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화 사냥터 찾기 (1)
한다혜가 서백호와 사귄 건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둘은 같은 학교 선후배였고, 서백호는 학교에서 일진들도 함부로 건들지 못하는 유명한 운동계 인간이었다.
당시 한다혜에게 위험할 정도로 끈질기게 달라붙는 일진 선배가 있었는데, 서백호가 그 일진 선배를 처리해 주면서 둘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서백호는 한다혜의 사생활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았으며, 하자는 대로 다 해 주는 예스(Yes)남이었다.
‘무엇보다 백호 오빠와 함께 다니면 든든했지.’
운동부 안에서도 언터쳐블인 서백호와 사귀는 건 정글이나 다름없는 학교생활에서 큰 이점이었다.
덕분에 그녀의 학교생활은 꽤나 안락했다.
그렇게 만족스레 연애를 이어 나가길 어언 1년.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 서백호가 체대에 입학하며 자연스레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다가 끝내 헤어지고 말았다.
사실 헤어진 원인은 한다혜 쪽에 있었다.
서백호가 체대 입시로 바쁘던 시기, 양다리를 걸치다가 환승 연애를 하게 됐으니까.
둘이 헤어진 직후 서백호는 군대에 입대해 버렸고, 완전히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둘의 인연이 끝난 것이다.
“백호 오빠?”
하지만 4년이 지나고, 세상이 갑자기 미쳐서 모두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는 시기에…….
과거의 연인 서백호가 멋진 포스를 뽐내며 한다혜의 눈앞에 등장했다.
그를 마주하자 행복했던 그때의 감정이 다시 피어올랐다.
그녀는 기쁜 마음에 그에게 다가갔지만…….
“누구?”
애석하게도 서백호는 한다혜를 한눈에 알아보지 못했다.
그에 자존심이 상했지만, 그녀가 거의 거지꼴이나 다름없었기에 그럴 만하다며 위안을 삼고는 외쳤다.
“나야, 다혜!”
그녀의 말에 서백호는 놀란 표정을 지어 보이다가 이내 의심스럽다는 듯, 여전히 남을 보는 표정으로 반문해 왔다.
“한다혜?”
“응, 응! 나 한다혜 맞아.”
“죄송한데, 제가 아는 다혜는 그렇게 안 생겼는데요.”
서백호의 반응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사실 몰라보는 것도 당연했다.
한다혜는 성인이 되고 콤플렉스가 있던 얼굴 몇 부위를 손보았기 때문이다.
“쌍꺼풀 했거든.”
“어?”
“코도 좀 했고.”
“으음.”
그리고 서백호는 찬찬히 관찰하다가 이내 과거의 여자 친구와 동일 인물이라는 결론을 얻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반갑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 다혜 맞는구나. 많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예뻐져서 몰라봤다. 하하.”
한다혜 입장에서는 어찌 되었든 알아봐서 다행이다.
그도 그럴 게…….
“한 발만 더 저분께 접근했다간 목이 날아갈 줄 알아라.”
자신을 악의 구렁텅이에서 구해 준 멋진 여장부가 귀기 어린 눈빛으로 그녀의 목에 창날을 들이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서백호에게만 시선이 꽂혀 주변을 바라보지 못했는데, 옛 연인과의 감동스러운 포옹을 나누기에는 둘 사이에 칼을 뽑아 들고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모르긴 몰라도 그녀의 옛 연인이 이 미친 세상에서 굉장히 잘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오빠.”
“아, 여러분 제 지인이니, 그렇게 날 세우지 않으셔도 됩니다.”
겁에 질린 한다혜가 눈물을 글썽이며 서백호를 부르자, 그는 별수 없이 주변 사람들을 말렸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서백호의 이야기에도 날카로운 표정을 지우지 않고 말했다.
“요즘 협회 내 간부들에게 엉겨 붙어서 코인을 빨아 먹는 인간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러니 조심하셔야 해요. 이 여자도 작전 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최근 자신의 외모, 인맥을 이용해 레벨이 높은 사냥꾼들에게 빌붙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는 사냥꾼 협회 내에서도 새롭게 떠오르는 문제였다.
완전히 자신을 문제아 취급하는 사람들에 한다혜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이내 서백호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누구와도 눈도 마주칠 수 없는 입장이라는 게 떠올라 입을 꾹 다물었다.
“그것도 제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다행히 서백호는 과거의 인연을 마냥 무시하지 않았고, 결국 윤시아를 비롯한 협회 간부들은 무기를 내려놓았다.
그에 한다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혹여라도 저분께 엉뚱한 마음 품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저분의 심기를 어지럽힌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몬스터 밥이 될 테니까.”
윤시아가 지나가는 투로 경고하자 한다혜는 흠칫 놀라야 했다.
대체 서백호의 위치가 어떻길래, 저렇게 과잉 충성을 한단 말인가?
한다혜는 순간 겁을 먹었지만, 이내 오기가 피어올랐다.
다정했던 서백호라면 결코 자신을 나 몰라라 위험에 빠뜨릴 리 없다고 판단했다.
“오랜만이네.”
“그러게. 오빠랑 모처럼 재회했는데, 이 꼴이라 쪽팔려.”
“하하. 따라와, 안전 구역에 목욕탕 있으니까. 위치 알려 줄게.”
서백호는 낮게 웃으며, 그녀를 이끌고 안전 구역으로 향했다.
그러자 서백호를 따라 윤시아 등 사냥꾼 협회 간부들이 호위를 하는 모양새가 되었고.
곳곳에 자리한 군인들이 서백호가 지나갈 때마다 바짝 긴장하며 경례를 올리는 모습을 본 한다혜는 전 남친이 더 이상 평범한 체대생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덕분에 그녀의 눈빛이 반짝이고, 얼굴에 짙은 호기심이 깃들었다.
‘몬스터를 생존을 위해 사냥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냥하는 집단이 있다고 들었어. 최근 이 사냥꾼들의 힘이 고스란히 권력화되어 새로운 시대의 귀족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도……. 아무래도 백호 오빠가 그런 집단의 고위 간부인 모양이야.’
사실은 간부를 넘어 최고 지도자지만, 간부나 최고 지도자나 원래대로라면 한다혜에게 닿지 않는 절벽의 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얼떨결에 그녀는 권력 중심에 들어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다혜는 바쁘게 활동하는 사냥꾼들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일반 주민들 틈에 섞여 정부의 식량만 축내고 있었다.
하지만 서백호의 전 여친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서 있는 위치가 바뀌니, 묘한 짜릿함을 느꼈다.
때문에 한다혜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당연한 순리일지도 모른다.
‘계속 이 자리에 있고 싶다.’
그러나 욕심이 난다고 감정대로 움직이면 짐승과 다를 바 없지 않겠는가.
한다혜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표정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표정 봐라, 완전히 뿅 갔네.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 중입니다.”
그리고 그런 한다혜를 뒤에서 시에나와 윌리아가 살벌한 대화를 나누며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도.
* * *
사냥꾼 협회의 간부쯤 되면, 몇천 골드 쓰는 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 몇천 골드는 사냥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일반 시민들에게는 엄청난 거금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사냥꾼 협회의 간부다 싶으면 한 번쯤 꼭 겪는 일이 있다.
그건 바로 사돈에 팔촌, 친구의 친구까지 친한척하며 빌붙으려 한다는 거다.
그나마 우리 부모님 모두 손이 귀한 집안에서 자라 친척이 많지 않아 다행이지, 두 분 모두 대가족이었다면 정말 귀찮았을 거다.
그렇게 나름 귀찮은 일을 겪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여기서 전 여친이 등장하네?’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
한다혜와 헤어졌을 때는 나름 심리적 타격도 있었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사라진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코인 좀 주고 바이바이하면 되려나?’
딱히 그녀를 특별 취급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녀가 바람을 피는 바람에 헤어진 케이스로 끝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지나가다 보이는 불쌍한 어린아이에게 몇천 코인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던져 줄 정도의 여유를 갖고 있으니, 그 정도 감성으로 접근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를 안전 구역 목욕탕에 던져 놓고, 사냥꾼 협회 간부들과 이런저런 협의를 나누는 동안에도 얼마를 쥐여 주는 게 적당할지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할래?”
그리고 짧은 회의가 끝나고 한다혜가 다 씻었나 싶어서 이동하려는데, 시에나가 다짜고짜 물어 왔다.
눈치가 있는 이상 그녀가 뭘 묻는지 모를 수가 없었다.
더불어 그녀의 물음에 윌리아와 시에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냥꾼 협회 간부들도 아닌 척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5,000코인 정도 쥐여 주려고요.”
“그걸로 끝?”
“이거면 충분하지 않나요?”
내 대답에 시에나를 포함한 관전자들이 의외라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
5,000코인이면 우리 입장에서나 푼돈이지, 일반인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일 텐데…….
그래서 더 줘야 하냐고 의문을 표하자, 시에나는 실소를 흘렸다.
“그거 받고 떨어지겠어?”
“그게 무슨?”
“그 여자 눈빛을 못 본 모양이구만?”
내가 의문을 표하자, 이번에는 윌리아가 끼어들었다.
“만약 그 여자가 코인 이상의 무언가를 요구하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솔직히 나는 전 여친보다 윌리아 쪽이 훨씬 더 신경 쓰이고 무섭다.
“들어줄 이유가 없죠. 솔직히 다혜 쪽에서 무언가를 요구할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냉정히 말했더니, 윌리아는 흡족한 표정을 짓고,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간부들은 박수를 치는 등 오버액션을 취했다.
“그럼 뒷일은 우리에게 맡겨 주시죠.”
“네?”
“맡겨 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나는 뜬금없는 윌리아의 요구에 당황했지만, 그녀는 굉장히 똑똑하고 이성적인 여성이기에 큰 걱정 없이 순순히 따랐다.
‘차라리 이게 나을지도 모르겠네.’
괜히 나섰다가 과거의 정을 들먹이면 마음이 약해질지도 모르니까.
그런 점에서 제삼자가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역시 윌리아는 내 입장을 잘 헤아려 준다.
[2번 조각 소유자 (강이솔)]
-협회장님, 최도겸 지부장이 급히 뵙길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최도겸이 나를 찾는다는 연락이 와서, 한다혜 문제는 전적으로 윌리아와 시에나에게 맡기기로 하고 나는 자리를 비웠다.
‘윤시아 총괄도 따라가려는 건가?’
그런데 어딘가 짓궂어 보이는 윌리아와 시에나의 뒤를 윤시아와 몇몇 구경꾼들까지 은근슬쩍 뒤따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 *
한다혜는 사람을 물건처럼 사고파는 인신매매 조직에 붙잡혀 있었다.
그녀는 운 좋게 조직에 납치당하고 얼마 되지 않아 윤시아가 이끄는 구조팀에 의해 해방되었다.
그나마 최악의 상황은 겪지 않은 운 좋은 케이스인데, 이번 일은 그녀에게 큰 교훈을 주었다.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이 강하거나, 강자에게 붙어 있어야 한다고.
‘그래, 최대한 백호 오빠에게 붙어 있자.’
서백호가 사냥꾼 협회라는 거대 조직의 대장이라는 사실은 이동 중에 알게 되었다.
‘설마 했더니, 대한민국 사냥꾼들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 되었을 줄이야. 대박이잖아? 백호 오빠!’
그런 그의 곁에 붙어 있을 수만 있다면, 그녀의 미래는 활짝 열리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럭저럭 봐 줄 만하네.”
깨끗하게 목욕을 하고 거울을 보니, 다행히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이 정도면 나름 해 볼 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
서백호 정도면 달라붙을 여자가 한두 명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인벤토리에 고이 모셔 놨던 화장품을 꺼내 치장을 시작했다.
“훨씬 낫네.”
제대로 화장을 한 그녀의 미모는 연예인이라 해도 될 정도.
그에 자신감을 얻은 그녀는 목욕탕을 나섰다.
“아, 안녕하세요.”
그리고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오늘 자신을 구해 준 사람이자, 서백호에게 과잉 충성을 하던 창술사 윤시아였다.
한다혜는 그녀의 귀기 어린 모습을 떠올리며 움찔거렸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고 물었다.
“오빠는 어디서 만날 수 있나요?”
그 다정했던 서백호가 전 여친을 냉정하게 쳐낼 거라 생각할 수 없기에 당당하게 물었다.
하지만 그녀의 물음에 윤시아는 어깨를 으쓱이며 물러나고, 교대하듯 얼굴을 베일로 가린 여성이 앞으로 나섰다.
아까부터 서백호를 뒤따르던 여인.
몸매가 범상치 않아 미인일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스륵.
그녀가 베일을 머리 뒤로 넘기며 미소를 짓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한다혜가 연예인급의 외모를 가졌다면, 윌리아는 웬만한 연예인은 명함도 못 내밀 미모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호 씨는 바쁩니다. 그래서 제가 대신 마중 나왔습니다.”
“마, 마중이라뇨?”
윌라아는 허공에 손가락질을 했다.
그것이 인벤토리 또는 상태창을 조종하는 것임을 어렵지 않게 알아챌 수 있었고.
“받으시죠. 백호 씨가 보내는 선물입니다.”
그리고 윌리아는 한다혜의 발 앞에 툭 하고, 숫자 5,000이 쓰여 있는 코인을 던졌다.
한다혜는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서백호가 나에게 이렇게 먹고 떨어지란 식으로 대한다고? 아까까지만 해도 아무런 기미가 없었는데?’
한다혜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붉어졌다.
하지만 더욱 가관인 건 이어진 윌리아의 대사였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당신이 잘난 남자를 놓아준 덕분에 그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우리 백호 씨에게 접근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그 말은 서백호의 곁을 차지하고 있는 게 눈앞의 미인이라는 뜻.
하지만 한다혜는 분함을 표할 겨를이 없었다.
윌리아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경고를 날려 왔기 때문이다.
“만약 저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죽습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칼날이 날아와 전신을 난도질하는 것처럼 서늘한 살기가 온몸을 훑었다.
어떻게든 서백호를 감아 보려고 했지만.
생각 없이 그에게 접근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백호는 내 부하야. 까불지 마라.”
그리고 팽팽하게 유지되고 있던 긴장감 속에…….
윌리아의 뒤에 숨어 있던 엘프까지 합세해 한마디를 하니, 그 말의 내용이 어떻건 그녀는 제자리에 엉덩방아를 찧어야 했다.
* * *
최도겸의 긴급 호출에 나는 멍멍이만 데리고 갔다.
윌리아와 시에나는 언제든 위치만 알려 주면 와이번을 타고 오겠다 해서.
예전에는 무조건 내 옆에 있어야 하는 NPC 같았는데, 점차 내가 없이도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는 듯하다.
‘이러다 나중엔 나 빼고 놀러 다니는 거 아니야?’
물론,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금세 최도겸과 만났고, 뜻밖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뭐만 하면 협회장님을 찾는 건 자제하려 했지만, 최근 사냥터 탐색에 열을 올리고 있으시다고 들었거든요.”
“네. 저희 파티가 가기에 마땅한 곳이 없다 보니.”
“……대단하시네요. 저와 동료들은 성장의 탑 7층 돌파가 머지않았다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7층 클리어도 충분히 대단하죠. 그래서 할 얘기라는 게.”
내게 알려줄 사냥터가 있다고 했으니 빨리 듣고 싶어졌다.
“저희랑 여주팀이 강원도 일대를 계속해서 탐색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죠. 덕분에 일본으로 가는 워프도 발견했잖아요.”
“예. 북한에 다녀오고, 성장의 탑을 오가면서도 틈틈이 강원도를 돌아다니던 중에. 원전이 있던 지역에 이상 지형이 나타난 걸 알게 됐는데 그곳에.”
최도겸은 화면에 금이 간 태블릿PC로 사진 한 장을 보여 줬다.
“이런 걸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사진 본 나는 두 눈을 빛내야 했다.
하늘에 떠 있는 땅.
하늘섬이 사진 속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