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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세계의 환생 검황-24화 (24/122)

24화. 첫 번째 의뢰 (2)

뒤쪽의 수십 마리 나가를 향해 내리꽂혔던 박명칠의 얼음 화살이 바닷물로 바뀌었다가, 순식간에 다시 화살로 변해 놈들을 향해 떨어졌다.

이바름이 오른쪽의 열댓 마리 나가를 향해 연신 화염탄과 화염구를 쏟아냈다.

폭음과 폭발 속에서, 한 놈이 괴성을 지르며 내 가슴을 향해 얼음창을 내질렀다.

허리를 비틀어 창을 회피하며 검을 수직으로 휘두르자,

날카로운 검날이 나가의 단단한 껍질을 반으로 갈랐다.

‘역시 좋은 검이야.’

전에 쓰던 강철검과는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다. 만년한철까지는 아니나, 백련정강(百鍊精鋼)에 현철(玄鐵)을 섞은 듯싶었다.

스파앗.

수평으로 휘두른 검이 두 마리 나가의 창대를 동시에 잘라냈다.

저 창에 맞으면 체액이 얼어붙는다.

3년 전 큰 홍수가 나서 두계천이 범람했을 때 보육원에 흘러들어온 나가 무리 때문에 나 역시 죽을 위기를 넘겼었다.

삼매진화를 일으켜 얼어붙은 체액을 녹이며 내력이 바닥나도록 검을 휘둘렀었다. 그때 김강산의 팔 하나가 아작이 났다.

하지만 이제 김강산은…….

김강산이 도를 휘두를 때마다 나가의 시체가 어김없이 늘어났다.

조은조의 철퇴가 나가의 몸통을 박살내고, 뒤이어 지느러미 달린 머리통을 깨뜨렸다.

하하민이 왼손의 검으로 제 몸을 방어하면서 상체를 숙이고 오른손으로 검을 찔러 넣었다. 한 번 찌르기가 무릎을 파고들고, 두 번째 찌르기가 오금을 파고들고, 세 번째 찌르기가 팔꿈치를 파고들고, 네 번째 찌르기가 아가리를 꿰뚫었다.

‘걱정할 필요는 없겠군.’

백 마리 넘는 나가가 모두 해변 위로 쓰러지고 시퍼런 바닷물이 새빨간 핏물로 물드는 데에는 이십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대표님! 들어가서 남은 놈들 확인하고 오겠습... 악!”

“가긴 어딜 가. 해수독 중독되려고.”

흥분해서 바다로 들어가려는 하하민의 목덜미를 질질 끌어 해변에 내던지는 것으로 작업이 마무리되었다.

최지수가 손을 내리자 바다 한가운데에 솟아올랐던 석벽이 와르르 무너졌다.

호흡 하나 가쁘지 않았다.

“증폭제 효과는 어때?”

“상급이다, 림아. 유성길드에서 사오던 것보다 더 품질이 좋다.”

마력증폭제는 각성자의 마력을 두 배 가까이 올려주지만 지속 시간은 삼십 분이 한계였다.

더 치명적인 문제는 증폭제를 과복용하면 이성을 잃고 광폭화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달랐으나 연속으로 많은 양을 복용하면 위험하다는 사실은 확실했다.

-한 달에 한 개. 그 이상은 안 돼.

이제 썩 연구소 소장 티가 몸에 밴 정하영이 정한 기준선은 그 정도였다. 보름에 한 개 정도로 제한하는 다른 길드에 비하면 꽤 보수적인 기준이었다. 나 역시 그의 생각에 동의했다.

완전히 해가 진 바다 위로 검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이바름이 만들어낸 화염구가 어둠을 밀어냈다. 붉은 불빛 아래에서 애들이 나가의 사체를 하나씩 확인하며 비교적 멀쩡한 껍질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나가의 물고기 부분 껍질은 마력 저항력이 높아 오크 가죽 갑옷에 이 껍질을 입히면 훨씬 고급 갑옷 취급을 받았다.

그 모습을 응시하던 최지수가 중얼거렸다.

“…역시 이상하구나. 이 지형은 나가가 선호하는 환경이 아닌데.”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가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 동굴 같은 곳. 아마 지금쯤 제주도에는 나가가 백만 마리쯤 있지 않을까.

이곳은 물이 얕고 바위도 많지 않다. 대규모 염전이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도 나가의 공격에서 비교적 자유로웠기 때문일 터.

하급 괴물도 아닌 중급 괴물이면서, 수백 마리씩 무리지어 생활하는 나가는 ‘물의 오크’라고 불렸다. 그런 주제에 바다로 도망쳐 들어가면 잡을 수도 없으니 오크보다 훨씬 상대하기 까다로웠다.

서해의 섬들은 그 나가에게 점령당한 지 오래였다.

딱 하나 다행인 점은, 나가가 잡식이라는 것.

인간만이 아니라 물고기도 나가의 식량이고, 세이렌이나 금혈어와 같은 하급 괴물들도 모두 나가의 먹이다.

즉 굳이 선호하지 않는 환경으로 이사를 올 필요가 없다는 건데...

-염전을 지켜줄 테니 보령회 밑으로 들어오라 하더군요. 말이 좋아 밑으로 들어오라는 거지, 결국 꿀꺽하겠다는 소리 아닙니까.

곽선우는 관자놀이에 핏줄을 세우며 열변을 토했다.

용병들이 계약을 해지한 것은 분명 보령회의 수작이겠지만.

“보령회가 수를 쓴 건 아니겠지?”

“무슨 수로. 몇 마리만 옮겨 온 것도 아니고, 어린 나가들까지 있는 걸 보니 완전히 이사를 왔던데.”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괴물의 서식지를 옮기는 일이 그리 쉽다면 인간이 이렇게 찌그러져 있지는 않을 테니까.

“그럼 뭐 때문일까?”

“모르겠다. 기존 서식지의 생태계가 무너졌든지, 누군가가 그곳을 공격했든지…….”

“굳이? 섬을? 원정까지 가서?”

“그러니까 모르겠다는 말이다. 대체 왜…….”

“됐어, 형.”

“…어?”

“찾아야지. 그 이유가 뭔지 몰라도, 찾아서 해결해야지.”

최지수가 진중한 눈빛을 빛내며 무엇인가를 주절거리기 시작했다.

“그래, 림아. 네가 드디어 인간이 되었구나. 우리가 더 많은 괴물을 죽일수록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회가…….”

최지수의 헛소리를 귓등으로 흘리며 나는 검 자루를 가만히 움켜쥐었다.

지분 30퍼면 사실상 공동소유다.

내 염전, 내 금밭이다. 어떤 씹새끼인지 모르지만 감히 내 금밭을 건드려? 이 새끼 어떻게든 찾아내서…….

‘…대가리를 박살낸다.’

***

“대단하네요. 정말 대단해… 소문이 과장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소문 이상이네요.”

보령성으로 향하는 내내 곽선우는 감탄을 연발했다.

“보령성에 도착하는 즉시 회의를 열어 협약에 대해 의논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탁월하신 선택입니다. 히힛!”

계룡문의 힘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증폭제까지 먹인 보람이 있었다.

나는 곽선우가 내민 손을 맞잡았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저 나가를 이렇게 손쉽게 요리하시죠?”

“아유. 우리 애들한테 이 정도는 조밥이죠. 계룡문과 보염련이 한 배를 타기만 하면 마을이든 상단이든 호위는 전혀, 네버, 걱정하실 필요가 없어요.”

“아주 든든합니다. 지금까지 보령회 눈치 살피느라 얼마나 애를 끓였는지…….”

그 동안 보령회와 힘 싸움을 하느라 어지간히 속을 태운 듯했다.

“보령회 그놈들도 참 욕심이 많아요. 우리 계룡문은 아닙니다. 우리 계룡문의 문훈이 상생입니다, 상생. 함께 살아간다, 아시죠?”

곽선우의 너털웃음 뒤로 김강산과 최지수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문훈 대가리 박살 아니었어, 형?

-나는 선빵필승인 줄 알았다.

‘이놈들은 아무튼 고객 접대를 할 줄 몰라서 큰일이라니까.’

“…왜 주먹을 쥐십니까? 혹시 어디 괴물이라도 출몰했나요?”

“하하. 아닙니다. 아니고말고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보령성 성문을 통과해 보염련 사람들이 묵고 있다는 숙소에 짐을 풀었다.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던 보령회의 인간들이 들이닥친 것은, 보염련 사람들의 환대 속에 막 늦은 저녁 식사를 시작하려던 즈음이었다.

“안녕하십니까, 검룡님. 보령회 해무단 단장 양승미라고 합니다.”

문을 두드린 이는 30대의 여자였다.

병장기를 찬 열두어 명의 각성자들이 그 뒤에 늘어섰다.

예의 바른 태도였으나 수틀리면 칼부림도 불사하겠다는 각오가 엿보였다.

그럴 줄 알았다.

나야 뭐, 검으로 해결하면 아주 대환영이지.

최지수가 간절하게 눈을 껌벅였다. 대화로 해결하라는 뜻이겠지만, 훨씬 빠른 방법이 있는데. 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머니에 손을 꽂고 입술 끝을 비스듬히 올렸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는데. 밥 먹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어때요? 우리 애들이 배고프면 성격이 나빠지거든. 다리 자르려다가 실수로 모가지 자를 수도 있어.”

양승미가 나를 향해 깍듯이 목례를 했다.

“식사 중에 죄송합니다, 검룡님. 잠깐만 실례하겠습니다.”

…어째 예상한 반응과 좀 다른데.

양승미의 시선이 식당을 한 바퀴 돌아 테이블의 구석진 곳으로 향했다.

뒤이어 그의 입이 생각지도 못한 문장을 뱉었다.

“전 보령성민 이석민을 친족 살해 혐의로 체포합니다.”

처음 듣는 이름.

나는 최지수의 표정을 확인했다. 최지수도 마찬가지로 얼빠진 얼굴이었다. 그로서도 모르는 얘기라는 것.

그렇다면…….

양승미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이바름이었다.

그가 차가운 얼굴로 팔을 들자, 병장기를 든 이들이 식당의 테이블 사이를 빠르게 파고들어 이바름을 향해 창과 검을 겨눴다.

“계룡검룡님. 부디 협조 부탁드립니다.”

나는 대답 대신 가만히 이바름을 응시했다.

녀석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녀석이 말없이 고개를 떨궜다.

***

“검룡이 제 부하를 순순히 내줬어?”

“그렇습니다, 회장님.”

보령회 회장 김선규가 콧수염을 만지작거렸다.

보령염전의 소유권 확보는 김선규의 오래된 염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보령성을 지키는 보령회의 회장이자 보령성의 성주로서 폭군이라는 오명을 쓰고 싶지 않았다.

-염전을 차지하려는 게 아니지요. 보호입니다, 보호. 회장님께서 그들을 보호해주시는 게지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리 손 놓고 있다가 홍성이나 군산에 구원을 요청하면 늦습니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바다괴물의 잇따른 습격은 보령회에게 위기이자 기회였다.

김선규는 결단을 내리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기존 계약 금액의 세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시하며 염전을 호위하는 용병들을 회유했다.

절반 가까운 용병이 보령성으로 들어왔으나 절반은 염전에 남기를 고집했다.

절반이라고 해봐야 고작 서른 남짓. 평소라면 모를까 이런 위기를 막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였다.

근처의 성들에 연락을 돌려 보염련의 구원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은밀한 약속을 받아내고서야 그는 한숨을 돌렸다.

괴물의 습격으로 소금 수확을 못한지 보름째.

버티는 것도 거의 한계에 다다랐을 것이다. 곧 백기를 들고 항복하리라 여겼는데…….

보염련은 괘씸하게도 항복하지 않고 유성길드의 그 석민혁의 모가지를 땄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는 계룡문에게 호위 의뢰를 요청했다.

마음 같아서는 검룡과의 비무로 깔끔하게 일을 해결하고 싶었으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다 된 밥상을 엎을 수는 없지.’

해무단 단주 양승미가 ‘그 사건’을 보고한 것은 김선규가 계룡문 문제로 한참 골머리를 앓던 즈음이었다.

-계룡문 일행에 살인사건 용의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성 내 보안과 범죄 행위를 관리하는 해무단의 양승미가 보고를 해 왔다.

11년 전, 성주면에서 발생한 일가족 살해 및 방화.

양승미는 사건을 일으키고 도주한 아들 이석민의 흔적을 줄곧 뒤쫓고 있었다. 흔적을 감췄던 그 용의자가, 최근 세력을 키운 계룡문의 은영단원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절차대로 체포하여 재판 진행하려 합니다.

별 관심을 보이지 않으리라는 양승미의 예상과 달리 김선규는 몇 번이나 사실을 확인했다.

-계룡문의 은영단원에 살인자가 있다고?

-정확히는 용의자입니다.

-아들놈이 혼자 도주하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이 있다면서?

-예. 그렇습니다.

-그러면 살인자지. 뭘 그리 복잡하게 따져?

양승미가 보기에 김선규는 퍽 기뻐 보였다.

아마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체포할 수 있게 되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양승미는 경례를 하고 돌아 나왔다.

***

이바름이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되었다는 소식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보령성 내에 파다하게 퍼졌다. 성의 어디를 가도 그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범죄조직 계룡문은 당장 보령성을 떠나라!]

우리가 머무는 숙소 앞에 붙은 커다란 종이를 뜯어내며 최지수가 소곤거렸다.

“소문이 너무 빠르다. 보령회에서 작정하고 퍼뜨리고 있는 게 분명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골목 멀리에서 적대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속삭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성주면 일가족 살인 사건. 몰라? 그걸 모르다니. 아들내미가 부모와 누이를 살해하고 집을 불태웠다고. 고작 열한 살에 그런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네.

-세상에…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을지… 각성하기도 전이었다지. 각성한 뒤로는 대체 어쨌을지…….

-당신 못 들었어? 인육을 먹는다잖아, 인육을.

-그런 찢어죽일 놈!

-충분히 그럴 수 있지. 고작 열한 살에 제 가족을 죽인 인간이라고.

-은영단이라면 계룡문에서도 꽤 핵심 인물이라고 들었는데…….

-그러니까 말이야. 계룡문도 결국 그 밥에 그 나물이겠지.

이바름의 흉악함에 대한 과장된 이야기가 그가 소속된 계룡문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고 있었다.

좋지 않은 흐름이다.

뜯어낸 종이를 각을 맞춰 접으며 최지수가 다시 속삭였다.

“…바름이가 정말로 그랬을까.”

계룡문에 입문 신청서를 넣은 사람들을 검증한 사람이 바로 최지수였다.

이바름은 과거 곡사파에 있을 때 입암파의 각성자 세 명을 죽인 전적이 있었다. 입암파와 청응파가 전쟁 중일 때의 일이었다.

그리고 그가 계룡에 오기 전의 행적은 최지수로서도 찾을 수 없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고아였다고, 줄곧 천신교의 보육원에서 자랐다고 했었는데.”

최지수는 전날 이바름이 체포되고부터 꽤나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형. 우리가 이바름 만난 지 지금 얼마나 됐지?”

“…반년은 넘었지.”

“걔 하는 짓거리 봐라. 거악이야? 걔 그 악명 높은 곡사파에 있을 때도 일반인 건든 적 한 번도 없다고.”

“아니지. 아닌데… 하지만 사람 과거는 알 수 없는…….”

“열한 살에 거악이던 애새끼가 저만큼 강해졌는데 오히려 전보다 착해졌다고? 차라리 구울이 풀 뜯어먹는다는 소리가 더 믿을 만하겠다.”

“그럼 림이 네 말은 바름이가 범인이 아니라는…….”

그 목소리에 옅은 기대가 담겨 있었다.

가볍게 어깨를 들썩이며, 내가 말했다.

“물론 진짜 죽였을 수도 있겠지.”

“…어쩌라는 거냐.”

“나도 사람 꽤 죽였잖아. 알지?”

“…하지만 림이 네가 죽인 인간들은 모두 거악……?”

말을 하다 말고 최지수가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게 훨씬 가능성 있거든.”

나는 확신했다.

사람은 분명 변한다. 하지만...

악인이던 이가 힘을 얻은 뒤 의인이 되는 꼴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 반대의 경우만 수백 번, 수천 번 보았을 뿐.

‘문제는 그게 아니지.’

.

.

.

“죄송합니다. 연합 회의에서 협약이 부결되었습니다. 기존의 의뢰 계약도 파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곽선우가 고개를 깊숙이 숙였다.

“계약서에 기재된 대로, 계약금의 두 배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나가 서식지를 소탕해주신 데 대한 보상으로 일만 돈을 사흘 내에 지급하겠습니다.”

세이렌 서식지를 소탕하러 나가려는 우리를 붙잡길래 불안하다 싶었다.

그리고 그 불안은 금방 현실이 되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검룡님. 연합 회원들이 대부분 반대를 해서요. 이게 아시다시피 단발성 호위 의뢰도 아니고 앞으로 계속 함께하기에는…….”

내 돈.

내 금밭.

그리고 내 새끼.

보령회 이 새끼들을 아작낸다 해서 잃은 신뢰가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일단 대가리부터 후려패고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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