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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진짜 너무들 하신다. 아들한테 이러는게 어딨냐고!”
김서준은 휴대폰을 붙잡고 어이없다는 듯 투덜댔다.
수화기 너머에서 ‘어머, 미안.’을 연달아 외쳐대는 사람은 다름아닌 백연지 여사였다.
“아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손가락에 땀이 날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동안, 엄마는 이틀을 못참고 쏠랑 이사를 해버리셨다? 연락이 안되면 좀 기다려 주시지, ‘아, 몰랑’을 시전하시고 이사부터 해버리면 어쩌냐고. 어후….”
-그러게 왜 전화를 안 받고 그러니? 안그래도 네 아빠한테 물어봤어. 네 근무처로 연락할 수 없겠냐고. 그랬더니 아빠가 알아서 하겠다던데? 메시지도 남겼겠다, 그래서 바로 이사했지 뭐. 아무튼, 이제라도 연락 됐으니 다행이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그러고 있지 말고, 얼른 새 집으로 오렴. 엄마가 아들 위해서 아주 맛있는거 준비하고 있으니까.
“휴…. 알겠습니다요. 그나저나, 내 짐은 잘 챙겨간거지? 뭐 빠뜨린 건 없고?”
-그럼, 그럼. 아들이 소개해 준 이모님 덕분에 아주 쉽게 이사했단다.
뭔가 이상한 말이 나왔다.
‘갑자기 무슨 이모님?’
백연지 여사는 오빠 밖에 없어서 김서준은 외삼촌만 있지 이모는 없다.
그럼 어머니가 말한 이모님은 누구란 말인가?
“내가 이모님을 소개했다고?”
-응. 이모님이 그러던데? 나이도 젊고 엄청 이쁘시더라. 오늘부터 우리 새 집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집안일 도와주시기로 했다며?
“….뭐?”
이제야 어머니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머니가 말한 이모님은 다름아닌 가사도우미를 말하는 거였다.
“하…. 알았으니까 일단 끊어. 금방 집에 갈게.”
황급히 전화를 끊은 김서준은 다시 휴대폰 메시지와 전자메일까지 하나하나 뒤져봤다. 그리고 가사서비스 센터에서 온 메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메일 내용은 간단했다.
김서준이 신청한 조건에 꼭 맞는 사람이 확인되었으며, 직접 해당 도우미가 연락하여 대면 면접을 보게될 거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가사도우미가 벌써 집에 들어가서 어머니를 돕고 있다?
뭔가 상당히 이상한 상황이었다.
‘우선 집에 가서 대체 누가 왔는지부터 확인해 봐야겠네.’
김서준은 서둘러 주차장으로 내려갔고, SUV에 올라타서 새로운 집을 향해 빠르게 차를 운전해 갔다.
***
딱 봐도 으리으리해 보이는 커다란 단독주택.
모던한 외형에 정원과 거대한 지하벙커까지 딸린 현대식 3층 주택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벅차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가 내 집이구나.’
사진으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보통은 사진이 좀 더 크고 멋져보이기 마련인데, 이 집은 실물이 훨씬 크게 느껴졌고, 건물 외관도 너무 멋져보였다.
100평 넓이로 2개 층이 있고, 50평 크기의 3층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1층엔 집 크기만한 정원에 수영장까지 있었다.
자동차 10대를 주차해도 충분할 정도로 큰 벙커형 지하주차장과 체육관에 비견될 정도로 넓은 지하공간까지 있어서 빌딩 한 개를 통째로 집처럼 사용하는 기분이었다.
김서준은 지하주차장 입구가 열리자 SUV를 잘 주차해 놓고 주차장 쪽 현관문을 이용해 1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 중문을 열어젖히니 바로 1층 거실이 나왔다.
“와우.”
1층 거실을 바라본 김서준은 자기도 모르게 감탄사를 흘렸다.
거실이 테니스 코트만큼이나 컸다.
10명이 드러누워도 될만큼 커다란 쇼파가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고 벽 한쪽을 가득 채우고 있는 초대형 티비와 멋드러진 장식품들은 김서준의 눈길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거실 층고가 2층까지 통으로 뚫린 상태라 조금도 답답함이 없었고, 정원이 그대로 보이는 통유리창은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했다.
그런 거실 쇼파에 어머니 백연지 여사와 처음보는 젊은 여자가 마주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오, 아들. 정말 빨리 왔네? 어서 인사부터 해라. 오늘부터 엄마 집안일 도와주시기로 한 이모분이셔.”
“아드님이 정말 잘생기셨네요. 사모님 미모가 워낙 뛰어나신데, 그 유전자가 그대로 자식에게 물려진 모양이에요. 호호호. 반가워요, 학생. 조미령이라고 해요.”
자신을 조미령이라고 소개한 여인은 키 170정도에 호리호리한 몸매, 그리고 눈에 확 띠는 예쁜 용모를 하고 있었다.
나이는 대충 30대 초반.
하지만 신기하게도 백연지 여사와 그다지 나이 차가 안 나보였다.
확실히 백연지 여사의 얼굴은 전설급의 동안이었다.
“안녕하세요. 김서준입니다.”
김서준은 어머니가 옆에 있었기에 별다른 기색 없이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 어머니 옆에 앉으며 몰래 기프트를 작동시켰다.
[118/노말]
역시나 조미령이라는 이름의 여인은 각성자였다.
이론상이긴 하지만, 미각성자라 할지라도 마력수치 19까지는 도달하는게 가능했다.
즉, 마력수치 20부터는 절대 미각성자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조미령 씨는 어떻게 저희 집에 오신 거죠?”
김서준은 직설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이사 첫날부터 정체불명의 각성자가 집안에 들어와 있는 건 굉장히 불쾌한 일이었으니까.
“당연히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통해 소개 받았지요. 오늘 오전에 학생이 직접 신청서를 등록했다고 들었는데….?”
“그런데 왜 저한테 먼저 연락을 안하고 집으로 바로 오셨죠? 대면 면접 후에 제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걸로 아는데요.”
“아, 그것 때문에 기분이 좀 나빴나 보구나. 서비스 센터에서 계속 학생한테 연락을 취했는데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일자리 구하는게 좀 급해서 사전 연락 못하고 바로 댁으로 찾아간 거죠. 이건 제가 무례한게 맞으니 사과드릴게요.”
조미령은 김서준의 표정이 무겁다는 걸 눈치챘는지 최대한 자세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럼 조미령 씨한테 저희 집 주소를 알려준 서비스 센터 담당자분 연락처좀 알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집 안에 사람을 들이는 일이라 확실히 해야할 것 같아서요.”
“당연히 그러셔야죠. 그럼 잠시만요. 연락처를 휴대폰에 저장해 놔서…. 잠시 방에 가서 휴대폰 좀 챙겨올게요.”
“네. 그러세요.”
조미령은 사람 좋은 미소를 그려보이고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백연지 여사는 조미령이 마음에 들었는지 벌써 그녀가 지낼 방까지 내어준 모양.
“아들. 왜, 무슨 일이야? 내가 뭐 잘못한 거니?”
“아니야, 엄마. 그런데 저 아줌마 일 잘해? 뭐 이상한 점은 없었고?”
백연지는 아들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에 혹여나 자신이 실수한 건가 싶어 살짝 불안한 표정이었다.
“글쎄… 딱히 이상한 점은 없었는데? 일도 잘 하고, 싹싹하고. 아! 몸은 여리여리 한데 힘이 엄청 좋은게 좀 이상하려나?”
마력수치가 100이 넘는 각성자로서 힘이 좋은 건 당연한 일.
백연지에겐 이상할 수 있으나 김서준에겐 당연한 일이었다.
‘118이나 되는 마력수치를 지니고도 가사도우미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이상한 일이긴 하지.’
김서준에게 중요한 건 이 조미령이라는 여인이 과연 무엇을 노리고 가사도우미 코스프레를 하고 있느냐였다.
아무 이유없이 이러고 있을 리는 없었다.
누군가한테 의뢰를 받아 김서준과 가족들을 감시하기 위해서일수도 있었고, 어쩌면 해를 끼치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김서준은 조미령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지를 놓고 잠시 고민했다.
그때, 방으로 들어갔던 조미령이 휴대폰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살포시 미소를 담은 얼굴로 김서준에게 휴대폰을 내미는 조미령.
“거기 그 번호가 담당자분 직통 번호에요.”
“제가 바로 전화 걸어봐도 되겠죠?”
“물론이에요.”
김서준은 자신의 휴대폰을 들어 조미령 폰 액정에 나온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네. 김찬우 전화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혹시 가사도우미 서비스 센터의 담당자분 맞습니까?”
-어? 네. 맞습니다만…. 누구시죠?
“아, 그러시군요. 저는 김서준이라고….”
김서준은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한 뒤, 아침에 가사도우미를 신청한 일에 대해 말했고, 지금 센터에서 소개를 받았다는 분의 방문을 받았다는 걸 설명했다.
이에 김찬우는 바로 해당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그래서 조미령 씨가 연락도 없이 바로 일을 시작하신 모양입니다. 혹시, 불편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대신해서 사과드립니다.
“괜찮습니다. 그냥 사실관계만 확인하려는 거니까요. 알겠습니다.”
-정말 다행이군요. 언제든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다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네. 그러죠.”
김서준은 통화를 끊었다.
내용만 봐서는 조미령이 서비스 센터의 추천으로 김서준의 집을 찾아온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김찬우라는 담당자가 친절하게도 모든 상황을 설명해 주었고, 딱히 의심할 만한 사항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정부 지원으로 돌아가는 서비스 센터의 직원이 이렇게나 친절하다고?’
김찬우의 친절은 과해도 너무 과했다.
첫째로 이미 시간이 저녁 7시에 가까워졌는데도 너무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 퇴근 후에는 업무와 관련된 전화를 절대 수신하는 일이 없는 요즘 시대엔 무척이나 보기 드문 일.
둘째로 이미 퇴근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전혀 불쾌한 모습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줬다.
물론, 서비스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니 이 정도 친절은 몸에 베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서준에겐 이 모든 것이 너무 가식적으로 느껴졌다.
‘김찬우도 한패군.’
혹시나 모를 일에 대비해 미리 섭외해 둔 담당자가 분명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금 조미령이 보이는 태도에서 확실한 증거가 나왔다.
불안감.
김서준이 통화하는 내내 조미령은 백연지를 힐끔거리면서 뭔가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감각이 극도로 민감해진 김서준에겐 그 작은 태도 변화마저도 확연하게 느껴졌다.
김서준은 조미령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어머니를 눈여겨 봤다. 조미령이 어머니를 힐끔거리는 이유가 궁금했던 것.
그런데, 백연지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하게 맺혀져 있는게 보였다.
이 집에는 시스템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었고, 지금도 에어컨이 틀어져 있었으니 절대 더워서 땀을 흘리는 건 아니다.
게다가 백연지는 소수백염공을 익히고 있기 때문에, 웬만해선 추위는 물론이고 더위도 잘 느끼지 않는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은 김서준.
“엄마. 오늘 많이 힘들었나 보네? 땀 흘리는 거 봐.”
“어머? 정말 땀이 다 나네? 이사 준비하느라 너무 무리했나? 미령 씨가 준 피로회복제도 마셨는데 이러니까 너무 창피하다, 얘. 호호홋!”
백연지가 김서준의 손으로 입을 막으며 웃음을 터트렸지만, 김서준은 함께 웃을 수가 없었다.
‘피로회복제?’
그 단어에 김서준의 몸에서 거센 살기가 피어올랐다.
그걸 느꼈는지 조미령이 움찔하더니 마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김서준은 벌떡 일어나서 거실 한쪽에 놓인 쓰레기통을 찾아 확 뒤집었다. 그러자 갈색 병 하나가 툭 떨어져 내렸다.
김서준은 그 병을 들어 손가락을 병 안에 넣어 남은 액체를 손가락으로 찍어봤다.
액체는 노란색이었고, 향이 무척이나 좋았다.
누구라도 이 액체가 지독한 향정신성 물질이라는 건 생각도 못할만큼.
‘환마충의 체액이 왜….?’
김서준은 액체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냈다.
균열 너머의 세상에서만 존재하는 귀화를 먹고 사는 끔찍한 벌레인 환마충의 체액이 어째서 피로회복제로 둔갑해 이곳에 있을 수 있는 걸까?
김서준의 시선이 어머니를 향했다.
여전히 무슨 상황인지 몰라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만 있는 백연지.
‘감히 내 어머니에게 환마충의 체액을 먹여?’
김서준은 살벌한 얼굴로 조미령을 바라봤다.
만약 백연지가 소수백염공을 익히지 않았다면 정말 큰 일이 날 뻔했다.
소수백염공의 가장 큰 효과 중 하나가 바로 제독능력이었기에 환마충의 체액을 마시고도 멀쩡할 수 있었던 것.
김서준은 조미령이 왜 계속 초조하게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어머니 몸에서 약효가 나타나지 않으니까 초조했겠지.’
와자자작
김서준이 손을 움켜쥐자 갈색 유리병이 과자처럼 바스라졌다. 바로 그때였다.
띵동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네 아빠 왔나보다. 근데 이 양반은 주차장으로 안 들어오고, 왜 대문에서 초인종 질이람?”
아무 것도 모르는 백연지가 바로 인터폰을 확인했다. 그런데, 인터폰 화면에 잡힌 사람은 낯선 여인이었다.
“음? 누구지?”
고개를 갸웃거린 백연지는 바로 스피커 버튼을 눌렀다.
“누구세요?”
-아,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김서준 학생이 신청한 가사도우미 지원자입니다.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만, 사정이 좀 있어서 그런데 만나서 직접 설명드리면 안될까요?
어처구니 없게도 두 번째 가사도우미가 등장했다.
“어머, 서준아. 가사도우미를 두 명이나 신청한거야? 일단 들어오라고 할까?”
신청은 당연히 한 명만 했다.
그렇다면 조미령이 가짜이고 지금 등장한 여자가 진짜 가사도우미인걸까?
그것도 아니었다.
김서준은 여자가 가사도우미라는 말을 꺼낸 순간 이미 기프트를 사용했고, 대문 밖에 서 있는 여자가 무려 280이라는 엄청난 수치의 마력을 지닌 각성자임을 확인한 뒤였다.
그런데도 김서준은,
“네. 들어오시라고 하죠.”
여자를 집안으로 들이기로 했다.
조미령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걸 진작에 깨닫고 슬슬 본색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서준은 그녀의 기색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고, 새로 나타난 가짜 도우미까지 한꺼번에 처리하기 위해 일부러 안으로 들인 것이다.
벌컥
현관문이 열리고 훤칠한 키에 다부진 체격을 한 20대 후반의 여인이 집안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집안을 스윽 둘러보더니 의외의 인물이 있는걸 보고는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손님이 계셨네요?”
여인이 묻자 김서준은 담백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부터 함께 일하기로 하신 가사도우미십니다. 한명으로 부족했었는데, 어떻게 알고 잘 찾아와 주셨네요. 일단 들어오시죠.”
김서준의 말에도 여자는 머뭇거리며 붉은색 구두를 벗지 않았다.
그때 조미령이 제발이 저렸는지 서둘러 연막을 쳤다.
“어머, 센터에서 중복으로 처리가 되었나 봐요. 제가 다시 담당자분한테 전화해서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볼게요.”
조미령은 자신의 폰을 달라는 뜻으로 김서준에게 성큼 다가섰다. 하지만 김서준은 조미령의 폰을 주머니에 쏙 넣고는 뒤로 물러섰다.
김서준이 물러선 자리는 정확히 백연지의 앞이었다.
“거기, 새로 오신분은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김서준의 엉뚱한 반응에 조미령이 인상을 와락 구겼을 때였다.
파악
현관 안쪽 전실에 서있던 붉은 구두를 신은 여자가 돌연 바닥을 박차며 조미령 쪽으로 달려들었다.
여자는 자신의 정체가 탄로났다고 판단하고, 가장 상대하기 편해 보이는 조미령부터 해치우려 했다.
하지만 조미령도 만만치 않았다.
이미 여자가 자신에게 달려들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빠르게 뒤로 물러나며 허리에 찬 밸트를 뽑아내 앞으로 휘둘렀다.
촤락
채찍처럼 날아간 밸트는 구두 여인이 꺼내든 검에 튕겨져 나갔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와장창창!
거실 통유리를 부수며,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세 번째 여자가 집안으로 난입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