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인도에서 맞이하는 아포칼립스-147화 (147/273)

147화 위세 (1)

전쟁에서 이겼다.

더구나 중화 청년단의 사망자가 수만 명에 이르는 것에 비해 신 상하이방의 사망자는 900명뿐이고, 사냥꾼 협회엔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으니, 역사적 대승이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때문에 신 상하이방 단원들은 승리를 크게 기뻐했는데, 애석하게도 류이창과 신 상하이방 핵심 간부들은 승리를 순순히 기뻐하지 못했다.

“승전 축하드립니다. 동맹으로서 항상 방주님을 응원할 테니, 뜻을 널리 펼치시길 바랍니다.”

“가, 감사합니다.”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이번 전쟁의 동맹이 된 사냥꾼 협회 때문이다.

그들이 대단하단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것저것 많이 양보를 하면서까지 동맹을 맺은 것이기도 하고.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사냥꾼 협회의 전력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으며, 사신 서백호와 그의 파티의 활약은 아군인 류이창조차 공포를 느끼게 만들 정도였다.

덕분에 악수를 건네 오는 서백호의 손을 맞잡았을 때, 류이상은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제가 이전에 말씀드렸던 ‘독단으로 처리한 일이 있으니,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했던 거 기억하시죠?”

“예? 예, 예. 기억합니다.”

“이젠 그게 뭔지 아시겠죠?”

“장민 주석을 처리하신 거 말이죠? 이해합니다. 그 점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그리고 더욱 무서운 건, 이 미치도록 강한 양반이 머리까지 잘 쓴다는 거였다.

서백호의 장난질 하나에 중화 청년단은 내부에서부터 붕괴하고 말았다.

그러니 동맹임에도 사냥꾼 협회가 두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신을 중국에 강림시켜 적을 쓸어버렸으니, 추후 역사에 매국노라 기록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군.’

혹시라도 그들이 동맹이란 이유로 중국 일에 간섭을 해 온다면, 이를 막아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음 깊은 곳에 새겨진 공포심에 절로 어깨가 움츠러들 테니까.

동시에 불길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혹여 그들이 중국을 도모하기라도 한다면…….

과연 자신들은 막을 수 있을까?

“바로 돌아가실 예정입니까?”

현재 사냥꾼 협회와 신 상하이방은 자금성에서 승리의 축포를 터뜨리고 있는 상황.

뒤풀이도 끝나가니, 언제 돌아갈 거냐고 은근히 떠봤다.

그에 서백호는 이리 답했다.

“공식적으로 베이징에 방문한 김에 동료들과 주변 웨이포인트 좀 찍어 두고 돌아갈 생각입니다.”

“…….”

현재 중국에 넘어와 있는 사냥꾼 협회의 멤버는 약 3만.

그제야 신 상하이방의 리더 류이창은 자신들의 실수를 깨닫게 되었다.

사냥꾼 협회의 멤버들과 작전을 함께하며 중국 이곳저곳의 웨이포인트를 찍어 놓은 것이다.

그 말은 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단번에 3만 명의 병력을 중국에 투입할 수 있다는 의미와 같았다.

심지어 뒤풀이가 진행 중인 이곳 자금성 내부에 위치한 웨이포인트는 모두가 등록해 놨을 터.

‘반면 우린 한국 땅에 웨이포인트를 찍어 놓은 사람이 처음 회의에 참석했던 간부 몇 명과 최초의 조사팀뿐이다.’

더구나 사냥꾼 협회 도시 내에 있는 그 웨이포인트는 서백호가 직접 설치한 것이다.

대재앙과 함께 우후죽순 생겨난 일반적인 웨이포인트와 달리, 설치형 웨이포인트에는 특정 인물의 접근을 막는 기능이 있다.

즉, 자신들은 5명 남짓한 조사팀을 빼면 마음대로 한국에 침입할 순 없으나, 상대는 다르다는 의미다.

그게 엄청난 위협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왜 그러시죠?”

류이창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서백호의 모습에 마른침을 삼키며 생각했다.

‘이 이상 웨이포인트를 못 찍게 만들어야 해. 우리에게 좋을 게 없으니까.’

그런데,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을 수가 없었다.

이유는 그들의 행동을 제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동맹이 웨이포인트 찍는 걸 막는다는 건 그들을 의심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괜히 서백호를 분노케 했다가 칼을 뽑아 들어 휘두르기라도 하면 이 자리의 모두가 몰살당할 것이다.

‘설마, 이 모든 게 중국을 도모하기 위한 사전 작업인 건 아니겠지?’

한번 작은 의문이 피어나니 의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풀기 시작했다.

“방주님?”

“아, 아닙니다. 그러시지요.”

생각이 많아졌던 류이창은 서백호의 부름에 반사적으로 중국 내의 웨이포인트를 더 찍겠다는 계획을 허락했다.

그들의 행동에 대항하여 신 상하이방에서 새삼스레 한국에 웨이포인트를 찍으러 다니자니, 그건 또 수상쩍어 보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모든 걸 의도했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어째 서백호의 손바닥에서 놀아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 * *

‘무슨 생각하는지 훤히 보이네.’

나는 머릿속이 복잡해 보이는 류이창의 모습에 속으로 헛웃음을 흘렸다.

그가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도 그럴 게 이는 내가 유도한 상황이기도 했으니까.

현재는 그들과 우리가 동맹으로 묶여 있다지만, 그 동맹이 평생 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족쇄를 걸어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부하들에게 중국에서 이동할 때는 꼬박꼬박 웨이포인트를 등록해 두라 지시했다.

이로써 우린 마음 먹기에 따라 언제든 중국 깊숙한 곳까지 침입할 수 있게 되었다.

‘솔직히 류이창은 싫지 않아.’

하지만 그건 류이창이 괜찮다는 거지, 신 상하이방의 모두가 괜찮다는 건 아니다.

나는 만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중국인들을 순순히 믿을 만큼 순진하지 않다.

그러니 류이창에겐 미안하지만, 중국이 한반도 쪽을 쳐다볼 수도 없게 사전에 차단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공포감을 심어 주기 위해 중화 청년단과 싸울 때, 최대한 잔인하게 손 속에 자비를 두지 않은 것이기도 하지.’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이요.

그다음이 동료, 그다음이 우리나라다.

미안하게도 나는 타국의 입장을 배려해 줄 생각이 전혀 없으며, 소중한 것을 지키는 데 방해가 될 잠재적인 적에겐 거리낌 없이 심판의 검을 치켜들 것이다.

이번에 중화 청년단에게 선제공격을 가한 것처럼 말이다.

‘일본은 사냥꾼 협회 휘하 세력이 거의 장악한 상태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중국도 주요 전력이 상실된 채 동맹이 정권을 쥐었어.’

‘더불어 연해주 지역은 사냥꾼 협회 러시아 지부가 급격히 세력을 불리는 중이며, 북한과는 언제 통일돼도 이상하지 않은 관계이니……. 더없이 좋은 상황이다.’

이로써 주변국 리스크는 완전히 없어졌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돌발 상황은 언제라도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다.

위험도가 완전히 제로가 된 건 아니지만, 당장은 인근 국가들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때문에 나는 류이창에 대한 미안함보다 기쁨이 컸다.

“참, 그 사람은 어떻게 할까요?”

류이창은 애써 걱정을 떨쳐 내며 어색하게나마 미소 띤 얼굴로 물어 왔다.

나는 그가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금세 알아채곤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아, 류웨이 말이군요? 이번 사건의 가장 큰 공로자 아닙니까? 그러니 약속은 지켜야죠.”

바로 내 꼭두각시가 되어 중화 청년단을 파국으로 몰아넣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 톈진 세력의 리더 류웨이였다.

그래서 나는 그리 답을 한 거고, 이에 류이창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약속이고 뭐고 그냥 처리하는 게 마음 편하지 않겠습니까?”

“아뇨, 약속을 지켜야지 이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같은 수법을 써먹을 수 있죠. 류웨이를 살려 두면 누군가를 포섭할 때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습니까? ‘나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 봐라, 적의 우두머리였던 사람조차 살려 주지 않았는가.’라고요.”

어차피 류웨이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다.

동료를 배신해 수만 명의 사망자를 만들면서 그는 중화 청년단 생존자들에게 역적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 그를 누가 따르겠는가.

오히려 앞으로 전 동료들을 마주치는 거 아닐까 걱정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내 말에 류이창이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협회장님은 무서운 분이군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녀석은 중국 측에서 맡아 주셨으면 합니다. 놈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풀어 놓으면 재기할 수도 있으니까요.”

“알겠습니다.”

이로써 큰일이 마무리되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때다.

* * *

“중국 원정에서 대승? 가입 인원이 100만 명인 중화 청년단을 상대로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내지 않고, 동맹이었던 사람을 중국 지도자 자리에 앉혔다?”

원래 소문이란 건 부풀려지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청와대에 전달된 소문은 중국 현지에 파견 나가 있던 국정원을 통해 들어온 급보였으니 말이다.

더구나 해당 국정원 요원은 몬스터 사체 보존 기술을 중국에서 빼돌리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이니, 정보의 신뢰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으음……. 이걸 어찌 받아들여야 하지? 중국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건 다행이지만, 마냥 좋아할 수가 없는 이 상황이 참…….”

대한민국 대통령 김응수는 너무도 파격적인 소식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단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그런 대통령의 반응은 전염되듯, 청와대에 모인 사람들도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사냥꾼 협회의 성장 속도는 우리의 예상을 가볍게 웃돌고 있습니다. 적응군과 정부 휘하 사냥팀들도 노력하고 있긴 하지만…….”

“사냥꾼 협회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거군?”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게 협회장 서백호라는 거고.”

전 대통령을 암살하면서 차지한 자리.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 그 자리가 너무도 무겁게만 다가왔다.

“서백호 협회장이 마음만 먹으면 정권 뒤엎는 건 일도 아니겠어.”

“크흠…….”

맞는 말인지라, 아무도 반박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시금 침묵이 회의실에 감돌았다.

“대통령님.”

그런데 그때.

비서실의 직원 하나가 회의실에 들어오며 대통령에게 귓속말을 전달했다.

그에 대통령은 한숨을 내쉬며 직원에게 나가 보라고 했고, 회의실에 모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무슨 일인지 물었다.

“사냥꾼 협회에서 그 소식을 알려 왔네. 중국에서 그들이 무얼 했는지. 그리고 용무가 끝났으니, 곧 복귀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그렇습니까?”

이는 사냥꾼 협회 측의 배려였다.

큰 활동을 할 땐, 숨기고 있는 계획 같은 건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듯 수시로 소식을 전해 주었다.

“그나마 협회장이 우릴 싫어하지 않는 기색이라 다행이군.”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 중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사람의 나이가 50대였다.

그런데 아들뻘 또는 손자뻘인 사람에게 쩔쩔매고, 눈치를 보는 이 현실이 너무도 우습게 느껴졌다.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게 있을 리 없지. 괜히 그의 분노를 사면 안 될 테니까.”

그렇게 사냥꾼 협회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자 모였지만, 누구 하나 그럴싸한 의견을 내지 못했다.

그래도 한 달 정도 전까지는 강경한 의지를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지금에 이르러선 반응이 모두 한결같았다.

덕분에 아무런 성과 없이 회의가 끝날 듯했는데…….

“저……. 실은 협회장과 관련하여 새롭게 얻은 정보가 있습니다.”

수방사 사령관이 슬그머니, 말을 이었다.

“서백호 협회장의 부모가 특정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정보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를 듣고 있던 모두가 놀랄 만큼.

“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설마 그의 뒷조사라고 한 겁니까!?”

하지만 놀람의 방향이 달랐다.

드디어 상대의 약점을 쥐었다고 좋아하는 게 아니라, 들키면 어쩌려고 그런 대책 없는 짓을 저질렀냐는 반응이었다.

그에 수방사 사령관은 그런 게 아니라며 크게 손을 내저었다.

“우연히 제 비서를 통해 전해 들은 정보입니다.”

“우연히 알게 되다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혹시 조사해 놓고 발뺌하시는 게 아니라?”

갑자기 사람들이 자신을 향해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자, 수방사 사령관은 급히 말을 추가했다.

“우리 수방사의 참모장인 서인호 준장이 협회장의 아버지였습니다! 제 비서가 서인호 준장의 옛 부하여서 우연히 협회장의 얼굴을 알아본 거고요!”

그리고 알게 된 사건의 전모에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후우, 그런 우연이라면 협회장이 트집을 잡지는 않겠군요.”

“그나저나 놀랍습니다. 아들은 사냥꾼 협회 협회장, 아버지는 수방사 참모장이라니…….”

미리 언질을 줬다면 좋았겠지만, 그 누구도 서인호 준장을 욕하지 못했다.

솔직히 왜 그랬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그들이 아마 서인호 준장과 같은 입장이었다고 해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힘이 없던 시절이니, 뛰어난 자식을 군이나 정부로부터 지키고자 한 거겠지.’

그런데 이내,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수방사 사령관이 서인호 준장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뭔지 쉽사리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방사 사령관은 말 한마디 한마디에 예민하게 구는 청와대 회의실 사람들을 보며 조심히 말을 이었다.

“서인호 준장은 매우 의욕적인 사람입니다. 출세욕도 상당해 보이고요.”

“혹시라도 서 준장에게 불이익을 주는 작전을 생각하는 거면 절대 안 됩니다.”

“그게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죠.”

“반대라면?”

“서인호 준장을 밀어주는 겁니다.”

아들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인데, 아버지에게까지 권력을 쥐여 준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 법도 하다.

하지만 김응수 대통령은 그리 나쁘지 않은 판단으로 여겼다.

“협회장의 아버지인 서인호 준장을 청와대로 끌어들이자는 거군?”

“네, 그렇습니다.”

뒤늦게 요지를 파악한 나머지 사람들은 그제야 그럴싸한 계획이라며 작게 감탄사를 흘렸다.

“그런데 그가 우리를 따르겠습니까?”

회의실 내의 누군가가 수방사 사령관에게 물었다.

그러자 수방사 사령관이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따르게 하면 안 되죠. 설마 협회장의 아버지를 하수인 취급할 생각이세요?”

“흠흠, 말이 헛나왔군요.”

“그저 그를 존중하고 밀어주면 되는 겁니다. 다행히 서인호 준장은 능력이 있는 사람이고, 이 기회에 그를 종용하면 협회장에게 우리의 이미지도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수방사 사령관의 말끝이 뭔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설마, 협회장에게 잘 보이자고 그의 아버지를 출세시키잔 겁니까?”

그에 수방사 사령관은 너무도 떳떳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허…….”

맥 빠지는 소리에 사람들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런데 단 한 사람, 김응수 대통령만은 여전히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미 우리가 협회장에게 대항할 시기는 지났네. 어떻게 공존해 나갈지를 모색해야 할 때지. 그런 점에서 아주 탁월한 방법이라 생각하네.”

“맞습니다. 서인호 준장이 평화의 다리가 되어 주는 거죠.”

대통령이 긍정하고 나서자, 반대하기가 힘들었다.

솔직히 틀린 말도 아니고.

끝내 사람들은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대표로 총리가 나서며 물었다.

“서인호 준장을 어디까지 끌어 올릴 생각이십니까?”

“능력이 부족하면 사단장이나 군단장급 중 하나로 끝나는 거고, 능력이 충분하다면 꼭대기까지 올리는 거지. 뭘 묻나.”

“네? 꼭대기라뇨?”

“당연히 내 자리지.”

“…….”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내 후임 자리를 노리는 사람들 아닌가? 서 준장이 이곳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면 그도 자격을 얻게 되는 거지.”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그럼 우선 서 준장에게 어떤 자리를 줘야 할까?”

“마침 좋은 자리가 하나 있습니다. 그게 어떤 자리냐면…….”

그렇게 서인호 준장은 아들 덕에 제대로 출세 가도에 올라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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