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공 천재의 헌터 라이프-52화 (52/153)

52

아델하이트가 프랑스로 돌아간 그날.

김서준은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낮에 아델이 말한 가문들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 봤다.

하지만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유명한 만큼 많은 정보가 외부에 돌고있어야 정상인데, 어찌된 일인지 십대 가문에 대한 정보는 너무도 보잘 것 없었다.

독일에 자리를 잡고있는 리치 로스차일드 패밀리는 부유의 로스차일드가라고 불리며 세계 최고의 부자에, 최강의 무력을 지닌데다가, 최고의 정치적 권력까지 갖춘 가문이었다.

미국의 히어로 브라이트 패밀리는 영웅의 브라이트가로 일컬어지며, 로스차일드가와 최강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크 티엔 패밀리.

어둠의 천가로 유명한 이 가문은 모든 것이 베일에 쌓여있어 뭐 하나 제대로 알려진게 없었다.

그 가문이 중국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숨겨진 재력과 권력, 그리고 정통무술을 근간으로한 무력이 로스차일드 가문이나 브라이트 가문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된다는게 알려진 전부였다.

‘다크 티엔가를 굉장히 두려워하는 것 같았는데…’

아델은 로스차일드가나 브라이트가를 말할 때보다, 다크 티엔가를 언급할 때 훨씬 두려운 표정을 지었었다.

다크 티엔.

어둠의 천가라고 불리는 이 가문이 왠지 천강우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의심이 든다.

티엔은 중국어로 하늘 천자를 말하는데, 천마군장 천강우가 바로 그 천씨 성이었다.

하지만 다크 티엔가의 구성원에 대한 정보는 어디서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마치 고의로 관련 정보를 지운 것처럼 너무도 깨끗했다.

‘예거가 되면 좀 더 알 수 있으려나?’

김서준은 예거의 정보력이 대단하다는 걸 알기에, 예거에 소속되면 십대 가문에 대해 더 많은 걸 알 수 있게 되리라 생각했다.

‘다크 티엔가가 정말 천강우의 집안이 맞다면, 여기서도 그놈을 적으로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겠어.’

아델이 다크 티엔가와 엮이지 말라고 경고할 정도이니 그 가문이 세계에 위협적인 존재라는 건 불보듯 뻔한 일.

과연 김서준이 엮이고 싶지 않다고 해서 마주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마 운명적으로라도 천강우와는 마주칠 수밖에 없게 되리라.

‘천강우. 놈이 다크 티엔가에 있다면, 지금쯤 34살이겠구나.’

천강우는 김서준보다 15살 많다.

이전 세계에서 마지막 결전을 벌일 때, 김서준은 29살이었고 천강우는 44살이었으니까.

김서준은 다른 십대 가문에 대한 정보도 찾아봤다. 그러다 ‘세인트 한 패밀리’에 관한 오래된 기사를 하나 찾을 수 있었다.

[한 그룹의 후계자는 왜 사고를 당한 것일까?]

무려 12년 전의 기사였다.

내용도 무척이나 짧고 간략하다.

한 그룹의 회장, 한두호의 아들 한용성.

그가 탄 비행기가 범죄조직에게 납치되어 끝내 추락하고 말았다는 기사엔, 대한민국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이를 비판하는 내용이 기사에 담겨 있었다.

이 일로 한두호 회장은 아들 내외를 비참하게 죽게만든 범죄조직을 자신의 힘만으로 소탕해 버렸는데, 이 내용에 대한 것도 거의 기사화 되어 있지 않아 자세히 아는 건 불가능했다.

세계 십대 가문 중에서 중간 쯤의 위치에 있는 성령의 한가.

그 가문의 정통 후계자는 한세아이지만, 수많은 친척들이 그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들은 그나마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세아는 여기서도 쉽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구나.’

이전 세계에서도 한세아는 어려서 부모를 잃었었다.

자신처럼 외롭게 자란 한세아였기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유난히 관심을 많이 가졌었다.

‘그래도 여기선 대단한 할아버지가 계시니, 그나마 나으려나?’

성령의 한가를 이끄는 수장, 한두호.

그가 할아버지인 이상 세상에서 한세아를 괴롭힐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이미 자식을 잃어본 경험이 있는 한두호가 또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테니, 한세아에 대한 경호는 대통령보다도 더 철저할 테니까.

김서준은 십대 가문에 대한 정보수집은 이쯤에서 마무리 지었다.

컴퓨터를 종료시킨 뒤 폰을 집어들어 최경문 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침 최경문 형사도 쉬는 중이었는지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

“접니다, 형사님.”

-그래, 결정은 한 거냐?

안부를 묻는 것도 빼먹고 곧장 질문부터 던지는 최경문.

그만큼 최경문에게 있어 김서준의 결정이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제 결정은…. 내일 뵙고 말씀드릴게요.”

-내일? 그래, 전화보다는 직접 얼굴보고 말하는게 낫겠구나. 내가 그쪽으로 가마.

“집 근처에 근린공원이 있어요. 중앙 분수대에서 9시에 보는 걸로 하죠.”

김서준은 그렇게 약속을 잡고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그리고 눈을 감은 채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

토요일 오전 8시 45분.

김서준은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근린공원에 도착했다.

주변에 사람들은 많았다.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 가볍게 나들이 나온 가족 등등.

김서준은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중앙 분수대로 향했다.

그런데, 최경문 형사가 벌써 약속장소에 나와 있었다.

그는 김서준이 얼굴을 가리고 있었음에도 단번에 알아봤다.

“여어. 이제 유명인 됐다고 얼굴을 내놓고 다니지도 못하는구만.”

가볍게 놀리는 말에 김서준은 피식 웃으며 분수대 옆 벤치에 털썩 앉았다.

“왜요, 형사님한테도 싸인해 드려요?”

“싸인 같은 거 함부로 하는 거 아니다. 특히 계약서 같은 데에 싸인할 때는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거 잊지 말고.”

“그래서 이렇게 만나자고 한 거잖아요.”

“….응?”

김서준의 말을 잠시 이해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의미를 깨달은 최경문.

그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싸인하기로 마음 먹은 거냐?”

“방금 물었잖아요. 싸인해 드리냐고.”

김서준이 마스크 한쪽을 풀어내며 히죽 웃어보이자 최경문이 크게 웃었다.

“크하핫. 사람 놀리는 재주가 아주 보통이 아니구나. 그 싸인이 그 싸인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김서준은 다소 정중한 어조로 인사했고, 최경문은 그런 김서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좋은 선택을 했구나. 덕분에 내 체면도 좀 살겠어.”

“위에서 저를 꼭 끌어들여야 한다고 무슨 특명이라도 내렸나요?”

농담조로 꺼낸 말이었는데, 최경문이 흠칫 놀란다.

“내가 그렇게 티를 냈냐? 금방 알아보네.”

“….진짜였어요?’

“알고 한 소리 아니었냐?”

“아하하….”

김서준이 어색하게 웃자 최경문은 도둑이 제발저린 것임을 그제야 깨달았다.

“거참…. 형사 경력 10년이 다 되는데, 어린 학생 말 몇마디에 이리 휘둘리다니. 동료들이 보면 형사 경력 밥말아 먹었냐고 욕하겠구만.”

“제가 사람을 좀 당황시키는 면이 있긴 하죠.”

“하긴….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헌터들도 네가 아카데미 대항전에서 외국인 초청 학생을 셋이나 쓰러뜨릴 줄은 몰랐거든. 그것도 세계 십대 가문의 후계자들을 말이야.”

최경문도 김서준이 아카데미 대항전에서 어떤 활약을 했는지 자세히 알고 있었다.

현장에 없었을 뿐, 이미 녹화된 풀 영상을 모두 챙겨본 뒤였다.

“운이 좋았죠, 뭐.”

“운도 실력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꼭 필요한 항목이기도 하고.”

“그 운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여기서 끝일까봐 걱정이 되긴 합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

최경문은 김서준이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걸 알아챘다.

“저와 같은 후보생은 몇이나 되는 거죠?”

“네가 마지막 후보였으니, 딱 10명이 되는구나.”

“그 10명이 모두 예거가 되는 건 아니라고 했죠?”

김서준은 모처럼 예거가 되기로 마음 먹었는데, 특수 교육 중에 적성이 맞지 않는 것으로 나와 지원 요원으로 빠지게 될까봐 살짝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지. 이번 후보생들 중에서 정식 예거로 발탁되는 사람은 딱 두 명 뿐이다. 나머지 여덟은 지원 요원이 되는 거고.”

“지원 요원은 주로 무슨 일을 하죠?”

“말이 지원 요원이지 현장 요원 못지않게 위험한 일을 하게 된다. 보통은 정보 처리와 수집, 정보 조작 위주로 일을 하게 되는데, 종종 적진 깊숙히 직접 침투 해야할 때도 있지. 때로는 현장 요원을 돕기위해 현장에 출동해 백업에 나서기도 하고.”

최경문은 김서준이 예거가 되기로 결정한 이상, 관련된 내용을 숨기지 않고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지원 요원이 되어도 저번에 제시하신 조건은 지켜지는 겁니까?”

“그야 당연하지. 그건 후보생으로 선정된 사람 모두에게 주어지는 혜택이다. 현장 요원과는 약간 차이가 있겠지만, 큰 차이는 아니니 걱정 마라.”

“그건 다행이네요.”

최경문은 김서준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겠다는 듯 편하게 웃어주었다.

“넌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가 보기에 후보생들 중에서는 단연코 네가 최고거든. 마력적인 면에서야 어떨진 몰라도, 실전 만큼은 널 따를 후보생은 아마 없을 걸?”

“좋게 봐줘서 감사하네요. 그런데요. 저번에 보니까 예거 요원들은 저마다 넘버링이 있나 보던데… 넘버링에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가요?”

지난번 박대만이 병실을 찾아왔을 때, 그는 넘버 파이브부터 넘버 일레븐까지는 서로간에 명령권이 없다는 말을 했었다.

그 말에 따르면 현재 예거 넘버는 일레븐까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 그 녀석들도 참…. 후보생 앞에서 별 소릴 다했나 보구나. 이왕 말이 나왔으니 간단히 설명은 해주마.”

최경문은 예거 넘버링에 대해 짧게 설명해 주었다.

현재 예거로서 정식 활동을 하고 있는 현장 요원은 총 열 한명.

이들을 넘버링 요원이라고 부르는데, 넘버 원부터 넘버 일레븐 까지 존재한다.

이중 예거들의 총대장이라 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넘버 원이다.

넘버 원은 예거의 권한을 박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거 소집권, 작전 총괄권과 정보 취급권을 지니며, 주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예거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다음은 넘버 투.

이 요원은 예거의 살림꾼으로 보면 된다.

넘버 투는 현재 여자 요원이 담당하고 있는데, 예거에 주어지는 정부 예산을 어떻게 분배하고 사용할지를 수립하고, 그에 맞춰 실행한다.

또한 예거 인원 관리부터 개인 사정까지 깊숙하게 관여하는 인물이라 그녀한테 잘못 보이면 예거 생활이 단단히 꼬일 수 있다는 게 최경문의 설명이었다.

예거 넘버 쓰리는, 대외적으로 예거들 중 가장 강한 요원이라고 한다.

그는 항상 작전의 선두에 서게되며, 무력만 가지고 막아서는 모든 걸 박살낼 수 있을 정도로 과격한 성품이라 웬만하면 건들지 않는게 좋다고 충고해 주었다.

넘버 파이브부터 넘버 일레븐까지는 예거의 실질적인 작전 요원들이며, 넘버링에 따른 권한 차이나 실력차 같은 건 거의 없다고 한다.

여기까지 설명을 들은 김서준은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넘버 포에 대해서는 왜 아무 말씀이 없으시죠?”

“넘버 포는…. 사실상 예거의 최강자라고 볼 수 있지. 외부에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다만, 현 넘버 포는 작전 중 실종된 상태라 말하기가 좀….”

넘버 포가 작전 중 실종됐다는 말에 김서준은 이 예거라는 신분이 정말 위험한 것임을 걸 다시한 번 느꼈다.

“어쨌든, 넘버 포는 가장 위험한 작전에 투입되고, 다른 예거들도 그가 어떤 작전을 수행 중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나도 아는게 별로 없고.”

“그럼 예거에 결원이 발생하면 어떻게 됩니까?”

“너처럼 후보생을 들여서 충원한다. 이번엔 특별히 넘버 써틴까지 추가할 예정인거고.”

예거 요원으로 세 명을 뽑는데, 넘버 써틴까지만 추가한다면?

그럼 셋 중 하나는 넘버 포의 자리를 갖게 된다는 말이다.

“넘버 포를 신입 예거 중에서 뽑는다는 건가요?”

“기존 멤버들은 이미 자신의 역할에 완전히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오히려 신입 예거가 넘버 포를 맡는게 훨씬 효과적이지.”

“넘버 포의 역할이 너무 위험하니까 아무도 안하려는게 아니고요?”

김서준의 질문에 최경문이 잠시 대답을 못했다.

그러다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후…. 실은 네 말이 맞다. 모든 예거 멤버에게 넘버 포로 포지션을 옮길 수 있겠냐는 제안이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 그만큼 넘버 포의 자리는 힘들고, 위험하니까.”

“그런 자리를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 예거에게 맡기겠다는 건 너무한 거 아닙니까? 그냥 개처럼 일하다가 때되면 희생하라는 소리잖아요.”

“욕을 먹어도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넘버 포의 자리를 비워둘 수도 없고. 그래서 넘버 포가 될 인원에겐 예거 본부에서 막대한 지원이 있을 예정이다. 사실, 넘버 포는 넘버 원에 비할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되니까.”

최경문의 말대로라면 넘버 포는 위험한만큼 받는 혜택도 엄청나다는 것.

김서준은 넘버 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넘버 포의 권한이 그렇게 대단한가요?”

“대단하지. 넘버 원이 직접적으로 내리는 명령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상부의 명령도 거부할 권한이 있고, 단독 작전권도 지닌다. 게다가 최고의 보안등급을 가져서, 대부분의 정보를 열람하는게 가능하지. 넘버 포는 다른 예거나 균열관리국의 헌터들과 경찰을 소집해 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신분 또한 완벽하게 보호된다. 추가로 매월 마석을 지급받는 혜택도 있지. 위험한 작전에 지원도 없이 혼자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주어지는 권한도 엄청난 거다.”

정말 엄청났다.

일반적인 예거 요원을 하느니 차라리 넘버 포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김서준에게는 더욱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만큼.

김서준은 넘버 포의 포지션이 탐났다.

위험하긴 해도 어차피 예거가 되기로 한 이상 늘 위험을 곁에 두고 살아야 하는 건 마찬가지.

차라리 위험을 좀 더 감수해서라도 훨씬 많은 걸 얻을 수 있는 넘버 포가 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김서준의 표정이 사뭇 심각해 보이자 최경문이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너무 걱정 마라. 넘버 포는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절대 강제로 주어지지 않는 자리이니까.”

반대로 김서준이 원한다면 넘버 포가 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뜻.

“넘버 포가 되려면 다른 자격 같은게 필요합니까?”

“특별한 자격은 없다. 그저 1개월 간의 특수 교육 과정을 지켜보다가 최고 평가 점수를 얻은 상위 세 명 중에서 넘버 포에 어울릴만한 인원에게 제안을 하게 되는 거지.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 별도의 예거 교육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거고. 그 프로그램까지 제대로 이수하면, 그때부터 진정한 넘버 포가 되는 거다.”

넘버 포가 되기 위한 절차가 그다지 까다로운 건 아니었다.

하지만 넘버 포에 어울린다는 의미가 무엇일지, 그것이 궁금했다.

“이전 넘버 포 멤버는 어떤 분이었나요?”

“글쎄다. 나도 그와는 별로 이야길 나눠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

최경문도 이전의 넘버 포와는 친분이 별로 없었던 모양.

아쉽지만 넘버 포에 관한 질문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했다.

“이제 14일 뒤에 특수 교육이 시작되는 거죠?”

“그래. 아카데미 방학에 맞춰 시작되는 거니까, 잘 준비하고 있다가 참가하면 된다. 교육에 대한 건, 아카데미 이름으로 부모님께 따로 통보가 이뤄질거다. 평범한 합숙 훈련 정도로 통보될 테니까 걱정 말고.”

“네. 알아서 잘 해 주실거라 믿을게요.”

“결과를 떠나서, 함께 일할 수 있게 되서 기쁘구나.”

“저도요. 형사님 같은 분을 선배로 모시게 되었으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김서준의 아부 가득한 말에 최경문은 시원하게 웃었다.

“하하하. 녀석, 그사이 아부가 많이 늘었네? 자, 이거나 받아라.”

최경문은 김서준에게 특이하게 생긴 폰을 건넸다.

폰은 폰인데 벽돌처럼 각이지고, 굉장히 튼튼해 보였다. 아스팔트에 집어 던져도 웬만해선 부서지지 않을 것 같다.

“예거 후보생들에게만 주는 특수폰이다. 앞으로 관련 사항은 이 폰으로만 전달될거다. 네 지문하고, 홍채, 안면인식까지 거쳐야 사용이 가능하니까 보안은 확실할 거야.”

“제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미리 알고 준비한 거군요?”

“뭐, 그런거지. 예거로서 그 정도 예측은 해야 이름 값 하는 거 아니겠냐? 하하하.”

최경문은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저 가마. 일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고.”

“네. 조만간 또 뵙겠습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김서준은 예거 넘버 포가 갖게되는 권한에 대해 한번 더 깊이 생각하며, 반드시 그 넘버링을 자신이 차지해야 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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