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팀플레이 (2)
던전의 보스 에너미가 등장했다.
‘공기가 무거워······!’
R++급 가상계 변이종 에너미 옥티카웨르퍼스.
시뮬레이션의 에너미라 근본을 의미하는 계는 가상계.
던전 동굴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변이하였기에 변이종.
이미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만큼 변이가 진행되었지만, 굳이 비유하자면 거대한 문어의 모양에 가까웠다.
공격 수단인 다리도 많고 약점을 충실히 감춰 1대 다수에 유리한 에너미다.
“정해진 위치로 가!”
내 외침에 각각의 위치로 흩어졌다.
현재 저 여섯 명 중 파생 스킬을 가진 건 황지호뿐이었다.
그나마 황지호는 스킬을 감추고 있다.
전원 R++를 단숨에 쓰러뜨릴 만한 결정타로 삼을 만한 스킬이 없는 탓에 공략이 길어질 가능성이 컸다.
‘그래도 약점을 노리면 금방 끝낼 수 있을 거야.’
이 습지 동굴 던전의 에너미들의 약점은 전격이었다.
그 약점을 노려 가장 효과적으로 데미지를 가할 수 있는 건 나였다.
‘보스 에너미니까 앞서 등장한 에너미만큼 쉽지는 않겠지만.’
이번에는 벼락 투창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고위 마법, 번개 망치로 급소를 꿰뚫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보스 에너미답게 다리 밑에 숨겨진 급소를 절연 효과가 있는 갑주로 방어하고 있었다.
‘우리 반 애들이 저걸 못 부술 리가 없어······!’
보스 에너미 옥타카웨르퍼스의 약점을 보호하는 절연 갑주는 총 다섯 개.
“하하하하.”
“······황지호, 기분 나빠.”
대놓고 놀며 한이의 보조를 맞춘 황지호였지만 어쨌든 태호권 콤비가 차례로 두 갑주를 격파.
“효돈아, 여긴 끝났어!”
“어, 어. 반장, 나도 끝났다!”
두 개는 맹효돈과 김유리에 의해 각각 안정적으로 격파.
콤비 플레이는 좀 삐걱거렸지만 깡패 맹효돈, 안다인과도 보조를 맞추는 상위권 실력자 김유리다운 솜씨였다.
“돼, 됐다······!”
남은 한 개는 이레나의 채찍질과 모니터링을 겸하던 사월세음의 보조가 더해져 가장 늦게 파괴되었다.
모든 갑주가 파괴된 걸 확인한 사월세음이 외쳤다.
“장갑 파괴 끝났어요!”
강력한 마법은 고도의 집중력과 긴 캐스팅 시간을 요구한다.
보스 에너미와 거리를 둔 상태로 마나 운용의 수식을 계산하고 캐스팅을 하던 나였다.
다행히 모든 장갑 파괴가 끝난 직후, 캐스팅이 끝났다.
“풀구레우스 마르쿠스(Fulgureus Marcus)!"
파아아―.
높게 들어 올린 롯드 위로 다섯 개의 번개 망치가 나타났다.
“저번 마법보다 규모가 커요! 다들 뒤로 더 물러나요!”
사월세음의 말에 다른 아이들이 모두 내 근처까지 후퇴했다.
보스 에너미가 아이들을 쫓아 이쪽으로 이동하려 할 때.
파지직―!
내 롯드의 움직임에 맞춰 다섯 개의 번개 망치가 옥타카웨르퍼스의 급소를 강타했다.
잡몹처럼 금세 전소되지는 않았지만, 보스 에너미는 몸부림치다가 서서히 쓰러졌다.
“쓰러졌다!”
“남은 HP가 0이야. 곧 소멸할 거야!”
파아아―.
이레나의 말대로 HP가 제로가 된 보스 에너미가 빛의 입자로 사라졌다.
이제 던전 시뮬레이터에 남은 에너미는 0 .
우리들은 무사히 가상 간이 던전 클리어에 성공했다.
“와! 클리어 화면이다!”
“아, 시뮬레이터에선 이게 이렇게 뜨는구나.”
우리들의 눈앞에 각각 홀로그램 하나가 떠올랐다.
[시뮬레이션 클리어! 클리어 타임 7분 45초.]
환성이 울려 퍼졌다.
“8분도 안 넘었어······!”
“아자!”
“클리어다!”
“와, 와! 엄청 빨리 깼어!”
1학년 0반 일곱 명은 서로 번갈아 가며 하이파이브를 하며 환호했다.
모두와 하이파이브를 끝냈을 때쯤, 던전의 잔상이 허물어졌다.
바닥과 벽을 가득 메운 이능 금속과 시뮬레이터 기기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무사히 체육관으로 돌아왔다.
“수고했다.”
죽 화면을 통해 우리를 지켜보고 있던 함근형이 입을 열었다.
“첫 팀플레이에서 10분 내로 클리어하는 녀석들을 보는 건 처음이다. 너희들 같은 애들은 처음 본다.”
입학 첫날 들은 그 대사.
하지만 그는 그때와 달리 험상궂은 얼굴로 씨익 웃고 있었다.
‘함근형의 얼굴을 보니 내 생각이 맞는 것 같네.’
이번 팀플레이는 단순히 클리어만 하는 게 목표가 아니었다.
최소의 힘으로 최단시간으로 클리어하는 것.
사용한 소모품 아이템의 수 0 .
광림을 사용한 사람 수 0 .
부상자의 수 0 .
목표는 달성했다.
“모두 잘했다. 내 의도를 잘 읽어 낸 것 같구나. 이번 던전 난이도는 사실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모두가 ‘공평하게’ 공적을 나누려고 했다면 클리어 시간은 오래 걸렸을 거다.”
대부분의 에너미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빠르게 공략하기 위해선 가장 효율적으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동료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게 팀플레이다.
만약 에너미의 약점이 바람 속성이면 사월세음이, 타격이라면 맹효돈이나 한이, 황지호를 중심으로.
베는 공격이 약점이라면 김유리.
가능성은 적지만 함정 비중이 높은 던전이었다면 이레나 중심으로 작전을 짜는 게 효율적일 거다.
만물 사용으로 보통 내가 주역을 맡는 게 가능하겠지만, 특정 속성 공격의 레벨만 따지면 밀리는 때도 있을 것이다.
“공략에 가장 효율적인 스킬을 가진 조의신을 중심으로 서로의 장점을 살린 작전을 입안해 충실히 이행해 냈구나. 너희들은 최단 시간에 최적의 방법으로 던전을 클리어했다. 이계 공략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런 팀플레이다. 앞으로도 명심하도록.”
함근형이 총평을 마치고 개인 평가를 하기 시작했다.
“먼저 조의신. 이번 작전을 세우고 에너미의 눈앞에서도 침착하게 캐스팅해 적을 섬멸했다. 잘했다.”
나 다음엔 한이와 황지호.
“두 태호권 사용자, 한이와 황지호의 콤보 플레이. 합이 잘 맞는 것 같구나. 하지만 황지호, 넌 너무 놀았다. 무슨 말인지 알지? 한이는 황지호의 움직임에 맞추려 노력할 필요가 있고. 좀 더 주변을 둘러볼 여유를 가질 것.”
황지호는 대충 놀다가 걸렸나 보다.
황지호는 에너미를 쓰러뜨리는 것보다 한이가 어느 정도로 태호권을 쓸 수 있나 지켜보는 데에 관심이 있었으니까.
그다음은 김유리와 맹효돈의 차례.
“김유리와 맹효돈의 협격도 나쁘지 않았다. 둘 다 훌륭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으니 앞으로도 잘 살릴 것. 그리고 김유리, 아직 에너미에 익숙하지 않은가 보구나. 시뮬레이터로 연습해라. 맹효돈, 넌 좀 침착해져라. 네 몸 상태는 잘 알고 있지? 앞으로 1년 함께할 급우하고도 눈도 좀 맞추고.”
맹효돈이 김유리한테 익숙해지려면 먼 것 같다.
회복 아이템 중독 증상도 있으니 부상 걱정도 좀 했으면 좋겠고.
“사월세음, 이레나. 둘 다 모니터링 역할 잘해줬다. 에너미를 잡는 연습은 부족하구나. 사월세음은 좀 더 빨리 보조에 들어가고. 이레나는 근력, 힘 향상에 주력해라.”
일곱 명에 대한 평가가 끝났다.
그런데······.
‘나만 별말이 없네.’
나한테도 뭔가 더 충고해 주지 않을까 싶어서 기다렸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다. 남은 시간은 서로 얘기해서 반성과 복습의 시간을 가져라. 이상! 모두 고생 많았다.”
수업은 평소보다 훨씬 일찍 끝났다.
그리고 나는 칭찬만 받고 끝났다.
함근형이 등을 돌리고 사라지자 남은 여섯의 시선이 내게로 쏠렸다.
“역시 무명의 초신성이야. 칭찬만 받았어.”
“부반장, 좀 하네.”
“네······! 다음 팀플레이에는 저도 의신이만큼 열심히 할게요!”
작전 입안자라 함근형이 봐준 거 같다.
실수한 건 없긴 하지만.
이 착한 아이들에게 질투나 시기심 같은 건 전혀 없는지 계속 내 얼굴에 금칠하기 바빴다.
그만해 줬으면 좋겠다.
“하하하하하!”
민망해하는 나를 두고 황지호는 뭐가 그리 좋은지 처웃었다.
저놈은 앞으로 좀 적당히 놀고 처웃으면 좋겠다.
“우리 오늘 점심 같이 먹자. 복습도 할 겸!”
김유리의 제안에 모두 찬성했다.
1학년 0반 일곱 명은 1학년 식당으로 함께 이동해 오늘 있었던 첫 팀플레이 복습회를 열며 시간을 보냈다.
점심을 먹는 동안에도 얘기가 끝나지 않아 우리는 산책로를 걸으며 대화를 나눴다.
‘복습 모임이라기보단 꽃구경 온 기분인데.’
마침 벚꽃이 피기 시작한 시기였다.
우리는 벚꽃 구경을 하며 죽 이야기를 나눴다.
화제도 끊이지 않았고, 눈이 심심할 일도 없었다.
길을 따라 핀 벚꽃 말고도 산책로 저편에 조성된 꽃밭에 핀 개나리, 꽃잔디, 마가렛, 수선화, 죽단화 등등.
벚꽃에 지지 않을 만큼 다른 꽃들도 전부 아름다웠다.
“함근형이 누구를 추천할지 짐작이 가는데······.”
슬슬 선택 수업을 받으러 이동할 준비를 하던 중, 황지호가 눈을 빛내며 중얼거리는 말이 불길하게 들렸다.
추천이라고?
떠오르는 게 몇 개 있었긴 했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그사이, 수업종이 울려 퍼졌다.
“오늘 오후 수업종은 우리 부에서 연주했어!”
수업종은 여전히 선거송이었다.
저번 대선 때 사용된 선거 독려 캠페인송을 바이올린 두 대, 비올라와 첼로 각각 한 대로 편성된 현악 4중주로 연주했다.
그 선거송이 이렇게 서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나.
명연주가는 곡을 가리지 않나 보다.
“나도 언젠가 수업종 음원 제작에 참여할 거야! 열심히 연습할게.”
이레나가 밝힌 포부를 1학년 0반 모두가 응원하기로 했다.
플레이어는 재능만 있다면 습득 능력은 일반인의 몇 배다.
바이올린을 처음 잡아 보는 이레나도 열심히 연습하면 내년, 빠르면 다음 학기엔 수업종 음원으로 쓸 만한 연주가 가능해질 거다.
우리들은 짧은 꽃구경을 마치고 수업종을 들으며 해산했다.
* * *
방과 후.
평소처럼 황지호와 함께 도착한 신문부실.
“나를 찬양하라!”
시계탑 사건 범인에게도 지고, 괴담의 공포에도 진 패배자 문새론이 간만에 의기양양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 염준열좌 인터뷰 따냈다!”
“헐, 대박.”
“구라 아님? 홍룡 선배 인터뷰 잘 안 해 주잖아.”
문새론이 작성 중인 인터뷰 기사와 직접 찍은 염준열 사진을 홀로그램으로 띄웠다.
신문부 1학년 부실에 있던 이들이 감탄사를 뱉었다.
“그냥 까일 거라고 생각하면서 들이대 봤는데 OK해 주시던데? 대신 뭐 재미있는 일 생기면 알려 달래! 3월에 학교 안 나오셔서 그런지 그간 학교에 있던 소식도 궁금해하시더라.”
인터뷰를 미끼로 정보통을 하나 잡은 거구나.
염준열은 적벽괴도를 찾고 있는 중이다.
이레나와 사월세음과도 얘기했으니 적벽괴도는 은광고, 어쩌면 1학년 0반과 관계가 있다고 감을 잡았을지도 모른다.
환몽 경매에서 내가 두 사람을 도운 건 사실이니까.
‘문새론은 발도 넓고 귀도 밝아. 정보통으로 삼기 좋을 거다. 염준열이 사람을 잘 골랐네.’
게임 속에서도 정보통 역할을 맡던 문새론이다.
겁이 많아서 괴담 조사에는 도움이 안 되지만.
어쨌든 문새론의 염준열 인터뷰 기사를 마지막으로 신입 부원 전원 기사 작성 과제를 끝냈다.
신문부 부장에게 확인을 받을 겸 1, 2, 3학년 공용 공간으로 1학년 부원이 다 같이 이동했다.
“오늘 제갈재걸 선생님이 좀 늦으시네.”
“교무부장이시니까 바쁜 거 아니야? 아님 또 2학년 0반이 사고 쳤거나.”
“보통 그럴 때는 연락을 주시는데······.”
신문부장과 부부장이 걱정스러워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보고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내 생각에는 교지 편집부랑 또 문제가 일어난 거 같은데.”
문새론이 나와 황지호 사이로 끼어들며 목소리를 낮췄다.
“교지 편집부?”
“황지호 너도 신경 쓰여? 궁금해?”
“그래, 말해 봐.”
문새론은 이 사건을 파악하고 있구나.
퓰리처상을 받는 게 꿈이었던 플레이어블 캐릭터답다.
“그쪽에서는 교지 편집부랑 신문부를 통합시키거나 신문부를 폐부시키고 싶어 하잖아.”
“······신문부는 은광고가 개교할 때부터 있었잖아. 교지 편집부는 만들어진 지 고작 10년밖에 안 지났고.”
황지호는 가입하기 전에 신문부의 이력을 조사했나 보다.
“황지호 네 말이 맞아. 그래도 교지 편집부는······ 밀어주는 이사랑 졸업생도 꽤 있고, 외부 협찬도 많이 들어와서. 이상하게 신문부는 입김이 약해. 제갈재걸 선생님이 고문 안 맡아 주셨으면 예전에 폐부되었을 거야.”
문새론의 말에 황지호의 눈이 조금 빛났다.
‘······최편득 퇴폐 업소 건으로 교사진이 바빴다. 그 덕에 게임보다 조금 늦어지고 있지만 결국 그대로 진행되고 있나 보네.’
교지 편집부와 신문부 시나리오.
제갈재걸이 저주를 맞아 은광고를 떠나는 계기가 된 그 이벤트다.
오늘 제갈재걸은 끝까지 신문부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 * *
토요일.
내 디바이스는 신착 메시지로 가득했다.
먼저 주수혁, 맹효돈과 셋이 있는 단체 메시지방을 확인했다.
[주수혁] 의신아, 윤섭이가 또 담배 피웠어! 여기 증거 사진.
주수혁의 셀카 뒤로 방윤섭이 불 꺼진 담배를 손에 쥐고 벽에 기대 쭈그려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저 잘난 주수혁과 한 컷에 찍혀 있으니 방윤섭이 평소보다 더욱 굴욕적으로 못나 보였다.
‘아마 오늘이 방윤섭이 양아치한테 시비 털다가 주수혁한테 구출되는 날이었는데.’
[주수혁] 윤섭이가 이상한 사람들한테 시비 걸렸더라. 구해 주고 보니까 윤섭이 손가락에 타다 만 담배가 들려 있었어ㅎㅎ
내 빵셔틀 방윤섭이 성장했구나.
시비를 먼저 거는 게 아니라 걸리는 쪽이 됐어!
결과적으로 그게 그거인 것 같지만.
담배도 피우다 걸린 거 같고.
방윤섭 계좌 번호 받아 두길 잘했네.
[나] 방윤섭 계좌로 빵값 입금함. 빵 사오라고 시켜. 멀리 떨어진 빵집으로.
[주수혁] 한 10km 정도 뛰게 하면 돼?
[나] 응, 주말이니까 더 뛰게 해도 돼.
[주수혁] ㅇㅋ!
[맹효돈] 이 등신은 언제 정신 차리냐. 나한테도 벌써 두 번 걸림.
[주수혁] 나는 이번 것까지 하면 세 번······ 아무리 맞는 말이라도 등신은 좀 과격한 표현이야, 효돈아ㅎㅎ
[맹효돈] 아 주수혁 선비네.
아니, 선비고 나발이고 주수혁도 결국 방윤섭이 등신이라고 인정한 거 같은데.
한편, 장남욱과 유상훈이 있는 단체 메시지방.
[장남욱] 의신아 진짜 안 올 거야?
[유상훈] 늦게라도 ㄱㄱ.
[나] ㅈㅅ 바쁨.
[유상훈] 왜 바쁜 척? 또 뭔 짓 중임?
[장남욱] 뭔 짓은 뭐야. 의신이 너 또 뭐 하고 있는 거냐. 아무리 플레이어라고 해도 위험한 일은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줄줄 이어지는 장남욱의 잔소리를 무시하고 메시지창을 닫았다.
오늘은 은광고와 사관학교 고등부 1학년들이 모이는 날.
사설 농구장을 통째로 빌려 온종일 농구 할 예정이라 한다.
‘정식 교류전은 나중에 할 생각인 것 같네.’
은근히 발이 넓은 유상훈, 사관학교 수석 도시후의 권유로 농구부가 아닌 녀석들도 모여들었다 한다.
장남욱도 농구부도 아닌데 끌려온 몸이었다.
그 결과 스무 명이 넘게 모이는 바람에 두 패로 나눠서 동시에 경기해야 할 정도라 한다.
‘장남욱을 중간고사를 앞두고 꼬셔 내? 공부를 안 할 놈이 아닌데. 장남욱은 농구에 관심 없었잖아. 야구를 더 좋아하지 않나?’
유상훈과 도시후가 어떻게 낚은 건지 몰라도 장남욱도 나한테 농구 하자고 몇 번이나 메시지를 날렸다.
장남욱도 쉬운 놈이다.
‘중간고사가 얼마 안 남았는데 농구 약속이라. 여유가 넘치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이게 대한민국 최고 명문고 투탑에서 벌어지는 현실이었다.
황명호 이사장 사택에 와 있는 내가 할 소리는 아니었지만.
‘오늘 그자를 찾는다.’
오늘은 12지 동맹 회담이 열린다.
명문고 EX급 조연의 리플레이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