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이벤트 몬스터 (3) >
이벤트 상점의 판매 아이템은 종류별로 분류되어 있었다.
첫 번째 항목은 소모아이템.
소모아이템 항목에서 판매하는 아이템은 아래와 같았다.
[귀환 스크롤 / 가격: 3점]
-스크롤을 찢으면 마지막에 방문한 웨이포인트로 즉시 이동된다.
[마법의 가루 / 가격: 5점]
-3강 이상의 장비 강화 시 성공확률을 20% 향상시켜준다.
[축복의 가루 / 가격: 5점]
-3강 이상의 장비 강화 실패 시, 50% 확률로 장비가 파괴되지 않는다.
[마력 회복 물약 / 가격: 10점]
-마력을 회복시켜준다.
하나같이 귀하기 그지없는 아이템들.
특히 귀환 스크롤은 대량으로 구비해둘 필요가 있다.
비상 상황에서 도주할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은 여벌의 목숨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덕분에 부모님과 떨어져 있더라도 두 분의 안전을 더욱 확실히 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마법의 가루와 축복의 가루도 3강 이상의 장비 강화엔 필수 아이템으로 보여 사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장비 강화 1~2강은 무조건 성공하는 반면, 3강~5강은 실패 확률이 제법 높으며 실패 시 장비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더럽게 구하기 힘든 마력 회복 물약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한 번의 섭취로 마력이 풀로 충전되는 아이템인 만큼 매우 귀했다.
보통의 게임에선 마력 회복 물약이 체력 회복 물약만큼이나 흔한데, 여기선 전략 물자 취급이다.
이게 있으면 스킬을 더욱 펑펑 쓸 수 있으니, 강한 몬스터와의 싸움에선 폭주스킬 못지않게 유용할 것이다.
‘그래도 10점은 비싸서 함부로 쓰진 못할 것 같네.’
소모아이템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뽑기 아이템이다.
[특수~희귀 등급 ‘아이템’ 뽑기권: 10점]
-해당 등급의 재료, 소모, 장비 아이템 중 하나를 랜덤으로 획득한다.
[특수~희귀 등급 ‘장비’ 뽑기권: 30점]
-해당 등급의 장비 아이템 하나를 랜덤으로 획득한다.
[희귀~유일 등급 ‘아이템’ 뽑기권: 100점]
-해당 등급의 재료, 소모, 장비 아이템 중 하나를 랜덤으로 획득한다.
[희귀~유일 등급 ‘장비’ 뽑기권: 300점]
-해당 등급의 장비 아이템 하나를 랜덤으로 획득한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본 나는 두 눈을 크게 떴다.
희귀 이후 등급의 아이템을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희귀 등급이 끝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특수 등급 아이템이 귀하게 여겨지던 레벨 50 이전에 비하면, 지금은 특수 등급 아이템이 당연하다는 듯이 나오고, 심심찮게 희귀등급 아이템도 구하고 있으니까.
물론, 다른 사람들과 나는 상황이 다르다.
던전을 클리어하더라도 단독으로 보상을 몰아 먹고, 선점을 통해 최초 클리어 보상까지 휩쓸고 있기에 이런 파밍이 가능한 것이다.
그럼에도 희귀 등급 이후의 아이템을 구경해본 적이 없어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영문으로 바꾸면 특수가 스페셜, 희귀가 레어, 유일이 유니크인 건가?’
아이템 등급을 영어로 바꾸니 오히려 이해가 쉬웠다.
유니크 다음으로 레젠더리 같은 게 나올지도 모르는 일.
꽤나 흥미로웠다.
‘100점이면 희귀~유일 등급 아이템 뽑기권을 살 수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저런 게 있다는 것에 의미만 둘뿐,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아이템 뽑기권에서 장비가 나오는 경우 자체가 드문데, 보나 마나 유일 등급은 더욱 희박할 게 분명하니 말이다.
운이 나름 좋은 편이긴 해도, 꽝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도박에 투자를 하는 건 바보라 생각한다.
나는 계속해서 이벤트 상점 아이템을 살폈다.
다음 목록은 특수 장비다.
[얼음 창 지팡이 / 5점]
-강력한 얼음창 스킬을 10회 사용할 수 있는 지팡이다.
[얼음 벽 지팡이 / 5점]
-거대한 얼음벽 스킬을 10회 사용할 수 있는 지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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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줄임 반지 / 10점]
-내 레벨을 낮아 보이게 만들어 정보를 보호하고 상대의 방심을 유발시키는 반지다.
[통신 반지 한 쌍 / 10점]
-거리의 제약 없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한 쌍의 반지다.
[텔레파시 반지 한 쌍 / 10점]
-300미터 이내의 반지 소유자끼리 속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다.
마법형 스킬을 10회 한정으로 쓸 수 있는 아이템들도 좋아 보이지만, 뒤에 나오는 반지 3개가 단연 눈에 띄었다.
먼저 레벨 줄임 반지.
이건 꽤나 쓸모 있어 보이는 반지다.
나와 윌리아는 이미 정보를 교란할 수 있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스킬을 사용하면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라는 메시지가 뜨는데, 이게 다른 사람들에겐 더욱 수상하게 보이는 모양이다.
그런 점에서 레벨 줄임 반지는 여러모로 쓸모 있어 보였다.
그리고 통신 반지와 텔레파시 반지.
통신 반지는 전화기 포지션이니 당연히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텔레파시 반지는 대화를 나눌 여유가 없는 전투 중에 사용하기 좋아 보였다.
말없이 생각으로 대화를 나눈다는 게 참 멋지지 않은가.
‘텔레파시 반지는 꼭 사서 윌리아랑 나눠 가져야겠네.’
다음은 이벤트 상점의 마지막 항목 ‘기타’로 분류되는 아이템들을 살폈다.
[출장뷔페 호출권 / 1점]
-10인분 규모의 출장뷔페를 이용할 수 있다. 음식은 따로 보관이 불가하며 3시간 후 사라진다.
[마르지 않는 물통 / 2점]
-일일 최대 5리터의 물을 생성하는 물통이다.
[병아리 1쌍 / 3점]
-스크롤을 찢으면, 병아리 1쌍이 지정한 장소에 등장한다.
[새끼 돼지 1쌍 / 5점]
-스크롤을 찢으면, 새끼 돼지 1쌍이 지정한 장소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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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풍기 / 5점]
-따듯한 공기를 뿜는다. 온도 조절 가능.
[냉풍기 / 5점]
-차가운 공기를 뿜는다. 온도 조절 가능.
[안전구역 생성 토템 / 100점]
-1천 평 규모의 나만을 위한 안전구역을 생성한다. 안전구역의 이용비용은 따로 없으며, 주인의 허가를 받지 않은 사람은 입장할 수 없었다.
던전을 비롯한 특수지형에는 설치할 수 없으며, 30미터 높이까지 안전구역의 효과가 적용된다.
마지막 기타엔 생활과 관련된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었다.
출장뷔페라는 것도 웃기지만, 새끼 동물을 종류별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에 눈이 크게 뜨였다.
‘이 말은 즉, 축산을 할 수 있다는 거잖아?’
고기가 점점 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건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다.
몇 마리씩 사서 가의도와 월광도에서 나눠서 키우면 될 것 같다.
월광도에도 시키는 일을 잘하는 펫들이 있으니 말이다.
그 외에도 이런저런 신기한 아이템이 많았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띈 건.
‘안전구역 생성 토템?’
누구나가 탐낼 아이템이다.
하지만 가격 때문에 아무나 살 수 없는 아이템이기도 했다.
1천 평이면 꽤 커 보이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그다지 크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상지형이 생기기 전의 월광도가 20만평 정도의 규모였고, 이상지형으로 확장된 지금은 적어도 100만평 이상이 되었다.
월광도를 덮으려면 적어도 이게 1,000개는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생성 가능한 안전구역을 작게 쪼개지 않고 1천 평을 100점에 파는 것을 보니, 일부러 아무나 살 수 없게 만든 것 같다.
‘나중에 하나 정도는 사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 안전구역의 높이는 고작 30미터뿐이긴 하지만, 내부에 다세대 주택을 지으면 적지 않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을 테니까.’
당연하게도 지금 사겠다는 얘긴 아니다.
좋아 보여도 너무 비싸니까.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리고 눈독 들였던 아이템들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100점을 모조리 쓰고 주변을 살펴보니···.
“와, 이게 얼마만의 제대로 된 밥이냐!”
완전히 잔치가 열려 있었다.
수집한 점수가 1점인 여주 사냥팀의 몇몇 멤버들이 고민 없이 출장뷔페를 골라 깔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실소를 흘렸다.
이거 완전히 축제 분위기다.
“그러고 보니, 아까 이벤트 몬스터를 잡은 뒤에 뜬 메시지를 보면, 한반도에 배정된 이벤트 몬스터가 아직 더 남아 있는 것 같던데요?”
최도겸이 내게 다가와 그리 말했다.
덕분에 나는 잠시 잊고 있던 토벌 메시지를 떠올렸다.
“그 말은 즉, 더 많은 이벤트 점수 획득이 가능하단 뜻이군요.”
“물론, 위치 파악이 쉽지 않겠지만요.”
그런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
내겐 아버지와 강이솔이 있으니 말이다.
*
아니나 다를까 아버지하고 강이솔에게 이벤트 몬스터의 정보를 요청하자, 30분을 넘기지 않아 각각 한군데씩 정보를 보내왔다.
아버지는 군대의 정보를, 강이솔은 대통령이 죽으면서 임시로 정부를 이끌고 있는 국무총리에게 사냥꾼협회의 이름으로 협력을 요청해서 정보를 알아냈다.
아버지가 알려준 이벤트 몬스터는 계룡대에 인접한 대전에 있었으며, 강이솔은 하남을 지목했다.
“도겸씨 파티는 함께 가죠.”
“그, 그래도 되겠습니까?”
“네, 제게 이벤트 몬스터의 존재를 알려줬으니까요. 저도 보답 차원에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는 인벤토리에서 아이템 하나를 꺼내 그에게 선물했다.
그건 지하미궁에서 얻은 특수 등급의 가면형 투구였다.
여주팀에서도 몇몇 사람들이 최도겸을 알아보았다.
최도겸은 과거 보복범죄로 제법 얼굴이 알려진 상태인지라, 정부에서 관리 중인 시설을 방문할 때는 정체를 숨기는 게 나았다.
“이, 이걸 제게요?”
“아무래도, 도겸씨는 입장이 입장이니까요.”
최도겸은 아이템 등급을 확인하곤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으나, 나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며 손을 저었다.
“저기···.”
그런데 그때.
유튜브 선배님 조유나가 조심스레 말을 걸어왔다.
그러자 최도겸 파티의 홍일점 오미연이 최도겸에 팔에 매달리며 그녀의 접근을 견제했다.
오미연이 저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간단했다.
조유나가 최도겸 파티에 관심이 지대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이끄는 여주 사냥팀은 규모가 꽤 컸다.
레벨도 고루 높고.
다만 문제점은 특출한 한 명이 없다는 거였다.
그래서 조유나는 자신들의 약점을 커버해줄 대상으로 최도겸 파티를 점찍은 것이다.
‘처음엔 내게 접근해왔지만, 아무래도 수준 차이가 크니···.’
개인적으로 내게 여주 사냥팀에 대한 이미지는 나쁘지 않다.
첫 만남이 조금 꼬이긴 했지만, 강력한 명령권자 한 명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런 그들과 최도겸이 힘을 합쳐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일.
하지만 최도겸 파티는 거의 내 개인 세력이나 다름없게 변해가고 있지만, 여주는 이제 막 만난 세력이란 점이 주의를 필요로 했다.
“무슨 일입니까?”
내 물음에 그녀는 헛기침을 한번 하곤 진지하게 말했다.
“저도 따라가면 안 될까요? 폐 끼치지 않겠습니다. 불필요하게 아까처럼 달라 붙지도 않을 거고요. 저는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을 뿐입니다. 아, 원하신다면 비용도 내겠습니다.”
그런 조유나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나는 최도겸에게도 시선을 옮겼다.
어느새 얼굴에 내가 준 무섭게 생긴 가면을 쓴 그는 내가 괜찮으면 상관없다는 듯 가만히 있었다.
“서울에 가서 몇몇 사냥팀을 합류시킬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이벤트 몬스터는 공략 인원이 많은 게 좋을 것 같아서요.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끼게 될 텐데, 그래도 오시겠습니까?”
이벤트 몬스터를 사냥하면 채점하듯 활약에 따라 1~100점을 토벌 참가자들에게 지급한다.
내가 100점을 받고 나머지 사람들도 조금씩이나마 점수를 가져간 것처럼 정해진 보상을 나눠 갖는 개념이 아니다.
즉, 인원이 많으면 그만큼 획득할 수 있는 점수의 총량도 많아진다는 뜻.
그러니, 나 혼자 독식하겠다고 사람들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많으면 많을수록 전멸기 대응이 수월해질 것이다.
모르는 사람들 틈에 껴도 상관없느냐는 물음에 조유나는 1초의 고민 없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좋습니다.”
나는 그녀의 부탁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차라리 그녀를 포함한 여주팀을 이 기회에 사냥꾼협회로 끌어들여야겠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세, 세상에 이런 아이템이 있다니.”
우린 웨이포인트를 타고 용산 생존구역에 도착했다.
조유나는 처음 가는 지역을 아이템 소지자와 함께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웨이포인트 점퍼에 놀라움을 표했다.
나는 당연히 그녀가 나와 최도겸의 이야기를 훔쳐 듣고 웨이포인트 점퍼를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알고서 함께 가자는 거 아니었습니까?”
“경기도 하남까지는 웨이포인트를 찍어놨거든요. 그래서 하남 공략은 문제없이 따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렇게 말한 거였는데···.”
아무래도 내가 그녀를 너무 약삭빠른 인물이라고만 여긴 모양이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사람들을 이끌고 H중학교로 향했다.
거긴 군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정부에서 화해차 무상으로 내놓은 사냥꾼협회의 임시 본부였다.
나중에 제대로 된 본부 터를 찾으면, 여긴 지부로 사용할 예정이다.
“어?”
“어어?”
사냥꾼협회는 수많은 사냥꾼으로 붐비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 상당수가 사냥꾼협회에 가입하고자 찾아온 것이었다.
나와 윌리아가 임시 본부를 거닐자 몇몇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고 있음에도 우리를 알아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젠 아예 얼굴을 가린 남녀 하면 서**파티를 떠올리는 게 당연시된 모습이다.
“서땡땡이다.”
“서아 아즈나블?”
뒤늦게 알게 된 내 정체에 조유나가 헛바람을 삼키며 놀라고, 최도겸 파티도 적잖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최도겸이 내 옆으로 슬며시 다가와 말했다.
“백 씨가 아니라 서 씨셨군요?”
“네, 숨겨서 미안합니다.”
“이해합니다. 저라도 그럴 것 같으니까요.”
그냥 서**에 백호를 조합하면 내 이름인데, 그는 백호란 이름 자체를 내 가명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굳이 그의 생각을 수정하지 않았다.
“아이고! 오셨습니까?”
그리고 잠시 후, 강이솔과 윤시아를 비롯한 서울 주요 사냥팀의 모습이 보였다.
강이솔은 더없이 밝은 표정으로 나를 반겼고.
“안녕하세요?”
“아, 오셨군요.”
수원의 김현수도 뒤에서 등장해 내게 인사를 건네왔다.
그는 100% 서**이 서백호란 사실을 알고 있을 거다.
그런데 나를 위해선지 아예 모른 척하기로 한 모양이다.
‘모든 게 완벽하게 대비가 된 지금은 부모님을 걱정할 필요가 없지. 내 정체가 알려져도 상관없긴 해.’
하지만 내가 먼저 나서서 알릴 필요도 없는 일이긴 하다.
그래서 한동안은 지금의 포지션을 유지하겠지만, 이전처럼 정체 숨기겠다고 거짓말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냥 차근차근 순리대로 정체가 알려지면 그땐 얼굴을 까고 당당히 활동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제가 여러분을 모은 이유는···.”
브리핑을 시작한 것은 내가 아니었다.
나는 협회의 든든한 뒷배이며, 상징 정도의 역할을 맡기로 했을 뿐.
사람들을 소집하고, 작전을 설명하는 일은 모두 강이솔이 하기로 했다.
강이솔은 내게 들은 정보를 토대로 이 자리에 모인 정예들에게 전멸기를 포함해 이벤트 몬스터에 대해 알렸고, 설명을 들은 사냥꾼들은 특히 보상 부분에 깊은 흥미를 느꼈다.
이윽고 출발에 앞서 질의응답을 받기로 하자.
놀랍게도 정보 제공자 중 한 명으로 이곳에 동행한 조유나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저, 망겜 유나님 아니세요?”
“맞는데, 지금은 이벤트 몬스터에 집중해 주세요.”
“아, 그렇긴 한데 서땡땡님이 계시잖아요. 전부 서땡땡님께 맡기고 방심하겠다는 게 아니라, 지시만 잘 따르면 될 것 같아서.”
“틀린 말은 아니긴 하지만.”
“혹시 출장뷔페 메뉴는 어떻게 되나요?”
“일반적으로 비싼 뷔페에 나오는 수준이었습니다.”
“···뷔페, 너무 괜찮지 않냐?”
사냥꾼들은 코인 상점 덕분에 굶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맛있는 식사와 거리가 먼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해왔다.
그래서인지 하나같이 1점으로 구매 가능한 출장뷔페에 눈을 반짝였다.
‘좋은 보상이 넘쳐나는데 왜 유독 뷔페에?’
나도 쉬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나를 향한 무한한 믿음 때문인지.
아니면 간만에 식사다운 식사를 하게 생겼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사냥꾼협회의 출범 직전에 꾸려진 정예 사냥팀은 어서 하남이든, 대전이든 출발하자며 몸이 근질거리는 듯했다.
그러자 윤시아가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
“주류도 있습니까?!”
“···예?”
“술이요.”
“어, 샴페인이랑 맥주가 무제한이었던 것 같은.”
“뭐합니까! 당장 출발해야지!”
그렇게, 이벤트 몬스터 원정대는 한 시간에 한 마리꼴로 토벌하였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 뒤로도 이벤트 몬스터가 목격됐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내 점수는 어느덧 300점을 넘긴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