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인도에서 맞이하는 아포칼립스-145화 (145/273)

145화 잡초 제거 (2)

“지랄하고. 자빠졌네.”

한국의 유명 밈을 따라 하며 등장한 청년.

지금 자금성에 있어선 안 되는 인물의 등장에 류웨이의 동공이 심하게 요동쳤다.

그런 류웨이의 모습에 장민 주석은 그가 아군 진영의 사람이 아님을 눈치채고 위협을 느꼈지만, 그래도 거대 국가를 이끄는 수장인 만큼, 최대한 평온한 척 평정심을 유지하며 물었다.

“자네는 누구인가?”

그의 물음에 류웨이가 답을 대신하려 했다.

하지만 장민 주석은 그런 류웨이를 제지하며 말을 이었다.

“굳이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 자신을 소개할 필요 있나?”

네가 직접 정체를 밝히란 의미.

그에 피식 실소를 흘린 청년이 입을 열었다.

“대한민국 사냥꾼 협회 협회장 서백호.”

“서백호라. 그렇군. 자네가 바로 그…….”

이미 부하들에게 신 상하이방이 손을 잡은 것으로 파악되는 대한민국 사냥꾼 협회와 그들을 이끄는 리더에 관한 정보를 전해 받았다.

때문에 적군의 지휘관이라 할 수 있는 서백호의 자금성 침입에 대해 장민 주석은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할 것으로 추측되는 인물이라지? 그래서인가? 나름대로 방비가 잘돼 있다고 생각한 자금성이 이리 쉽게 뚫린 게?”

자금성의 방어를 위해 중화 청년단의 류웨이 파벌을 불러들였으나, 그렇다고 자금성에 사냥꾼이 전혀 없던 게 아니다.

한국에 적응군이 있는 것처럼 중국에도 군 소속인 사냥팀과 공안 소속인 사냥팀, 경호실장 휘하 사냥팀도 있었다.

덕분에 장민 주석과 류웨이는 이상하단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주석을 보필하는 세력인 만큼, 그들의 수준이 매우 높고, 현대 무기가 먹통이 되었어도 적외선 센서 및 각종 감지 장치는 아직도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눈앞의 인물이 소리 소문 없이 숨어든 게 의문일 수밖에 없었다.

“날 죽이러 온 건가?”

장민 주석의 물음에 서백호는 고민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냥 당신의 목을 날려서 기세를 꺾을지. 아니면 승리 후의 유흥을 위해 당장은 목숨을 살려 둘지 고민이야.”

마치 가게서 물건을 놓고 살지 말지를 고민하는 듯한 그의 태도에 장민 주석의 입꼬리가 씰룩였다.

“남한의 대통령도 힘들겠군. 자네처럼 위험한 이와 같은 땅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마음 편히 발 뻗고 자기 힘들겠어.”

“그분은 적이 아니니까.”

“나는 적이란 건가?”

“이미 마찰이 있었잖아. 당장은 중화 청년단 내부 문제 때문에 한반도를 신경 쓰고 있지 않지만, 혼란이 잦아들면 다시 시비를 걸게 뻔하지. 당신들의 그런 모습을 한두 번 본 게 아니기도 하고.”

“…….”

“그러니 두고두고 활동에 방해가 될 잡초를 유리한 상황일 때 제거하고 싶어질 수밖에.”

서백호가 어깨를 으쓱이자, 상황을 주시하던 류웨이가 장민 주석의 앞으로 끼어들었다.

“네놈의 뜻대로 되진 않을 것이다.”

류웨이는 서백호의 침입과 동시에 텔레파시 반지를 이용해 주석실 밖에 있는 동료들에게 침입자 소식을 전한 상태다.

겉보기엔 고요해 보여도 밖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터.

아마 지금쯤이면 포위망을 구축해 놨을 거다.

‘네놈의 강함은 인정한다. 하지만 중화 청년단의 정예와 주석의 경호팀을 뚫고 나갈 수는 없을 거야. 그 과한 자신감이 스스로 목을 옥죄고 만 거지.’

류웨이는 장민 주석을 보호하며 뒷걸음질을 쳤고.

-콰아앙!

곧이어 주석실의 문이 거칠게 열리며, 주석의 경호를 담당하는 사냥팀과 류웨이의 동료들이 들이닥쳤다.

“너무 오만했군. 나를 해하기로 마음먹었으면 그냥 빨리 목을 치고 도망쳤어야지.”

레벨 80대의 사냥꾼 25명.

레벨 70대의 사냥꾼 300명.

그게 당장 주석실 주변에 모인 전력이었다.

상대의 멍청한 행동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고 생각한 장민 주석과 류웨이였다.

“주석님을 보호해라!”

“저기다! 저기 저 녀석이 침입자야!”

“공ㄱ…….”

하지만.

서백호가 손을 앞으로 내밀자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서 묵빛 칼날에 황금 장식이 더해진 검 한 자루가 생겨나고, 동시에 거대한 검이 마치 미사일처럼 자금성의 천장을 꿰뚫으며 나타나 지면을 강타했다.

그건 유일 등급 무기인 듀랜달의 내장 스킬 ‘천벌’이었다.

-콰아아아아앙!

천벌은 큰 공격 범위를 갖고 있었고, 그 범위는 지금 막 주석실의 문을 열고 들어온 레벨 80대의 사냥꾼들을 전부 삼키고도 남았다.

“어?”

덕분에 의기양양해졌던 주석과 류웨이의 표정이 바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너무 놀라 똑같이 바보 같은 모습을 보였다.

자신들의 최고 전력이라 할 수 있는 레벨 80대의 사냥꾼들이 순식간에 전멸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모습이었다.

“각하! 무사하십니까!?”

그리고 레벨 80대의 사냥꾼들이 난입한 직후 레벨 70대의 사냥꾼들도 추가로 난입했으나.

“자, 잠깐!”

기겁한 주석과 류웨이가 말릴 틈도 없이, 그들 역시 앞선 사냥꾼들처럼 순식간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검에 의해 제거가 되었다.

-콰아아아앙!

그뿐만이 아니다.

특수 부대처럼 창문을 뚫고 들어온 사냥꾼들과 비상 통로를 통해 진입한 사냥꾼들을 향해 투명한 칼날과 새하얀 손잡이를 가진 장검을 새로이 꺼내 쥐고, 몇 번 슥슥 휘두르니, 그야말로 추풍낙엽.

“컥!”

“끄악!”

“괴, 괴물.”

아무도 그의 검을 막아 내지 못했다.

-푸확!

더불어 주석의 주변에 그림자처럼 은신하고 있던 근접 호위 둘까지 제거되었다.

장민 주석의 뺨에 근접 호위가 죽으면서 뿌려진 피가 튀고, 머지않아 그 공간에 서 있는 사람은 서백호와 장민 주석, 셋뿐이었다.

“…….”

얼떨결에 개미지옥이 되어 버린 주석실.

덕분에 주변은 침묵에 물들고, 먼저 들어선 부대가 연이어 전멸했다는 것이 알려진 건지, 더 이상 주석실에 난입하는 이가 없었다.

그러자 손에 쥐고 있던 검을 마술이라도 부리듯 허공에서 없앤 서백호가 태연하게 말했다.

“오만해서 뜸을 들인 게 아니라, 위협이 되지 않아서 여유 부린 거였어.”

앞서 주석이 내뱉은 오만하단 발언에 대한 답이었다.

그로 인해 주석은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는 칭호가 어떤 것임을 알게 되었으며, 그런 주석을 지켜야 하는 류웨이는 후들거리는 무릎을 붙잡아야 했다.

지난번에도 강했지만, 그 사이 몇 단계는 더 강해진 느낌이었다.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성장세는 더뎌지기 마련인데, 어째 서백호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 것 같았다.

“좋아 정했어.”

마치 혼자 놀러 오기라도 한 것처럼 여유롭기 그지없던 서백호가 이내 정했다는 말과 함께 자신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주석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생존 본능 때문일까?

아니면 류웨이가 모르는 상태 이상 스킬이 있는 걸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사, 살려 주게. 나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이야.”

결국, 지금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던 장민 주석도 패닉에 빠지며 흔들렸다.

서백호는 한껏 겁에 질린 장민 주석을 향해 손을 뻗었고, 그대로 주석은 필름이 끊겨 버리고 말았다.

* * *

“지금이 기회입니다!”

나는 만나자마자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위와 같이 외치는 ‘신 상하이방’의 방주 류이창을 보며 물었다.

“기회라뇨?”

내 물음에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듯 말을 이었다.

“중화 청년단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바오딩 세력과 톈진 세력 사이에 전쟁이 발발했다고 합니다! 이는 천재일우의 기회입니다!”

현재 중화 청년단은 4개의 세력으로 쪼개져 있다.

내 손에 죽음을 맞이했던 전 단장의 동생이 이끄는 바오딩 세력.

북한에서 나와 트러블이 발생했던 류웨이의 톈진 세력.

중화 청년단 제2위 파티였던 부단장의 창저우 세력.

운동선수 출신이 한데 모인 스좌장 세력까지, 이렇게 4개다.

이 중 가장 세력이 큰 곳이 바오딩과 톈진이었는데, 그 두 세력이 전쟁 중이란 건 분명 우리에겐 큰 기회였다.

“덕분에 전술의 선택폭이 상당히 넓어졌습니다! 아예 정예를 빼서 특공 부대를 만들어 자금성을 쳐도 되고, 그냥 서로 공격하느라 정신이 없을 바오딩 세력과 톈진 세력의 옆구리를 찔러도 됩니다!”

류이창이 가장 걱정하던 건 우리의 공격에 대항하여 4개로 쪼개진 중화 청년단이 다시 한데 뭉치는 거였다.

하지만 이번 내전으로 인해 녀석들이 힘을 합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 상태다.

이는 우리의 승리 확률이 높아졌단 것과 같은 의미이니, 류이창이 저리 흥분하는 것이었다.

‘사람 간 대규모 전투를 경험해 볼 좋은 기회다. 더구나 위험성도 대폭 낮아졌으니, 어떤 선택을 하던 아군의 피해는 적을 거야.’

당연하지만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나의 사전 작업 덕이다.

때문에 겉으로는 모르는 척, 놀란 척해도 속으로는 꽤나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이놈! 감히 방주께서 말하는데도 어찌 그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거지!? 더 공손하게 행동하지 못할까!?”

류이창의 부하로 보이는 사람 중, 삼국지 속 장비처럼 거친 풍모를 가진 사내가 끼어들어 내게 호통을 친 것이.

“감히 작은 단체의 우두머리 주제에 우리와 동격이 되었다 생각하는 거냐!”

그에 방주는 흠칫 놀라고, 나는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내게 한 소리냐는 반응을 보였으며, 근처에 흩어져 있던 사냥꾼 협회의 간부들은 스윽 자리에서 일어나 내 주변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우샤오룽!”

덕분에 류이창은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우샤오룽이라는 남성을 향해 호통을 친 후, 급히 내게 사과를 건네 왔다.

“죄, 죄송합니다. 협회장님. 이놈이 우물 안의 개구리라 신 상하이방이 최고고 자신이 제일 잘난 줄 압니다.”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인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류이창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빠르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건네 왔다.

그래서 사과를 받아들이려는데.

“아니, 류 방주! 한국인들에게 왜 그렇게 비굴하게 구는 거요!”

“자넨 그 입 좀 닥치게!”

“혹시 약점이라도 잡히셨소!?”

우샤오룽이라는 인물은 상상 이상으로 멍청했다.

자신들의 대장이 비굴하게 고개를 숙일 정도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않는 모양이다.

앞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얽히게 되면 이런 일을 자주 겪을 수도 있다.

때문에 진지하게 대응법을 고민했는데.

“머저리 분쇄킥!”

-빠악!

난데없이 시에나가 난입하며, 우샤오룽이란 신 상하이방 간부의 얼굴에 드롭킥을 꽂아 넣었다.

보통 사람이 드롭킥을 날리면 이후 자유 낙하를 하겠지만, 이젠 완전히 하늘을 날아다니는 게 일상이 된 비행 청소년 시에나는 익숙하게 롤링썬더킥으로 공격을 연계했다.

당하는 이를 부끄럽게 만드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는 시에나의 기술 선택.

저런 바보 같은 공격에 누가 당할까 싶지만…….

우샤오룽은 속수무책으로 시에나에게 처맞았다.

나는 그런 그녀를 말리려다가, 그냥 관뒀다.

동맹이고 뭐고 나중을 위해 미리 기선을 제압해 두는 게 편할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뵤뵤뵤뵤!”

현재 시에나의 레벨이 무려 130이고, 우샤오룽의 레벨은 77이다.

레벨업을 하면 주는 능력치 포인트가 1~50까지 ‘1’인 반면, 51~100까지는 ‘2’고, 101~150까지는 ‘3’이다.

두 사람은 기본 능력치만 2배가 넘게 차이가 난다.

거기에 장비 효과 강화로 뻥튀기된 능력치가 더해지게 되면 아마도 실제로는 3배 이상 차이 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별수 없다.

얌전히 처맞는 수밖에.

“사, 살려…….”

금발의 포니테일을 휘날리는 소녀에게 제대로 대항 한번 못 해 본 놈은 오래지 않아 결국 항복을 표했다.

시에나도 눈치가 있으니, 그 이상 우샤오룽을 패지 않고 자유형으로 헤엄치듯 날면서 돌아와 ‘나 잘했지?’란 표정을 지었다.

그에 피식 웃음을 흘린 나는 윌리아를 찾았다.

“리아 씨.”

“네.”

윌리아는 내 부름에 피떡이 되어 꿈틀대는 놈을 완전 회복으로 치료해 주었다.

“손속이 과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하단 말을 대충 돌려서 했다.

그에 적당히 알아들은 류이창이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무례는 이쪽에서 먼저 저질렀는걸요. 오히려 손속에 자비를 둬 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그렇게 이해해 주시니 다행입니다.”

“앞으로 단원들이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겠습니다.”

시에나가 선보인 분노의 철권 덕에 은근히 우리의 존재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신 상하이방의 몇몇 멤버들이 알아서 시선을 피했다.

우샤오룽처럼 조롱거리가 되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 말이다.

체구가 자신의 반의반도 안 될 시에나에게 얻어터진 우샤오룽의 얼굴은 터질 듯 붉어진 상태.

하지만 더는 경솔한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중화 청년단의 바오딩 세력과 톈진 세력 간에 내전이 발생한 지금이 베이징으로 밀고 들어갈 절호의 기회입니다. 협회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덕분에 우리는 다시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올 수 있었다.

류이창의 물음에 나는 짧게 고민하다가 이렇게 답했다.

“베이징의 자금성을 민다고, 싸움이 끝날까요?”

“네?”

“주석을 처치하고 자금성을 차지한다고 해도 중화 청년단이 존재하는 한 싸움은 끝나지 않겠죠. 오히려 내전 중이던 두 세력이 힘을 합칠 명분을 주는 거니까요.”

“아아, 베이징으로 바로 쳐들어가는 건 하책이란 뜻이군요. 그럼 바오딩 세력과 톈진 세력이 충돌 중일 때 옆을 칠까요?”

다행히 류이창은 멍청하지 않았고, 내 말뜻을 바로 이해했다.

하지만 나는 이어진 그의 물음에 다시 고개를 저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보죠.”

“그게 무슨?”

기대했던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류이창은 의문을 표해야 했고, 그건 신 상하이방의 주요 간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저 나를 믿는 사냥꾼 협회의 간부들만이 뭔가 생각이 있으니 그러실 거라며 잠자코 있을 뿐이다.

나는 씨익 웃어 보이며 말했다.

“톈진과 바오딩의 옆구리를 쳐도 결국 중화 청년단의 4개 세력 중 2개를 치는 거 아닙니까? 이 싸움을 완벽하게 끝내려면 중화 청년단의 4개 세력을 모두 제거해야 합니다.”

“그, 그렇긴 한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닌지라…….”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죠. 왠지 모르게 바오딩과 톈진의 싸움에 나머지 두 세력도 합류해서 더욱 큰 난리가 날 것 같으니까요.”

“…….”

내 말대로 상황이 흘러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거다.

물론,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세력이 늘어나는 만큼 녀석들의 전력 감소가 예상보다 커야 할 테지만.

그게 어찌 뜻대로 되겠는가.

당연히 억지 같은 내 주장에 굽신거리던 류이창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들의 입장에선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것이다.

“바, 방주님!”

하지만 주저리주저리 그들에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

근거가 부족하건 말건, 내 주장에 대한 답은 금세 돌아왔으니까.

“중화 청년단 세력 간 전쟁에 스좌장과 창저우까지 합세했다고 합니다! 전쟁이 ‘바오딩+스좌장 연합’과 ‘톈진+창저우 연합’간의 싸움으로 커졌습니다!”

우리가 대기를 하고 있던 장소는 중국의 지난시.

이틀 동안 양 세력이 보유한 웨이포인트 점퍼를 이용해 꾸준히 대한민국에 있는 병력을 이동시켜 약 1만 명의 사냥꾼 협회 멤버들이 중국 깊숙이 넘어와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이만한 병력을 한데 주둔시키기 위해선 거대 시설이 필요했고, 우린 올림픽 스포츠 센터를 차지하고 있었다.

현재 회의가 벌어지고 있는 곳은 축구 경기장 한복판이었는데, 신 상하이방의 멤버 하나가 골을 넣은 축구 선수처럼 환한 얼굴로 그라운드를 가로지르며 그리 외쳤다.

“정말 스좌장과 창저우 세력까지 참전했다고!?”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상황이 전개된 것을 확인하게 되자, 류이창을 포함한 신 상하이방 멤버들은 믿을 수 없단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말도 안 돼.”

“이게 진짜 된다고?”

말이 안 되는 사건은 실제로 벌어졌고, 이로 인해 우리의 상황은 전쟁 전부터 매우 유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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