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공 천재의 헌터 라이프-90화 (90/153)

90

“이것으로 07기 예거 생도의 훈련 캠프 수료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수료식의 끝을 알리는 이채원의 목소리.

이제 일부 생도들은 더 이상 이 지하 캠프에 머물 수 없게 되었다.

박해성과 안지운, 민소라.

이 셋은 지원 요원으로서 일주일의 휴식이 끝나면 전국 각지에 위치한 예거 비밀 기지로 흩어지게 된다.

더 이상은 허락없이 예거 캠프에 들어올 수 없었으며, 공식적인 자리에선 넘버링 요원이 된 동료 기수들을 친구처럼 대할 수도 없게 된 것.

세 사람은 김서준을 비롯한 네 명의 신입 넘버링 요원들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그리고 조만간 사적인 자리에서 다시 뭉쳐보자며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그렇게 세 사람이 떠나고 다섯 사람이 남았다.

김서준, 신태양, 양휘, 이리나, 최철민.

이 다섯 명이이야 말로 이번 07기수의 주인공이자 앞으로 예거를 이끌어갈 주역이었다.

“넘버링 요원으로 선발되신 분들은 저를 따라 오세요.”

이채윤이 네 명의 신입 넘버링 요원들을 데리고 어딘가로 이동했다.

이미 그들과도 헤어질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김서준은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이리나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들이 자리를 뜨나 남은 건 권윤성과 김서준 뿐이었다.

“김서준. 넌 날 따라 와라.”

권윤성을 따라 복도로 나선 김서준.

그곳은 한달을 지내면서 한번도 지나가 본적이 없는 낯선 통로였다.

“하루 만에 재미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셨네요?”

김서준이 심심한지 권윤성의 뒤통수에 대고 말을 걸었다.

“네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기 위한 최선의 합의점을 찾은 것 뿐이다.”

“그래도 익스퍼트 요원이라니…. 이름이 너무 유치한 것 같지 않나요?”

“그건 국장 님께 따져라. 익스퍼트 요원과 관련해서는 나나 채윤이도 전혀 관여한게 없으니까.”

“의견이라도 좀 내주시지 그랬어요? 마이스터 요원이라던가, 커널 요원, 또는 멀티 플레이어 등등 좋은 이름 많지 않습니까?”

김서준이 장난처럼 투덜거리자 권윤성이 걸음을 우뚝 멈췄다. 그리고 김서준을 돌아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앞으로. 난 너를 항상 지켜볼 거다. 네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판단이 들면, 가차없이 그 자리에서 널 끌어내릴 것이고. 그러니 조금은 진지해 지는게 좋을 거야.”

권윤성은 김서준에게 신사적으로 경고했다.

실력적으로는 김서준을 인정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김서준이 예거에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라고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요원 님 눈에는 제가 진지하지 않은 거로 보이십니까?”

김서준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되묻고 있었다.

그 미소에서 왠지모를 강한 중압감을 느낀 권윤성은 마력을 끌어올려 대항했다.

기프트로 마력을 50%나 억누르고 있다고는 해도, 지금 권윤성의 마력은 340이 넘는다.

그런데 이제 갓 캠프를 수료한 김서준이 흘려내는 기운에 몸이 다 떨릴 지경이라니.

권윤성은 이채윤의 말처럼 김서준이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잔말 말고 따라오기나 해라.”

결국 권윤성이 먼저 물러났다.

다시 앞서 걸어가는 권윤성과 그 뒤를 조용히 따르는 김서준.

한 사람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고, 한 사람은 빙글거리며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

“반갑네, 김서준 생도. 아니지, 이젠 생도가 아니라 명실상부한 예거 요원이로구만.”

삼면이 통유리로 된 사무실에서 김서준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장범수 국장이었다.

“저도 반갑습니다.”

김서준은 가볍게 인사하며 자신을 위해 마련되어 있는 자리에 앉았다.

권윤성 또한 김서준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는데, 슬쩍 바라보니 귀 옆쪽으로 식은땀이 한방울 또르륵 굴러 떨어졌다.

“그래, 기분이 어떤가? 한달 간의 훈련을 모두 마치고 나니 시원하면서도 왠지 섭섭한 기분이 들지 않나?”

장범수는 독한 위스키가 담긴 언더락잔을 든 채 유리벽 끝에 서서 바깥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곳은 예거 캠프의 지하 2층 중간 쯤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삼면이 유리로 된 사무실 바깥 쪽으로 B2층의 모든 전경을 고스란히 볼 수가 있었다.

이는 마치 고층 빌딩에서 도심을 내려다 보는 광경과 흡사했다.

“시원함은 모르겠고, 섭섭함은 좀 크네요.”

“아무래도 그럴 것이야. 나도, 권 팀장도 모두 수료식 날에는 그런 기분을 느꼈으니까.”

“아, 이런. 제가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말한 섭섭흠은 캠프가 아니라 예거 조직에 대한 섭섭함을 말하는 겁니다.”

“…음?”

장범수가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김서준을 바라봤다.

“어떤 면에서 우리 예거가 자네에게 섭섭함을 안겨 준 건가?”

“예거도 발견해내지 못한 신교단의 신도 셋을 일개 생도가 아등바등하며 간신히 처리했는데, 수료식이 끝난 이 시점까지도 고맙다거나 수고했다는 말을 단 한마디 듣지 못했으니까요.”

“…..”

장범수는 잠시 말이 없었다.

대신 권윤성을 바라보며 ‘진짜야?’라고 되묻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자 권윤성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괜히 헛기침을 흘렸다.

“크흐흠. 그게…. 아직 그럴만한 기회가 없어서 미처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이라도 김서준 요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이런, 농담이었습니다. 다른 넘버링 요원들이 어제 인사를 해 주더라고요.”

김서준이 히죽 웃으며 꺼낸 말에 권윤성의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

“하하. 이거, 신입 요원한테 한방 제대로 맞았구만. 재밌네, 재밌어.”

장범수는 정말 유쾌하게 웃으며 커다란 가죽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책상 위에 설치된 패널을 조작해 테이블 위로 홀로그램 영상 하나를 틀었다.

영상은 지난 한달 동안 김서준이 보인 활약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참 대단하네. 예거 역사상 이렇게 독보적인 능력을 보인 생도는 자네가 두 번째네.”

“첫 번째는 이전 넘버 포 요원이었겠군요?”

“잘 안은 군. 이제 자네가 그 자리에 앉게 되었으니 전 넘버 포의 이름을 알려줄 필요가 있겠어.”

장범수가 손가락을 놀리자 홀로그램 화면에 한 사내의 사진과 그의 프로필이 간략하게 떠올랐다.

사진 속의 사내는 뚜렷한 오관에 꽤나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김서준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잘생겨서 인기가 꽤 높았을 것 같았다.

키 188에 몸무게 85킬로그램.

이 정도면 어디가서 체격적으로 밀릴만한 스펙은 아니었다.

“윤현도? 이분이 넘버 포였었나요?”

“그렇다네. 문라이트에 침투하여 중요한 인물을 빼내오는 임무를 맡았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했지.”

“문라이트라면….?”

“앞으로 자네가 가장 가깝게 지내게 될 사상 최악의 빌런 집단이라네. 당장은 아니니까 너무 겁먹지는 말게나.”

“벌써 무서워져서 다리가 다 떨릴 지경입니다.”

“하하하. 역시 재밌는 친구야. 위트가 있어. 누구하고는 다르게 말이지.”

장범수는 그렇게 말하며 곁눈질로 권윤성을 힐끔거렸다.

“그런데…. 국장님. 익스퍼트 요원이라는 자리는 왜 만드신 겁니까?”

김서준은 대놓고 질문을 던졌다.

장범수의 성격이 워낙 시원시원한 편이라 굳이 머리 굴려가며 말을 빙빙 돌릴 필요가 없어 보였다.

“응? 난 자네가 그 이유 정도는 이미 예상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국장님께서 그러셨죠. 기브 앤 테이크라고. 제가 많은 걸 요구했으니 국장님도 제게 원하는게 있다는 거잖아요? 그러니 직접 말씀해 주시죠. 익스퍼트 요원이라는 명목으로 무엇을 얻고자 하시는 건지를.”

또박 또박 이어진 말에 장범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시가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는 지포 라이타를 꺼내 불을 붙였다.

“쓰읍. 후…. 자네 생각엔 내가 원하는게 무엇일것 같은가?”

“글쎄요. 말씀해 주시지 않으면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하하. 여전히 재미있군.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게 어찌 그리 어설픈가?”

장범수는 김서준이 이미 자신의 생각을 읽고 있다는 걸 눈치 챘다.

그런데도 굳이 이 자리에서 알려달라고 하는 건, 임무의 범위에 명확한 선을 긋기 위함이리라.

김서준이 그저 웃으며 다른 말을 하지 않자 장범수가 다시 입을 열었다.

“간단히 설명함세. 익스퍼트 요원이라는 직함은 자네가 넘버 포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한 위장 신분이네. 지원 요원이 이곳 저곳을 들쑤시고 다니면 누구나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채지 않겠나? 그를 대비한 일종의 안전장치이지.”

장범수는 그렇게 설명하고는 다시 시가를 힘껏 빨아들였다가 길게 내뱉었다.

“후…. 그리고 익스퍼트 요원이 맡게될 임무는 무척이나 다양하다네. 침투, 해킹, 납치, 암살, 반란 조장, 거짓 정보 유포, 범죄 조직 소탕, 빌런의 체포 및 처단 등등. 임무의 수위가 결코 낮지 않을 것이네.”

가만히 장범수의 설명을 듣고 있던 김서준이 쓴웃음을 지으며 한마디 물었다.

“그 정도면 그냥 넘버링 요원인데요?”

“정확하게 봤네. 익스퍼트 요원은 넘버링 요원의 상위 버전이지.”

“그게 넘버 포 아니었습니까?”

“잘 아는 군. 넘버 포가 바로 익스퍼트 요원일세.”

“아니, 그럴 거면 넘버 포와 익스퍼트를 왜 따로 두는 겁니까? 어차피 같은 임무를 하는 역할이잖아요?”

“자네가 원했지 않나? 자네 김서준이 넘버 포라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다고. 그래서 익스퍼트 요원의 자격을 주는 거라네.”

“아…..”

이제야 김서준은 장범수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익스퍼트 요원은 대외선전 용이자 빌런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였다.

예거는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 특수 집단이며, 넘버링 요원에 대해서는 더욱 더 비밀에 감춰져 있다.

기껏해야 외부에 알려진 예거 요원은 대부분이 지원 요원이었으며, 그들의 역할도 대한수호부의 ‘헌터 감찰국’과 비슷한 것으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런데 예거에 익스포트 요원이 새롭게 등장하게 되면 여러모로 관심이 집중 될 터.

예거의 최대 적이라는 문라이트나 다른 빌런 집단들도 익스퍼트 요원에 집중하게 될 것이 뻔했다.

장범수는 익스퍼트 요원이라는 직함 하나로 빌런을 유인해 내면서 예거에 대한 세상의 인식을 다르게 바꾸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익스퍼트 요원의 자리엔 아무나 앉힐 수가 없었다.

언제, 어디서, 어떤식으로 빌런들의 타겟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지원 요원들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07기수 생도 중 가장 강하며, 넘버 포의 자리까지 차지하게 된 김서준을 그 자리에 앉힌 것이다.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김서준은 장범수의 요구를 도저히 들어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평온함과 안전을 추구하는 김서준이 위험천만한 익스퍼트 요원이 되어 생명의 위협 속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국장님, 죄송하지만….”

“무슨 말 하려는지 잘 아네. 하지만 걱정 말게나. 익스퍼트 요원이라는 자리는 말 그대로 직함일 뿐이라네. 예거 내부적으로야 자네가 진짜 익스퍼트 요원이지만, 대외적으로는 넘버링 요원 누구라도 익스퍼트 요원이 될 수 있지. 익스퍼트 요원 또한 임무 중에는 본 얼굴로 활동하지 않을 것이거든.”

장범수의 설명에 김서준은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탁 쳤다.

장범수의 이 아이디어는 정말 기가 막혔다.

아마도 김서준이 넘버 포로 나설 때는 늘 얼굴을 가리겠다고 한 말에서 착안하게 된 것이리라.

익스퍼트 요원은 하나이되 열 다섯이 되는 셈.

수료식에서는 김서준이 익스퍼트 요원이라고 발표되었지만, 그 사실을 아는 건 수료식에 함께 있었던 예거 요원들 뿐이다.

만약 적들이 익스퍼트 요원의 정체가 김서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건 수료식에 참석한 인물들 중에 배신자가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적들이 그 사실을 모르고 익스퍼트 요원의 정체를 열심히 캐내려고 한다면 넘버링 요원 15명이 모두 해당될 테니 혼란에 빠지게 될 터.

그 혼란을 이용해 함정을 판다면 적을 일망타진할 기회를 잡는 것도 가능했다.

“머리 잘 쓰셨네요.”

“내가 다른 건 몰라도 머리 쓰는 일엔 재능이 좀 있거든. 쓰읍. 후우….”

시가 연기가 뿜어지자 김서준은 손을 휘휘 저어 연기를 흩어냈다.

“건강에도 안 좋은 걸 뭐 좋다고 피시는지 모르겠네요.”

“사나이 인생은 굵고 짧게. 그게 내 모토라네. 하하하.”

김서준은 장범수와의 대화가 무척이나 즐거웠다.

이채윤은 너무 머리를 쓰는게 빤히 보여서 대화가 길어질수록 지치고 피곤해 졌다.

반면, 장범수와의 대화에는 함께 힌트를 주고 받으며 퀴즈를 풀어가는 것 같은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국장님.”

“자네가 날 부르면 이젠 겁부터 나네.”

“전혀 겁먹은 얼굴이 아닙니다만….”

“내가 겁을 먹으면 나오는 얼굴이 바로 지금 이 얼굴이거늘…. 쯧. 아무튼, 또 무슨 질문을 하려고 날 부르는가?”

“음. 다름이 아니라…. 연봉 협상은 따로 없는 겁니까?”

김서준이 슬쩍 꺼낸 질문에 장범수가 큰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핫. 그렇군, 연봉 협상. 그걸 까먹고 있었어. 일단, 자네의 경우엔 넘버링 요원에 익스퍼트 요원까지 덤으로 하는 거니까, 대충 한 20억 어떤가?”

“에이, 그건 아니죠. 넘버링도 그냥 넘버링이 아니라 넘버 포잖아요. 게다가 최초의 익스퍼트 요원이 되는 건데 좀 더 쓰시죠. 깔끔하게 40억 어때요?”

“어허. 이 친구 보게? 나도 아직 그 정도까지 받지 못하는데 무슨 소릴 하는 건가? 좋네. 내가 25억까지는 양보하겠네.”

“38억이요.”

“28억! 그 이상은 절대 안되네.”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며 연봉을 협상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권윤성은 솔직히 기가막힌 심정이었다.

예거 요원이, 그것도 넘버 포의 자리를 갖게 될 요원이 예거의 총 사령관인 국장과 마치 시장에서 가격을 흥정하듯 연봉을 협상하는 광경이라니.

권윤성의 놀라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서준의 연봉은 결국 32억에서 결정이 되었는데, 협상은 그게 시작이었다.

“다음은 집인가요?”

“집? 예거에서 제공하는 집은 일산에 있는 타운 하우스라고 미리 언질을 해준 걸로 아는데?”

“상황이 바꼈잖아요, 상황이! 솔직히 일산이든 어디든 위치는 큰 상관이 없는데요. 시가로 50억 짜리는 되어야 합니다.”

“이 친구가 우리 예거를 아주 기둥 째 뽑아먹으려는구만? 50억은 안되네. 40억. 딱 거기까지가 내 한계네.”

“좋습니다. 그럼 40억으로 합의 된 겁니다?”

김서준이 너무 쉽게 받아들이자 오히려 장범수가 놀랐다.

“그렇게 쉽게?”

“제가 무슨 날도둑놈인줄 아세요? 저도 그리 욕심 많은 놈은 아니랍니다.”

“응? 그…. 그런가? 뭐, 아무튼 알겠네.”

“그럼 차로 넘어가죠. 제가 봐둔 브랜드가 있는데요. 그게 어디냐면….”

그렇게 이어진 협상은 10분이나 더 지나서야 끝을 맺었다.

최종적으로 김서준은 연봉 34억에 40억짜리 집을 확보했고, 거기다 차량은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인 ‘퓨리오스’의 HTF(하이브리드 트랜스포매이션) 방탄 SUV를 얻어냈다.

권윤성은 벙찐 표정으로 김서준을 바라봐야 했다.

그런데, 김서준은 한술 더 떴다.

“한가지가 더 남았죠? 어딥니까? 유물창고. 거기 가서 딱 두 개만 고를게요.”

“넘버링 요원에게 주어지는 유물은 무조건 한 개 뿐이다.”

권윤성이 단호하게 거절하려 했지만 장범수는 달랐다.

“딱 두 개 뿐일세. 세 개는 죽어도 안되네.”

장범수는 김서준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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