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공 천재의 헌터 라이프-59화 (59/153)

59

“왜 제가 1점을 받아야 합니까!”

박해성이 바로 반발했다.

그러자 박문호는 피식 웃으며 친절하게 이유를 설명했다.

“아까도 말했듯이, 박해성 생도는 스왓 헌터팀에게 신분을 증명하라고 따지느라 꽤 긴 시간을 허비했다. 신분증을 보여줬음에도 엉터리라고 믿지 않았고, 성질을 돋우는 말에 곧바로 흥분해서 대결도 불사했더군. 그 덕에 15분이나 늦게 이곳에 도착했지.”

“갑자기 날 빌런 취급을 하는데 그걸 어떻게 참으라는 겁니까?”

“예거는 신분을 감추고 작전의 성공을 위해서 움직이는 특수요원이야. 감정에 그리 쉽게 휘둘려서야 예거로서의 자격이 없지. 그나마 도착은 했기 때문에 1점이라도 받은 거고. 평가에 불만이라면, 나도 더 가르칠 생각이 없으니 이만 퇴소하도록.”

박문호는 조금도 봐주는게 없었다.

바로 퇴소 이야기가 나오자 박해성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임희주 생도도 비슷한 경우였다. 인정하나?”

귀엽게 생긴 임희주는 자신이 실수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는지 벌게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인채 작게 ‘네’하고 대답했다.

앳된 얼굴을 한 임희주는 신비를 각성한지 얼마되지도 않았던 탓에 자신의 신비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었다.

그러다 빌런이 버스에 타고 있다는 말에 바로 자신이 놈을 잡아내겠다고 설레발 치다가 오히려 스왓 헌터팀과 시비가 붙어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다음은 조태석 생도와 이리나 생도.”

호명된 두 사람은 자신들의 평가 점수가 결코 좋지 못하리라는 걸 예상했는지 바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눈치가 빠른 건 좋군. 두 생도에 대한 평가는 3점이다.”

“아….”

“휴.”

1점 다음으로 이름이 불렸으니 그 다음으로 점수가 안좋을 건 뻔했다.

그래도 3점이라는 소릴 직접 듣게 되니 기분이 안좋을 수밖에.

“두 생도는 사실상 한게 아무것도 없다. 스왓 헌터팀의 검문에 순순히 응했고 검문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그 결과 지정된 시간보다 약 5분 정도 빨리 도착했더군. 그래서 기본 점수인 3점을 부여한다.”

두 사람은 아무 반발이 없었다.

둘 다 소심한 성격 탓인지 혹시라도 문제가 생겨 지정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할까봐 그저 가만히 있었던게 사실이니까.

“다음. 안지운 생도와 민소라 생도?”

박문호의 호명에 두 사람이 깜작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들이 생각하기엔 임무를 꽤 괜찮게 완수했다고 생각했기에 아직 여섯 명이나 남은 상태에서 먼저 이름을 불린게 이상했던 것.

“스왓 헌터팀을 도와서 빌런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직접 잡아 주었고, 지정된 시간도 지켰기 때문에 평가 점수는 5점이다.”

“아니, 헌터팀을 적극적으로 도왔는데 5점이라니요? 그럼 나머지 네 사람은 뭐 헌터 할애비라도 잡아다 줬답니까?”

23살의 안지운은 유명한 길드의 후계자였지만, 이곳이 예거라는 비밀 요원을 양성하는 장소라 최대한 성질을 죽이고 있었다.

늘 남보다 앞서 나갔고, 항상 자신의 선택이 틀린 적이 없었던 그였기에 중간 수준의 평가를 받은 것에 발끈할 수밖에.

“생도 스스로 답을 알고 있으면서 뭘 묻고 싶은지 모르겠군. 네 말대로 스왓 헌터팀을 아주 적극적으로 도왔지. 그런데, 그거 아나? 스왓 헌터팀이 진짜라고 누가 그러던가? 빌런이 진짜인지는 확인해 봤고?”

“아, 아까 저 생도는 헌터팀하고 시비가 붙어서 감점된 거라면서요?”

“스왓 헌터팀이 진짜가 아니라고 의심이라도 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감점이 없었던 거다. 오히려 추가점수를 받을 내용이었지. 하지만 자네 둘은 아무 의심도 없이 신분증 하나 제대로 확인해 보지 않더군. 예거로서 의심은 기본적인 항목이야.”

박문호의 설명에 안지운은 입을 반쯤 열고 아무 말도 못했다.

“이제 네 명 남았나? 어디보자…. 다음은 신태양 생도로군.”

이름이 불린 신태양 생도는 마지막에 헌터팀의 SUV를 탈취해 직접 몰고온 인물이었다.

신태양은 이번 예거 생도들 중, 외모로는 김서준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잘생겼다.

적당히 건방진 표정에 적당히 남을 깔아보는 눈빛, 그리고 성깔있어 보이는 눈매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김서준과 동갑인 스물의 나이였다.

하지만 신분은 김서준이 상대할 수도 없을만큼 대단했다.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최고의 기업은 ‘한 그룹’이지만, 그에 못지 않은 만년 2위의 거대 재단이 있었다.

재단의 이름은 ‘코스모’.

바로 그 코스모 재단의 이사장 아들이 바로 신태양이었으니까.

그는 이미 2년 전, 제1 아카데미에 입학했다가 더 배울 것이 없다며 스스로 자퇴했다.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MPIT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했다.

MPIT에서도 촉망받는 인재로 평가받고 있는 신태양은 3학년 개학을 코앞에 두고 방학 기간 중에 한국에 들어왔고, 우연히 예거 넘버링 요원의 눈에 들어 이번 캠프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기에 이번 예거 캠프에서도 단연 돋보일 거라고 자신하고 있었다.

“신태양 생도의 평가는 8점이다. 놀랍게도 스왓 헌터팀이 버스에서 빌런 수색에 정신이 팔린 사이, 몰래 빠져나가 그들의 차량을 탈취해 이곳을 직접 찾아왔더군. 매우 훌륭한 선택이었다.”

박문호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신태양의 임무처리 방식을 칭찬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신태양은 만족할 수 없었다.

“훌륭한 선택이 8점인가요?”

“물론이다. 신태양 생도가 선택한 방법은 훌륭했지만, 한가지가 아쉬웠다.”

“그게 뭡니까?”

신태양은 자신에게 부족하다고 말하는 박문호를 이글거리는 눈으로 빤히 응시했다.

“자존심. 그 자존심을 억누르지 않는다면 영원히 8점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

신태양은 말이 없었다.

박문호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신태양은 이 자존심을 억누를 생각이 하나도 없었다.

차라리 넘버링 요원으로 발탁되지 못할지언정, 자존심을 굽히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다음은 최철민 생도와 양휘 생도로군. 두 사람의 평가는 만점인 10점이다. 두 명의 만점자가 한꺼번에 나온 건 교관 생활 12년 만에 처음이로군.”

박문호에게 제대로된 칭찬을 들었지만, 두 사람은 전혀 기쁜 표정이 아니었다.

최철민은 당연한 결과라는 듯 덤덤했고, 양휘는 별 관심이 없는지 딴청을 부리고 있었다.

“이 두 생도는 스왓 헌터팀이 가짜라는 걸 간파했다. 그리고 그들을 제압한 후 진짜 헌터들을 호출, 이 상황을 깔끔하게 마무리 했지.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실력은 전혀 노출시키기 않았으며, 진짜 스왓 헌터들의 호위를 받으며 이곳에 도착했다. 그래서 만점이다.”

박문호 입장에서는 최고의 칭찬이었다.

하지만 모든 생도들은 한 가지 사실에 주목하느라 박문호의 칭찬에도 별 반응이 없었다.

생도들이 주목하고 있는 건 아직까지 호명되지 않고 있는 김서준에 대한 평가였다.

그를 제외하고는 모두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미 만점자가 나온 상태라 김서준의 평가가 무엇인지 너무도 궁금했다.

최악의 0점자가 나오는 걸까? 아니면 입소조차 하지 못하고 퇴소 조치를 받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마지막 한명이 남았지? 김서준 생도. 자네가 보기엔 자네의 평가가 어떻게 나왔을 것 같나?”

박문호는 평가를 말해주는 대신 김서준의 생각을 물었다.

그에 대한 김서준의 대답은 간단했다.

“결과가 나빴다면 그런 질문은 하지도 않았겠죠, 뭐.”

피식 웃으며 내놓은 대답에 박문호는 크게 웃었다.

“하하하! 그래, 그것도 맞는 말이구나. 김서준 생도. 네 평가 점수는 15점이다. 입소 평가에서 12점을 넘긴 건, 네가 처음이다.”

“12점을 받은 생도가 있었나 보네요?”

“있었지. 예거 역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훈련소를 졸업한 생도가.”

박문호는 잠시 옛일을 회상하듯 먼 산을 바라봤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교관 하나가 헛기침을 하며 주의를 상기시켰다.

“이런, 내가 너무 감상에 젖었구만. 아무튼, 김서준 생도가 15점이라는 기가막힌 점수를 받게된 이유는 하나다.”

모두가 박문호의 입에서 나올 말이 무얼지 똑바로 듣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리고 나온 박문호의 말.

“김서준 생도가 이곳에 어떻게 도착했는지, 어떤 방법으로 왔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여러분들과 똑같이 버스를 탔고,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곳이 이곳이었으니까. 그래서 15점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다.

김서준이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 교관들도 파악하지 못했다니.

아홉 생도들의 시선이 일제히 김서준에게 모아졌다.

“잘 들어라. 예거의 요원이 되는 길은 결코 쉽지가 않다. 우리 예거의 목적은 영웅이 되는 게 아니라 국가와 시민을 위해 맡은 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이지.”

박문호가 열 명의 생도들을 훑어보며 하는 말에 모두들 정신을 바짝 차렸다.

“예거 요원이 되려면, 특히 넘버링 요원이 되고자 한다면 자신을 최대한 숨길 줄 알아야 하고, 늘 적진 깊숙히 파고들어 내 한목숨을 내던질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적의 계획을 분쇄하고, 적의 기밀을 흔적없이 빼돌리는 것 또한 예거의 목적이며, 의의다. 이 점을 잊지 말도록.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생도들의 우렁찬 대답에 만족했는지 박문호가 환하게 웃음을 그렸다.

“좋다. 그럼 입소식은 이것으로 마치고, 본격적인 훈련을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는 캠프로 이동한다. 지금 당장 각자 차량에 탑승하도록.”

입소식을 끝낸 박문호는 공터 한쪽을 가리켰다.

그곳엔 어느샌가 다섯 대의 SUV 차량이 일렬로 주차되어 있었다.

“차량엔 두 명씩 탄다. 설마 예거 요원을 목표로 하는 녀석들이 자리 싸움을 하는 유치한 짓은 벌이지 않겠지? 빨리 빨리 움직이도록.”

박문호는 가장 앞에 있는 차량 조수석에 탔고, 다른 교관들도 알아서 나머지 차량의 조수석에 올라탔다.

생도들은 잠시 머뭇거렸다.

두 명씩 타라고 했으니 누군가와 짝이 되어야 한다는 건데, 서로 어색한 사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던 것.

그때, 김서준이 이리나의 손목을 덥썩 잡았다.

“뭐해? 빨리 움직이라잖아.”

“어? 어.”

김서준은 이리나와 함께 당당히 네 번째 차량에 탑승했다.

그제야 생도들은 서로 눈치를 안보고 알아서 차량에 올라탔다.

함께 탄 생도들끼리는 이제야 서로 눈인사를 주고 받았다.

첫번째 차량 조수석에서 백미러로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박문호.

그는 팔짱을 낀 채 피식 웃으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다른 기수들보다 적응들이 빠르구만. 이제 가지. 병아리들 사육장으로.”

부르릉

예거 생도 10명을 태운 차량들은 빠르게 도로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

예거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는 장소는 화악산 정상에 위치해 있었다.

해발 천미터를 조금 넘는 화악산 정상에는 놀랍게도 연구소 같은 분위기를 지닌 낡은 건물들이 세워져 있었다.

최소 2,30년 정도는 지났을 것으로 보이는 2층짜리 건물 세 동.

듬성 듬성 잡초가 자라난 지저분한 공터 하나와 체력 훈련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철봉과 사다리 등이 녹이 슨 채 방치된 상태로 놓여 있었다.

훈련 생도들을 태운 차량은 이 정상까지 비포장도로를 달려 올라왔다.

그래도 훈련소 입구는 군부대처럼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어 있어 함부로 출입할 수 없게 조치되어 있었다.

차량이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자 허름한 건물 중 하나의 입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자동으로 열렸다.

그래도 주차장은 건물 안에 있는지 차들은 모두 그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은 아무것도 없이 비어진 창고와 같았다.

SUV 다섯 대가 창고 중앙에 그려진 다섯 개의 동그란 원 위에 멈춰 섰을 때였다.

삐익

스위치가 눌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쿠궁.

차량들이 서 있는 바닥 전체가 일제히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웅

창고 바닥은 전체가 엘리베이터였다.

차창 밖으로 시커먼 금속 벽만 보이기 시작했을 때, 모든 차량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박문호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곳이 여러분들과 한달 동안 지내게 될, 예거의 꽃이자 심장인 예거 캠프다. 본관으로 내려가기까지 10분 정도 걸릴 테니, 궁금한게 있으면 차량에 함께 타고 있는 교관들께 질문하도록.

그렇게 박문호의 말이 끝나자 마자 진혁의 옆에 앉아 있던 이리나가 조수석의 교관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시설에 몇 명의 예거 요원이 있는지 알 수 있나요?”

“흠. 정확히는 모르겠다만, 예거 요원은 대충 60명 정도 될 것 같구나. 총 인원이 360명이이니까. 예거 요원을 빼면 다 군인들이지. 이곳을 지키는 군부대가 이 안에 주둔 중이거든.”

“생각보다 많네요. 그런데 이곳에 있는 예거 요원은 모두 일반 요원인가요? 이곳에 넘버링 요원은 없나요?”

“지금은 일반 요원만 있을걸? 넘버링 요원들은 항상 바쁘니까.”

“아…. 그렇군요.”

이리나는 넘버링 요원이 없다는 말에 매우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한 2주 뒤에는 넘버링 요원들을 만나볼 수 있을 거다. 그분들도 이번 기수에 거는 기대가 매우 커서 직접 훈련을 지도해 보고 싶다고 하셨으니까.”

“정말요? 2주 후에 볼 수 있다는 거죠?”

“그래. 내가 설마 거짓말 하겠니? 하하하.”

김서준과 이리나가 탄 차량의 교관은 꽤나 수더분한 성격이었다.

이리나가 계속해서 이것 저것 질문을 해도 귀찮은 표정 하나 없이 꼬박 꼬박 대답을 해 주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이었다.

덜컹

아래로 하강하는 바닥이 살짝 흔들리더니, 어두 컴컴하기만 했던 벽이 사라지고 거대한 지하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차들이 멈춰 선 네모 반듯한 거대한 엘리베이터 구조물의 삼면이 어마어마한 크기의 대공동이었다.

뒤쪽으로만 벽이고 앞과 좌우 모두 뻥 뚫린 대공동.

엘리베이터는 그 대공동의 한쪽면 중앙에서 빠르게 하강 중이었다.

대공동의 크기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거대했다.

이 화악산 전체가 대공동으로 꾸며진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

높이는 적어도 50미터가 넘어 보였고, 규모는 한쪽 길이만 해도 500미터 이상은 될 듯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 대공동의 아래엔 엄청난 장비들과 구조물로 가득했다.

대공동 한쪽엔 최신형 전술장갑차들부터 다양한 종류의 차량들, 거기에 굉장히 특이하게 생긴 비행정들이 보였다.

그 옆에는 전술 훈련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작은 도시와 숲, 해변, 들판 등이 자리했다.

그리고 가장 구석진 곳에는 거대한 쇠창살로 만들어진 감옥 같은 구조물이 보였는데, 딱 봐도 몬스터들을 가둬놓고 있는 걸로 보였다.

“엄청….나네요.”

이리나가 감탄성을 내뱉었다.

그 허름해 보이는 건물들 아래에 이런 최첨단 시설이 구축되어 있을줄 누가 알았겠는가.

“아직 놀랄게 더 있다.”

엘리베이터는 어느새 대공동 바닥에 거의 닿고 있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멈추질 않는다.

대공동 바닥을 지나 더 깊숙하게 내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창문 밖으로 보이는 놀라운 광경.

그곳엔 또 하나의 대공동이 자리하고 있었다.

방금 본 대공동보다 더욱 커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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