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명가 차남으로 살아남는 법 (197)
‘하….’
이놈의 학교. 날 실망시키지 않아 좋다.
지난 2주간 호흡을 맞춰 놓은 팀원들은 다 어디로 흩어 버리고, 단 하루도 같이 훈련해 본 적 없는 이들과 시험을 치르라니.
하지만, 이들은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다. 분명하다.
‘…난도 조절이 안 되는 상황이었으니까.’
이대로면 합격자를 가릴 수 있을까, 싶은 상황이라 학교가 뭔가 준비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막상 이런 상황이 닥치니 놀라운 건 사실이다.
[루카스 아스카니엔 / 오스왈드 슈미트 / 엘리아스 호엔촐레른 / ….]
다음으로 적힌 이름에,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다행이다.’
나 홀로 나르케와 레오를 상대해야 했다면 미친 난이도가 되었겠지만, 엘리아스 같은 실력자가 내 곁에 있다면 말이 달라진다.
해 볼 만한 게임이다.
이어 다른 학생들의 이름이 황금빛 글자로 허공에 주르륵 적혔다.
‘나머지 두 명은 평범하네.’
그렇게 생각하며 시선을 떼려 한 순간, 믿을 수 없는 이름이 적혔다.
[…/ 율리아 체링겐]
“어?”
체링겐도 같은 팀이라고?
저 멀리 서 있던 체링겐과 시선이 마주쳤다.
하지만 강한 팀원이 둘이나 있어 기쁜 감정은 금세 사그라들었다.
나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1팀 목록을 다시 확인했다.
‘…역시.’
울리케 클라이스트. 1분반의 명실상부한 1등이 1팀에 있다.
마법약 실험대회 때를 제외하면 나와는 접점이 딱히 없었던 데다, 레오와 나르케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던 탓에 관심 있게 인식하지 못했다.
‘이러면 학교의 의도가 좀 보이는데.’
발표는 금세 끝났다. 이 드넓은 공간에 24명의 학생밖에 없음에도, 점점 경악 섞인 소음이 공간을 메워 나갔다.
“진짜로 팀원 바꾸는 거야?!”
“저대로 진행한다고? 왜?”
[이번 3차 선발 시험은 지금 공지된 팀을 기반으로 진행됩니다. 이전에 발표한 팀원과 차이가 있어 혼란스러워하실 수 있지만, 본교에서는 시험 출제를 한 달 전에 이미 완료했으며 학생 여러분들이 공지대로 성실히 훈련하였다면 시험에 지장이 없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이번 시험은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예기치 못한 팀원 변동 상황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고, 팀과 자신 사이의 균형을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출제되었습니다.]
“아니 이게 뭔 소리냐?”
“그래도 이걸 당일에 알려 주면…!”
곳곳에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 역시 그렇다.
2주간 팀 지어서 뼈 빠지게 훈련시켜 놓고 이제 와서 팀을 다시 짠다?
말도 안 되는 짓이다.
하지만 따지자면 알프스에 떨구는 게 더 말도 안 되는 짓이다.
‘역시 하나만 하지 않는다.’
그보다, 더 중요히 봐야 할 게 있다.
2차 때와 달리 출제 의도를 먼저 발표했다.
이는 출제 의도를 알아도 결과물로 구현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다수이리라 예측했다는 뜻이다.
‘난도가 내 생각보다 더 높은가? 아니면….’
뭐가 더 있나.
나는 턱을 쓸며 생각에 잠겼다.
[이것으로 팀원 구성 발표를 마치며, 이어 시험 진행 방식을 공지하겠습니다. 학생 여러분께서는 지정된 팀의 자리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야, 야! 4팀! 모여 봐!”
“항의해야 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이걸 당일에 공지해!”
“이거 일부러 그러신 거 같은데 항의해도 안 바뀔 걸….”
“아니, 미쳤나 진짜….”
도착한 순서대로 서 있던 24명의 학생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이케 아인시델이 드물게 당황한 티를 내며 나를 보다, 새로 배정된 팀의 자리로 들어갔다.
곁에 있던 나르케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루카스. 우리….”
“…….”
“하루아침에 적 됐네~ 하하.”
“이거 모르고 있었냐?”
“응.”
그러고 보니 전에 마법약 실험대회 때도 앞일을 모르고 있었지.
제 능력으로 치러야 하는 일에서는 권능을 사용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지난 2주간 루카스 너랑 같은 팀이라 즐거웠는데 아쉽게 됐네. 이렇게 된 거….”
굳은살 박인 새하얀 손이 내 앞에 들이밀렸다. 나르케가 왜인지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씩 웃었다.
“새로운 마음으로 잘 해 보자.”
“악수까지? 점수 비교가 있다 해도 어차피 각자 치르는 경기인데.”
“하하, 최선을 다하자고~ 그리고, 내 능력에 대해서 팀원들에게 말해도 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말해도 뭐라 하지 않을게.”
“음, 갑자기?”
나르케는 대답하지 않고 그냥 웃었다.
나는 가볍게 그의 손을 잡고, 3팀 자리로 이동했다.
나르케가 왜 저렇게 구는지는 알겠다.
점수 대결을 한다는 건 둘이 서로 같은 필드를 받는다는 말인데, 나르케의 통찰 권능은 같은 장소에 있지 않아도 나에게 통하므로… 경쟁팀이 된 지금, 나르케는 내 전략을 읽어 낼 수 있다.
‘물론 굳이…. 내 생각을 읽어봤자 시험장 바깥에서 보기에는 나르케 측이 조금 늦게 날 따라 하는 꼴이 되지. 그럴 시간에 본인 두뇌로 움직이는 게 훨씬 효과적이야.’
내가 너무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일 수도. 나르케는 그냥 잘 해 보자는 의미에서 악수를 청한 걸지도 모른다.
우리 팀 줄에 서자, 체링겐이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드는 게 보였다.
“같은 팀이구나, 루카스. 이번에도 같은 팀이 되었으면 하고 바랐는데, 이게 이렇게 이뤄지다니 놀랍네~”
“그러게 말이야. 너랑 호흡도 잘 맞으니까, 잘 됐어.”
“루카, 나는~?”
체링겐에 앞서 나를 보자마자 펄펄 뛰며 존재감을 피력했던 엘리아스가 불쑥 끼어들었다.
“너도 잘하지. 근데 나랑 훈련해 본 적 한 번도 없잖아.”
“아아아…. 아쉽네. 그래도 그동안 난 늘 너랑 하고 싶었는데~?”
어쨌든 결과적으로 한 번도 맞춰 본 적 없다.
내가 하는 생각을 알았는지, 엘리아스가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고 웃었다.
“내가 잘 맞춰 줄게. 기대해도 돼.”
“그래.”
내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줄 알았는지, 엘리아스가 눈을 크게 뜨고 있다가 씩 웃었다. 그러고는 뒤돌아 3팀 줄에 선 학생들을 보며 외쳤다.
“자, 우리 3팀 에이스 누구냐~? 우리 이제 전략 세워야지!”
“셋이나 되는데 그렇게 칭해도 되나? 너랑 루카스랑 율리아지. 뭘 물어?”
오스왈드가 별 어이없는 질문을 다 듣겠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3차 훈련 때까지 같은 팀이었던 친구로, 훈련 첫날 고유능력을 공유할 때 후각이 좋다고 말한 적 있었다.
그리고, 놈의 능력은 정말 쓸 만했다.
매 훈련 때마다 숨어 있는 적의 위치를 찾고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를 우리 팀 팀원을 찾아냈다. 또, 각 필드의 지형지물을 그의 후각 덕에 더 풍부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나는 오스왈드에게 말했다.
“그나마 너라도 나랑 같이 와서 다행이다.”
“내가 해야 할 말 아냐? 와, 나 진짜 네 뒤에 내 이름 나올 때 소리지를 뻔했잖아. 야, 나 살았다 X발….”
“그래, 다행이네.”
나는 욕설이 나오자마자 말을 자르고 학생들을 살폈다.
우선, 기존 1팀에서 율리아, 기존 2팀에서 나와 오스왈드, 기존 3팀에서 엘리아스가 올라왔다. 또 4팀에서 플로리안 오스터하겐, 아우구스테 로젠하임이 올라왔다.
정보가 없는 학생은 아우구스테 로젠하임뿐인데, 그도 과에서 실기로 최상위권에 있는 친구다.
팀운은 나쁘지 않다.
그때 주위를 둘러보던 체링겐이 우리를 보며 말했다.
“루카스, 엘리아스. 지금 저쪽에 있는 1팀에도 2차 때랑 똑같은 파트너가 들어간 거 알지.”
안다.
나르케와 레오. 이 둘은 2차 때도 같은 팀에서 같이 움직였다.
나와 체링겐처럼 말이다.
“내 생각에 학교는….”
“1팀끼리 붙여 볼 생각인가 보네.”
왜인지 혼자 굳어 있던 아우구스테 로젠하임이 불쑥 입을 열었다.
다른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말한 ‘1팀’이 몇 차의 1팀을 말하는지, 누구도 모르지 않았다.
학교는 오늘 시험으로 정식 선발될 1팀, 최종 1등부터 6등 자리에 유력하게 들어갈 학생끼리 경쟁을 붙였다.
각자의 능력을 비교해 점수를 매기기 쉽게 상황을 만든 게 분명하다.
‘…아예 학교의 밀착 채점 대상이 됐군.’
묘하게 긴장감이 오른다. 나뿐 아니라 율리아도 애매한 미소를 짓고 있는 걸 보니 똑같은 감상을 느낀 듯했다.
나는 주위에 모인 우리 팀 학생들에게 말했다.
“그간 팀은 달랐지만 각자 팀에서 최선을 다해 훈련했을 테니까 긴장하지 말고, 연습했던 대로 타인의 움직임에 맞춰서 내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에 집중하면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잘 해 보자.”
“좋아. 어차피 팀원만 바뀐 거고, 이 정도면 그래도 아주 못 할 일도 아니잖아!”
“그래. 잘 해 보자.”
팀원들이 하나둘씩 동조했다.
그나마 이 팀에는 상황 판단이 빠른 친구들이 모였다. 당황하는 대신 단합이 되고 있으니, 만족스럽다.
[지금부터 시험 진행 방식을 소개하겠습니다.]
다시 안내음이 들리자, 학생들의 목소리가 점점 조용해졌다.
[시험은 1-3, 2-4팀 순서로 진행합니다. 1팀과 3팀, 그리고 2팀과 4팀은 각각 동일 필드에서 시험을 치르며….]
당연히 2차 때처럼 동일 필드에서 치르겠지. 그래야 점수로 우열을 가르기 쉬울 테니.
[이번에는 한 필드에 두 팀 모두 함께 투입됩니다.]
“…?!”
“응?”
“교수님 지금 뭐래?”
주위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체링겐과 엘리아스와 눈이 마주쳤다.
한 필드?
그러니까, 아예 같은 공간에 던져서 두 팀이 서로 마주치게끔 하겠다는 말인가?
지금 교수의 말이 가리키는 가능성은 그것밖에 없었다.
[시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두 팀은 서로를 적으로 인식하고, 폭주 현장에 휘말린 피해자 한 명을 찾아 구조해야 합니다. 먼저 피해자를 구조한 팀에게는 팀원 모두에게 가산점 1점이 주어집니다.]
“뭐야? 폭주자는?”
“이런 시험 아니었잖아.”
관련도 없는 것 아니냐는 외침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아니, 관련이 없지는 않다.
대신 ‘이런 것까지 시킨다고?’에 가까운 문제다.
“…….”
이건 희생자와 2차 피해 처리가 아니라, 플레로마 처치 활동에 가깝다. 구조 활동으로 포장했지만 본질은 상대팀을 플레로마로 인식하고, 구조 활동을 막는 그들을 처치하라는 명령이다.
이쯤 되니 아까 나르케가 했던 말이 뇌리에 스친다.
‘…하루아침에 적이 됐다고 했지.’
진짜다. 단순 점수 경쟁자가 아니라, 한 필드 안에서 처단해야 할 적이 됐다.
‘여기서는 능력 썼군….’
나는 헛웃음을 치며 1팀 자리를 바라봤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나르케가 환하게 웃었다.
어쨌거나, 이제는 문제가 생겼다.
나르케는 2주동안 나와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 훈련한 덕에 내 공격과 방어, 그리고 전략 패턴을 전부 꿰고 있다.
레오는 말할 것도 없다. 내 마법의 모든 것이 레오로 인해 이뤄졌으니 말이다.
‘흠….’
상대 팀의 강력한 적 셋 중 둘이 내 모든 것을 낱낱이 알고 있다. 문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때, 학생들 사이에 끼어서 난감한 얼굴을 하고 있던 레오가 손을 들어, 방송실에 있을 교수를 바라보며 확성 마법을 걸고 말했다.
“교수님. 시험 당일에 변동 사항을 알려 주시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애들한테 쪼였나 보네.’
저런 반발을 할 놈이 아닌데.
역시나 같은 생각이었는지 엘리아스가 작위적으로 입을 가리며 웃고 있었다.
[본교에서는 시험 진행 방식에 대한 공지사항을 사전에 전달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2차 시험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오해하는 근거와 동기가 충분하다고 판단되어, 이번 시험에서는 한 시간 동안의 전략 수립 시간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번 시험과 동일하게 치러진 1교육원 학생군사단의 훈련 영상을 준비하였으니, 각 팀의 학생들은 지금 바로 2층의 상황실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거 진작 준비하셨는데?”
그래. 정말 준비했네.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겨 버리는 솜씨 잘 봤다.
그렇게 끝나자 학생들이 당황한 얼굴로 외쳤다.
“아니, 교수님…!”
“미메시스에 저장된 대로 하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아마 학교는 이렇게 반박하겠지.
지금 너희가 투입될 필드도 미메시스로 굴리는 것이니 사기는 아니다.
그들에게 상식을 기대하면 안 된다는 걸 알프스 때에 배웠어야 했다.
나는 벙쪄 있는 3팀 학생들에게 말했다.
“많이 당황스럽지?”
“어….”
“그냥 제발 팀원만 바꿔 주시면 안 되는지 물어보고 올까?”
“되겠냐?”
학생들이 저들끼리 중얼거렸다.
반쯤 혼이 나가 있었다. 그야 단 한 번도 훈련해 본 적 없는 팀원들과 단 한 번도 훈련해 본 적 없는 방식의 시험을 치르라니, 보통 요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넋이 나간 학생들을 보며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해. 여기까지 왔는데 실력 발휘도 못 하고 밀릴 수는 없잖아. 그렇지?”
“…….”
“그렇지. 그리고….”
유일하게 조용히 있던 아우구스테 로젠하임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나는 가산점 1점도 간절해. 1팀에 들 너희들은 모르겠지만… 2팀과 3팀에 해당하는 등수의 점수 간극은 저번에도 치열했어. 다른 팀에서도 여섯 명이나 1점씩 받아 가는데, 여기서 내가 못 받으면 자칫하다가는 3팀으로 떨어질 거야.”
“…나도. 여기서 탈락할 수는 없어.”
어두운 얼굴로 서 있던 플로리안이 동조했다.
놈은 2차 때 팀운을 크게 작용받아서 올라왔으니, 탈락을 걱정할 만했다.
“그래. 확실해졌네.”
나는 학생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1팀은 만만치 않은 상대야. 많이 당황스럽겠지만 다른 감정은 일단 뒤로 제쳐 두고, 우리 목표에 집중하자.”
“그래.”
학생들이 아까보다는 좀 더 정신이 돌아온 얼굴로 대답했다.
나는 분위기를 풀어 주기 위해 한 번 씩 웃고, 상황실로 올라가는 계단에 고갯짓했다.
“가자.”
* * *
[찾았다. B팀 진입 막아.]
영상 속 1교육원 마법사 하나가 건물에 손을 대더니 그렇게 말했다.
숨 한번 쉬지 않고 영상에 집중하던 팀원들은 이제야 영상을 정지하고 고개를 저었다.
“이야, 이거 피해자 찾아내는 것도 우리가 직접 해야 해?”
“그래야겠지. 실제 상황에서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시험은 특별할 것 없었다.
정반대 지점에서 출발한 두 팀은, 구역 내에서 피해자 여럿을 찾아 구조 장소로 그를 워프시켜야 한다.
말이 피해자지 사실상 경기 기물과 다름없었다. 결국에는 상대가 피해자를 찾아낼 것 같으면 그들을 방해해야 한다. 확실히 상대의 입장에서는 우리 팀이 플레로마로 여겨지는 게임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몸을 의자에 붙였다.
그때, 옆자리에 앉은 율리아가 붕대를 꺼내 완드와 손을 이어 감는 게 보였다. 나는 그것을 보다가 물었다.
“이거 의료 키트 안에 들어 있던 거지?”
매 차시 시험이 시작될 때마다 나눠 주는 의료 키트가 있다.
미메시스 안에서 구현되는 것으로, 이곳에서 사용하면 미메시스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그 안에서 다쳐 활동에 지장이 생길 때에 사용하라고 주는 것인데….
“응, 맞아.”
“완드에 감아 써도 되나 봐?”
“응, 용도는 상관없나 보더라고~ 3차 훈련할 때부터 손에 연결해서 훈련했는데, 좋았어. 루카스 너도 감아 줄까?”
“아니, 괜찮아. 난 그냥 드는 게 좋아서.”
우리 팀 학생들은 영상을 한 번 더 돌려보고, 이제 전략 수립 시간이 30분 남았을 때 영상을 껐다.
“이제 시험 방식은 잘 알겠어. 피해자 위치부터 찾아야 하는데, 상대 팀에서 우리를 공격해 올 테니… 상대팀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게 우선이네.”
“그래.”
나는 학생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우선, 1팀에는 레오나르드 비텔스바흐, 그리고 나르케 파르네세가 있지. 이 둘이 전략부터 행동까지 모든 걸 맡을 거야. 2차 때도 그랬듯이 말이야.”
“그렇겠지. 그중에서 레오나르드 비텔스바흐, 이 친구는 특히 전략에 능해. 우리가 제일 먼저 마크해야 할 대상이야.”
체링겐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아스가 드물게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말했다.
“그래. 전략가부터 처리해야지.”
그렇다.
지휘관이 사라지면 다들 오합지졸이 되어 흩어지기 쉬우니, 가장 좋은 방법인 건 확실하다.
문제는 그가 여러모로 제일 강해서 그러기가 어렵다는 점이지만.
나는 고개를 들어 팀원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다섯 중 유독 엘리아스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왜인지 알겠다. 나도 그와 똑같은 걱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얘들아. 너희가 알아야 할 게 있어.”
진지한 얼굴로 말하자, 학생들의 시선이 모두 내게 쏠렸다.
나는 학생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번 시험에서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따로 있어. 이번에는 나르케 파르네세에 집중해야 해.”
* * *
“시작하자마자 루카스 아스카니엔부터 마크한다.”
레오가 책상에 회람판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잘 알겠지. 다시 한번 강조할게. 루카스 아스카니엔이 3팀의 두뇌이자 모든 것의 중추야.”
1팀 팀원들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한차례 전략을 세우고, 이제 시험 시작까지 10분만을 남겨 두고 있었다.
레오가 나르케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들어가면, 나르케가 바로 능력을 쓸 거야. 루카스 아스카니엔이 지금 뭘 생각하고 있는지 바로 너희에게 전달할 테니….”
레오가 날카로운 눈으로 학생들을 보며 말했다.
“그대로 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