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157화 (157/220)

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 (157)

“벌써?”

“빠르네.”

교수가 뒤돌아 아까 중계 화면을 띄웠던 자리에 마법을 걸기 시작했다.

뒤에 선 학생들이 숨을 참는 소리가 들려왔다. 레오도 긴장되는지 주먹을 말아쥐고 있었다.

[1팀: 레오나르드 비텔스바흐 / 율리아 체링겐 / …]

“…아.”

‘아?’

옆에서 김빠지는 소리가 들렸는데.

이 조합에 실망한다고? 1차 때 레오―엘리아스 조합만큼이나 최고의 조합인데?

‘아까부터 제정신이….’

[… / 빅토리아 비어만 / 로타르 쉬만 / 크리스토프 에렌펠스 / 요아힘 글라이헨]

‘음.’

이제 생각이 달라졌다.

제정신이 아닌 건 학교다.

체링겐 뒤에 나온 네명은, 3차 진입 최하위권 넷이다.

순서대로 24등, 23등, 22등, 21등.

‘단순히 실력이 없는 게 문제가 아냐.’

그건 문제가 전혀 안 된다. 왜냐?

여기까지 올라온 이들은 마법학과 전체로 놓고 보면 상위권이다.

문제는 24명 중 6명은 무조건 탈락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산점을 위해 팀끼리 화합했던 이제까지와는 달리, 학생들은 더 높은 순위에 들기 위해 각자 미친듯이 교수의 눈에 들려 할 것이다.

1팀은 고사하고 최종 합격마저 불분명한 여기 4명은 더더욱 그럴 유인이 크지.

‘다시 말해 팀워크가 완벽히 망할 가능성이 크다.’

거기에, 레오와 율리아는 둘 다 리더 역할에 익숙하다.

팀워크를 박살 낼 4명의 최하위권과 함께 팀을 하게 된 이상 둘은 서로 불화가 생기지 않게끔 노력하겠지만, 한평생 이끄는 법만 배워 온 이들이 서로 잘 이끌릴 리가 없다.

체링겐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레오를 바라봤다.

“음, 오랜만에 레오랑 같은 팀이네. 잘해 보자, 반장.”

“잘 부탁해.”

레오가 특유의 사회생활용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이어, 1팀 학생들의 확인이 끝나자 2팀 목록이 적히기 시작했다.

[2팀: 루카스 아스카니엔 / 하이케 아인시델 / 오스왈드 슈미트 / …]

‘아인시델이랑 또 같은 팀이야?’

며칠 전 아인시델과 하루 종일 같이 있었던 날 이후로부터는, 그와 약속을 잡지 않았다.

솔직히 공략 불가능이라고 하면 더더욱 공략하고 싶어지지만, 호기심은 참을 필요가 있다. 그에게 유일하게 공략 불가능이 나온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최대한 접점을 줄이려 했는데, 또 같은 팀이라니.

그렇게 생각하며 흘러가는 글자를 바라보다, 나는 익숙한 글자에 눈을 크게 떴다.

[… / 나르케 파르네세]

나르케랑 같은 팀이네.

레오 옆에 선 나르케가 씩 웃었다.

[3팀: 엘리아스 호엔촐레른 / 울리케 클라이스트 / 필립 괴링 / ….]

‘이쪽 팀원 운 괜찮네.’

울리케 클라이스트는 1분반 1등이고, 2차에서 엘리아스와 이미 같은 팀이었다.

상대적으로 합이 잘 맞을 수밖에 없다.

필립은 고유능력이 쓸 만하고.

[4팀: 멜빈 클로크너 / 플로리안 오스터하겐 / 요제핀 루온 / 힐데가르트 블롬베르크 / 귄터 보크 / 아우구스테 로젠하임]

‘흠.’

여기는….

눈에 띄는 에이스는 없지만, 6명 중 5명이 마법학과 최상위권이다.

뚜껑 열어 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 1팀 외에는 딱히 문제가 될 만한 팀은 없다.

’다시 말해서.’

학교가 또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

이대로면 1팀에게만 불리하고, 나머지는 그냥저냥 괜찮은 상태일 텐데, 학교는 그런 식으로 편의를 주지 않을 것이다.

[3차 시험은 2주 뒤고, 여러분은 지금까지 하신 대로 미메시스에 저장된 필드로 훈련하면 된다는 것만 알려 드리겠습니다.]

교수가 우리를 쭉 둘러보며 말했다.

[이걸로, 2차 시험을 완전히 종료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3차 진출자 여러분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 * *

소식은 전교에 퍼졌다.

특히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같은 필드를 받았던 만큼, 마지막 필드의 악명이 이미 자자했다.

필드의 정답까지 다른 학년에 공유되었는지, 2교육원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주친 1학년과 3학년 몇몇이 나를 흘끔대며 저들끼리 대화했다.

“쟤 지구과학….”

“…….”

내내 플레로마로 부르더니 이제는 지구과학으로 부르는 거냐?

띠링―!

호감도 +1

물론 좋게 봐준다면 나야 문제없다.

“아니, 근데 그 상황에 누가 그것까지 생각해? 학교 난이도 조절 너무 못하는 거 아니냐?”

“쟤 했잖아.”

“쟤 하나잖아.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그 필드 들어간 여섯 팀 중에서 저기 한 팀만 맞혔는데 이게 잘못 낸 게 아니고 뭐야.”

“그래서 3학년 6팀이 서명하러 다니던데.”

“아, 이의제기할 거래?”

이 주제가 계속 들리네.

들어간 이도 지켜보는 이도 알프스의 충격이 컸던 모양이다.

‘아무튼, 호감도 벌써 짭짤하다.’

필드도 나름대로 무대이기는 하지.

오늘 뜬 팝업만 백 개쯤 되는 것 같다.

이미지가 나름 긍정적으로 변해 가는 게 느껴진다.

루카스 르네 아스카니엔

칭호: 니콜라우스 경

체력: +3.6 (+0.4) [+6.6]

정신력: +3.0 (+0.9)

마력: ?

기술: +4.8 (+0.3) [+7.8]

인상: -7.0 (+2.8) [-1] [+8.095]

행운: +4.2 (+0.6)

특성: 여명777, 신력, 매력 (Lv.5), 재시도 (Lv.1)

‘이제 니콜라우스 인상 점수 적당히 반올림해 줬네.’

그보다 인상값이 이제 -7.0?

저 칸은 전국 대상 인상 점수인데?

학교 인상 점수도 놀랍다.

특성을 올린 덕인지 갑자기 -6에서 -1로 점프해 있다.

오늘 수집한 세 자릿수 호감도도 영향을 미쳤겠지.

양수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6팀 학생들과 2교육원 교정으로 들어갔다.

체링겐이 처음으로 나타난 2교육원 건물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루카스는 연극부 가야 하지?”

“어. 지금 가야지.”

“3시간 뒤라며. 기대할게.”

“그래라….”

나는 이제 포기하고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대체 애들이 연극에 왜 이렇게 관심이 많아.’

사실 다들 원래 많았는데 여태 나만 관심이 없었던 거겠지.

슬슬 이제 가 보라고 말하려던 순간, 필립이 우물쭈물하다 입을 열었다.

“…루카스. 고맙다.”

모두의 눈이 커졌다.

이 질 나쁜 놈이 고맙다고 말하는 건 그들이 듣기에도 어색한 듯했다.

내 대련 요청을 받고 울었다는 게 전교로 퍼지긴 했지만 소문으로 듣는 것과 실제로 변화를 보는 건 또 다르지.

“뭐가.”

“그냥, 전부. 네 덕에 합격한 거나 다름없잖아. 네가 그날 나랑 대련하자고 안 했으면 오늘도 망했을 게 분명했어. 그리고 오늘 네가 보여 준 전략도 그렇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뭘. 조화가 맞았으니 합격한 거지. 나야말로 네 능력 덕분에 편하게 해결했어.”

그때, 멜빈이 불쑥 끼어들었다.

“나도, 루카스…! 고마웠어. 시험 준비하면서 연극 준비하기 힘들었을 텐데, 관객 많이 끌고 갈게…!”

그렇게까지?

그 반대를 원한다.

하지만 멜빈이 결의에 찬 얼굴을 하고 있었기에 최대한 부드럽게 표현했다.

“아니, 굳이 올 필요는 없어. 오히려 나는 너희가 아까 고생 많이 했으니 기숙사에 있었으면 해.”

필립이 그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아냐. 꼭 가야지. 주인공 아냐? 어른들이 이런 건 축하하러 가야 한댔어.”

“뭔 어른이야. 네가 어른들 말 들은 적은 있고? 그냥 살던 대로 살아.”

“…?”

필립의 눈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잔뜩 흔들렸다.

나는 놈의 어깨를 두드리고 친구들에게 말했다.

“이제 갈게. 나중에 보자.”

“그래.”

체링겐이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손을 흔들었다.

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바로 옆의 학생회관 건물을 바라봤다.

연극부 동아리실로 가야 했다.

‘호감도 수급하러 가야지.’

그렇게 뒤돈 순간, 나는 주먹을 내지를 뻔했다.

“앗, 루카스!”

나르케가 당황한 채 웃으며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깜짝이야. 왜 여기에 있어.”

“왜기는~ 자, 들어가자.”

나르케가 학생회관에 들어가며 말했다.

“이번 3차에서 너랑 같은 팀이 되길 바랐는데, 정말 되어서 기뻐.”

“그러게. 그런데, 나르케. 나 이제 동아리 리허설 해야 하는데?”

“아, 물론 리허설 해야지. 그런데 끝나면 극 바로 올려야 하니까 지금 세팅 준비해야 하지 않겠어?”

“그래, 준비해야 해. 그런데 왜….”

왜 동아리실 앞까지 따라오냐고.

그렇게 생각하다, 순간 한 결론에 닿았다.

머리카락 늘이려고 온 건가?

“…….”

“하하~ 눈치 빠르네. 들어가자!”

부실에 반쯤 떠밀려 들어가자, 먼저 와 있던 동아리 선배가 나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 안 그래도 안 올까 봐 걱정했는데 오셨네요.”

“뭐 어쩌겠습니까. 근데 이 친구는 뭡니까?”

“아, 오늘 분장 담당해 줄 분이에요. 마침 신력 쓰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자원하셨길래 바로 데려왔죠!”

자원까지 해?

내가 해명을 요구하며 그를 돌아보자, 나르케가 내 뜻대로 열심히 말을 시작했다.

“아, 궁금해서. 이유는 잘 이해가 안 되는데 네가 배역을 탐탁지 않아 하는 것 같더라고? 넌 매번 무덤덤하니까~ 이런 구경하기 흔치 않지.”

“탐탁지 않다기보다는 굳이 내가? 싶은 거지.”

“그거나 그거나. 자, 앉아!”

나르케가 거울 앞의 의자를 툭툭 두드렸다.

“그럼 이거 길러 놓으면 이발은 어느 세월에 하냐. 주인공 중간에 머리 짧아지는데 그것도 네가 밀 거야?”

내 말에 뒤에 있던 선배가 대답했다.

“미용사 고용했습니다! 걱정 마세요.”

“예…. 철저하네요.”

쓸데없이….

나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 순간 동아리실에 엘리아스가 워프해 왔다.

‘아주 다 오는구나.’

엘리아스가 내 표정을 보고 흠칫하더니 다시 장난스럽게 웃었다.

“루카 로즈 분장하는 거 보려고! 저 있어도 돼요?”

“뭐, 그러세요.”

“대체 남 머리 늘이는 건 왜 구경하러 오는 거야? 이따 볼 거면서.”

엘리아스가 우리 셋을 둘러싼 차음 마법을 걸고 말을 시작했다.

“사실 그것만 보러 온 건 아니야.”

“뭔데?”

“아냐, 일단 좀 늘여 놓고 시작해.”

“오케이~”

나르케가 주저 없이 신력 주문을 외웠다.

이전에 에릭 아스만에게 접근했을 때 레오가 머리를 늘였던 것처럼, 내 머리카락이 길게 늘어나 얼굴을 덮었다.

‘이거 귀신 아냐.’

그렇게 생각하며 가르마를 타서 머리를 넘긴 순간, 나는 눈을 의심했다.

“…….”

게오르크 아스카니엔 닮았다.

정확히는 젊은 시절 초상화가 이런 느낌이었다.

나르케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우와, 머리 기른 게 더 낫다~”

“루카네 집안사람들 얼굴은 완전 틀로 찍어 낸 것 같네….”

젊은 시절 초상화도 본 적 없으면서 엘리아스가 뒤에서 헛웃음을 쳤다.

그러니까 게오르크 아스카니엔 느낌이 난단 말인가? 어차피 아드리안이나 루카나 다 그 사람을 닮았으니 물론 그렇겠지.

하지만 머리를 길렀을 때 느낌이 더 확 온다는 건 확실히 문제다.

‘이거 너무 아닌데.’

이대로 괜찮은가? 물론 로잘린드가 이렇게 생겨서는 안 된다는 법은 없지만 대중이 원하는 그 표준적인 이미지가 전혀 안 나온다.

내가 느끼기로 국내 영상물 시장에서 작품 속 인물 성격의 다양성은 작품의 특색으로 여겨지는 반면 배우의 비주얼에 있어서는 관용이 크지 않았다. 내 가치관과 관계없이 말이다.

당연히 이 비주얼은 완전히 불관용의 범주에 들어간다.

내가 괜찮냐고 하는 것은 수요의 문제다. 내가 하는 로잘린드를 누가 원하고 누가 보러 오냐 이 말이다.

“와, 뭐야? 루카스 지금 생각 엄청 빨라서 아무것도 못 읽겠어….”

“읽지 않는 게 정상이다….”

나는 그렇게 답하고 이마를 짚었다.

“안 되겠다. 계속 능력 썼다가 머리 터지겠어. 루카스는 긴 머리에 적응이 안 되나 보네~”

“왜지? 루카 왜 이렇게 걱정하는 거야? 완전 멋진데.”

“이 로잘린드를 무대에 올려도 괜찮다고 생각하냐?”

“괜찮아! 다들 보러 온다고 했어!”

“…….”

그건 또 그것대로 참….

나는 이마에서 손을 떼고 귀신같은 머리칼을 걷어 냈다.

“이제 다 된 거지? 의상은 나중에 입을 거니까.”

“지금은 그렇지~ 그래서, 엘리아스는 무슨 말을 하러 온 거야?”

“지금 루카 리허설 들어가야 하지? 빨리 말하고 갈게.”

엘리아스가 차음 마법을 한 번 더 두르고 말했다.

“오늘 내 방 공기가 오염되어 있었어. 루카, 네가 말해 줬던 것 그대로야.”

“…….”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필립을 건드릴 줄 알았지만, 필립은 그날 운 것이 전교에 퍼졌음에도 공격받지 않았다.

당시에는 범인이 나를 용의자로 굳힐 기회를 걷어찬 건가,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아스에게도 문제가 하나 생겼지.

비록 엘리아스는 그걸 기선제압의 기회로 활용하긴 했지만 범인은 아델베르트의 상태가 완화된 후에도 범죄를 저질렀으니 그의 대처는 고려할 대상이 아니었다.

잠깐이나마 부정적인 감정으로 동요한 인물이 하나 더 생겼으니, 엘리아스를 이용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현실이 될 줄이야.’

호엔촐레른 둘이 타깃이 되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미심쩍다.

“내 생각에는 프림로즈 패스에서 일을 벌인 게 아닐까 싶어.”

“프림로즈 패스?”

“그래. 3일 전에 그쪽에서 편지를 받았지? 그쪽이 내 신원을 알아챈 건 그 전일 거야.”

“전이라고 하면, 정확히 언제.”

“아델베르트를 공격한 날, 아니면 거기서 좀 더 전이겠지.”

“…….”

엘리아스가 어떤 가설을 세웠는지 알겠다.

“나는 충분히 큰아버지 자식에게 범죄를 저지를 만한 사람으로 여겨지니, 내 사촌을 공격해서 내게 살인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내 수사 활동을 저지하려고 말이야.”

가만히 듣던 나르케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엘리아스가 덤덤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망해 버린 지금에는 나를 아예 죽이려 든 거지.”

“…….”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허점이 있다.

프림로즈 패스의 업소가 권력 있는 이를 등에 업고 있다면 엘리아스를 공격할 수도 있지.

하지만 그러려면 웬만한 권력이 아니어야 할 것이다.

엘리아스가 아무리 황제의 눈엣가시로 여겨진다 해도, 그는 그간 루카처럼 밟혀 죽지 않기 위해 수없이 깽판을 벌여 온 덕에 그가 가져야 할 몫의 권력 정도는 가지고 있다.

“조심해, 루카, 그리고 나르케. 이 말 하려고 왔어. 내가 너희랑 그럭저럭 친하다는 걸 이 학교 학생들이 알잖아.”

“알겠어.”

“뭐, 어디까지나 딱 조심만 하라는 거야~ 그놈들은 나를 쫓느라 다른 친구들까지 적극적으로 괴롭히진 못하겠지만, 협박 편지를 보낸다든가, 그렇게 귀찮게 굴 수는 있으니까.”

“그래. 신경 써 줘서 고맙다.”

“뭘! 그러면 연극 끝나고 보자!”

그래도 ‘보복 들어올 줄 알았으면 더 파헤치지 말 걸 그랬다’는 식으로 나오지는 않네.

그 공기에 제대로 중독되었다면 죽었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주인공은 그럴 사람이 아니지.’

물론 이 일의 범인이 프림로즈 패스라고 생각하냐 하면, 개인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엘리아스의 말을 아예 헛소리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따로 자세히 조사해 봐야겠는데.’

더 길게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뒤에서 선배가 손뼉을 쳤다.

“자, 무대 들어갈 준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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