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명문고 EX급 조연의 리플레이-144화 (144/925)

명문고 EX급 조연의 리플레이 (144)

“어떻게 된 거야?”

“그러니까 그게 말이죠…….”

사월세음이 전후 사정을 간략히 설명했다.

아침부터 일찍 등교해 맹효돈의 공부를 도와주기로 한 사월세음과 한이.

그들은 1학년 0반 교실 문을 해킹하려는 인물을 발견했다.

도둑놈인가 해서 붙잡기 위해 몸싸움을 하던 중, 품 안에서 찢겨 있는 ‘이무기의 귀천’ 레플리카 버전이 나오기까지 했다고.

‘교직원이라면 출입이 가능할 텐데…….’

이놈은 학교 출입은 가능해도 교실 출입이 자유로울 정도로 보안 레벨이 높지 않았나 보다.

“아, 나 이 자가 누군지 안다.”

그때 황지호가 뜬금없이 말했다.

눈이 묘하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교직원이야?”

“아니. 어제부로 계약이 종료된 계약직 환경미화원이야.”

“보통 기계가 청소하지 않아?”

“기계가 청소하기 곤란한 지역도 있어. 그런 곳에는 사람을 쓰는 중이야.”

“……우리 학교 계약직 환경미화원을 다 알고 있어?”

“아니. 모르는데.”

그러면 어떻게 아는 건가.

“이 자는 지금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를 받은 상태야.”

“네?”

“뭐라고!”

“계속 불응 중이었던 탓에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체포 영장이 발부되어 지명 수배될 예정이었지.”

생각보다 거물이었다.

황지호의 얘기를 듣고 저 예비 수배자의 양팔을 붙잡는 아이들의 힘이 더 거세졌다.

“네가 그걸 어떻게 다 알고 있어.”

“이 자는 계약 체결 당시 지켜야 할 조항을 여러 개 어기고, 범법 행위도 여럿 저질렀어. 황명재단 측에서 이 자를 신고했지.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중이다.”

그 말을 듣자 감이 왔다.

1학년 0반 교실로 침입하려 한 자.

품에서 발견된 찢긴 ‘이무기의 귀천’의 복제화.

황지호가 나서 황명재단이 신고할 만한 자.

“민그린에게 악플 달던 놈이구나.”

“그래. 이 자는 은광고 커뮤니티의 아이디를 여러 개 사들였어. 그리고 종합 게시판에서 다중 아이디로 민그린에게 악플을 쓰고 그녀의 루머를 퍼뜨린 놈이다. 그것 외에도 여죄가 있어서 재단 측에서 고발하게 된 거야.”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

“……잡아서 다행이다.”

민그린의 이름이 나오자 아이들이 분노했다.

“그럼 이 사람은 그린이에게 해코지하려고 우리 반 교실로 온 건가요!”

“흠, 악플이 다 막히니 민그린을 직접 노리고 나선 건가. 어이없군.”

사월세음과 황지호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아마 이 자는 민그린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끼칠 생각은 없었을 거다.

그간 해 온 짓을 고려하면 간접적이고 음습한 방법으로 그녀를 노렸을 거라 추측되었다.

“민그린이 그린 카네이션 그림을 노리고 온 걸 거야. 저 민 화백의 첫 작품의 복제화처럼 찢어 놓으려고.”

민그린이 함근형 선생님을 위해 그린 야생 카네이션의 그림.

다시 그녀가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된 상징 같은 존재다.

그걸 0반 교실에서 찢어 이전에 그녀가 당한 괴롭힘의 트라우마를 되살리려 한 걸 거다.

“못난 놈……!”

그때, 홍경복 화백의 주변에 이능파가 일렁였다.

뒤늦게 민그린이 당한 일을 파헤쳤던 그라면 무슨 의도로 저 악플러가 저런 짓을 한 건지 알아챘을 거다.

“사…… 사부님!”

역시 저 악플러는 홍경복 화백이 파문한 옛 제자였구나.

홍경복 화백의 존재를 뒤늦게 눈치챈 악플러가 경악한 얼굴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사부’라는 단어를 들은 순간 홍경복 화백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어느 입으로 나를 사부라고 불러!”

파아아앗!

홍경복 화백의 이능파가 살기를 머금고 폭발할 기세로 뻗어갔다.

진족인 용제건과 황지호가 작게 감탄사를 뱉을 정도로 강렬한 힘이었다.

홍경복 화백은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나가 악플러를 붙잡은 맹효돈과 한이에게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그놈을 이리 넘겨주겠느냐. 손을 놓고 뒤로 물러나거라. 다친다.”

“아이고. 화백님, 뭐 하시려는 겁니까!”

상황을 지켜보던 탁 도인이 그의 옆에서 말을 걸었다.

“내가 저놈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에 그린이가 힘든 일을 겪었어. 사부로서 책임을 지고 처리할 생각일세.”

“처리라니요! 저 개잡놈이 몹쓸 놈이라는 건 저도 알겠습니다만, 안 됩니다. 여기에 보는 눈과 기록 기기가 넘칩니다요!”

“저놈을 처리하면 나도 정당한 벌을 받을 생각이네.”

탁 도인의 만류에도 홍경복 화백의 살기가 가라앉지 않았다.

“설마 학교에서 피를 볼 생각이십니까!”

“……죽이지는 않아. 그린이에게 몹쓸 말을 써 댄 손을 잘라 낼 뿐이야. 피도 안 나게 깔끔하게 절단하겠네.”

피가 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데.

악플러가 그 말을 듣고 ‘히이이익!’하고 흉한 비명을 지르며 버둥거렸지만, 맹효돈과 한이를 뿌리칠 만한 힘은 없어 도망도 가지 못했다.

“잠깐 산책이라도 하고 오거라.”

악플러를 제압하고 있는 맹효돈과 한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의 성격상 ‘우리 반 친구를 괴롭힌 놈이라면 손 정도는 잘려도 되지 않을까?’라고 고민할 거다.

진족 둘은 개입할 생각이 없어 보이고.

“안 돼요.”

결국, 내가 나섰다.

나는 홍경복 화백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저도 이런 놈의 손은 잘려 마땅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안 돼요.”

내 플레이어블 캐릭터이기도 한 민그린을 등교 거부자로 만들고 심한 트라우마를 안겨 준 놈들의 팔다리는 잘려도 싸지만, 말려야 했다.

“민그린이 화백님을 많이 뵙고 싶어 했어요. 화백님이 교사로 부임하시면 걔가 많이 기뻐할 거예요.”

“……맞아요! 그린이는 항상 화백님 얘기를 해요. 감옥에 가게 되시면 그린이도 슬퍼하고…… 그린이는 화백님 찾아뵙느라 학교에 안 올지도 몰라요!”

반쯤 허공에 떠서 안절부절못하던 사월세음이 내 말을 거들었다.

우리가 대화하는 걸 지켜보던 맹효돈과 한이도 서로 마주 보며 상의하다 홍경복 화백에게 한마디 했다.

“못 비켜 드리겠어요, 화백님.”

“……실수인 척 손가락 하나만 부러뜨리면 안 되냐.”

“안 돼. 할 거면 몰래 나중에 해.”

반 아이들이 전부 막아서자 홍경복 화백의 살기가 한풀 꺾였다.

“그럼 나도 우리 반 아이들의 의견을 따르도록 하지. 황명재단 측에 연락했어. 곧 그쪽에서 사람을 보내 후문에 대기 중인 경찰에 인계할 거다.”

아직 저자는 출석 요구만 받은 상태지만, 교실 문을 해킹해 들어가려다 잡힌 현행범이니 바로 경찰에 넘길 수 있을 거다.

황지호에 이어 용제건도 한마디 했다.

“그럼 0반의 부담임으로서 학생들의 의사를 존중할게. 화백 씨, 물러나 줘.”

진족 둘이 나서기까지 하니 전세가 완전히 기울어졌다.

“화백님! 저 애들 얼굴 봐서 물러납시다! 나도 오늘 본 게 있으니 수사에 들어가면 한마디 거들겠소. 내 아는 후배들한테 다 연락해서 단단히 처벌해 달라고…….”

“……알았네.”

탁 도인이 다시 말리자 홍경복 화백이 이능파를 거두고 한걸음 물러났다.

이능파는 사라졌지만 악플러를 노려보는 눈에는 살기가 넘실거렸다.

어쩔 수 없이 포기했지만, 아직 파문한 제자의 손을 잘라 내고 싶다는 의사는 여전한 것 같았다.

풀썩.

“아, 이 새끼 뻗었네.”

동시에 긴장이 풀린 듯 악플러가 실신했다.

악플러를 결박한 두 사람에게 체중이 실리자 맹효돈과 한이가 인상을 썼다.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에 악플러가 황명재단에서 보낸 이들에 의해 끌려간 후.

이 소란에 말려든 이들은 다 같이 0반 교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지호는 저 악플러의 정체를 어떻게 알았죠?”

갈기갈기 찢겨 있던 ‘이무기의 귀천’ 복제화를 테이프로 이어 붙이던 사월세음이 물었다.

“그거야 내가 이사장…….”

“이사장의 친척이라서 그래.”

황지호가 헛소리하기 전에 적당히 말을 끊었다.

“아…… 그랬었지.”

“쟤 이사장 친척이었냐?”

“황명호 이사장님과 꽤 가까운 친척이라고 들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아이들은 별생각 없이 넘어가 준 것 같았다.

“내 정체를 밝힐 생각은 없었는데.”

황지호가 목소리를 낮추며 작게 웃었다.

한편, 복제화 퍼즐 맞추기를 시도하다 오히려 방해만 되자 일찌감치 포기하고 구경만 하던 맹효돈.

그가 탁 도인을 보며 말했다.

“왜 도인이 여기에…….”

“도인이라니! 스승님이라고 불러라! 오늘부터 나도 은광고의 교사다.”

“헐.”

또 도인에게 시달릴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진 듯, 맹효돈의 눈에서 영혼이 사라졌다.

그때, 교실 문이 열렸다.

쉬익—!

“얘들아, 우리 반 출석률 드디어 올랐어! 오늘부터 대석이도 등교한대. 어? 안녕하세요!”

김유리 뒤로 우리 반 아이들 세 명이 보였다.

김유리네 집에서 묵으며 공부했다는 권레나.

빳빳한 새 교복을 입은 송대석.

그리고 송대석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민그린.

“……사부님?”

홍경복 화백을 발견한 민그린이 깜짝 놀란 얼굴을 했다.

“그래, 그린이가 왔구나.”

“사부님이 왜 여기에…….”

“오늘부터 나도 은광고의 교사다. 마침 자리가 있더구나.”

놀란 표정을 짓던 그녀의 얼굴이 아주 밝게 변했다.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바로 송대석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대석아, 사부님이! 우리 학교 교사로 오셨어! ……어, 알고 있었어?”

송대석의 싱거운 반응을 본 그녀가 그렇게 묻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놀라게 해 주려고 말 안 했어. 미안해.”

“아니…… 어…….”

송대석이 그렇게 말하며 자연스럽게 민그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도 싫은 내색 없이 웃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아이들이 수군거렸다.

“헐…….”

“……엄청 사이좋네.”

“오는 길에도 그랬어! 쟤들 사귀는 거 맞지?”

“저게 안 사귀는 거면 세상 사람들 다 안 사귀는 거예요.”

소곤거리던 아이들이 곧 두 사람에게 말을 걸어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반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둘을 보며 홍경복 화백이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분간이 가기 어려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내 옆에 앉아 이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던 황지호가 불쑥 말했다.

“조의신, 너도 그 자식의 손이 잘렸으면 좋겠냐?”

황지호의 시선 끝에 조손 사이나 다름없는 세 사람이 있었다.

그도 우리 반을 마음에 들어 하니 민그린을 다시 수렁에 빠뜨리려던 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거다.

“어. 그래도 화백님을 말린 건 후회 안 해. 그런 선택을 하면 화백님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커.”

“그렇군…….”

황지호의 눈이 불길한 색으로 반짝거렸다.

“알았다.”

어쩐지 황지호가 무슨 짓을 할지 알 것 같았지만, 말릴 생각은 들지 않았다.

*    *    *

불미스러운 일로 홍경복에게 파문을 당하고, 미술계에서 완전히 축출된 후.

청소 용역 업체에서 일하게 된 그.

그에게 돈을 주며 특별한 의뢰를 한 이가 있었다.

—네가 웹상에서 작성한 댓글들을 봤어! 짧은 시간에 잘도 수많은 악의를 품어 냈더군. 그 재능을 좀 특별한 곳에 발휘해 줬으면 하는데!

의뢰인이 요구한 건 고작 고등학교 웹 커뮤니티 게시판의 여론 장악이었다.

이미 무수한 포털 사이트에 댓글을 달며 마음에 들지 않는 연예인과 유명인을 물 먹여 온 그였다.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명문고의 여론 조작은 생각대로 되지를 않았다.

신문부원이라는 놈들은 툭하면 출처가 명시된 자료를 들이댔고, 사리 분별을 명확히 하는 명문고 학생들은 그의 선동에 휘말리지 않았다.

—흠, 은광고에서 여론 조작하기가 쉽지 않네! 그럼 이만!

그렇게 그 의뢰인은 떠났다.

그래도 여전히 그에겐 여러 개의 은광고 커뮤니티의 아이디가 남아 있었고, 이 학교에서 매장하고 싶은 학생이 하나 있었다.

어째서인지 그 아이디들은 갑자기 사용 중지가 되는 바람에 그가 직접 나서게 되었지만.

‘신동? 그런 볼품없는 년이 신동이라고!’

건방지게 하늘 같은 선배를 제치고 이름을 날리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니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거고, 화실에서 욕 좀 먹고 구정물을 뒤집어써도 쌌다.

‘그때 그 일이 성공했어야 했는데!’

초등학생 몇 명을 부추겨 민그린을 폐공장으로 끌고 가 팔을 박살 내려 했는데, 하필 그때 그 건방진 어린 화가가 이능을 각성해 달아나 버렸다.

그녀를 끌고 갔던 초등학생들은 그를 기억하지 못해 운 좋게 그는 형사처벌을 면했고, 지금도 이렇게 풀려났다.

‘짭새들이 또 조사를 받아야 할 일이 있다고 시끄럽게 굴었지만…… 황명재단에선 일을 크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

또 홍경복 화백이 나타나 손을 자르겠다 했을 때는 섬뜩했지만, 제 손은 여전히 멀쩡하게 붙어 있었다.

그는 자신이 운이 좋은 사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낮부터 승리를 기념해 소주라도 들이키려 할 때.

‘이게 뭐지?’

식탁 겸 작업대로 쓰는 책상 위.

날이 새파랗게 선 작두형 재단기가 놓여 있는 게 보였다.

트리머형 재단기가 성행하는 현대에서는 드문 타입의 재단기였다.

그리고 그 재단기 뒤에는…….

“누구냐!”

누군가가 있었다.

20대 정도로 보이는 청년이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 있었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등진 청년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희미하게 보이는 눈매는 곱상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인간은 제가 한 선택의 결과물, 그 대가를 치르지 않는 경우가 많아. 나는 태만하기를 선택하여 그 결과를 맛보는 중인데 억울한 기분이 들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당장 나가라고 소리 질러야 하는데 청년에게서 느껴지는 묘한 위압감 탓에 입을 열기 어려웠다.

“나도, 나의 은인도 네 손이 잘리길 원한다. 그러니까…….”

청년의 눈과 머리카락이 일순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오른손이 사라졌다.

절단된 살덩어리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피가 솟구치고 뒤늦게 통증이 몰려왔다.

“끄아악! 으아아아!”

공포와 고통에 있는 힘껏 비명을 질렀다.

곧 반사적으로 살려 달라고 외쳤지만, 얇은 벽 너머로 아무 반응이 돌아오지 않았다.

평소엔 발꿈치만 바닥에 닿아도 벽과 바닥을 두드리던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피가 바닥을 적시고 점점 눈앞이 흐려지고…….

곧 그의 사고는 완전히 끊겨 버렸다.

그가 실신한 걸 확인한 청년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 쓰레기는 ‘이상하게도 아주 잘 드는’ 구형 재단기를 다루다 부주의로 인해 손이 절단된 거야. 기억 조작도, 결계의 회수도, 주변 환경 조작도 철저히 해 둬.”

“네, 황호님.”

“이 자의 자금 출처는 파악했나?”

“아직입니다. 죄송합니다.”

“그래…….”

황호가 생각에 잠긴 채로 간신히 연명 중인 쓰레기를 응시했다.

“직접 움직이실 생각입니까?”

“…….”

황호는 대답 없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부하들은 그의 뜻을 헤아리고 밝은 표정으로 쓰레기를 수습하기 시작했다.

이곳에 있는 자들은 모두 호족 내에서도 고명한 이능술사로 꼽히는 최고의 정예들뿐이었지만, 잡일로 보이는 이 일을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처리했다.

수천 년을 죽은 듯이 살아온 수장에게 의욕이 돌아오고, 그 의욕이 유지되고 있는 것.

부하들은 한마음으로 이를 기뻐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