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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 속 야만전사-44화 (44/132)

#044화. 경계마을 (4)

“적습이다! 놈들이 떼거지로 몰려왔어!”

“제길…. 갑자기 이게 무슨 상황이야?!”

“그게 중요해? 당장 촌장님부터 모셔 와!”

평화롭던 경계마을은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경계마을 바깥에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마적단이 마을을 포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기병의 숫자만 스물. 말에서 내린 채 방패와 단창으로 무장한 보병이 또 스물이었다.

그 밖에도 가볍게 무장한 인원까지 합치면 물경 오십을 헤아린다.

“대장. 포위를 끝냈습니다. 이제 경계마을에선 쥐새끼 한 마리도 빠져나올 수 없을 겁니다.”

철그럭-.

부하의 보고에 남자가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

그는 특수한 처리를 한 듯 빛이 반사되지 않는 검정색 갑옷으로 무장했으며, 허리에는 손잡이만 봐도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은 검을 걸친 채였다.

거기에 그가 올라탄 말조차 제 주인과 비슷한 철갑을 입고 있었다.

그야말로 기사의 자태다. 도저히 일개 마적단의 대장으로는 볼 수 없었다.

“슬슬 시작해도 되겠군.”

“예. 전부 조용히 해라─! 대장께서 저 무뢰배들에게 교훈을 내리신단다!”

그의 친위대이자, 중갑기병대를 이끄는 수하가 목소리를 높이자 시장통 같던 마적들의 진형에 침묵이 찾아왔다.

어지간한 군대보다 기강이 바로 잡혀있는 모습에 경계마을 쪽에서 아연한 반응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남자가 천천히 앞으로 나선다.

철그럭- 철그럭-

그가 움직일 때마다 갑옷에서 나는 소리가 유독 선명했다. 전장의 소음을 한 사람이 잡아먹은 형국이었다.

“촌장이라 불리는 혼종 계집년은 들어라. 내 저번의 전투에서 자비를 베풀어 살려주었거늘, 이번에도 감히 내 수하들을 건드렸더군. 이를 어찌 감당할 생각이냐.”

나직한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고, 또 확연한 존재감이라는 게 깃들었다. 남자가 단순한 마적이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했다.

기세 자체가 다르다. 방책 안쪽에서 남자를 지켜보던 모두가 같은 감상을 떠올렸다.

“내가 그동안 경계마을을 굳이 건드리지 않았던 것은 너희에게 선택의 유예를 주기 위함이었으나, 기어코 또 선을 넘었으니. 유예는 오늘로 끝이다. 선택하라.”

굴종할 것인지, 모두 죽을 것인지.

“…….”

침묵이 흐른다. 누구도 감히 남자에게 대적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만큼 남자가 풍기는 기세가 엄청났다. 저 왕가의 최정예라 불리는 ‘근위기사’가 저러지 않을까 싶을 만큼.

남자는 그 침묵을 즐기듯 가만 기다리다, 적당한 틈을 두고 다시 입을 열었다.

“대답이 없군. 전자라면 지금 당장 문을 열고 우리의 지배를 받아들여라. 그게 아니라면 경계마을은 오늘로 폐허가 될 것…….”

“거, 존나게 쫑알거리는군. 템빨로 뻗대는 놈이.”

갑자기 끼어든 목소리에 남자가 입을 다물었다.

그것만으로 마적단 진영의 공기가 들끓는 듯했다. 자기 대장을 모욕한 것에 분노한 것이리라.

“방금 말한 자는 모습을 드러내라! 그 험한 말버릇에 상응하는 용기와 기개가 있나 봐야겠다.”

그그그극─.

닫혔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방책 안쪽에서 이런저런 실랑이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문은 멈추지 않고 열렸다.

“나왔다, 씹새야. 더 할 말은?”

남자가 투구 속에서 미간을 좁혔다. 시건방진 목소리의 주인이 대체 누군가 했더니 예상을 뛰어넘어도 한참 넘었기 때문이다. 야만인이라고?

‘야만인이라면…….’

곧장 떠오르는 게 있었다.

북부의 알-로렌느 지방에서 수많은 용병과 도적, 심지어 기사의 목까지 도끼로 쪼개버렸다는 괴물 같은 야만인. 참수자.

설마 본인인가? 회색 피부의 서릿골 야만인이 어디 흔한 것도 아니고. 북부에서 모습을 드러냈다면 본인일 가능성이 있다.

남자는 그런 잔혹한 전투광이 어떻게 경계마을의 심사를 통과했는지가 의문이었으나, 이내 알아서 납득했다.

‘그 빌어먹을 잡종 마법사가 고용한 모양이군.’

이유는 뻔했다. 최근 기습을 가해놓고도 자신을 막지 못했으니, 그만한 전력을 바깥에서 충당한 것이겠지.

‘가소롭군.’

“야만인은 잠시 빠져있어라. 지금은 잡종 년에게 볼일이 있으니까. 너는 그다음에 죽여주마.”

대부분 야만인이라하면 괴물이라 여기며 두려워하기 마련이지만, 남자는 그렇지 않았다. 한낱 인간조차 타고난 마나를 상실한 열등종 따위가 무어 두렵다고?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선 정말로 야만인에게 두었던 관심을 꺼버렸다.

“촌장이나 나오라고 해라. 아니면 지금 당장 방책을 부수고 들어가겠다.”

“허, 이건 또 신선한 반응이네…. 대놓고 무시당한 적은 처음인데.”

생각과는 다른 반응에 무안함을 느낀 야만인이 뒷머리를 긁적이건 말건, 남자는 반쪽짜리 엘프가 나오기를 기다릴 작정인 듯 아예 입을 다물어버렸다.

“어쩔 거요. 저쪽은 당신이랑 대화하길 원하는 것 같은데.”

“…따로 나눠야 할 말이 있을까요.”

야만인의 뒤쪽. 방책 너머로 완전히 무장을 마친 퇴역 용병들과 함께 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는 그제야 움직임을 보였다.

“왜 없겠나. 너희가 죽인 내 수하들에 대한 값을 치러야지.”

“당신들의 손에 재물을 약탈당하고, 심지어 목숨을 잃거나 노예로 전락한 이들에 대한 보상은요?”

“정당한 징발이다. 북부의 혼란 아래에서 살아남으려면 강자의 보호를 받는 것이 당연하니까. 죽은 것들은 감히 내게 저항한 대가를 치른 것뿐. 그리고 이젠 너희 차례다.”

“당신들은 이 마을을 무너뜨릴 수 없어요.”

촌장이 굳은 결의가 담긴 눈빛으로 남자를 노려보았다.

확실히 마적단의 규모는 어지간한 하급 귀족이 운용할 수 있는 군세를 훌쩍 넘겼으나, 경계마을이 해자와 방책을 통해 수세를 굳건히 한다면 함락은 불가능할 터였다.

“……흐. 그거야 해보면 알겠지.”

그러나 남자에게선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당장 경계마을을 무너뜨릴 자신이 있다는 뜻인가? 대체 어떻게? 아무리 기병 전력이 많다고 하지만, 해자를 넘고 들어올 수는 없을 텐데….

촌장은 남자가 믿는 구석이 무엇인지를 홀로 고민하다가, 이내 답이 나오지 않음을 깨닫고 탄식했다.

“어쩔 수 없겠네요. 어떻게 해서든 마을을 공격할 셈이시니, 저희도 마땅히 발버둥을 칠 수밖에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경계마을의 퇴역 용병들이 분연히 목소리를 높였다.

늘그막에 찾은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다시 검을 쥔 이들의 사기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전부 화살 준비해! 할 일 없는 녀석들은 돌이라도 주워 와!”

“저것들이 해자를 넘으려 하면 잡동사니라도 던져! 마을에 모아놓은 인분도 전부 챙겨오고!”

“다 죽여버리자─!”

그밖에도 방책 안쪽에 젊은이들이 뭐라도 할 일을 찾아 바삐 움직이자, 마적단의 가장 앞쪽을 차지한 놈들에게서 동요가 퍼졌다.

싸움이 벌어지면 가장 먼저 죽는 게 자신들이라는 걸 알고 있는 까닭이다.

“전사님께선 저 사내를 맡아주세요. 나머지는 저희끼리 막아볼 수 있으니까요.”

“괜찮겠나?”

촌장이 엘프 특유의 아름다운 얼굴을 차갑게 굳혔다.

“전부 떠넘길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리고 해자를 끼고 싸우면 저들도 불리함을 감수해야만 해요. 종국엔 중갑기병을 내보낼 수밖에 없겠죠.”

“그때가 내 차례겠군. 알았소.”

“감사드려요.”

어깨를 으쓱이며 물러난 야만인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인 촌장이 고개를 다시 정면으로 가져갔다.

흑색 갑옷에 둘러싸인 마적단의 대장 또한 그녀를 마주 응시했고, 얼마간 대치가 이어졌다.

그리고 머지않아.

“다 죽여라. 무엇이든 빼앗은 건 자기 몫이니, 알아서 열심히 잘 챙기도록.”

“오오오오오──!”

전투가 시작됐다.

*

*

*

영지와 영지끼리의 전투도 아니고, 용병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마을과 마적단 사이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뿐인데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하물며 한쪽은 방책과 해자를 끼고 수성전에 임했으며, 나머지 한쪽은 마적인 주제에 보병이니, 기병이니, 중갑기병이니 하는 편제까지 갖추고 있었다.

단순 숫자로만 따져도 양측에서 백 명이 가볍게 넘는 인원이 전장에 나섰으니. 거진 작은 규모의 전쟁이라 봐도 무방했다.

“밀고 나가!”

마적들 쪽에서 보병들이 경계마을 쪽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경계마을 쪽에서도 이십 명 정도 되는 인원이 해자를 등 뒤에 두는 형태로 대형을 갖추었다.

나무로 만든 방책은 성벽처럼 근거리에서 터진 주문을 계속 버틸 만큼 견고하지 못했다. 무작정 안쪽에서 수비에 치중할 수 없는 이유였다.

“오면 그냥 쏴버려!”

“어차피 말 없으면 저것들도 X밥이야! 해자 끼고 싸우면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

그러나 뒤에 해자가 있는 것만으로 기병 전력의 돌진을 봉쇄한 셈이니, 수성의 유리함은 여전했다.

무엇보다 경계마을에서 해자를 끼고 싸우는 스무 명의 인원 사이. 갑옷을 입고 가장 앞에서 싸우는 이들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졌다.

발을 땅에 붙이고 싸우는 조건에서, 무언가를 칼로 쑤셔 죽이는 데엔 이골이 난 퇴역 용병들이 판금 갑옷으로 무장하니 그야말로 대적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몇 번 검을 맞대는가 싶더니, 마적단 측의 사상자가 급속도로 불어났다.

푸푸푸푸푹─!

“뒤, 뒤로 가! 화살 날아오잖아…!”

“앞으로! 앞으로 가라고! 뒤로 빠질 데 없으니까 앞으로……!”

“물러서면 죽음 뿐이다! 닥치고 싸워! 그리고 죽어라!”

게다가 백병전이 조금이라도 길게 이어진다 싶으면 방책 안쪽에서 화살을 쏘아대니, 마적단 측의 보병이 그야말로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처음 마적단이 보였던 기세등등함과는 다르게 사뭇 일방적인 전황에 경계마을 쪽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이길 수 있다!

“대장. 슬슬 나서면 되겠습니까?”

“아니, 조금만 더 기다려라. 곧 끝나니까.”

“예.”

그 꼴이 눈꼴신 듯 눈살을 찌푸린 중갑기병 하나가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마적단의 대장인 남자는 침착하게 자기 수하들이 죽어 나가는 광경을 지켜볼 뿐. 이렇다 할 지시를 내리진 않았다.

‘뭘 노리는 거지?’

그 모습을 지켜보던 촌장이 의아한 듯 미간을 좁혔다.

무식하게 병력을 내다 버리는 지시를 내리다니? 마적단 대장의 출신을 생각하면 지극히 이상한 일이었다.

‘어쨌거나 상황이 유리한 것만은 확실한데…….’

마냥 즐거워할 수는 없었다.

멍청할 리가 없는 남자가 멍청한 짓거리를 일삼고 있으니, 거기에 무슨 의도가 있음은 지극히 당연한바. 어떻게든 대비함이 옳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의도가 뭔지 알고 대비를 한단 말인가. 촌장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촌장님. 그자가 뭔가 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곁을 호종하던 기온의 말에 촌장이 퍼뜩 상념에서 벗어났다.

기온이 경고한 대로. 줄곧 수하의 죽음을 방관하고만 있던 마적단의 대장이 별안간 검을 뽑아 들었다.

그 상태로 하늘을 향해 검을 치켜든 채, 석상이 된 것처럼 굳어버린 대장의 모습은 그야말로 수상쩍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그뿐이다. 여전히 전황은 경계마을 측에게 유리했고, 마적단의 어중이떠중이들은 시시각각 죽어가고 있었다.

뭔가를 하려고 해도 이만한 상황을 뒤집으려면 적어도 적색 마탑의 마법사가 방책에 불이라도 질러야…….

‘설마.’

촌장의 머릿속을 불길한 상상이 스쳤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불가능해.’

마적단의 대장은 탈영병 출신의 평범한 인간이다.

적색 마탑의 주문을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단 소리였다. 설령 적색 주문이 각인된 장비가 있다고 한들, 그녀가 방책을 지키고 있는 이상 어쭙잖은 주문은 통하지 않는다. 아티팩트라도 가지고 있는 게 아니고서야…….

촌장이 애써 떠오른 생각을 부정하던 그 순간이었다.

화륵─ 화르르륵─!

태양을 찌를 것처럼 곧추세운 마적단 대장의 검끝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처음엔 작은 불씨가 흩날리는 정도였으나, 머지않아 사람의 머리보다 커진 불덩어리가, 또 그다음엔 불꽃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새의 형상을 빚어냈다.

“아엘로스의 불새…!”

불꽃의 새가 날갯짓을 하는 걸 보며 촌장이 입을 쩍- 벌렸다.

중위계 주문이지만, 넓은 범위를 불태우는 데에는 고위계 주문에 버금간다는 적색 마탑의 주문이 한갓 마적단 두목의 검끝에서 현현한 것이었다.

“자식들아, 지금이다!”

그때 경계마을 측의 용병들에게 밀려나기만 하던 마적단의 보병들이 허리춤에 걸린 가죽 물통을 집어서 방책을 향해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그 갑작스러운 행동에 경계마을의 용병들이 다급하게 달려들었으나, 이미 늦었다.

방책에 부딪친 물병에서 정체불명의 액체가 주르륵- 쏟아져 방책을 적신다. 엘프의 오감을 가진 촌장은 액체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챘다. 기름이다!

경악도 잠시, 다급히 주문을 자아내던 촌장의 몸이 휙- 뒤로 밀려났다.

“물러나십시오─!”

“기온…!”

불새의 모습을 보고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기온이 촌장을 경계탑 아래로 밀어버렸다.

집중이 끊긴 탓에 주문이 취소되고, 역류하는 마나 탓에 울컥- 피가 차올랐다. 그러나 촌장의 입에서 나온 것은 피가 아닌 비명이었다.

“안 돼……!”

경계탑 아래로 떨어지던 촌장이 별안간 환해진 시야에 눈을 부릅떴다.

아엘로스의 불새가 방책 가까이 당도한 것이다.

불에 타오르는 방책과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며 죽어가는 사람들.

마적들에게 약탈당하고, 폐허가 되어가는 마을의 풍경이 촌장의 머리를 가득 채웠다.

느릿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촌장은 이를 악물었다.

저번 마적단의 습격에서 사람들을 살리느라 안 그래도 무리를 한 상태에서, 또 한 번 마나가 역류한 그녀의 몸 상태는 그야말로 최악.

만약 여기서 더 무리를 한다면 꼼짝없이 죽고말 터.

‘어차피 죽을 거라면, 차라리 마을이라도 지키고……!’

결연히 이를 앙다문 촌장이 역류하는 마나를 강제로 이끌어 내려던 때였다.

바닥을 향해 낙하하던 그녀의 몸을 누군가 받아냈다.

몸에 닿는 감촉이 무척 단단했다. 몸이 바위로 이루어진 사람에게 안기면 이런 느낌일까. 촌장은 멍해진 머리로 그런 얼빠진 감상을 떠올렸다.

“이건 추가금을 받아야겠는데.”

그녀를 품에 안은 회색 피부의 야만인이 씨익- 웃었다.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함인지, 야만인이 뱉은 실없는 농담에 촌장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다.

당장 지척까지 당도한 아엘로스의 불새가 뜨거운 열기를 토해내고 있건만, 그를 안은 품의 단단함 때문인지 어떻게든 되리란 생각이 들었다.

“눈 감고, 숨 참으시오.”

조금 화끈할 테니까.

그렇게 선언한 야만인이 허리춤에 걸린 검을 검집째로 들어 올렸다. 촌장은 저도 모르게 그의 말대로 눈을 감은 뒤, 호흡을 멈추었고…….

푸화하하하학──!

뜨거운 열기와 공기를 찢어발기는 듯한 소음이 그녀의 세상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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