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169화 (169/220)

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 (169)

“그러니까 제가 자작극을 벌였다는 말씀이시지요.”

알프레드 빈터.

나는 그의 상태창을 열며 입을 열었다.

그때 담임 교수가 손을 내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빈터 교수님, 그래도 피해 학생입니다. 현장부터 조사하고 알아보아도 늦지 않습니다.”

“‘늦지 않다’라…. 론 교수님도 이 학생이 범인일 가능성이 있다 여기시는군요.”

“…….”

잠시 말문이 막혔던 우리 반 교수가 고개를 저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려 했을 뿐입니다. 교수 된 분이 어떻게 이리 비약을 저지르실 수 있습니까? 그리고 분명 루카스 학생도 친구 방에 있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알리바이입니까? 신빙성 있는 말이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빈터 교수가 눈을 가늘게 떴다.

신빙성 따위 없겠지.

나르케와의 대화는 어디까지나 문제가 크게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지 불씨를 꺼뜨릴 도구는 아니었다.

친구 한 명의 증언으로 간단히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가? 대비책이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알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내가 그걸 모를 것이라, 아니, 생각도 못 하고 있으리라 여기고 있다.

그래.

내게 물증으로 남은 알리바이는 없다. 그저 나르케의 증언만이 있을 뿐.

우리 반 교수가 핏대를 세우며 외쳤다.

“어디 한번 그 친구를 불러오도록 하지요. 루카스 학생의 증언이 틀리지 않았다면 나르케 학생도 같은 말을 할 겁니다!”

“두 학생이 서로를 감싸 주려 할 가능성이 없겠습니까? 안 그래도 3차 선발에서 같은 팀이 되어서 많이 친해졌을 텐데요.”

“…….”

말문이 막혔는지 한참 가만히 있던 우리 반 교수가 그에게 삿대질하며 눈을 부릅떴다.

“빈터 교수님께서는 우리 반 학생들에게 심히 무례를 저지르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할 겁니다.”

“글쎄요. 저는 그저 제국2교육원의 안위를 걱정할 뿐입니다.”

우리 반 교수는 무시무시한 얼굴로 그를 노려보더니 워프해 사라졌다.

5분도 지나지 않아, 교수에게 붙들린 나르케가 아까와 달리 교복을 입고 나타났다. 살짝 어리둥절해 보이나, 그가 금세 평소처럼 미소를 지었다.

우리 반 교수가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나르케 학생. 여기서는 사실만을 말해야 할 겁니다. 맹세할 수 있습니까?”

나르케는 눈을 굴리며 나와 레오를 보고는, 다시 미소지으며 교수를 바라봤다.

“예,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맹세하겠습니다. 제가 거짓을 말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

자리에 앉아 있던 교수들이 서로 힐끔거렸다.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겠지. 나도 몰랐다.

‘…교황까지 배출한 성직자 가문 사람이 말하니 색다르게 느껴지네.’

아무리 저놈이 추기경이라는 걸 몰라도, 다들 파르네세 가문이 어떤 쪽으로 유명한지는 알고 있다.

“그래요, 좋습니다. 나르케 학생은 훈련이 끝난 8시부터 자정까지 루카스 학생과 쭉 함께 있었지요?”

“예, 맞습니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물론 이 마당에 양심적으로 대답했다면 나는 홧병이 나서 쓰러졌을 것이다.

빈터 교수가 끼어들었다.

“학생. 루카스 학생과 많이 친해졌나 보군요?”

“최근 들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화장실을 갔다거나, 자리를 비운 적이 있었습니까? 루카스 학생이든 나르케 학생이든 말입니다.”

“…….”

그의 옆에 앉은 교수 몇몇의 눈가가 좁혀졌다.

지나치게 몰아붙이고 있다. 잠깐의 공백이라도 있다면 나를 범인으로 확정하겠다는 듯한 태도다.

하지만,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말리지 않고 있다.

당연했다.

교내에서 플레로마와 접촉할 수 있는 사람.

누가 제일 먼저 생각나는가.

이곳에서 화를 내는 사람은 오직 내 담임 교수뿐이었다.

“저야 다녀온 적은 있었지만… 글쎄요. 루카스가 방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군요. 잠깐 사이니 그건 무리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면 8시부터 12시까지는 사건이 없었다고 칩시다.”

다른 교수들의 우려를 덜어 주려는 것처럼, 그가 한발 물러났다.

“그렇다면 6시부터 8시 사이, 나르케 학생이 루카스 학생을 지켜보지 못했던 그 시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지요? 이 자리에 계신 모든 교수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나르케가 나를 흘끗 바라봤다.

나는 정적을 깨고 말했다.

“교수님께서는 그 마법이 언제 설치된 것인지 모르십니까?”

그는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이기만 했다.

“그렇다면 교수님께서는 저 워프 마법이 어디로 떨어지는 마법인지 아십니까?”

“공기의 이동을 추적해 본 결과 프림로즈 패스 워프 좌표로 이동하더군요.”

“…….”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됐다.

나 역시도 한발 물러날 때다.

그 전에, 질문 하나만 하자.

“교수님께서는 프림로즈 패스에 플레로마가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아무도 모를 텐데 말이다….

나는 그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좌표 위치야 아무 데나 찍을 수 있겠지요. 특히 프림로즈 패스처럼 최근에 크게 화제가 된 범죄 소굴이라면 스스로 피해자 행세를 했을 때 얻는 이득도 크지 않겠습니까? 학생이 이렇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가정입니다.”

“…….”

그의 얼굴에서는 어떤 연기의 흔적도 느낄 수 없었다.

다시 말해 그는 프림로즈 패스가 어디와 연관되어 있는지 모른다.

단지 굉장히 무례할 뿐이다.

“잘 알겠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플레로마와 내통할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이라고 생각하고 계시겠지요. 저는 눈동자 색도 이상하고 여태까지 불안정한 코어로 지내 왔으니, 교수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이해합니다.”

“학생은 안할트 내에서 어떤 살인 사건이 벌어졌는지 알지 않습니까?”

그 말에 우리 반 교수가 버럭 소리쳤다.

“빈터 교수님!”

하루이틀 있는 일도 아니지.

나는 차분히 말했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플레로마와 내통하지도, 교내에서 어떤 범죄를 벌이지도 않았습니다.”

“이해합니다만 용의 선상에서 빠질 수는 없다는 것은 알아주어야 할 겁니다. 아델베르트 학생을 구했다고 해도….”

콰앙―!

교수 몇이 화들짝 놀라 어깨를 움찔거렸다.

나는 입을 벌리고 뒤를 돌아봤다.

지금 이건 마법학과 교수 몇몇만 아는 비밀회의다. 대체 누가 이 시간에 이렇게 들어온단 말인가?

“…지금.”

방금 자다 일어났는지 경황이 없어 보이는 한 인간이 미친 듯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1학기 중간고사부터 형의 편지를 받고 내게 감시를 붙였던 그 교수가 문 앞에 서 있었다.

트라우트 교수 말이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트라우트 교수님, 지금 마법학과 회의 중입니다. 나가 주시죠.”

학과장 교수가 적잖이 당황한 낯으로 일어나 말했다.

트라우트는 그런 것따위 전혀 의식하지 않는지 부릅뜬 눈으로 교수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루카스 아스카니엔 학생이 용의자로 몰리고 있는 상황입니까? 맞습니까?”

“트라우트 교수님.”

“여기서 본 것을 어디에도 말하지 않을 테니 있게 해 주십시오. 여기 있게 해 준다면 교내에서 소식이 어떻게 새어 나와 제게 들려왔는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됐습니까?!”

뭐라는 건가. 정신이 없어 보인다.

“그건 규정 상 안 됩니다! 황제 폐하께 전달할 회의인데 허락받지 않은 당신이 어떻게….”

“잠깐.”

빈터 교수가 손을 내저었다.

“저도 슬슬 마치려 했습니다. 기사 학부 소속이라고는 해도 ‘마법’ 검술학과 정교수님 아닙니까. 교수님께서 여기까지 직접 걸음 하신 이유도 있을 테니, 우선 왜 오셨는지 들어나 봅시다.”

“그래요. 이 말을 하러 왔습니다. 무슨 근거로 루카스 아스카니엔 학생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겁니까?!”

“…?”

순간 레오와 눈이 마주쳤다.

나르케도 당황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빈터 교수는 다른 의미로 할 말을 잃고 그를 바라봤다.

“…….”

“전부 들었습니다. 황자 전하께서, 그리고 엘리아스 공작께서 폭주하실 뻔했다고요. 그리고 오늘은….”

신분 없는 교육을 지향하는 이곳에서 공식적인 호칭이 불리니 교수들의 표정이 살짝 구겨졌다.

지위상 우리보다 저들이 낮으니 여러모로 썩 바른 행각은 아니었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터졌는지는 몰라도, 이 모든 일의 범인을 아스카니엔에 돌리려는 겁니까? 루카스 아스카니엔 학생. 플레로마에 접근한 적이 있습니까?”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트라우트가 내 어깨를 꽉 붙잡았다.

“당신의 기질이 얼마나 잘못되었든, 남의 피를 먹든 말든, 플레로마에 접근하지만 않으면 그 약을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지요?!”

“…예, 교수님.”

“플레로마와 접촉한 적 있습니까, 없습니까.”

“…….”

아까보다 훨씬 낮아진 목소리에, 나는 말없이 그의 눈을 바라봤다.

그의 눈에 핏발이 잔뜩 서 있었다.

“당연히 없습니다. 저는 제국2교육원과 모든 신민의 안위에 위협이 갈 만한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트라우트가 숨을 크게 내쉬며 내 어깨에서 손을 떼어냈다.

못마땅하게 보던 빈터 교수가 끼어들었다.

“나르케 학생. 학생은 아델베르트 학생이 폭주했을 때에, 최초 발견자가 아니었습니다. 최초 발견자는 루카스 학생이었죠. 그렇죠?”

“예. 하지만 제가 도착할 때까지 루카스는 문을 열지도 않았….”

“루카스 아스카니엔 학생과 나르케 학생이 공교롭게도 두 번이나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

“결백하다면 증명을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나르케의 얼굴이 굳었다.

지나가는 개가 들어도 부탁이 아닌 데다, 어떤 방식을 이용해 증명하라는 건지 뻔하다.

나르케가 내 쪽을 슬쩍 돌아보았다.

레오마저도 자신이 뭘 들었나 싶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교수님.”

“그쯤 하시지요! 우리 역시도 그 방식을 쓰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레오가 우려를 전부 표하기도 전에 다른 교수가 그를 향해 외쳤다.

나르케가 차분히 말했다.

“교수님. 교수진 모두를 이 방식으로 심문하지 않은 데에는…. 성인이 되지 않은 학생의 능력을 학교 측에서 공적으로 이용하기에는 많은 문제가 따르기 때문 아닙니까? 물론 그건 표면의 이유이지요.”

나르케가 말을 이었다.

“제가 교수님들의 머리에 든 정보를 빼낼 것은 우려하시면서 학생에게 능력을 사용하는 것은 괜찮은 일입니까?”

“그러니 어디까지나 부탁입니다.”

“루카스의 의사는 듣지 않았습니다. 교수님이 부탁하실 영역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아니, 해.”

나르케가 놀란 눈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괜찮아.’

내가 피해를 입은 마당에 범죄자가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한다는 건 좀 별로긴 한데, 그래도 상관 없다.

오히려 바라던 바다.

여전히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 멍하니 서 있던 트라우트가 나를 보며 을러댔다.

“루카스 학생. 진실이어야 할 겁니다.”

“괜찮다는군요. 결백하다면 빠르게 증명받고 끝내는 것이 학생에게 더 좋을 겁니다.”

“……”

나르케의 얼굴에는 의중을 파악할 수 없는 미소가 올라 있었다.

‘얘 화났네.’

귀족 가문 출신이 이래라저래라하는 명령 듣기도 쉽지 않지.

그렇게 생각하자 나르케가 천천히 내게 다가와, 중얼거렸다.

“…그런 거 아니야.”

“뭔데.”

“처음이니까 조금씩 시작해서 늘려 볼게.”

나르케가 내 물음에 답하지 않고 제 할 말을 했다. 그가 주저하다 내 이마에 손을 대고 입을 열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순간 눈앞이 급격하게 흐려졌다.

졸음이 쏟아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아니, 정확히는 프림로즈 패스에서 맞았던 그 약물과 비슷한 느낌이 났다. 나는 반응을 컨트롤하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해야 했다.

순간 나르케의 눈에 놀람이 스몄다.

그가 목을 가다듬더니 다시 주문을 외웠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

순간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모든 감각이 동시에 꺼져, 거기에 이상함을 느낄 겨를은 없었다.

그 후로 내가 다시 눈을 뜬 것은 나르케의 신력이 내 코어에 닿았을 때였다.

나르케가 아까 서 있던 자세 그대로 내 머리를 끌어안고 있었다.

[교수님. 이제 되었습니까?]

[…….]

교수가 탐탁지 않은 얼굴로 고갯짓했다.

[병원에 보내지요. 우선은, 알겠습니다. 신력까지 썼는데 결백하다면 더 뭐라 할 수는 없지요.]

주위에 앉은 교수들의 얼굴이 아까와 다르게 창백했다.

한 교수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교수님, 과도하게 몰아붙여 놓고는 우선은 알겠다니…! 사과가 우선 아닙니까!]

[여러분 모두 이전에 저 학생을 의심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저 학생이 없을 때는 실컷 추측하고 물어뜯고서는 이제 와서…!]

그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회의실이 아니었다.

‘…음? 뭐야.’

이 당황스러운 시야 전환 뭐냐?

불이 꺼진 방 천장에, 바깥에서 새벽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나르케가 얼굴을 불쑥 들이밀었다.

“일어났어?”

나는 그제야 여기가 어딘지 알았다.

학교 병실이었다.

“뭐야, 병원엔 왜 왔어.”

“루카스.”

“대답 어떻게 했길래?”

처음 겪는 정신조작마법의 두려움이나 신기함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내가 헛소리를 하거나 애매한 말을 내뱉었다면?

“아니, 대답은 멀쩡했어. 그런데 갑자기 숨이 엄청 빨라지길래~ 놀랐잖아.”

멀쩡해?

그러면 됐다.

나는 그의 옆에 있는 인간에게 시선을 옮겼다.

레오가 팔짱을 끼고 앉아 말없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르케가 귓가에 속삭였다.

“루카스, 아까 정말 무슨 일 있었어?”

“…….”

대답하지 않자 나르케가 시원하게 웃으며 속삭였다.

“부담이면 됐어! 그래도 진정제 하나 맞고 자니까 나아졌지?”

“그래. 그런데 얜 왜 여기 있냐?”

“반장이니까. 문제 있나?”

레오가 무뚝뚝하게 답하고는 다시 말없이 나를 지켜보기만 했다.

나는 소통하기를 포기하고 아까 있던 일을 복기했다. 말이 없자 나르케가 입을 열었다.

“다들 적의가 어마어마하지. 호엔촐레른이 공격당한 건 처음이라 다들 많이 예민해지셨나 봐. 그렇다고 사람을 이렇게 몰아가도 좋다는 건 아닌데 말이야….”

“괜찮아, 예상했어. 이게 정상이야.”

범죄자는 진범을 감추기 위해서 일부러 나를 골랐을 테니까.

가짜 범죄자를 만들 생각을 했다는 것부터 맞붙을 맛이 있는 놈이다.

그 말에 레오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정상이 아니고 계산상 정답이겠지, 루카스.”

“그래.”

예리하네. 다 말하지도 않았는데 바로 알고.

그보다 아까 그 일이 있었던 만큼 레오와는 오래 대화하고 싶진 않다.

나르케가 타이밍 좋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우리 반 교수님이 그 교수님 교원징계위에 넘길 거라고 그러더라. 정신 빼자마자 바로 숨이 빨라지길래, 네가 범인도 아닌데 추궁당한 스트레스로 그렇게 된 거라고 여기시더라고. 그걸 증거로 넘길 생각이신가 봐.”

다 똑같은 놈들인데 어떻게 열리냐고 물어보려 했는데, 이렇게 됐군. 어쨌든 잘됐다.

“그보다 트라우트는?”

“…….”

“감시를 붙일 때는 언제고, 실험장 문 잠그라고 지시할 때는 언제고 왜 갑자기 내 편을 들었지?”

나르케와 레오도 이걸 이상하게 여기기는 마찬가지였던 듯했다.

그들의 표정도 착잡했다.

하지만, 레오는 빠르게 생각을 정리했는지 입을 열었다.

“오늘 가서 알아봐.”

뭐냐고 묻기도 전에 레오가 품에서 편지 두 개를 꺼내 건넸다.

“황제 폐하가 부르신다.”

* * *

제국2교육원 기숙사에 이중 워프 마법이 걸렸다는 소식은 오전 6시가 되자마자 황제의 귀에 금세 들어갔다.

그리고, 그의 선택은 나의 예측과 일치했다.

‘살다살다 이 모습으로….’

니콜라우스 모습으로 여기에 대놓고 발을 들이게 될 줄이야.

마차 밖에서 황실의 마부가 크게 소리쳤다.

[도착했습니다!]

나는 마차 속창을 올렸다. 익숙한 건물의 모습이 보였다.

제국2교육원이다.

경찰국에 이어, 나는 두 번째로 우리 학교 정치인을 전수조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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