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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세계의 전승자-14화 (14/206)

14. 돌이킬 수 없는

오러에 재능이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쉽지는 않다. 다른 사람의 몸에 오러를 흘려 길을 찾는 것은 약간의 위험도 감수해야 할뿐더러 기술적으로도 쉬운 일이 아니다.

최소한 4성 이상의 기사나 가능한 일이었고 그것도 공부가 얕은 기사는 하지 못한다. 이것이 쉽고 3성 이하의 기사들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평민 아이들을 줄 세워놓고 전부 검사해서 재능있는 아이를 뽑아 썼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도 유전적인 영향이 강해서 귀족의 아이들이 재능이 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 굳이 확률 낮은 평민 아이들을 4성 이상의 기사들이 검사할 이유가 별로 없는 것이다.

폴의 몸이 바르르 떨리기 시작한다. 참고로 이 검사는 처음에 받을 때 제법 아프다. 아직 미개통된 통로를 오러가 통과하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에게 처음 이것을 받을 때 아버지가 미숙해서 몸에 이상이 생기는 줄 알았다.

“아프냐?”

폴이 이를 악물고 세차게 고개를 젓는다. 역시 거짓말쟁이다. 고통이 꽤 심한지 이마에 땀까지 송글송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것은 절대 내가 미숙해서 아픈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말로는 아플수록 좋은 기사가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오러로드가 완전히 막혀있다면 아플 일도 없으니까. 틀린 말도 아니긴 한데 고통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이 나중에 벽을 깰 때 유리하다는 말도 있다. 어디까지나 그냥 미신이다. 기사나 마법사들이 의외로 이런 미신에 약한 면이 있다.

“조금만 참아라. 거의 다 끝났다.”

폴이 이를 악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이렇게까지 참기가 쉽지 않은데 대단한 녀석이다.

고통스럽지만 누군가의 운명이 걸린 시간이 지나가고 검사가 끝났다.

“끝났다.”

“후우!”

내 말이 끝나자마자 폴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얼마나 참았는지 옷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있을 정도였다.

길었던 고통의 시간만큼이나 열망이 가득한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축하한다. 너는 가능성이 있다.”

몸 안으로 집어넣은 오러가 아직 만들어지진 않았지만 오러홀이 있는 자리까지 닿았다. 이런 경우 재능이 있다고 한다.

“우오오오!!!”

얼마나 기뻤는지 팔짝팔짝 뛰어다니면서 소리를 질렀다.

얼마나 소란스러웠는지 제시가 달려와서 내 방을 들여다보기에 손짓을 해서 괜찮다는 시늉을 하고 돌려보냈다. 폴은 그것도 모르고 방방 뛰어다니고 있었다.

폴의 흥분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입을 열었다.

“재능이 있다고 했지 기사가 될 수 있다고는 하지 않았다.”

“네?”

“일단 첫 번째 문제, 오러심법을 어떻게 배울 거지?”

“...”

갑자기 차갑게 가라앉은 공기 속에서 폴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녀석 당연히 내가 가르쳐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던 건가?

“내가 가르쳐줄 것으로 생각한 거냐? 내가 배운 건 가문에서 내려오는 심법이다. 나는 차남이라서 누군가에게 그것을 가르쳐줄 권리가 없다.”

“아···.”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는 얼굴이다. 이런 것을 보면 자기 나이처럼 보이긴 한다.

“그리고 가르쳐줄 수 있다고 해도 내가 왜 너에게 오러심법을 가르쳐줘야 하지?”

“추, 충성을 맹세해도 안 될까요?”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 말했듯이 나는 준남작가의 차남이다. 평민이나 다름없다는 말이지 그런 내가 어떻게 봉신 기사를 두겠어?”

하늘을 뚫을 기세였던 폴의 기운이 단번에 땅을 파고 들어갔다. 그 모습이 재밌어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내가 정식 작위를 받게 된다면 너를 종자로 삼아주겠다.”

“저, 정말요?”

“그래. 물론 내가 정식 작위를 언제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

“금방 될 수 있을 거예요. 기사님은 천재잖아요?”

“내가?”

“저 여관집 아들이에요. 듣는 풍월이 있는데요. 15살에 4성 기사라니 천재잖아요!”

“천재는 아니다. 진짜 천재들은 따로 있지.”

나는 천재가 아니다. 전생의 기억으로 조금 앞서가고 기연이 있었을 뿐, 경지가 오르면서 머리가 좀 좋아진 것 같지만 그래 봐야 수재에 좀 모자란 정도일까? 대격변의 세상에서 진짜 천재들을 만나봤었다. 그리고 그런 천재들은 이곳에도 있을 것이다.

“밤이 늦었다. 가서 자라.”

“네!”

다시 씩씩해진 녀석이 다람쥐처럼 달려서 돌아갔다. 제시에게 달려가 조잘거리는 것이 희미하게 들렸다. 여기서 있었던 일을 말하는 것이겠지.

폴을 보내놓고 나는 다시 하던 일을 계속했다. 밤은 길고 할 일은 많았다.

기차가 출발하는 날이 오기 전까지 나는 계속 지구에서 생활하며 두 가지 심법을 익히고 스트라이더 997번에 안에 보관된 물건들을 확인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이틀을 꼬박 투자해서 황실기사단의 오러심법을 익히는 데 성공했다. 처음 운용해본 황실기사단의 심법의 효과는 놀라웠다.

다시 한번 하네스 가문의 선조님들에겐 죄송하지만, 하네스 가문의 심법과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단순히 모이는 오러의 양만 해도 하네스 가문의 심법에 비하면 3배가 넘었다. 3.5배 정도? 그리고 모이는 오러의 정순함도 오히려 이쪽이 위였다.

즉, 내가 지구에서 황실기사단의 오러심법을 운용하면 그 효율이 아노더스에서 하네스 심법을 운용하는 것의 35배라는 소리다. 터무니없는 수치다. 재능 있는 사람만 있다면 3성 기사는 공장처럼 찍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만약 있다면 내가 왕이 되려고 반역을 꿈꿀 때겠지. 절대 그러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런 위험하고 귀찮은 짓을 왜 해야 하나?

기차가 떠나는 날이 되어 밖으로 나온 나는 기차 시간보다 조금 일찍 역으로 나가 공작을 기다렸다. 혹시나 늦으면 늙은 너구리같은 공작이 무슨 트집을 잡을지 몰라서다.

나는 다시 단출한 차림이 되었다. 스트라이더 997번 안에 보관된 장신구류에는 보통의 아공간 아이템도 들어있었다. 그중에서 고심 끝에 고른 것은 장식이 없는 두툼한 검은색 팔찌였는데 팔찌보다는 오히려 손목 보호대에 가까운 모양이었다.

투박한 생김새에 비해 용량은 마차 한 대 정도로 매우 컸다. 이 정도 물건을 돈 주고 사려면 금화 몇백 개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공작과 다니면서 고생했던 것을 생각해 필요한 물건들은 이곳에 다 넣어두었다.

한참 일찍 나왔는데도 조금 기다리자 공작이 나타났다.

“잘 지내셨습니까?”

“나야 못 지낼 이유가 있나.”

물론 그러시겠죠. 가뜩이나 정신이 빠져있을 멤파이 자작이 공작의 비위를 맞추느라 무척 고생했을 것 같다. 하지만 벌인 짓을 생각하면 동정이 가거나 하진 않다. 이 세상에 가장 쓸모없는 걱정이 귀족 걱정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자네는 뭔가 좀 변했군?”

“뭐가 말입니까?”

일단 모르는 척했다.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미묘하긴 한데 뭔가 변하긴 했어.”

공작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설마 오러심법을 바꾼 것을 알아차린 건가? 이렇게 단번에 눈치챌 줄은 몰랐다. 하지만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며 모르는 척을 했다.

“시장에서 운 좋게 좋은 물건을 하나 구했습니다.”

나는 팔을 들어 팔찌를 보여주었다. 거짓은 진실 속에 숨긴다.

“그건 뭔가? 보호대?”

“아공간 팔찌입니다. 이제 배낭하고 검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아주 싸게 구했지요.”

나는 의기양양한 척 연기를 했다.

“용량이 얼마나 되나?”

“배낭이 두개나 들어갑니다.”

공작은 쯧쯧거리면서 혀를 차더니 자신의 손을 들어 올렸다.

“그렇게 큰 것이 용량도 작군. 내 반지는 마차 두 대가 들어간다네.”

“와, 대단하군요.”

그 정도 용량의 반지는 스트라이더 997번에도 딱 하나가 들어있었다. 하지만 내가 끼고 다니기엔 너무 화려해서 선택한 것이 지금 이 팔찌였다.

내가 조금 과장되게 감탄한 척을 하자 그것을 눈치챈 모양인지 공작의 반응이 달라졌다. 역시 만만한 노인네가 아니다.

“됐고, 가세. 표는 미리 샀겠지?”

“네”

“일반석?”

“특등석은 너무 비싸더군요.”

특등석을 살 돈은 있었지만 사지 않았다. 왜냐면 공작은 반드시 특등석에 타고 갈 테니까. 일부러 떨어지기 위해서다.

“표를 이리 주게.”

갑자기 표를 달라는 공작의 요구에 나는 얼떨떨하게 표를 내밀었다. 공작은 매가 먹이를 채가듯이 내 기차표를 가져가선 매표소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 후 돌아와 나에게 표를 내밀었다.

“받게.”

기차표를 받고 보니 일반석이 아니라 특등석으로 바뀌어있었다.

“몇 안 되는 공작의 특권이지.”

돈을 낸 것 같진 않으니 특권이 맞을 것이다. 공작에게 그런 특권이 있는 줄도 몰랐다. 하기야 국왕보다 인기가 좋고 권력이 센 공작인데 뭔들 못하겠나.

“감사합니다.”

감사 인사를 했지만, 속으론 피눈물이 흘렀다. 이곳에서 왕도까지 기차로 2주가 걸린다. 기차표 업그레이드의 대가로 그동안 공작의 시중을 들게 생겼다.

“본래 잘 안 쓰는 특권이지만, 자네 생각해서 내가 힘 좀 썼네.”

그게 과연 저를 위한 것일까요? 라고 묻고 싶었지만, 꾹 참기로 했다.

“그렇군요.”

내가 건성으로 대답하자 공작의 눈이 또 가늘게 변했다.

“자네 설마 모르나?”

“뭘 말입니까?”

“대성회 말일세.”

“대성회요? 아!”

공작이 말한 대성회는 4년에 한 번씩 왕국 전체의 귀족이 모여 국왕을 접견하고 성과를 보고하는 자리다.

모든 귀족이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계승 작위가 있는 귀족만 참석하는 자리라서 나 같은 준남작의 차남이 신경 쓸 일이 없기에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올해가 대성회가 열리는 해였다.

“그런데 저는 준남작의 차남이라서 대성회와 큰 상관이 없습니다.”

공작이 쯧쯧거리며 혀를 차더니 한쪽으로 턱짓을 했다. 공작이 가리킨 방향을 보니 전형적인 시골 귀족으로 보이는 양반들이 삼삼오오 모여 거드름을 피우며 잡담을 하고 있었다. 귀족들과 아마도 후계자로 보이는 사람들 그리고 좀 부유한 것처럼 보이는 귀족 뒤에는 수행원도 있었다.

“얼마나 많은 귀족이 이번 기차를 타고 가겠나? 일반석에 있었으면 자네에게는 지옥이었을걸?”

그럴 것 같긴 하다. 이런 시골에서도 저 정도 인원이 움직이고 내가 준남작 차남이라고 자기소개라도 하게 된다면 그때부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갑질은 지구 문명의 특권이 아니다. 이곳이 훨씬 심하다.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에인프라흐 공작의 옆에 있으면 감히 누가 건드리겠나? 라고 생각하고 보니 공작이 건드리겠다. 그게 그건가? 아니 머슴도 대감집 머슴을 하라고 했다. 공작 옆이 그래도 더 나을 것 같다.

왠지 기분이 좋아진 공작이 자화자찬하기 시작했지만 해준 것이 있기에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며 시간을 보냈다.

조금 기다리자 저편에서 기적 소리가 울리며 마도 기차가 역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력으로 움직이기에 소음도 거의 나지 않는 기차가 증기기관차도 아니고 굳이 저런 기적 소리를 울릴 필요가 있나 생각이 들지만, 사고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거대한 철 덩어리가 공중에 30센티쯤 떠서 움직인다. 마법 공학의 총아이자 움직이는 돈 덩어리, 돈 먹는 마물 여러 가지 이명이 있는 마도 기차는 그 자체가 비싸고 돈 많은 사람만 타는 이동수단답게 초기에는 습격도 많이 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개량된 것이 지금의 기차다. 기관실 다음 칸에는 마치 전생의 레일건을 연상시키는 넓적한 포대가 한 칸을 차지하고 있었다. 마동포다. 마법을 사용하는 것답게 이것도 돈이 많이 드는 녀석이다. 다른 이명으로는 천골포. 한 발 쏘는데 천 골드쯤 든다고 해서 붙여진 이명이다. 대신 밀집 진형에 제대로 맞으면 한방에 천명이 증발한다.

대륙에 전쟁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다. 너도 한방 나도 한방의 억제력을 가진 무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국경지대를 담당하고 있는 크리스타 변경백령의 성벽에도 저 천골포가 3기나 장착되어 있다. 물론 쏘는 것을 본 적은 없다. 백작령의 재정으로도 마동포 훈련을 하는 것은 무리다.

기차가 멈추고 이것을 많이 타봤을 공작을 말없이 따라갔다.

“특등석은 일반석과 다르게 들어갈 때 신발을 벗어야 한다네.”

공작이 시답잖은 농담을 했지만 그런 것에 걸릴 내가 아니다. 그리고 그거 지구 쪽에도 비슷한 농담이 있지 않았었나? 오래되어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랬던 것 같다.

내가 농담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속지 않자 공작은 대단히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특등석에 탑승하면서 일반석을 슬쩍 보니 공작의 말대로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게 사람이 가득했다.

특등석은 그에 비하면 가격 때문인지 빈자리가 꽤 있었다.

기차 내부는 돈값을 하려는 것인지 그야말로 화려했다. 크리스타 백작가의 저택을 밥 먹듯이 드나들던 했던 나였지만 그곳에서 가장 화려한 방도 기차 내부만 못한 것 같았다.

기차표에 표시된 좌석 번호표는 당연하게도 공작의 바로 옆자리였다. 기차 여행은 그야말로 쾌적했다. 전생에 한 번도 타본 적은 없지만, 비행기 퍼스트클래스가 이런 느낌이었을까?

나는 공작과 심심풀이 대화상대도 좀 해주고 팔찌에 담아놨던 책도 꺼내 가끔 독서로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다음 역은 크리스타 백작령, 크리스타 백작령입니다.-

기내의 안내방송이 나왔다. 창밖으로 내가 15년 동안 살아온 도시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짧은 감상에 빠졌으나 다른 중요한 것이 생각났다. 대성회, 모든 귀족의 참석, 그렇다면 그놈이 이곳에서 탈 것이다.

기차가 멈추고 절대로 다시 보고 싶지 않았던 놈이 특등석에 올라탔다.

“이게 누구야? 영지에서 도망친 쥐새끼가 여기 있었군?”

그냥 못 보고 지나쳤으면 좋았겠지만, 녀석이 지나가면서 나를 먼저 알아보고 이죽거리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나를 지독히 괴롭히던 크리스타 백작령의 소영주 마리오였다.

“오랜만입니다. 소영주님.”

여태까지 그래왔지만, 굳이 싸워줄 필요는 없었다.

“소영주? 자네 이런 높으신 분과 연이 있었나?”

갑자기 옆에서 에인프라흐 공작이 끼어들었다.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마리오 녀석의 시선이 공작 쪽으로 옮겨갔다.

공작의 복장은 여전히 평범한 여행복이었다. 공작을 위아래로 훑어본 마리오가 코웃음을 쳤다.

“여행 중에 만난 분입니다. 돌루망 남작님이라고 합니다.”

상대는 남작이니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라고 한 말이었다. 아무리 백작가의 소영주라 해도 아직은 작위를 받지 못한 몸이다. 가신이 아닌 귀족에게는 예의를 갖춰야 했다.

“과연 지저분하고 음침한 너와 어울리는 분이로구나.”

돌려 말하기는 했으나 결국 마리오 놈이 사고를 쳤다. 백작령 안에서 평생 왕자처럼 떠받들어지며 살아온 녀석이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공작의 눈썹이 꿈틀하고 움직이는 것을 나는 보았다. 공작의 손이 기세를 막아주는 반지 쪽으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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