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신의 막내제자가 되었다-152화 (152/172)

152화

내가 깊은 한숨을 내쉬니, 에반의 표정이 변했다.

“설마 도의적이니 뭐니 하는 시시한 얘기를 꺼내진 않겠지?”

“미안한데 꺼내야겠다. 그리고 욕도 좀 할게. 야, 이 미친 새끼야. 아직 뭐 하나 확실하지도 않은데 죽이고 보자는 게 말이 되냐.”

“이유는 방금 설명했잖아.”

에반은 오히려 의아해했다.

“지금 카르텔 아카데미의 재학생은 1,000명이 넘어. 그 밖의 교직원이나 관계자를 더하면 두 배까지는 아니어도 절반 정도는 인원이 더 늘 거고.”

“알아.”

“1,500명을 살리기 위해 두 명을 죽이자는 건데, 이걸 안 할 이유가 있나? 아. 가능성은 적지만, 네가 만약 황가의 열렬한 신봉자라면…….”

나는 한숨으로 에반의 헛소리를 끊었다.

“만에 하나 둘 다 교인이 아니면?”

“그 둘은 0순위 용의자고, 그 밑엔 1순위부터 목록이 준비돼 있어. 순차적으로 내려가면 되겠지.”

“계속 죽여 가면서?”

에반이 재미없는 얼굴로 두 손을 들었다.

“과격한 방법이란 건 인정해. 하지만 남은 시간 내에서, 확실히 모두를 살릴 방법은 그것뿐이야.”

나는 이 대목에서 낄낄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한두 개가 아니긴 한데, 일단 이것부터 묻자.”

“말해.”

“그걸로 사태가 일단락된다면 왜 내 도움을 바란 건데?”

“뭐?”

“황자, 그리고 황녀. 그 둘을 죽이는 거라면 너 혼자서도 가능하잖아.”

“…….”

에반이 주둥이를 닫았다.

“내 예상을 들려줄까? 황자와 황녀를 죽이는 건 네 계획의 1단계, 혹은 0단계에 불과해. 내 도움이 필요한 건 그다음부터겠지.”

“…….”

“덧붙여 황족 살해라는 죄를 같이 짊어지면, 내가 네 정체에 대해 떠들어도 아무도 믿지 않을 테고 약점까지 잡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겠구만.”

“쩝.”

에반이 입맛을 다시며 볼을 긁적거렸다.

어쩐지 허를 찔리고 머쓱해하는 모습이 내가 알던 에반과 겹쳐서 기분이 묘했지만.

잠시 후 어깨를 으쓱거렸다.

무언의 긍정이다.

순간 짜증이 치밀어서 머리를 한 대 쥐어박을까 생각했지만, 일단 궁금한 것부터 물었다.

“그다음 단계는 뭔데.”

“제사장을 죽인 다음 말이지?”

“웬 제사장.”

“아. 임시로 마왕을 강림시킨 놈을 그렇게 부르려고. 어찌 됐건 여기서 제사 의식을 벌였던 건 분명해 보이니까.”

“…그래라.”

더 딴죽 거는 것도 지쳐서 설렁설렁 넘어가기로 했다.

“엄밀히 따지면 마왕이 강림한 이후 제사장을 죽이는 건 후속 대처야. 이미 산불이 났다면 진화 작업을 끝내도 홀라당 타버린 건 돌아오지 않잖아?”

“그래서.”

“그래도 더 불길이 번지는 건 막을 수 있단 거지. 비슷한 맥락으로, 제사장을 죽이면 적어도 마왕이 더 강해지지는 않을 거야.”

“…더 강해진다고?”

“그래. 물론 주기적으로 제물을 공급해야 하긴 하겠지만…….”

에반이 말을 이었다.

“솔직히 지금 단계에서도 마왕을 쓰러뜨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 한시라도 빨리 제사장을 죽여야 쥐꼬리만 한 승산이라도 확보할 수 있단 뜻이야. 여기까지, 이해했지?”

“그래.”

“그럼 내 말에 따르는 거야?”

“아니.”

내가 고개를 저으니, 에반도 김빠진 듯한 한숨을 내쉬었다.

“좋아. 그럼 네 의견도 들어 보자. 다른 대안이 있나?”

“일단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말해.”

“넌 연구 동에서 정확히 어떤 꼴을 당했지?”

“음.”

타당한 의문이라 생각했는지, 에반도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히 설명하면… 연구 동 건물 열두 채는 이미 교의 영역이라고 보는 게 맞아. 낮에는 별로 위험하지 않지만, 해가 지면 얘기가 달라져. 높은 확률로 이면 세계로 빨려들어 가니까.”

“빨려들어 간다?”

“응. 근데 거기서부턴 기억이 좀 희미해. 아까 말했듯이 꿈속 세계처럼 모호한 감각이라서……. 일단 내가 기억하는 걸 다 말해 줄게.”

이어지는 에반의 말은 황당했다.

정신을 잃고 나서 눈을 뜨면, 핏빛 달이 떠 있는 한밤중의 아카데미에서 눈을 뜬다던데-.

그곳이 바로 이면 세계라는 모양이다.

“나 말고도 사람이 많았던 게 기억나. 얼굴까지는 잊었는데, 아카데미 재학생이 대부분에 교수도 있었지.”

“그건… 좀 이상한데.”

많았다는 말은 적어도 십수 명은 됐다는 뜻인데…….

아까 말했듯, 아카데미란 장소는 다른 것보다 인원 파악에 훨씬 용이한 장소다.

당장 신청한 수업에 한 번이라도 결석하면 즉시 출석부에 기록될 테니까.

그런 빈도가 의아할 만큼 잦아지면 당연히 교관 측에서도 이상함을 느낄 테고.

한 번 죽어도 살아날 수 있는 에반이 특별한 경우인 것이다.

“하덴아이하르는 놀이를 좋아하는 마왕이니까 아마 이면 세계에서도 규칙이 있을 거야. 불합리하긴 해도 원래 세상으로 돌아올 확률이 없지는 않단 뜻이지.”

“으음…….”

“아무튼. 내가 그 세상에서 확실히 기억하고 있던 키워드는 세 개야. [인형], [탐색], 마지막으로 [핏빛 달]”

“…인형이라.”

어쩐지 인형을 안고 있던 페리스트 황녀가 떠오르긴 했지만… 묘하게 꺼림칙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모든 정황이 황녀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으니, 반대로 꺼림칙하달까.

물론 세렌의 말대로 이 세상은 소설이 아니다.

의심스러운 놈은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니까 의심스러운 걸 테지.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나는 지금 느껴지는 위화감을 무시하지 않기로 했다.

“네 말은 대강 알겠어. 그럼 네 진짜 목적은-.”

“제사장을 죽인 다음, 다시 이면 세계로 간 다음 둘이서 마왕을 쓰러뜨리려고 했지.”

“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강은 알 것 같네. 근데 우리 둘이서 해결하는 건 벅차 보이지 않냐?”

“동의해. 동료는 많을수록 좋지. 개인적으로는 다섯 명 정도가 적당할 것 같긴 한데…….”

에반이 문득 내 얼굴을 보더니 물었다.

“표정이 왜 그래?”

“…아니.”

나는 고개를 털었다.

어쩐지 방금 에반의 말을 들었을 때, 세렌의 말이 머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 어쨌든. 황녀님은 거기 부원 수를 다섯 명까지 확보하고 싶어 해.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다섯 명의 부원을 확보하고 싶어 하는 황녀.

마왕을 쓰러뜨리기 위해선 최소 다섯 명이 필요하다고 말한 에반.

이게 단순한 우연일까?

“끌어들일 만한 녀석이 있어? 일단 믿을 수 있는 녀석이어야 해. 그러면서도 실력이 어설프면 안 되고. 일단 너랑 어울려 다니는 헥토르나 카론은 안 된다는 뜻이야.”

헥토르와 카론은 물론 영도 수준에선 훌륭한 전력이지만, 확실히 마왕과의 전투에 동원하기엔 아직 부족한 감이 있다.

처음으로 떠오른 건 역시 세렌 굿스프링이었지만…….

지금 당장, 그 녀석보다 훨씬 도움이 될 만한 인물이 뇌리를 스쳤다.

“있어.”

“누구?”

“올더슨 학장.”

아카데미의 주인.

칠색의 대마법사에게 지금 상황을 공유하고, 도움받아야 한다.

* * *

“학장님은 지금 [수행의 탑]에 계십니다. 실은 학장실보다 그곳에 계실 때가 대부분이지요.”

본관에 있는 학장실까지 한달음에 달려갔지만, 비서로 보이는 남자가 그리 대꾸했다.

원래라면 소재를 알려 주지 않는다지만, 특대생 학생증을 들이대며 양념을 좀 치니 저 말이 나온 것.

덕분에 나와 에반은 즉시 본관을 나서서 [수행의 탑]으로 향할 수 있었다.

어둑어둑한 아카데미를 걸으며, 오늘따라 유난히 가로등이 어둡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군말 없이 뒤따라오는 에반을 흘끗 보며 생각했다.

‘레오네와의 만남을 주선해도 되려나.’

분명 레오네는 소교주를 데리고 오면 보다 많은 정보를 공유한다고 말했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애초에 나는 레오네가 다른 소교주를 찾았던 이유도 모른다.

혹시 모르지.

그 녀석도 음험한 목적을 품고 있을지도.

가령 소교주의 몸을 탈취한다든가?

‘음…….’

사실 그렇게 따지면 지금 내 뒤를 따라오고 있는 에반 놈도 온전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오. 머리야.’

이게 뭔 개짓거리인가 싶어서 한숨이 나왔다.

평범한 사람은 평생을 살아도 제사장은커녕 교인을 보기도 힘들다던데…….

어째 지금 난 소교주 사이에 낀 형태가 돼서 죽을 맛이다.

그렇다고 함부로 내치는 것도 애매하다.

어쨌든 마왕은 강림했고, 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선 에반의 도움이 필요불가결이니.

“올더슨 학장에 대해선 알지?”

나는 이러한 생각을 숨긴 채 물었다.

에반도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자색의 대마법사시잖아. 당연히 알지. 하지만 그런 분이 일개 영도의 말을 쉽게 믿어 줄지는 회의적인걸.”

확실히 제도 한복판에, 마왕이 강림했다는 말은 제정신 박힌 인간은 믿기 힘든 진실이다.

그래도.

“내 말이라면 아마 믿어 줄걸.”

“배드니커의 이름값이 좋긴 하구나아-.”

에반이 긴장감 떨어지는 목소리를 냈다.

‘…일단 아무 말도 안 하고 두 녀석을 붙여 볼까.’

그런 다음 두 소교주의 태도를 보면 내가 모르는 걸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얼마 안 가 수행의 탑에 도착했다.

한밤중에 높게 치솟아 있는 탑의 모습은, 어쩐지 해안가에 서 있는 등대를 연상케 했다.

학장은 몇 층에 있을까?

만약 꼭대기에 있으면 설마 1층을 올라가야 하는 걸까.

난감한 생각이 스친 순간…….

휘오오-.

옅은 바람과 함께 올더슨 학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네들, 이 밤중에 여기엔 무슨 용무인가?”

‘자네들’이라고 말했지만, 올더슨 학장의 시선은 내게만 꽂혀 있었다.

나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시선을 자연스레 흘리며 말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무엇인가?”

“…일단 레오네를 불러 주실 수 있습니까?”

에반과 관계없이, 현재 아카데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레오네에게도 물어보고 싶다.

“흐음……. 일단 따라오게.”

올더슨이 손을 휘저은 순간, 주변 풍경이 바뀌었다.

어딘가 싶었는데 보물 창고였다.

올더슨이 나를 보며 물었다.

“레오네를 불러 달라는 건… 무언가 수확이 있었다는 걸로 이해해도 되겠는가?”

“일단은요.”

“흐음…….”

잠깐 나를 보던 올더슨이 혼자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곧 지난번처럼 한쪽 팔을 펼쳤다.

잘그락…….

그리고 팔 아래로 실에 묶인 목각 인형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

에반이 감탄한 목소리를 낸 순간, 올더슨 학장의 마나가 인형에 주입됐다.

뭉툭하던 목각 인형의 모습에 변화가 인다.

다시 봐도 신기한 광경이다.

이목구비는커녕 굴곡조차 없었던 얼굴엔 곧 눈썹과 콧대, 입술이 만들어졌고…….

잠시 후 황녀의 인형보다 훨씬 더 정밀하고 사실적인, 겉으로는 사람과 구분이 안 되는 모습의 [레오네 인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

나는 이 순간 에반의 표정을 주목했다.

레오네의 얼굴을 처음 본 순간, 이 녀석의 표정에서 일어날 미세한 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기대와 달리 딱히 별 반응은 없었다.

진짜 모르는 걸까.

에반이 내 생각 이상으로 능구렁이인 걸까.

“…흐음.”

레오네가 콧소리를 냈다.

여전히 시선을 끄는 외모와 인상 깊은 두 눈동자, 자신감과 모호함이 절반 정도 섞인 애매한 미소는 다시 봐도 인형 같지가 않았다.

레오네는 학장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눈을 뜬 즉시 내게 시선을 보내더니, 뒤에 서 있는 에반도 흘끗 보았다.

“…….”

입가에 걸린 미소가 살짝 더 짙어진 것 같은 순간이다.

쿠르르…….

“음……?”

갑자기 탑 전체가 옅게 떨렸다.

큰 진동은 아니었지만, 무시할 만큼 규모가 작지도 않았다.

“이건… 또 기갑병이 말썽을 부리나 보군.”

“기갑병이요?”

“5층의 시련이자, 내가 만든 또 하나의 걸작품들이지. 잠깐 확인하고 올 테니 얘기들 나누게나. 레오네는 두고 가겠네.”

핏-.

그리고 올더슨이 그 자리에서 증발하듯 사라졌다.

보물 창고에 셋만 남은 즉시, 레오네가 웃음을 터뜨렸다.

“오랜만이구나. 생각보다 빨리 왔는걸.”

“시간의 흐름도 느끼나 봐?”

“물론. 그대들의 시간과는 결이 좀 다를 테지만.”

쿡쿡 웃은 레오네가 나를 향해 걸어왔다.

단순한 걸음걸이에도 품격이 느껴지는 게 쉽지 않은데, 이 녀석의 걸음이 그랬다.

사뿐사뿐 내 주변을 한 바퀴 돈 레오네가 웃는 낯으로 말했다.

“표정을 보니 이제야 좀 상황 파악이 되는 것 같은데…….”

“…….”

“배드니커의 어린아이야. 혹시 알고 있니.”

“뭘.”

“사람과 인형을 구분하는 방법을.”

갑자기 무슨 소리일까?

내가 의아해서 쳐다본 순간, 레오네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

요사스러운 붉은 눈동자가 나를 직시했고, 곧 그 눈꼬리가 반달처럼 휘었다.

“…….”

그 순간 깨달았다.

‘이 녀석…….’

숨을 쉬고 있지 않다.

사실 당연하다.

심장도, 혈관도, 호흡 기관도 없는 인형이 숨을 쉬어야 할 이유가 없지 않나.

“…땅을 기는 벌레는 물론이거니와, 바다 아래를 유영하는 수생 동물, 길가의 잡초마저 숨을 쉴 줄 안단다. 즉 호흡이야말로 생명체로서의 가장 확실한 증거지.”

레오네가 내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댔다.

“인형 중에서 나 같은 경우는 상당히 희귀해. 다른 인형은 스스로가 인형이란 걸 깨닫지도 못하니까. 실에 묶인 채 움직이는 주제 그걸 자신의 의지라고 착각하곤 하는데, 아- 어찌나 우스꽝스럽던지…….”

“…….”

“어린 배드니커와 소교주……. 옛 생각이 나는 조합에 흥이 오르는구나. 기분이다. 조언 하나 해주마.”

입김이 없는 차가운 속삭임이 얼음처럼 귓전에 닿았다.

“모든 걸 의심하라. 쓸데없는 선입견은 벗어던져라. 그럼에도 기만과 의혹의 커튼이 사방을 드리운다면, 너 또한 눈을 감은 채 끝없이 고찰하라.”

“뭐?”

내가 제일 싫어하는 뜬구름 잡는 말이다.

살짝 노려보니, 레오네가 빙긋 웃으며 다시 나와 거리를 벌렸다.

생글생글한 미소에 악의는 보이지 않았다.

“무슨 말 했어?”

에반은 레오네의 속삭임을 듣지 못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지만, 나는 그 말에 대답하는 대신…….

‘에반 헬빈’을 전체적으로 확인했다.

당연하지만, 남이 숨을 쉬고 있나 평소에도 확인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어디 크게 다친 상태가 아니라면 말이다.

“…….”

미세하게 들썩이는 가슴, 맥박, 기도 근처 공기의 흐름…….

에반은 숨을 쉬고 있다.

팟-.

그 순간 올더슨 학장이 돌아왔다.

“갑자기 자리를 비워서 미안하네. 일은 잘 해결했어.”

“…….”

“그런데 우리, 어디까지 얘기했었던가?”

올더슨 학장이 푸근하게 웃으며 물었고.

“아.”

나는 잠깐 그 얼굴을 보며, 말을 정리하는 척 속으로 초를 셌다.

“그러니까…….”

올더슨이 다시 등장하고 이제 5초.

10초.

15초.

…20초.

“…….”

들숨도, 날숨도 느껴지지 않는다.

수염 너머의 가슴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학장 옆에 선 채, 살며시 웃고 있는 레오네의 모습이 보였고…….

등골을 타고 소름이 번졌다.

‘설마’ 따위의 부사는 필요 없었다.

이미 가리키는 바가 명백했다.

올더슨 학장은 인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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