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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천적이 환생했다-13화 (13/112)

마법사의 천적이 환생했다 13화

‘뭐? 마력?’

현재 마력 흡수 스킬의 성취도는 9성.

원래는 반경 10m까지 마력을 감지할 수 있지만 ‘마력의 주인’ 패시브 덕분에 최대 60m까지 읽을 수 있다.

‘그런데 60m 지점에서 마력이 느껴진다고? 통신구에서 느껴지는 게 아니라?’

지크의 고개가 3시 방향으로 돌아갔다.

멀지만 수풀을 집중해서 보니 누군가 숨어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뭐지? 설마 매복?”

“사공자님,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레이커의 물음에 지크가 손을 들었다.

“잠깐 차 좀 세워봐.”

“뭐라는 거냐? 세우긴 왜 세워?”

피터가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지만, 지크는 진지했다.

그 진지함을 엿봤는지 레이커가 즉시 마동차를 세웠다.

“멈춰라!”

“멈추지 마! 누구 마음대로…….”

피터가 소리칠 때였다.

콰아아앙-!

“끄억!”

“아악!”

난데없는 폭발이 일어나며 마동차 앞을 지키던 호위 기사 셋이 날아갔다.

바닥을 보니 마법진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미리 준비한 마법이 터졌나 보다.

“기습이다! 공자님을 지켜라!”

레이커의 지시에 호위 기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과연 정예만 차출했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 모양.

몇몇은 지크의 마동차를 에워쌌고, 몇몇은 수풀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숨어 있던 마법사가 로브를 휘날리며 도망친다.

“상대는 마법사다. 대응할 틈을 줘선 안 돼!”

신속하게 접근했지만, 그보다 빨리 마법사의 몸이 사라졌다.

흡사 연기처럼.

“인비저빌리티?”

“투명화를 쓴다! 최소 5서클 마법사다!”

호위 기사의 눈에 긴장감이 어렸다.

아무리 그들이라도 투명화를 분간할 방법은 없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러나 우릴 노리던 마법사는 한 명이 아니었다.

“어? 저기! 9시 방향에 마법사가 또 있습니다!”

“7시 방향에도 있습니다!”

정보 교환은 즉각 이루어졌고 그에 따른 대응도 빨랐다.

산개한 기사들이 어느새 마법사의 지척에 도달했으니까.

“도련님! 위험하니 창문 닫고 들어가 계십시오!”

“무슨 일이죠?”

“마법사 셋이 매복해 있던 모양입니다. 일단 들어가 계십시오. 보호 마법이 걸려 있으니 마동차에 있는 게 더 안전합니다!”

레이커가 다급하게 말했지만, 솔직히 긴장은 되지 않았다.

전생에서 마주했던 용군단의 위엄에 비하면 마법사들은 별것 아니었으니까.

그래봤자 괴수도 아닌 인간이 아닌가?

‘게다가 이렇게 위치까지 감지되고 말이지.’

마력 흡수 스킬은 반경 60m까지의 마력을 감지할 수 있다.

그 덕에 지크는 마법사의 위치를 모두 파악할 수 있었다.

마법사라면 누구나 심장에 마나의 고리를 달고 있었으니까.

‘고리의 수를 보니 모두 6서클 마법사인가?’

게다가 레이커는 매복한 마법사가 셋이라고 말했지만 실은 네 명이었다.

그중 두 명이 투명화를 쓰고 있었고.

화르르륵-

퍼엉!

“어억!”

폭발음과 비명이 연달아 들린다.

마동차의 유리창으로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기사들이 당하고 있어.’

거리를 좁히고 먼저 공격한 기사들이었지만 아무리 그들이라도 마법사의 두터운 실드를 뚫을 순 없었다.

그러니 이렇게 화염 마법에 역공을 당할 수밖에.

‘어?’

그때 지크의 등 뒤에서 마력이 감지되었다.

투명화를 푼 마법사가 준비한 화염 마법을 쏘아 보낸다.

퍼엉!

“꺄아악!”

마동차 내부가 크게 흔들렸다.

안에 타고 있던 시종들이 비명을 질렀지만, 지크는 침착했다.

살짝 놀라긴 했지만.

‘어우. 폭발력이 장난 아닌데?’

크게 흔들렸지만, 다행히 실드 마법이 걸려 있어 마동차가 부서지진 않았다.

하지만 마동차에 느껴지는 마력으로 보아 이마저도 얼마 버티지 못하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한 번 더 공격을 허용하면 산산조각 나겠어.’

그런 생각을 하는 차에, 또 한 명의 마법사가 투명화를 풀었다.

두 번째 화염 마법이 캐스팅을 마치자 그제야 위기감이 들었다.

“여기 있으면 안 돼요. 빨리 나가요!”

지크가 다급히 문을 열고 시종들을 내보냈다.

그사이 피터 또한 허겁지겁 나왔다.

마침 마법사 한 명의 목을 베고 있던 레이커는 사람들이 갑작스레 나오자 놀란 눈으로 소리쳤다.

“왜 나오시는 겁니까? 위험하니 들어가세요!”

“아니요, 나가야 해요!”

지크가 마동차를 나오며 소리치는 그때.

두 번째 화염이 마동차에 직격했다.

퍼어엉!

“꺄악!”

실드 마법이 깨지고 마동차가 불길에 휩싸였다.

계속 버티고 있었다면 통구이 신세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신속히 마법사들을 처리하라!”

그러나 호기로운 외침과 달리 기사들이 마법사를 잡을 방도는 없었다.

잡으려고 하면 놀리기라도 하듯 눈앞에서 투명화로 사라져 버린다.

마치 귀신을 상대하는 기분.

상황의 불리함을 깨달은 레이커가 안 되겠다는 듯 돌아봤다.

“도련님! 이대로는 안 되겠습니다. 저희가 막는 동안 몸을…… 일공자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그 말에 지크가 고개를 돌렸다.

조금 전까지 옆에 있던 일공자가 사라져 버렸다.

“어? 어디로 갔지?”

-아까 인비저빌리티를 쓰고 도망치더군. 내가 봤느니라.

카르볼의 대답에 실소가 터져 나왔다.

자기 혼자 살자고 투명화를 쓰고 도망치는 꼴이라니.

‘여기 있는 사람은 다 죽어도 상관없다, 이건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자신이 나서야 할 때라고 여긴 그때, 레이커가 짐짝처럼 자신의 허리를 감싸들었다.

“죄송하지만 실례하겠습니다, 사공자님!”

“아니, 잠깐……!”

“모두 공자님을 엄호하며 나를 따르라!”

기사들이 자신처럼 다른 시종들을 둘러메고 마법사들을 견제하면서 도주했다.

맞서 싸우기보단 도망치는 걸 택한 것.

“저쪽 숲으로 피신하면 따라오지 않을 것입니다!”

고개를 들어 레이커가 달리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숲이 있긴 한데 괴물의 아가리처럼 어째 좀 으스스하다.

탁탁탁-

헤이스트 마법을 쓰고 마법사들이 따라오고 있었지만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한다.

기동력에서만큼은 우리 쪽 기사들이 우위에 있었다.

숲으로 들어가려는 걸 본 마법사들이 걸음을 늦추더니 주문을 외웠다.

추격을 포기하고 마지막 한 방을 날리려는 모양.

‘그렇게 둘 순 없지.’

지크가 마법사 주변의 마력을 흡수했다.

츠으으으읏-

“음?”

“……!”

마법을 준비하던 마법사들이 흠칫 놀랐다.

갑자기 마법이 써지지 않으니 당황한 것이다.

[마력을 17 흡수하였습니다.]

[마력을 22 흡수하였습니다.]

[마력을 15 흡수하였습니다.]

………………

…………

지속된 마력 흡수에 마법사들은 아무런 마법도 쓸 수 없었다.

지크가 지속해서 마력을 흡수하고 있었으니까.

‘오오, 좋은데? 마력 흡수가 마법을 쓰지 못하게 차단해 주고 있어.’

스탯을 올릴 수 있어서 사기적인 스킬이 결코 아니었다.

상대의 마법을 차단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었으니.

‘이거 완전 마법사를 카운터 치는 스킬이잖아?’

마법사의 천적이 마법사의 가문에 태어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확실히 시스템이 성장하기에 적합한 배경을 골라준 것 같다.

지크가 만들어준 틈 덕분에 기사들과 시종들은 무사히 숲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기어코 마법사들의 추격을 뿌리친 것이다.

“이 정도면 됐다. 이제 멈추자.”

레이커의 명령에 계속해서 달리던 기사들이 뜀박질을 멈췄다.

모두 숨 가쁜 얼굴로 시종들을 내려놓았고 지크도 그제야 지면을 밟을 수 있었다.

“지크 도련님,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전 괜찮아요. 그보다 아까 그 녀석들 말인데요. 전문 암살자들 맞죠? 단순히 강도라고 보기엔 마동차를 집중적으로 노리던데…….”

“통찰력이 뛰어나시네요. 도련님 말처럼 이놈들은 평범한 강도가 아닙니다. 훈련받은 암살자예요.”

길 가다 마주칠 수 있는 흔한 강도가 아니었다.

네 명이 6서클 마법사로 구성된 전문 암살자들이다.

“제길, 어디서 그런 놈들이 튀어나와 가지고…….”

난데없는 마법사의 습격으로 호위 기사들이 부상당했다.

마동차는 반파되어서 못 쓸 지경이고 시종들 또한 자잘한 상처를 입었다.

이대로는 제대로 호위도 할 수 없는 상황.

레이커는 호위기사단장으로서 습격을 막지 못한 책임을 느껴야 했다.

“죄송합니다, 공자님. 제가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아니에요. 그보다 그 녀석들, 아무래도 저희를 기다리고 있던 것 같은데요?”

“저희를요?”

“미리 폭발 마법진을 그려놓고 매복해 있었잖아요? 그 말은 누군가로부터 정보를 받고 저희의 이동 경로를 꿰고 있었다는 뜻 아니에요?”

“으음, 일리 있는 말씀입니다만 정보가 새어 나갈 곳이 마땅히 없는지라…….”

“누군가 저와 첫째 형님을 죽이라고 사주한 거죠. 그것도 동선을 알고 있던 내부의 사람이.”

“예? 내부의 소행이요?”

그 말은 가문의 일원 중에 배신자가 있다는 뜻이 아닌가?

‘나한테 원한을 가진 사람이라면…….’

지크가 한 차례 눈을 빛냈다.

짚이는 사람이 한 명 떠올랐다.

* * *

“젠장. 놓쳐 버렸잖아?”

걸음을 멈춘 암살자들이 숲으로 들어가는 지크 일행을 멍하니 바라봤다.

마법사들의 발놀림으로는 호위 기사의 움직임을 따라가기 역부족.

그래서 걸음을 멈추고 마법으로 저격하기로 한 건데…….

“어째서 마법이 써지지 않은 거지?”

“모르겠습니다. 모였던 마력이 갑자기 흩어져 버렸어요.”

무슨 연유인지 마법이 알아서 사라지고 말았다.

“설마 숲의 영향 때문인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워낙 악명 높은 숲이어야 말이죠.”

마법사들이 바라보는 곳엔 타깃이 들어간 숲이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저길 들어가다니.”

“어떡하죠? 따라 들어갈까요?”

“미쳤어? 마수의 숲에 들어가겠다고?”

6서클인 그들에게도 마수의 숲이 위험하긴 마찬가지.

“놔둬라. 임무는 실패했지만, 마수의 숲에 들어간 이상 살아나오진 못하겠지.”

“그래도 확인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직접 들어가기엔 리스크가 크다. 금방 빠져나올지 모르니 한동안 여기서 지켜보기만 한다.”

그리 말했지만 뼈아픈 실책이 아닐 수 없었다.

암살자인 그들에게 임무 실패란 죽음과도 직결되는 일이었으니.

“타깃을 둘 다 죽이려고 했는데 실패하고 말았네요. 저희 쪽도 한 명 죽었고요.”

“그건 아직 모른다. 마수의 숲에 들어갔으니 실패라고 할 순 없어.”

“저희가 쳐놓은 마법진만 발동되었어도 완벽했을 텐데 말입니다.”

“어떻게 녀석들이 우리가 있는 줄 알고 폭발 직전에 멈춘 거죠?”

“나야 모르지. 그보다 조용히 해라.”

마법사가 검지를 입에 갖다 댔다.

“도망친 쥐새끼가 듣고 있을 수도 있으니.”

“아…….”

그들이 말하는 쥐새끼란 피터를 의미했다.

인비저빌리티를 쓰고 도중에 사라졌다는 걸 모르지 않기에.

“한 명은 여기서 숲을 지켜보고, 나머지는 근방을 수색하기로 한다. 쥐새끼를 찾아내야지.”

끄덕인 마법사들이 빠르게 흩어졌다.

* * *

‘저 새끼들, 뭐 하는 거야? 설마 날 찾으려고?’

피터가 암살자들을 보며 아랫입술을 씹었다.

보아하니 자신을 수색하려는 모양.

언제까지고 투명화 상태로 있을 수만은 없다.

마력이 바닥나면 이마저도 곧 풀릴 테니까.

‘이러고 있을 틈이 없어.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 해.’

다행히 녀석들의 수색 범위가 자신과는 꽤 동떨어져 있다.

최대한 암살자들과 멀어져야 살 수 있다.

탁탁탁-

쉴 새 없이 뜀박질했지만, 평소에 체력 단련을 안 해서 그런지 금세 지치고 만다.

‘헉, 헉. 그래도 이 정도면 쫓아오지 못하겠지.’

꽤 거리를 벌렸다고 여긴 찰나 설정된 마력이 소진되며 투명화가 풀렸다.

털썩-

지친 듯 자리에 주저앉은 피터는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대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차기 가주를 이어받을 내가 암살자에게 쫓기는 신세라니. 하, 정말 어이가 없구나.”

누가 자신을 죽이려 했는지는 짐작이 간다.

그래서 더 어이가 없다.

“8년 동안 못 볼 꼴 다 보며 개처럼 일했더니 그 대가가 이거라고? 이러려고 지크를 받아주겠다고 한 거였나? 하하. 빌어먹을.”

믿고 있던 상대에게 배신당했다는 생각 때문인지 피터는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통신구를 꺼내 들고 당사자에게 직접 연락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톡톡톡-

품 안에 숨겨놓은 통신구를 꺼내 세 번 두들기자, 대상과 연결되었다.

-누구냐?

대뜸 묻는 목소리에 피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탑주님. 접니다, 피터.”

-피터구나. 그래. 막냇동생은 데려오고 있느냐?

“너무하십니다. 탑주님.”

-응?

“그동안 탑주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묵묵히 충성을 표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보답을 이렇게 되돌려 주시는 겁니까?”

-생뚱맞게 그 무슨 소리냐?

“저를 죽이라고 암살자를 보내셨더군요.”

-뭐?

“마력의 반작용 연구에 대한 실험체가 필요하다고 지크를 데려오길 원하셨을 때도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던 저입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의견에 지지하고 협조했지요. 그런데 저랑 지크를 이런 식으로 처리하려 하시다니…… 정말 너무하십니다.”

-암살자라니? 대체 무슨 소리냐? 오는 길에 암살자의 습격을 받은 것이냐?

“……저희를 죽이라고 암살자를 보내신 게 아닙니까?”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도 난 결코 암살을 지시한 일이 없다. 내가 뭐하러 너를 죽이려 하겠느냐?

“아…….”

피터는 한동안 멍청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마탑주가 살인 멸구를 목적으로 암살자를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잘못 짚었다.

“정말로 탑주님의 지시가 아닙니까?”

-그렇대도? 마나의 서약까지 걸면서 내게 충성을 맹세한 너를 내가 무슨 이유로 죽이겠느냐? 죽일 거였으면 너에게 실험체를 데려오란 말도 하지 않았겠지.

“어,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생각한 모양입니다.”

-몸은 괜찮으냐?

“예, 암살자의 추격은 따돌렸습니다.”

-실험체는?

피터가 잠시 마수의 숲으로 들어간 지크를 떠올렸다.

“지크는 살아나오지 못할 겁니다.”

-안타깝군. 마나 친화력이 없다 하여 마도 수련을 핑계로 직접 살펴보고 싶었거늘.

“죄송합니다. 갑작스러운 습격은 저도 예상치 못한 터라…….”

-죄송할 거 없다.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일이니. 일단은 몸부터 사리거라. 암살자들은 집요한 면이 있으니.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통신구를 끊은 피터가 한결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탑주님이 고용한 암살자가 아니었어.”

마탑주와 연락해서 매듭을 풀지 않았다면 단단히 오해하고 있을 뻔했다.

‘그럼 대체 누가 암살을?’

의문이 들었지만 당장은 몸을 피해야 한다.

‘통신구는 왜 먹통이 돼가지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리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준 통신구가 망가져서 연락할 수단이 없었다.

“직접 가서 알리는 수밖에.”

목적지는 정해졌다.

안정적으로 호흡이 돌아온 피터가 주변을 살핀 뒤 걸음을 재촉했다.

방금의 통화를 누군가 들은 줄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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