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인도에서 맞이하는 아포칼립스-139화 (139/273)

139화 이무기 사냥 (1)

사냥꾼 협회의 도시가 들어선 올림픽공원은 44만 평에 육박하는 면적을 갖고 있다.

여의도 내부 면적이 80만 평이란 걸 생각하면 상당한 규모다.

협회에선 기존 올림픽공원에 있던 각종 경기장과 학교, 호수는 그대로 살리고 주차장과 그 외 공원 부지에 생활 및 상업 시설을 건축했다.

비록 건물은 몬스터의 공격에 대비해 5층을 넘기지 않았지만, 사냥꾼 협회 타 지역 지부 회관과 간부들을 위한 고급 숙소를 따로 빼 둬 그럭저럭 구색을 갖추었다.

건축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당연히 숙소다.

숙소는 대체로 원룸 형태였는데, 외부 공격에도 쉽게 붕괴되지 않도록 건물 하나하나를 매우 큰 규모로 지었다.

2인실로 설계된 원룸형 숙소는 한 층에 48세대, 건물 한 동에 240세대까지 들어갈 수 있으며, 건물을 ‘ㅁ’ 자 형태로 지어 전 세대가 외부 창문을 갖고 있다.

이런 건물이 무려 250채였으며, 협회 본부 및 지부 회관, 상업 건물 등도 50여 채가 지어져 도시라 칭함에 있어 부족함이 없었다.

“이 도시가 고작 한 달여 만에 만들어졌다고 한다면 누가 믿겠어.”

“그러게 말이야. 사냥꾼 협회는 뭘 해도 스케일이 다르네.”

하지만 그 어려운 걸 사냥꾼 협회에선 해냈다.

이게 모두 건축 편의성이 좋은 코인 상점의 자재를 무한정으로 쏟아붓고, 하루 평균 5천 명 이상의 인원을 현장에 꾸준히 투입했기에 가능한 기적이었다.

모두가 쉽지 않을 거라 했지만, 사냥꾼 협회는 계획을 현실로 바꿀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도시, ‘사냥꾼 협회 제1구역’은 총 67,000세대, 설계상 기본 수용 인원은 127,000명에 달하고, 최대 수용 인원은 마음먹기에 따라 그 두 배 이상으로 늘릴 수도 있다.

그리고 도시 이름에 ‘제1구역’이 들어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차근차근 영역을 확장해 제2구역, 제3구역, 이렇게 계속 늘려갈 예정이며, 각 지방 도시에도 협회 지부를 중심으로 한 거점 마을을 형성하겠다 밝혔다.

“여긴 이제 공사가 거의 끝난 거지?”

“아직 멀었어. 협회장님이 그러는데, 올림픽공원 동남쪽에 아파트 단지랑 학교 몰려 있잖아? 거기까지 성벽을 확장해서 제2구역을 만들 예정이래.”

“뭐? 성벽을 확장해서 도시를 키우다니……. 이러다가 성벽마다 이름도 붙이고 그러는 거 아냐? 예를 들면 월 마리아라든가.”

“뭐야 그게?”

철원의 중립 도시에서 서백호에게 바로 스카우트 된 오기석은 파티원들과 제1구역에 배정받은 숙소로 향하는 중이었다.

계속 오지에 처박혀 있던 그들로선 사냥꾼 협회의 활동 규모는 충격으로 다가올 뿐이다.

대재앙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죽고, 대한민국도 인구가 천만 이하로 줄은 걸로 판단되고 있지만, 사냥꾼 협회만은 이 미쳐 버린 세상에서도 영향력을 키우며 권세를 누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멀리서 봤을 땐 마냥 멋져 보였는데, 안에서 보니, 완전 미로인데?”

“어쩔 수 없지. 건물의 높이를 5층으로 제한해 둔 덕에 부지 안에 최대한 많은 건물을 때려 넣어야 했으니까. 그래도 ‘ㅁ’ 자로 지은 건물 중앙 공간에 제법 큰 정원이 딸려 있어서 답답해 보이진 않아. 나중에는 옥상끼리 다리를 잇고 바닥에 잔디를 깔아서 공중 공원까지 만든다고 하더라.”

“오오, 신기하네. 보통 녹지는 외부에 있기 마련인데, 여긴 건물이 녹지를 품고 있는 형태인 거잖아. 이게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맞춘 건축물인가!?”

“뭐, 그럴지도……. 그런데 지금도 호수 공원이 부지 내에 있어서 산책할 공간은 충분한 편이야. 운동은 학교 운동장과 여러 경기장에서 편하게 할 수 있고.”

철저히 외부 공격에 대비하여 만들어진 제1구역을 둘러보면 누구나 세상이 바뀌었단 것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서백호를 따라 이미 먼저 도시를 살펴봤던 오기석은 가이드에 빙의하여 동료들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덧붙였고, 일행들은 그런 그의 이야기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가 형이 묵을 간부 숙소야?”

“그런가 보네.”

“와, 간부 숙소는 호수 공원을 끼고 있네? 방도 룸메이트 없이 단독으로 쓴다며? 혼자만 너무 좋은 곳에 묵는 거 아냐?”

“그럼 네가 파티 팀장 하던가?”

“헤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오기석은 시나리오 조각 보유자인 데다가 협회장인 서백호의 지인인지라 엄청난 푸시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덕분에 열흘 사이 그들은 레벨이 크게 올라 평균 63을 기록한 상태였다.

그 결과, 오기석은 협회 간부직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현재 윤시아가 레벨 80대 중반이 되고, 김현수와 최도겸 등도 레벨 80을 찍은 상황에서 레벨 63이 아주 높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말단이어도 간부는 간부인 만큼, 오기석은 고급 숙소를 배정받게 되었다.

애석하게도 고급 숙소라 해 봐야 그에게 주어진 건 일반 숙소인 원룸보다 조금 큰 분리형 원룸일 뿐이었다.

다만 일반 숙소가 2인 1실이 기본인 반면, 간부들은 단독으로 방을 쓰게 돼 충분히 특별 대우라 할 수 있었다.

“안에는 휑하네.”

“이제부터 물건을 하나씩 채워 넣어야지.”

오기석의 동료들은 자신의 방보다 간부 숙소가 궁금하다며, 그의 방에 따라 들어왔다.

간부 숙소의 내부 인테리어는 매우 깔끔했다.

벽과 천장은 하얀색 페인트로 마무리돼 있었으며, 바닥은 제대로 원목 마루가 깔려 있었다.

그밖엔 아직 많은 게 부족했다.

전기 공사와 기본적인 온돌 시공은 되어 있지만, 이를 이용할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장 쓸 수 있는 편의 시설은 한강 물을 끌어다 정화해서 쓰는 수도와 변기뿐이었다.

“그래도 실내는 바깥보다 훨씬 따뜻하고 좋네.”

“그건 그래. 적어도 이 안에선 얼어 죽을 일은 없겠어.”

개인 보일러가 가동하지 않으니 방이 썰렁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한겨울의 칼바람이 부는 외부에 비하면 충분히 따뜻하다고 할 수 있다.

이유는 건물마다 태양광을 이용한 전기 생산 시설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골이란 시골에서 모조리 뜯어와 만든 태양광 발전 설비는 전기를 생산해 물을 데우고, 이 물을 건물 내부와 연결된 금속 파이프로 순환되게 만들었다.

실내에 돌출되어 있는 금속 파이프가 라디에이터 역할을 해 주는 것이다.

비록 종종 물소리가 들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추운 것보단 나았기에 협회는 이런 단체 난방 방식을 선택했다.

덕분에 건물 내부는 기대 이상으로 안락했다.

‘오늘부터 여기가 내 보금자리.’

오기석은 겉으로 크게 내색하지 않았지만 꽤나 감격하고 있었다.

원래 그는 지역 사냥팀의 리더로서 모든 걸 책임지던 부담스러운 입장이었으나, 지금은 사냥꾼 협회라는 거대 단체의 보호를 받는 느낌이 물씬 들었으니 말이다.

제1구역은 현재 사냥꾼 협회가 가진 위상과 힘을 보여 주는 상징이었다.

“참, 대단하다니까.”

“형의 동창이 사냥꾼 협회의 협회장님인 게?”

“그래.”

“형 그거 알아? 그 이야기 한 게 아마 천 번은 넘을걸?”

“그, 그런가?”

오기석은 사냥꾼 협회에 가입을 하고 후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서백호와는 과거 흑역사로 엮이긴 했지만, 인제 와서 보면 모두 이날을 위한 빌드업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는 오기석이었다.

“내 방 다 봤으니, 이제 너희 방도 보자.”

“오케이.”

이어서 오기석은 자신의 동료들이 묵는 방을 구경했다.

간부용 고급 숙소를 먼저 보고 와서 그런지, 2인 1실이 기본인 일반 숙소는 꽤나 좁아 보였다.

하지만 이만한 방을 구하지 못해 추위에 떨며 생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임을 생각하면 결코 불평할 순 없었다.

일반 숙소도 기본적인 시스템은 간부 숙소와 같아 추위에 떨 일이 없으니 말이다.

“나뿐만 아니라 너희 모두 간부 숙소를 배정받을 수 있게 앞으로 힘내자.”

“응!”

아직은 파티의 평균 레벨이 상위권에 비해 낮아 파티장인 오기석만 간부로 임명되었지만, 협회 내에서 상위권으로 분류되는 사냥팀이 되면 파티장뿐만 일반 파티원들까지 모두 간부가 될 수 있다.

오기석은 동료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잘 다독이며, 이를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적어도 그들은 상위권 파티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지 말고 협회 상점이나 들리자.”

“협회 상점?”

“어, 듣기론 전국 안전 구역에서 파는 아이템을 한자리에서 살 수 있는 곳이래. 그래서 없는 게 없다더라고. 침대 매트릭스랑 침구도 판다고 들었어.”

“오, 그래?”

아직은 소속 사냥꾼들만 협회 도시에 들어올 수 있으나, 현재 가족들의 입주 신청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머지않아 생존 구역에 머무르고 있는 그들의 가족들도 입주하게 될 터.

‘가족들에게 아무것도 없는 썰렁한 방을 보여 줄 순 없으니, 미리 생활용품들을 구비해 놔야겠어.’

그래서 오기석은 동료들과 함께 협회 상점을 방문했다.

상점 건물은 제1구역 상가 밀집 구역에 위치해 있었다.

외부에서 보는 협회 상점은 규모가 웬만한 마트 못지않았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내부였다.

“와…….”

협회 상점에 들어서자 오기석을 반겨 준 것은 엄청난 수의 협회 소속 사냥꾼들이 쇼핑을 하는 모습과, 엄청난 양의 상품이 산처럼 쌓여 있는 풍경이었다.

사실 상품은 특별할 게 없었다.

모두 안전 구역 상점에서 판매하는 거였으니까.

다만 하나의 안전 구역 상점에서 판매하는 품목은 3가지가 끝이다.

때문에 필요한 물건이 주로 방문하는 안전 구역 상점에 없으면, 그 물건을 파는 상점이 있는 타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협회 상점은 이 점을 이용해 전국(일본 등 일부 해외 포함)에 흩어져 있는 안전 구역 상점의 상품을 한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게 모아 놓은 것이었다.

“아이디어 좋다.”

“그치? 그런데 아이디어만으로 이렇게 못 하지, 해외에까지 지부를 가진 협회니까 이런 게 가능한 거야.”

그렇게 이들은 협회 상점을 둘러보며 필요한 물품들을 구매했다.

“이렇게 쇼핑하고 있으니까, 마치 예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네.”

“그러게. 새삼 이런 협회의…….”

“이런 협회의 협회장이 형의 동창이란 게 안 믿겨 진다는 거지?”

“어? 어어.”

동료들은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는 오기석을 보며 피식 웃었다.

-웅성웅성.

-꺄악!

그런데 오기석 일행이 웃고 떠들며 한창 쇼핑에 빠졌을 있을 때.

갑자기 상점의 입구가 시끌벅적해졌다.

오기석은 무슨 일인가 싶어서 고개를 돌려 보니, 어디서 구한 건지 모를 마트 카트를 끌고 있는 남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만 그 남성의 특징이 있다면, 곁에 눈이 번쩍 뜨이는 엄청난 미녀를 대동하고 있으며, 금발 포니테일의 엘프를 카트에 태운 상태란 것이다.

남성은 익숙하게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시선에 손을 흔들며 상점에 입장했다.

사냥꾼 협회의 협회장이자, 오기석의 동창인 서백호가 등장한 것이다.

“응?”

그러다가 서백호의 시선이 오기석 일행에게 날아와 꽂혔다.

그는 시에나를 태운 카트째로 오기석을 향해 이동 속도를 높여 다가왔다.

“기석이도 왔구나.”

“아, 안녕.”

“협회장님, 안녕하세요.”

서백호의 인사에 오기석과 일행은 어색하게 답했다.

그들의 파티엔 여성이 없다.

아니, 철원 생존 구역 자체에 젊은 여성이 없었다.

그 때문일까?

아름다운 윌리아와 세상 귀여운 시에나를 가까이서 마주할 때면 자동적으로 몸이 굳었다.

“너, 너도 오늘 입주하는 거야?”

덕분에 오기석에겐 질문 하나 던지는 것조차 큰 용기가 필요했다.

“아, 우린 입주 안 해. 다른 지역에 따로 집이 있거든. 그래서 여기 묵을 일이 있을 땐 그냥 협회 본부에서 묵어. 그냥 장 보러 온 거야. 요즘 우리 집 잡식 엘프가 카레에 빠져 있거든.”

“그렇구나.”

오기석은 엘프가 카레도 먹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시에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에 되돌아온 건 ‘뭘 꼬나보냐’는 태도를 보이는 시에나의 모습이었다.

“레벨업은 순조로워?”

“응, 우린 네 덕분에 편하지. 넌 어떤데?”

“으음…….”

‘넌 어떠냐’는 오기석의 반문은 그냥 예의상 내뱉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의 물음에 서백호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그래서 오기석은 자신이 무슨 실수를 한 건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런 그의 행동에 서백호가 별일 아니며 양손을 내저었다.

“잡고 싶은 몬스터가 있어서 계속 도전 중인데, 쉽지가 않네.”

“뭐? 네가 사냥하지 못하는 몬스터도 있어?”

그에 오기석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야 했고, 그건 오기석의 동료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완전히 인외종의 영역에 들어선 협회장이건만…….

그런 협회장이 계속 도전을 해도 잡지 못하는 몬스터가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하하, 당연하지. 나라고 해도 레벨 확인이 불가능한 몬스터도 있으니까.”

“마, 맙소사.”

서백호의 레벨은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그와 그의 일행들이 끌고 다니는 펫으로 인해 서백호의 레벨이 오래전에 100이 넘었음을 어렵지 않게 알아챌 수 있었다.

그런 인물조차 레벨 확인이 불가능한 몬스터라니.

“드래곤이라도 있는 거야?”

“맞아, 드래곤 있어. 놈은 레벨 추정조차 되지 않지.”

“허, 설마. 그 드래곤에게 도전하는 거야?”

“아니, 드래곤까진 아니고.”

괜히 만용을 부리다가 그가 죽기라도 하면 이는 나라 차원의 손해라 볼 수 있다.

때문에 오기석은 당황하며 물었고, 반대로 서백호는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에 오기석은 안도했다.

하지만 이어진 서백호의 말에 다시 기겁해야 했다.

“이무기랑 싸우고 있거든.”

“뭐!?”

이무기라면 드래곤에 준하는 네임 밸류를 가진 괴물이 아닌가.

용이 되기 전의 존재.

그런 괴물과 싸우고 있다는 서백호의 말에 오기석은 헛바람을 삼켜야 했다.

“너무 무리하지 마.”

그건 진심을 담은 걱정이었다.

혹시라도 그가 잘못되면 협회는 우르르 무너질 테니 말이다.

협회 내 2위 파티의 리더인 윤시아도 대단하지만, 솔직히 서백호와는 비교가 힘들다고 생각했다.

“걱정 마. 다음엔 잡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서백호는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고, 오기석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를 응원하는 것뿐이었다.

“어? 진짜?”

“뭐. 해 봐야 알겠지만, 나름 상황은 희망적이거든. 아, 너무 시간을 뺏고 말았네. 난 이만 가 볼게, 쇼핑 잘 즐기다 들어가.”

“으, 응.”

오기석은 그런 서백호의 뒷모습을 보며 기도했다.

부디 저 친구가 쓰러지지 않길.

* * *

“역시 카레에는 김치지.”

김치는 확보해 둔 게 제법 많다.

커다란 고택의 경우, 잘 뒤져 보면 마당에 파묻힌 장독대를 볼 수 있었는데 그런 곳들에서 장이며 김치가 심심치 않게 발견됐다.

가의도 주민들이 주는 양도 꽤 되고.

덕분에 시에나는 야외에서 피크닉 온 감성으로 보온 통에 담긴 카레를 밥 위에 붓고, 김치까지 야무지게 올려 먹으며 황홀해했다.

“전 며칠 연속 먹으니까 질려서 못 먹겠는데, 대단하네요.”

시에나만 카레 도시락이었다.

나는 먹어도 먹어도 안 질리는 김치볶음밥.

윌리아는 반반이다.

식사하는 속도들도 빨라 게 눈 감추듯 금세 그릇을 비워 냈고.

우린 배를 두드리며 일어나 일제히 발아래를 응시했다.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월광도에 이웃한 곳인 이무기 섬이었다.

“오늘은 꼭 잡죠.”

내 말에 각자 무기를 고쳐 잡고, 멍멍이도 몸을 털고 진화를 마친 다크엘프와 드레이크, 와이번들도 늠름하게 뒤따랐다.

오늘로 5번째 공략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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