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8화. 북부 (1)
게임 커뮤니티에서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그곳에 진리의 추종자가 하나씩은 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왕성한 활동력과 방대한 활동 영역.
자기들이 추구하는 ‘진리’를 위해서는 어떤 극악무도한 짓이건 서슴지않고 저지르는 빌런들.
하는 짓거리만 따지면 흑마법사랑 비교해도 좋은 승부가 될 정도의 싸이코패스들이 모인 마법사 집단이 바로 진리의 추종자였다.
‘아니, 양지에서 대놓고 활동하거나 권력을 쥔 놈들이 있으니 더 악질적인가.’
제국의 귀족부터 시작해, 거대 상단의 주인, 왕가의 일원….
진리의 추종자 소속원 중엔, 마법사로서의 무력을 빼놓고서도 대륙 정세에 크건 작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물이 꽤 속해 있었다.
‘드라우프니르의 본신에 담긴 원념을 분신에 가둬둔 건 틸리의 소행이랬지. 그런데 정작 그 물건을 운반한 건 엉뚱한 놈들이다?
손을 잡았군. 칸은 어렵지 않게 감춰진 인과관계를 짜맞췄다.
’내 추측대로라면 틸리의 정체는…….’
만약 칸의 추측이 맞다면, 진리의 추종자가 틸리의 손을 잡은 건 꽤나 합리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었다.
극단적인 마법 절대주의 사상과 주문쟁이 특유의 오만함으로 말미암은 우월주의로 무장한 놈들이니, 틸리가 내미는 손을 거절할 리가….
‘…네 목적에 진리의 추종자들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 거냐? 틸리.’
엉뚱한 곳에서 과거의 후회와 엮이기 시작하는 상황에 칸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웃는 것처럼도, 단순히 찡그린 것처럼도 보이는 표정을.
어쩌면, 그녀와 재회할 날이 머지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스스로의 목적을 위해 달려나가는 길과 기약없는 목표를 위해 정처없이 헤매이는 칸의 행보가 맞닿는 순간이 온다면. 그땐…….
‘…그땐 망설이지 말아야겠지.’
칸은 조용히 다짐했다.
그때야말로, 그녀에게 모두를 배신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노라고.
*
*
*
“놈들은 헤펠트 백작이 드워프를 영지에 감춰두고 있단 사실을 내게 알리고, 그 드워프를 확보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헤펠트 백작이 자멸하도록 도움을 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넨 것이 그 마검이었고.”
“순진하게 그걸 믿었나? 주문쟁이들을 믿는 멍청이가 또 있군.”
“…정확히 밝힐 순 없지만, 믿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대단한 비밀이 있으신가 보군. 드워프를 확보한 다음엔 어쩔 생각이었지? 뭔가 계획이 있었나?”
에밀 자작은 여전히 땅에 몸통이 파묻힌 채로 고개만 저어 부정했다.
“헤펠트 백작이 마검에 홀려 자멸하면, 남은 건 그 무능한 애새끼뿐이니 별다른 계획이 필요하지 않았다. 드워프야 별다른 기반이 없는 나로선 필요치 않기에 더 그렇지.”
“뭐….”
‘원수나 다름없는 상대에게 인정받은 무능함이라….’
그것도 대단하긴 하네. 칸은 신나서 이것저것 알려주던 애송이 귀족 청년의 얼굴을 떠올리며 몸을 일으켰다.
“더 알아낼 건 없어 보이는군. 딱히 아는 것도 없어 보이고.”
“…이 전쟁의 진실이라든가. 그런 건 묻지 않나?”
“그딴 걸 알아서 뭐 하려고.”
칸의 무성의한 대꾸에 에밀 자작이 진심이냐는 듯 눈빛을 보내왔으나, 칸으로선 당연한 것이었다.
애초에 이 문제에 끼어들게 된 것도 순전 우연에 가까웠으니까.
드라우프니르의 존재가 아니었더라면 헤펠트 백작의 의뢰를 받아들이는 일도 없었을 터였다.
‘대충 짐작 가는 게 있기도 하고.’
“……그렇다면 내가 아는 건 전부 말한 셈이다. 그러니 약속을 지켜라. 야만인.”
“그래. 지켜야지.”
다만 니가 원하던 방식은 아닐 테지만. 칸은 그 뒷말을 삼켰다.
칸이 어떤 방식으로 약속을 지키게 될지는, 녀석도 머지않아 알게 될 테니.
“저, 전사님! 여기 계시는 거 맞죠? 전사님─!”
마침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칸이 피식 웃었다. 늦게도 오는군.
투두두두두!
곧이어 여러 마리의 말이 내달리는 듯한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 소리는……!”
깡통에 가려진 에밀 자작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게 목소리만 들어도 느껴졌다.
그리고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어떻게든 구덩이에서 몸을 빼내려는 에밀 자작의 몸부림을 구경하며, 칸이 도끼를 허리춤에 고정했다.
“널 만나려는 친구들이 저렇게 많다니. 이거 순 인싸였구만.”
“약속을 지킨다 하지 않았느냐! 이 빌어먹을 야만인이……!”
“뭐라는 거냐. 나는 살려준다고만 했다.”
곱게 집으로 보내준단 소리는 한마디도 안 했다고. 칸이 비웃듯 흘린 말에 깡통이 발작하는 사이.
멀리서 들려온 소리의 주인공들이 속속히 모습을 드러낸다.
당장 전쟁에 나선 것처럼 완전무장한 헤펠트 백작의 사병들과, 번쩍거리는 갑옷을 걸친 페네스가 파리한 안색의 얀을 짐짝처럼 데리고 나타났다.
“이젠 저쪽에서 돈을 뜯어낼 차례군.”
‘이거, 겨우 깡통 하나 잡은 거치고 너무 챙기는 거 아닌가 몰라.’
*
*
*
페네스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자못 혼란스러웠다.
백작가의 가장 큰 비밀이어야 할 드워프의 존재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은, 상황이 상황인 만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어째서 자작이 저런 꼴로…?’
에밀 자작은 강하다.
전 근위기사라는 허물을 떼놓고 보더라도 왕국 기사들의 평균 기량을 상회한다.
오러를 다루는 기량이나, 검술 따위의 것들에서 모두 그러했다.
물론, 에밀 자작은 현 왕가의 근위기사들과 비교하자면 근위기사란 이름을 대기도 민망한 수준의 실력자였다.
국왕의 어린 시절을 보필했단 공으로 그 자리를 쟁취했기 때문이다.
현역에서 물러난 지금은 전성기보다도 약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에밀 자작은 페네스조차 홀로 감당할 수 없는 강자이며, 그가 직접 길러낸 사병들까지 더해지면 수십으로 일이백을 순식간에 갈아내는 전투력을 발휘했다.
그런 에밀 자작이 머리만 내놓고 땅에 몸이 파묻혀있고, 최정예라 할 수 있는 사병들이 모두 항복한 광경은 페네스로 하여금 현실을 부정하게 만들었다.
“생각보다 빨리 왔군. 아니, 상황이 다 끝나고 왔으니까 늦은 건가? 아무튼…….”
칸이 여상한 투로 내뱉은 말에 페네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저 무도한 녀석이 또 무슨 말을 지껄이려고….
“보다시피 백작의 의뢰는 끝났다. 산 채로 전부 생포했으니, 오히려 초과달성이라 할 수 있겠군. 이것도 전부 감안해서 의뢰비를 얹어주겠지? 안 그러면 서로 피곤해질 거다.”
페네스는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입을 오물거렸다.
만약 투구로 얼굴을 가리지 않았더라면, 당황이 여실한 표정이 다 드러났으리라.
“……의뢰는 자작의 죽음이었을 텐데.”
결코 짧지 않은 침묵의 끝에 겨우 꺼낸 말이었고, 돌아오는 건 무슨 헛소리냐는 듯한 대꾸였다.
“기껏 신경 써서 산 채로 붙잡았더니, 섭섭한 소리를 하는군.”
“각하께선 의뢰의 성공을 자작의 죽음으로 분명히 했다. 굳이 생포할 필요는…….”
“진심으로 하는 소리인가? 이놈은 적의 수괴고, 저기 무릎 꿇은 것들은 적의 정예들이다. 죽이는 것보단 살려서 써먹을 데가 더 많다는 건, 서릿골에서 온 나조차 알고 있다.”
“그렇긴 하죠!”
대뜸 맞장구치는 소리가 페네스의 뒤쪽에서 나왔다. 자기 호위와 따로 움직이기로 했다면서 페네스와 동행했던 얀이었다.
‘저 망할 마법사가…….’
으드득. 페네스가 이를 갈았다.
어쨌거나 저 야만인이 떠드는 말이 정론이기 때문.
분쟁 중인 도시의 수장과 전력의 태반을 사로잡은 이상, 사실상 무조건 항복을 이끌어 낼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그건 정치적인 사안을 모두 배제할 수 있을 때나 가능한 얘기다.
바그너와 피카르의 분쟁에선 써먹을 수 없다.
정치에는 무지한 페네스지만, 적어도 그 사실만은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 잠시.”
“아투 경.”
그때 그와 동행한 백작가의 또 다른 기사가 조용히 그를 불러내 제안했다.
“각하의 명령을 잊지 마시오. 우리의 목표는 드워프의 확보와 에밀 자작의 죽음, 그리고 저 야만인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우는 게 전부요.”
“…그 말은.”
“그냥 전부 죽이면 될 일 아닌가. 우리는 기사가 둘에 사병을 전부 끌고 왔고. 저쪽은 전력이라 해봐야 야만전사에 계집에 하찮은 용병이 전부니 말이오. 마구스의 제자도 우리 쪽에 있으니 더 처리하기 쉬울 거고….”
‘그게 가능하리라 생각하시오?’
페네스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애써 삼켰다.
말이야 맞는 말이다.
그러면 일이 간단하다는 것도 페네스는 모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설이는 이유가 뭐겠는가.
꿀꺽….
투구 속 페네스의 시선이 여유만만한 태도의 야만인에게로 향했다.
‘정황을 보아하니 저자가 에밀 자작을 제압한 건 분명한데, 저 사병들의 무리를 뚫고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 그게 가능하려면 저 야만전사의 강함이 압도적이어야…….’
“그래서. 어쩌자는 거냐. 이 자리에서 자작의 목이라도 잘라줘? 기껏 얌전히 항복한 귀족의 목을 치라니. 왕국인도 꽤 야만적으로 일을 처리하는군.”
저 망할 놈이-.
깊은 고민에 빠졌던 페네스가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그리고 이내 깨달았다. 자신은 그 무엇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을.
정말 아투의 말대로 저들과 싸우면? 야만인의 강함이야 둘째치고, 에밀 자작의 사병들이 가만히 있을까?
야만인에게 합류해서 저항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 게다가 저쪽엔 백작가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드워프가 있었다.
‘제기랄…….’
페네스가 작게 탄식했다.
“…일단 에밀 자작과 사병들 전부. 에르몽으로 이송하겠소. 그곳에서 각하께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하지.”
“페네스 경! 진심이오?”
“그럼. 당신이 결정하시오. 아투 경. 지금 당장 저 무도한 야만인들과 싸우라고 명령을 내리란 말이오!”
페네스의 일갈에 아투가 입을 꾹- 다물었다.
페네스는 그제서야 사병들을 다그쳐 자작과 사병들의 신병을 확보하도록 한 뒤, 부상을 입은 다른 기사와 드워프의 안위를 살폈다.
그러나 그 시선은 자기 동료들에게 둘러싸인 야만인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어째선지.
저 야만인이 모든 사정을 꿰뚫고 이쪽을 가지고 논 것 같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설마……. 아니겠지.’
*
*
*
페네스는 인질들과 칸 일행을 모두 에르몽으로 데려갔다.
그리고는 바그너로 사람을 보내 백작에게 저간의 사정을 세세히 알렸고, 백작은 바그너를 못난 소가주에게 맡긴 채 부리나케 에르몽에 당도했다.
퍽!
“이런 멍청한…! 그걸 그대로 들어주었단 말이냐! 내 분명 말했을 텐데. 거기서 자작과 야만전사. 전부 해치우고 돌아오라고!”
헤펠트 백작이 휘두른 주먹에 얻어맞은 페네스가 쿠당당- 바닥을 굴렀다.
교양으로 검을 익힌 백작의 공격 따위가 철저하게 단련된 기사를 넘어뜨리는 건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당연히, 백작의 손이 다칠 것을 염려한 페네스가 당해준 것이었다.
그러나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헤펠트 백작은 그러건 말건, 바닥에 쓰러진 페네스를 삿대질해가며 목청을 높였다.
“야만인 따위가 떠드는 헛소리에 홀딱 넘어가서 일을 이딴 식으로 처리해? 이, 이런…!”
“죄송합니다.”
페네스는 슬쩍 입가를 손등으로 훑으며 몸을 일으켰다.
지금껏 투구에 가려졌던 핼쑥한 중년인의 얼굴은 여전히 무뚝뚝했다.
그게 백작의 화를 더 돋궜는지, 헤펠트 백작은 의자를 발로 차는 등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으아악!”
분에 못 이겨 소리까지 질러대는 헤펠트 백작에게선, 그가 처음 보여준 교활한 여우와 같던 침착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처음 바그너와 피카르의 분쟁은 반쯤 헤펠트 백작가에서 시작한 전쟁이었다.
흔들나무 숲의 광산에서 죽을 뻔한 드워프를 우연히 구출하고, 그 대가로 백작가의 전속 대장장이로 고용한 이후의 일.
용병과 상단들은 드워프제 장비인 ‘부서진 모루’의 장비에 열광했다. 남부의 왕도에서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뛰어난 장비를 구할 수 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백작이란 작위를 가진 채 서서히 몰락해가던 헤펠트 백작가는 그렇게 본래의 성세를 되찾았다.
그 시점에서 선대 백작은 마물의 소행으로 일을 꾸며 당시 피카르의 시장이었던 귀족을 암살했다.
그리고 주인 잃은 피카르를 백작가가 흡수할 예정이었으나….
‘망할 왕가가 끼어들지만 않았더라면……!’
그런 마당에 엉뚱한 놈이 피카르를 차지했다.
국왕이 저를 어린 시절부터 보필한 퇴물 기사에게 주인이 사라진 피카르를 하사한 것이다.
그게 지금의 에밀 자작이고, 그 늙은 퇴물이 대뜸 선대 시장의 죽음이 헤펠트 백작가의 소행이라며 난리를 떠는 통에 시작된 것이 바로 지금의 분쟁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이제는 내 입지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거늘……!’
도시 간의 분쟁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고서 후작의 위를 노리는 헤펠트 백작.
그런 백작의 성장세에 위협을 느끼고서 에밀 자작을 지원하는 기성 고위 귀족들, 자기 체면 챙기기에 급급한 왕가….
그건 마치.
헤펠트 백작가라는 선수가 에밀 자작이라는 호구를 털어먹는 놀음판에, 엄청난 전주들이 나타나선 무상으로 호구에게 돈을 들이붓고 있는 꼴이나 다름없었다.
결과적으로 헤펠트 백작가는 이득을 보았지만, 점차 호구가 판돈을 따는 판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헤펠트 백작은 생각했었다.
‘분쟁을 끝내야 한다.’
그걸 위한 설계를 구상하고 있을 때쯤에 마검이 백작의 손에 들어왔고, 백작을 홀린 마검은 다시금 야만인의 손에 들렸다.
그리고 백작은 순간의 기지로 몹시 절묘한 계책을 떠올렸다.
‘야만인과 마검. 이것보다 어울리는 조합이 또 있을까.’
에밀 자작이 마검에 홀려서 날뛰는 야만인과 사이좋게 죽어버리면, 책임 소재 자체가 모호해진다.
마검을 야만인에게 건네고 에밀 자작에게 복수 해달라 의뢰한 것은 헤펠트 백작이지만, 정작 그 마검은 에밀 자작이 결투의 대가랍시고 넘긴 폭탄이 아니었던가.
자기 꾀에 자기가 찔려 뒈진 꼴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왕가라면, 오히려 에밀 자작의 우둔함을 성토하거나 침묵할 터였다.
“그러니. 그냥 그 자리에서 전부 죽여버렸으면 된 것 아니냐! 그 뒤에 적당히 정황만 맞추면……!”
“…죄송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미친 듯 날뛰던 백작은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차분함을 되찾았다.
“아직 되돌이킬 기회가 있어. 아직 에르몽 바깥으로 소식이 나가지 않은 지금이라면…. 에밀 자작과 그 야만인을 지금이라도 처리해서…….”
그러나 페네스는 백작의 그런 모습을 보며 고개를 떨구었다.
아집에 사로잡혀 현실을 마주하지 못하는 주군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었기에.
그리고….
‘죄송합니다. 각하.’
페네스는 떠올렸다.
너무나 멀쩡한 모습으로 에밀 자작을 제압하고서, 자신을 바라보던 야만인의 희번득한 눈을.
페네스와 아투가 어서 덤비기만을 바라는 듯한… 광전사의 눈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