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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 천재의 헌터 라이프-49화 (49/153)

49

김서준은 갑작스런 상황에도 별로 당황해 하지 않았다.

오늘 시합을 치르며 역발산기개세를 유효적절하게 잘 사용했기에 지금의 현상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김서준은 역발산기개세의 설명창을 띄워봤다.

[역발산기개세]

-자신을 향한 공격에너지를 흡수해 손바닥에 축적하고, 그 에너지를 원하는 시점에 최대 150%를 증폭하여 상대에게 되돌려 준다.

-반경 20미터 내에 위치한 모든 생명체가 지닌 마력의 원류를 파악하여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다.

-재사용 대기 시간 : 5분

*숙련도 2성을 달성하여 마력 5%, 내공 5%, 제어 5%가 영구적으로 증가합니다.

역발산기개세도 뭔가 달라졌다.

원래는 두 배 위력으로 되돌려 주는 신비였는데, 지금은 최대 2.5배까지 증폭이 가능했다.

게다가 놀라운 효과 하나가 추가되어 있었다.

‘마력의 원류를 파악할 수 있다고?’

아이러니하게도 방금 전까지 박대만이 이야기 하던 마력의 원류와 관련된 효과였다.

‘이거, 대박인데?’

이건 김서준으로 하여금 4강 전의 승패를 두고 고민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이젠 김서준도 상대가 지닌 마력의 원류가 어떤 것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으니 굳이 시합에 져줄 이유가 없게된 것이다.

김유라처럼 목표와 5분이상의 마력 접촉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없으니 최상의 조건.

‘예거에서 이걸 알게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날 끌어들이려고 안달 나겠네.’

마력의 원류를 파악하는 능력이 김유라보다 상위버전이었으니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번 시합…. 내선에서 그냥 끝내도 아무 상관 없겠어.’

김서준은 가벼운 마음이 되어, 대기실 베란다로 나갔다.

그리고 4강 첫 시합을 위해 경기장에 나선 김유라와 최동현을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

첫 경기는 강력한 우승 후보들끼리의 대결이었다.

둘 다 제1 아카데미 출신이었지만, 대결에 나선 두 사람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최선을 다해 시합에 임했다.

결과는 김유라의 압승.

최동현이 마샬아트로 분전했음에도, 김유라의 권예에는 크게 밀렸다.

그래도 지금까지 김유라를 상대한 학생들 중에선,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대등한 실력을 보여주었기에 많은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당당히 결승에 오른 김유라가 경기장을 빠져나가자, 진행자의 입에서 김서준과 레오나드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넓은 경기장 위에 마주선 두 사람.

레오나드는 황금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무심한 눈길로 김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멋진 시합을 기대하마.”

심판이 한마디를 남기고 뒤로 물러섰다.

시합 시작을 알리는 녹색불이 들어오자 레오나드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네 시합은 잘 봤다. 아델하이트를 상대로 재밌는 기술을 쓰는 것 같던데…. 신비에 버금가는 기술을 하나 더 보유한 녀석이라니. 흥미롭군.”

레오나드는 김서준이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걸 알고 자연스럽게 말했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김서준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모른척 했다.

레오나드는 김서준이 양의분심공으로 소울트랩을 벗어났다는 걸 알아본 모양이였다.

“네가 여기까지 올라온게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는 건 인정해 주지. 하지만, 나한테도 네 알량한 능력이 통할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라.”

“그거 플래그 각인데?”

김서준이 피식 웃으며 한 말에 레오나드가 고개를 갸웃했다.

방금 김서준이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한듯 했다.

“영화나 소설같은데 보면, 보통 그런 말을 먼저 꺼낸 놈이 된통 당하거든. 일종의 클리셰처럼.”

“….”

김서준이 놀리자 레오나드는 입을 다물었다.

김서준의 말을 인정하는 건 아니지만, 자신이 괜히 입을 열었다고 후회하고 있는 것이다.

레오나드는 아무 말없이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의 몸에서 뭉실거리며 피어오르는 마력의 아지랑이가 보이자 김서준도 마력을 끌어올렸다.

[441/스페셜]

레오나드의 마력은 아델하이트보다 높다. 하지만 격은 한단계 아래로 볼 수 있는 스페셜.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

김서준은 자신의 마력수치가 레오나드에 비해 현저히 낮음에도 진다는 생각 자체를 아예 하지 않았다.

헌터들 간의 전투에서 마력의 양은 파괴력과 지구력에서 차이를 만들 뿐이라는게 김서준의 생각이었다.

강력한 파괴력이 담긴 공격은 피하면 그만이었고, 그 힘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상대에겐 짧게 승부를 내버리면 되는 것이다.

레오나드는 쌍검을 허리에 찬 상태에서 손가락 총을 만들어 김서준을 겨눴다.

지금껏 레오나드가 쌍검을 사용하는 건 본적이 없지만, 저것도 분명 허세로 차고 있는 건 아닐 터였다.

시합용 도를 꽉 쥔 채로 자세를 낮춘 김서준.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쉽게 볼 수 없기에 그도 어느정도는 긴장한 상태였다.

그때, 레오나드의 손가락 끝에서 짧고 강한 섬광이 번쩍했다.

동시에 김서준이 도를 움직여 얼굴 앞을 가로막았다.

쾅!

도신이 찌르르 울리며 강한 충격이 전해졌다.

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마력탄환이 순식간에 날아들어 김서준의 도를 강타해 버린 것.

이를 본 레오나드의 눈빛이 불타기 시작했다.

“어디, 계속 막아봐라.”

레오나드가 말을 꺼내자마자 손가락총에서 섬광이 세 차례나 번쩍거렸다.

그에 맞춰 김서준의 도 역시 세 방향으로 베어졌다.

쾅! 콰광! 쾅!

세 번의 맑은 소리가 울려퍼진 순간, 김서준이 레오나드를 향해 달려들었다.

도를 휘둘러 총알보다 빠른 마력탄을 갈라낸 김서준.

감으로 찍어서 베어낸 것이 아니라, 정확히 마력탄의 궤적을 읽어낸 것이다.

이를 안 레오나드는 뒷걸음질로 물러나며 계속해서 마력탄을 쏘아냈다.

지금 그가 사용하고 있는 건, 핸즈건의 ‘섬광탄’이라는 기술이었다.

빛처럼 빠른 속도로 목표를 타격하는 마력탄.

그런데 김서준은 그 마력탄의 궤적을 읽어내 모조리 튕겨내고 있었다.

게다가 두 사람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2초에 한번씩, 쉴새 없이 섬광탄을 쏘아내고 있는데도 전혀 위협을 줄 수 없다는 의미.

레오나드는 다시한번 눈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이번엔 손가락 세개를 붙여 손가락총을 만들었다. 그리고,

퍼엉

손가락 끝에서 빛과 함께 강력한 폭음이 터져나왔을 때, 주먹만한 마력탄이 김서준의 정면을 강타했다.

마력탄은 이번에도 도에 가로막혔다.

놀라운 건, 지금까지 도에 닿은 마력탄은 모두 베어져 소멸되었는데 지금의 마력탄은 구체를 유지한 상태로 도를 오히려 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콰지지지직

사방으로 스파크를 번쩍거리며 김서준이 쥐고 있는 도를 밀어내는 마력탄.

‘벽력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마력탄은 어느 순간,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꽈아아아아아앙

그 충격에 바닥이 움푹 패이고, 김서준은 뒤로 10여미터나 튕겨졌다.

하지만, 빙글 공중제비를 돈 김서준은 다시 땅을 박차며 앞으로 쏘아졌다.

그 모습이 너무도 위협적이었던 걸까?

레오나드는 아예 두 손으로 손가락총을 만든다음, 김서준을 향해 연속적으로 기관총 같은 마력탄을 쏘아냈다.

콰라라라라라라라락

초당 20발이라는 엄청난 연사능력을 갖춘 이건, 바로 핸즈건의 세 번째 기술인 ‘속사탄’이었다.

김서준의 정면을 수백개의 마력탄이 새까맣게 뒤덮었다.

막지 않고는 도저히 뚫을 수 없는 엄청난 숫자.

그때, 김서준의 눈이 황금빛으로 빛났다.

츠아아아아아아

강력한 마력의 파동이 주변을 휩쓸며 퍼져나갔다.

그 파동의 한편에 서 있던 레오나드.

파동이 그를 스쳐지나가자 레오나드의 형체가 새빨간 빛에 휩싸이더니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 빛은 오직 김서준만이 볼 수 있었다.

역발산기개세에 새로 추가된 능력. 바로 마력의 원류를 스캔해낸 것이다.

‘적색?’

레오나드의 마력은 박대만의 예상처럼 적색이었다.

적색의 의미는 악마력.

레오나드 일가가 악마력으로 혈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말은 사실이었던 것이다.

김서준은 악마력에 대한 생각은 곧바로 접었다.

지금은 눈앞을 가득 매운 마력탄을 처리하는 것이 먼저였다.

자신을 제외한 온 세상이 느려지자, 김서준은 손바닥을 펼쳐내며 자신의 정면을 뒤덮은 마력탄을 흡수해 버렸다.

몸이 빠져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로만 역발산기개세의 흡수력을 발휘한 것.

김서준은 그 공간을 이용해 마력탄의 그물을 간단히 빠져나왔고 크게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레오나드를 향해 도를 내리그었다.

하지만 레오나드도 멍청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그는 핸즈건의 세번째 기술마저 막히자 최후의 기술인 ‘마력광살탄’을 펼쳐냈다.

키이이이이잉

손라락총이 주변의 빛을 빨아들이더니 정면을 향해 쭉 뻗어졌다.

거기서 뿜어져 나온 건 단순한 마력탄이 아니었다.

레이져 처럼 붉은색의 빔.

악마의 눈빛처럼 새빨간 빔 주변을 새하얀 뇌전이 회오리처럼 휘감고 있었다.

쮸아아아앙

섬뜩한 소리와 함께 뻗어나온 빔은 김서준이 휘두른 도에 맞아 아래로 방향을 틀었다.

김서준의 도에서 강력한 반탄력이 뿜어지고 있었지만, 빔을 갈라내진 못했다.

김서준이 상대의 안전을 위해 역발산기개세의 반탄력을 1.5배로 낮췄던 것이 원인이었다.

방향을 꺾은 빔은 김서준의 가슴으로 향했다.

아차싶은 김서준은 급히 염동장막을 끌어올려, 몸통을 보호했다.

꽈앙

엄청난 충격파가 터졌다.

빔은 염동장막에 막혀 한번 더 방향을 틀었고, 결국 옆구리를 살짝 스치며 뒤로 뻗어나갔다. 그리고,

쿠아아아아앙

빔이 때려박힌 경기장 바닥에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너무도 강력한 파괴력에 지켜보던 관중들 태반이 벌떡 일어났다.

제대로 맞았다면 죽고도 남았을 정도의 엄청난 파괴력.

폭발이 잦아들며 먼지가 가라앉자 경기장 내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김서준이 우뚝 선 자세로 레오나드의 이마에 도첨을 들이댄 상태였다.

레오나드는 이 상황을 납득하기 힘든지 눈을 부릅뜬 채 김서준을 노려보는 중이었다.

그런 레오나드의 두 손은 양쪽 허리에 있는 두개의 검을 잡아내려고 움찔거리고 있었다.

마주선 김서준은 멀쩡한 상태가 아니었다.

레오나드가 뿜어낸 마력광살탄에 살짝 스쳤을 뿐이건만 옆구리가 크게 찢어져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

김서준은 왼 손으로 상처부위를 감싸고 있었다.

태양신공을 끌어올려 재생력을 최대한으로 높인 상태였다.

그럼에도 빔에 스친 상처는 쉽게 아물지를 않았다.

‘악마력에 상처를 입으면 치료가 어렵다더니…. 정말이구나.’

박대만은 악마력이 무서운 이유중 하나로 악마력에 의해 상처를 입게되면 치료가 굉장히 어렵다는 점을 꼽았었다.

과연 그 말대로, 레오나드의 공격에 당한 상처는 태양신공의 재생력으로도 빠른 치료가 어려웠다.

“하, 학생! 괜찮나? 상처가 심해 보이는데?”

심판이 뒤늦게 달려와 상황을 파악했지만, 김서준에게 중요한 건 상처가 아니었다.

“이쯤됐으면, 끝난 거죠?”

김서준은 아무렇지 않은 듯, 피식 웃으며 심판을 바라봤다.

비록 위중한 상처를 입은 김서준이었으나 그는 꼿꼿하게 선 자세로 정확히 레오나드의 이마에 도를 대고 있었다.

누가봐도 김서준의 승리.

심판은 넋이 나간듯한 레오나드에게 더 싸울 의사가 있는지를 묻지도 않은 채, 손으로 엑스자를 만들어 보였다.

삐잉-

[4강 제 2시합 종료]

[김서준 승]

승부가 결정나자 레오나드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두 개의 검을 끝내 뽑아들지 않았다.

반면, 김서준은 옆구리를 손으로 꽉 움켜쥔 채 당당한 걸음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

‘멍청하긴….’

김서준은 대기실에 앉아 스스로를 자책했다.

옆구리 상처를 치료해야 한다는 생각도 못하고, 레오나드와의 대결에서 자신이 너무 멍청하게 대응했다며 크게 후회하는 중이었다.

‘그 녀석이 다칠까봐 역발산기개세의 반탄력을 크게 줄인게 실수였어.’

예전의 역발산기개세는 반탄력이 두 배로 고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김서준이 위력을 조절하는게 아예 불가능했다.

상대의 마력 10을 빨아들였으면, 20으로. 100을 빨아들였으면 200으로 반탄되니 고민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절이 가능했다.

100을 빨아들였어도 김서준이 마음만 먹으면 101만 반탄시키거나, 최대 250까지도 반탄하는게 가능한 것이다.

하필이면 레오나드가 최후의 일격을 펼쳐낼 때, 50%만 증폭시킨 힘을 사용한 게 실수였다.

레오나드의 마지막 공격은 그의 전력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강력한 위력을 품고 있었다는 뜻.

거기다대고 50%를 증폭시킨 힘만으로도 되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을 가졌으니 이런 상처를 입는 건 당연했다.

더 큰 부상을 입을수도 있었으나, 그나마 염동장막을 써서 몸을 보호했기에 이정도로 끝난 것이다.

태양신공의 재생력도 큰 역할을 했다.

‘그 놈…. 날 정말 죽일셈이었어.’

김서준은 마지막 반격에 나선 레오나드에게서 명백한 살의를 느꼈었다.

역발산기개세를 사용하여 그의 마력이 악마력에 해당한다는 걸 알아냈다는 사실보다, 녀석이 살의를 뿜어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학생들끼리 벌이는 대항전에서 그 정도의 살의를 보인다라….’

그만큼 레오나드에게 이 대항전이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상대가 죽을지 모르는 공격을 해서라도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 할만큼.

“크으….”

김서준은 그제야 상처에서 아픔을 느끼고 손을 떼고 살펴봤다.

살짝 스친 것 치고는 상처가 깊다.

옆구리가 약 10센티 길이로 찢어졌고, 폭은 2센티까지 벌어졌다.

상처주위는 검게 물들어 재생력이 제대로 통하지가 않는 상태.

태양신공을 끌어올리자 검은부위가 조금씩 정상적인 색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상처재생에 속도가 붙었다.

하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인지 머리가 띵했다.

‘이거 결승전 시작 전까지 치료가 되려나 모르겠네. 회복의 잔을 써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할 때, 문이 벌컥 열리더니 몇몇 사람들이 우르르 들이닥쳤다.

총 다섯 명.

두 명은 응급의료요원으로 구급상자와 들것을 들고 있었고, 그들을 이끄는 건 김서준의 담당교수인 심재덕이었다.

그의 뒤에서 인상을 찌푸린 채 다가오는 큰 덩치는 16강에서 탈락한 주광식이었으며, 대기실을 꽉 채우는 듯한 거구의 사내는 다름아닌 박대만이었다.

“김서준 학생! 상처는, 상처는 어떠냐?”

심재덕은 마치 자기 자식이 다치기라도 한 것처럼 크게 놀란 표정이었다.

“야, 인마! 넌, 그런 뻔한 공격도 못피하고 왜 멍청히 맞아주냐? 너도 검으로 이마에 구멍 좀 뚫어주지 그랬어? 그 새낀, 널 정말 죽일 생각이었던 것 같더만.”

“괜찮으니 걱정들 마세요.”

김서준은 아무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려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순간,

피시싯

살짝 아물었던 상처가 다시 벌어지며 핏물이 왈칵 쏟아졌다.

“….어?”

김서준이 몸을 크게 휘청했다.

“출혈이 심합니다. 이대로는 다음 경기 진행이 어렵겠어요.”

의료요원이 김서준을 부축하며 하는 말에 심재덕과 주광식이 소리쳤다.

“아니, 어린 학생의 몸이 이지경인데 다음 경기 소리가 나와요? 얼른 병원으로 이송합시다!”

“이 몸으로 무슨 다음 경기요? 빨리 치료나 하시라니까!”

김서준이 들을 수 있는 말은 딱 거기까지였다.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김서준은 이미 정신을 잃은 뒤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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