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 (3)
윌리아는 행복한 표정으로 초콜릿을 먹고 있었는데, 나는 그 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흘려야 했다.
‘설마 초콜릿이 맛있어서 호감도가 확 오른 건 아니겠지?’
그 말은 즉, 그동안의 온갖 뻘짓보다 맛있는 걸 가져다주는 게 효과가 크다는 뜻이 아닌가.
그에 나는 고개를 내저으며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며 자기합리화를 했다.
‘예를 들면 내가 빨리 돌아와서 그렇다든가.’
‘자신의 선물을 잊지 않고 챙겨와서 그렇다든가.’
자세한 사정이야 어쨌든, 이로써 그동안 공을 들여온 큰일이 하나 더 해결되었다.
“흠흠.”
잠시 후, 우린 신전에 다다랐고, 군것질거리에 정신이 팔려있던 윌리아가 내 헛기침에 움찔 놀랐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 위에 떠 있는 호감도가 80%가 넘은 것을 보며 얼굴을 붉혔다.
“헛···.”
윌리아는 들고 있던 초콜릿을 봉투에 집어넣고는 곧게 몸을 폈다.
그리고 펄럭, 입고 있던 신관복을 다듬으며 턱을 치켜들었다.
도도하면서도 고혹적인 태도가 동양적이면서도 참한 미모와 어울려 강한 존재감을 보인다.
비록 한 손에 과자가 잔뜩 든 검은 봉지를 쥐고, 입 주위에 초콜릿이 묻어 있는 게 흠이었지만···.
-컹!
-꾸익?
게다가 뒤따라온 멍멍이와 뚱이가 갑자기 왜 분위기를 잡냐며 의아하단 반응을 보이니, 윌리아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말했다.
“호감도 80%를 달성했습니다. 저를 동료로 영입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지금의 관계를 유지하시겠습니까?”
물어서 뭐하겠는가.
당연히 내 대답은 ‘동료로 받아들이겠다’였다.
[프리스트 윌리아가 동료로 영입되었습니다.]
[프리스트 윌리아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최초로 NPC를 동료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관련 업적은 명예의 전당에 기록이 되며,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신전의 신규 NPC 헤롤드가 24시간 후 배치됩니다.]
그녀를 동료로 받아들이자 위와 같은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런데 이전까지 시스템 메시지는 윌리아를 꼬박꼬박 ‘NPC 윌리아’라 불렀는데, 영입하고 난 뒤부터 호칭이 ‘프리스트 윌리아’로 달라졌다.
조금 의아했지만 나는 그 부분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윌리아의 정보를 열람했다.
[프리스트 윌리아의 상태창]
-레벨: 34
-능력치
근력: 10, 순발력: 10, 마력: 28(+6)
잔여 능력치 포인트: 0
-보유 코인: 0
레벨은 나와 같은 34에 맞춰진 것을 볼 수 있다.
더불어 능력치는 근력과 순발력이 10이고, 나머지는 모두 마력에 투자되어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근력과 순발력에도 능력치가 투자된 게 마음에 들었다.
지금의 세상이 게임 감성을 가지고 있다지만, 결국엔 현실이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상대해야 하는 몬스터의 수준도 올라가는데, 프리스트라고 모든 능력치를 마력에 몰빵했다간 끔살 당하기 딱 좋다.
마법 계열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신체 능력은 필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었고, 이런 내 생각이 적용된 건지, 그녀의 능력치 분배 방식이 마음에 쏙 들었다.
‘장비 몇 가지 추가하면 근력과 순발력도 더욱 높일 수 있겠지.’
현재 그녀의 장비는 이랬다.
-신관복 외투(최고급)
얇고 가볍지만 높은 방어력을 지니고 있다.
마력+3
-신관 지팡이(최고급)
쉽게 부러지지 않으며, 손상을 자동 수복한다.
마력+3
로브형 외투와 신관 지팡이 딸랑 두 개.
그 밖에 그녀가 착용하고 있는 내의와 신발 등은 모두 무옵션의 일반 의복이란 뜻이다.
이 말은 즉.
여지가 있다는 뜻 아닐까?
순발력을 2나 올려주는 그 전투복을 건넬 여지가.
‘아니, 아직 타이밍이 아니야. 괜히 힘들게 동료가 되었는데, 호감도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대참사잖아.’
내 입장에선 순수한 호의지만, 애석하게도 해당 전투복의 디자인이 수영복과 흡사한지라 받은 사람은 오해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호감도가 조금 더 오른 후에 건네 보기로 했다.
[스킬]
-힐(액티브: 마력 1소모)
지정한 대상에게 빛 속성의 중급 회복을 사용한다.
-블레스(액티브: 마력 1소모)
저정한 대상의 능력치를 1시간 동안 20% 향상시킨다.
-디바인 쉴드(액티브: 마력 2소모)
지정한 장소에 빛 속성의 중급 방어막을 생성한다.
-마력 회복(패시브)
휴식 중 마력회복 속도가 100% 증가하며, 전투 중에도 50% 속도로 마력을 회복한다.
이어서 나는 윌리아의 스킬을 살폈다.
그런데 스킬이 의외로 충실해서 깜짝 놀랐다.
윌리아가 가지고 있는 스킬은 힐과 블레스가 전부라고 알고 있었는데, 무려 쉴드와 마력 회복 스킬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그녀가 합류하면 전투에서의 안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쉴드는 내장 스킬에 의존하고 있었으니, 횟수 제한이 사라진 건 엄청난 이점이야.’
더구나 후방 자원인 그녀가 마력회복 스킬을 보유하고 있단 건 우리 파티의 생존력이 더욱 높아짐을 의미했다.
“너무 좋은데요?”
“마음에 드셔서 다행입니다.”
“그런데 스킬이 두 개뿐인 줄 알았는데, 4개나 되네요?”
“아무래도 ‘최초 업적보상’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도 힐과 블레스 두 개의 스킬만 보유하게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최초 업적보상?
그러고 보니 이런 메시지가 함께 떠올랐었다.
[최초로 NPC를 동료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관련 업적은 명예의 전당에 기록이 되며,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잠깐!? 그 말은?”
나는 크게 당황하여 윌리아에게 물었다.
“그럼 최초 업적 메시지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된 거 아닙니까?”
“맞습니다.”
“이런!”
내가 이렇게 당황한 이유는 하나다.
최초 업적보상을 받게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전체 메시지가 전달된다.
그런데 만약 이번에도 지난번 그랬던 것처럼···.
‘한국인 서**이 세계 최초로 NPC를 동료로 영입했습니다. 모두 한국인 서**님을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식으로 메시지가 전달되면 곤란할 수밖에 없다.
이유는 내 이름이 가려지더라도, NPC인 윌리아와 함께 다니게 되면 내가 바로 그 ‘한국인 서**’이란 걸 광고하는 꼴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는 육지를 중심으로 활동할 일이 많아질 것이다.
그런데 지금 단계에서 내가 ‘한국인 서**’이란 게 알려지면 당연히 좋을 게 없다.
그럼 애써 윌리아를 영입했는데, 함께 다니는 데 제약이 생기는 꼴 아닌가?
“아, 그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시스템은 확실하게 익명을 책임지니까요.”
“네?”
***
서백호가 월광도로 돌아가고 계룡대 군인 아파트에 남은 서인호 대령 부부는 기쁨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표정으로 아들이 준 선물을 바라보았다.
“이거 많이 귀한 거야?”
“몇 개는 대통령도 구할 수 없지.”
“우리 아들 대단하네.”
“그럼.”
두 사람은 쓰게 웃으며 아이템들을 인벤토리에 정리했다.
그런데 그때.
[한국인 서**님이···.]
두 사람의 눈앞에 해당 메시지가 떠오른 것이다.
“이건?”
“오, 저번부터 가끔 뜨던 이게 우리 아들이란 말이지?”
“맞아. 이 녀석 또 뭘 한 거지?”
걱정되긴 하지만, 남들보다 뛰어난 아들의 존재감에 뿌듯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두 사람은 웃으며 메시지의 뒷내용을 살폈다.
[한국인 서**님이 *** 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한 업적은 명예의 전당에 기록됩니다.]
[모두 한국인 서**님을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
“????”
그런데 뒷내용을 본 두 사람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웠다.
분명 뭔가를 해낸 것 같은데, 뭐를 해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그 뭔가가 굉장히 수상하게 느껴졌다.
좋은 쪽이 아니라 나쁜 쪽으로.
***
“엥? 진짜요?”
“네, 맞습니다.”
나는 어떤 식으로 메시지가 전달되었는지, 윌리아에게 전해 듣고는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미간을 찌푸려야 했다.
다행히 철저한 익명 조치 덕분에 NPC와 함께 다닌다고 내가 ‘서**’으로 의심받을 확률은 줄었지만.
문제는 메시지 내용이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쁘다는 거였다.
‘뭐, 상관없겠지.’
어차피 시간이 좀 지나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내용이다.
나는 애써 머릿속에서 이 일을 지웠다.
“그리고 제가 NPC란 사실이 다른 사람들에게 들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윌리아는 내 걱정을 덜어주었다.
“외부인들이 저를 NPC로 알아볼 방법은 없으니까요. 백호님, 제게서 무언가 달라진 거 안 보이세요?”
그녀의 물음에 나는 윌리아를 자세히 살폈고, 그녀의 머리 위에 표기되던 호감도와 NPC표식이 사라진 걸 볼 수 있었다.
“오오?”
화려한 신관 로브를 빼면 그녀를 NPC로 확정할 요소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로브도 공방에 가져가면 디자인을 살짝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동료가 된 NPC는 평범한 NPC가 아니란 건가?’
윌리아는 새삼스레 양손을 배꼽 앞에 모으고 고개를 숙이며 내게 인사를 건네왔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네, 저야 말로요.”
조금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로써 믿고 등을 맡길 수 있는 비슷한 수준의 동료가 생겼다.
영화 같은 걸 보면 세계가 망해가는 와중에도 꼭 동료 뒤통수를 치는 놈들이 있는데, 윌리아는 그럴 걱정이 없지 않은가.
이해득실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는 게 사람이건만, 배신하지 않는 동료의 존재는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윌리아를 동료로 맞이했겠다. 그걸 하러 가야겠지?’
나는 윌리아를 보며 씩 웃어 보였다.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이 왔으니, 확인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럼 바로 파티 사냥 가볼까요?”
“네, 알겠습니다.”
파티 사냥의 성능 확인을.
마침 몽마의 던전 보스가 리젠되는 날이니, 던전 클리어를 목표로 삼으면 될 것 같다.
*
[축하드립니다. 몽마의 던전 보스 칼리아를 토벌했습니다.]
[몽마의 던전을 클리어하여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최고급 아이템 뽑기권을 획득했습니다.
[던전 보스 칼리아를 토벌하여 경험치 12,000을 획득했습니다.]
[던전 보스 칼리아의 토벌 보상이 지급됩니다.]
-3,200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스킬북 ‘도약’를 획득했습니다.
-인벤토리 1칸을 획득했습니다.
-칼리아의 전투 부츠를 획득했습니다.
던전에 입장하고 겨우 1시간이나 되었을까?
우린 단번에 보스를 토벌하고 던전을 클리어했다.
한때 호적수였던 몽마의 던전 보스 칼리아는 꾸준히 스펙업을 해온 나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더구나 윌리아가 뒤에서 방어막과 힐로 지원해준 덕분에 나는 더욱 과감하게 싸울 수 있었고, 이게 칼리아와 나 사이의 차이를 더욱 크게 벌렸다.
보통 롤플레잉 게임이 그런 것처럼 솔플과 팀플의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거길 도전해봐도 될 것 같은데?’
몽마의 던전은 좋은 사냥터다.
전투력에 비해 경험치도 준수하고, 무엇보다 최고급 장비와 스킬북의 지속적인 파밍이 가능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내 레벨은 34다.
레벨 20일 때부터 계속 몽마의 던전을 돌고 있는 상태니, 슬슬 새로운 사냥터의 개척이 필요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몽마의 던전은 네임드 몬스터랑 보스가 리젠될 때마다 들어가서 잡기로 하고, 지금은 더 높은 경험치, 더 좋은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해.’
다행히 나는 미리 파악해둔 장소가 있다.
마침 윌리아가 동료가 되면 가보려 했던 곳인 만큼, 더 미룰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전 이미 도약 스킬을 익혔으니, 이 스킬은 윌리아님이 배우기로 하죠.”
“앗,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부츠, 딱 봐도 여성형이네요. 이것도 윌리아님이 신으세요.”
“와, 예쁘네요! 고맙습니다!”
아무래도 윌리아는 나보다 기동력이 떨어진다.
그 차이를 조금이라도 메워줄 도약 스킬이 때마침 나와줘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수영복 타입 전투복에 가죽 부츠를 신은 하이패션 칼리아가 이번엔 부츠를 떨궈서 그것도 윌리아의 것이 되었다.
다행히 부츠는 디자인이 멀쩡해서 건네주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그렇게 잠깐의 보상 분배 타임이 끝이 나고, 던전을 나서려는데···.
“저한테 줄 게 또 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윌리아가 대뜸 맡겨 놓은 물건이 있는 사람처럼 손을 내밀었다.
당연히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동료가 되면 전투복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헉!”
뒤늦게 과거에 아무 생각 없이 내뱉었던 대사가 떠올랐다.
덕분에 나는 쩔쩔매야 했는데···.
“민망한 디자인인가 보죠?”
놀랍게도 그녀는 내 망설임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했다.
그에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까 칼리아가 입고 있던···.”
“그 수영복이요?”
역시 누가 봐도 수영복으로 보이지?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뺨을 긁적였다.
그런데 이어진 그녀의 말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괜찮아요. 주시면 잘 입을게요.”
“······. 정말요?”
“네.”
나는 바로 인벤토리에서 수영복, 아니 칼리아의 전투복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공방에서 로브 디자인을 바꾸는 김에 이것도 살짝 바꾸면 되죠.”
“아···.”
하긴, 이걸 입고 돌아다니는 건 무리겠지.
그런데.
“그전에 잠깐 입어는 볼까요?”
윌리아는 건네받은 수영복을 펼쳐 보였고, 내가 뭐라 반문할 틈도 없이 말을 이었다.
“농담입니다.”
장난스럽게 웃는 윌리아는 무척 들떠 보였다.
‘요, 요망한.’
그리고 그녀는 바로 안전구역의 공방으로 달려가 칼리아의 전투복을 원피스 형태로 바꿔 버렸다.
‘분명 디자인적으로 약간의 수정만 가능한 게 아니었나? 이건 천의 면적이 다르잖아.’
물론, 태생적 한계인지, 미니 원피스가 되어서 이건 이것대로 훌륭했지만 말이다.
*
다음날.
아침 일찍 가의도에 가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월광도로 돌아온 나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머지않아 윌리아, 멍멍이와 함께 웨이포인트 앞에 나란히 섰다.
새로운 필드를 탐험하기 위해서.
“그럼 가볼까요?”
“네!”
나와 윌리아의 착장은 어제와 꽤나 달라져 있었다.
공방에 몇몇 의상의 디자인을 바꾸는 김에 서로 통일성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제까지의 내가 버전 1이었다면 오늘부터 나는 버전 2다.’
우선 윌리아는 코트와 비슷한 형태가 된 흰색 신관복 아래로 검은색 미니원피스와 검은 부츠를 신고 있었고.
나는 검은 코트에 흰색 셔츠, 검은색 바지에 검은 워커를 신은 형태가 되었다.
간단한 블랙 앤 화이트의 조합.
디자인도 비슷해서 한 팀의 느낌이 강했다.
쓸데없이 패션에 힘을 준 것 같지만, 이래 보여도 전부 최고급 이상의 장비들이다.
‘나름 디자인과 성능을 함께 잡았단 말씀.’
그렇게 외출 준비를 마친 나는 웨이포인트를 향해 손을 뻗으며, 뒤에서 울상을 짓고 있는 뚱이에게 말했다.
“오늘 갔다 올 때까지 레벨 5 이상 올려놔. 죽을 것 같으면 튀고.”
-꾸잉.
참고로 오늘 원정에 뚱이는 배제되었다.
레벨이 너무 낮아서.
내가 기존에 사용하던 늑대검을 건네받은 뚱이는 울상이 되어 불쌍한 척을 했지만, 나는 무시하고 웨이포인트를 조작했다.
[충남 홍성군 홍성읍 웨이포인트로 이동하시겠습니까?]
“그래.”
이어서 빛이 나와 윌리아, 멍멍이를 감싸고.
-팟!
곧이어 눈앞의 풍경이 바뀌었다.
[죽음의 기운이 엄습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1씩 하락합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것은 대낮임에도 초저녁처럼 어둑어둑한 소도시.
언데드 몬스터에 잠식당한 홍성이 색바랜 흑백사진처럼 펼쳐졌다.
“역시 프리스트가 있으면 언데드랑 싸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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