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인도에서 맞이하는 아포칼립스-52화 (52/273)

< 무기 강화 (3) >

나는 그 아재개그가 토레프란 드워프만의 인사법인가 해서 첫인상을 좋게 가져가기 위해 조금 과하게 웃어주며 인사를 건넸다.

“하하, 재밌으신 분이군요. 반갑습니다. 서백호입니다.”

내 반응에 그는 흡족해진 웃음을 흘리며 답했다.

“반갑네. 토레프라네.”

첫인상은 좋게 남긴 것 같다.

우린 악수를 나눴다.

그리고 그는 내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비밀을 알려주듯 말했다.

“자네, 오크가 어떻게 웃는 줄 아나?”

“네?”

“크크크크크. 크가 다섯 번이라 오크라네.”

그만해 미친놈아.

눈앞의 대장장이로 호감도 작업을 할 생각이었는데, 그냥 성남으로 가야 하나 망설여진다.

그래도 나는 체육계에서 오랫동안 생활해 와서인지, 이런 상황에 대한 대처는 완벽했다.

“하하핫!”

억지로 짜낸 웃음.

그러나 이런 내 반응에 토레프는 갑자기 눈물을 찔끔거렸다.

“그래, 이런 상황을 얼마나 바랐는지 몰라. 잘 와주었네. 친우여.”

[토레프의 호감도가 10% 상승합니다.]

깜짝 놀랐다.

윌리아로 인해 나는 NPC를 그냥 같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호감도 작업에 첫인상이 중요할 거라 생각해 그의 농담을 받아준 건데, 겨우 이걸로 호감도가 오를 거라곤 예상치 못했다.

‘더구나 단번에 10%가 올라? 성남의 최도겸네는 술을 열심히 가져다 바쳐서 이제 겨우 호감도 20%를 달성했다고 했는데.’

나는 그냥 웃어주고 10%호감도를 공짜로 얻었다.

부장님들이 자신의 개그를 받아주는 부하를 좋아하는 것처럼, 아무래도 눈앞의 드워프도 그런 부류인 모양이다.

“저야말로 앞으로 자주 마주하게 될 대장장이가 토 부장님처럼 유쾌한 분이라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개그 코드가 맞는 분과 일하는 건 즐겁죠.”

“하하! 그런가?”

[토레프의 호감도가 3% 향상됩니다.]

어쩌면 호감도 작업이 가장 쉬운 드워프가 걸린 걸지도 모르겠다.

이건 당첨 복권이다.

나는 눈앞의 대장장이를 동료로 맞이해서 아예 월광도 안에 나만을 위한 대장간을 만드는 상상까지 했다.

“아, 일행이 또 있었지?”

한참 기분이 좋아진 토레프는 내 뒤로 시선을 옮겨 윌리아에게 인사를 건넸다.

“반갑···네.”

“네, 반갑습니다.”

“병아리가 잘 먹는 약은?”

“삐약.”

윌리아에게도 어김없이 날리는 하이개그.

하지만 윌리아는 단번에 정답을 맞추며 불필요한 개그가 이어지는 걸 차단했다.

‘삐약이라니, 귀여워라.’

그에 무안해진 토레프가 뒤통수를 긁적이며 쉽게 물러났다.

그런데 이 NPC, 한글 패치가 너무 잘 된 거 아니야?

“하하!”

그런 둘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재밌다.

아까부터 계속 웃고만 있어서인지, 어딘가 불편해 보이던 토레프의 시선이 내게 향해지며, 인자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무슨 일로 왔는가?”

“장비를 강화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첫 번째 강화에는 흑철주괴가 소모되고, 두 번째 강화에는 미스릴주괴가 쓰이네. 재료들은 챙겨왔는가?”

물론이다.

보스룸을 완전히 거덜 내고, 그 외의 구역까지 싹싹 털어먹고 나왔으니까.

여유분은 충분하다.

[흑철 주괴 93개]

[미스릴 주괴 18개]

무려 10시간 가까이 잊혀진 광산을 들락날락하면서 채집한 광물들이다.

던전의 광물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폰이 되는데, 아쉽게도 보스룸의 광물들은 리스폰이 되지 않았다.

만약 보스룸의 광물들도 계속 스폰이 되었다면, 그 양은 지금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다.

‘즉, 다른 사람들은 우리처럼 한 번에 많은 광물을 채집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지. 이것도 클리어 보너스 같은 거라 생각하면 되려나.’

토레프는 우리의 준비성에 고개를 끄덕이며 강화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강화는 악세서리를 제외한 무기와 방어구만 가능하고, 총 5번까지 강화 할 수 있네. 2강까진 100% 확률로 강화가 되지만, 3강의 성공률은 40%, 4강은 20%, 5강은 10%지. 3강 이상부턴 강화 실패 시 장비가 파괴된다는 것을 알아두도록 하게나.”

몰랐던 이야기다.

성남에선 들을 수 없던 내용인데?

혹시 같은 종류의 NPC여도 정보 공개의 기준이 다른 걸까?

‘그나저나 3강부턴 강화 실패 시 장비 파괴가 된다니···.’

이걸로 확실해졌다.

신인지 외계인인지 이 사태를 초래한 존재는 100% K-게임 시스템을 참고한 게 분명하다.

토레프는 설명을 이어갔다.

“강화는 한 번 성공할 때마다 능력치(근력, 순발력, 마력) 1개가 랜덤으로 추가되네, 5강을 하면 능력치만 +5가 되는 거지. 엄청나지 않은가?”

그렇긴 하지.

장비만 깨지지 않는다면.

결국, 안전빵은 2강까지니, 각 부위별로 능력치가 +2씩 붙는단 거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엄청난 수준의 상승 폭이다.

레벨 1이 올라봤자 능력치 포인트를 1개밖에 주지 않는데, 강화에 성공할 때마다 레벨 하나가 오른 것과 다름이 없으니까.

더구나 착용하는 장비가 어디 한두 부위인가?

장비 강화는 단기간에 전투력을 급격히 끌어올릴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다.

“더불어 강화가 되면 무기는 더 날카롭고 예리하게, 방어구는 더 견고하고 튼튼해지지. 3강을 하면 한 단계 위의 비강화 장비와 비슷한 수준이라 생각하면 될 거네.”

말 그대로 장비의 기본 요소 역시 충실하게 업그레이드된다는 거다.

하지만 그는 하이라이트가 남았다며 씨익 웃어 보였다.

“그리고 강화의 꽃은 장비가 가진 고유 스킬의 위력이 상승한다는 거네.”

“오···.”

“아, 참고로 내가 말한 장비의 고유 스킬이라 함은 횟수 제한이 붙은 반쪽짜리 내장 스킬 말고, 자네의 그 검에 붙은 거력참 같은 스킬을 말하는 걸세.”

감정스킬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일까?

그는 단번에 내 장비의 정보를 읽었다.

“강화로 인한 고유 스킬의 위력은 1강이 120%, 2강은 150%, 3강은 200%, 4강은 300%, 5강은 500%일세. 5강이 되면 스킬의 위력은 처음의 5배가 되는 거지.”

“엄청나군요?”

“대신 고유 스킬이 붙은 장비는 구하기가 힘들어. 그런데 3강 이상부턴 강화 중 장비 파괴가 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하네.”

맞는 말이다.

당장 내 주력 무기인 제르카의 검이 강화 중 깨지면 눈물이 날 테니까.

그래도 2강만 해도 스킬의 위력이 1.5배가 되니, 그것만으로도 무시할 수 없다.

“일단 직접 보는 게 낫겠군. 그 검을 강화해보지.”

그리고 그는 내 제르카의 검을 재료템과 함께 가져갔다.

[제르카의 검 / 등급: 특수]

-근력+2, 순발력+2

-자체 스킬: 거력참

그러자 이랬던 검이.

[제르카의 검 / 등급: 특수 / 강화: 2단계]

-근력+3, 순발력+2, 마력+1

-자체 스킬: 거력참(위력 150%)

이렇게 바뀌었다.

“엄청 좋은데요?”

“그렇지? 2강만 돼도 무시하긴 힘들지.”

-후웅! 후웅!

검에 붙은 옵션이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휘둘러 보니 공기를 가르는 소리 자체가 달라진 느낌이다.

겨우 2강만으로 이 정도라니.

나는 한껏 고무되어 나머지 장비들도 맡겼다.

“전부 강화 부탁드립니다.”

“그러지. 강화 비용은 1강이 1,000코인, 2강이 3,000코인 일세. 그 검은 특별히 서비스해준 거야.”

상상 이상으로 비싼 강화 비용.

이래선 다른 사람들이 강화를 안다고 해도 한 번에 모든 장비를 강화하긴 힘들거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그 정도 재력은 충분하니까.

그리하여 나는 9부위, 윌리아는 7부위의 장비를 싹 다 2강까지 찍었다.

비용은 무려 64,000코인.

계산을 하면서도 흠칫흠칫 놀라야 했다.

아무래도 강화는 고렙들을 위한 시스템으로 보인다.

아무튼 그리하여 나는 능력치가 18개 상승하고, 윌리아는 14개 상승했다.

나의 경우 건틀렛과 각반이 더해져 윌리아보다 착용 부위가 더 많았다.

‘천으로 된 건틀렛과 각반을 만들어서라도 윌리아도 장비 착용 부위를 늘려야겠어. 그럼 능력치 4가 거저 생기는 거니까.’

강화로 능력치 18이 추가된 현재 나의 상태는 이렇다.

[상태창]

-레벨: 47

-칭호: 각성자(모든 능력치+1)

-능력치

근력: 26(+14) 순발력: 24(+21) 마력: 22(+22)

잔여 능력치 포인트: 0

-보유 코인: 274,212

영약인 천년삼(마력+10)을 섭취하여, 기본 능력치 자체가 동렙보다 10이나 높을 수밖에 없는데, 장비로 인한 능력치 상승효과 역시 이에 못지않다.

레벨은 47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그 이상의 격차로 다가올 수치다.

‘역시, 강화부터 시도하는 게 맞았어.’

윌리아도 크게 증가한 능력치를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이러면 앞으로의 전투는 더욱 쉬워질 거다.

나와 윌리아는 토레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그에 토레프는 자랑스레 가슴을 펴면서도 우리 장비에 대한 감탄사를 잊지 않았다.

“새삼 대단하단 생각이 드는군. 벌써 자네 같은 사람이 나올 거라 생각하지 못 했어.”

“더 노력해야죠.”

“그래, 왠지 자넨, 뭘 해도 성공할 사람으로 보여.”

잘 웃어줘서일까?

평가가 후하다.

*

강화를 마치고 바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나는 토레프에게 이것저것 먹을 것을 건네주며 함께 다과까지 즐기고 나왔다.

오랜만에 입의 봉인이 풀려서인지 그는 아재개그를 연발했다.

아무래도 내 리액션이 좋아서 그랬던 게 아닐까 싶다.

덕분에 토레프의 집을 나설 때, 호감도는 19%로 성남팀의 최도겸이 술을 바쳐가며 힘겹게 올린 수치를 거의 따라잡았다.

“지쳐 보이세요.”

“네, 진짜 지쳤어요.”

진이 빠진 느낌이다.

윌리아는 그런 내게 힐을 사용하여 조금이나마 정신적 피로를 해소시켜 주었다.

“어디 가시게요?”

나와 윌리아는 바로 월광도로 돌아가지 않고, 잠깐 다른 길로 빠졌다.

이유는 바로.

“대학교 좀 들려 보게요.”

“아, 그 떡볶이 준 대학 말이죠?”

나는 홍성에 온 김에 구독자인 콩나물님이나 보고 가려는 건데, 윌리아는 홍성 대학팀의 존재보다 음식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어?”

그런데 홍성 대학팀이 본부로 쓰던 대학 건물 앞에 멈춰선 나는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무언가에 공격을 당한 듯 출입구가 거칠게 뜯겨 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와 윌리아는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 건물의 내부에 들어섰고, 곧 여기저기 시체가 늘어져 있는 풍경이 눈이 들어왔다.

구더기가 파먹고 있는 시체들은 적어도 2~3일은 지난 듯 보였다.

“이런···.”

그나마 다행인 점은 사냥팀 멤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몬스터에게 당한 게 아니에요.”

“확실히 그래 보이네요.”

시체들은 목이 베이거나 칼에 관통당한 듯 보이는 상처를 입고 있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다.

같은 인간에게 당했다는 뜻이다.

몬스터에게 당하면 시체가 저렇게 깨끗하지 않으니까.

“다양한 무기에 베이고 찔린 거 보면, 다른 사냥팀에게 공격을 당한 것 같네요.”

그렇다면 콩나물님을 포함한 홍성 대학팀은 다른 곳으로 생존자들을 데리고 도망쳤던가, 잡혀갔단 뜻이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아는 사람을 만나러 왔다가 대재앙의 현실과 마주하게 된 나였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윌리아의 물음에 잠시 고민한 나는 이내 답했다.

“일단 주변을 살펴보죠.”

“알겠습니다. 여기서 남쪽에 안전구역이 하나 더 있다고 했으니, 거기도 살펴볼까요? 가는 김에 웨이포인트도 찍고요.”

좋은 생각이다.

건물을 벗어난 우리는 주변 일대를 살피고 윌리아의 말대로 안전구역에도 들러 겸사겸사 웨이포인트를 찍었다.

“어디에도 흔적이 안 보이네요.”

하지만 홍성대학팀의 흔적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콩나물님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그러나 그들을 위해 내 시간을 무한정 갈아 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린 조금 조사를 진행했고, 이내 포기했다.

-띠이이이!

한껏 다운된 기분.

조금 더 일찍 찾아올 걸 후회가 밀려온다.

역시 이 미친 세상에서 인간은 몬스터 이상으로 위험한 존재란 걸 재차 인지하게 되었다.

-띠이이!

작게 울리는 통신반지.

때마침 아버지가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연락을 취해왔다.

“네, 아버지.”

[목소리가 좋지 않은데?]

역시 부모님이라 그런지 내 기분에 민감한 아버지셨다.

그에 나는 솔직히 상황을 밝혔고.

아버지는 뜻밖의 답을 주셨다.

[그럼, 내가 조사해보마.]

“네? 여긴 정부에서 관리하지 않는 무정부 지역인데요?”

[그렇다고 국군의 세력이 전혀 없는 건 아니거든.]

“오!?”

역시 아버지.

지금의 상황에서 아버지가 계룡대에 계신 게 나의 또 다른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아버지는 중요한 소식을 전해왔다.

[네가 조사해달라던 미라가 나온다는 던전 있잖아?]

“네.”

[그거 찾은 거 같다.]

너무도 든든한 아버지 아닌가.

미라가 나오는 던전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곳에서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웨이포인트를 탈 수 있는 아이템이 나왔단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 아이템이 있다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월광도에 오신 적이 없어도 나와 함께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해당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이런저런 던전을 돌았던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끝내 아이템을 구하지 못했고, 결국 그 아이템이 나왔다는 던전을 가보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하필 그 던전을 국가재건청에서 독자 관리해서 알려지지 않았단 건데, 아버지께서 기어이 그걸 찾아내셨다.

“어딘데요?”

[동대문. 거기에 수방사가 주둔하며 지키고 있는 던전이 있다고 해.]

수방사가 지키는 던전?

현재 수방사는 계룡대의 말을 듣지 않고 정부의 지시만 따르는 상태이니, 충분히 일리가 있단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던전이면 굳이 군인들이 지킬 필요가 없으니까.

아무래도 가봐야 할 것 같다.

콩나물님을 비롯한 홍성의 대학생팀이 걱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 할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들의 조사는 아버지에게 맡기고 나는 재정비 후, 바로 동대문으로 향하기로 했다.

***

“웁···.”

대통령 직속 부서인 국가부흥처의 제1 본부장인 강이솔은 금방이라도 넘어올 듯 헛구역질을 하며, 바퀴벌레와 곱등이가 여기저기 붙어 있는 지하 하수도에 살짝 얼굴을 들이밀었다.

“확실한 거야?”

“100% 확실하다고는 못하지만, 몬스터가 숨어 있다면 이곳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실종자들이 사라진 곳엔 핏자국이 하수구로 이어졌으니까요.”

“지, 지하 하수도에 잘못 들어가면 질식한다던데?”

“이미, 가스 농도 전부 체크 했습니다. 어서 앞장서시죠.”

강이솔은 국가부흥처장에게 말했다.

서울 한복판에 엘더 몬스터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리고 그의 추측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듯, 그날부터 실종자들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얼추 확인된 인원만 해도 거의 1천 명에 육박했기에 결국 국가부흥처장은 조사를 지시했고, 그 과정에 하수도가 수상하단 결과로 이어졌다.

덕분에 강이솔은 오물로 가득한 지하 하수도에 진입하게 생겼다.

“엘더 몬스터는 지능이 높잖아. 진짜 이런 역겨운 데 있겠어?”

“어쨌든 괴물이니, 우리랑 심미관이 다를지도 모르죠.”

“제기랄.”

결국, 강이솔은 부하들과 운 없는 군인들을 이끌고 지하수도 조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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