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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116화 (116/220)

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 (116)

“아, 표정 진짜 다시 떠올려도 재밌네. 쟤는 표현이 확실해서 놀릴 맛이 난다니까.”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에, 엘리아스가 킬킬대며 말했다.

아델베르트는 그저 당황한 채로 있다, 부장이 면접에서 나를 곧바로 통과시킬 게 분명해 보이자 평정을 찾고 환영한다는 말을 했다.

니콜라우스로 나를 알게 된 사람이 루카를 싫어할 수 있다는 건… 사실 당연한 말이지만 직접 보니 새롭긴 하다.

“동생 그만 놀려. 전에 다리 일 이후로는 어떻게 됐어?”

“크리스마스 때 또 미안하다고 편지 써서 보냈더라. 그 외에는 만난 적 없었어.”

그런데 저렇게 다짜고짜 찾아가서 비웃고 돌아온 건가.

엘리아스답다.

기숙사에서 다시 레오의 훈련장으로 워프하자, 이번에는 나르케까지 와 있는 게 보였다. 그의 어깨에 올라탄 파이가 내게 앞발을 흔들었다.

레오가 완드를 들고 비딱하게 서서 웃었다.

“대체 내 훈련장이 언제부터 약속 장소가 되었을까.”

“엘리아스는 분명 너랑 놀려 할 테고, 루카스는 원래 너랑 훈련하기로 되어 있었으니까~”

나르케가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뭔데. 엘리아스처럼 지금 당장 데려간다고 말할 거면 안 돼.”

“…….”

웃음이 났다.

단호하네.

겪을 미래가 눈앞에 그려진다.

기말고사 때부터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으니 이제부터 미친 듯이 밀어붙일 게 분명하다.

“그건 아니고~ 루카스. 교황청 업무 관련해서 말할 게 있어서.”

“뭔데. 자리 옮겨야 해?”

“아니. 이번에 신앙교리성에 배정된 일이 있거든. 나 혼자서는 어려운 일이라… 들어 보고 괜찮으면 좀 도와줄 수 있을까?”

이놈이 뭘 부탁하는 건 처음 듣네.

“무슨 일인데?”

“구마.”

“…….”

“오~ 나도 하고 싶다.”

내가 구마를?

갑자기 내가 읽은 게 판타지 소설이라는 게 확 와닿았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현실에서도 종교인들 사이에서는 악마가 실존한다는 류의 말을 자주 듣기는 했다.

“혹시 구마 사제에 대해서 들어 봤어?”

“악마 때려잡는 사람들이지~”

재밌겠다는 듯 휘파람을 불고 있던 엘리아스가 끼어들었다.

“맞아. 이번에 로마 교구에서 신앙교리성 사람들이 그 일을 맡아 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 평소에 구마 교육을 받고 있었거든.”

“어, 잠깐만. 그거 이름은 들어 봤는데. 나르케 너 거기 소속이야~?”

“응.”

나르케가 낯을 가리듯 작게 웃었다. 엘리아스는 이제 대단하다는 듯 손뼉을 치고 있었다.

‘그냥 소속이 아니고 거기 장관이다….’

역시 아무리 봐도 이 세계는 마력이 최고다.

물론 능력치가 좋으니 이상하지는 않다.

신앙교리성 차관은 레벨 9짜리 감식안을 가지고 나를 종교인으로 판단하지 않았던가.

반면 나르케는 레벨 2짜리의 통찰로도 내가 무신론자라는 걸 알아차렸다.

“활동지는 국내야?”

“응. 제국 교회에서 교황청에 요청했거든.”

“방법은? 나는 구마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는데.”

“아, 괜찮아. 신력만 제대로 쓴다면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거든.”

나르케의 눈이 묘하게 반짝였다.

어차피 나르케의 부탁을 거절할 이유는 없다.

“그래, 도울게.”

“와, 잘됐다~ 그러면 니콜라우스 추기경도 이번 일에 참여할 거라고 말해 둘게. 아마 네가 참여한 첫 업무로 기록될 거야.”

음, 이게 또 그렇게 되네.

제국에 돌아온 후부터는 추기경이 되었다는 걸 크게 실감하지 못했는데 이런 말을 들으니 확 와닿는다.

“그리고, 루카스. 혹시 밤새울 수 있어?”

“왜?”

“오늘 새벽에 출발할까 해서.”

“새벽? 그렇게 빨리?”

“미리 조사 좀 해 보려고. 혹시 레오나 엘리아스 중에 우리랑 같이 갈 수 있는….”

“나나나나나! 나 갈래!”

엘리아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우렁차게 소리치자 레오가 엘리아스 쪽 귀를 틀어막았다.

“…너 대체 나이가 몇이야?”

“며칠 전부터 18살 됐는데~ 아직 혼자 17살인 레오보다는 많지!”

“고작 몇 달 가지고….”

“고작이라니~? 말도 내가 먼저 배웠을 텐데.”

“그래 봤자 나보다 작으면서.”

“올해 더 클 거야~”

엘리아스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여유롭게 답했다.

10년 뒤에도 약간의 차이로 레오보다 작다는 얘기는 굳이 하지 말아야겠다.

‘그러고 보니 루카도 이미 만으로 18살이 됐네.’

두 달 좀 넘었다.

이곳에 떨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신이 없던 시기라 크게 의식하지 못했다. 교육부에서 사용하는 학년 나이로는 여전히 17살이 맞아서 더 그랬다.

나르케가 둘의 대화를 웃으며 듣다, 레오에게 물었다.

“레오 너는? 갈 수 있어?”

“갈게. 그런데 우리는 신력을 못 쓰는데 괜찮겠어?”

“지금은 그냥 조사만 할 거니까~”

레오가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차피 학기 초라 복습할 것도 없지. 갈게.”

“아, 다행이다~ 다 같이 갈 수 있어서 좋네.”

“그런데 루카스가 괜찮을지 모르겠다.”

레오가 날 보며 무언가를 계산하듯 턱을 쓸었다.

레오의 말이 어딘가 모르게 섬뜩하게 들려왔다.

* * *

“…….”

“어쩌냐~ 루카 못 가겠는데.”

엘리아스가 내 등을 툭툭 치며 말했다.

8시부터 네 시간을 한시도 쉬지 않고 훈련했더니 이제 설 힘이 없었다.

실제로 나는 지금 바닥에 엎어져 있다.

사실 이미 갈 준비까지 마쳤는데, 막상 옷까지 다 갈아입고 나니 긴장이 풀려 그런지 바닥에 눕게 됐다.

‘이 나라 놈들이 침실까지 신발 신고 들어오는 놈들이 아니라 다행이다.’

나를 위로하려던 건지, 엘리아스가 내 뒤통수에 대고 아무렇게나 말을 꺼냈다.

“아, 근데 네 시간이면 되게 오래 버텼네~ 나는 어릴 때 레오랑 붙으면 3분 만에 드러누웠는데.”

그냥 귀찮을 때만 3분 만에 드러누웠다는 거 잘 안다.

우리와 같이 이동하려 내 방에 온 레오는 헛소리를 그냥 넘기고 내게 제안했다.

“다음에는 셋이 할까? 밸런스가 좀 안 맞기는 해도, 엘리아스 공격 방식도 배우기 좋은데.”

“…….”

반사적으로 헛웃음부터 났다.

애초에 엘리아스의 공격 방식을 알려 주려는 거면 그냥 엘리아스와 둘이서만 해도 되는 것 아닌가?

그때 엘리아스가 무언가 깨달은 표정을 하더니, 내 어깨를 콱 붙잡았다.

“그럴까?! 나도 한번 루카랑 해 볼래! 신력 써서 공격해 봐.”

“아니… 아냐, 나중에.”

오늘은 훈련 이야기를 그만 듣고 싶다.

‘그러고 보니 스탯 확인 안 한 지도 벌써 3주가 다 되어 가네.’

한번 확인해 볼까.

루카스 르네 아스카니엔

칭호: 니콜라우스 경

체력: +3.0 (+0.5) [+6.0]

정신력: +1.5 (+0.6)

마력: ?

기술: +4.4 (+0.3) [+7.4]

인상: -9.6 (+0.3) [-3] [+7.69523261]

행운: +3.3 (+1.05)

특성: 여명777, 신력, 매력 (Lv.2), 재시도 (Lv.1)

‘오.’

학교 인상 점수가 원래는 -6.8이었는데, -3으로 급등했다.

그보다, 체력 점수가 최종 6?

“이제 슬슬 갈까.”

“갑자기 기운 생겼나 보네? 어떻게 된 거야.”

엘리아스가 손뼉을 치며 웃었다.

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을 내밀자,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 있던 나르케가 손을 잡았다. 그 순간 세찬 바람이 얼굴에 닥쳤다.

* * *

“놀러 온 거였어?”

나는 이 늦은 시간에 차려진 식탁을 보며 헛웃음 쳤다.

이래서 다 같이 오자고 했나 보다.

우리가 온 곳은 제국의 대표적인 휴양지였다.

교황청에서 요청한 지역이기 때문에 아예 놀러 온 건 아니고, 그냥 휴양지가 걸린 김에 우리를 끌고 가고 싶었나 보다.

나르케가 어디선가 와인을 꺼내 오며 답했다.

“사실 정식으로 파견되는 시기는 이번 주말이야. 아직 월요일이니까, 오늘은 이 지역에 익숙해질 겸 쉬어 가는 거지~”

“그렇구나. 그럼 그냥 도와달라고 하지 말고 같이 가자고 하지.”

“아, 루카스 너랑은 정말 같이 움직여야 해. 나 혼자서는 버거워서.”

나르케가 머쓱하게 웃었다.

이놈이 혼자 버거워할 정도면 대체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오늘 데려온 건… 사실 제대로 못 쉰 게 생각이 났거든. 2주뿐인 방학 내내 시험 치고 일만 하기는 억울하잖아.”

그건 맞는 말이다.

나야 집 안 가려고 일부러 시험에 응했지만, 놈들에게는 그런 필사적인 유인이 없었으니 아쉬울 만도 하다.

그때 엘리아스가 우물거리며 말했다.

“그래~ 사람이 좀 놀고먹기도 해야지! 아, 유급만 아니었으면 그냥 째는 건데. 저주술 남은 거 들킬까 봐 죽는 줄 알았다고.”

“다 먹고 말해.”

레오가 옆에서 조용히 말했다.

아무튼 엘리아스는 데려온 보람이 있어 보인다.

그는 이미 웃는 얼굴로 미친 듯이 음식을 위장에 쓸어 담고 있었다.

“아~ 진짜 맛있다.”

“너 저녁 먹고 왔는데 그렇게 먹어도 괜찮아?”

“그건 먹고 나서 두 시간 만에 싹 다 소화됐지~”

적당히 먹으며 그들의 대화를 듣던 나르케가 와인병을 흔들며 물었다.

“마실래? 취하면 안 되니까 한 잔씩만 주긴 할 건데.”

“아, 진짜… 나는 오래전부터 이렇게 뭘 좀 아는 친구를 원했어.”

“난 됐어. 너희끼리 마셔.”

카타콤의 기억이 충격으로 남은 게 분명한 레오가 입가를 일그러뜨리며 거절했다. 그러는 동안 빠른 속도로 와인을 잔에 부은 엘리아스가 입에 술을 털었다.

“카타콤 술 때문에 그래~? 그건 약이 닿은 순간부터 술이 아니게 됐어. 아니, 샴페인은 원래부터 술이 아니야. 그냥 탄산수지.”

“…뭐가 아니야?! 그냥 네 취향이 아닌 거겠지.”

둘은 이제 샴페인에 관해 토론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둘을 보다, 창밖을 바라봤다.

이곳은 마을과 멀리 떨어진 귀족 저택이고, 그런 만큼 주위에 숲과 산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르케에게 듣기로는 이곳 귀족이 ‘잠깐씩 악마에 들리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다. 여기 교구에서는 신력을 쓰는 마법사가 없어, 교황청까지 연락이 닿았다.

‘휴양지에 그런 소문이 돌면 여기 상권 매출 장난 아니게 깎일 텐데.’

이곳은 대륙의 여름 수도로 불릴 만큼 각국의 귀족들이 휴가철에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물론 지금은 한겨울인 데다 핵심 시설인 온천을 보수하는 중이라 여행객이 없었다.

다만 이곳 귀족은 우리가 이곳에 있는 동안 온천 건물 일부를 열어 놓겠다고 했는데, 그런 걸 보면 이제 곧 보수가 끝날 게 분명해 보인다.

이런저런 생각을 이어 나가는 동안, 이제 친구들의 대화 주제도 이곳 온천에까지 닿았다.

“야, 바덴바덴까지 왔는데 안 지지면 서운하지 않냐. 가자.”

“밥 먹고 바로? 식사 후에 바로 고온에 노출되는 건 좋지 않아.”

“아, 역시 의사 집안….”

“…생각해서 말해 줘도 뭐래….”

그렇게, 건강을 신경 쓰는 레오는 끝까지 저택의 손님 방에 머물렀다.

아니, 사실 모두 신경이 쓰였는지 아무도 온천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대신 엘리아스와 나르케는 먼저 조사를 좀 하겠다며 밖으로 나갔다.

나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악마라니 썩 와닿지 않는데.’

아무리 교회에서 악마가 실존한다 외쳐도 많은 이들이 어릴 적 잠자리 괴물 정도로 여긴다.

심지어는 몇몇 성직자들도.

솔직히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무리 명예직이라지만 교황청에 몸담게 된 이상 진지하게 여길 필요가 있겠다.

‘추기경으로서도 경력 좀 만들어 놔야지.’

그닥 순수한 의도는 아니지만, 의도가 어쨌든 맡은 일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성공은 글렀다.

이곳 지역신문에서 쓸 만한 정보가 있는지 살폈지만, 나르케에게 들었던 것보다도 더 정보가 없었다. 소문이 바깥으로 퍼져 나가는 걸 막으려는 듯했다.

‘딱히 할 것도 없네.’

쉬는 시간이 주어지니 어색하다.

나는 나르케가 내게 주고 간 구마 예식서를 펼쳤다.

한참 머리에 구마 방법과 유의 사항을 때려 박고, 잠시 휴식하기 위해 책을 덮었다.

말이 휴식이지, 눈을 감자 황가와 니콜라우스의 관계에 대한 생각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레오.”

“응?”

“전에 약물 감정 맡겼던 술, 결과가 어떻게 되었다고 했지?”

“아, 자세히 말 안 해 줬나? 어떤 재료로 어떻게 배합된 약인지는 모르겠어. 아마 제국에 들어온 적 없는 재료로 만들었겠지.”

아드리안 아스카니엔 생각나네.

엘리아스에 대한 황태자의 적의는 분명 이렇게 적나라하지 않았다.

‘아델베르트 호엔촐레른이 아니라 첫째가 발목을 잡을 줄이야.’

조급했겠지.

소설과 달리 누군가가 엘리아스의 편에 있으니 태도가 달라질 만도 하다.

그 말은 엘리아스뿐 아니라 나까지 그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인상 점수가 8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니콜라우스의 입지는 점점 굳건해지고 있다.

그러니 이제 고려할 것은 민심이 아니다.

황태자와 황제의 경계가 소설보다 올라간 지금, 니콜라우스 에른스트가 나라는 걸 밝히면 문제가 하나 생길 수 있다.

‘아드리안 아스카니엔과 황제가 결탁할 수 있겠지.’

처음에, 아드리안 아스카니엔의 눈을 속이기 위해 니콜라우스 에른스트라는 존재를 만들었지. 덕분에 제국 전역에 활개를 치고 다녔는데도 지금까지 살해당하지 않고 살아 있다.

이제 정체를 밝힌다면 니콜라우스와 루카스는 큰 문제 없이 서로 흡수될 것이다.

다만 여기에 문제가 있는데, 니콜라우스를 까 내릴 건수만 기다리는 인물이 이제 셋이라는 점이다.

‘분명 ‘루카스 아스카니엔’은 니콜라우스를 끌어내리기에 좋은 먹잇감이 될 텐데.’

대중에게 있어 진실은 사실에 있지 않다. 반복적으로 귀와 눈에 때려 박히는 자극적인 기사 타이틀이 그들에게 진실이 된다.

내가 플레로마이든 아니든, 황제는 니콜라우스를 끌어 내리기 위해 나를 플레로마로 몰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먹었으면 먹지 그런 놈들의 먹잇감이 되어 줄 생각은 없다.

마침 내게 추기경직이 있으니 플레로마 모함을 막기 위해서는 이쪽도 제대로 키워 두는 게 제일 좋지 않을까 싶다.

교황청 내의 입지까지 생각하면, 우선 시키는 일은 제대로 해내야겠지.

‘결국 구마로 돌아오네.’

지금 문서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으니… 강령술이라도 해서 미끼가 되어야 하나.

‘아니, 그건 좀 그렇고.’

파문당할 일 있나….

플레로마니 카타콤이니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들만 마주해서 그런지 생각이 자연스레 극단적으로 가고 있다.

평범하게 동이 트면 이곳 주택가로 가서 정보를 얻어 보는 수밖에.

그때, 레오가 시야에 불쑥 들어왔다.

“루카스.”

“깜짝이야.”

“여러 번 불렀는데 못 듣네. 졸리면 자라.”

“아냐. 왜?”

“6시 되면 나가서 주민들 인터뷰나 하자. 악마라고 해도 썩… 와닿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황이 심각해서 너희를 불렀을 테니까, 해결은 해 봐야지.”

“너 혹시 내 생각 읽냐?”

“취했어?”

나는 고개를 저으며 몸을 일으켰다.

“아냐, 이따 가자.”

그런데 이제 습관이 된 건지, 자기 일도 아닌데 이렇게 먼저 나서네.

나야 좋다.

쿵—

순간, 침대가 덜컹거렸다.

이곳까지 따라와 베개에서 자고 있던 파이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뭔가 싶어 레오를 올려다보았지만, 레오도 당황한 얼굴로 발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콰아아앙―!

[아아아아악!]

“…….”

등줄기를 따라 소름이 쫙 올랐다.

레오와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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