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 (129)
툭― 투둑―
엘리아스는 인상을 잔뜩 구긴 채 하늘을 올려다봤다.
“코어 안정성이 표준이 아니라 특별 2급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검사 결과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에 대해….”
“피를 마셨습니까?!”
무례한 질문이 쏟아지는 와중에 이제 비까지 내리고 있다.
제국은 늘 우중충하지만, 오늘만큼 이렇게 흐린 날씨가 얄밉게 느껴졌던 적이 없다.
‘피를 마셨냐니?’
이게 지금 베를린 한복판에서 들을 수 있는 말인가.
이들이 무얼 두려워했는지, 또 저들 스스로 무엇을 두려워한다고 착각하는지 안다.
루카가 이 거리를 쓸어버리고 하나하나 멱을 따서 피를 마실까 두려워하겠지.
하지만 그 공포는 진짜 공포가 아니라 핑계에 가깝다.
‘두려워했다면 지금 저딴 식으로 굴 수는 없지.’
한 나라의 군주로 군림할 가능성이 충분했던 어린 귀족을, 일반 대중이 ‘안전’이라는 명목 아래서 합법적으로 물어뜯을 수 있다. 이 얼마나 달콤한 공포인가?
피를 마셨고 앞으로 마실 거냐는 질문은 치안의 탈을 쓰고 있지만, 바닥이 훤히 보이는 저열한 모독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뻔하지. 마시기까지 했으면 진작 너 같은 새끼들부터 날리고 봤지 순순히 끌려가겠냐?’
저들이 루카에게 보이는 태도는 내가 그간 겪었던 것과 완벽히 같다.
자신의 태도를 두고 이 나라의 미래가 없다며 우려를 표하던 친황제파 언론과 각종 전문가들의 낯이 겹쳐진다.
루카는 나와 달리 신중하게 시기를 기다리는 타입이라 그런지, 아니면 정말 열 받지 않은 건지―엘리아스는 그마저도 자신과 너무 달라 경이로움을 느꼈다―그 어떤 것도 전혀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매끄럽게 미소짓고 있었다.
“형님 덕분입니다.”
루카의 차분한 목소리에 웃음기가 스민 듯도 했다.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이 역시 이미 제 뜻대로 흘러가는 상황인 듯했다. 루카가 즐거워할 때면 으레 내던 그런 말투였다.
기자들은 상식 있는 정치인들만 마주하다 플레로마 학생에게서 썩 정제되지 않은 말을 들어 그런지 여전히 할 말을 고르고 있었다.
당연히 루카는 그 틈을 기다려 주지 않고 제 할 말을 이어 나갔다.
“이번에 받은 검사는 늘 그랬듯 제국2교육원의 엄정한 절차에 기반했습니다. 결과가 예상하시던 바와 달라 의문을 가지는 것은 이해하나, 그 의문은 곧 황실이 후원하는 제국2교육원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하지만….”
기자의 반박이 나오자 루카가 목소리를 키워 그 말을 잘랐다.
“물론 저는 신민 여러분이 느끼는 두려움을 제국2교육원에 대한 의심으로 일축해 답변을 회피할 생각이 없습니다.”
“아스카니엔 씨, 정식 인터뷰 자리가 아닙니다. 이동하겠습니다.”
루카가 손을 낮게 들며 황실 마법사의 말을 끊었다.
“나는 왜곡된 소문에 의해 치안과 질서가 흔들리는 것을 지켜보지 않을 겁니다. 내가 아무런 잘못 없이도 출석에 응한 건 이 모든 사정을 이해하고 동의하기 때문이지, 아스카니엔에 대한 모욕까지 참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
“나는 신민의 합당한 궁금증을 풀고 아스카니엔과 내 이름에 쓰인 오명을 지울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니 내게 시간을 줄 수 있겠습니까?”
엘리아스는 저도 모르게 웃음 지었다.
집에만 있었다더니, 언제 봐도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다.
물음으로 끝냈지만 일개 황실 마법사에게 선택권은 없다.
‘아스카니엔’을 입 밖에 낸 이상 국가 간 문제를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역시나 황실 마법사는 동료들과 시선을 교환하다, 한 발짝 물러섰다.
“말씀하십시오.”
“형님께서 그간 물심양면으로 제 기질을 위해 노력하신 것을 제국의 신민 여러분 모두 알고 계실 겁니다. 이번, 특별 2급이라는 코어 검사 결과는 다른 무엇도 아닌 형님께서 보여 주신 노력과 정성 덕분입니다.”
루카의 부드러운 미소를 본 순간, 엘리아스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끝났네.’
이제 막 첫말을 뗐을 뿐이지만, 바로 알 수 있었다.
선두를 빼앗긴 아드리안 아스카니엔은 이제 루카가 계획한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어떠한 기질을 타고났든 아스카니엔의 일원으로 교육받고 자란 저는 플레로마의 사상에 동조하지 않습니다. 저는 신념을 위해, 또 여러분이 우려하시는 일을 막기 위해 형님과 치료에 정진했고, 그 결과 코어의 안정성을 제국의 상위 0.1%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타인의 마력 없이, 오직 제 마력만으로 말입니다. ”
그리고 하나 더.
대중은 루카가 그들에게 말하는 모습을 오늘 처음 마주한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신분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말하나, 우습게도 그 누구보다 귀족다움을 동경한다.
예를 들어 이렇게 궁지에 몰린 상황에도 여유롭게 미소를 유지하는 평정 말이다.
신분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이 어떻든, 이 사회에서 권력을 쥐기 위해서 루카는 잃어버린 귀족의 지위를 되찾아야 했다.
그리고….
지금 루카가 보인 태도는 대중의 욕구를 완벽히 충족시켰을 것이다.
루카에게 10여 년의 공백이 있었다는 걸 아는 엘리아스 자신도, 어쩌면 루카가 귀족으로서 18년간 완벽히 교육받으며 자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많은 분들이 제가 타인의 마력을 탐하는 기질을 가졌다고 알고 계시나, 현재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밝힙니다.”
“사실이 아니라면, 그건 어떻게 증명하실 겁니까?”
“교수님께 부탁해 바이에른 마법의학센터에 코어 정밀 검사를 의뢰한 상태입니다. 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신민 여러분께 사실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또한 저는 신민 여러분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니, 원하신다면 검사 과정을 중계하겠습니다.”
‘…이야, 아드리안 아스카니엔이 어떻게 빠져나갈지 궁금하네.’
그렇게 집에 꽁꽁 싸매 두던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 아니었는가.
사람이 이제 제구실 못 할 만큼 망가졌다고 판단해서 이제야 구색 맞추기 식으로 학교에 보낸 거고.
그 누구도 이렇게 다른 사람처럼 변할 줄 몰랐으니, 아드리안 아스카니엔도 그런 생각을 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가 마법을 쓰는 것에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압니다. 부정한 방식으로 마력을 취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제 마법이 사회를 혼란스럽게 한다면 드러내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플레로마가 지금처럼 신민의 삶을 파괴하는 모습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저는 플레로마가 만들어 낸 환난을 해결하기 위해, 오직 신민들의 안전을 위해 마법을 쓸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루카가 한번 말을 멈추고 기자들을 쭉 둘러보았다.
“늦었지만, 제국의 일원으로서 지난 18년간 다하지 못했던 의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엘리아스의 주위에 서 있던 학생들도, 정문에 모여 있던 기자들도 모두 조용했다. 모두 멍한 얼굴로 그저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루카는 그 말을 끝으로 황실 마법사에게 손짓했다.
엘리아스 자신이 판단하기에, 상황은 완전히, 완벽하게 끝이 났다.
이제 아드리안 아스카니엔의 대응만이 남아 있다.
엘리아스가 입꼬리를 올리며 교내의 신문 가판대를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 * *
[늦었지만, 제국의 일원으로서 지난 18년간 다하지 못했던 의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단장님.”
모두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아드리안 아스카니엔의 금빛 머리칼이 푹 숙인 그의 얼굴을 가렸다. 이내 그의 머리칼이 잘게 흔들렸다.
그 모습을 본 단원들이 당황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그가 단원들 앞에서 우는 것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아니, 얼굴을 누른 손 탓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미묘하게 웃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내 아드리안 아스카니엔이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10년도 넘었군.”
“…….”
단원들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고 미간을 좁혔다.
10년도 넘었지.
단장의 가족이 플레로마의 기질을 타고났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지 말이다.
아드리안 아스카니엔이 고개를 들었다.
그는 살짝 충혈된 눈으로 미소짓고 있었다.
“내 동생이 이리 크다니.”
“…….”
아드리안 아스카니엔이 제 동생을 플레로마의 기질에서 빼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제국의 모든 이가 잘 알고 있었다. 이제 그 노력이 빛을 발했으니 그가 느낄 감정이 어떨지 그 누구도 함부로 예측할 수 없었다.
이제 아드리안은 혼잣말을 멈추고 단원들에게 말을 걸듯이 경어를 쓰기 시작했다.
“정말 잘 자라 주었군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동생분이 이제 보니 단장님과 정말 닮았네요. 장래가 기대됩니다.”
“하하, 요즘 신인류 중에서 닮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도….”
아드리안 아스카니엔이 제국신문을 손으로 쓸며 미소지었다.
멈췄던 영상이 다시 처음부터 재생되었다.
“언제 이렇게 비슷해졌는지 경이로울 지경이군요. 그간 달라도 너무 달라 의심스러웠는데, 피가 섞이긴 했던 모양이지요.”
더없이 따스한 목소리와 미소에 단원들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아드리안 아스카니엔이 시계를 확인하고 물었다.
“우리가 지금 피렌체로 이동했죠. 이 지역에 제국신문 기자들을 소집할 수 있습니까?”
“예, 단장님의 말씀이시면 어디든 가능합니다. 내일 오전으로 약속을 잡을까요?”
“아뇨, 지금 바로 부르도록 하죠.”
단원들이 놀란 얼굴로 아드리안을 바라봤다.
“오후 10시입니다, 단장님. 새벽부터 출동하려면 지금은 쉬셔야 하지 않습니까. 이미 동생분께서 잘 상황을 마무리하셨는데….”
“지금 내 말이 없다면 제국 사람들은 루카를 물어뜯으려 들 겁니다.”
“…….”
“그러니 한시라도 빨리 동생이 바라는 대로 해 주어야지요.”
이미 늦었다. 그것도 한참 늦었지.
하지만 더 늦는다면 완전히 물리는 건 내가 될 것이다.
아드리안 아스카니엔이 뒷말을 입 밖에 내지 않고 미소지었다.
* * *
[아드리안 아스카니엔 마법부 차관 “루카스 아스카니엔의 주장 모두 사실… 객관적 데이터로 증명할 것”]
“아드리안 아스카니엔 마법부 차관은 ‘모든 결과는 루카스 아스카니엔의 노력 덕분’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인 동시에, 동생의 사상은 그릇되지 않았으니 플레로마의 이름을 씌워 공격하는 것을 자제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겸손은 어디서 쓴 개소리냐?”
엘리아스가 내 침대에 드러누워 기사를 한 글자씩 읽어 나갔다.
아드리안 아스카니엔은 예상대로 한 보 물러났다.
나도 그가 선을 지키게끔 적정선을 찾아 움직였으니, 지금은 둘 모두 한 발짝 물러나 상황을 지켜보는 셈이다.
“그보다 지금 밖에서 루카 마법 얘기만 하는 거 알아~?”
“그래?”
그러겠지.
마법을 못 쓰던 플레로마가 어느 날 코어를 특2급으로 만들어서는 플레로마에 맞서는 시험에 참가하겠다고 하는데 얘기가 안 나올 수가.
마침 레오가 시험 이야기를 꺼냈다.
“자, 보자. 지금이 토요일 새벽이지?”
“어.”
“1차는 두 차례로 나뉘어 있어. 1-1차는 내일인 일요일, 그리고 1-2차는 다음 주 금요일이야.”
그 말에 엘리아스가 고개만 들고 물었다.
“두 번째 시험을 그냥 2차로 빼면 되는 거 아니냐? 총 4차짜리 시험은 꼴에 좀 부담이었나 보지?”
“그게 아니라 1차 첫 시험에서는 탈락자가 없어. 두 번째 시험에서 자율로 짝을 지어서 움직이고, 거기서 합불합이 결정돼. 팀 활동이니 합동 공격의 효율을 보겠다는 거지. 물론….”
레오가 책자를 덮고 나를 바라봤다.
“이건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직접 체계를 짠 장관께서 더 잘 아시겠지.”
1차의 첫 번째 시험은 제대로 된 시험이 아니라, 개인의 실력을 측정하는 검사에 불과하다.
진짜는 두 번째 시험이지.
실제 활동에서는 최소한 둘이 투입되어야 하니 팀워크가 어렵거나 그 환경에서 기량이 떨어지는 마법사는 뒤로 밀어 두어야 했다.
따라서 바이에른 왕국에서 시행했던 진짜 1차는, 우리 학교의 두 번째 시험인 페어 테스트다.
“짜 놨던 그대로 갖다 박았네.”
“이제 바이에른 왕국만의 체계가 아니라 제국 표준이니까. 아무튼 이건 됐고… 일주일도 남지 않은 두 번째 시험이 관건이지. 짝은 어떻게 지을 거야?”
“어? 그럼 오늘이 마지막으로 술 마실 기회 아니냐?”
“그만 마셔, 넌…. 학생이 주에 대체 몇 번을 마시는 거야.”
“이번 주엔 세 번밖에 안 마셨어.”
“…….”
레오가 눈으로 욕을 하기 시작했다.
레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시험 이틀 전까지만 파트너 정해서 내면 되는데, 문제는 어떻게 된 건지 다들 팀을 짜 놨어. 그래서 루카스, 너는 누구랑 팀할 건지 물어보려고.”
“음.”
왜 다들 이미 짜 놨는지는 뻔하다.
그때 엘리아스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루카, 나랑 하자!”
그 말에 나르케가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루카스는 우리 중 누구랑도 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뭐?!”
맞는 말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시작부터 너희랑 하면 그건 그것대로 걸리는 일이지. 안 그래도 지금 모두가 날 피하고 있는데, 실력 검증도 안 된 나랑 실기 상위권인 너희가 같이하면 너무 티 나지 않겠어?”
“흠….”
엘리아스가 생각에 잠기더니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납득은 한 듯했다.
나는 레오에게 물었다.
“조는 1-1차 시험 끝나고 짜도 되는 거잖아. 그렇지?”
“그건 그렇지. 그런데 네 시험 점수가 걸리는데. 파트너 성적이 곧 네 성적이 되니까 괜히 못하는 학생이랑 같이 하면 너만 손해야.”
“야, 루카가 시험 점수 걱정할 실력이야~?”
“너희끼리 짜서 교수님께 명단 내도 돼. 나는 신경쓰지 마.”
나는 그렇게 답하고 대강 주제를 돌렸다.
나는 내가 돌린 주제로 열심히 떠드는 셋을 지켜보다 상태창을 열었다.
[루카스 르네 아스카니엔]
칭호: 니콜라우스 경
체력: +3.2 (+0.2) [+6.2]
정신력: +2.1 (+0.6)
마력: ?
기술: +4.5 (+0.1) [+7.5]
인상: -9.8 (-0.2) [-7] [+8.01587849]
행운: +3.6 (+0.3)
특성: 여명777, 신력, 매력 (Lv.2), 재시도 (Lv.1)
사건 이전 확인했던 학교 인상 점수는 -3점.
지금은….
-7이다.
내가 마법을 쓰게 된 데에 공포심이 작용한 듯했다.
이쯤에서, 솔직히 내 특성을 좀 업그레이드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매력 특성은 지도자나 그 정도의 감투를 쓰는 자에게 자주 보이는 특성이다.
아델베르트, 황제, 그리고 형, 또 엘리아스에게서도 있던 특성이지. 좀 그렇지만 아인시델에게도 있었다.
맨 처음, 이름만 보았을 때는 완벽하게 실망했지만 특성을 누가 가졌는지 보고 나니 끝까지 올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루카스 아스카니엔에 대한 인상값을 고쳐야 하는 상황이니, 이왕 하는 거 특성 좀 써 가면서 빠르게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문제는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거지.’
[매력 Lv.2]
— ‘친해지고 싶다!’ 일정 대상 호감도 3점 상승
— ‘네 말이면 옳겠지.’ 설득력 30% 상승
— 다음 레벨까지 3.0 포인트
* 보유 포인트: 2.0 포인트
* 다음 포인트 획득까지 행운 0.40점
지금은 행운 값에서만 포인트가 나오는데, 이것도 10점을 찍고 나면 대체 어디서 포인트를 얻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보통 어떤 게임이 호감도를 넣냐.’
모르지는 않지만, 일단 내가 하던 류의 게임에서는 본 적 없기에 새삼 낯설게 느껴진다.
물론 있으면 나야 이득이긴 하지.
정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우선 행운값 올리려면… 훈련이나 하러 가야겠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아까 탔던 차를 마신 순간, 눈앞에 하얀 글씨가 나타났다.
〈 Chapter 6. 올바르게 행하고 아무도 두려워하지 말라 〉
[ 제안 1: 기한 내 호감도 +300 (0/300) (167시간 59분 59초) ]
* Route 1 — 〈 +15.0 포인트 〉
* Route 2 — 〈 제안 2 〉
“푸웁…!”
“뭐, 뭐야, 루카!”
“뭐야, 왜 그래?”
미친 건가? 미친 거지.
300이 누구 집 개 이름이냐?
‘…무슨 수로 일주일 안에 300점을 채워?!’
그런데 +15포인트면 꽤 괜찮은데.
이번에는 루트 2도 딱히 재수 없지 않고, 그저 제안 2로 표기되어 있다.
해 볼 만한 게임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