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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고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섰다.
한명은 당연히 이채윤. 그런데 다른 한명은 처음보는 여자였다.
나이는 채 스무살이 안 된 것으로 보였으며, 왼쪽 허리에는 기다란 곡도를 차고 있었다.
그런데 어린 여학생의 얼굴을 본 김서준은 순간적이긴 하지만 크게 놀라고 말았다.
‘정욱?’
여학생의 얼굴에서 절친인 정욱의 얼굴이 얼핏 보였던 것이다.
무림계에서 살아갈때, 김서준과 늘 함께였던 일곱 동료들.
그 중에서도 김서준과 가장 마음이 잘맞았고, 티끌만큼도 숨김없이 속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친구가 바로 정욱이었다.
최근에 오창석까지 만나게 되면서 아직 찾아내지 못한 동료는 정욱 하나 뿐이었는데, 갑자기 등장한 여학생의 얼굴에서 그 정욱의 얼굴을 보게되다니.
물론 여학생의 얼굴은 정욱이 아니었다.
사내자식이었던 정욱이 이쪽 세계에서는 여자의 모습으로 태어나 김서준의 파에 나타난 것도 당연히 아니다.
그저 여학생의 분위기와 눈과 입매 같은 부분적인 모습에서 정욱이 떠오른 것 뿐이었다.
실제로 정욱은 남자였지만 같은 남자가 봐도 여자보다 이쁜 외모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어쨌든 여학생의 용모도 엄청나게 예뻤다.
한세아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
한세아가 톡톡 튀는 아름다움을 지녔다면, 지금 등장한 여인은 청초한 수선화와 닮아있었다.
“내 이럴 줄 알았지. 하여튼 남자들이란 이쁜 여자만 보면 그냥 입이 헤 벌어져서는. 에휴.”
이채윤이 김서준의 반응을 보고는 혀를 찼다.
“예쁜건 사실이지만, 그것 때문에 쳐다본 건 아닙니다. 아는 사람하고 닮은 것 같아서 잠시 살펴본….”
“어쩜 나오는 멘트까지 하나도 다르질 않네. 그렇게 참신함이 없어서야 어떤 미인이 넘어오겠어?”
“그런거 아니라니까요?”
“큽! 정색하는거 봐. 농담이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아무튼, 인사해. 이름은 정 아름. 나이는 18살로 너보다 어리지만, 이래뵈도 06기 선배야.”
이채윤이 웃으며 여학생을 소개해 주었다.
그런데,
‘정아름?’
우연하게도 여학생의 성이 정씨였다.
정욱을 떠올리게 만드는 어여쁜 얼굴에, 정씨 성을 가진 여학생.
김서준은 정아름에게 정욱을 아느냐고 물어볼 뻔 했다.
하지만 차마 물어볼 수 없었다.
이채윤이 옆에 있는 이상 정욱의 이름이 나온다면 바로 그 이름에 대해 철저한 조사에 들어갈 것이 분명했으니까.
“크흠. 반갑습니다. 김서준입니다.”
김서준이 담담하게 미소지으며 인사하자 정아름도 환하게 웃음을 그렸다.
“저도 반가워요. 정아름이에요.”
무척이나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보면 볼수록 정욱이랑 느낌이 비슷하단 말이야.’
이 정도면 정욱의 여동생이라고 해도 이상할게 없었다.
인사를 마치고 거실 쇼파에 편하게 앉은 이채윤과 정아름.
김서준은 그녀들에게 간단한 음료를 내다 주었다.
“바쁘실텐데 무슨 일로 절 찾아오셨어요?”
김서준이 슬쩍 정아름을 힐끔거리며 질문을 던지자 이채윤이 헛기침을 하며 대답했다.
“뭐, 다른 건 아니고…. 2시간 전 쯤에 팀웍 훈련이 끝났는데 어느 이상한 요원 하나가 넘버 투가 하는 말을 끝까지 들어보지도 않고 줄행랑을 치는 바람에 열이 좀 받았거든. 그래서 대신 스트레스를 좀 풀려고 찾아왔지.”
이채윤이 헛소리에 가까운 말을 꺼냈지만, 이 말을 통해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정아름 앞에서는 넘버 포에 관한 이야기나 백호에 대한 건 비밀로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이상한 소린 관두고, 본론이나 말하세요. 저도 오늘 저녁까진 집에 돌아가야 한다고요.”
“나이도 어린 녀석 성격이 그렇게 팍팍해서야 무슨 재미로 살아가는지 모르겠네.”
“보기보다는 나름 재미있는 삶을 살고 있으니까 괜한 걱정은 마시죠. 그리고…. 저 시간 없다고 분명 말씀드렸습니다.”
“알았다, 알았어! 내가 너한테 볼 일은 딱 세 가지다. 첫째는 예거에서도 소문난 미인인 정아름 요원을 익스퍼트 요원인 너에게 팀원으로 붙여주기 위해서야.”
이채윤의 말에 김서준이 살짝 놀라워 했다.
김서준이 알기로, 신입 넘버링 요원에게 붙여주는 일반 요원은 보통 5년차 이상의 베테랑 요원이다.
아무리 능력적으로 뛰어난 넘버링 요원이라고 해도 낯선 근무환경과 넘버링 요원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이 안겨지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실수를 하기 마련.
그래서 베테랑 요원이 붙어서 실수를 줄여주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임무를 처리해 나가는지 알려주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김서준에겐 예거 캠프를 수료한지 이제 2년 밖에 지나지 않은 정아름을 팀원으로 붙여줬으니 놀랄 수밖에.
“아름이가 06기 출신이긴 해도, 이미 아카데미를 조기 졸업한데다가 현장근무 경력도 1년이 넘어서 보통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해. 예거 내에선 아름이를 서로 자기 팀으로 데려가겠다고 알력다툼이 있을 정도였다니까?”
“18살인데 벌써 아카데미를 졸업했고, 거기다 현장근무 경력이 1년이 넘는다고요? 와우.”
“맞아. 그리고 검술 실력은 무림고수 뺨칠 정도로 뛰어나다고.”
“무림고수….요?”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말이.”
늘 침착하며, 말 한마디도 쉽게 내뱉는 성격이 아닌 이채윤이 오늘따라 쓸데없이 말이 많고 이상한 농담까지 주절거린다.
사람이 뭔가 다르게 행동할 때는 분명 원인이 있는 법.
김서준은 이채윤이 자신에게 뭔가를 부탁할 것이 있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
“아무튼, 내일부터 넌 아카데미 수업이 끝나는대로 본부 개인 사무실로 와서 2시간씩 아름이하고 업무를 보면 된다. 당분간은 예거 시스템의 활용법과 예거로 흘러들어오는 정보들을 어떻게 검증하고 어떻게 분류하는지에 대해 배우게 될거고.”
“그러다 사건 발생하면 바로 현장에 투입되기도 하고, 뭐 그런 건가요?”
“정답. 하지만 크게 걱정할 건 없어. 익스퍼트 요원이긴 해도 임무에 투입되는 일은 많지 않을 테니까. 네 정식 ID카드는 내일 출근하면 건네주지.”
“알겠습니다. 그럼 두 번째 볼 일은 뭐죠?”
김서준은 빨리 이채윤과의 일을 마무리 짓고 권윤성을 만나야 했다.
권윤성에게서 집과 차량에 대한 계약서를 받아 사인을 해야 마음 편히 집에 돌아가 부모님께 자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는…. 네 마력수치를 정확하게 점검해 보기 위해서 이렇게 아름이와 함께 어려운 걸음을 한거야.”
“갑자기 무슨 마력수치 점검이요?”
“앞으로 아름이하고 한 팀이 되어서 작전을 세우고 임무에 투입될 건데, 널 보조해줄 아름이가 네 마력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있으면 제대로 된 작전이 수립되겠니? 네 능력에 맞게 상황을 설정하고, 네 능력으로 처리가 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함이니까 이상하게 여길 건 없다.”
이채윤이 뭔가 그럴듯한 이유를 가져다 붙였지만, 결국 김서준의 마력수치가 몇인지 알고 싶다는 뜻이었다.
그냥 확인해 보자고 하면 거부할게 분명했으니 정아름이라는 카드를 들고와서는 사심을 숨기려고 한것이다.
김서준은 그런 이채윤의 음흉한 속뜻을 눈치챘지만, 굳이 따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는 이럴 것에 대비해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으니까.
“그럼 기프트로 확인해 보면 되잖아요. 해 봐요, 얼른.”
김서준이 뭐 어려울게 있냐며 가볍게 한다디 내뱉자 이채윤이 어색하게 웃었다.
“기프트로 가려진 수치 말고, 진짜 네 마력수치를 알아야 하는 거라서….”
“그러니까요. 안보여요? 저 지금 기프트 안 차고 있습니다만?”
“응? 어머. 진짜네? 그럼 바로 확인해 보면 되겠다. 아름아. 준비됐으면 스캔 해봐.”
“네, 언니.”
정아름은 미리 언질을 받은게 있는지 바로 장비 하나를 꺼내 버튼을 눌렀다.
이채윤도, 정아름도 소지한 기프트에 마력스캔 기능을 저장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김서준의 마력을 측정하려면 별도의 장비가 필요했던 것.
위이이잉.
스캔 장비가 김서준을 빠르게 훑고 지나가자 액정 화면 위로 수치가 떠올랐다.
[163]
그 숫자를 본 이채윤의 눈이 확 커졌다.
그녀는 지금 눈앞의 결과를 불신하고 있었다.
김서준은 분명 기프트를 몸에서 풀어놓은 상태.
그렇다면 지금 이 숫자가 김서준의 진짜 마력수치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백호로 나타나 528이라는 수치를 보여줬던 건 대체 뭐란 말인가?
이채윤의 동공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걸 알아본 김서준은 더는 엉뚱한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좀 더 정보를 흘려주기로 했다.
“아, 아름씨. 나중에 작전을 짤 때 감안하라고 비밀 한가지를 말씀드릴게요. 저한테 아티팩트가 하나 있는데, 그걸 사용하면 5분 동안 마력수치를 5배로 뻥튀기 하는게 가능하답니다. 그리고 전 평소에 기프트 마력커버 비율을 거의 30%에 맞춰 놓고 있으니까 그렇게 알고 계시면 됩니다.”
말은 정아름에게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이채윤 보고 들으라고 한 말이었다.
김서준의 생각대로 이채윤은 그 말을 듣자마자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눈치를 보이더니 곧 납득했다는 표정이 되어 고개를 끄덕거렸다.
김서준은 이채윤이 지금 무슨 생각을 했고, 무엇을 납득한 것인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방금 김서준의 실제 마력수치가 163이라는 걸 확인했으니 그가 백호로 등장했을 때, 어떻게 528이라는 마력수치가 나왔는지가 무척이나 궁금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서준은 마력수치를 5배나 높여주는 아티팩트가 있다고 말했고, 그걸 적용하면 815라는 숫자가 나온다. 거기서 기프트로 늘 30% 비율로 마력을 낮춰놓는다는 정보까지 흘려줬으니 대충 570이라는 숫자가 나오게 될 터.
그럼 528이라는 숫자와도 얼추 비슷하게 맞춰지게 될 뿐만 아니라 배창훈이나 차준혁을 상대로 김서준이 우위를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 또한 설명이 된다.
여기서 약 40의 차이가 나는 건, 김서준이 보상으로 얻은 마석을 흡수한 덕분에 기본 마력이 상승한 것이라고 본다면 아귀가 딱 들어맞는다.
그래서 이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스스로 납득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리라.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 앞으로 작전을 짤 때, 꼭 감안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아름은 김서준이 한 말을 수첩에 기록하고선 수줍게 말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렇게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으로 어떻게 예거 요원이 되었을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러고보니 정욱이 녀석도 다른 사람 앞에서는 낯가림이 꽤 심했었는데….’
정아름을 보면 볼수록 정욱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때, 이채윤이 궁금증이 풀어진 듯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두 번째까지는 해결 됐으니까, 이제 마지막 세 번째 이유를 말해줄게. 이건 아름이하고는 상관이 없는 얘기긴 한데…. 혹시, 이거 가능할까?”
이채윤은 정아름이 알지 못하게 하려고 뭔가를 적은 쪽지를 김서준에게 스윽 내밀었다.
“개인적인 일이라 아름이, 너한테는 보여주지 못하는 거 이해 바랄게.”
“전, 괜찮아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아름은 이채윤과 대화할 때에도 굉장히 조심스러워 했다.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게 천성인 듯 했다.
김서준은 이채윤이 내민 쪽지를 열어봤다.
[너하고 연락이 가능한 사람 중에서 윤성 오빠를 나로 바꿔도 될까? 윤성 오빠한테는 이미 말 했고, 상관 없다고 했거든. 그러니 너만 허락하면 연락책을 나로 바꿀게. 괜찮겠지?]
앞에서는 부탁조로 말하다가 뒤에 가서는 그래도 되지 않냐는 식으로 말투가 바뀌어 있었다.
확실히 이채윤은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데 보통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이채윤이 쓴 글을 읽고 바로 괜찮다고 답변을 했을 것이다.
사실 김서준도 누가 연락책이 되든 별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이채윤에게 뭔가를 요구할 수 있는 이 기회를 그냥 흘려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안그래도 김서준 또한 부탁할게 있었던 터라 마침 잘 됐다 싶었다.
“이 선배님이 말씀하신대로 해도 괜찮긴 합니다만, 주는게 있으면 오는게 있어야 하는 법 아닙니까? 제 부탁을 들어주면 저도 바로 응해 드리겠습니다.”
단순히 대답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김서준이 거래를 하려고 하자 이채윤은 인상을 찌푸리고 말았다.
“무슨 부탁인지 먼저 말해봐. 내 재량을 넘어서지 않는 한도에서는 최대한 들어줄게.”
“어려운 거 아니에요. 제 기프트에 저장된 능력 중 하나를 다른 능력으로 좀 바꿔줬으면 합니다.”
“기프트 능력을 바꿔달라? 그건…. 흐음.”
김서준의 부탁에 이채윤이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금방 입을 열었다.
“이미 기프트의 락을 해지한 상태에서 능력을 교체하는 건 사실 규정에 어긋나는 행위야. 하지만 뭐, 한번 정도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거 같긴 해.”
생각보다 너무 쉽게 허락하자 김서준은 살짝 욕심이 생겼다.
“추가로 한 가지 더요.”
“또? 뭔데?”
“마석 좀 챙겨줘요. 대충 오렌지급으로, 한 열개 정도?”
“뭐! 오렌지급 마석을 열 개나?”
마석 중에서 가장 급이 낮은 레드급 바로 다음이 오렌지급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이 마석 하나의 값어치는 최소 3천만원에 육박한다.
즉, 김서준의 부탁은 3억을 내놓으라는 도둑놈 심보와 다름이 없었다.
이채윤의 표정은 보기 좋게 구겨져 있었다.
이미 저장된 기프트 능력을 바꿔주는 건 넘버 투로서의 직위를 살짝 남용하는 것으로 대충 무마시킬 수 있었지만, 마석은 그럴 수가 없었다.
돈도 돈이지만 예거의 마석에 대한 관리가 꽤나 엄격한지라 그걸 임의로 빼돌려 요원에게 넘겨주는 건 횡령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렇다고 자신의 개인 돈으로 마석을 구해다 주기엔 3억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이채윤의 머리가 맹렬하게 돌아가는 중이었다.
3억을 손해보면서까지 연락책을 자신으로 바꾸고 김서준을 좀 더 가까이에서 자주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과, 그냥 아무 것도 바꾸지 않고 자신 또한 손해를 보지 않는 것. 이 두가지 중 무엇이 가장 나은지를 열심히 비교했다.
김서준은 그런 이채윤을 가만히 지켜봤다.
정아름도 몇 년 간 알고 지낸 이채윤이 이렇게 땀을 뻘뻘 흘리는 걸 처음 봤기에 굉장히 신기해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중이었다.
그때, 김서준이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마석 10개는 아무래도 힘들겠죠? 그래서 말인데…. 대신 이건 어떨까요? 여기 예거 본부에 있는 균열 중 하나를 저에게 단독으로 오픈해 주는 거요.”
“….뭐? 균열을?”
“어차피 다른 넘버링 요원들도 한 달에 한번씩은 원하는 균열에 출입할 권한이 있다면서요? 그러니 저에게도 같은 권한이 주어질 거 아닙니까? 다만, 저한테는 그 출입 권한을 한 번이 아니라 무제한으로 변경해 줬으면 좋겠다, 뭐 이런 얘기입니다.”
“무제한 출입권한이 무슨 동네 강아지 이름도 아니고, 어쩜 그렇게 쉽게 그런 말이 나오니?”
“싫으면 관두고요.”
“하….”
이채윤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김서준은 안다. 그 한숨 속에 섞여있는 감정이 안도의 감정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