리히트호펜이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들었다.

엘리아스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어제, 엘리아스는 자기가 데리고 있던 개가 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몇 시간을 정색한 채 욕설을 중얼거렸다.

자신이 놀아 줬던 개가 사람이라는 걸 알아서 충격을 받은 듯했다.

‘나 같아도 그러겠다….’

“뭡니까?”

엘리아스가 입을 비죽이며 비꼬듯 말했지만, 리히트호펜은 전혀 개의치 않고 웃으며 나를 가리켰다.

“그쪽 말고, 이쪽 보러 왔는데요.”

“언제부터 봤다고?”

“대회 때 가끔 봤거든요. 그보다, 후배님.”

학교에서 보니 오히려 더 낯설다. 이제 왠지 이 사람은 카타콤에만 있어야만 할 것 같다.

물론 그건 그거고….

‘무슨 말을 하려고 여기서 아는 체를?’

나는 대답 없이 살짝 미간을 좁혔다. 이제 보니 리히트호펜의 뒤로 3학년 셋이 더 따라 들어오고 있었다.

그때, 리히트호펜이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저번 마법약 준우승, 후배님 공이 컸다면서요.”

“아뇨, 다 같이 만든 결과입니다.”

“그런가요? 그거 중계된 대회라 이미 전교에 소문 다 났는데~”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

그가 팔에 끼고 있던 파일을 열더니, 종이 하나를 내밀었다.

“마법약 동아리 들어올래요?”

* * *

알고 보니 학교 전체가 관련된 활동으로 시끄러웠다.

학기가 시작하고 일주일은 동아리 부원 모집철이라는 걸… 루카는 기억하고 있을 리가 없었다.

‘어디 들 생각은 없지만, 평화롭기는 하다.’

결원을 채우려고 열성적으로 홍보하고, 또 어디에 들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니 이제야 한숨 돌릴 시간이 생긴 느낌이다.

카타콤에 고작 사흘 드나들었는데, 많은 일이 있었다 보니 사흘처럼 느껴지지가 않았다. 그전에 칼을 맞은 충격 탓에 더 그렇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받은 홍보지 세 장을 훑으며 빵을 대충 입에 밀어 넣었다.

‘두 개는 마법약 학술 동아리,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연극부.’

연극부 쪽은 축제 때부터 벼르고 있었는지, 한참을 붙잡고 있었다.

‘플레로마는 어디 갔냐.’

물론 나를 영입하자고 제안한 자들만 웃는 낯으로 왔지, 그 뒤에 딸려 온 다른 부원들은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긴 했지만… 어쨌든 크게 호감도가 낮지는 않았다.

‘역시 시간이 답이다.’

플레로마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친 지난 한 학기는 헛되지 않았다. 여전히 날 무서워하긴 하지만, 적어도 말을 거는 정도는 전보다 훨씬 자유로워졌다.

나는 밥을 먹고 레오의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다리가 나은 뒤부터는 어김없이 엘리아스가 이곳에 함께 있었다.

나는 훈련을 시작하기 전, 둘에게 물었다.

“너희는 동아리 뭐 들었지?”

“지금은 없고… 작년 2학기 때는 럭비부였는데 올해는 안 해. 다리 조심해야지~”

가만히 듣고 있던 레오가 물었다.

“왜, 너도 이제 하나 들어갈 거야?”

“아니, 들어갈 생각은 없고. 그냥 궁금해서.”

“한 번쯤은 들어가 보지~? 어차피 동아리 시간도 엄청 짧아서 할 만한데.”

엘리아스가 끼어들었다.

짧기는 하지.

학교 특성상 다들 성적을 우선하기에 그렇다.

학술 동아리가 아닌 다른 동아리는 연습 시간이 적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으며 학생들을 설득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디 생각 중인데?”

“마법약, 그리고 연극부.”

“연극부?”

엘리아스가 고개를 기울였다.

왜 그랬는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훈련은 일단 접고 따라오라는 엘리아스의 말에, 나는 그가 이끄는 대로 학교 별관에 찾아갔다.

그리고 연극부 앞에서, 나는 또다시 익숙한 얼굴을 마주했다.

“아, 엘리아스 선배님 친구분이시라고요.”

나는 웬일로 큰아버지 자식을 보며 피식피식 웃는 엘리아스를 팔꿈치로 찔렀다.

아델베르트가 형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저는 아델베르트 호엔촐레른입니다. 루카스 아스카니엔 선배님이시죠?”

‘음.’

엘리아스가 웃는 이유를 곧바로 깨달았다.

전에 들었던 것보다 한 톤 낮은,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존경하는 인물 인터뷰 온 것처럼 대할 때는 언제고….

‘니콜라우스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하는군.’

새롭다.

플레로마라는 인식 때문인지 눈빛이 묘하게 딱딱했다.

아델베르트 호엔촐레른

호감도 –5

‘확실히 플레로마로 알고 있네.’

내가 니콜라우스 상태로 그를 마주했을 때 +10이었던 걸 생각하면 극명한 대비가 아닐 수 없다.

아델베르트가 소리 없이 웃는 엘리아스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왜 그러십니까?”

“으학학학!”

“무시하세요.”

“아, 예.”

“야, 너 나중에 후회할 짓 하지 마라.”

엘리아스가 웃으며 삿대질하자 아델베르트가 무슨 말이냐는 듯 눈썹을 올렸다.

그때, 연극부 부장이 연습실에서 나와 우리를 발견했다.

“어! 여기 들어올 거예요? 신청서 드려요?”

“예?!”

아델베르트가 당황한 목소리로 외치며 부장을 돌아보았다. 내가 제안을 받았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듯했다.

‘흠.’

어떻게 할까.

지금까지는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정보 얻기에 좋겠는데.’

니콜라우스 상태로 그를 마주하는 게 낫지 않나 싶지만, 연회가 열린 것도 아닌데 니콜라우스가 아델베르트와 약속을 잡는다는 이야기가 들어가면 황제가 입단속을 시키거나, 아델베르트를 통해 잘못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마침, 황태자도 경계 대상이지.’

엘리아스 다리 하나 부러뜨리자고 동생 술에 약을 타는 간 큰 짓을 벌이는 놈의 소식은 황제의 소식보다도 더 들을 길이 없다.

주된 이유는 아니지만, 마침 반응도 그럭저럭 볼만하고.

나는 미소지으며 부장에게 말했다.

“주세요, 신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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