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지형 (1) >
뒤에서 들려오는 최도겸 파티의 대화에 나는 헛웃음을 흘렸다.
과연 오늘의 시간이 그들에게 도움이 됐을지 모르겠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하셔서 크게 놀랐습니다. 저희도 나름 성장했다고 자부했는데, 아직 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상을 정리 중인 우리에게 멘탈을 추스른 최도겸이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나는 손사래를 쳤다.
“템빨, 스킬빨이죠.”
거기에 레벨빨까지 더해서 말이다.
하지만 이런 내 대답에 그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외부적 요인 때문이 아닙니다. 아마 레벨, 장비, 스킬이 같아도 저는 절대 당신을 이기지 못할 테니까요.”
냉정한 최도겸의 판단.
예전이었다면 충실한 그의 지지자인 오미연이 그럴 리 없다며 반박했겠지만, 오늘은 던전 공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봐서인지 쓰게 웃을 뿐이었다.
“레벨업과 파밍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격차는 실력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높은 능력치와 뛰어난 스킬이 있다고 해도,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아무래도 저흰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수배해 봐야겠네요.”
이번 던전 공략을 보고 배울 게 있을까 싶었는데,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지해냈다는 점에서 그들의 성장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뛰어난 사람은 하나를 가르쳐도 열을 안다고 하지 않는가.
그는 열까지는 아니어도 두셋은 스스로 파악하는 능력을 가진 것 같다.
나는 그의 말에 엄지를 치켜 세웠고, 최도겸은 상기된 얼굴로 오늘 귀한 시간을 내줘서 감사하다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감사한 건 나지. 덕분에 가구랑 가전제품 듬뿍 챙기고, 몰랐던 고레벨의 던전까지 클리어했으니까.’
최도겸은 얼굴이 널리 알려진 범죄자다.
자신의 부모와 동생을 죽인 상대를 심판한 복수자.
지금은 사람끼리 죽고 죽이는 게 당연한 시대임에도, 범죄자 출신이란 건 항상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닐 것이다.
‘때문에 정부에서 소집한 크림슨 로드 토벌전에 그를 부르지 못한 것이기도 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별다른 방법이 없다.
그저 끊임없이 성장해 모두가 필요로 하는 강자가 되는 수밖에.
“그럼 저흰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렇게 바이바이하고 이제 헤어지려는데, 최도겸이 급히 나를 붙잡았다.
“혹시 현재 정부 상황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네, 뭐···. 알만큼은 압니다.”
갑자기 그의 입에서 정부 이야기가 나오자 나는 의문을 표해야 했다.
그리고 이어진 최도겸의 말은 생각지도 못한 거였다.
“실은 오늘 아침에 정부 측 인사가 찾아왔었습니다. 저희에게 대통령 직속 사냥팀이 될 생각이 없냐고요.”
나는 와락 미간을 찌푸렸다.
이들의 존재를 정부가 파악하고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강이솔과의 관계가 틀어지자 대안을 찾아 움직이는 속도가 쓸데없이 신속했기 때문이다.
‘하필 최도겸을 끌어들일 생각을 하다니.’
정부 측에서도 고심이 많긴 많은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게 범죄자가 이끄는 파티를 끌어들일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아무리 최도겸이 지지자가 많은 사연 있는 범죄자라 해도 그의 영입은 정부 측에도 리스크가 될 수밖에 없다.
“기존 국가 부흥처의 본부장 하나가 정부를 배신하고 모든 사냥팀을 끌고 나가 독립했다고 합니다. 더구나 수도권의 주요 사냥팀과 협력하여 정부에 대항하는 단체를 만들려 한다는군요.”
“그래요?”
이건 모르고 있던 소식이다.
아무래도 강이솔이 이번 사태로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 컸던 모양이다.
대충 상황을 알게 된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지금의 대통령이 신뢰를 잃어서 그런 거니, 그 손은 잡지 않는 게 좋아 보입니다.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여기저기 균열이 심한 배거든요. 자칫 그 배에 올라탔다가 총알받이 역할만 실컷 하고 함께 침몰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래서 나는 서울에서 있던 일을 알려 주었다.
레벨 80대의 강력한 엘더 몬스터의 등장과 토벌, 그 과정에서 정부 고위인사들의 도망까지.
이야기를 모두 들은 최도겸의 표정이 나처럼 일그러지고, 오미연은 버럭 화를 냈다.
“개자식들! 어쩐지 이상했어. 우리의 존재를 알고 있었단 뜻은 성남의 생존구역을 전부터 파악하고도 무시해왔단 의미잖아.”
맞는 말이다.
정부의 생존구역과는 비교가 힘들어서 그렇지, 성남 생존구역의 규모도 그리 작지 않다.
내가 지금까지 본 민간 생존구역 중 가장 컸으니까.
성남은 서울과 수원 사이에 있으니, 도와주기로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지 않았다는 건 의도적으로 무시했단 것이다.
“감사합니다. 뭣도 모르고 이용당할 뻔했네요.”
최도겸의 표정에 은은한 노기가 깃들었다.
어쩌면 나중에 나의 편으로 활용하게 될지도 모르는 사냥팀을 정부에 빼앗길 뻔했다.
*
야수의 대지를 클리어하면서 얻은 뽑기권도 모조리 꽝이고, 쓸 만한 보상은 디딤판 스킬과 마력3을 올려주는 특수 등급의 반지가 다였다.
그래서 두 개의 보상은 모두 윌리아에게 몰아주었다.
나는 이미 디딤판 스킬이 있고, 마력 반지는 나보단 윌리아가 착용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보상이 내 것만 나올 때가 있으면, 이렇게 윌리아의 것만 나올 때도 있다.
이제 우린 둘이서 하나인 것과 마찬가지인 사이니 별로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직도 지키고 있네.”
우린 예정대로 지하미궁(2단계)에 재도전을 하기 위해 동대문을 찾아왔다.
이제 정부에 강이솔을 포함한 사냥팀도 없으니, 이곳을 지키던 군인들도 없어지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지하미궁의 입구는 여전히 수방사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다만 이전보다 방어 라인이 그리 두텁지 않아 뚫고 들어가긴 더욱 쉬워 보였다.
그렇게 던전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2번째 시나리오 조각 보유자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때마침 강이솔에게서 연락이 왔다.
시나리오 조각 보유자끼리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시지 기능을 통해서 말이다.
현재 내게 강이솔의 이미지는 그리 나쁘지 않다.
나는 바로 메시지창을 열었고, 그에게서 예상치 못한 제안을 받았다.
[나]
-저를 사냥꾼 협회의 대표로요?
[2번 보유자]
-그렇습니다.
그가 만화나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용병 길드 비슷한 단체를 만들려는데 나보고 대표를 맡아 달란 거였다.
귀찮은 일은 자신이 모두 처리할 터이니, 자리만 맡아 달라면서.
처음엔 황당해서 거절하려 했지만, 이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거대 단체의 대표가 된다면 내 신변은 더욱 안전해질 테니까.
더구나 참가하는 사람들의 면면도 꽤나 화려했다.
수도권의 힘 있는 팀은 모두 참가한다고 봐도 좋을 만큼.
그리고 그들이 참가한다면 하위 팀들도 무조건 따를 가능성이 높으니, 협회의 규모는 빠르게 커질 게 분명했다.
‘확실히 정부와 군대에서도 무시하지 못할 단체가 되겠어.’
강이솔이 제법 머리를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
-왜 하필 제가 대표입니까?
[2번 보유자]
-서아 님께서 대한민국 최고의 사냥꾼이시기 때문입니다.
스스럼없이 얼굴에 금칠을 해주는 강이솔.
그에 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내 답변을 주었다.
[나]
-취지와 아이디어가 꽤나 좋은 것 같습니다. 긍정적으로 고민해 볼 테니, 하루만 시간을 주세요.
[2번 보유자]
-물론이죠! 감사합니다! 답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분명 좋은 제안이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아버지와 의논을 한 후 결정하기로 했다.
“그럼 들어갈까요?”
“네.”
그리고 우린 지하 미궁으로 향했다.
아니, 향하려 했는데.
-띠이. 띠이.
강이솔에 이어 이번엔 아버지로부터 통신 반지를 통한 연락이 왔다.
그래서 나는 돌진하려다가 다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지하 미궁을 앞에 두고 달려가다가 숨는 게 벌써 두 번째.
내가 한창 사냥하고 있을 때라는 걸 아실 텐데, 굳이 연락을 해오셨다는 건 꽤나 중요한 사안이란 뜻이다.
[백호야. 찾은 거 같다.]
“네?”
아버지는 대뜸 영문 모를 말씀부터 하셨다.
하지만 이내 그 말뜻이 무엇인지 알아챈 나는 두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홍성 대학팀 말하는 겁니까?”
[그래, 가능성 높은 정보를 얻었어.]
홍성 대학팀은 나의 몇 안 되는 소중한 구독자, 콩나물님이 소속된 단체였다.
아버지께선 행방불명이 된 콩나물님의 조사를 대신 해주기로 했고, 드디어 단서를 잡는 데 성공하셨다.
“어디에 있는데요?”
[충남 보령 쪽에 사람들을 납치해가는 사냥팀이 있다고 해. 그것도 어느 정도 레벨이 되는 사냥팀만 노린다네?]
사람이 사람을 노린다.
대재앙 이후 특별할 것 없는 너무도 흔해진 이야기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같은 사냥팀을 노린다는 것이다.
그것도 홍성 대학팀이면 내 기준에서나 수준이 떨어지지 일반적으로 중상급의 사냥팀이다.
그들을 노린다는 것 자체가 상상 이상으로 적들의 수준이 높단 뜻이다.
“제법 강한 사람들인 모양이죠?”
[그런 것 같아. 40~50명 규모의 사냥그룹인데, 보고에 의하면 메인 사냥팀은 평균 레벨이 30이 넘고, 레벨 20 이상의 사냥팀도 여럿 있는 것 같아.]
“네?”
이야기를 들은 나는 깜짝 놀랐다.
그 정도면 서울에 내놔도 꿀리지 않는 수준이 아닌가?
[그런데 그들의 레벨업 방식이 일반적이지 않아 보여, 납치해온 타 사냥팀을 끌고 다닌다고 하더라고.]
“음···.”
미끼로 사용하는 걸까?
정확한 상황은 몰라도 악질이란 것만큼은 확실히 알겠다.
“홍성팀이 있는 건 확실해요?”
[100%는 아닌데,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관련자로부터 며칠 전 홍성에서 쓸만한 놈들을 잡아 왔단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거든.]
그 정도면 움직이기 충분한 정보다.
“그런데 정보를 어떻게 얻은 거예요?”
[계룡대에서 각 지역 민간 생존구역에 눈과 귀가 돼줄 사람들을 포섭하고 있거든.]
아아, 대충 어떤 식인지 알 것 같다.
[녀석들의 주요 활동거점은 보령시 청천저수지 앞 B병원이야.]
마지막으로 주소를 획득한 나는 아버지에게 인사를 남기고 통신 반지 연락을 끊었다.
원랜 아버지와 사냥꾼 협회에 대해 의견을 나눌 생각이었는데, 당장 보령부터 조사해 봐야 할 것 같다.
“오늘은 미궁과 인연이 없는 모양이네요. 보령이란 지역에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때 떡볶이 줬던 사람들 구하려는 거죠?”
“네.”
“그럼 가야죠.”
갑작스런 결정에도 윌리아는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감히 내 구독자님을 납치해 굴려?’
자연히 내 입가엔 서늘한 미소가 걸렸다.
***
이상지형.
대재앙이 시작됨과 동시에 전 세계 곳곳에 생긴 이전과 다른 지형을 의미한다.
평지였던 곳에 산이 솟아나거나, 도로 한가운데 호수가 생기기도 하고, 집 앞에 중세 시대 건축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디에 숨어 있는지 알 수가 없는 던전과 달리, 이상지형은 쉽게 눈에 띄었고 사람들이 굳이 접근을 하지 않으니,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도 적었다.
“18번 이 새끼야! 정신 똑바로 안 차려!? 너 때문에 방어라인 뚫렸잖아!”
“죄, 죄송합니다!”
“관리자님! 18번 출혈이 심합니다!”
“내버려 둬, 저 도움도 안 되는 새끼.”
그러나 이유가 없으면, 이상지형이 왜 생겼겠는가.
이상지형에는 크고 작은 비밀이 있었고, 때론 영약이나, 수많은 보상을 품은 필드가 숨겨져 있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보령 청천 저수지에 등장한 이상지형은 당첨 중의 당첨이라 할 수 있다.
청천 저수지엔 작은 섬이 이상지형으로 등장했는데, 그 섬 외곽에 은밀하게 통로가 숨겨져 있었다.
그 작은 통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계단이 등장하고, 또 그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숨겨진 필드가 등장한다.
[숨겨진 필드 ‘성장의 탑’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10층으로 이뤄진 탑이 자리한, 거대 지하 공동이었다.
그 탑은 던전과 흡사했다.
다만 층별로 난이도가 달라지고, 한 층마다 보스가 따로 등장하며, 파티장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게 던전과 다른 점이었다.
1층의 난이도는 레벨 1~10.
2층의 난이도는 레벨 11~20.
3층의 난이도는 레벨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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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층의 난이도는 레벨 91~100
성장의 탑은 이런 식으로 10층까지 존재했다.
한번 클리어한 층은 굳이 다시 클리어하지 않아도 바로 다음 층에 도전할 수 있으며, 탑은 인스턴트 던전 형식이라 입장할 때마다 다른 공간에 보내진다.
즉, 1층에 10명으로 이뤄진 2개 팀이 입장을 해도, 각기 다른 공간으로 보내진다는 것이다.
“자 너희 동료인 18번이 과다출혈로 죽어가고 있는데, 살리고 싶으면 눈앞의 보스를 빨리 잡아. 그럼 치료해 줄 테니까.”
“아, 알겠습니다.”
“옳지 잘한다. 이제 합이 좀 맞네. 그렇지. 그렇지.”
[2층의 보스 오크 전사 파이톤을 토벌했습니다.]
[성장의 탑 2층 클리어 보상으로 2단계 교환권 2개를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성장의 탑엔 또 다른 특징이 있으니.
바로 보스를 사냥해 해당 층을 클리어해도, 경험치와 코인 등을 보상으로 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
대신 교환권이란 것을 주는데, 이 교환권은 성장의 탑 입구에서 ‘경험치, 코인, 아이템 등’ 자신의 입맛에 맞는 걸로 교환할 수 있었다.
“자, 교환권들 내놔.”
“여, 여깄습니다.”
그럼 자연히 이런 생각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 방식이라면 한 사람에게 보상을 몰아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그렇다.
이런 맹점을 이용해 보상을 독차지하는 게 바로 보령의 사냥팀이었다.
사람들을 납치해 사냥팀을 꾸리고, 탑을 클리어하면 관리자에게 보상으로 획득한 교환권을 가져다 바치는 거다.
그리고 힘들게 싸워 놓고 아무런 보상 없이 교환권을 빼앗기는 사람 중엔 공나무(콩나물)와 홍성 대학팀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럼 18번 치료해 주시죠!”
공나무는 다친 멤버를 보령 사냥팀 소속의 관리자에게 치료해 달라 외쳤다.
하지만 관리자는 피식 웃기만 했다.
“그 새낀 쓸모없어. 팀플레이를 망치는 주범이니 그냥 버려.”
“죽게 내버려 두란 말씀이세요!?”
같은 인간으로 보기 힘든 너무도 냉정한 말.
그에 공나무는 발끈했고, 함께 싸운 사냥팀 멤버들도 인상을 찌푸렸다.
관리자는 단 2명이고, 납치당해 억지로 싸우고 있는 사냥팀 멤버는 8명이다.
8:2니, 충분히 싸울만 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왜 같이 죽고 싶어?”
[장혁수 / 레벨: 36]
[임수운 / 레벨: 35]
성급히 달려들기엔 상대의 레벨과 장비의 급이 달랐다.
그리고 여기서 이들을 쓰러뜨린다고 해도, 탑을 나가면 보령 사냥팀 멤버들이 수두룩하니, 개죽임을 당할 뿐이었다.
“제, 제발 살려주세요. 앞으로 더 잘 싸우게 제가 잘 가르치겠습니다.”
그러니 힘으로 어찌하지 못하고 애원하는 수밖에 없었다.
공나무는 자신의 동료를 살리기 위해 싹싹 빌어야 했다.
“이걸로 너희의 입장을 더 잘 이해했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또 눈을 건방지게 뜨면 전부 뒈질 줄 알아.”
이대로 평생 이들의 노예로 부려져야 하는 걸까?
공나무는 겨우 받아낸 포션으로 다친 동료를 치료하며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