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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 천재의 헌터 라이프-76화 (76/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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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준은 모든 걸 이룬 것처럼 당당한 모습의 조태석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러다 묻고 싶었던 질문을 던졌다.

“너…. 처음부터 우릴 다 죽일 생각이었나?”

“당연한 걸 묻는군. 애초에 내가 여기에 온 이유가 이번 기수 생도들을 다 죽이고 예거 넘버링 요원이 되는 거였거든.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아직도 모르지? 크흐흐. 재밌군, 재밌어. 혹시 신교단이라고 아나? 난 거기 소속이라고.”

조태석은 어차피 이제 곧 죽을 놈들이기에 자신의 신분까지 시원하게 밝혀주었다.

그는 자신이 신교단에서 투입된 첩자라는 걸 알았을 때, 거만하기 짝이 없는 생도들이 어떤 표정을 보일지가 무척이나 보고 싶었다.

그의 예상대로 생도들은 눈동자가 흔들릴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신교단.

대한민국 10대 길드 중에서 가장 악질적이고, 가장 잔인한 손속을 지닌 빌런들이 모인 집단이었다.

혹자는 이 신교단에 중국의 자본이 투입되어 거의 중국의 앞잡이와 다름없다며 치를 떨기도 했다.

균열 안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이는 것도 모자라, 이익을 위해서는 그 어떤 불법적인 일도 마다하지 않는 범죄집단이나 마찬가지인 신교단.

그럼에도 신교단은 정부에서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놈들은 범죄를 저지른 뒤, 그 어떤 증거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치밀했다.

악질적인 범죄를 저지른 것이 눈에 빤히 보이지만 증거가 없으니 체포를 하고, 압수수색을 해도 결국 가벼운 처벌만 받고 죄다 풀려날 뿐이었다.

오죽했으면 정부에서 함정 수사를 벌인것도 모자라 내부자를 끌어들여 증거를 수집하려 했었다.

하지만 그 마저도 모두 실패였다.

함정 수사는 오히려 헌터 경찰국의 발목을 잡아 국장의 옷을 벗게 만들었고, 내부자는 놈들에게 발각되어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죽음이 사고사로 위장된 건 당연한 일.

조태석이 그런 신교단에 소속되어 있을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단순히 무당의 아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모두 신교단이 만들어낸 거짓 정보였던 모양.

“신교단이라…. 그런 광신도 집단이 예거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우리 신교단이 예거로 인해 얼마나 많은 피해를 봤는지 알아? 예거만 없었어도 신교단은 진작에 10대 길드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을 거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군? 뭐, 자세한 건 나중에 다시 알아보면 되겠고.”

김서준은 마치 나중에 다시 알아볼 기회가 있을 것처럼 말했지만 조태석은 그 말의 숨겨진 의미를 눈치채지 못했다.

“헛소린 집어치우고, 남은 질문이나 해라. 이젠 네놈들을 지옥으로 보내줄 시간이라서 말이야.”

조태석이 살기어린 눈빛으로 생도들을 훑었다.

그 눈빛에 생도들은 소름이 돋는 한편으로 강한 분노에 휩싸였다.

하지만 누구도 쉽사리 나설 수가 없었다.

그들은 MPSP에 노출되어 마력이 잠겼고, 체력도 완전 바닥까지 곤두박질 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조태석. 이번 일…. 아무리 봐도 너 혼자서는 힘들었을 것 같은데. 누구냐? 네 조력자.”

김서준이 눈을 좁히며 묻자 조태석이 키득 거렸다.

“이거 웃기는 놈이네. 나한테 조력자까지 있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멍청하게 당해? 좀 전에는 아주 영웅 나셨던데? 마지막은 내가 맡는다! 아주 멋진 말이였다고. 너무 멋져서 소름이 다 끼쳤다니까? 크크큭.”

“이곳에도 있겠지?”

김서준은 조태석이 뭐라 말하든 상관하지 않고 할말만 했다.

“아, 당연한 거 아니야? 이쯤되면 다들 눈치 챘을 텐데? 내 조력자가 누구인지를 말이야. 다들 알다시피 나처럼 Anti MPSP 효과를 지닌 아티팩트를 소지한 생도가 하나 더 있거든.”

조태석이 피식 웃으며 한곳을 빤히 쳐다봤다.

그곳엔 한 여자 생도가 무표정한 얼굴로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방금 전까지 김서준을 위해 무릎을 빌려주었던 임희주였다.

자신을 향해 시선이 쏠리자 임희주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조태석 옆으로 걸어갔다.

임희주가 주먹으로 조태석의 옆구리를 쳤다.

“다 끝날때까지 비밀 지키기로 약속했잖아!”

“어이쿠. 그랬었나? 그거야 MPSP가 제대로 먹히기 전의 상황이고. 지금은 보다시피…. 다 끝난 상황이잖아?”

조태석은 분노에 부들부들 떨고 있는 생도들을 쓸어보며 조소를 흘렸다.

“임희주! 너…. 너도 저 자식하고 한편이었어? 내가 그렇게 아껴주고, 보듬어 줬는데, 우릴 배신한 거냐고!”

민소라는 너무나 큰 충격에 빠져 눈까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아이 씨, 작작 좀 해 민소라. 내가 언제 그렇게 해 달라고 부탁이라도 했어? 지가 혼자 지랄을 해 놓고 이제와서 남 탓이야? 그리고 너희들 모두 잘 들어. 난 배신한게 아니야. 처음부터 이럴 목적으로 여길 들어온 거라고. 딸이 아버지 길드를 위해 효도 좀 하려는 거니까, 배신이라 여기지 말고 그냥 조용히 죽기나 해. 알아들어?”

임희주가 싸늘하게 내뱉는 말에 이리나가 흠칫 놀랐다.

그녀 또한 임희주를 특별히 아껴주었지만, 어차피 속은 자신의 탓이기에 원망하는 마음은 없었다.

하지만 ‘딸이 아버지 길드를 위해 하는 효도’라는 말을 듣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임희주. 네가 신교단 단주의 딸이었구나?”

신교단 단주 염재문.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된다고 수많은 헌터와 시민들을 가차없이 살해한 희대의 빌런이기도 한 인물.

그런 염재문이지만 그래도 몸은 인간이라고 딸이 있었다.

염재문의 딸은 이름도, 얼굴도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제보니 임희주가 바로 염재문의 딸이었던 것.

“어머, 내가 내 입으로 그 말을 했었나? 용케 알아맞췄네? 후훗.”

임희주, 아니 염희주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요염하게 웃었다.

“자, 이걸로 질문은 끝난거지? 그럼 누구부터 보내줄까? 최철민? 아니면, 양휘? 말만 해. 매도 먼저 맞는게 좋다잖아? 푸하하핫!”

조태석이 크게 웃음을 터뜨릴 때였다.

“거 참 들어주기 힘드네.”

조용히 상황을 지켜만 보던 신태양이 비틀대던 자세를 똑바로 하더니 목을 좌우로 뚜둑 소리나게 움직였다.

거기다 손에 끼고 있던 너클을 좀 더 꽉 조이며 조태석 앞으로 척척 다가섰다.

예상치 못한 신태양의 위압적인 모습에 조태석이 움찔했다.

“뭐야, 너? 가장 먼저 죽여달라고 제 발로 목을 들이미는 거냐!”

조태석은 신태양에게 마력이 남아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건 조태석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이놈 병신이네. 네 눈깔엔 아직도 내 마력이 잠겨있는 걸로 보이냐?”

“뭐라고?”

조태석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때, 모든 걸 포기한듯 허망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서준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것도 너무나도 멀쩡한 모습으로.

방금 전까지 피를 토하며 기절할 것처럼 힘들어 하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조태석. 생존장비 속에서 아티팩트를 찾아낸 건 너희 둘 뿐만이 아니야.”

“무슨 헛 소리야! 너와 신태양이 찾은 아티팩트에는 Anti MPSP 기능은 들어있지 않다고!”

“이런, 이런. 넌 내가 공간 글러브 하나만 찾아냈다고 했던 말을 그대로 믿었던 거냐? 멍청하긴.”

김서준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방금 조태석이 했던 말투를 그대로 흉내냈다.

그러자 신태양이 입고 있던 옷 상의를 부욱 찢어냈다.

찢어진 옷 안에서 나온 건 푸른 빛의 슈트였다.

김서준이 생존장비 상자에서 찾아낸 아기용 우주복이자 R-MPSP 슈트라는 이름을 지닌 아티팩트.

놀랍게도 그 창피한 슈트를 신태양이 버젓이 입고 있었다.

슈트를 본 조태석과 임희주의 표정이 팍 일그러졌다.

신태양이 입고 있는 슈트가 무언지 그들 또한 모르지 않았다.

예거 생도로 침투하기 전, 그들은 신교단에서 예거에 관한 많은 것을 교육받았다.

그 교육 내용엔 일부 예거 요원들만 입는다는 R-MPSP 슈트에 관한 것도 있었다.

“네가…. 네가 어떻게 그 슈트를….?”

조태석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자 금세 멘탈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너희들 조력자가 사람 숫자를 잘못 파악했나 보지.”

“뭐? 그 자가 그럴 리가 없어! 신교단에서 전달한 Anti MPSP는 단 두 개뿐이었다고!”

조태석은 김서준이 슬쩍 던진 미끼를 덥썩 물어버렸다.

이로써 예거의 교관들 중에 신교단과 손을 잡은 인물이 있다는 사실마저 밝혀지고 말았다.

이에 임희주가 버럭 화를 냈다.

“조태석!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입 닥치고 저 놈들부터 처리하라고!”

임희주의 표정은 표독스러웠다.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 못한 독살스런 모습에 생도들은 그녀가 지금까지 보인 모든 말과 행동이 거짓된 연기였다는 걸 깨닫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랬구나. 그동안 넌 우리 감정을 가지고 놀았던 거였어. 그것도 모르고 조금이라도 잘 대해주려고 노력한 우리가 얼마나 우습게 보였을까?”

지친듯 주저앉아 있던 이리나도 아무렇지 않게 일어났다.

그녀 뿐만이 아니다.

최철민과 양휘도 힘겨워 하던 모습을 깨끗하게 지우고 바른 자세로 조태석과 임희주에게 다가섰다.

“이, 이게 뭐야? 왜 다들 멀쩡한데!”

조태석은 못 볼 것을 본 사람처럼 경악했다.

분명 MPSP는 정확하게 발동됐다.

파동에 노출된 생도들한테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도 확실히 느꼈었고.

그런데 신태양과 김서준에 이어 최철민, 이리나, 양휘까지 모두 멀쩡해졌다.

김서준의 말처럼 모두 R-MPSP 슈트를 입고 있기라도 한 걸까?

아니, 그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김서준이 이미 오래 전부터 임희주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으며, 그녀가 예거 생도들 사이에 침투한 쥐새끼중 하나라는 것까지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을.

예거 생도로서 입소한 첫날, 김서준은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임희주를 도와주다가 그녀의 가방에서 코르시카 바질의 향을 확실하게 맡았었다.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싶었던 김서준은 임희주를 쭉 지켜봤고, 그녀의 신체능력이 절대로 약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건 조태석도 마찬가지.

두 사람은 일부러 능력의 상당부분을 감추고 있었고, 그건 김서준이 5단계 웨이브를 막아내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어졌었다.

김서준이 동굴 앞에서 마력 없이 달리기 시합을 하자고 제안했던 것도 이를 확인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김서준은 내기 달리기 하나로 여러가지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임희주는 몬스터에겐 통하지도 않는 MPSP 능력을 기프트에 저장해 둔 상태였고, 마석이 상품으로 걸리자 어떡하든 이겨서 마석을 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렸다.

김서준은 그것까지 모두 살펴보면서 마지막 순간에 1등을 차지해 마석을 먼저 챙긴 것이다.

그리고 만약을 대비해 가장 믿을만한 생도 네 먕에게 모든 사실을 밝혔다.

누가 첩자라는 것 까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위험한 상황이 닥칠것이니 준비하라고 미리 언질을 준 것이다.

더불어 양휘와 신태양에게는 MPSP에 노출되어 마력이 잠길 가능성이 있으니 R-MPSP 슈트를 입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서준은 다른 핑계를 대어 자신은 슈트를 입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고, 대신 두 사람 중 한명이 꼭 입어달라고 부탁했다.

양휘도, 신태양도 처음엔 창피함이 가득해 보이는 그 작은 쫄쫄이 슈트를 입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서준은 슈트를 입지 않으면 MPSP에 대항할 방법이 없게되고, 그러면 생도들 모두 쥐새끼들의 손에 죽을 수도 있다면서 은근히 협박했다.

그럼에도 양휘는 끝까지 거부했다.

죽으면 죽었지 절대 그 쫄쫄이 슈트는 입을 수 없다는게 양휘의 주장이었다.

결국 슈트는 신태양이 입기로 했다.

그렇게 사전에 모든 준비를 끝낸 김서준.

동굴에서 보스룸을 발견했을 때, 이곳에서 모든 걸 끝장내려 할 것임을 직감한 김서준은 내기로 얻어낸 마석을 세 사람에게 몰래 건네줬다.

최철민, 이리나, 양휘.

그들에게 마석을 준 이유는 MPSP에 잠긴 마력을 한순간에 풀 수 있는 비밀의 힘이 마석에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이건 김서준이 훈련소 생활 내내 MPSP를 연구하게 되면서 알아낸 사실이었다.

필요한 마석은 균열에서 훈련할 때 은밀하게 챙겨두었다.

김서준에겐 심안이 있었고, 이 신비를 이용하면 마석이 있는 몬스터를 알아내는 건 너무도 쉬운 일이었다.

그래서 균열 훈련에 들어갈 때마다 귀신같이 마석이 있는 몬스터를 찾아내 남들 몰래 마석만 빼돌려 왔던 것.

그 덕에 MPSP에 노출이 되더라도 마석을 삼키면 바로 마력 잠금이 풀린다는 걸 알아낼 수 있었다.

그래서 세 사람은 MPSP에 노출된 직후 조태석과 임희주 몰래 마석을 삼켜 마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즉, 조태석과 임희주는 김서준이 꾸며놓은 무대 위로 스스로 걸어올라가 모든게 연극인지도 모르고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던 것이다.

조태석은 입에 거품을 물 정도로 분노했다.

모든게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김서준과 몇몇 생도들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셈.

“마력을 되찾았다고 해서 다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조태석은 이를 뿌드득 갈고는 자신의 신비, 커넥트를 발동시켰다.

후아아아악!

그의 눈이 황금빛으로 물들며 아지랑이 같은 마력의 기운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 기운은 근처에 죽어있던 몬스터들의 사체에 스며들었다.

꿈틀.

기운이 스며든 몬스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스 오르크 사체를 비롯해 총 8구의 사체가 핏물을 뚝뚝 흘려내며 거구를 일으켜 세웠다.

“흐흐흐. 네 놈들은 절대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한다!”

조태석은 곧바로 공격 명령을 내렸고, 8구의 몬스터 사체는 끔찍한 소리를 흘리며 생도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때, 임희주는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가더니 유일한 출입구를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출입구 위쪽을 향해 신비, 궁극기를 펼쳐냈다.

퍼버버버벙

연속으로 여덟 번이나 강력한 발차기가 펼쳐지며 마력을 품은 기운들이 벽을 향해 쏘아졌다.

그녀는 조태석이 몬스터 사체들을 부려 생도들을 막는 사이 대공동의 벽을 무너뜨려 입구를 봉쇄할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은 이리나에게 막히고 말았다.

어느새 샤먼나이트 신비를 발동시킨 이리나가 무려 세 기의 백색 기사를 소환해 임희주의 공격을 가로 막았던 것.

“비켜, 이 양키 년아!”

눈에 쌍심지를 켜고 소리친 임희주.

“다시는 그 더러운 입을 함부로 놀리지 못하게 해줄게.”

이리나는 담담한 표정으로 세 기의 백색 기사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2미터를 훌쩍 넘는 거구의 기사들.

그들은 거대한 바스타드 소드와 방패를 든 채 임희주를 압박했다.

아무리 궁극기를 쓸 수 있는 임희주였지만, 쓰러져도, 바스라져도 다시 일어서는 백색 기사들의 압박에서는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

조태석이 부리는 몬스터들의 상황은 더욱 가관이었다.

R-MPSP 슈트를 입은 신태양의 너클 주먹에 벌써 네 마리가 수박처럼 터져 바닥에 널브러졌고, 양휘의 중력장에 짓눌린 몬스터 세 마리는 아예 몸통이 우그러져서 납작한 쥐포가 되고 말았다.

마지막 한마리는 최철민의 공간점프에 농락당하다가 반으로 갈라져 처참한 모습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 사이 조태석은 출입구를 거의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서서 지켜만 보던 김서준.

그가 입꼬리를 슬쩍 말아올렸다.

“저 쓰레긴 내 몫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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