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화 이벤트 상점의 중요성 (2)
이벤트 상점의 판매 아이템은 종류별로 분류가 되어 있다.
첫 번째 항목은 소모 아이템이고, 기존 판매 상품으로는 이것들이 있다.
[귀환 스크롤 / 가격: 3점]
[마법의 가루 / 가격: 5점]
[축복의 가루 / 가격: 5점]
[마력 회복 물약 / 가격: 10점]
하나같이 귀중한 아이템들.
여벌의 목숨이 되어 주는 도주 아이템인 귀환 스크롤과 장비 강화의 성공 확률을 높여 주고 파괴 방지 기능을 더해 주는 마법의 가루와 축복의 가루.
더불어 줄어든 마력을 풀로 채워 주는 마력 회복 물약까지.
버릴 것 하나 없이, 쟁여 놔야 하는 것들뿐이다.
그리고 여기에 새로운 아이템이 추가되었다.
[경험치 북 / 가격: 30점]
-타인에게 양도가 가능하며, 사용 시 경험치 10,000을 획득한다.
이 아이템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다.
점수로 레벨을 살 수 있단 것.
경험치 1만이면, 다이어 울프 100마리를 잡아야 얻을 수 있는 경험치이며 한 번에 레벨 1인 사람을 레벨 17로 만들어 줄 수 있다.
그 정도면 안정적으로 초급 몬스터를 상대할 수 있으니, 제 가족 부양하며 먹고 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내게는 조금 애매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데, 사냥꾼 협회에는 이미 경험치 양도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성장의 탑이라는 효과적인 양도 시스템이.
‘뭐, 모든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환경일 순 없으니까.’
소모품에서 추가된 아이템은 경험치 북 외에 두 개가 더 있다.
그리고 이게 꽤나 중요한 아이템이라 생각한다.
[능력치 초기화권 / 가격: 30점]
-상태창에서 지금까지 투자한 능력치를 초기화하여 재분배를 할 수 있다.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 초기화권 / 가격: 50점]
-스킬의 재사용 대기 시간을 초기화하고, 일정 시간 후유증이 발생하는 스킬의 디버프를 해제한다.
하나는 능력치를 재분배할 수 있게 해 주는 아이템.
나는 근력, 순발력, 마력이 1:1:1인 밸런스형이고, 이게 또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처럼 모든 사람이 자신이 투자한 능력치에 만족하는 건 아니다.
능력치 초기화권은 그런 이들의 가려움을 긁어 주는 아이템이다.
그리고 초기화권이 쓰기 나름인 게, 자신에게 잘 맞는 능력치가 어떤 건지 시험을 해 보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도 밸런스형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100% 확실한 건 아니지. 어쩌면 민첩형이 잘 맞을지도 모르니까.’
이어서 능력치 초기화권 다음 아이템인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 초기화권을 바라보았다.
얼핏 진지하지 않게 생각하면 이게 능력치 초기화권보다 비쌀 만한 것인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장담할 수 있다.
이건 엄청난 아이템이라고.
강력한 지속 스킬의 경우 어떤 식으로든 제약이 걸려 있다.
내가 가진 폭주 스킬(30분간 능력치 반 토막)이 그러하고, 또한 분신 스킬(재사용 대기 시간 30분)이 그러했다.
두 개의 스킬 모두 결전 스킬로 나는 중요한 순간, 보통 전투 막바지 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전투 방식에는 한 가지 단점이 있으니 만약 끝내야 할 때 끝내지 못하면 큰 위험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 초기화권’은 그런 위협을 없애 주고, 또한 부작용도 없이 결전 스킬들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는 혁명이라 할 수 있다.
‘이무기와의 전투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겠어.’
개당 50점이라는 지나치게 비싼 비용이 문제지만, 이무기처럼 특별한 보스를 상대할 때를 대비해 몇 개 마련해 두는 게 좋아 보인다.
“역시 이벤트 상점은 참 좋다니까.”
“맞아요.”
“굿굿.”
내가 보고 있는 화면을 같이 보고 있는 윌리아와 시에나가 맞장구를 쳤다.
필요 이상으로 밀착한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나는 이벤트 상점에 정신이 팔려서 지금 모두가 부러워할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이를 신경 쓰지 못했다.
[특수~희귀 등급 ‘아이템’ 뽑기권 / 10점]
[특수~희귀 등급 ‘장비’ 뽑기권 / 30점]
[희귀~유일 등급 ‘아이템’ 뽑기권 / 100점]
[희귀~유일 등급 ‘장비’ 뽑기권 / 300점]
소모 아이템 다음 항목은 바로 뽑기권이다.
예전이라면 너무 비싸서 감히 엄두도 못 냈을 희귀~유일 등급의 ‘장비’ 뽑기권.
하지만 지금이라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게 무려 7,533점이란 엄청난 점수를 보유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뽑기권을 10장, 20장 쓰다 보면 하나 정도는 유일 등급 장비가 나오지 않을까?’
물론, 유일 등급 장비인 만큼 나올 확률이 적겠지만, 나는 운이 꽤 좋은 편이다.
운 관련 아이템이 있기도 하고.
그래서 예전이라면 눈길도 주지 않았을 뽑기권에 진득하니 시선을 줬다.
‘일단 희귀~유일 등급 뽑기권은 필요 아이템들 살 거 사고 남은 점수로 구매하자.’
게다가 뽑기권 항목에도 지난달과 다른 새로운 뽑기권이 추가되었다.
[펫 뽑기권: 100점]
-낮은 확률로 희귀한 펫을 뽑을 수 있다. 뽑은 펫의 초기 레벨은 80 이하로 설정된다.
바로 펫을 뽑는 아이템이 등장한 것이다.
‘그런데 가격이 너무 비싸잖아.’
가격도 가격이지만, 성의 없는 설명이 관심을 끊게 만들었다.
K모바일 게임에서 너무도 많이 본 듯한 장면이었으니까.
아마 가장 높은 확률로 나오는 펫은 고블린이나 오크겠지.
나는 혀를 차며 다음 탭으로 넘어갔다.
[얼음 창 지팡이 / 5점]
[얼음벽 지팡이 /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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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줄임 반지 / 10점]
[통신 반지 한 쌍 / 10점]
[텔레파시 반지 한 쌍 / 10점]
다음은 항목은 마법 장비다.
얼음창, 얼음벽 외에도 다양한 공격 장비가 있지만, 이것들에 점수를 쓰는 건 아깝다고 생각한다.
몇 번 사용하면 파괴되는 단발성 아이템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레벨 줄임 반지와 통신 반지, 텔레파시 반지는 필요하다.
일단 나는 텔레파시 반지 두 세트를 구했다.
그중 반지 두 개를 시에나에게 주고.
시에나의 것과 짝을 이루는 반지들을 나와 윌리아가 나눠 가졌다.
[잘 들리시죠.]
[네, 잘 들려요.]
[오, 이제 입 다물고 신비 콘셉트 유지하며 살아도 되겠는걸?]
[이미 신비고 뭐고, 이상한 엘프로 낙인찍혔는데요. 뭘.]
[뭐라고?]
이로써 우리 세 사람은 300미터 이내에서 입으로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완전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나와 윌리아만 텔레파시를 주고받는 게 부러웠는지, 시에나는 꽤나 신나 보였다.
그리고 텔레파시 반지 외에도 레벨 줄임 반지 3개를 사고, 통신 반지도 서른 세트를 구매했다.
통신 반지는 주로 연락하는 사람들과 나눠 가질 생각이고, 레벨 줄임 반지는 어딘가 잠입할 때, 정보 자체를 감추는 것보다 레벨을 줄이는 게 덜 의심스러울 것 같아서 구매했다.
그리고 마법 장비에 새로 추가된 아이템이 있었는데, 그게 레벨 줄임 반지와 세트를 이루기 좋아 보였다.
[이름 변경 반지 / 30점]
-탐색 관련 스킬에 표시되는 이름을 바꿀 수 있다.
-상대의 레벨이 30 이상 더 높거나, 최상급 이상 간파 스킬에는 이름이 드러난다.
내게는 변신 스킬도 있으니, 레벨 줄임 반지와 이름 변경 반지를 함께 사용하면 거의 완벽에 가깝게 정체를 숨길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남북한의 정보부가 협동하여 중국에서 조사 중인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몬스터를 죽여도 시체가 분해되어 사라지지 않게 하는 기술을 찾는 거다.
일전에 내게 보물 지도를 넘겨주었던 김동천이 중국에 그런 기술이 있다고 알려 주었다.
이 기술을 손에 넣는다면 몬스터로부터 고기를 얻는 게 가능해지기 때문에 식량난을 없애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 합동 정보부에서는 이렇다 할 소득이 없는 상태인데, 잠입 장비 세트도 있겠다 내가 직접 나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마법 장비 다음은 기타 항목.’
기타 항목에서는 생활 관련 아이템을 많이 판다.
[출장 뷔페 호출권 / 1점]
[마르지 않는 물통 / 2점]
[병아리 1쌍 / 3점]
[새끼 돼지 1쌍 /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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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풍기 / 5점]
[냉풍기 / 5점]
[안전 구역 생성 토템 / 100점]
축산을 할 수 있는 동물을 구매할 수도 있고, 온풍기, 냉풍기처럼 실생활에 편의를 더해 주는 아이템도 있다.
하지만 이중 협회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은 이벤트를 기념하듯 판매하는 출장 뷔페 호출권이다.
“하하하하!”
“마셔! 마셔!”
“최고다!”
온갖 산해진미와 주류 등, 평소 먹기 힘든 것들을 3시간 동안 제한 없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다들 매우 좋아한다.
1점을 쓰면 10명이 착석할 수 있는 테이블이 생성되는데, 벌써 자리를 잡고 먹고 마시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기타는 구매할 아이템이 가장 많은 항목.
전에는 포인트가 부족해서 많이 사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여유가 있으니 이것저것 구매할 생각이다.
그리고 기타 항목에도 새롭게 추가된 아이템들이 있다.
[펫 목걸이 / 30점]
-20레벨 이하의 몬스터를 펫으로 길들일 수 있다.
[펫 호출 피리 / 30점]
-멀리 떨어져 있는 펫을 근처로 소환한다.
-호출 피리에는 3마리의 펫을 등록할 수 있으며, 사전에 등록된 펫만 소환할 수 있다.
바로 펫 관련 아이템이다.
20레벨 이하라는 제약이 걸려 있지만, 원하는 몬스터를 선택해 길들일 수 있는 아이템과 원하는 펫을 소환할 수 있는 피리까지.
꽤나 유용해 보이지 않는가.
나는 펫 목걸이의 구매는 잠시 미루고 우선 펫 호출 피리를 구매했다.
그리고 드레이크 룡룡이와 멍멍이, 뚱이를 등록해 두었다.
그동안 덩치 큰 룡룡이 끌고 다니면서 웨이포인트 타고 다니는 게 번거로웠는데, 이러면 너무 편해진다.
펫에 편의성을 추가해 주는 아이템.
나는 윌리아와 시에나에게도 하나씩 줘 와일번과 와이번을 등록하게 했다.
‘안전 구역 생성 토템을 몇 개 더 사두는 게 낫겠지?’
1,000평 규모의 안전 구역을 생성할 수 있는 토템.
이 안전 구역 토템의 특별한 점은 사용료를 내야 하는 일반 안전 구역과 달리 무료로 내부에 머물 수 있는 안전 구역이라는 것이다.
1,000평이면 꽤 큰 면적이지만, 올림픽공원이 약 44만 평임을 생각하면, 그리 넓은 면적이라는 느낌도 아니다.
5개 정도 구매해서 협회장의 위엄을 위해 3개는 강이솔에게 주고, 2개는 나 개인을 위해 사용하면 될 것 같다.
‘원래대로라면 기타 항목으로 판매 상품은 끝이지만…….’
이번에 우리가 한반도에 배정된 이벤트를 모두 조기 종결시키면서 한가지 특전이 생겼다.
[한반도 내의 모든 이벤트가 조기 종결했습니다. 추가 보상으로 이벤트 상점에서 히든 아이템 구매가 가능해집니다.]
그건 바로 히든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이벤트 상점에서 기타 항목 옆으로 히든 항목이 생긴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는 히든 항목을 선택했다.
[편지지 / 1점]
-동료 및 지인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는 일회용 아이템.
-편지는 1장에 최대 100자의 문자를 쓸 수 있으며, 같은 내용의 편지를 20명에게까지 동시에 보낼 수 있다.
[하급 스킬 선택권 / 5점]
[중급 스킬 선택권 / 10점]
[상급 스킬 선택권 / 20점]
[감시용 오토마타 / 100점]
-요인 및 특정 지역을 감시할 수 있는 마법형 기계 장치.
-최대 고도 1km 지점에서 고정 또는 이동 감시를 할 수 있으며, 반투명 기능이 있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하루 유지 비용 1천 코인.
[경비형 오토마타 / 100점]
-특정 장소에 침입하는 적을 사살하는 거점 방어형으로 사용하거나, 펫처럼 끌고 다니며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다.
-공격 기능에는 마력탄과 파이어 샷(파이어+마력탄), 강력한 자폭이 있다.
-하루 유지 비용 1천 코인.
[아이기스의 조각 / 100점]
-20m*10m*5m 크기의 매우 강력한 방어벽을 5분간 소환하는 팔찌.
-직선으로 날아오는 공격에 대한 단순 방어력만큼은 최상급 방어막을 능가하며, 하루 5회 사용할 수 있다.
[안전 구역 상점 업그레이드 / 100점]
-안전 구역 상점에서 더욱 다양하고 좋은 상품을 판매한다.
게임 속 귓속말을 연상시키는 편지지 아이템, 1점으로 최대 20명에게 동시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니 나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연락 수단이다.
지속적으로 연락할 상대와는 10점짜리 통신 반지를 사서 나눠 갖는 게 나을 테지만, 통신 반지는 같은 쌍끼리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기에 여럿에게 동시 연락을 할 수 있는 편지지와는 용도가 다르다.
‘편지지는 100장을 사도 100점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겠어.’
나는 통신 반지를 서른 세트나 구매했지만, 편지지도 약 200장을 구매했다.
‘하급, 중급, 상급 스킬 선택권?’
그리고 편지지 다음 아이템은 하~상급의 스킬의 선택권들이다.
가격도 5점, 10점, 20점으로 매우 합리적으로 보여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했다.
혹시라도 우리가 배우지 못하고 지나친 요긴한 스킬들이 있으면 이 기회에 배워 둬야겠다.
‘그리고 오토마타라……. 좋은데?’
앞선 아이템들도 좋았지만, 히든 항목의 진면목은 이제부터가 아닐까 싶다.
감시형 오토마타와 경비형 오토마타.
직접적으로 전투력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보조 장비로는 더할 나위 없어 보인다.
특히 감시형 오토마타.
설명만 보면 인공위성 그 자체 아닌가.
거점 방어와 전투 보조로 사용할 수 있는 경비형 오토마타도 좋아 보이지만, 감시형 오토마타는 여러 대 굴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말이 감시용이지, 잘만 쓰면 탐색용도 되는 거잖아.’
나는 크게 만족하며 다음 상품을 살폈다.
오토마타 다음 아이템은 아이기스의 조각이라는 팔찌였다.
직선으로 날아드는 공격에 대해서는 최상급 방어막을 능가하는 방어력을 지닌 아이템.
지금까지 본 다른 아이템들과 달리, 당장 전투에 큰 도움이 될 물건이므로 나는 고민 없이 아이기스의 조각 3개를 사서 윌리아, 시에나와 나눠 가졌다.
앞서 보았던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 초기화권처럼 이것도 이무기를 사냥할 때 유용할 것 같다.
‘드디어 대망의 마지막 아이템.’
안전 구역 상점 업그레이드.
아이템이라고 하기 뭐한 이걸 구매하면 안전 구역 안에 있는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이 더욱 다양하고 좋아진다고 한다.
‘그럼 업그레이드를 안 할 수가 없지.’
현재 판매되는 물건들도 만족하지만, 다소 투박한 물건이 많다.
식량도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처럼 배를 채울 수 있는 원재료만 팔고.
안전 구역 상점은 실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기회가 왔을 때 즉시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건축 자재 코너에서 건설 속도를 높여 줄 아이템이 있으면 좋겠네.’
그럼 사냥꾼 협회에서 올림픽공원에 세우고 있는 자체 도시가 더욱 빠르게 건설될 테니 말이다.
“이걸로 모두 살펴봤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점수를 털어 보죠.”
“하이라이트는 뽑기권이지?”
“물론이죠.”
“뽑기권에서 누군가의 장비가 나오든 아쉬워하지 않기!”
생각해 보니, 유일 등급의 장비가 나온다고 해서 내 것이 되리란 보장이 없다.
누가 봐도 윌리아 또는 시에나 용이면 두 사람에게 건네줘야 할 테니 말이다.
“시에나 님이 가장 아쉬워할 것 같은데요?”
“뭐야!? 나 인자한 사람이야.”
윌리아의 말에 시에나가 그렇지 않다며 반발했지만, 솔직히 내가 봐도 시에나의 리액션이 가장 클 것 같다.
우선 우리는 필요해 보이는 아이템을 구매했다.
그 과정에서 약 3,000점을 썼고, 4,500점이 남았다.
희귀~유일 등급 장비 뽑기권 15장을 살 수 있는 점수.
-멈칫.
나는 확실하지도 않은 뽑기에 이렇게 많은 포인트를 써도 되나 의문이 들어 잠시 멈칫했으나, 이내 구매 버튼을 눌렀다.
‘이 정도면 충분히 덤벼 볼 만해.’
그리고 윌리아와 시에나를 번갈아 보았다.
두 사람 모두 흥미로움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에 나는 거침없이 희귀~유일 등급 장비 뽑기권 15장을 사용했다.
[빛을 엮어 만든 갑옷 상의(희귀)를 획득했습니다.]
[명사수의 깃털 모자(희귀)를 획득했습니다.]
[축복의 티아라(희귀)를 획득했습니다.]
.
.
.
[빛을 엮어 만든 부츠(희귀)을 획득했습니다.]
[하이엘프의 실크 코트(희귀)를 획득했습니다.]
그렇게 순식간에 12개의 뽑기권을 사용했는데.
이런 빌어먹을…….
유일 등급의 장비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명궁 아스트라(희귀)를 획득했습니다.]
[생명수의 가지(희귀)를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싶어 깊게 한숨을 내쉬었더니.
[듀랜달(유일)을 획득했습니다.]
마치 장난치듯 15개의 뽑기권 중 마지막 장에서 드디어 유일 등급 아이템이 떴다.
“어? 어어! 으쌰!!!”
“악! 또 검이잖아!”
열 받은 시에나가 뽑귀권에서 나온 희귀 등급의 활을 바닥에 패대기쳤다.
* * *
“하하하!”
나와 윌리아, 시에나 중 최종 승자는 나였다.
“이제부터 저를 유니크 소드 콜렉터라 불러주세요.”
비록 지금 가진 유일 등급 검은 두 자루뿐이지만, 이무기를 잡으면 한 자루를 더 얻을 수 있으니, 그때가 되면 무려 유일 등급의 검이 세 자루가 된다.
“검을 활에 끼어서 쏠 수 있지 않을까?”
미련을 못 버린 시에나가 되지도 않는 소리를 해서 나는 새로 얻은 검을 얼른 인벤토리에 고이 모셔 뒀다.
이후 우리는 시끌벅적 웃고 떠들었는데, 이는 주변 분위기에 동화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사냥꾼 협회의 도시가 건설되고 있는 올림픽공원은 사람들이 사용한 출장 뷔페 호출권으로 완전히 축제가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선생님!”
그때, 우리의 앞으로 닭다리를 쥔 뚱이와 가의도 청년단 멤버들이 달려왔다.
“고생 많았습니다. 활약이 대단하시던데요?”
“헤헤, 모두 선생님의 가르침 덕이죠.”
나는 그들을 칭찬했는데, 이건 결코 입에 발린 말이 아니다.
실제로 이번 이벤트전에서 가의도 청년단 4명이 획득한 점수가 윤시아 다음이었기 때문이다.
뚱이에게 수고 많았다며 어깨를 두들겨 준 나는 가의도 청년단의 리더 김민희에게 반지 하나를 건네주었다.
“네에? 서, 선생님. 이건?”
“통신 반지입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 선물은 아니고, 그걸로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세요.”
“칫.”
그러다가 문뜩 가의도 청년단 뒤를 따라온 처음 보는 두 사람을 발견했다.
그래서 의문을 표하자, 김민희가 예상치 못한 제안을 꺼냈다.
“김 군이 들어가기 좋아 보이는 파티 찾았어요!”
“그래요?”
김 군은 김씨 아저씨의 아들을 뜻한다.
이름은 김태식.
어쩌다 보니, 김씨 아저씨처럼 김 군이라 불리는 일이 많다.
김 군은 가의도 청년단의 말단으로 내가 틈나는 대로 훈련을 시키고 있기는 한데, 문제는 그가 있는 곳이 섬이어서 팀을 이룰 사람이 없다는 거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레벨보다 낮은 몬스터를 사냥하며 전투 감각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안 그래도 김 군을 육지로 보내 볼까 했는데……. 괜찮으려나?’
일단 측근이라 할 수 있는 김씨 아저씨의 자식과 관련된 일이니, 나는 가의도 청년단이 끌고 나타난 사람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했다.
“서, 서울 제3전투단의 5번 조장 길종혁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저의 제자 최공찬입니다.”
“뵈,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최공찬입니다.”
그들은 나를 앞에 두고 긴장했는지 바짝 얼어붙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