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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준은 아라마리나 수상 계류장의 레저 스포츠 사무실 건물 2층에서 대기 중이었다.
사무실 창문 옆에 서서 계류장에 정박해 있는 대형 요트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은 누가 봐도 사무실 직원이었다.
일부러 관리원처럼 모자도 푹 눌러 썼고, 눈에 띄는 칼라의 직원용 조끼까지 걸치고 있어 감쪽같았다.
정아름 또한 사무 직원처럼 도수 없는 안경을 쓰고 머리까지 쪽지어 올린 상태였다.
타닥. 타다다닥.
정아름은 책상에 앉아 하얀 모니터 화면에 의미없는 글자들을 타이핑하고 있었다.
[김서준 바보. 멍충이. 해삼. 멍게. 말미잘. 미토콘드리아. 심해괴물.]
그냥 손이 가는대로 치다보니 이상한 단어들까지 나왔지만 써 놓고 보니 괜히 웃음이 난다.
정아름이 이런 장난을 치는 이유는 김서준에게 있었다.
감시를 위해 사무실에 올라온 이후, 김서준이 지금껏 단 한마디도 말을 걸지 않았기 때문.
먼저 말을 걸고 싶었지만 오늘 따라 김서준의 표정이 너무 무거워 보여서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내가 뭐 잘못한거 있나? 왜 갑자기 차가워진 느낌이지?’
그러고보니 어제도 비슷했다.
이채윤과 권윤성이 계속 붙어 있어서 따로 이야기를 나눠보진 못했지만, 뭔가 보이지 않는 벽이 쳐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아름 생각에 이런 차이가 생긴 건 아카데미가 개강한 직후 부터였다.
‘아카데미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건가? 아니면…. 예쁜 여학생이 새로 입학했다거나.’
확실히 여자의 촉은 달랐다.
정아름은 어제 김서준의 반으로 세 명의 여학생이 입학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음에도 촉으로만 비슷한 생각을 떠올리고 있었다.
“광어, 홍어, 뱀장…. 어?”
너무 생각에 집중한 탓에 자기도 모르게 육성으로 말이 나와버렸다.
그 말에 밖을 감시하던 김서준이 휙 고개를 돌렸다.
“광어랑 홍어가 왜?”
“흡! 아니요. 아니에요.”
정아름은 급히 입을 막고는 도리질을 쳤다.
“아름이도 광어 좋아해? 나중에 같이 광어 먹으러 갈까? 내가 쏠게.”
김서준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말하자 정아름은 지금까지 자신이 오해를 한 거 생각하며 바로 기분을 풀 수 있었다.
“네! 꼭이에요, 꼭!”
“그래. 꼭.”
김서준은 한번 더 웃어주고는 바로 요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천간십이지 소유의 요트는 상당히 컸다.
파워요트의 한 종류로 요트 내에 커다란 선실까지 따로 있었다.
그 요트 주변엔 꽤 많은 사람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대부분이 천간십이지 쪽 인물들이었고, 그중 단 세 명만이 예거 요원이었다.
그들은 김포 공항 지부의 요원들로 이번 작전에서 넘버링 요원들의 백업을 맡기로 되어 있었다.
권윤성을 비롯한 넘버링 요원 셋은 5분 전에 요트 안으로 들어선 상태였고, 아직까진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다.
하지만, 김서준은 아까부터 계속 느껴지는 위화감 때문에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너무 조용해.’
사실 그는 오늘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천간십이지와의 접선이 순탄치 않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이채윤은 미리 천간십이지 쪽의 첩자 명단을 넘겨 줬기 때문에, 이번 접선에 대해서는 철저한 비밀이 지켜질 거라고는 했지만, 비밀 유지는 솔직히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이리나가 찾아낸 첩자들이 모두 천간십이지의 십이신장에 해당하는 간부였기에 그들이 구축한 세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
따라서 첩자들은 오늘의 접선에 대해 이미 파악하고 있을 것이고,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이곳에서 최후의 반격을 노릴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물류창고를 습격할 거라는 정보도 신교단에서 거짓으로 흘린 정보일지도 모른다.
물류창고를 습격하는 것처럼 꾸며놓고 이곳에 전력을 투입해서 예거 요원들과 천간십이지의 중요 수뇌부를 일망타진하려 든다면 이곳의 인원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다.
김서준은 그런 가정을 하고 주변을 살피는 중이었다.
‘지금쯤은 어떤 식으로든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적어도 이 근처로 접근을 시도하는 사람들이라도 보여야 하건만, 그런 기미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너무 앞서 나갔나?’
이채윤도 작전 회의 때, 이 부분을 짐작했고 만에 하나 적의 공격이 있을 때에는 천간십이지를 포기하고 이곳을 빠져나가는게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다만 이채윤은 적의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5% 이하로 상정하고 있을 뿐이었다.
김서준은 물류창고 쪽은 어떻게 되어 가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만약 물류창고 쪽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면 신교단의 목적은 이곳이 분명했으니까.
“신태양. 그쪽은 어때?”
김서준이 기프트를 이용해 연락을 취하자 바로 답신이 왔다.
-아무래도 천간십이지 쪽 애들하고는 빨리 일 마무리 짓고 이쪽으로 넘어와야 할 것 같아. 신교단 놈들이 아주 작정을 했나봐. 벌써 20명 넘게 몰려들었어.
신태양의 말에 김서준은 의구심을 감추지 못했다.
“제대로 확인한 거 맞아? 기프트로 마력스캔은 해 봤고?”
-난 기프트에 마력스캔 같은 거 안키운다. 대신 다른 요원이 스캔해 봤는데, 전부 B급 이상이라더라. A급도 두세 명 끼어 있다는데?
“흠…. 일단 알았으니까 들키지 않게 조심해.”
-언제 올 건데?
“늦어도 10분 안에는 합류하지.”
-오케이.
신태양과의 연락을 끊은 김서준은 마력의 흐름을 볼 수 있는 눈으로 다시한번 계류장 주변을 자세히 살피며 한번 더 머릿속을 정리했다.
‘물류창고 쪽에 A급이 두세 명 뿐이라고?’
신교단 쪽에서 대대적인 준비를 한 것 치고는 너무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다.
천간십이지에서 물류창고에 배치한 인원은 15명 정도.
이 인원을 전부 처치하고 물류창고의 물건을 모조리 탈취할 계획이라면서 20명 정도 밖에 준비하지 않았다?
그 숫자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역시 여기가 목표인게 분명해.’
생각은 그렇지만 적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게 너무 이상했다.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김서준은 정아름을 돌아보며 질문을 던졌다.
“아름아. 접선 장소를 이곳으로 정한 게 천간십이지 쪽이라고 했지? 혹시 천간 소속의 누가 그런 제안을 했는지도 알아?”
“리나 언니 말로는 문지혜라는 분이라던데요? 그분 신비가 리나 언니랑 비슷한 전파감염이라고 했어요.”
“….그래?”
김서준은 천간십이지의 거점을 탈출할 때 잠시 마주했던 여인을 떠올렸다.
수많은 전자기기에 둘러쌓인 채로 뭔가를 열심히 조작하고 있던 여자 헌터.
예거 시스템을 해킹한 인물이 그녀였으니, 그녀가 바로 문지혜일 것이다.
‘문지혜가 이곳을 접선장소로 잡은 이유가 뭘까?’
천간십이지 전용 요트가 이곳에 있으며 물류창고와 인접해서 빠르게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건 표면적인 이유일 뿐.
김서준이 볼 땐 분명 다른 이유가 있었다.
‘지금쯤은 예거 시스템에도 문지혜에 대한 최신 정보가 업데이트 되었겠지?’
김서준은 바로 기프트를 이용해 예거 시스템에 접속했다.
그리고 최고 보안 등급을 써서 문지혜의 정보를 검색했다.
자료는 있었다. 하지만 그 양이 매우 적어 고작 몇 줄 정도가 다였다.
그나마도 이리나가 이번 작전에 투입되면서 전자감식 신비로 어렵게 확인해 업데이트 한 내용이었다.
[문지혜]
-나이: 22세
-소속: 천간십이지(염탐 및 해킹 전문가)
-신비 능력: 전파감염
-마력 수준: 마력은 A급 상위에 속하지만 전투에는 적합하지 않음.
-세부사항: 3개월 전, 김포에 위치한 모 회사에서 경리직 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알 수 없는 심적 충격을 받게 되면서 신비를 각성함. 당시 호룡신장 양상익의 눈에 띄게되어 천간십이지의 중심 인물로 급 부상.
예거라는 거대 조직이 알아낸 정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부실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김서준은 얼마 안되는 정보 중에서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문지혜가 천간십이지가 된 이유가 양상익 때문이라고?’
김서준도 양상익이 누구인지 잘 안다.
그는 천간십이지의 천간부주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필하는 호룡신장이자 ‘우나라 소나라’의 사장이었다.
김서준은 천간십이지를 조사하면서 양상익에 대한 것도 알아봤는데, 그는 한달의 절반을 ‘우나라 소나라’에 머물면서 조직을 보살피는데 집중하고 나머지 절반은 천간부주 곁에 붙어 있었다.
그런 그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문지혜를 만나 그녀를 천간십이지로 끌어들일 수 있었을까?
‘뭔가 느낌이 싸한데?’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양상익의 눈에 띄게끔 판을 깔아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김서준은 더욱 진한 위화감이 느껴지자, 곧바로 기프트를 사용해 문지혜의 모든 것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문지혜가 얼마 전까지 평범한 2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이었다면 어떤 식으로든 인터넷에 흔적을 남길 수밖에 없다.
그녀의 이름과 이니셜, 그리고 생년월일 및 얼굴 생김새 만으로도 그녀의 과거는 충분히 추적할 수 있었다.
눈부신 손놀림으로 문지혜의 과거를 추적해가던 김서준.
별 내용이 없던 기프트의 액정 화면에 의외의 정보 하나가 떴다.
[문디동동@moon1305#]
-비공개
‘찾았다!’
그건 그녀가 최근까지 사용하다가 돌연 비공개 계정으로 전환시킨 SNS 인스텔램이었다.
이걸 찾아내기까지 심안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놀랍게도 심안은 인터넷 상에 숨겨진 기능이나 비밀 계정 같은 것도 찾아내는게 가능했다.
어쨌든, 그 덕에 문지혜의 비공개 계정에 들어가게 된 김서준은 그 안에서 예상치 못한 사진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사진 속의 문지혜는 잘생긴 사내를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사진의 배경이 다름아닌 이곳 수상 계류장이었다.
문지혜는 커다란 요트 위에서 포즈를 잡고 있었는데, 그 요트 주변의 풍경이 아라마리나 수상 계류장과 완전히 일치했다.
김서준은 사진 속에 등장하는 요트를 본적이 있었다.
천간십이지와 예거 요원들이 접선 중인 요트에서 불과 40여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
그곳에 버젓이 사진 속의 대형 요트가 그대로 정박해 있었다.
‘이 남자는 누구지?’
사진 속에서 문지혜와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사내는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이상하게 낯이 익었다.
‘분명 어디서 본 적이 있는데….?’
김서준은 빠르게 기억을 더듬었고, 그 사내의 얼굴이 07기 생도의 한명과 굉장히 닮았다는 걸 깨달았다.
‘염희주?’
같은 07기 생도였으나 신교단의 첩자로 예거에 침투해 동기들을 몰살 시키려 했던 희대의 악녀, 염희주.
그녀의 얼굴이 사진 속 사내와 겹쳐져 보였다.
‘설마 염희주의 오빠라고?’
가족이 아니고서야 이토록 생김새가 비슷할 수가 없었다.
김서준은 이미 신교단에 대한 많은 걸 조사했고, 신교단 단주인 염재문에게 일남일녀의 자식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염상훈이라는 24살의 아들이 첫째였고, 둘째가 바로 예거 생도로 위장했던 18살의 염희주였다.
아쉽게도 예거의 시스템에도 염재문의 가족들 사진은 없었기에 정확한 얼굴은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했다.
만약 사진 속의 남자가 염상훈이 맞다면 문지혜가 천간십이지의 일원이 된 것부터가 신교단의 계획이라는 것이다.
김서준은 문지혜의 인스텔램을 마지막까지 뒤졌고, 3개월 전쯤 문지혜와 사진 속 사내가 굉장히 안좋게 헤어졌다는 사실까지 확인할 수 있엇다.
인스텔램의 마지막에는 문지혜가 직접 적은 문구가 하나 남겨져 있었다.
[반드시 널 지옥으로 보내주겠어.]
문장엔 지독한 악의가 담겨 있었다.
‘어쩌면 문지혜가 신비를 각성하게 된 이유가 이 사람에 대한 복수심 때문일지도 모르겠군.’
정황상 사진에 나오는 요트는 사내의 소유였고, 문지혜는 그 요트에서 사내와 많은 추억을 남겼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지혜가 하필 그 사내의 요트가 정박해 있는 계류장을 접선 장소로 잡았다는 건….
‘남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복수를 하고 싶었던 거겠지.’
그 사내가 염상훈이라면 모든게 맞아들어간다.
문지혜는 염상훈이 신교단의 단주인 염재문의 아들이라는 걸 최근에 알아냈고, 예거와 천간십이지를 이용해 염상훈을 이곳으로 끌어들인뒤 그의 파멸을 지켜보려고 했던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서준이 보기에 모든 건 염상훈으로 생각되는 사내가 꾸민 함정에 불과했다.
‘문지혜가 전파감염 신비를 각성했다는 걸 알고, 그녀의 복수심을 이용해 이런 함정을 판 게 분명해.’
문지혜를 가만히 내버려 둬도 알아서 함정으로 데리고 들어올 테니 이보다 더 훌륭한 미끼가 어디에 있겠는가.
문지혜는 복수에 눈이 어두워져서 자신으로 인해 이번 일에 휘말려 죽게될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염상훈은 문지혜가 이런 일을 벌이길 기다리며 모든 걸 철저히 준비해 뒀을 것이다.
그때, 예거와 천간십이지가 접선 중인 요트에서 한 여자가 밖으로 나왔다.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목에는 큼직한 헤드폰을 걸고 있는 그녀는 다름아닌 문지혜였다.
문지혜는 요트 앞을 감시 중인 천간십이지 소속의 헌터들에게 뭐라뭐라 말하고는 계류장 B라인을 나와 D라인 쪽으로 걸어갔다.
문지혜가 주변 눈치를 보면서 다가가는 곳에는 염상훈의 요트가 정박해 있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하려고….?’
김서준은 문지혜가 뭔가 일을 벌이려고 한다는 걸 느끼고 바로 배낭을 챙겨 매고는 사무실 창 밖으로 훌쩍 뛰어내렸다.
함께 있던 정아름이 깜짝 놀라 소리쳤지만, 김서준은 이를 무시하고 빠르게 달려나갔다.
단숨에 계류장 C라인까지 도착한 김서준. 그때 20여 미터 앞에 서 있던 문지혜가 돌연 뭔가를 꺼내들었다.
문지혜가 자신의 아공간 속에서 꺼내든 건 다름아닌 RPG였다.
그녀는 이미 포탄까지 장착된 RPG를 어깨에 걸치더니 염상훈의 요트를 정확하게 겨눴다.
‘이런 미친!’
지금 문지혜가 하는 행동은 자살이나 다름 없었다.
이 함정을 준비한 염상훈이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 둘 리가 없었고, 그로인해 예거와 천간십이지 모두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 틀림없었다.
다급해진 김서준은 손을 뻗어내며 염동력을 발동시켰다.
김서준의 눈이 황금빛으로 물든 순간, 문지혜의 어깨 위에 있던 RPG가 붕 떠올랐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콰드득.
주먹을 움켜쥐는 행위에 RPG가 그대로 우그러져 주먹만한 쇳덩이로 변해버렸다. 그때, 계류장의 D라인 아래쪽 수면을 뚫고 여덟 명이 뛰쳐나왔다.
마치 이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칼 같은 타이밍.
그들 중 일곱은 주변에 흩어져 있는 천간십이지 측의 조직원들을 향했고, 한명만이 문지혜를 향해 달려들었다.
문지혜는 방금 전 RPG가 자신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움직여 우그러진 것에 화들짝 놀라 바닥에 주저앉아 버린 상태였다.
김서준은 문지혜를 향해 달려드는 사내를 노려보며 손가락을 튕겼다. 순간, 퍼엉! 퍼버버버벙!
무려 일곱 번의 연속 폭발.
사내는 그 폭발에 온몸을 두드려 맞고는 저 멀리 내동댕이 쳐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